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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원서 읽기
惱む力 (고민하는 힘) | 일본어 원서 읽기 2022-08-0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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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惱む力

姜尙中 저
集英社 | 200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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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강상중

 

 

몇 해 전 일본여행을 갔다가 사온 이 책을 이제야 읽었다. 강상중 저자는 영원한 디아스포라를 자처하는 일본에서 비판적 지식인이자 나쓰메 소세키의 광팬이기도 하다. 나의 최애 작가 나쓰메 소세키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로 관심작가가 되었다. 재일 한국인이라는 자신의 처지에서 청춘 시절 항상 정체성의 고민을 해왔다고 한다. 그 번민의 청춘시절 옆에서 속삭이듯 말을 걸어 주었던 이들이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였다고 한다. 그런 만큼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언급하는 내용이 아주 많이 나와서 반가웠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고민들은 누구나 한번쯤 고민했을 법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나는 누구인가?, 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제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청춘은 아름운가?, 믿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등 죽음, 늙음에 대한 이야기까지 9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서문에서 어머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80평생 고민의 바다처럼 많은 고민을 안고 사셨던 어머니. 그래도 전통과 신앙심이 있어서 어쩌면 행복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고민하고 고뇌하는 것은 그저 행복하지 못하고 불운한 것이냐고 물으며 문호 나쓰메 소세키와 사회학자 막스 베버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자고 말한다. ‘고민하는 것사는것이며, ‘고민하는 힘살아가는 힘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현대의 특징인 글로벌리제이션에 대해서 언급한다. 인터넷을 시작으로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해 경제, 정치, 사상, 문화, 오락까지도 경계가 사라졌다. 다음으로는 자유의 확대를 언급한다. 인터넷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지만 행복감을 느낀다는 사람은 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 것 같다. 세상은 그 어느때보다 풍요로워졌지만 아직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불안의 요소는 더욱 늘어난 세상이다.

 

 

나쓰메 소세키를 흔히 국민작가라거나 메이지의 문호라고 하지만, 국민작가라는 형용은 그다지 맞지 않다고 했다. 아이 때부터 소세키를 아주 좋아했지만 그러한 눈을 가지게 된 건 대학에 들어가 정치학을 공부하고 나서부터란다. 막스 베버가 서양근대문명의 원리를 [합리화]에 두었다면 소세키가 그리고 있는 세계와 같이 문명이 진행되는 만큼, 인간은 구제하기 어려워지고 고립되어 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 두 사람이 살던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걸쳐 있으며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는데, 그 백 년이 끼워진 2개의 세기말은 여러 의미에서 닮았다고 한다. 막스 베버가 언급한 유뇌론적 세계를 말하면서 그가 예상한 일이 현실이 되었다고 한다. 오만하고 인간중심적이며 맥락이 없는 정보의 홍수, 자연의 영위와 관계없는 제멋대로인 인간의 뇌가 자의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컴퓨터로 세상 일을 듣고, 쇼핑하고, 때를 구분할 수는 현실을 산다. 여기에 생명유지장치로 죽지 않게 만든다면, 이것이 바로 유뇌론적 세계라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무엇을 알아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어떤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인가 하는 물음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20세 때부터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한다.

한국인이면서 타국에서 살아가면서 자아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저자의 청년시절의 고뇌를 고스란히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아자기중심적인 것은 엄밀히 다르다고 했다. ‘자아가 비대화되면 칭칭 얽어매어져 거기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한다. 또 우울이나 히키코모리와 같은 마음의 병을 얻을수도 있다. 이럴 때는 소세키의 소설을 읽어보라고 한다. 소세키는 자아의 문제를 철저하게 심혈을 기울여 생애에 걸쳐 그것만을 계속 썼다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했던 데카르트를 언급하며 자아와 타자의 관계를 말한다. [자기와 타자와의 연결회로를 어떻게 만들어야, 공통의 세계상을 형성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 철학자들에게 근본 테마가 되었고 이것이 많은 사람들을 고민하게 된 것은 19세기 무렵부터였고, 일본에서는 메이지유신 이후부터라고 했다.

 

 

개인의 자유를 베이스로 개인주의가 발달하고 분리된 자아는 스스로를 확립하려고 하고 지켜려는 과정에서 점점 비대화 될 수 있다. 그래서 [사회 해체]를 초래하고 [사회 해체]라는 위기는 자아의 비대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한다. 개인의 마음속을 꿰뚫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그후][마음]을 언급하며 풀어놓는다. 자이니치로서 아이덴티티에 대한 문제에 사로잡혀있던 저자의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구할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태어났을까, 나에게 있어 세계는 어떤 것일까 등 끊임없이 이어지늠 마음속의 질문에 고민하던 시기 [마음]은 깊은 생각을 하게 한 각별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자아에 너무 빠지게 되면 인간관계가 어려워지고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지경이 될수도 있다고. 백 년 전의 흔히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신경 쇠약]을 앓고 있었고, 나쓰메 소세키 소설의 키워드였다. 지금은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병이라고 한다. 베버도 신경병원 입원한 적이 있다고 한다. 또 철학자 야스퍼스의 말도 인용하고 있다. [자신의 성]을 구축하려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 파멸한다고. 왜냐하면, 자아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성립되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세키의 [마음]을 언급하면서 착실함’(성실함)으로 고민하고 착실하게 타자와 마주 대하는 자세야말로 어떤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느냐고 묻는다.

 

 

돈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표면적으로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을 품위가 없다고 여기는 풍조를 언급한다. 그래서 보통의 문학에는 돈을 소재로 한 문학이 그다지 없는데 소세키의 작품에는 자주 등장하는 점을 예로 든다. 마음』『그후』『명암등에서 돈 때문에 마음졸이거나 부모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고등유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백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의 삶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아닌가. 모든 것이 변하지만 만은 불변의 가치를 가진 일종의 기호로서 존재한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왜 일을 하는 걸까. 돈이 많다면 누구나 일하지 않은 삶을 꿈꾸지 않을까. 그후의 다이스케가 빵을 먹기 위해일하는 것을 경멸했지만 친구의 아내인 미치요를 좋아하다가 결국 노동의 현장으로 나가게 된다.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삼각관계의 연애소설이 아니라 우리는 현실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다는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이야기가 소세키가 자기에게 내리는 복수극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한다. 지성인으로써 학문의 세계에서 놀고 싶었을 테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않아서 교사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는 흥미로운 해석까지. 결국 우리가 일을 하게 된 것은 교육제도의 목적에서 생긴 산물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사회속에서 타자에게 배려를 받기를 원하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일을 한다고 말한다.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새 출발을 시작하는 봄은 저자에게 아주 힘든 계절이지만,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는 언제나 그리운 소설이라고 한다. 청년 시절 자신의 판박이처럼 여겼다고 한다. 지금 청춘들은 나와 세상에 대한 질문보다는 성공을 위한 스팩을 쌓느라고 열을 올리는 모습이 너무 삭막하다고 한다. 서툴고 미숙하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뭔가를 찾아 방황하는 산시로의 모습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더 크게 고민하고 계속 고민해서 뻔뻔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새로운 파괴력이 세상을 바뀌게 한다고. 광팬답게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다른 시선으로 분석하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다시읽기를 하면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된다. 그리고 막스 베버의 책을 만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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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의 카레 내일의 빵 | 일본어 원서 읽기 2022-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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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昨夜のカレ-,明日のパン

木皿 泉 저
河出書房新社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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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기자라 이즈미(木皿泉)의 이 작품은 여덟 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연작소설이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데쓰코의 직장동료이자 애인 이와이, 가즈키의 소꿉친구였던 스튜어디스 다카라, 가즈키를 동경하던 사촌동생 도라오, 가즈키가 어릴 때 병으로 죽은 어머니 유코 등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점을 달리하며 결국엔 퍼즐이 맞춰지듯 완성된다.

 

 

무무무

 

 

무무무는 시아버지인 기후가 지어준 이름이었다. 비행기 승무원이었던 무무무는 어느 날 갑자기 웃을 수 없게 되어 회사를 그만두었다. 별명의 유래가 재미있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싫은 표정을 감추거나 화난 것 같이 눈썹이 찡그려졌는데 그것을 감추려고 하면 무무무같은 얼굴이 되었기 때문이다. 제목과 달리 데쓰코와 이와이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데쓰코의 남편이 죽은 지 7년이 지났는데, 시아버지와 데쓰코는 한 지붕 밑에서 살아간다.

주변 사람은 그것을 좀 희한하게 생각하는 눈치다. 이와이씨는 결혼을 해야 한다며 살짝 치근덕거린다. 데쓰코가 생각하기에 저게 무슨 프로포즈인가 싶은 말을 자꾸만 한다. 데쓰코는 남편이 없으니 자기가 좀 쉬운 여자로 보였나, 생각되어 화가 났다. 그래서 자신은 결혼할 생각이 없으니까, 하루를 비우라며 이와이씨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한다.

 

 

데쓰코는 태풍이 온다는 말을 듣고 장화를 신고 이와이 씨 집에 간다.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고 들어가기 전 마음이 복잡해진 걸까. 통로에 쓰러져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데쓰코는 일단 이와이 씨 집에 들어간다. 후다닥 청소를 하던 중이었는지 반은 깨끗하고 반은 엉망이다. 난데없이 등을 내밀더니 파스를 떼어달라고 한다. 데츠코는 이와이 씨가 싫은 건 아니지만 결혼할 생각은 없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데쓰코가 19살 때 결혼을 하게 된 건 집이 싫어서였다. 부모와 사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음울하고 어두운 집이 싫었다. 엄마는 청결한 것을 좋아해서 그것에 꽤 집착했다. 테츠코는 자기가 생각하는 괜찮은 가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테츠코는 이와이 씨에게 가족을 만드는 게 싫어서 결혼하는 것도 싫다고 한다.

 

 

파워 스폿

 

 

가즈키의 소꿉친구였던 스튜어디스 다카라는 튼실한 체격인데. 카즈는 몸이 약하고 잘 먹지 않아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서로 거꾸로 됐으면 좋았겠다는 말을 주위 사람들에게 들었다. 문병을 갔던 다카라는 카즈가 병이 낫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죽지 마라고 마음속으로 되뇌인다. 다카라는 고향집에 들렀다가 카즈가 죽었다는 말을 듣는다. 놀라지도 울지도 못하고 멍해졌다. 눈사람이 스키를 타는 모양의 인형은 카즈가 없어도 잘 있을까 생각한다.

 

 

다카라는 최근 무얼 해도 즐겁지가 않았다. 그리고 돌연 웃을 수 없게 되었다. 신경클리닉에 간다. 돌아오는 길에 중학교때 동급생이었던 사카이를 만난다. 그는 산부인과 의사를 했었는데 웃음이 과다해서 그게 문제가 되어 그만두었다고 한다. 또 다른 친구는 절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정좌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연을 듣는다. 자기 자신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위안을 받는다. 좋다는 약을 먹었지만 낫지는 않고 갑자기 휴직을 한다. 휴직을 하다가 퇴직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함께 일하던 동료들은 예전같이 않았고 다카라도 이미 자신이 돌아올 곳은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다.

 

 

벌어놓은 돈이 바닥이 나고 본가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다카라는 밤에 밖에 나갔다가 카즈의 아버지를 만나고 별자리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정신이 든 다카라는 카즈의 아버지에게 혼자 살아있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말을 하다가 울음을 터뜨린다. 카즈와 함께 이끼를 떼어내며 놀던 추억을 떠올리며 울었다. 다카라는 카즈의 유물을 보고 싶다고 말한다. 수학여행 때 자기가 선물한 눈사람. 알고보니 카즈는 남겨두고 간 것이 많았다. 그후에도 다카라와 카즈의 아버지는 만나서 별자리를 보거나 카즈를 추억한다.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떴지만 카즈의 아버지는 엄청나게 슬퍼하지는 않는다. 죽어서 별이 되었다는 걸 믿지 않았는데 다카라와 함께 하늘을 바라보면서는 마음이 좀 바뀌었는지 별이 되었다는 것을 믿기로 한다.

 

 

가즈키

 

 

가즈키의 학창시절 모습과 엄마 유코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아침에 빵을 먹기 싫었는데 엄마는 빵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엄마가 도시락을 싸주면 방심할 수 없었다. 가즈키의 도시락을 본 아이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엄마가 만든 도시락이 부끄럽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진심을 말해버리면 회복 불능이 될까봐 입을 다물고 참았다. 엄마가 만든 도시락은 볼품이 없고 유행에 뒤떨어졌다. 옷도 친척들이 입던 옷을 물려받아 입어서 친구들 사이에서 부각되었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도 가즈키는 책을 읽는 아이가 되었다.

 

 

빵 심부름을 시킨다고 마지못해 우산을 쓰고 나섰지만,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좋아서 마음이 차분해졌다. 혼자 우산 속에 있으면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고 자신만의 장소가 확실하다는 느낌에 비오는 날을 좋아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 아이 하나가 들어가도 되느냐며 우산 속으로 뛰어들어왔다. 우산을 보고 여자분인 줄 알고 들어온 여자 아이와 가즈키는 서로 놀란다. 강아지를 안고 있던 여자아이는 강아지가 비에 젖지 않게 하려고 그랬던 것이다. 카레 냄새를 풍기던 여자아이와 얘기를 하며 걸어가다가 그 아이가 자신의 집 쪽으로 가자, 가즈키는 멍하게 바라보았다. 자신이 강아지를 안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가즈키가 17세 때 엄마는 돌아가셨다. 좀더 상냥하게 대해주고 싶었는데 반항기여서 그러지도 못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공통의 언어를 가지지 못한 아빠와 가즈키는 필요한 말 밖에 하지 않았다. 주인없는 물건들은 박물관에 가만히 앉아있늠 물건들 같았다. 먼지가 쌓여가고 어둡고 음침한 집이 싫어서 백화점 같은 밝은 곳으로 돌아다녔다. 그렇게 마음이 맞는 친구와 쏘다니다가 문득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리며 슬픔에 빠진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그 여자아이, 고등학생이 된 그녀와 마주치고...강아지는 어떻게 되었느냐고 묻자, ‘이라는 그 강아지는 아직 살아있다고언제나 가만히 있지 않고 늘 무언가 하면 움직이던 엄마를 생각한다. 엄마는 그랬다.

 

 

[움직이는 것은 살아있는 것. 살아있는 것은 움직이는 것] 이라며 무서운 얼굴로 화를 냈다.

 

[이 세상,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무섭지 않아. 괜찮아.]”

 

 

이 소설은 큰 사건이나 반전도 없는 어쩌면 단조로운 이야기다. 웃지 못하는 증세로 퇴직한 승무원, 오토바이 사고로 무릎을 꿇지 못하게 된 스님, 자기를 차버린 애인이 죽었다고 거짓말하는 여선생, 제각각 상실과 서투름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우습고도 귀여운 캐릭터들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들이어서 정겹게 느껴졌을까. 데쓰코는 남편이 없는 빈자리를 시아버지와 함께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궁금했다. 상실의 슬픔을 겪은 데쓰코가 슬픈데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은 빵 한 덩이 덕분이었다. 강아지를 품고 가즈키의 우산 속에 뛰어들었던 어린 데쓰코, 다시 우연히 재회하던 날도 비가 내렸고 그들은 어떤 운명을 느꼈을까. 하지만 너무 짧게 살다가 간 가즈키가, 남겨진 데쓰코가 가여운 마음도 들었다. 결혼하고 싶어서 채근대는 이와이를 거절하는 걸 보면 데쓰코의 마음속엔 가즈키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이 슬펐지만 차츰 안정을 되찾는다. 슬픈 일이 있어도 거기에 압도되지 않는다. 그들과 함께한 추억이 있고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고 그것이 삶이니까.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위로를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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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식기 전에 | 일본어 원서 읽기 2022-05-3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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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コ-ヒ-が冷めないうちに

川口 俊和 저
サンマ-ク出版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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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느 거리의 어느 찻집 어느 좌석에는 이상한 도시전설이 있었다.

그 자리에 앉으면 그 자리에 앉아있는 동안만은 원하는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다만, 귀찮은 룰이 있었다.

 

1. 과거에 돌아가도 이 찻집을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만날 수가 없다.

2. 과거에 돌아가 어떤 노력을 해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3.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자리에는 먼저 온 손님이 있다.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은 그 손님이 일어났을 때뿐.

4.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자리를 뜨면 이동할 수 없다

5. 과거에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커피를 컵에 따르고 나서, 그 커피가 식기 전 동안만.

이 찻집의 이름은 후니쿨리 후니쿨라

이렇게 찻집에 전해져오는 신기한 전설과 룰을 언급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연인, 부부, 자매, 임신부의 이야기. 4개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중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1. 연인

 

교제 3년째 되던 날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라며 불러낸 남자는 일 때문에 미국에 가게 되었다는 말을 듣는다. 노골적으로 헤어지자는 이별통보는 아니었지만 불과 몇 시간 후에 비행기를 타야 된다는 말을 들었으니 이별통보나 마찬가지였다. 찻집에 마주 앉은 두 남녀의 대화는 긴장되고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미안했는지 주눅이 든 채 얘기하던 남자는 시간이 지나자 담담해지고 마침내 떠나게 된다.

 

 

후미코는 고교때 독학으로 6개국어를 마스터하고 와세다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도내 의료계 대기업 IT회사에 입사. 2년째에는 치프로써 여러 프로젝트를 맡은 커리어 우먼이었다. 그뿐이 아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용모인지 누구든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았다. 연애를 하긴 했지만 일과 연애를 할 만큼 몰두했기 때문에 남자들의 유혹을 먼지 털어내듯이 거절했다.

 

 

의료관계 회사의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을 하다가 3살 연하인 고타로를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2년 넘게 교제하다가 바로 1주일 전에 미국을 가게 되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것이다. 평소 만나던 찻집은 임시휴업이라고 했고, 어릴 때 흥얼거리던 노래에 이끌려 지하에 있는 찻집에 들어갔는데 바로 그 가게가 앞에서 말한 도시전설이 있다는 장소이다. 남자보다는 일과 연애를 하는 것처럼 일에 몰두했던 후미코였지만 고타로와 그렇게 헤어진 것은 마음에 상처를 남긴 듯했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났을 때 그 찻집에 갔다가 점원과 얘기를 하다가 엉뚱하게 다시 1주일 전 과거로 돌아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고타로와 다시 잘 해보고 싶었던 것일까. 일하는 도중에도 어서 가서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에 실수 연발이었다. 고타로의 만남 재개가 중요했을까, 아니면 도시전설을 확인하고픈 호기심이 더 컸을까. 자꾸만 히라이에게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고타로와는 다시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을까. , 이런 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과거의 어느 때를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누구나 있지 않던가. 현실이야 바꿀 수 없다지만 과거의 어느 시점을 원하는대로 다시 돌려놓을 수 있다면 한결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하지만 과거에 돌아갈 수는 있어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돌아가더라도 현실에 영향을 주는 간섭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 등 규칙을 다시 강조한다. 고타로와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후미코는 그러면 의미없는 일 아니냐고 항의하면서도 한조각 가능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고심하는 눈치다. 그런데 한술 더 떠서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더욱 믿을 수 없었다. 왜 그런 룰이 존재하느냐고 물어도 모릅니다라는 대답 밖에 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후미코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고타로가 미국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라도 했더라면 좋았을 걸 생각한다. 후미코는 그 자리가 어디냐고 묻자, 카즈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여자가 앉은 곳을 가리킨다. 후미코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자리를 바꾸어 달라고 부탁하지만 그 여자는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다. 카즈는 그런 후미코에게 소용없는 일이라고 한다. 그녀는 유령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유령이 저렇게 확실하게 보이는 사람이라니 이 또한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진짜인지 확인해보려고 말을 걸고 자리에서 끌어내기까지 한다. 그러자, 그때까지 어른답게 책을 읽던 여자가 갑자기 후미코에게 노려보면서 공포분위기가 된다. 카즈는 저주를 받은 거다. 억지로 끌어냈기 때문이라며 후미코를 나무란다. 유령은 한바탕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더니 커피를 리필해달라고 하더니 다시 점잖게 책을 읽는다.

 

 

어떻게든 그 자리에 앉아보고 싶었던 후미코는 이제나 저제나 초조해하는데...

카즈는 유령이 하루 중 딱 한번 화장실에 가는데 그 틈에 앉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밤낮을 구별은 못한다고 한다. 그 자리에 앉고 싶었던 사람은 후미코만이 아니었다.

기다리다 지쳐서 테이블에 엎드려 자다깨기를 여러 번. 책을 읽던 유령이 화장실에 간 것도 모르고 잠들었던 후미코가 잠이 깨어 몽롱해졌을 때 카즈는 기회가 왔다고 알려준다. 커피를 잔에 담겨진 순간부터 그 커피가 식기 전까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이런저런 룰이 많고 현실은 바꿀 수 없다는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특히 식기 전에 그 커피를 모두 마셔야만 한다. 아무튼 정해진 룰을 지켜야만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성공할 수 있다. 이 유령도 남편의 과거와 만나러 왔었는데 룰을 지키지 않아서 유령이 되었다고 했다.

 

 

정말 과거로 돌아가는 것처럼 후미코는 묘한 흔들림을 몸으로 느끼며 1주일 전의 고타로를 만나게 된다. 일과 연애를 하다시피 최우선으로 여기며 살아왔던 후미코는 미국으로 가겠다는 고타로를 말리지 못한 것 등, 2년 동안 일 때문에 만나게 되어 교제했던 일, 중대한 미스를 발견하고 거래처에 납품을 망설이고 있을 때 무단결근을 한 고타로의 실수라고 의심하던 일 등을 떠올린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번도 듣지 못했던 고타로의 속마음을 듣게 된다... 여기서 후미코는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해보지 못했던 자신을 깨닫는다. 그리고 반전 같은 마무리! 정말 여기서 말하는 룰처럼 현실은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 하지만 후미코는 어느때보다 행복한 기분이 되었다. 왜 그랬을까? 바로 미래는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직접 알게 된 후미코는 앞으로의 일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묻자, 그건 손님이 하기 나름이죠... 라는 카즈의 대답이 돌아온다. 그거였다. 현실은 바꿀 수 없지만 앞으로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 아무런 상의도 없이 미국으로 떠난다고 통보하던 고타로는 후미코에게 꼭 돌아올테니 3년을 기다려 달라고 했던 것이다.

 

 

2. 부부의 이야기

 

 

찻집의 내력이 나온다. 메이지7년에 오픈해서 140년이나 지나서 에어콘도 없고, 일본에 커피가 들어온 것은 에도시대 도쿠가와 츠나요시 시대였다는 등 오래된 이 찻집의 분위기들 자세하게 묘사하면서 시작된다.

이 이야기에서는 부모와 의절당하고 언니가 집을 나간 바람에 부모가 운영하던 고급 여관을 물려받게 된 여동생이 언니에게 편지를 전해달라는 사연이 나온다. 아마도 이 찻집 사람들도 그 언니를 아는 모양이다. 동생 히라이 쿠미가 이 찻집에 온종일 앉아 편지를 쓰고 점원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언니 히라이는 카운터 밑에 숨어서 다 듣고 있었다. 하지만 이 얘기보다는 후사키 부부의 사연이 중심이 되고 있다.

 

 

후사키는 앞 이야기에서도 손님으로 등장했었다. 하루 종일 여행 잡지를 보며 무언가 끄적이는 남자로 나왔다. 젊은 나이임에도 알츠하이머형 인지증을 앓게 되어 기억장애를 일으키고 있었다. 이 병은 뇌 신경세포가 급격하게 줄어서 뇌가 병적으로 위축되고 지능이 저하되는 병이었다. 그는 카즈에게 아내의 편지를 전해 달라고 한다.아내가 있었다는 건 아는데 이름도 기억할 수 없고 눈앞에 아내 코타케(간호사)가 있었는데 자신의 아내라는 걸 몰랐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코타케는 언제가는 후사키가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되는 날이 올지라도 간호사로써 그를 지탱해 줄거라고 넌지시 말하곤 했다.

 

 

아내 코타케도 이 찻집에 와서 남편을 지켜보았지만 도무지 기억에 없는지 알아보는 법이 없었다. 후사키의 증상은 보통의 환자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었다. 후사키는 어떤 내용의 편지를 썼을까. 기억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편지를 썼을까 궁금했다. 앞에서 후미코가 1주일 전의 과거로 돌아간 것처럼 후사키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후미코의 경우처럼 소설을 읽고 있는 유령이 잠깐 화장실에 간 틈을 타서 후사키와 코타케는 그 자리에 앉는다. 코타케는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어떻게든 후사키를 안심시키려고 노력한다. 당신병은 나을테니까 안심하라고, 거짓말일지라도 일단은 남편의 불안을 없애주고 싶었다. 후사키는 마주 앉은 코타케를 바라보면서 말없이 편지를 건네준다. 편지는 카즈가 읽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기억을 잃기 전 후사키의 목소리가 들어있었다. 내가 기억을 점점 잃게 되어도, 당신을 잊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냉정하게 간호사라는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겠지만, 아내로써 할 수 있는 일만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부부니까, 힘들면 헤어지면 그만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계속 아내로 있었으면 좋겠다. 맨 마지막엔, 참으로 죄송합니다... 이런 내용이었다.

 

 

코타케는 남편의 병을 알게되었을 때 남편이 눈치채지 못하게 혼자서 끙끙 앓았었는데 남편은 먼저 알고 있었고 자신이 아내에게 민폐가 될까봐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점점 기억을 잃고 눈앞에 있는 아내도 알아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찻집의 특정한 자리에 앉아 과거로 돌아가 못다한 말을 전해준 것은 어쩌면 다행이었을까. 커피가 식기 전까지의 제한된 시간이 끝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현실.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던 코타케는 좀 가벼운 마음이 되어 찻집을 떠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흥미로운 도시전설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소중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무언가 다시 수정하고 싶은 과거가 있는가? 우리가 만나고 관계를 짓고 살아가면서, 아니면 과거의 나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싶거나 후회되는 일이 누구나 있지 않을까. 나도 과거로 돌아가서 아쉬웠던 삶의 부분을 고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소설같은 이야기는 우리 현실에서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소확행이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나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거울삼아 나답고 행복한 시간을 쌓아가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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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고아 | 일본어 원서 읽기 2022-04-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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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宇宙のみなしご

森繪都 저
講談社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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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인 나는(요코) 14세 소녀다. 한 살 아래 남동생 링이 있다. 나는 2kg의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남들보다 늦된 것을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누구보다 일찍 섰고 말이 빨랐다. 남동생은 정반대로 4kg의 헤비급으로 태어나 무럭무럭 자라 성장하더니 인생 최초의 훈련이 다이어트가 되었다. 둘은 성격도 극단적으로 달랐다. 나는 충동적이고 성질이 급했지만 동생 링은 희노애락 중 ()’를 어디에 빠뜨리고 온 것 같은 아이였다. 부모님은 시내에서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어서 꽤 바빴기 때문에 집에는 늘 둘만 있었다. 싸움도 거의 하지 않았다. 옛날에는 놀다가 울부짖거나 고함을 치더라도 그걸 말리러 오는 사람이 없어서 허무한 적도 있었다. 어쨌든 평화공존이라고 할까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서로를 위한 것이라고 배웠다.

 

 

이렇게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남매에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궁금했다. 둘만 있는 시간이 길어서 지루하지 않기 위해 남는 시간을 어떻게든 재미있게 놀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바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필사적으로 바다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생각했다. 빈 땅에서 씨름을 하거나 이웃 사람의 연못에서 제멋대로 물고기를 잡는다거나 뭐든 하면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그것이 전부였고 살아가는 지혜의 모든 것이었다.

어느 날 꿈속에서인 듯 요코를 부르는 링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잠자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누가 깨우는 것을 제일 싫어했는데 링만은 너그럽게 용서할 수 있었다. 나를 부르는 링의 목소리는 좋았다. 커튼 저쪽에 비치는 아침 햇살처럼 부드러웠다. 사오리씨는 직접 손으로 만 초밥을 먹으러 오라고 했단다. 학교 마치고 오면 7시가 넘으니까 함께 가자고 한다. 그러더니 요코, 시대는 시시각각 흘러가라는 링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다. 등교거부를 한지 딱 1주일이 되었다. 왜 등교 거부를 했을까? 요코는 형사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심각한 등교거부를 할 이유가 없었다. 동기가 정말 없었다.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난 순간 기대하고 있던 여름방학도 끝나버렸다. 우울한 기분으로 학교에 갔는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담임이 바뀌었다. 담임인 스미레짱은 영어선생인데 교과서를 싫어해서 비틀즈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젊고 활기차서 쉬는 시간이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다가 오후 수업은 지각하는 날이 많았다. 학생들은 선생에게 열광적이었고 부모들과 교사들은 싫어하기도 했다. 그렇게 건강하던 스미레짱이 병으로 긴 휴가를 얻었다니. 그래서였다. 스미레짱이 없는 학교는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하루하루 집에서 뒹굴뒹굴하다보니 1주일이 되었다. 그러니까 등교거부의 이유는 농땡이치는 버릇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부모님도 억지로 학교에 가라고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집에 있을 거면, 집안일을 맡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매일 아침 850분이면 새 담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도쿄 사람, 도쿄 사람이라는 소동을 피웠기 때문에 요코는 조금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학교에 나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주눅이 들었다.

 

 

사오리씨네 집에서 링과 만나고 사오리씨와 요코는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옥신각신 불꽃을 튀긴다. 이것을 중간에서 막는 사람이 링이었다. 언제나 누구 편도 적도 만들지 않고 유치원때부터 지금 중학생이 되어서도 그렇게 유지했다. 컨디션 좋은 팔방미인이라고 해야 할까. 요코는 그런 동생을 기특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눈치다. 알맞게 취한 사오리씨는 자신의 어린이 시절 이야기라면 몰라도 막부 말기 때 이야기까지 꺼내면서 요코가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을 염려한다. 자고 가라며 먼저 침실에 들어간 사오리씨가 잠든 후에 둘은 집으로 돌아온다. 요코와 링이 돌아오는 길을 묘사한 부분이 나온다. 곧장 집에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내키는대로 골목에 들어가나 사소한 발견을 하며 두근대며 걷는다. 일부러 먼 곳을 돌아가면서 심야의 산보를 즐기는 남매가 떠올라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참 정겨운 장면이다.

 

 

그러다 불쑥 링이 요코에게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이 나 때문이 아니야? 라고 말을 꺼낸다. 어릴 때부터 좋은 놀이친구였다. 부활동을 하는 링이 귀가가 늦고 시간이 없어지는 바람에 함께 공유하며 놀지 못해서 스트레스가 쌓여서 학교에 가지 않은 거 아니냐는 등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지붕에 올라가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본다. 달빛도 좋은 밤에. 그때 섬광처럼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는데, 그 지붕에 함께 올라가자는 거였다. 지붕에 올라가기 위한 최적의 조건들을 늘어놓는다. 일단 올라가기 쉬운 지붕을 고를 것. 인기척이 드문 좀 떨어진 장소, 집이 밀집된 주택지는 피할 것, 수상한 소리를 내면 주민들을 깨울 수 있으니 조심할 것, 동작은 천천히, 신중하게 할 것, 사적인 대화는 삼갈 것, 내려올 때가 어려우니 항상 도망갈 곳을 생각해 두어야 하고 최악의 사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에 함석 지붕에 올라갔다가 위험에 처했던 에피소드는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함석에서 그렇게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줄도 모르고 올라갔는데 당황해서 바동바동거릴 때마다 함석 지붕에서 나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주인에게 들키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요코는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새 담임 선생의 정성 때문이었을까. 2주간의 등교거부는 그렇게 끝났다. 그런데 누군가 다가왔다. 왜 학교에 안 나왔는지,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등 왜 모임에 나오지 않았는지 물었다. 동생 링 편에 편지를 전해준 그 남학생이었다. 별명은 키오스크로 통했다. 뭐든지 다른 사람의 잔심부름꾼 노릇을 하면서도 싫은 기색이 없었다. 평소와 달리 생기있는 키오스크의 말을 듣다가 그만 요코는 자기도 모르게 빠지게 된다. 세기말에 인류가 멸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최후의 결전을 위해 하는 모임이었다. 중학생부터 치과의사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활동을 한다고 일장 연설을 하며 키오스크는 요코에게 집회에 나올 것을 재촉한다. 요코는 그런 이상한 사람들과는 놀기 싫다며 거절한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미짱이 편지를 건네주며 키오스크를 조심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소문 난다고 한다. 그러면서 동생 링에게 좋지 않은 소문이 들린다고 말한다. 금시초문이었다. [어린 풀 이야기]라는 네 명의 그룹 중 나나세와 링이 교제하고 있다는 얘기였다.그리고 그룹의 허브가 되었다는. 원래 링은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중학교 1학년이고 그런 적이 없어서 요코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키오스크도 알고 있는 걸 요코만 몰랐다.

 

 

어느 날 링과 요코가 저녁을 먹는데 내일은 친구를 데리고 와서 자기가 식사 당번을 한단다. 자연스럽게 말을 꺼내고 나나세 얘기가 나오는데, 나나세는 링과 같은 육상부원이었다. 그런데 그 나나세가 요코를 동경했다는 말을 전해준다. 별로 얘기도 하지 않은 친구가 그런 말을 하다니 요코는 놀란다. 링은 그래서 초대했다고. 소문처럼 나나세는 그룹에서 왕따를 당한 건 아니었다. 육상부에 들어와서 연습하느라 자연히 멀어진 것이었다. 링이 저녁 준비를 하는 동안 요코와 나나세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밥을 먹고 얘기를 하다가 자기도 지붕에 올라가는 걸 끼워달라고 말한다. 링은 위험해서 안 된다고 하지만 결국 나나세와 함께 지붕에 오르기로 한다. 부모님이 죽을 정도로 바빠서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고 한 날을 찬스로 여기고 날씨가 좋기만을 바란다.

 

 

한편 키오스크는 요코에게 다가오더니 다시 집회가 있으니 가자고 꼬드긴다. 인류 멸망의 전조가 보이는 데이터를 알려주는 작가 선생이 온다는 등 이럴때만 생기있는 키오스크의 말에 다시 말려들다가 질문을 하고 만다. 각자 사명을 다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는 대전사다,

 

 

셋은 드디어 지붕에 오르기로 한 날 요코네 집에서 자고 한밤중이 되어 밖으로 나간다. 오르기 좋은 지붕을 찾았지만 결국 함석 지붕이었다. 차례대로 무사히 올라가 뿌듯한 마음과 함께 하늘의 달과 별들 구름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 있는데 그만 들키고 만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들은 적 있는 목소리다. 하필이면 키오스크에게 들키다니. 키오스크는 위험한데 왜 지붕에 올라갔느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꼬치꼬치 캐묻는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밤 8시만 되면 전화를 걸어 아무리 생각해도 지붕에 올라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며 귀찮게 군다.

 

 

그러더니 결국은 키오스크가 자기도 지붕에 올라가고 싶다고 한다. 요코는 거절하지 못한다. 자기도 처음에는 지붕에 오르는 것이 겁이 났지만 올라가 보고 싶은 호기심이 더 컸었다.

 

 

링이 들뜬 발걸음로 뛰어온다. 엄마 아빠는 일이 너무 바빠서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했다. 찬스다! 링이 들뜬 발걸음로 뛰어온다. 이제 지붕에 올라갈 사람은 네 명이 되었다. 처음인 키오스크는 왠지 겁나는 모양이다. 어떤 사람이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다며 걱정을 한다. 미끄러울 것 같다, 들킬 것 같다며 불평을 한다. 아무튼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 나나세, 키오스크, 요코 이 순서대로 오르기로 미리 정해두었다. 링과 나나세는 이미 지붕에 올라가 여유자적 하고 있다. 겁이 나서 도저히 못 올라갈 것 같았느지 키오스크는 요코에게 먼저 가라고 한다. 그런데 올라가던 요코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키오스크가 보이지 않는다. 키오스크는 한 발짝도 올라오지 않고 먼 곳을 바라보는 것 같았고 울기 시작한 것 같았다. 괜찮다고, 이건 놀이에 불과하다면서 올라오고 싶으면 올라오고 그러고 싶지 않으면 안해도 된다며 요코는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하지만 결국 키오스크는 뒷걸음질 치며 돌아갔다. 키오스크가 울음소리도 들었던 것 같다. 다음 날 키오스크는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하루 이틀 사흘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이카와는 감기로 결석]했다고, 또는 꾀병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요코는 걱정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키오스크가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 얼른 잊고 싶었다. 왜 그랬을까. 딱히 싫어하지도 않았는데. 하지만 그 날 밤 키오스크의 얼굴과 겁먹은 두 눈동자가 또렷이 떠올랐다. 그때 요코의 집에도 사건이 생겼다. 링이 식욕을 잃은 것이었다. 밥알을 한 톨도 남기지 않는 링이, 카레라이스를 그토록 좋아하던 링이 절반이나 남기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했다. 내일 나나세에게 물어보려고 궁금해도 참았다.

그런데... 학교에 가서 나나세에게 가까이 가니 웃는 얼굴도 부자연스럽고 일어나서 나가는게 아닌가. 몇 번이나 말을 해보려고 시도했지만 말을 걸 수 없었다. 마치 요코를 피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링도 나나세도 세상 사람 모두가 자기를 피하는 건 아닐까 침울했다.

 

 

집에 돌아가서는 작정을 하고 링과 얘기해 보려고 링의 방에 찾아갔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링은 링대로 그동안 고민하고 있었다. 육상부에 들어오고 나서 연습을 하려면 나나세의 방앞에서 기다려야 했고, 연습 중에 발이 삐어 먼저 가려고 하지 나나세는 자기도 갈 거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육상부에서 나나세가 좀 이상한 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나나세를 지켜본 링도 실망한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그만 발끈해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혼자서 달리는데 왜 그러지 못하느냐고 소리치자 울면서 돌아갔다는 것이다. 얘기를 들은 요코는 평소와 달리 링이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는 것에 놀란다.

 

 

한편 요코의 2주간의 결석이 끝나자 이번에는 키오스크가 자살했다는 소문이 퍼져서 학급 친구를 놀라게 한다. 경찰의 조사를 받으면서도 그다지 키오스크에 대한 미안함도 느끼지 않았다. 친한 친구도 아니었는데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요코였다는 사실을 두고 경찰이나 학년주임 선생이 귀찮게 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러한 무미건조한 마음을 바꾸는 계기가 있었으니 요코가 사오리씨 집에 찾아간 날 부터다. 공원에 8시간이나 앉아있다가 불쑥 사오리씨에게 왜 찾아갔을까. 사오리씨는 엄마의 친구였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보아온 터라 편안한 사이였다. 동생 링도 와서 저녁을 먹고 이야기하면서, 갑자기 온 요코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캐묻지만 어쩐지 숨기고 싶은 이야기다. 사오리씨가 학창시절 에피소드를 얘기를 듣고 요코는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게 된다. 양호실에 누워있다가 어쩐지 쓸쓸한 생각이 들었는데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우당탕하는 발소리가 들려서 안심했다는 사오리씨의 말이다.

 

 

요코는 학교를 가지 않는 동안 친구들이 걱정을 해주고 노트를 필사해주고, 담임 선생님이 전화를 걸고 찾아와 주어서 기뻤던 것을 떠올린다. 다행히 자살은 실패했다고 소문이 났다.요코는 키오스크를 만나고 나나세에게 사과를 할 마음의 변화가 생긴다. 키오스크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담임 선생이 찾아와도 입을 꼭 다물고 한 마디도 안 했기에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문이 났다는 거였다. 제각각 고민이 많은 시기였다. 소녀 그룹에서 왕따를 당하던 나나세는 거기서 빠져나오려고 육상부를 선택했지만 혼자서 달리는 것이 두려워서 망설였고, 짖궂은 친구들의 온갖 심부름을 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장했던 키오스크는 그것을 극복하려고 지붕에 올라갔다가 떨어졌던 것이었다. 이들은 엄동설한의 겨울 마지막으로 지붕에 올라가 키오스크가 전해주는 선생님의 메시지를 들으며 서로 손을 잡으며 훈훈한 우정을 꽃피운다. 도미츠카 선생이 학교를 그만두기 전에 자기집에 와서 해준 말이란다. 누구나 우리는 우주의 고아이기 때문에 제각각 태어났다가 모두 흩어져 죽는 고아이니까, 자기 힘으로 반짝반짝 빛나지 않으면 우주의 어둠에 삼켜져 사라진다고. 그리고 손을 잡고 마음을 휴식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인쇄소 일 때문에 바쁜 엄마 아빠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꼭 부모가 보살펴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자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잘못 될까봐 조바심내기보다는 지켜보고 믿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는 것도. 친구들과도 대면대면했던 요코가, 특히 키오스크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을 만큼 마음이 자란 것도 예뻤다. 엄마 아빠가 바빠서 안 계서도 동생 링과 사이좋은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이 작품을 쓴 모리 에토는 제33회 노마 아동문예상 신인상과 제45회 산케이 아동출판 문화상 일본 방송상을 수상하는 등 상복이 많은 매우 유명한 여류작가라고 한다. 변하는 것이 두렵지만 결국 그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해가는 중학생 소녀의 내면세계를 치밀하고 섬세하게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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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働き方5.0(일하는 방식 5.0) | 일본어 원서 읽기 2022-03-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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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수입일서]はたらき方5.0

落合 陽一 저
小學館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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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상황을 더욱 실감하며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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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치아이 요이치 (落合陽一)는 1987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 대학교 대학원 학제정보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인간과 컴퓨터가 구분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디지털 네이처’ 세계관을 바탕으로 디지털 출판, HCI 및 컴퓨터 기술 응용 영역인 VR, 자율주행과 신체 제어에 관한 연구 등 AI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015년 미국 월드 테크놀로지 네트워크WTN에서 최우수 연구자로 선정되는 등 각종 상을 수상했으며, 일본 산업통상부인 경제 산업성 산하 독립행정법인 ‘정보처리추진기구’가 공식 인증한 슈퍼 크리에이터이자 천재 프로그래머이기도 하다. 저서로 다가올 미래를 기술과 예술 측면에서 다룬 첫 책 《마법의 세기魔法の世紀》 초판이 발매 5일 만에 매진됐으며, 《크리에이티브 클래스これからの世界をつくる仲間たちへ》를 비롯한 모든 저서가 출간 즉시 아마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공저서로는 《10년 후 일자리 도감10年後の仕事圖鑑》이 있다. 

 

 

이 책은 전작 《크리에이티브 클래스これからの世界をつくる仲間たちへ》를 새롭게 업데이트 한 책이라 한다. AI를 비롯하여 디지털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사람의 일은 점점 기계로 대체되는 현실에 있어, 우리는 어떻게 적응해가야 하는가 이야기로 시작한다. 기계에 일을 빼앗겼다기보다는 인간이 시스템에 짜넣어진 상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버 이츠]를 사례로 들어 설명한다. 주문이나 결제 등 대부분의 일은 서버에서 자동적으로 되고 상품을 받는 것만이 사람이 맡게 된다. 물론 이런 중에도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부가가치 높은 능력을 가진 인재가 점점 더 요구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인재를 [크리에이티브 클래스]로 부른다.

 

 

[우버 이츠]처럼 인터넷을 통한 단발적인 일을 맡아 돈을 버는 [긱 이코노미 Gig Economy]가 널리 퍼져 격차를 확대시키는 등 우리의 살아가는 방식의 변화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수렵사회 1.0] [농경사회 2.0] [공업사회 3.0] [정보사회 4.0] 에 이어 새로운 사회는 AI나 로봇이 폭넓은 분야에 진화하여 인간과 함께 일하는 시대, 즉 [?き方5.0]으로 보고 펼치는 이야기다. 또한 위드 코로나라고도 말할 수 있는 현재 상황을 가미한 얘기이기도 하다. 이제는 컴퓨터와 인간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사회를 만들어가는 세계다. 이전에 쓴 책을 업데이트하여 썼음을 밝히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이 해야 하는 것]의 본질은 부엇인가를 생각하고 [앞으로의 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생각을 제시하고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저자가 8세 때 처음 자신의 컴퓨터를 갖게 되고, 마치 장난감인 듯 만지며 놀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당시 친구들은 만화나 잡지를 보았으며 컴퓨터를 갖고 싶다는 아이는 없었다. 문명의 혜택을 일찍부터 접해서 그런가. 천재 게이머이며 시대의 흐름을 논하는 저자로 저서도 18권이나 된다니.

 

 

많은 사람들이 말했듯이 21세기는 ‘마법의 세계’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거리 개념이 없어졌고 뭐든 다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저자는 이제 컴퓨터는 단지 편리한 전기제품이 아니라, 우리의 제2의 몸이며, 뇌이고, 지적처리를 행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가진 ‘집합형 이웃’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교육에 있어 세계 공통어인 영어교육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을 말하면서 컴퓨터의 뛰어나 번역기술을 얘기한다. 이런 시대에서는 단순한 영어 실력보다 모국어의 논리적 언어능력, 생각을 명확하게 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정말 많이 변화했다. 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얘기가 실감나는 세상이다. 이제는 그동안 배운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도 21세기를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할 것 같다.

 

 

1장에서는 사람이 마침내 로봇과 살아가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크라우드 소싱에 의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고, 우버 택시의 사례로 긱 이코노미들이 양산되고 있는 실정을 언급한다. ‘오리지날’이 아닌 ‘어릿광대’는 시스템에 지게 된다. 인간이 시스템의 ‘하청’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의 인터페이스로써 기능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운전을 하고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을 지기 위한 인간이 되었단다.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일이 오랫동안 계속되었고 그것을 대체할 수 있었던 것은 컴퓨터와 인터넷이었다. 학교 교육도 배우는 상황도 바뀔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 내용은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을 향해 쓴 책이다. 지금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묻고 있다.

 

 

2장에서는 화이트칼라의 공동화, 무가치화를 언급하면서 크리에이티브 클래스의 대두를 이야기한다. 21세기는 ‘재마술화’의 시대라고 한다. IC카도로 전철을 타고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일본의 예를 들고 있다. 이밖에도 복사할 수 없는 [암묵적인 지식]을 자기 안에 쌓아두어야 하고, [온리 원]으로 [넘버 원]이 되라고 한다. 그리고 디지털 네이티브 보다는 디지털 네이쳐가 되라고 한다. 현대의 자연관은 소위 데카르트적 자연관이지만 이것이 붕괴되면, 미래는 AI와 CG, 컴퓨터 시뮬레이션, 디지털 휴먼이 결합하면 물질, 정신, 신체, 파동, 온갖 거들을 컴퓨터 관점에서 통일적으로 기술하게 되는 계산기적 자연관으로 ‘디지틸 네이쳐’라고 한다.

 

 

마무리 장에서는 ‘천재’와 ‘수재’를 비교 언급하면서 앞으로는 ‘변태’의 미래가 밝다는 의견을 펼친다. 무슨 무슨 천재란 한 가지 일에 한정되었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저자가 말하는 [변태]는 비교적 넓은 전문성을 가졌고 선택할 수 있는 직종도 넓다는 것이다. 이제는 사회에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시스템’에는 ‘모티베이션’이 없다고 말이다. 모티베이션이 없는 인간은 극도로 발달한 컴퓨터에 언젠가 삼켜지게 될 거라고 말한다. 거꾸로 말하면 [이것이 하고싶다]는 모티베이션이 있는 인간은 컴퓨터가 도움이 되어줄 거라는 말이다. 이 ‘모티베이션’은 크리에이티브 클래스에게 꼭 필요한 전문성의 원천이란다. 코로나19시대를 길게 겪으면서 더욱 디지털 세상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것 같다. 그만큼 다양한 플랫폼도 많이 생겨났다. 많은 직업이 사라지거나 위축될 것이다. 지금의 현실과 미래의 전망에 귀를 기울이며 어떻게 일하며 살아야 할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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