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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 이야기
여행 대신 여행 책 | 첫 책 이야기 2021-01-0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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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한번 언급한 적 있는 샤를 단치를 기억하고 있는가. 그는 어려서부터 제발 좀 나가 놀아라, 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독서광이어서 길을 걸으면서도 책을 읽다가 무언가에 부딪혀서 고개 들어보니 주차권 발권기였다는 우스운 에피소드도 있다. 책이 얼마나 좋으면 그럴 수 있는지 보통의 독자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샤를 단치라면 독서의 매너리즘 같은 상황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샤를 단치가 아니고 그저 평범한 독자다. 아무리 책을 좋아한다 해도, 바로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목표를 설정하고 책을 읽어도 지루하고 답답한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대독서가인 샤를 단치를 언급하면서 이번 꼭지 글을 시작한 것은 그런 독서가와 달리 우리가 종종 만나는 ‘책에 물리는’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지혜가 필요한지 얘기하고 싶어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럴 때는 짐을 꾸려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제일이다.

 

 

여행 이야기가 나왔으니 먼저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된 내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전혀 예상치 않은 여행이었다. 작년 가을 그토록 로망이었던 유럽 여행을 왼팔에 깁스를 한 채 가게 되었다. 원래 시누이 부부가 가려던 여행이었는데 급한 일로 한쪽이 갈 수 없게 된 바람에 여행 파트너를 찾고 있다가 나에게까지 연락이 온 것이다. 여행을 취소하게 되면 거금을 날리게 된다는 시누이의 전화에 나는 승낙을 해버렸다.(깁스를 하게 될 줄도 모르고) 그 전날 어이없게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처음에는 단순한 타박상인 줄 알았는데 어깨 골절이라고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상황이 되자 나는 아무래도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더니, 언젠가 여행할 때 보니 다른 사람들은 목발을 짚고 휠체어도 타고 잘만 다니더라, 어차피 아무것도 못 하고 스트레스만 받으며 집에 있느니 멋진 풍경을 보면서 기분전환이나 하자, 다 알아서 도와줄 테니 같이 가자고 재촉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모험 같은 동유럽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TV에서만 보던 유럽의 아름다운 풍경, 꿈속에서나 거닐 수 있을 것 같은 고성과 중세의 돌담길. 다시 이런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매일이 들뜬 여행이었지만 현실은 한쪽 손만 써야 했으니 뭐든지 굼뜰 수밖에 없었고, 흔들림을 감수하고 사진을 찍어야 했고, 해설을 들으려면 수신기를 착용해야 하는데 유일하게 남은 오른쪽 손은 가방을 지켜야 했고(유럽엔 소매치기가 많으니 가방 조심하라고 강조하는 가이드 말에), 그래서 더더욱 가이드 옆에 바짝 붙어 다니며 놓칠세라 뛰어다녔다. 사실 프란츠 카프카의 발자취가 있다는 프라하 성이 가장 기대되었는데 스치듯 보았는지 기억에도 없다.

 

 

정말 어떻게 다녀왔는지 모르겠다. 여행 일원들은 내게 대단하다며 연신 칭찬을 하고, 여행 내내 나의 마음은 유럽의 귀족이 된 듯 뿌듯했지만, 내 몸은 극기 훈련을 받는 기분이었다. 다시 그런 모양새로 가라면 절대 사양할 것이다. 지금은 팔도 다 나아서 다시 유럽을 간다면 극기 훈련의 기억을 모두 잊고 고색창연한 도시들을 마음껏 휘저으며 돌아다닐 수 있을 텐데, 이제는 코로나 사태가 발목을 잡는다.

 

 

코로나로 인해 집 밖으로는 한 발짝도 못 나가게 된 상황에서는 여행책이라도 읽으면서 마음을 달래 보는 것이 상책이다. 아니, 원래 이 글의 ‘책에 물리는’ 상황을 벗어나는 것 아니었나? 그런데 다시, 또 책을 읽으라고? 하지만 여행이란 단어는 책과 달리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 아닌가. 아마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럴 것 같다. 여행은 인간에게 본능과도 같은 거니까.

 

 

알다시피 우리는 문명사회를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본능을 억누르며 살아가고 있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맡은 역할 그리고 경제적 이유 등 알고 보면 모두 문명이 만들어낸 규칙 같은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억누르며 살아가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일 년 가까이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지 않나. 이 또한 문명이 잠시 인간에게 어깃장을 놓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럴 땐 꿩 대신 닭이라고 여행 대신 여행 책이라도 읽어야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그게 가능하다. 여행 책을 읽으면서도 여행을 하는 듯한 빙의가 가능하다. 빙의를 하게 되면 뇌에서 엔도르핀이 돌기 시작하고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그리고 두근두근 설렘까지도 함께 말이다. 원래 여행의 묘미는 준비하고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되지 않는가. 지금의 여행 책 읽기는 앞으로 떠나게 될 여행의 준비가 될 것이다.

 

 

그동안 순수하게 여행 정보를 알려주는 가이드북이나 여행 에세이 등 많은 책을 읽어왔는데, 부러움 가득한 마음으로 읽었던 책이 있다. 몇 권을 뽑자면 이런 책이다. 평범한 직장인이 88군데의 온천 순례를 하고 쓴 『온천 명인이 되었습니다』, 출판 편집장 출신의 저자가 일본 열도의 주요 미술관을 돌아보고 쓴 『기억되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도쿄를 200번도 넘게 다녀왔다는 공태희 PD의 『골목 도쿄』, 전직 아나운서인 김소영이 도쿄의 서점을 탐방하고 쓴 『진작 할 걸 그랬어』 등이다. 내가 일본어 공부를 하고 일본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모두 일본 여행기다. 이 책들을 읽다보면 마치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기분이 훨훨 다시 살아난다. 이것이 바로 여행책을 읽는 매력 아닐까. 이 책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떠난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의사 출신 저널리스트 박재영 작가가 쓴 『여행 준비의 기술』을 만났다. 어쩜 그렇게 요즘의 상황에 딱 맞는 절묘한 제목의 책인지!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을 썼고 김영하는 『여행의 이유』를 썼는데, 10년 전에 준비한 제목이 아직 남아 있어서 감사하다는 너스레를 떨며 여행 에피소드를 보따리로 풀어놓는다. 작가는 최고의 식당을 예약해 두는 부지런함은 물론이고 자신은 정작 가보지 않은 여행지를 지인들에게 추천해 줄 정도로 여행 정보통이다. 우리도 그렇게까지 완벽하게는 아니라도 조금만 더 공부하고 준비하면 이전보다 나은 여행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여행 대신 여행 책을 읽어야 하는 지금 상황이 모두가 여행 준비를 하고 있는 시간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이리저리 잴 것 없이,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나는 여행이 재미있다는 말도 한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나의 지난 여행을 떠올려 보면 늘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걸 사 왔어야 했는데, 적어도 미술관 한 군데는 다녀오고 싶었는데, 현지인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하는 아쉬움 말이다. 지난 2월 나고야 여행에서도 영락없이 그런 아쉬움을 경험했다. 돌아오는 날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는데 호텔 건물에 미술관이 있다는 걸 알고 멘붕이 왔다! 세상에,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이었다. 멀리 돌아다니느라고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예약 과정에서 알아보았다면 미리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여행은 준비하고 떠나는 게 맞지 싶다. 아마도 위에서 언급한 책의 작가들도 나름 단단한 준비를 하고서 여행을 떠나고 책을 썼을 것이다.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일단 여행 책을 읽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길게 얘기했으니 그건 패스하고 다른 것 하나를 꼽자면 여행국의 언어 공부를 제안해보고 싶다. 여행의 매력 중 하나가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문화를 조금씩 알아가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관심 있는 여행국의 언어 공부도 미리 해두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원래 외국어 공부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필수적으로 여행을 꿈꾸며 여행 책을 읽어야 한다. 어쩌면 당연한 소리를 한다는 독자도 있겠지만, 평생 영어 공부에 매달리면서도 항상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수많은 책에서 혹은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지 않나. 외국어를 잘하려면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고. 그러니 ‘언젠가 떠날 여행에 대한 준비’라는 최소한의 동기가 여행 책 읽기를 그리고 외국어 공부에 대한 목표를 만들어 줄 것이다.

 

 

정리해보자, 코로나로 인해 ‘방콕’하며 책 읽기 하는 것에도 물렸다면 여행 대신 여행 책을 잡고 여행을 준비하는 건 어떨까? 이왕이면 외국어 공부도 함께 하면서 말이다

 

 

[출처] 여행 대신 여행 책|작성자 좋은습관연구소

 

 

** 출간시 수정 보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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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독서를 하나요? | 첫 책 이야기 2020-12-1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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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흔히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착각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꿈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다가(혹은 실행력이 부족해서) 어영 부영 시간을 보낸 뒤에야 뒤늦게 그 시간을 후회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왜 그런 상황이 생기는 걸까. 바로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나 역시도 뒤늦게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서, 이제서야 번역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는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고 그 과정에서 얻어낸 결과를 책 읽기 습관과 연결했을 때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다시 말해 책을 고르는데 있어 온전히 ‘나 자신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는 이야기다. 쉽게 말해 이것은 나 자신을 위한 맞춤형, 선택적 책 읽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책 읽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차분히 생각해 보자. 아마도 이 글을 보는 독자는 이미 책을 좋아하기에 이 책을 손에 들었거나 혹은 이제부터라도 독서에 취미를 붙여보자는 생각으로 이 책을 선택했을 것이다. 계기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실용서를 택한 독자라면 그 목표가 보다 구체적일 것이고, 문학이나 인문서 혹은 과학서를 택한 독자라면 사람에 대한 호기심 혹은 지적 호기심에 대한 충족이 목표일 것이다. 또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모두가 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나름의 목표일 것이다.


먼저 책 읽는 습관에 구체적인 목표가 붙게 되면 어떤 장점이 있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우선 내 경험을 예로 들어보겠다. 나는 예전부터 무언가를 배우는 걸 좋아했고, 특히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다. 자주 얘기하게 되지만 번역에 대한 관심도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생겼다. 일본어에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하다 보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일본어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렸다가 그걸로 모자라 번역가라는 꿈까지 목표치를 높인 것이다. 이처럼 레벨을 높여가며 공부를 하는 것이 좋긴 했지만 그렇다고 늘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나는 자연스레 공부와 관련된 책이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뭔가 응원을 줄 수 있는 책을 찾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최근에 만난 책 중 하나가 『한동일의 공부법』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이야기는 ‘공부를 통해 행운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구절이었다. 나는 그동안 공부를 해오면서 공부하는 과정과 행운을 연결해서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이 얘기는 매우 신선했다. 책을 읽고 그저 빨리 성과를 내고 싶다는 나의 공부 태도를 반성하게 되면서 공부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건강을 위해 힘쓰듯 나를 관리하는 것과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공부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어들고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뒤이어 나는 번역가의 일상과 공부에 대한 궁금증으로 번역가가 쓴 에세이나 번역에 대한 정보가 들어있는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김고명 번역가의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를 시작으로 권남희 번역가의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또 얼마 전에는 이상원 번역가의 『번역은 연애와 같아서』를 차례대로 만났다. 이 책들은 모두 나에게 번역가들의 일상 루틴을 알게 해주었고 번역 일을 하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일에 대한 태도와 열정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중 마지막 책의 작가는 번역 공부를 하면서 번역을 가르치는 그야말로 번역의 최전선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들려주었는데, 힘들게 번역 작업을 하고서도 번역료를 받지 못했거나 애써 번역한 원고가 출판사의 실수(?)로 해적 출판물이 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우여곡절 속에서도 작가는 번역 일을 계속하며 내공을 키울 수 있었던 건,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현실의 어려움보다 더 소중히 여겼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번역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추가된 다른 책 읽기는 원서 읽기에 대한 도전이었다. 앞서 언급한 김고명 번역가의 책을 읽고 나서 30권의 원서 읽기 목표가 생겼고 그때부터 한 달 한 권 원서 읽기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한 권씩 책이 쌓일 때마다 뿌듯함을 느꼈고 조금씩 실력이 나아지고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되었다.


이외에도 공부와 뇌의 상관관계를 다루는 이야기를 접하고서는 뇌과학 분야의 책을 추가로 찾아서 읽게 되는 등 독서의 영역이 확대되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읽어야 할 책 목록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할지를 알려주는 최적의 가이드나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 내가 얘기한 구체적 목표에 의한 책 읽기는 자칫 독서에 대한 집착이 강하거나 탐서가들이 빠지기 쉬운 맹목적인 책 읽기 상황을 피하게 해주고 자신의 독서 철학을 한 번 더 점검하는 역할을 해준다.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것 같은 독서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들려준 이유는 오랫동안 책을 읽고 공부를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목표 의식을 갖고 꾸준히 독서를 실천하지 못한 것에 대한 나의 뒤늦은 후회 때문이다. 좋아하는 책 읽기와 공부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어디까지 목표로 할 것인가, 좀 더 일찍 나를 돌아보며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번역가의 꿈과 목표를 좀 더 빨리 발견했지 않았을까? 어쩌면 이건 독서법의 문제라기보다는 내 자아의 문제이기도 하겠다. 그러니 혹시 여러분도 구체적 목표 없이 맹목적 독서를 하고 있다면 잠시 책을 덮고 내가 독서를 왜 하는 것인지 독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독서를 왜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성찰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를 돌아봄으로써 구체적 목표에 의한 선택적인 책 읽기를 할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더 정리해 보겠다.


첫째, 나를 돌아봄으로써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발견할 수 있다.

둘째, 단지 읽기 위한 취미 독서에서 벗어나 목적 있는 독서 습관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셋째,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책 읽기 습관과 접목하여 더욱 견고한 습관으로 만들고 지속해 나갈 수 있다.

넷째,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은 물론 관련 분야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읽어야 할 책을 수월하게 고를 수 있다.

다섯째, 이 방법은 결국 좋은 습관으로 정착되고 이 과정에서 꿈과 목표로 나아가는 시너지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여러분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가. 혹은 어떤 취미를 갖고 있는가. 누구나 한 가지 정도 잘하거나 좋아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차분히 생각해 보고 그것과 책 읽기를 연계해서 좀 더 의미 있는 독서, 나아가 변화를 이끄는 독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 이번 이야기의 메시지**


이 공간에는 책을 좋아해서 블로그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이왕 독서를 하는 행위에 목표를 붙여서 습관을 들여보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추운 날씨 건강 잘 챙기세요. 이웃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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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이벤트를 활용해서 책을 고르는 법 | 첫 책 이야기 2020-11-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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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이야기에서는 내가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고부터 현재까지도 내 독서 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블로그 활동을 하기 전에도 다양한 책을 읽겠다는 목표를 갖고서 도서관에서 한 권씩 대출해서 책을 읽곤 했다. 하지만 원하는 책이 도서관에 없는 경우도 있고 또 신간을 읽을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라는 것에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앞에서 이미 한번 말한 대로 번역 카페를 알게 되었고 번역 카페를 통해서 서평 이벤트라는 걸 처음 접했다가 인터넷 서점에서도 유사한 서평 이벤트 진행을 많이 한다는 사실을 함께 알게 되었다. 내가 자주 참여하는 예스24 인터넷 서점의 경우 거의 매일 같이 새로운 책에 대한 서평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사실 온라인 서점 초기 시절부터 책을 구입해서 읽고 있었지만 리뷰어들을 모집하고 서평 이벤트가 서점에서 매일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 무렵 처음 알았다. 오랫동안 서점을 이용하면서도 이렇게 유익한 정보를 모르고 살았다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혹자는 공짜로 책을 얻고 그 대가로 주례사 서평을 쓰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를 때 서점 이벤트에만 잘 참여해도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서평 이벤트로 올라오는 책을 보면 문학, 인문, 역사, 실용 서적 등 종류와 분야도 다양하고 때로는 구입하기에 다소 부담이 되는 가격의 책도 있다. 최신간은 물론이고 명작과 고전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책이 이벤트로 나온다. 그야말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황홀한 잔치가 따로 없을 정도이다. 고전이나 명작 초판본 시리즈가 나오기도 하고 기존 출간된 책이 리커버 판으로 나오기도 하고 새내기 작가의 책이 끼어 있는 경우도 있다. '책등만 읽어도 건질 게 있다'고 하듯이 이벤트에 소개되는 책 제목과 표지만 훑어봐도 다 읽지 못하는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을 정도다. 이미 유명 작가의 책이나 해외의 베스트셀러 실적을 가진 책들은 굳이 이런 경로를 통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또 읽게 되지만 꼭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책들 사이에서 괜찮은 책들이 많다는 걸 우린 기억해야 한다. 그런 책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이런 서평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평 이벤트 특성상 독서 후기를 2주 이내에 남기는 것이 규칙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강제적으로라도 글쓰기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간혹 책을 증정 받고도 리뷰를 아예 쓰지 않거나 기한을 넘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추후 당첨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책 정보를 얻고, 책을 읽고 2주 이내 서평 쓰기를 하는 이 과정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꾸준한 독서로 이어지는 매우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다.


 자, 그러면 서평단 이벤트에는 어떻게 참여하는지 방법을 알아보자. 항상 눈여겨보고 있다가(출판사를 친구 추가를 해 두면 공지가 떴을 때 바로 알 수 있다) 이벤트가 공지되고 읽고 싶은 책이 눈에 띄면 댓글로 참여 신청을 하면 된다. 서평단 이벤트는 크게 출판사 측 단독으로 리뷰어를 모집하는 경우와 ‘리뷰어 클럽’에서 모집하는 경우,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인터넷 서점 예스24의 경우). 리뷰어 클럽에서는 거의 매일 새로운 책에 대한 서평 이벤트가 공지된다. 여기에 댓글로써 그 책에 대한 기대감이나 읽고 싶은 이유를 달고 서평단 신청을 하면 된다.


 댓글은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사실 처음 참여할 때는 댓글을 쓰는 것조차도 쑥스러웠다. 하지만 직접 대면해서 말을 하는 것도 아닌데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자주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고 나중에는 능청스러울 만큼 책을 갖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해 표현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글쓰기 표현력도 키워진다. 응모자의 댓글을 들여다보는 일도 재미있다. 응모자의 신청 댓글을 보면 그다지 읽고 싶은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 영혼 없는 짧은 댓글부터 거의 리뷰 수준의 긴 댓글까지 아주 다양하다. 정성 어린 댓글과 대충 쓴 듯한 댓글은 누가 읽어봐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공감을 얻는 사람의 마음은 똑같으니까. 여기서 거의 판가름 난다고 할 수 있다. 댓글은 간절하게 읽고 싶다는 마음과 기대감을 담아서 진지하게 써야 한다. 재미까지 있으면 더욱 금상첨화다. 결국 담당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보통은 응모 기한이 정해져 있고 응모자 중에서 5명~10명의 당첨자를 선정한다. 아무리 자신이 읽고 싶은 관심과 기대감을 정성껏 표현했다 하더라도 모든 책을 내가 리뷰할 순 없다. 그래서 서평단에 당첨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너무 실망하진 말자. 매일 새로운 책을 만날 준비를 하면 되니까 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수많은 책들 중 고전이나 명작의 초판본의 경우 반드시 서평단 신청을 한다. 책장을 장식하기에도 아주 근사한 자태의 표지 디자인은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이런 책이 나오는데 이럴 때는 블로거들의 함박웃음과 탄성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명작과 고전 초판본의 인기는 보통 책의 두세 배가 넘을 정도로 경쟁률이 높다. 그렇다고 응모도 안 해보고 포기하기엔 너무 아쉬운 마음이다. 한 번은 912쪽짜리의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초판본이 서평단 도서로 나온 적이 있다. 두꺼운 벽돌을 연상시키고 웅장함마저 느껴지는 책의 아우라가 정말 대단했다. 내 책장에 꽂아 두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며 설렜는데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무려 백 개 이상의 응모 댓글이 달렸던 것이다. 학창 시절 읽었던 게 생각나서 응모를 했는데 낙첨. 예상은 했지만 막상 확인하고는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비록 떨어졌지만 도대체 어떤 사람이 어떤 댓글로 당첨되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확인해 보았는데 정말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감탄스러운 댓글이었다. 그것은 바로 번역자에 대한 정보를 꿰뚫고 있었고 그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남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센스가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 당첨의 비결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처럼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서 책을 골라 읽는 즐거움도 있지만 배우는 바도 많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과 그 외의 당첨률을 높이는 방법을 정리해 보겠다.


1. 진심을 다해 읽고 싶은 마음과 기대감을 정성스럽게 리뷰에 준하는 수준의 댓글을 단다. 전에 읽었던 관련 작품과 비교하여 기대감을 표현하는 것도 좋다.(당첨 확률 UP!)

2. 번역서의 경우에는 번역자의 정보와 그에 대한 관심사까지 어필하면 더욱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3. 책을 열심히 읽고 리뷰를 올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많이 읽는 사람에게는 자주 당첨의 행운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4. 리뷰 게시는 반드시 기한을 사수해야 한다.

5. 인기 없는 책을 선택하여 응모하는 것도 요령이다.(응모 댓글이 적게 달린 책.)

6. 한 편의 리뷰라도 정성을 다해 작성한다.(우수 리뷰어로 여러 번 선정되면 당첨 확률도 높아진다.)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기준으로 책을 고를까 막연하고 어렵게 생각된다면 서평단 이벤트를 적극 활용해 보자. 응모 댓글을 달고 발표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의 과정이나 당첨자의 명단에 오르는 일이 은근히 설레고 재미있다. 그 재미에 푹 빠져서 지금까지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좋은 습관을 계속 유지하게 되었다. 서평단 이벤트를 활용하는 것은 내가 읽고 싶은 신간이 계속 준비되어 있는 도서관을 하나 가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얼마나 근사한가. 입맛에 당기는 대로 골라서 읽는 재미가 있다. 더구나 독서와 더불어 글쓰기 훈련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여러분도 좋은 책들을 만나 이전보다 더 유익하고 풍성한 독서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black and white typewriter on white table




오랜만에 게시합니다.

서평단 이벤트를 활용하며 책을 읽으시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이웃님들 건강 잘 챙기시고 11월도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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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을 발휘하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몇 가지 습관들 | 첫 책 이야기 2020-10-13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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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Clay Banks on Unsplash

 

 

 이번 글에서는 앞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했지만 책읽기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습관들을 묶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건강에 도움이 될 만한 습관도 있고, 나아가 지속적인 독서 활동의 성장을 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습관일 수도 있겠지만 평소에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습관들을 살펴보면서 자신의 습관을 함께 떠올리며 읽는다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나 보완하고 추가하여 자신의 좋은 습관으로 만들어갈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문장 필사하고 수집하기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을 만나는 일은 독서에 있어서 커다란 기쁨이 아닐까. 많은 이들이 여기에 공감할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만나는 문장들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는다. 필사를 하고 따로 모아둔다. 그 이유는 읽어야 할 책은 많은데 두 번 읽기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분적으로 건져 올린 문장을 다시 되새기면 독서의 효과를 보다 더 높일 수 있다. 책을 많이 빨리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필사가 오히려 방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여러가지 이유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는 습관이다.

  

 첫 번째, 일반적인 글쓰기나 혹은 책 리뷰를 쓸 때 인용하거나 가볍게 언급하는 용도로 활용하면 글의 내용을 풍성하게 할 수 있다. 두 번째, 늘 같은 일상에서 나태해지려고 할 때 힘을 얻을 수 있고 어제보다 나은 나를 위한 성장의 각오를 다지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언젠가 황민규의 독서가 필요한 순간을 읽다가 필사에 대한 언급이 나와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그는 필사란 몸에 새긴 기억이라며 필사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눈으로 읽고 손으로 쓰면서 머리로는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책을 읽는 장면을 생각하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그냥 쭉 읽어나가는 것에 비하면 끈기와 정성이 필요한 일이다. 사실 읽는 걸로 만족한다면 그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평이나 글쓰기를 훈련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한번 활용해 보기를 바란다. 왠지 보물 같은 글감의 소재를 가진 것 마냥 든든할 것이다.

  

가끔은 다른 장르로 기분 전환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주된 놀이(?)이다보니 가끔 다른 것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활자에서 벗어나 다른 장르를 접하면서 기분 전환을 한다. 책 이외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드라마나 영화가 아닐까. 나는 일본어 공부의 목적으로 일드를 자주 보았다. 드라마 속 배우들의 살아있는 표정이나 어떤 장소의 풍경을 보면서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독서를 하면서 머리로 몰려있던 긴장감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경험도 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거의 갇혀 지내는 일이 많은 요즘에는 간접 여행의 효과와 기분 전환에 아주 최고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드라마를 보다가 너무 푹 빠지게 되면 독서 리듬에 방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을 방지하려면 책 한 권을 읽고 리뷰를 완성한 다음 그 보상으로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본다는 생각으로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험 공부와 책읽기 두 가지를 병행할 때는 주로 짧은 드라마를 즐겨 보았다. 기억에 남는 것은 심야 식당, 와카코와 술, 낮의 목욕탕과 술등인데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 큰 부담이 없었다. 심야 식당은 워낙 많이 알려져 있는 작품이라 일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웬만큼은 봤을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모두 모두 공감할 것이다. 보다보면 군침이 돈다는 사실을. (뭔가 먹을 것을 준비해 놓고 보길 바란다.) 와카코와 술은 술을 좋아하는 주인공 와카코가 기쁠 때나 우울할 때나 혼자서 매일 술집을 순례하는 이야기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특별한 재미를 안겨준다. 그야말로 혼술의 정석을 보여준다. 술이 얼마나 좋으면 혼자서 다닐 수 있을까 싶은데, 술을 마시면서 상사에게 혼나고 속상했던 마음을 다 털어내고 기분 좋게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면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렇게 대리만족이지만 살아가는 모습은 거의 비슷하다는 것에 힘을 얻고 위안을 받는다. 그러고 나면 즐거운 기분으로 다음 책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나는 TV 앞을 떠난 지 오래되어서 가끔이라도 이렇게 기분 전환을 해야 한다. 여러분은 어떤 방법으로 기분 전환을 하는지 궁금하다. 각자 색다른 즐거움을 책읽기 사이에 끼워 연계할 수 있다면 더욱 풍성한 독서활동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 읽은 책은 과감하게 정리하자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책이 쌓여간다. 리뷰의 목적으로 얻은 책부터 개인적으로 구입하는 책까지 금세 쌓이게 된다.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과 동시에 애물단지가 되기도 한다. 명작이나 고전 등 소장하고 싶은 책을 제외하게 되면,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읽게 되지는 않는다. 읽어야 할 책은 많은데, 보고 싶은 책은 자꾸만 나오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다 읽은 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일을 할 필요가 있다. 블로그에서 친해진 이웃들에게 한 권씩 책을 보내준 경우도 있었고, 공개적인 포스팅을 통해 책나눔을 한 적도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고, 내 책장에는 공간이 생겨서 좋다.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다른 책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읽을 책이 아니라면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주자. 내가 읽은 책을 누군가가 다시 읽음으로써 지적 나눔을 했다는 뿌듯함도 맛볼 수 있다.

 

 읽은 책을 정리하자는 얘기가 책 읽는 습관과 어떤 상관이 있느냐고 궁금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에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책을 읽다가 구입한 책인지 모르고 또 샀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책이 너무 많아서 그랬을 것이다. 나는 그런 적은 없지만 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을 또 빌려본 적이 있다. 어쩐지 낯설지 않다 생각했는데 독서 목록을 보고나서 알았다. 책 정리를 하는 것도 책상 정리를 하는 것도 효율적인 책읽기를 위해서 갖추어야 할 습관이다. 독서를 위한 공간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으면 책상 앞에 앉는 자체로 기분이 좋아진다.

 

하루 한번 산책하기

 

 앞에서 한번 말했듯이 나는 108배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하루 30분 정도의 시간을 내어 산책 겸 걷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산책의 유익함은 이미 많은 책에서 언급하고 있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철학자 칸트가 산책을 할 때는 어김없이 오후 3시였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지 않은가. 우리는 그렇게 완벽하고 규칙적인 시간을 낼 수 없더라도 아침 저녁 중 한 차례 30분 정도의 시간을 내어 산책을 하면 좋겠다. 걷는 것만으로도 발이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신기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주말에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운동 겸 산책을 해 보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특별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평소보다 더 긴 하루를 보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책읽기든 공부든 시작하기 전에 적당히 몸을 움직여 주어야 뇌가 활성화되어 생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자.

 

잠잘 때는 휴대폰을 멀리 두자

 

 스마트폰은 그 안에 온 세상이 들어있어 그것만으로도 온종일 혼자 놀 수 있을 정도다. 휴대폰에서 나오는 블루 라이트가 수면을 방해하고 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들어본 적 있는가. 빛은 수면을 방해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잠자는 시간에는 휴대폰을 가급적 멀리 둘 것을 권한다. 6개월 전만 해도 나는 아침에 알람을 혹시라도 듣지 못할까봐 베개 밑에 두고 잠을 잤다. 그런데 문제는 갈증이 나서 잠을 깼다가 시간을 확인하려고 휴대폰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블로그가 궁금해서 들여다보게 되고, 그렇게 잠이 달아나서 다시 깊은 잠을 못 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어떤 날은 그때부터 잠을 못 이루고 뒤척거리다가 밝은 아침이 된 적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되면 직장에서도 피곤하고, 퇴근을 해서도 책읽기에 집중하기가 어렵게 된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한 뒤로는 과감하게 휴대폰을 멀리 놓고, 휴대폰 빛을 받지 않으려고 가려놓고 자기 시작했다. 그 습관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데 확실하게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TV의 빛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TV를 보다가 그냥 잠이 들게 되면 우리의 뇌는 TV의 빛 때문에 낮인 줄 알고 계속해서 활동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잠을 자도 자지 않은 것처럼 개운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잠을 잘 때는 잠 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수면용 안대를 착용하는 것도 깊은 잠을 자는데 도움이 된다. 꿀잠은 좋은 피부를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책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는데도 무척 도움을 준다.

 

감탄과 존경하는 마음으로 읽는다는 것

 

 책이 귀한 시절이 있었다. 학교 도서관에나 가야 책을 구경할 수 있었던 어린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책이 너무 흔한 세상이라서 그런가. 예전처럼 책 한 권에 대한 소중함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예를 들면 이 정도는 나도 쓸 수 있겠다, 는 생각과 삐딱한 시선으로 책을 대하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읽다보면 당연히 감흥이 일어날 리 없다.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흔히 산고(産苦)에 비유하는 것을 들어 본 적 있을 것이다. 글을 쓰고 고치고를 몇번씩 반복하며 여러 계절을 보내야만 한 권의 책이 나온다. 내용이 완전히 좋을 수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나쁜 내용도 없을 것이다. 제목이 괜찮아서 읽었는데 내용은 별로 일수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내가 놓치고 있던 무언가에 공감할 준비를 하고 읽는 것과 그렇지 않고서 책을 읽는 것은 분명 다르다. 감탄과 존경의 마음 없이 책을 읽는다면 독서 후기도 역시 별반 다를 게 없다. 내용이 성에 차진 않더라도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는, 결국 내가 어떤 마음과 자세로 책을 대하는가에 있지 않을까.

  

 몇 해 전 읽은 에세이 문제가 있습니다에서 사노 요코는 중학교 때 안나 카레니나를 만나고, 나쓰메 소세키를 읽었다고 한다. 소세키의 책을 읽을 때는 독서대 앞에 무릎을 꿇고 단정하게 앉아서 책을 읽었다는 말을 접하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소세키의 팬이다보니, 이런 내용만 보면 눈에 띈다.) 상상해 보라. 그 마음과 자세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런데, 정작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너무 겸손한 그녀의 말에 또 한 번 감동했다.

  

 보통의 우리는 무릎을 꿇고 단정하게 앉아서 책을 읽기는 어렵겠지만 감탄할 준비를 하고, 아니 삐딱한 시선을 내려놓고 선한 마음으로 읽는 습관을 가진다면 어떤 책이든 하나라도 얻을 게 있지 않을까. 정성을 들여 읽고 정성을 들인 글쓰기를 하는 것. 그것이 자신의 글쓰기에도 도움이 되며 심신 수양에도 이로울 것이다.

  

건강한 눈을 유지하는 꿀팁

  

책을 읽거나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화면을 많이 쳐다보게 되면 눈이 쉬이 피곤해진다. 눈이 좋아야 책도 많이 오래 읽을 수 있다. 원시 시대에는 사냥이나 수렵을 위해 또 적들을 살펴야 했기에 언제나 시야가 먼 곳을 향했다. 그런데 오늘 날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가까운 곳을 자주 응시하기 때문에 우리의 눈은 과거에 비해 혹사를 당하고 있다. 규칙적으로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을 쉬게 해 주어야 한다. 책 읽기를 위한 건강한 눈 관리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히비노 사와코의 매일 10초 눈 운동에서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가 뛰어난 방법으로 뜨거운 타월로 시력을 회복하는 꿀팁을 알려준다. 물에 적신 스팀 타월을 눈 위에 올려놓고 2분 정도 찜질을 해주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눈을 따뜻하게 해주면 시력이 살아난다고 한다. 눈 속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류를 촉진하여 피로 물질이 원활히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눈이 침침할 때나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들기 전에 피로를 씻어주는 의미로 하고 자면 잠도 잘 온다. 요즘 이런 걸 반영했는지 1회용 수면 안대인데 착용을 하게 되면 따뜻하게 열이 나는 제품도 있다. 나는 평소보다 피곤하다 생각될 때 이 수면 안대를 착용하는데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꿀잠을 잘 수 있다.

 

 눈의 건강은 전신 건강의 바로미터라고 한다. , 몸이 건강하지 않은데 눈만 생생하게 건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신체의 모든 부분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을 오래 많이 읽어야 하니까 특별히 시력 관리를 잘 할 필요가 있다.

  

이상으로 책읽기 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습관들을 이야기해 보았다. 여기서 이야기한 방법이 효율적인 책읽기 습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독서습관 #책읽기 #독서 #집중력 #독서력 #독서집중력 #책읽기습관

 

[출처] 집중력을 발휘하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몇가지 습관들|작성자 좋습연

 

오늘 문득 책쓰기는 스무 고개를 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무 고개를 넘어 본 적은 없지만...

한 고개를 넘으면 또 한 고개가 남아있고 또 넘어야 하는.

마침 스무 꼭지 짜리 글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열 고개를 넘었네요.

이렇게 쓰다 보면 스무 고개에 도달 하겠지요?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차가워졌어요.

이웃님들 건강 잘 챙기시고 늘 좋은 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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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의 강박에서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것들 | 첫 책 이야기 2020-09-2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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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을 읽기는 했지만 이상하게 잘 안 읽혀서 끝까지 읽느라 아주 힘들었다.” 언젠가 누군가의 리뷰를 읽는 중에 이 문장을 읽고서 깊게 공감했던 적이 있다. 완독에 대한 강박증을 말하고 있었다. 나 말고도 그런 사람이 또 있구나 싶어 잠깐이나마 동지 의식을 느꼈다.

“그 책을 읽기는 했지만 이상하게 잘 안 읽혀서 끝까지 읽느라 아주 힘들었다.”

나 역시도 힘들어도 참고 끝까지 읽어낸 책이 있었는가 하면 읽다가 그만둔 책도 상당히 많다. 그중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아직 미련이 남아있는 책이 있다. ‘20세기 최고의 책’이라 불리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작품이 딱 그런 작품이다. 나 말고도 이 책을 고른 분들은 꼭 읽어야 하는 고전이라는 수식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냥 제목 자체에 끌려 선택하는 경우도 꽤 많을 것 같다. 내가 20대 직장인이던 시절 이 책을 산 이유는 두 가지 모두였던 것 같다. 아마도 스무 살 남짓 빛나는 시절이었음에도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위로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제목에서 왠지 그런 뉘앙스가 느껴지지 않은가.

소설은 주인공인 '나'가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으면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기대했던 내용과 달리 소설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마 읽다가 지루해서 졸기도 했던 것 같다. 또 몇 번은 더 붙잡고 읽으려는 시도도 했을 텐데, 결국에는 읽지도 못했다. ‘의식의 흐름’이라는 기법으로 쓰인 이야기여서 보통의 독자들이 읽어 내기가 쉽지 않은 작품이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가 그만둔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이런 작품을 읽고 나면 개안 수술을 받은 듯 사물이 더욱 강렬하게 보였다는데, 나는 얼마나 많은 독서를 해야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지 갈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40대 시절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롤랑 바르트의 『작은 사건들』(2013년 재출간된 제목은 『소소한 사건들』)을 읽은 적이 있다(완독은 했다). 그런데 읽으면서도 내내 불편하고 자꾸만 겉도는 것 같았다. 20세기 후반 가장 탁월한 프랑스의 지성으로 손 꼽히는 작가라는 평가와 함께 제목처럼 왠지 소소한 에피소드가 나오는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그런 책이 아니었다.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이 작품은 스냅 사진을 찍는 듯한 기법으로 묘사한 글이라고 했다. 풍경이나 인물과 일상의 모습을 보면서 사진을 찍듯이 자신의 마음이 가는 대로 포착한 것이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을 담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일까 하고 확연하게 이해되지 않은 게 어쩌면 당연했던 것 같다. 배경지식을 알고 읽었더라면 좀 수월하게 읽혔을까? 최고 지성인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지적 자극을 맛보고 싶다던 나는 호되게 당한 느낌이었다. 이 작가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이 글을 읽는다면 나의 무지를 너그러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

그냥 유명한 작품이니까 무작정 읽고 싶다는 생각만 앞섰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읽었거나 힘들게 읽었거나, 비슷비슷한 이유로 완독하지 못한 책들을 생각해보면 그냥 유명한 작품이니까 무작정 읽고 싶다는 생각만 앞섰기 때문인 것 같다. 적어도 작가가 추구하는 세계나 그 작품이 어떤 기법으로 쓰인 것인지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읽는다면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었을 텐데. 지금은 독서 내공도 좀 쌓였으니 다시 읽게 된다면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 이처럼 완독을 압박하는 고전류의 책들은 주변에 널렸지만, 그렇게 만난 작가와의 교감은 언제나 완독에 쏟은 노력을 보상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정희진 작가의 책을 완독하게 된 계기가 그랬다. 어떤 작가에 따라서는 내가 관심을 멀리하는 바람에 인연이 닿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정희진 작가가 사실은 그런 경우였다.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보다 보면 그분의 리뷰가 꽤 눈에 띄어서, 페미니즘에 관한 책을 많이 쓰고 있는 여성학자이면서 뛰어난 독서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작가의 책을 일부러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마도 여성의 입장으로서 아프고 불편한 일을 확인하게 될까 봐 페미니즘을 논하는 책들을 왠지 불편하게 생각했던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경계를 넘는 독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음에도 은연중에 나는 독서 편식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건축가(지금은 국회의원이기도 한) 김진애의 글에서 여성학자 정희진을 만나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여자의 독서』라는 책이었는데, 시간에 쫓겨 다 읽지 못하고 책을 반납해야 할 날짜가 임박해서야 겨우 몇 꼭지 발췌독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여성학자 정희진을 소개하는 글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 글이 얼마나 진지하고 멋있었던지, 나는 그 꼭지를 읽다가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이제 정희진 작가를 만날 때가 되었구나 사실을 직감했다.

시간에 쫓겨 다 읽지 못하고 책을 반납해야 할 날짜가 임박해서야 겨우 몇 꼭지 발췌독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여성학자 정희진을 소개하는 글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김진애 작가는 정희진 작가의 책을 읽으면 ‘열녀’의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했다. 열녀라니. 우리는 그동안 열녀라는 단어에 얼마나 무거운 폭력성이 담긴 말이란 걸 잘 알지 않나. 그런데 열녀라니. 김진애 작가가 소개하는 열녀 정희진은 이랬다.


“정희진의 정절과 절개는 그 자체로 너무도 순수하고 또 강렬하다. 이때의 열녀란 소신에 따라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여자 인간이고, 그의 정절이란 자신의 소신과 철학이고, 그의 절개는 자기 자신에게조차 확실하게 들이대는 양심의 잣대다.”(김진애의 『여자의 독서』(P.225))

“정희진의 정절과 절개는 그 자체로 너무도 순수하고 또 강렬하다. 이때의 열녀란 소신에 따라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여자 인간이고, 그의 정절이란 자신의 소신과 철학이고, 그의 절개는 자기 자신에게조차 확실하게 들이대는 양심의 잣대다.”

김진애의 『여자의 독서』(P.225)

정말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찬사가 아닌가. 자신의 소신에 따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사람. 페미니즘을 논하는 작가는 그동안 나와 별개인 것처럼 느껴져 피해만 다녔는데, 이 정도의 찬사라면 그가 쓴 책을 읽어보아야만 할 것 같았다. 김진애 작가는 정희진의 속을 제대로 알려면 그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어 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여성주의’라는 입장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는 태도까지 담겨있다고 했다. 그리고 『정희진처럼 읽기』를 가장 먼저 읽어보길 권했다. 무엇보다도 작가의 심성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렇게 정희진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 한 작가를 만나게 되는 계기는 이처럼 의도치 않게 이루어진다. 새로운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내가 몰랐던 분야의 독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 속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그것은 독서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다.

한 작가를 만나게 되는 계기는 이처럼 의도치 않게 이루어진다.

도서관에 가서 『정희진처럼 읽기』 책을 받고서는 깜짝 놀랐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는지 손때가 까맣게 묻어 있었고, 밑줄까지 그어져 있었다. 그 정도로 읽을 만한 가치가 있구나 싶어서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책상 앞에 앉아서 프롤로그를 읽다가 쏙 빠져들었다. 2014년에 출간된 책을 나는 이제야 보게 되다니. 작가는 무조건 많이 읽는 것보다는 ‘생각하기’를 권한다고 했다. 목차에는 평화학, 여성학 연구자답게 묵직한 주제가 느껴지는 책들이 있었다. 내가 읽은 책은 몇 권 되지 않았다. 그동안 나는 지금까지 무슨 책을 읽어왔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목조차 듣지도 못한 책들이 참 많았다.

정희진은 ‘책 속에 진리가 있다’는 말은 역사 최대의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통념을 깨는 말이었다. 책 속엔 아무것도 없고 저자의 노동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굳이 말하자면 사상에서 이데올로기(‘거짓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담론이 있다고 했다. 저자의 입장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보다 저자와 갈등적(against) 태도를 취할 때 더 빨리, 더 쉽게,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능력은 꾸준한 책 읽기와 사고 훈련을 통해서야 가능할 것이다. 확실히 보통 사람들의 책 읽기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중학교 때 『무소유』를 읽고 나서 최대한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대목을 읽으면서 정말 대단한 실천가라고 생각되었다. 물건 사는 걸 싫어하고 화장품, 의류, 구두, 보석류, 액세서리 같은 ‘여성 용품’등은 당연히 없고 그것에 집착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간다는 모습에 놀랐다. 운전면허도 없고 SNS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건을 사고 관리하고 그것에 집착하며 그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것은 비참하며 자기 자신, 사회, 지구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지식인으로 생각하거나 특정 분야의 전공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으며 자기 탐구와 지적인 호기심이 많은 반(反)전공주의 입장을 지닌 시민일 뿐이라고 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작가가 쓴 책이라면 앞으로 한 권씩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라는 비장하고도 의미심장한 부제도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읽기 이전과 이후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희진은 스스로 특정한 사고방식에 집중하며 ‘자극적인 책’만 읽는 독자를 편협한 독자라고 했다. 그런 면에서 모든 독자는 편협하다고 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가 그동안 정희진의 글을 멀리했던 것도, 그가 언급한 책들을 다 알지 못하는 것도, 이런저런 이유로 완독하지 다른 고전들도 그리고 작가들에 대해서도, 정희진의 말대로 우리는 편협할 수밖에 없으니 찜찜한 마음이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쉼 없이 쏟아지는 책들을 다 읽을 수는 없는 일이고, 우선 자신이 선호하는 분야의 책이나 업무와 관련된 책을 읽는 ‘편협한’ 쪽이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편협할 수밖에 없으니 찜찜한 마음이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내가 우연한 기회에 여성학자 정희진의 책을 만나게 된 것처럼 언제 어떤 작가와 인연이 닿을지 모를 테니 꼭 완독을 목표로 삼을 게 아니라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책을 들추어 보는 게 어쩌면 내 인생 책, 내 인생 작가를 더 많이 보게 되는 기회를 주는 건 아닐까. 완독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완독의 강박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이 될 때 오히려 확장의 독서를 모색할 수 있다. 내가 정희진 작가의 책을 만났던 것처럼 말이다.

[출처] 완독의 강박에서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것들|작성자 좋습연



추후 약간 수정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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