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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란 적 | 시 한편 읽기 2021-09-0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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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를 안아 준다

신현림 편
판미동 | 2017년 03월

 

 

 

 

시간이란 적

 

 

내 청춘은 캄캄한 폭풍우에 지나지 않았고,

여기저기 햇살이 비칠 뿐이다.

천둥과 비바람이 사정없이 휩쓸어

내 정원에는 빨간 열매도 몇 개 남지 않았다.

 

 

이제 생각의 가을에 접어들었으니

삽과 쇠스랑을 써야만 한다.

홍수에 파인

무덤처럼 큰 구덩이 몇 개를 메워야 하니.

 

 

그러나 누가 알까, 내 꿈꾸는 새로운 꽃들이

강가 모래밭처럼 씻겨 흘러가버린 이 땅에 

자양분이 되는 신비한 양식을 발견할지?

 

 

오, 고통이여! 고통이여!

시간은 생명을 좀먹고,

우리의 심장을 갉아먹는 무서운 적이며

우리의 잃어버린 피로 자라고 살쪄간다!

 

-샤를 보들레르

 

 

*****

 

시간은 한번 지나가면 그뿐, 잡을 수 없지요.

정말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요.

특히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을 땐 그런 느낌이에요.

몇 장 안 읽었는데 한 시간이 지나 있고...

나 지금 뭐하고 있었던 거지? 했습니다.ㅎ

 

지나간 사람들도 시간 앞에서는 무기력했을 것 같아요.

잡을 수도 없는 실체도 없는 것이어서.

그 시간 동안 무언가 우리가 해야만이,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고 할 수 있겠죠.

 

*****

 

가을비가 너무 자주 내립니다.

환절기 건강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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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한편 읽기 2021-08-2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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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를 안아 준다

신현림 편
판미동 | 2017년 03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대로 온종일 침대에 누워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잠시 그 갈망과 싸웠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를 내려놓았다

비 내리는 아침에

나를 온전히 맡기기로

 

 

이 삶을 다시 또 살게 될까?

용서 못 할 실수들을

똑같이 반복하게 될까?

그렇다, 확률은 반반이다

그렇다

 

-레이먼드 카버

 

 

*******

 

 

 

                                 https://unsplash.com/s/photos/rain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대성당』을 읽은 적 있어요.

단편의 명수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시도 썼군요.

 

예전에 비오는 날을 참 좋아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신기해요.

그런 날씨에 우산 쓰고 버스 몇 번씩 갈아타는 번거로움도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다녔다니.

(요즘 같으면 비오면 밖에 절대 안 나감.ㅋㅋㅋ)

 

비오는 날이면, 버스를 타고 친구가 사는 곳에 놀러도 갔었지요.(서울에 살고 있을 때...)

고등학교 때 절친이었는데... 지금은 연락이 끊어진지 오래되었네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게 변하긴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돌고 돌다가 언젠가는 만나지겠죠.

 

불금도 주말도 행복한 시간 되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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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사람은 | 시 한편 읽기 2021-08-2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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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를 안아 준다

신현림 편
판미동 | 2017년 03월

 

 

 

지나가는 사람은

 

 

 

지나가는 사람은 꽃 한 송이가

행운의 대가임을 모를 거다.

 

 

지나가는 사람은 우리 안에

생명이 숨어 있음을 모를 거다.

 

 

지나가는 사람은 거대한 공간이

내일의 우리 집인 줄 모를 거다.

 

 

지나가는 사람은 피가

존재의 유일한 여권임을 모를 거다

 

 

지나가는 사람은

다른 영혼을 사랑하기 전에는

그 누구도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없음을 모를 거다.

 

 

지나가는 사람은 사랑의 빛이

절대 재가 될 수 없음을 모를 거다.

 

 

지나가는 사람은 꽃 한 송이가 

기적의 대가임을 모를 거다.

 

 

지나가는 사람은

우리가 영원한 존재란 걸 모를 거다.

우리가 바로

신비로운 영혼임을.

 

 

-다비드 에스코바르 갈린도

 

 

 

********

 

 

 

오랜만에 시 한 편 올려봅니다.

'지나가는 사람은'이란 말이 후렴처럼 반복되고 있네요.

 

이 시를 읽다가 

'지나가는 사람은 피가

존재의 유일한 여권임을 모를 거다'에서 시선이 딱 멈추더군요.

여권은 다른 나라를 통과할 때 필수적인 거잖아요.

피는 사람이 존재하기 위한 필수적인 여권이라는 말이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되었어요.

 

너무 당연해서 우리는 종종 잊고 살지요.

'지나가는 사람'이 되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ㅎ

잘 살피며 살아야겠어요.^^

 

태풍이 지나간다고 합니다.

비피해 없도록 조심하시고 건강한 한 주 보내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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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기 | 시 한편 읽기 2021-07-1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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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를 안아 준다

신현림 편
판미동 | 2017년 03월

 

 

 

숨 쉬기

 

 

숨 쉬기에는 두 가지 은총이 있으니

들숨과 날숨이 그러하다

 

 

들숨으로 부풀고

날숨으로 도로 줄어드니

놀랍게도 삶은 

이렇게 섞여 있는 것

 

 

신이 너를 밀어붙일 때도 감사하라

너를 놓아줄 때도 감사하라

-요한 볼프강 괴테

 

 

******

 

 

요즘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더군요.

건강 잘 챙기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내일부터 새 한 주도 좋은 시간 보내시고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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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슬픔 | 시 한편 읽기 2021-07-0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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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를 안아 준다

신현림 편
판미동 | 2017년 03월

 

 

 

기쁨과 슬픔

 

 

 

기쁨과 슬픔은 섬세하게 엮여 있다

숭고한 영혼을 위한 옷으로

 

 

슬픔과 그리움마다

명주실처럼 엮인 기쁨이 흐른다

 

 

그래야 하는 것이 맞다

 

 

인간은 

기쁨과 슬픔으로 만들어졌음을

마땅히 알고 있어야만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

 

- 윌리엄 블레이크

 

 

 

*****

 

 

이 시는 일본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가 좋아하는 시라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좋아한다고 한다. 

오에 겐자부로의『읽는 인간』을 읽고 알았다.

 

그의 장남 히카리가 지적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서 많은 부침을 겪었던 듯하다.

인간의 삶을 이렇게도 간결하고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구나 , 싶다.

기쁨과 슬픔이 섬세하게 엮여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큰 흔들림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

 

요즘 더운 날씨가 계속되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 편안한 저녁 되세요.^_^

 

 

 

#시한편읽기#기쁨과슬픔#윌리엄블레이크#오에겐자부로#시가나를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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