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http://blog.yes24.com/hbooklove
리스트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숲노래
곁말+곁책+쉬운말이평화+책숲마실+우리말글쓰기사전+우리말동시사전+마을에서살려낸우리말+시골에서책읽는즐거움+비슷한말꾸러미사전+10대와통하는새롭게살려낸우리말+숲에서살려낸우리말+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7·9·10기 책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2월 스타지수 : 별3,370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작가 블로그
전체보기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가 지은 책
숲노래 도서관
사진책 읽는 즐거움
숲집 놀이터
숨은책시렁
시-동시
시-어른시
수다 떨기
책노래
숲노래 살림말
오늘 읽기
읽는 마음
책삶+글쓰기
책 언저리
책숲마실
시로 읽는 책
그림책 헤아리기
어린이문학 생각
우리말 사랑
숲노래 우리말꽃
말넋삶-람타 공부
말 좀 생각합시다
우리말 살려쓰기
새로 쓰는 우리말
꽃으로 살려낸 우리말
아이들과 숲노래
내가 걷는 길
우리는 어른입니까
시골 아버지 육아일기
책 읽는 아이
꽃아이
시골아이
꽃밥 먹자
아버지 그림놀이
살림노래
책사랑
시골노래 숲노래
시골 이야기
나의 리뷰
내 사랑 1000권
사진책
그림책
만화책
어린이+푸름이+교육
숲책+사전/우리말
문학책
동시집+시집
이오덕 책읽기
인문책
영화읽기
영화생각-아쉬운
시골사람 책읽기
태그
아줌마눈길 아저씨눈길 책갈래 들마루 벼랑길 멧울림 처녀 놀러가다 할머니우리할머니 한성원
2023년 2월 15 post
2023년 1월 251 post
2022년 12월 171 post
2022년 11월 272 post
2022년 10월 162 post
2022년 9월 159 post
2022년 8월 124 post
2022년 7월 180 post
2022년 6월 174 post
2022년 5월 153 post
2022년 4월 178 post
2022년 3월 153 post
2022년 2월 145 post
2022년 1월 216 post
2021년 12월 184 post
2021년 11월 216 post
2021년 10월 149 post
2021년 9월 165 post
2021년 8월 153 post
2021년 7월 110 post
2021년 6월 86 post
2021년 5월 70 post
2021년 4월 89 post
2021년 3월 86 post
2021년 2월 86 post
2021년 1월 135 post
2020년 12월 157 post
2020년 11월 149 post
2020년 10월 150 post
2020년 9월 148 post
2020년 8월 124 post
2020년 7월 156 post
2020년 6월 138 post
2020년 5월 146 post
2020년 4월 175 post
2020년 3월 183 post
2020년 2월 193 post
2020년 1월 142 post
2019년 12월 118 post
2019년 11월 121 post
2019년 10월 166 post
2019년 9월 142 post
2019년 8월 121 post
2019년 7월 111 post
2019년 6월 121 post
2019년 5월 200 post
2019년 4월 233 post
2019년 3월 365 post
2019년 2월 457 post
2019년 1월 385 post
2018년 12월 520 post
2018년 11월 394 post
2018년 10월 410 post
2018년 9월 434 post
2018년 8월 286 post
2018년 7월 291 post
2018년 6월 215 post
2018년 5월 250 post
2018년 4월 253 post
2018년 3월 329 post
2018년 2월 335 post
2018년 1월 327 post
2017년 12월 293 post
2017년 11월 256 post
2017년 10월 257 post
2017년 9월 217 post
2017년 8월 249 post
2017년 7월 196 post
2017년 6월 243 post
2017년 5월 242 post
2017년 4월 322 post
2017년 3월 314 post
2017년 2월 326 post
2017년 1월 349 post
2016년 12월 378 post
2016년 11월 382 post
2016년 10월 340 post
2016년 9월 300 post
2016년 8월 271 post
2016년 7월 300 post
2016년 6월 288 post
2016년 5월 222 post
2016년 4월 186 post
2016년 3월 272 post
2016년 2월 311 post
2016년 1월 288 post
2015년 12월 283 post
2015년 11월 288 post
2015년 10월 356 post
2015년 9월 329 post
2015년 8월 410 post
2015년 7월 275 post
2015년 6월 299 post
2015년 5월 337 post
2015년 4월 436 post
2015년 3월 403 post
2015년 2월 325 post
2015년 1월 259 post
2014년 12월 375 post
2014년 11월 505 post
2014년 10월 485 post
2014년 9월 409 post
2014년 8월 371 post
2014년 7월 393 post
2014년 6월 398 post
2014년 5월 310 post
2014년 4월 346 post
2014년 3월 365 post
2014년 2월 225 post
2014년 1월 280 post
2013년 12월 333 post
2013년 11월 367 post
2013년 10월 274 post
2013년 9월 216 post
2013년 8월 218 post
2013년 7월 308 post
2013년 6월 373 post
2013년 5월 262 post
2013년 4월 236 post
2013년 3월 209 post
2013년 2월 177 post
2013년 1월 233 post
2012년 12월 218 post
2012년 11월 219 post
2012년 10월 165 post
2012년 9월 164 post
2012년 8월 29 post
달력보기

전체보기
맑은책시렁 277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 | 인문책 2023-02-03 08:26
http://blog.yes24.com/document/17532958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

손주현,이광희 글/장선환 그림
책과함께 | 2017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숲노래 어린이책 2023.1.30.

맑은책시렁 277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

 손주현·이광희 글

 장선환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17.12.13.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손주현·이광희, 책과함께어린이, 2017)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던 무렵 저잣거리하고 나라살림을 엮어서 들려주려는 얼거리입니다. 고려가 어떤 나라였는지 얼핏 엿보려 하지만, 내내 조선이 새롭고 더 살기 좋다는 줄거리가 흐릅니다. 그러나 고려나 조선이나 오늘날 우리나라 어느 쪽이 더 살기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나라이름이 바뀌고, 나라지기가 바뀌고, 벼슬꾼이 바뀔 뿐입니다. 나라지기는 으레 그들 스스로 가장 낫거나 훌륭하다고 여깁니다. 나라지기나 벼슬꾼이라는 자리에 서면 그들은 ‘사람들 사이’에 안 섞입니다. 아니, 나라지기나 벼슬꾼은 처음부터 ‘사람들 사이’에 없다고 여길 만합니다.

 

  바쁘다든지 알아보는 사람이 많이서 성가시다든지 이러저러해서 ‘사람들 사이’에 아예 없는 나라지기나 벼슬꾼이 많아요. 붓바치(작가·예술가)도 매한가지요, 이름꾼(연예인·유명인·스포츠 스타)도 ‘사람들 사이’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사이에 없는 나라지기·벼슬꾼’이 나라틀을 짜고, ‘사람들이 맡을 몫이나 낼 낛(세금)’을 따지고 갈무리하고 거두어서 씁니다. 나라지기·벼슬꾼은 나라돈(예산)을 써서 나라일(행정)을 한다고들 하는데, 정작 ‘사람들 사이’에서 살지 않는 그들은 ‘사람들 살림새’를 모르는 터라, 나라돈을 함부로 쓰거나 빼돌려요. 고려이든 조선이든 오늘날이든 똑같습니다. 남녘·북녘도 똑같아요. 우두머리 자리에 있건 벼슬을 거머쥐었든 그들은 똑같이 ‘사람들 사이’가 아닌 ‘끼리끼리 담벼락을 쌓아서 못 넘보’도록 틀어막고 채찍을 휘두르지요.

 

  어린이한테 우리 옛자취를 들려주는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인데, 조선 무렵에 나리(양반)가 흙지기(농민)를 어떻게 괴롭히거나 들볶거나 업신여기거나 짓밟거나 가로채거나 우려먹거나 죽이거나 놀렸는지를 조금 더 차근차근 짚으면서 이 대목을 풀어내려고 했다면, 고려뿐 아니라 조선도 허울스러운 나라틀이라는 대목을 밝혔으리라 봅니다. 고려는 신라보다 낫지 않았고, 조선은 고려보다 낫지 않았으며, 오늘날 남북녘은 조선보다 낫지 않습니다. 모두 매한가지인 사슬이자 굴레입니다.

 

  우리가 돌아볼 옛자취하고 오늘자취는 ‘우두머리가 세운 나라틀’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 저마다 손수 짓는 보금자리 살림새’여야 슬기롭고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조선왕조실록은 이제 걷어치우고, ‘글로 안 남았으나 몸마음에 남은 수수한 사람들 살림빛’ 이야기를 다루는 어린이책하고 어른책이 태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ㅅㄴㄹ

 

“요즘 청의 간섭이 덜해져싸고 해도 도망친 포로 문제만은 길길이 뛰며 돌려보내라고 하니 조정도 어쩔 수 없다고 하오. 작년에 단체로 도망친 포로들을 모두 붙잡아 돌려보내지 않으면 또 쳐들어오겠다고 엄포를 놓으니 우린들 어쩌겠소.” (35쪽)

 

이렇게 한 푼 두 푼 모아 부자가 된 농민은 땅을 사들이며 떵떵거리며 산다. 반면 고향을 떠나야 하는 농민도 생겼다. 예전에는 죽으나 사나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살았다는데 말이다. 이들은 농사일을 그만두고 도시에 나가 장사를 하거나 품을 팔아먹고 사는 노동자가 되었다. (77쪽)

 

이처럼 돈 주고 양반이 된 상민과 노비들이 많아지며 한때 조선 인구 절반을 차지하던 노비 수는 확 줄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양반의 권위는 툭 떨어졌다. 양반이라도 돈 없고 벼슬 얻지 못하면 양반 대우 못 받는다. (143쪽)

 

 

* 아쉬운 말씨 하나 (아쉬운 말씨는 많으나 하나만 골라서 손질해 놓는다)

그 도시 한가운데 자리잡은 시장 중앙통을 능숙하게 걸어가는 한 조선 소년이 있다

→ 그 고을 한가운데 자리잡은 저잣길을 슬슬 걸어가는 조선 아이가 있다

→ 그 고을 저잣길 한가운데를 요리조리 걸어가는 조선 아이가 있다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손주현·이광희, 책과함께어린이, 2017) 1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맑은책시렁 278 수경이 (임길택) | 어린이+푸름이+교육 2023-02-03 08:09
http://blog.yes24.com/document/1753293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수경이

임길택 저
우리교육 | 1998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숲노래 어린이책 / 숲노래 동화책 2023.1.30.

맑은책시렁 278

 

《수경이》

 임길택

 우리교육

 1999.12.15.

 

 

  《수경이》(임길택, 우리교육, 1999)를 가만히 되읽었습니다. 1999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조금조금 읽히는구나 싶은데, 이 작은 이야기꾸러미에 흐르는 시골빛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이웃도 조금조금 늘려나 하고 어림해 봅니다.

 

  멧골마을에서 멧골아이 곁에 서면서, 멧골어른으로 같이 살면서, 살림빛을 사랑하려는 마음을 담은 《수경이》입니다. 이 책이 나오던 무렵에도, 임길택 님이 글을 쓰던 무렵에도, 또 그때부터 스무 해가 훌쩍 지난 때에도, 시골에 뿌리를 내려 살아가면서 시골빛을 품는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나날이 줄면서 사그라드는 시골빛이되, 서울을 떠나 시골에 깃들면서 시골노래를 글로 여미어 책을 내는 분은 조금조금 늘어납니다. 다만, 시골에서 조금 더 느긋이 풀꽃나무를 돌아보고 들숲바다를 품어 보고서 천천히 시골노래를 여미면 한결 나을 텐데, 다들 너무 서둘로 글을 쓰거나 책을 낸다고 느껴요.

 

  시골사람이 서울로 옮겨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글이나 책으로 여민다고 생각해 봐요. 서울에서 한두 해 살아 보고서 서울살이를 글이나 책으로 여미면 얼마나 엉성하거나 서툴까요? 적어도 서울살이 열 해쯤 하고서 글이나 책으로 여미어야 ‘서울맛’을 조금 담아낼 만합니다. 서울을 떠나 시골로 옮긴 사람들도 매한가지예요. 적어도 ‘철갈이’라고 하는 ‘열 해’를 묵혀 보아야 이야기가 무르익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열 해면 들숲이 바뀐다(십 년이면 강산이 바뀐다)”고 얘기합니다.

 

  멧골내기로 살아가는 꿈을 키우다가 흙으로 돌아간 임길택 님은 누구보다 시골아이랑 시골어른을 바라보면서 글을 여미었고, 시골아이랑 시골어른하고 이웃이나 동무로 지내려는 마음을 키울 서울아이랑 서울어른을 그리면서 글을 써냈다고 느껴요.

 

  시골에서 짓는 시골빛이든, 서울에서 일구는 서울빛이든, 먼저 우리 스스로 살림빛으로 나아가는 사랑길일 적에 아름답고 즐겁습니다. ‘빛’이란 사랑으로 녹여서 새롭게 가꾸려는 숨결입니다. 이와 달리, 서둘러 선보이면서 팔아치우려 하거나 자랑하려 들거나 내세우려고 하는 자랑길로 간다면 ‘빚’이지요. 텅 빈 수레예요. 빈수레가 시끄럽다고 하듯, 무르익히지 않고서 내놓는 모든 글은 겉으로만 시끌벅적합니다.

 

  하느님은 틀림없이 하늘에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마음에 빛나는 사랑이 흐르는 하느님입니다. 우리 겨레 이름이 ‘한겨레’인 뜻을 돌아봐요. ‘한 = 하늘 = 하나 = 큰 = 우리 = 해 = 오늘’인 얼거리입니다. 남(서울내기)이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논밭을 지을 수 없어요. 스스로(시골내기) 오늘 하루를 사랑하려고 논밭을 짓습니다. 이리하여 수경이는 들숲을 헤치면서 들꽃을 그러모아 소한테 꽃걸이를 씌워 줍니다. 조그맣게 피어나는 사랑꽃을 속삭이는 작은 이야기꽃인 《수경이》입니다.

 

ㅅㄴㄹ

 

“우리가 그렇게 농사짓는다고 도시놈들이 알아주기나 할 줄 아는가?” “그들이 알아주라고 농사를 지어선 안 되지요. 하느님이 주신 우리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농사를 지어야지요.” “하느님 같은 소리 말게. 하느님이 밥 먹여 주는 게 아니여. 하느님이 있었다면 이날 이때까지 우리가 이렇게 고생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았을걸세.” (28쪽)

 

책을 떠듬떠듬 읽고, 가지고 온 사탕을 동무들과 나누어 먹으며 금주는 오학년을 마치고 육학년이 되었다. 그동안 결석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금주는 ‘하느님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이런 시를 쓰기도 했다. “어느 날 / 어머니랑 아버지랑 싸우실 때 / 나는 하느님한테 / 우리 어머니하고 아버지하고 / 싸우지 못하게 말려 주세요 하고 / 말씀드렸다.” (94쪽)

 

수경이는 잡목을 타고 오르던 댕댕이덩굴을 뜯어 둥그렇게 만들었다. 머루알 같은 댕댕이덩굴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거기에 찔레 열매도 꺾어서 꽂고 억새꽃도 끼워 꽃다발을 만들었다. 노란 마타리꽃은 한쪽에 따로 꺾어 놓았다. 소 목덜미를 긁어 주면서 수경이는 그 꽃다발을 소뿔에다 씌워 주었다. 소는 꼬마 주인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기라도 하듯이 그 꽃다발을 뿌리치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었다. 수경이가 마지막으로 마타리꽃을 꽂으니 소는 금방 들판의 왕이 되었다. (16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인문책시렁 272 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 인문책 2023-02-03 07:25
http://blog.yes24.com/document/1753290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저/이재호 역
살림출판사 | 2016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숲노래 책읽기 2023.1.30.

인문책시렁 272

 

《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이재호 옮김

 김영사

 2004.11.1.

 

 

  《거래의 기술》(도널드 트럼프/이재호 옮김, 김영사, 2004)을 진작에 읽고 새겨 보았습니다. 미국 우두머리로 서기도 했던 분이 어떻게 밑바닥부터 맨손으로 치고 올라가서 스스로 금빛을 이루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곰곰이 살필 대목이 많습니다. “The Art of the Deal”을 “거래의 기술”로 옮겨야 했을까 아리송합니다만, 우리나라는 영어도 우리말도 아직 이만큼밖에 못 쓰는 굴레로 여길 노릇이겠지요.

 

  다시 말하자면,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는 눈’이라든지 ‘힐리리·오바마·바이든이 얽힌 군산의학복합체 커넥션을 보는 눈’에 따라서 ‘저쪽 먼나라 이야기’ 아닌 ‘바로 우리 이야기’를 가로지르는 길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장사꾼으로 일하던 트럼프는 언제나 민주당·공화당에 목돈을 뒷배(정치후원금)로 내놓았습니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려면 두 곳에 똑같이 뒷배를 안 하면 길을 열 수 없다고 합니다. 두 곳에 목돈을 주더라도 이 목돈을 껑충 뛰어넘는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미국은 어떤 나라이기에 민주당·공화당으로 스스로 갈려서 쌈박질을 할까요? 둘이 갈라서 쌈박질을 하기에 셋쨋길이나 새길을 열 틈바구니를 아예 틀어막는 얼거리이지는 않을까요? 그리고 둘로 갈라 쌈박질을 하는 얼개를 둘이 일부러 마련해 놓기에 미국사람 스스로 ‘우리 무리만 옳다’는 마음으로 밀어붙이면서 ‘나라(정부)가 시키는 대로 길드는 굴레’를 뒤집어쓰지는 않을까요?

 

  트럼프란 사람이 미국 우두머리이기 앞서 쓴 책을 읽는다면 몇 가지를 느낄 만합니다. 첫째, 미국 민낯뿐 아니라 우리 민낯을 새록새록 들여다볼 만합니다. 둘째, 숱한 새뜸(언론)이 눈속임으로 뒤집어씌우면서 우리 스스로 눈먼이로 갇히도록 하는 까닭도 엿볼 만합니다. 셋째, 배움터(학교)가 참말로 배움터 노릇을 하는지, 아니면 착한 종(노예)이 될 톱니바퀴를 똑같이 짜맞추는 노릇을 하면서 허울을 씌우는지도 살펴볼 만합니다.

 

  트럼프는 ‘Deal’을 할 줄 아는 사람이고, ‘Deal’을 한 사람입니다. 영어 ‘Deal’은 ‘돌림(돌리다)’입니다. 돈을 돌리고(움직이고), 삶을 돌리고(움직이고), 생각을 돌리고(움직이고), 마음을 돌리는(움직이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 실마리를 차곡차곡 풀어낸 《거래의 기술》입니다.

 

  우리는 생각하고, 보고, 찾고, 배우고, 새롭게 지을 줄 알아야 합니다. 쌈박질이나 갈라치기가 아닌 ‘마음에 꿈씨앗을 심고서 가꾸는 나날을 살아갈’ 노릇입니다. 겉(언론플레이)으로 드러나는 허울(언론보도)이 아닌, 눈을 고요히 감고서 마음으로 민낯(진실)을 알아보려고 하는 몸짓을 일으켜서 이 터전을 바라볼 일입니다. 바라기(팬덤)로는 아무것도 못 바꾸고 길든 채 종이 됩니다. 누구나 스스로 ‘나다운 나를 나부터 날갯짓하기’로 일어날 적에 비로소 ‘사람·어른·사랑’으로 솟아날 수 있습니다.

 

ㅅㄴㄹ

 

나의 9살 난 아들 도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몇 시쯤 집에 들어오겠느냐는 전화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아이들 전화는 항상 받는다. 도니 말고도 6살 난 이반카와 3살 난 에릭, 두 아이가 더 있다. 그 애들이 앞으로 나이를 먹게 되면 아빠 노릇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29쪽)

 

땅을 살 생각이 있으면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학교는 어떤지, 도둑은 없는지, 장보러 다니기는 편리한지 물어본다. 내가 사는 지방이 아닐 경우에는 택시를 집어탄 뒤 운전사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한다. 묻고 묻고 또 물어서 의문을 해결한 뒤에야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신통하게도 아무에게든 직접 물어서 얻게 되는 결론이 항상 자문회사의 조사 결과보다 유용했었다. (80쪽)

 

나는 아주 운이 좋아서 최고의 건물을 지으면서 최소의 비용을 들였다. 트럼프 타워의 단점을 선전으로 덮기도 했으나 결론은 최고의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90쪽)

 

또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회사의 경우 최고위층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단지 고용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고용인은 타인의 거래를 위해서 싸움을 하려 하지는 않는다. (162쪽)

 

내 어머니는 일생을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냈다. 그러나 나는 중요한 일자리에 여성들을 다수 고용했고 그들은 매우 일을 잘해냈다. 사실 그들은 주위 남자들보다 더 능력 있는 경우가 많았다. (21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인문책시렁 264 터무늬있는 경성미술여행 | 인문책 2023-02-03 07:23
http://blog.yes24.com/document/17532903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터무늬 있는 경성미술여행

정옥 저
메종인디아 | 2022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숲노래 책읽기 2023.1.30.

인문책시렁 264

 

《터무늬있는 경성미술여행》

 정옥

 메종인디아

 2022.10.27.

 

 

  《터무늬있는 경성미술여행》(정옥, 메종인디아, 2022)을 읽었습니다. 72쪽에 나오는 ‘하얀빛’을 ‘한겨레빛’으로 덮어씌우는 보기를 들자면 ‘구본창’이 있어요. 일본에서는 구본창을 깍듯이 높이고, 일본에서 깍듯이 높이는 구본창은 이 나라에서도 힘이 셉니다.

 

  그런데 ‘하얀빛 = 한겨레빛’이기는 합니다. 다만, ‘하양·흼’이 왜 ‘한겨레’하고 맞물리는가를 제대로 읽고 살펴서 그리는 사람이 드물 뿐이고, ‘하얌 = 한겨레’라는 얼거리를 나라(정부)가 앞장서서 숨기려 할 뿐 아니라, 숱한 바치(전문가)는 이 대목을 모르거나 엉뚱한 길로 빠질 뿐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을 이룬 옛사람을 아울러 ‘한겨레’라 합니다. 고구려 백제 가야 신라 부여 옥저 발해 같은 나라이름이 아닌, 그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 누구나 ‘한겨레’입니다. 피붙이로 여기는 이름이 아닌 ‘한겨레’입니다. 왜 한겨레가 ‘한겨레’이냐 하면 ‘한 = 하늘·해’이거든요. “하늘에서 온 겨레”이기에 ‘한겨레’입니다.

 

  하늘은 ‘하나이면서 큰 우리(울타리·너와 나)’를 나타내는 낱말입니다. ‘한(하·하나) = 해’이기도 한데, 해는 하나이면서 크고 밝고 하얀빛으로 여깁니다. 해가 뜨고 질 적에는 다른 빛살로 바라보되, 바탕은 “하나 + 큼 + 밝음 + 하양 = 해”인 얼개입니다. 그래서 ‘한겨레·한나라·한누리·한사람’으로 맞물려서 헤아려야 알맞습니다. 우리 이름은 ‘한국’이 아닌 ‘한누리·한뉘’입니다.

 

  또는 ‘해누리·햇뉘’요 ‘해사람·해님’이라 할 만하지요. 이 땅에서 하얗게(밝고 크며 하나로 아우를 줄 아는 너른 마음이자 사랑인) 사람이기에, 누구나 ‘해님’입니다. 《터무늬있는 경성미술여행》을 읽으면 “야나기 무네요시도 조선의 미를 ‘비애(悲哀)의 미’로 정의함으로써 조선에 대한 나약한 관점을 추가했다고 할 수 있다(71쪽)”고 적는데, 야나기 무네요시 님이 모든 한빛(한겨레 빛)을 낱낱이 읽어내지는 못 했을는지 모르나, 적잖은 한빛을 밝혔고 들려주었고 첫머리를 열었습니다. 비록 야나기 무네요시 님이 더 나아가지 못 하기는 했되, 우리가 스스로 한빛인 해님인 줄 느끼고 살림살이를 사랑하는 실마리를 찾기를 바라는 ‘이야기씨앗’을 심어 주었어요. 이 이야기씨앗을 북돋우고 가꾸면서 숲을 이룰 몫까지 야나기 무네요시 님한테 바라며 아쉬워하기보다는, 우리가 새롭게 가꿀 일이요, 이분이 사납고 매몰찬 총칼나라(군국주의 식민지)에서 씩씩하게 내놓은 목소리는 귀여겨들을 일이라고 여깁니다.

 

  저는 전남 고흥이란 고장에서 살아가는데, 이 고흥을 돌아보면 ‘나혜석 발자취’도 ‘천경자 삶자취’도 깡그리 없습니다. 벼슬꾼(군수·공무원·지역예술가) 입맛에 안 맞거나 바른소리를 내면 몽땅 짓밟는 나리(양반)투성이입니다. 그러나 고흥 한 곳만 이러지 않아요. 다른 고장도 서울도 매한가지입니다. 밟히고 찢기고 얻어터지면서 고단하거나 지칠 만한데, 나혜석 님이든 천경자 님이든 밟히고 찢기고 얻어터지면서도 으레 붓을 들었어요.

 

  글붓이든 그림붓이든, 붓잡이는 벼슬이나 감투나 돈이나 이름이나 힘을 안 쳐다봅니다. 스스로 붓꾼으로 서는 길에는 온누리를 포근하게 감싸려는 마음을 일으켜 샘물빛으로 솟아나는 사랑으로 흐릅니다. ‘서울그림마실’을 하듯 나라 곳곳에서 저마다 푸른그림마실을 헤아리는 이웃이 하나둘 늘 수 있기를 바라요. 돈이 되는 글이나 그림을 움켜쥐려 하는 모든 허울이나 껍데기를 걷어치우거나 녹여낼 어진 글님하고 그림님을 기다립니다.

 

ㅅㄴㄹ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미술작품 감상은 매우 오래된 역사를 가지지만, 그것은 문인 취미를 지닌 사람들이나 서화를 소장한 사람들에 국한되었다. (66쪽)

 

1970년대 중반에 부상하여 현재까지 한국 미술계에서 강력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단색화의 권위도 일제가 한국의 미로 설정한 “백색”에 초점을 두고 일본에서 개최한 전시의 성공을 통해서 획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72쪽)

 

‘동양화’는 조선총독부가 조선미술전람회를 개최하면서 사용한 용어로서, 우리 미술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부정하려는 의도에서 유래한 것이다. (96쪽)

 

그러고 보면 미술계는 참 우스운 곳이다. 작가가 스스로 자기 작품이 아니라고 해도 그것을 구입한 미술관은 끝까지 진작(眞作)이라고 우기니 말이다. (111쪽)

 

하지만 가장 확실한 차별화 방법은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114쪽)

 

일제강점기에만 해당하는 현상이 아니다. 군부독재 시절에 예술의 피안으로 도피하여 관념적 정신성만을 추구한 일군의 작가들이 있었다. 그들은 민주화가 쟁취된 이후에 “침묵도 일종의 저항”이었다며 자신들을 변호한다. (19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인문책시렁 275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 인문책 2023-02-03 07:16
http://blog.yes24.com/document/1753290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옥영경,류옥하다 저
한울림 | 2022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숲노래 책읽기 2023.1.30.

인문책시렁 275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옥영경·류옥하다

 한울림

 2022.12.30.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옥영경·류옥하다, 한울림, 2022)는 어머니하고 아들이 함께 여민 이야기꾸러미입니다. 저마다 마음을 밝히는 책을 차근차근 읽고서, 이 책으로 온누리를 새삼스레 헤아리며 나아갈 길을 풀어내는 얼거리입니다. 두 분은 충북 영동이라는 삶터에서 하루를 봅니다. 시골사람으로서 시골빛을 품고서 온누리를 헤아려요.

 

  시골·서울 두 낱말은 사람이 이룬 삶터를 저마다 달리 나타냅니다. 오늘날은 시골·서울이란 말꼴로 굳었는데 옛말로 스가발·서라벌이란 말꼴이 있고, ‘골’은 ‘고을’을 줄인 낱말이면서 “멧자락에서 깊이 패여 샘물이 싱그러이 흐르는 곳”도 ‘골’이요, “불타듯 일어나는 부아처럼 일어나는 기운”도 ‘골’이고, ‘골백번’이라 할 적에 붙이는 ‘10000’이나 ‘숱하다’를 가리키는 우리말인 ‘골’이 있고, 움푹 들어간 자리를 ‘골’이라 하며, 무엇을 이루려도 짠 틀을 ‘골’로 가리키기도 합니다.

 

  시골에서 ‘시-’라는 앞말은 ‘심·심다·씨’를 나타내고, ‘심·씨’는 ‘싱그러움·싱싱함(맑음)’을 가리킵니다. ‘서울·서라벌·새벌’이 모두 같은 말이자 땅이름이고, “새롭게 지은 너른터”라는 뜻이면서 ‘서·서다·세우다’하고 ‘새·새롭다·사이’라는 앞말에, ‘벌·벌판’이나 ‘울·울타리·우리·아우름’이라는 뒷말인 얼개입니다.

 

  여러모로 보면, “시골 = 심는 곳 + 싱그런 기운이 숱하게 일어나는 고갱이(알맹이)를 이루는 곳”인 얼개요, “서울 = 새로 선 곳 + 시골 사이에서 높이 올려 밝게 아우르면서 함께하는 곳”인 얼개입니다. 말밑하고 말뜻을 돌아본다면 “시골 = 스스로 살림을 짓도록 힘(심)을 들여 기운(빛)을 얻고 나누려고 풀꽃나무하고 숲을 품는 보금자리”라면, “서울 = 새롭게 일으키는 힘(심)을 하나로 함께 모으려고 사람들이 북적이도록 맺은 일터”라고 하겠습니다.

 

  시골은 숲빛으로 피어나는 삶자리이고, 서울은 일빛으로 북적이는 삶터예요. ‘자리 = 자위 = 가꾸는 땅’을 가리키고, ‘터 = 텃 = 가꾸는 땅’을 가리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시골은 잊히거나 내버리거나 등돌리는 땅으로 바뀌었습니다. 시골일을 맨손으로 노래하면서 누리는 사람은 가뭇없이 사라져 한 줌도 안 남았습니다. 다들 ‘기름틀(기계)’을 부려요. 소똥구리가 없고 들노래가 사라진 시골이에요. 어깨동무하듯 뭉치며 일빛을 세우기에 새로 밝은 서울이어야 어울리는데, 이제 우리네 서울·큰고장은 그저 잿더미(아파트)를 끝없이 세우고 쇳덩이(자동차)가 끝없이 매캐하면서 돈벼락에 휩쓸리는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두 시골내기가 여민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에서 밝히는 ‘자유·불편’을 우리말로 옮기면 ‘나다움·거북함’입니다. 내가 나답게 날갯짓을 하는 길을 한자말로 ‘자유’라 합니다. 내가 나답게 날갯짓을 하지 못 하도록 억눌린 굴레를 한자말로 ‘불편’이라 합니다. 시골다운 시골이 사라지고, 서울은 서울답지 못 한 오늘날 이 나라를 바라보는 마음은 즐겁지 않을 만합니다. 그래서 시골내기나 서울내기 모두 ‘딱딱하고 골때리는 어려운 책’보다는 ‘부드럽고 푸르며 싱그러운 책’을 곁에 둔다면 사뭇 다르리라 생각해요. 이를테면 《슬픈 미나마타》라든지 《회색곰 왑의 삶》이라든지 《수달 타카의 일생》이라든지 《모래 군의 열두 달》이라든지 《나무처럼 산처럼》이라든지 《영리한 공주》라든지 《펠레의 새 옷》이라든지 《미스 럼피우스》라든지 《작은 새가 좋아요》라든지 《작은 새가 온 날》 같은 책을 곁에 둔다면, 새길(대안)이 아닌 꽃길(평화)을 이야기할 만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한 구석에》나 《맨발의 겐》이나 《천상의 현》이나 《80세 마리코》나 《블랙 잭》이나 《불새》나 《토성 맨션》이나 《미요리의 숲》이나 《은빛 숟가락》 같은 만화책을 곁에 둔다면, 생각도 꿈도 마음도 새삼스레 다독여 사랑빛으로 물들일 길을 스스로 밝히며 걸어갈 만하리라 봅니다. ‘인문사회과학책’이 나쁘지 않습니다만, 아직 숱한 인문사회과학책은 ‘똑똑책’에 머물 뿐, 풀내음이나 숲내음이나 흙내음이나 비내음하고는 등진 터전에서 맴돌지 싶어요. 쉽고 부드러운 말씨로 어린이하고 소꿉살림을 짓는 사람이어야 어른이듯, 우리말이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는가부터 맨손으로 읽어내 보면, 모든 길은 스스로 찾고 열면서 가꿀 만합니다.

 

ㅅㄴㄹ

 

어른들은 우리들에게 살아남으라고 했다. 나는 고쳐 말하기로 한다. 살아 있자! 같이, 함께 살아 있자. 나도 뭔가 해 볼게. 너도 내 뒤에 있어 주기를! 좋은 세상은 그렇게 온다. (52쪽)

 

안전한 곳으로 피난을 가면 된다고? 어디가 안전한 곳인가? (83쪽)

 

한순간의 혁명이 아니라, 날마다 조금씩 두 힘이 경쟁하면서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 (117쪽)

 

아이들은 옷이 자기인 줄 착각하기도 한다. 자기 존재가 거기 있는 줄 안다. 그건 마치 더이에 사느냐가 누구인가를 결정한다는 아파트 광고처럼, ……. (178쪽)

 

그러나 우리 너무 열심히 산다. 꽃 피고 새 울고 날 좋다. 삶에도 바람구멍 있어야지. 오늘은 구들더께 되어 주전부리 물고 뒹굴고 … 그리고 책 좀 볼까? (19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읽었습니다 199 우리는 군겐도에 삽니다 | 인문책 2023-02-03 07:12
http://blog.yes24.com/document/1753289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우리는 군겐도에 삽니다

마츠바 토미 저
단추 | 201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숲노래 책읽기 2023.1.29.

읽었습니다 199

 

 

  일본 한켠 두멧마을 ‘군겐도(群言堂)’를 다시 일으키는 길에 밑돌이 된 이야기를 담은 《우리는 군겐도에 삽니다》를 읽었습니다. 저 스스로 두멧시골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터라 눈여겨볼 이야기가 있겠거니 싶어서 장만했습니다. 찬찬히 읽어 가면서 어쩐지 ‘글쓴이 스스로 군겐도를 살리는 일터를 꾸리느라 얼마나 훌륭한가’ 하는 자랑빛이 자꾸 불거진다고 느꼈어요. 틀림없이 글쓴이가 일터를 세우고 시골스레 옷을 짓는 길을 이웃하고 함께하면서 살려낸 얼거리가 있을 테지만, 이런 자랑빛은 머리말에 몇 줄로만 담고서, 몸통으로 삼을 이야기는 군겐도란 시골빛이며 오래빛이며 숲빛을 하나하나 살피고 새겨서 이웃하고 나누는 줄거리로 여미면 한결 나았을 텐데 싶더군요. 뜻깊게 쓴 책이지만 ‘글쓴이 일터 자랑’에 파묻혀 버렸다고 할까요. 일본 펴냄터나 우리나라 펴냄터에서 붙였을 “쇠락해 가는 폐광마을을 되살린 작은가게” 같은 꾸밈말도 시골빛하고 엇나가기에 거북합니다.

 

《우리는 군겐도에 삽니다》(마츠바 토미 글/김민정 옮김, 단추, 2019.3.25.)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 먹통이 먹통 예스24 글쓰기 2023.2.1-2.3 .. | 수다 떨기 2023-02-03 07:10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53289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2023-02-01 11:14부터 글쓰기 먹통

 

2023-02-02 통째로 먹통

 

2023-02-03 07:09부터 글쓰기 할 수 없음

 

먹통이 먹통하면 먹통스럽다.

예스씨, 먹통 말고 다른 길을 가 보렴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2 아줌마 눈길 | 책 언저리 2023-02-01 11:14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523400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2 아줌마 눈길

 

 

  지난날 글바치는 우리말을 안 쓰고 우리글에 담지 않았습니다. 예전 글바치는 중국말을 하면서 중국글을 썼고, 조선이 무너질 즈음에는 일본말을 하면서 일본글을 썼어요. 1945년 뒤에도 이 글결은 그리 안 바뀌다가 영어가 스며들었고 옮김말씨(번역체)가 섞였습니다. 이제는 거의 모두 한글로 글을 쓰지만, 막상 ‘무늬만 한글’이되 ‘우리말·우리글’로 마음과 삶과 넋을 밝히는 글을 쓰는 분은 드뭅니다. 이제는 사라졌다 싶은 ‘필자(筆者)’라는 한자말을 우리말로 옮기면 ‘붓꾼·붓바치’입니다. 요새는 ‘작가(作家)’란 한자말이 널리 퍼지는데 우리말로 옮기면 ‘지음이(짓는이)·쓰는이(글쓴이)’입니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빛꽃(사진)을 찍든 스스로 ‘필자·작가·예술가’로 여기면 겉치레나 꾸밈새로 기울어요. 스스로 ‘삶·사랑·숲’을 품는 ‘사람’으로 여겨야 비로소 ‘지음이·쓰는이’로 섭니다. 글순이라면 “아줌마 눈길”로, 글돌이라면 “아저씨 눈길”로 살림을 오순도순 짓는 보금자리숲 이야기를 담을 적에 스스로 빛나는 지음길·글길·그림길·빛꽃길을 이루리라 생각합니다. ‘작가로서 창작과 예술과 비평’을 하려 들면 허울스럽습니다. 살림지기로서 숲빛을 담아 이야기를 짓기에 사랑스럽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1 십진분류법 | 책 언저리 2023-02-01 10:00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52297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1 십진분류법

 

 

듀이 십진분류법 : 000 컴퓨터 과학 정보 총류, 100 철학, 심리학 200 종교, 300 사회 과학, 400 언어, 500 과학, 600 기술, 700 예술 레크리에이션, 800 문학, 900 역사, 지리

 

일본 십진분류법 : 0류 총기(總記), 1류 철학, 2류 역사, 3류 사회과학, 4류 자연과학, 5류 기술 공학 공업, 6류 산업, 7류 예술, 8류 언어, 9류 문학

 

한국 십진분류법 : 000 총류, 100, 철학, 200 종교, 300 사회과학, 400 자연과학, 500 기술과학, 600 예술, 700 언어, 800 문학, 900 역사

 

  곰곰 보면 ‘서양 책숲길(도서관학)’을 옮긴 ‘일본 십진분류법’을 일본이 이 나라에 심었고 여태 고스란히 흐릅니다. 낱말책을 쓰느라 모든 갈래 책을 두루 읽으며 헤아리자니, 어느 책갈래(십진분류법)이든 우리 책빛·책길·책결에는 안 어울리는구나 싶어요. 저는 제가 읽고 건사해서 책마루숲(서재도서관)에 놓는 책을 새롭게 나눕니다.

 

숲노래 책갈래 : ㄱ모둠, ㄴ삶책, ㄷ살림책, ㄹ사랑책, ㅁ숲책, ㅂ사람책, ㅅ이야기책, ㅇ노래책, ㅈ빛책, ㅊ낱말책

 

숲노래 책가름 : 사진책, 그림책, 만화책, 배움책, 어린이책, 손바닥책, 오래책, 노래책(시집), 얘기책(산문·소설), 삶책(인문), 숲책(환경), 낱말책, 순이책(여성), 어른책(빛나는 어른 책칸), 살림책(문화), 책책(책을 말하는 책), 믿음책

.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 새달도 먹통 예스24 글쓰기 2023.2.1 .. | 수다 떨기 2023-02-01 09:57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752295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2023-02-01 00:26부터 글쓰기 먹통

 

2023-02-01 09:56부터 글쓰기 할 수 있음

새달도 먹통인가?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
최근 댓글
제가 본 책은 북두신권이라 제목이 붙.. 
카렐 차페크의 <평범한 인생&g.. 
마음을 녹이는 사랑 가득한 한해 되시.. 
이 책도, 작가님의 예리한 검열을 피.. 
리뷰 잘 보고가요 
나의 친구
오늘 1210 | 전체 5930896
2010-08-13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