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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704 마그멜 심해수족관 6 | 만화책 2021-09-2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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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마그멜 심해수족관 6

스기시타 키요미 글그림
대원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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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9.21.

책으로 삶읽기 704

 

《마그멜 심해수족관 6》

 스기시타 키요미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1.7.31.

 

 

“바다 밑바닥에서 당당히 서 있는 모습은 어딘가 듬직해 보여서 저는 멋지다고 생각해요.” (29쪽)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때로는 몇 년이나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하고.” (30쪽)

 

“당신에게도 빛은 언어군요. 그 빛의 수만큼 여러분의 노력을 지켜봐 주는 사람이 있는 거예요.” (61쪽)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말은 그 사람을 많이 생각한다는 말이기도 해.” (93쪽)

 

 

《마그멜 심해수족관 6》(스기시타 키요미/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1)을 읽었다. 여섯걸음은 곁이야기가 많다. 이야기 복판으로 갈 듯하면서 다시 돌고 또 돈다. 복판만 바라보고서 달려갈 수 있으나, 복판을 마음자리에 꿈으로 놓고서 찬찬히 둘레를 보면서 나아갈 수 있겠지. 때로는 넘어지거나 부딪히면서 생각을 추스른다. 때로는 곁길로 빠져 한참 해바라기를 하고서 돌아간다. 풀어내는 길은 하나가 아니기도 하지만,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야 하지 않으니, 이렇게 느긋이 나아가는 사이에 실마리를 풀 테지. 둘레를 보되 둘레 목소리에 젖어들거나 휘둘리지 않으면 된다. 하늘을 보되 우리 마음이 언제나 하늘빛인 줄 알아보면 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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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말. 거나하다 | 우리말 살려쓰기 2021-09-2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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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9.21.

오늘말. 거나하다

 

스스로 서지 않는 사람은 술에 빠집니다. 스스로 선다면 술지랄을 안 해요. 스스로 사랑할 줄 모르기에 술짓이 추레하고, 스스로 삶길을 헤아리지 않아 곤드레만드레 흐느적입니다. 기뻐서 술김일 만하고, 슬퍼서 술기운에 사로잡힐 만해요. 거나하도록 들이켜느라 넋을 잃기도 합니다. 마음을 곧게 다스린다면 알딸할 일이 없어요. 한 모금을 마시거나 열 모금을 마시거나 매한가지입니다. 빈틈없이 살아야 하지 않아요. 정갈하면서 포근하면 넉넉합니다. 뾰족한 마음으로는 가볍지 못하고, 모질게 굴면 홀가분한 길하고 멀어요. 떨려나가는 사람을 문득 보다가 종이를 꺼내어 또박또박 몇 마디를 적습니다. 스스로 즐겁다면 맑게 노래하고, 스스로 고요하다면 가벼이 하늘을 나는 춤짓입니다. 단단히 뿌리를 내린 나무도 살랑살랑 춤을 춰요. 회오리바람뿐 아니라 산들바람에 옴짝않는 나무가 아닌, 살살 가지를 흔들고 나뭇잎을 나부끼면서 푸르게 빛납니다. 무서운 얼굴을 풀어요. 무겁게 붙은 두 발을 살며시 떼어요. 꿈을 이루는 길에 서며 멍울을 씻어요. 반듯한 길도 좋고 에도는 길도 됩니다. 어느 쪽으로 뽑히든 스스럼없이 웃으면서 살몃살몃 걸어갑니다.

 

ㅅㄴㄹ

 

거나하다·곤드레·곤드레만드레·알딸딸·얼떨떨·나가떨어지다·나떨어지다·떨려나가다·술기운·술김·술에 절다·술에 빠지다·술지랄·술짓 ← 만취(漫醉/滿醉)

 

되다·이루다·뽑히다·붙다 ← 당선(當選)

 

곧다·따박따박·또박또박·바르다·반듯하다·따갑다·뜨끔하다·뾰족하다·모질다·무겁다·단단하다·꿈쩍않다·옴짝않다·매섭다·맵다·맵차다·무섭다·깐깐하다·꼼꼼하다·물샐틈없다·빈틈없다 ← 엄중(嚴重)

 

좋다·되다·즐겁다·넉넉하다·풀다·씻다·깨끗하다·맑다·정갈하다·고요하다·가볍다·홀가분하다 ← 사무여한(死無餘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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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말. 들온길 | 우리말 살려쓰기 2021-09-2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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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9.21.

오늘말. 들온길

 

우리가 스스로 지은 말이나 글은 그냥 ‘말’하고 ‘글’이라 합니다. 손수 돌보며 지으니 ‘살림’이요, 가만히 날아오르는 ‘바람’입니다. 우리가 짓지 않고 바깥에서 받아들이면 ‘들온말’에 ‘들온글’이요 ‘들온살림’입니다. ‘바깥바람’이고 ‘바깥물결’이에요. 어느 쪽을 섬기거나 좋아해야 하지는 않습니다. 어떠한 숨결인가를 읽으면서 스스로 지기 자리에 서면 돼요. 휩쓸리기에 똘마니가 되고, 휘둘리기에 심부름꾼입니다. 곰곰이 보면 윗내기는 시키고, 아랫내기는 시킴질을 따릅니다. 꼭 우두머리로 앉아야 하지 않아요. 밑일꾼이어도 이야깃거리는 많고, 날갯짓하는 하루를 누릴 만해요. 위나 아래이기에 더 하거나 덜 하는 삶이 아닌, 스스로 마음을 보살피는 손길에 따라서 눈부시기도 하고 반짝이다가 스러지기도 합니다. 바깥것 탓에 시끄럽지만,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기에 떠들썩해요. 밑감을 다독여요. 바깥흐름도 속흐름도 고이 살피면서 스스로 이야기를 들려줘요. 나는 네 곁에서 너는 내 옆에서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너는 나한테 옆지기가 되고 나는 너한테 곁지기가 됩니다. 처음에는 작은 씨앗처럼 모두 꼬마이면서 눈빛이 밝습니다.

 

ㅅㄴㄹ

 

들온길·들온살림·바깥길·바깥살림·밖살림·바깥살이·밖살이·바깥것·밖것·바깥흐름·밖흐름·바깥물결·밖물결·바깥바람·밖바람 ← 외국문화

 

밑사람·밑일꾼·심부름꾼·꼬마·꼬꼬마·아랫사람·아랫내기·똘마니·받들다·모시다·돌보다·보살피다·섬기다·곁일꾼·곁지기·옆지기 ← 부하(部下), 꼬붕(こぶん子分)

 

이야깃거리·이야기·얘기·말밥·밑감·밑거리·쓸거리·떠들썩하다·시끄럽다·들려주다·반짝이다·눈부시다·날아오르다·떠오르다·오르다·드날리다·날갯짓·물오르다·솟다·치솟다 ← 화제(話題), 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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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774 수염 없는 고양이 | 그림책 2021-09-2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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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염 없는 고양이

기미 아키요 글/다케우치 쓰가 그림/홍성민 역
찰리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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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21.

그림책시렁 774

 

《수염 없는 고양이》

 기미 아키요 글

 다케우치 쓰가 그림

 홍성민 옮김

 찰리북

 2014.12.10.

 

 

  삶에는 좋은 일도 궂은 일도 없습니다만, 우리 몸은 뭔가 좋거나 궂다고 가르지 싶어요. 이때에 마음으로 몸을 다스리지 않으면 그만 몸에 휘둘리는 하루가 됩니다. 좋거나 궂은 일이 없는 삶이니, 스스로 짓는 하루가 있습니다. 마음에 노래를 싣는다면 모든 날은 노래입니다. 마음에 짜증이나 시샘이나 미움을 심는다면 모든 날은 짜증이고 시샘이며 미움입니다. 그런데 스스로 마음에 어떤 씨앗을 놓든지 대수롭지는 않아요. 마음에 놓은 씨앗대로 삶을 맞아들여서 겪을 뿐이거든요. 《수염 없는 고양이》는 이 대목을 찬찬히 밝힙니다. 나를 놀리던 녀석이 있든 말든 그 녀석한테 휩쓸려서 누구를 좋거나 나쁘게 보아야 할까요, 아니면 스스로 오늘 누릴 삶빛을 바라보면 될까요? 어떤 녀석하고 한판 싸웠기에 그 녀석을 내내 짓밟거나 미워하며 살아야 할까요, 아니면 어제까지 비록 싸우긴 했어도 마음을 트고서 사이좋게 노래하는 길을 갈 만할까요? 어른은 어른으로서 무엇을 생각하고 짓기에 어른인가요?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어떻게 놀며 어린이일까요? “나룻이 없는 고양이”하고 뱀이 새롭게 엮으면서 이어갈 이야기를 부드럽고도 상냥히 헤아려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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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시렁 367 작은 악마 동동 | 만화책 2021-09-2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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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작은악마 동동

김수정 글그림
둘리나라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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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2021.9.21.

만화책시렁 367

 

《작은 악마 동동》

 김수정

 둘리나라

 2021.8.8.

 

 

  지난날 어린이 그림꽃으로 나온 《아리 아리 동동》이 《작은 악마 동동》이 되어 뒷이야기를 담은 얼거리로 새로 나옵니다. 겉에 “13세 이상 구독”이라 적혔는데, 다 읽어 보고서 생각하자니 “19살부터 읽도록”이라 붙여도 시원찮을 판입니다. 첫머리부터 가시내 옷을 벗기는 놀이에 사로잡힌 사내가 나오는데, 얼마 뒤에 이런 그림이 다시 나오고, 처음부터 끝까지 응큼질에서 헤매는 줄거리입니다. 이 그림꽃은 어린이 그림꽃이 아닌 ‘스포츠신문’에 실어서 ‘어른만 볼 그림꽃’으로 그렸다고 하니 이렇게 할 수도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림님 스스로 ‘악마 동동’ 이야기를 짓밟았구나 싶습니다. ‘어른만 볼 그림꽃’을 그리고 싶다면, 어린이 그림꽃으로 담은 옛길에 매이지 말고 새롭게 그릴 노릇입니다. 너무 구지레합니다. 열서너 살한테뿐 아니라 열여덟아홉 살한테도 알맞지 않고, 무엇보다 삶·살림·사람을 다루는 마음결이나 눈빛이 시커멓게 멍들었습니다. ‘악마 동동’은 ‘틀에 박힌 어른이란 길을 안 가는 아이’라는 눈빛으로 그렸기에 ‘둘리’ 못지않게 사랑받은 그림꽃입니다. 그리고 큼직한 판으로 낸 일은 좋으나, 굳이 키우고 책값을 14000원씩 매길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어깨에 힘을 빼고 어린이를 보시기를.

 

ㅅㄴㄹ

 

“이번엔 기필코 벗기겠다, 벗긴다. 라스트 팬티. 필이 팍 온다!” (12쪽)

 

“너희들, 악마의 새끼지?” “넌, 누구 새낀데?” (26쪽)

 

“천사라구? 천사 허벅지가 저렇게 굵어?” “저 나쁜놈. 천사 허벅지나 훔쳐보고.” “오른쪽 아가씨는 그래도 예쁘네. 천사가 저 정도는 돼야지.” (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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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2021.3.3. 인천 수봉정류장 | 책숲마실 2021-09-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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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어젯밤에 (2021.3.3.)

― 인천 〈수봉정류장〉

 

 

  인천 미추홀구(남구) 숭의4동은 곧 통째로 거의 사라진다고 합니다. 어쩌면 조금쯤 남을는지 모르나 “사람이 살며 풀꽃나무가 골목마다 아기자기하고 푸르게 노래하던 터전”이라는 숨빛은 가뭇없이 삽차로 찍어낸다지요. 나라 어느 곳을 가더라도 삽질판입니다. 이 나라지기나 저 나라지기나 똑같이 삽질을 사랑했습니다. 이른바 ‘집길(부동산정책)’은 순 “잿빛집(아파트) 높이 쌓기”에 머뭅니다.

 

  돌림앓이판이 불거지는 곳은 숲이 아닌 큰고장입니다. 서울이거나 서울을 닮은 데에서 사람이 죽어나고 아프며 골골대고 쓰러집니다. 서울이거나 서울을 따라가는 데에서 돈·이름·힘을 거머쥐려고 싸우고 다투고 겨루며 밟습니다.

 

  숲에서는 돌림앓이가 없습니다. 숲을 낀 두멧자락이나 시골에도 돌림앓이가 번질 일이 없습니다. 우리는 ‘틈새두기’라는 거짓질을 멈출 노릇입니다. 우리가 나아갈 길은 “틈새에 숲을 두기”입니다. “집하고 집 사이에 풀꽃나무를 건사하기”로 살아가고, “높다른 잿빛집이 아니라, 나즈막한 골목집을 일구고, 모든 골목집이 마당을 누리는 길”로 나아가야지요.

 

  맨발로 풀밭을 걷지 못하니까 앓아요. 맨손으로 나무를 쓰다듬지 못하니까 아파요. 숲이 푸르게 우거져야 숨을 제대로 쉬는 줄 ‘머리(지식)’로 알면 뭐 할까요? 손수 씨앗을 묻어 돌볼 “우리 집 나무”가 없이 어떻게 나무를 배우거나 알거나 사랑할까요? ‘삽질사랑’이 아닌 ‘숲사랑’일 적에야 이 거짓질을 끝냅니다.

 

  그나저나 인천 제물포 한켠에 알뜰살뜰 여민 〈수봉정류장〉은 채 한 해를 잇지 못하고 사라진다고 하는데, 참말로 어쩔 길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인천지기(인천시장)이라는 벼슬아치 머리에서는, 또 인천에서 벼슬꾼(공무원)으로 지내는 사람들 손에서는, 마을을 통째로 밀어내고서 잿빛집을 높이 올릴 생각만 있을까요?

 

  이제라도 깨달아야 합니다. 모든 잿빛집은 ‘다닥다닥’입니다. 숨쉴 틈이 없어요. 잿빛집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아이는 뛰지도 춤추지도 노래하지도 못합니다. 삶이 없고 놀이가 없어요. 어른이라고 다를까요? 집집마다 사이에 골목을 두고 마당을 거느리면서 나무를 심어 돌볼 틈이 있을 적에 비로소 두레나 품앗이가 저절로 피어나고, 모든 사람이 즐겁게 웃으면서 튼튼하기 마련입니다.

 

  어젯밤(3.2.)에 〈수봉정류장〉 지기님하고 숭의4동 골목을 천천히 거닐었습니다. 천천히 거닐며 “빈집에 남은 이름판·주소판·상하수도판” 같은 조그마한 자취를 몇 떼었습니다. 통째로 사라지기 앞서 “사람이 살았네” 같은 이야기를 이 작은 조각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당과 숲과 마을이 없다면 벼슬아치도 나라도 뭣도 다 부질없습니다. 삽질만 해대면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양진채, 강, 2021.1.30.)

《수봉산 둘레 마실길》(수봉정류장 엮음, 미추홀구 시민공동체과, 2020.12.31.)

《월간 수봉 1호》(수봉정류장 엮음, 수봉정류장, 2021.1.5.)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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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2021.7.28. 수원 책먹는돼지 | 책숲마실 2021-09-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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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첫발로 잇는 첫걸음 (2021.7.28.)

― 수원 〈책 먹는 돼지〉

 

 

  수원 마을책집 〈책 먹는 돼지〉는 2021년 7월을 끝으로 새터로 자리를 옮깁니다. 오래도록 책벗으로 함께 지낸 마을책숲(마을도서관)이 새터로 옮기면서 마음앓이를 하셨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맞춤한 자리가 나와서 옮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열흘쯤 앞서 자전거로 제주 마을책집을 돌아다니느라 기운을 많이 쓴 몸이지만, 기차·시외버스·택시를 사뿐히 타면 되겠거니 여기면서 수원마실을 합니다. 고흥부터 수원으로 가는 길에 하늘은 구름 없이 맑기도 하고, 구름이 가득하기도 합니다. 남문 곁 헌책집 〈오복서점〉에 들르니 소나기도 옵니다. 재미있어요.

 

  날씨란, 글씨랑 말씨랑 마음씨처럼 ‘-씨’가 붙는 낱말입니다. 하늘을 살피고 하루(날)를 읽을 적에 숨결(씨)을 헤아리며 살아온 옛사람 넋이 ‘날씨’란 말마디에 고이 흐르는구나 싶어요. 한자말이기 때문에 ‘기상·기후’를 안 쓰지 않습니다. 우리말 ‘날씨(날 + 씨)’에 서린 밑뜻하고 숨결하고 발자취를 어린이도 함께 읽기를 바라기에 이 낱말을 즐겨씁니다. “날이 좋다”고만 수수하게 말하기도 해요. ‘날’은 ‘하루’이자 ‘오늘’이요, 내(나)가 살아가는 즐거운 길입니다.

 

  삶을 돌아보면, 처음이나 끝은 따로 없습니다. 모든 끝은 처음이요, 모든 처음은 끝입니다. 더구나 처음하고 끝은 찬찬히 나아가는 길 가운데 꼭짓자리 하나예요. 이곳에서 보낸 책집 이야기는 며칠 뒤에 접지만, 저곳에서 누릴 책집 이야기는 며칠 뒤부터 차곡차곡 여밉니다. 한 걸음씩 이어가면서 오늘이 새삼스럽습니다.

 

  버스랑 버스랑 기차로, 다시 버스에 택시로 〈책 먹는 돼지〉까지 찾아가는 길에 노래꽃 “책 먹는 돼지”를 썼습니다. 책을 머금는, 책이 머무는, 책으로 멋스러운 터전에 흐를 풋풋한 바람줄기를 얹어서 건네고 싶어요.

 

  글은 스스로 오늘을 쓰려고 하니 저절로 쏟아집니다. 책은 스스로 오늘을 읽으려고 하니 저절로 알아봅니다. 사랑은 스스로 오늘을 지으려 하니 저절로 피어납니다. 살림은 스스로 오늘을 돌보려 하니 아이하고 함께 누려요. 그나저나 덜 쉰 몸으로 수원까지 오느라 해질녘에 졸음이 몰려듭니다. 어느 길손집에 깃들까 하고 기차나루 곁을 거닐다 처음 들어간 곳에서 쇠흙해(금토일) 아닌 물날(수요일)인데 7만 원을 부릅니다. 더구나 “아홉 시 넘어서 오셔야 자리가 있겠는데요?” 합니다. “그렇군요. 아홉 시까지 헤매다가 와야 하는데, 자는 삯도 만만하지 않네요.” 하고 돌아서려니 “저기, 기다려 보셔요.” 하더니 35000원짜리를 내줄 수 있을 듯하다고 말합니다. 커다란 등짐차림 아저씨는 이럭저럭 한 칸을 얻습니다. 얼른 씻고 빨래를 마치고서 드러눕습니다. 술 마시는 젊은이들 소리로 시끄럽지만 잘 잡니다.

 

《돼지구이를 논함》(찰스 램/송은주 옮김, 반니, 2019.11.15.)

《방귀 사전》(스틴 드레이어·헤나 드레이어 글, 마리아 버크만 그림/최지영 옮김, 노란돼지, 2021.6.25.)

《친구에게》(이해인 글·이규태 그림, 샘터, 2020.6.25.)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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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말. 풀다 | 우리말 살려쓰기 2021-09-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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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9.20.

오늘말. 풀다

 

아이들한테 내주려고 감을 썰다가 한 조각을 우물우물하는데 그만 감씨를 삼킵니다. 아차 싶지만 벌써 들어갔어요. 감씨는 몸을 돌고돌아 똥으로 내놓올 텐데 조금 고단할는지 몰라도 아찔하지는 않아요. 아이들이 훨씬 어릴 적에는 감씨를 하나하나 발라서 내주었다고 떠오릅니다. 가을에 감을 들어 보라며 밥자리에 감그릇을 놓습니다. 아이한테 “감씨를 삼켰다”고 말합니다. 아이는 살짝 웃습니다. 하루살림을 돌아보며 몇 가지를 적고, 오늘 쓸 글거리를 살핍니다. 이야기를 펴면서 이웃한테 보여주고 아이들한테 풀어놓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를 모아 책모임에서 나누기도 하고, 책벗한테 슬쩍 부치기도 합니다. 온누리가 아름답다면 배움불굿은 없을 테고, 배움수렁이란 우리가 스스로 사랑누리보다 죽음누리를 생각하면서 태어나리라 느껴요. 서로 아끼거나 돕는 터전이 아닌,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들볶기에 태어나는 끔찍나라인 배움앓이일 테지요. 벅찬 살아남기보다 즐거이 살아남기로 간다면, 낭떠러지 같은 무시무시한 불가싯길 말고 꽃누리를 생각한다면, 이제는 달라지리라 봐요. 마음을 고이 풀기에 꿈길을 환하게 펼칩니다.

 

ㅅㄴㄹ

 

늘어놓다·들다·내놓다·놓다·펴다·펼치다·풀다·풀어놓다·보여주다·보기·죽·밝히다·말하다·얘기하다·읊다·적다·쓰다 ← 열거(列擧)

 

책모임·책두레·책동아리 ← 북클럽

 

책벗·책동무·책꾸러기 ← 북클럽 회원

 

배움불굿·배움 불구덩이·배움불밭·배움수렁·배움앓이 ← 입시지옥

 

불구덩·불구덩이·불굿·불가싯길·불바다·불바람·불밭·늪·수렁·낭떠러지·끔찍하다·싫다·아찔하다·끔찍나라·끔찍터·끔찍판·어둠누리·어둠터·어둠판·죽음나라·죽음누리·죽음판·무섭다·무시무시하다·살떨리다·고단하다·고달프다·맵다·맵차다·힘겹다·힘들다·버겁다·벅차다·빠듯하다·빡세다·째다 ←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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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말. 호강 | 우리말 살려쓰기 2021-09-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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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빛 2021.9.20.

오늘말. 호강

 

하루를 아름다이 마주하며 보람차고, 철마다 새롭게 퍼지는 빛살을 맞이하면서 흐뭇합니다. 가을은 나락이 너울을 치는 곁으로 억새가 물결을 칩니다. 가을 한복판은 한가위요, 이날은 누구나 즐겁게 나누고 누리면서 신명을 펴는 잔치예요. 조촐하니 작은마당을 꾸려도 잔치이고, 해낙낙히 큰마당을 펴도 잔치입니다. 한가위나 설이면 서울은 조용하고 시골이 북적입니다. 서울에서 살 적에는 한가위나 설에 호젓해서 좋았다면, 시골에서 사는 오늘은 얼른 한가위나 설이 지나가서 부릉바다가 걷히며 포근합니다. 누가 앞장서서 일을 풀어주고, 스스로 이끌며 천천히 풉니다. 우리 집에서는 다같이 대들보요 꽃입니다. 누구 하나만 기둥이지 않아요. 집을 이루는 뼈대는 여럿이거든요. 다 다르게 빛나는 줄기요, 서로 받치면서 무게를 노느는 사이입니다. 별을 품고 기쁘게 웃습니다. 알을 가꾸면서 사랑으로 반갑습니다. 아이는 으레 몫을 나누어 어버이한테 내밉니다. 어버이는 어느 길을 가든 아이를 안고서 신바람입니다. 함께 호강합니다. 눈호강 귀호강뿐 아니라 살림호강이요 이야기호강입니다. 우리가 있는 자리, 이 보금자리에 빛꽃이 깨어납니다.

 

ㅅㄴㄹ

 

길·몫·보람·품·빛·빛꽃·빛살·빛발·기쁨·사랑·좋다·즐겁다·신·신나다·신명·신바람·귀염·예쁨·호강·해낙낙·흐뭇하다 ← 복(福)

 

고갱이·기둥·벼리·들보·대들보·꽃·대·줄거리·줄기·뼈대·뼈·살·허리·알·알맹이·알짜·알짬·앞·앞장·앞서다·앞세우다·앞장서다·대단하다·바탕·별·서울·꼭두·우두머리·으뜸·이끌다·-만·내세우다·돌아가다·돌다·가운데·복판·한복판·한가운데·커다랗다·크다·큰물·큰마당·큰바닥·큰판·판·마당·바닥·자리·물결·너울·바다 ← 중심(中心), 중심적

 

무게·허리·굴대·살·뼈·뼈대·받치다·받침·받침판·받쳐주다·받이·꼭지·꼭짓길·꼭짓자리 ← 중심(重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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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꽃 . 그늘 2021.9.10. | 시-동시 2021-09-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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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우리말동시사전 #우리말동시

포항 이웃님한테 띄울 꾸러미에
노래꽃을 얹는다.

그늘이란 뭘까?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노래꽃 #살림노래

우리가 노래하면
온누리가 빛나고
우리가 놀면
푸른별이 웃는다

#숲노래 #고흥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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