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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일하지 않는다 (흙 1) | 만화책 2022-10-06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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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세트] 미스터 요리왕 (총41권/완결)

혼죠 케이(만화) / 스에다 유이치로(글) / 김봄(옮김) 저
S코믹스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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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2.9.30.

숲은 일하지 않는다

 

 

《흙 1》

 혼죠 케이

 성지영 옮김

 또래문화

 1997.10.25.

 

 

  《흙 1》(혼죠 케이/성지영 옮김, 또래문화, 1997)를 읽으면 씨앗하고 흙이 어떻게 어우러지면서, 사람하고 숲은 서로 어떤 사이인가를 짚는 줄거리가 흐릅니다. 이 그림꽃은 일본에서 《SEED》로 나왔습니다. “씨앗”이란 이름이던 책을 왜 “흙”으로 바꾸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처음 나온 이름대로 《씨앗》이라 해야 걸맞을 뿐 아니라, 이 그림꽃에 나오는 사람이 늘 하는 일은 ‘씨앗 한 톨을 새롭게 심고, 씨앗 두 톨을 이웃한테 나누고, 씨앗 석 톨을 들숲바다에서 누구나 누리는 사랑을 삶으로 펴는 하루’라고 할 만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숲사람입니다. 다만, 요새는 스스로 숲빛을 잊다가 서울사람(도시인)으로 바뀝니다. 오늘날 시골사람조차 겉만 시골몸일 뿐, 속은 서울내기로 바뀌었습니다.

 

  숲을 숲으로 바라볼 줄 안다면, 숲에서는 아무도 일을 안 하는 줄 알 수 있습니다. 숲에서는 누구나 노래하고 춤추고 놀며 어우러져요. 서울에서는 모두 일만 합니다. 서울에서는 노래·춤·놀이가 없습니다. 돈을 버는 일하고 돈을 쓰는 노닥질만 있어요.

 

  씨앗은 일하지 않습니다. 씨앗은 꿈을 그려서 하나씩 이루어 갑니다. 흙은 일하지 않습니다. 흙은 온숨결을 품고서 넉넉하면서 포근하게 삶을 나눕니다. 싱그럽게 살아숨쉬는 흙은 까무잡잡하고, 씩씩하고 튼튼히 뛰노는 아이는 살갗이 까무잡잡합니다. 일만 하다 죽어버린 흙은 허여멀겋고 딱딱합니다. 오늘날 논밭흙은 까무잡잡하던 빛을 잃고서 허여멀겋게 모래밭(사막)입니다. 이러니 오늘날 ‘농업’은 온통 풀죽임물(농약)에 죽음거름(화학비료)으로 마구 뽑아내려고 해요.

 

  흙짓기를 따로 안 하던 지난날에는 모든 사람이 ‘여름지기(열매지기)’였고, 지난날 모든 여름지기(열매지기)는 “사람 한 알, 새 한 알, 벌레 한 알”이란 얼거리로 나누며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놀면서 웃고 이야기했어요.

 

  오늘날 서울(도시)을 봅시다. “사람만 석 알 몽땅”이란 틀에 갇힐 뿐 아니라, 들꽃이나 나무 한 그루한테 한 뼘조차 안 내줍니다. 사람이 아닌 사납빼기가 된 이들은 사람 사이에서도 부릉이(자동차)한테 몽땅 자리를 내주고, 돈에 따라 더 넓고 커다란 집에 홀로 들어앉으려고 해요.

 

  입가리개를 스스로 벗고, 부릉이를 스스로 내려놓고, 잿빛집에서 스스로 나올 노릇입니다. 한 손에는 햇볕을 받고, 다른 손에는 바람을 받으며, 온몸으로 빗물을 머금고, 온마음으로 별빛을 담을 노릇입니다. 씨앗을 석 톨 심어서 두 톨은 숲한테 돌려줄 수 있는 눈망울일 적에, 사람은 비로소 사랑을 깨달아 스스로 즐겁고 아름답습니다.

 

 

“숲에선 사람손을 빌지 않고도 모두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짐승·새·풀이나 벌레까지도. 자연에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11쪽)

 

“숲엔 무엇이든 있었다. 그들은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더 이상 구하지 않으며 느긋이 한 모금의 담배를 피우며 정성껏 화장을 하지. 우리들은 댐을 만들고 보다 편리해지겠다고 경쟁해 왔지만, 과연 행복해졌을까.” (71쪽)

 

“아마존엔 한 가지 식물만 자라는 곳이 없소. 식물은 종류에 따라 땅속의 양분을 나눠 쓰고 있소.” (81쪽)

 

“제 밭에 잡초는 없습니다.” (125쪽)

 

“숲에는 여러 가지 나무나 풀벌레가 살고 있습니다. 밭에서도 작물과 풀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겁니다.” “잡초가 비료를 다 먹어버린다구.” “잡초가 있으면 비료가 필요없습니다.” (126쪽)

 

“그들(인디오)은 화전을 일구지만 지상의 목초를 태우는 것뿐, 생명을 뺏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흙을 갈지 않고 강한 햇빛과 풍우로부터 흙을 지키고 있지요. 갈지 않아도 숲의 흙은 부드러우며 그들은 숲의 풀이나 벌레를 작물과 공존하게 하고 있습니다 … 마침내 숲이었던 토지의 지력이 떨어져 농지의 사막화가 시작되고 증대하는 인구를 먹여살릴 수 없게 되자, 15세기 이래 유럽은 아시아·아프리카·아메리카를 침략해 식민지로 만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유럽인들은 숲을 베고 현지사람들을 노예로 삼아 근대농법을 강요해 왔습니다.” (132쪽)

 

“지력은 숲의 낙엽과 벌레들이 만드는 대지의 생명력입니다. 근대농법은 숲을 베어없애고 대지의 생명력을 끊고 대신 화학비료를 주어 작물을 기르고 있습니다 … 어째서 토지의 생명력을 그대로 이용하지 않는 걸까요? 인간은 짧은 거리를 돌아서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133쪽)

 

ㅅㄴㄹ

 

#本庄敬 #seed #혼죠케이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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