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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말을 제대로 못 쓰니 ‘생각힘’을 잃는다 .. | 말넋삶-람타 공부 2015-10-1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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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얼마 앞두고 서울에 있는 ㅅ고등학교 청소년한테서 누리편지를 받았습니다. 저한테 누리편지를 보낸 청소년은 ‘한국말(우리말)’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고, 어떻게 써야 하며,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를 물어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쓴 책에서 밝히기도 했고, 이 나라 어린이와 청소년과 어른 모두 슬기로운 눈길과 마음길과 손길로 말·넋·삶을 정갈하면서 곱게 가꿀 수 있기를 바라면서 답장을 써서 보냈어요. 청소년하고 주고받은 누리편지 이야기가 한글날에 말과 글을 새롭게 바라보거나 헤아리는 길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빌며 이 글을 옮겨 봅니다.




. . .


물음 1. 우리가 쓰는 글은 한자말이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한자말이 너무 많아 글을 읽기 힘들 때가 있지요. 한자말을 우리말로 바꾸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우리 청소년이 제대로 모르는 대목을 바로잡아야겠습니다. 우리가 쓰는 글은 ‘한자말이 많이 차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적잖은 사람들은 ‘한자말이 한국말에서 크게 자리를 차지한다’고 말해요. 왜 그러할까요? 교과서를 보면 한자말이 많이 나옵니다. 신문과 방송에서도, 또 웬만한 인문책에서도 한자말이 많이 나옵니다. 이와 달리 어린 아이들이 쓰는 말에서는 한자말이 매우 드뭅니다. 아이를 마주하는 어른은 아이한테 ‘어려운 한자말’이나 ‘낯선 한자말’로 섣불리 얘기하지 않아요. 그러니, 한두 살부터 일고여덟 살 언저리 사이인 아이들은 무척 깨끗하면서 쉬운 한국말을 씁니다. 그리고 시골에서 흙을 일구면서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한자말을 거의 안 써요. 시골 어른들은 농협이나 관청에서 쓰는 몇 가지 한자말을 섞어서 말씀하기는 하지만, 이런 행정용어를 빼고는 여느 삶에서 아주 수수하면서 정갈한 한국말을 이녁 고장에서 나고 자라면서 이어온 사투리로 들려줍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우리 청소년은 교과서와 여느 책과 방송에 둘러싸인 곳에서 지냅니다. 이러다 보니, 학교와 사회와 매체에서 아주 흔히 쓰는 한자말에 둘러싸였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마치 한자말이 많은 듯이 여길 만합니다.


  한자말을 딱히 한국말(우리말)로 바꾸어야 하지 않아요. 다만, 이 대목 하나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자, 우리는 모두 한국사람이에요. 한국사람이라면 한국말을 써야 할 테지요?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를 살피면 ‘똑같은 한 가지’를 놓고 한국말과 한자말(일본 한자말 + 중국 한자말)과 영어로 나타내기 일쑤예요. 이를테면, ‘부엌’을 한자말(일본 한자말)로 ‘주방’이라고도 하고, 영어로 ‘키친’이라고도 합니다. 굳이 이렇게 세 가지 말로 ‘똑같은 한 가지’를 나타내야 할까요?


  이러한 말씀씀이는 ‘표현 다양성’이 될 수 있을까요? ‘글’을 놓고 한자말로는 ‘문자’라 하고 영어로는 ‘텍스트’라 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사회에서는 ‘글’보다 ‘텍스트’라는 영어를 흔히 쓰고, ‘사진기’라는 말이 있어도 ‘카메라’라는 영어를 자주 써요. ‘사진기’는 한자로 빚은 낱말이지만 이 낱말을 쓰면서 한자말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해요. 한자말이든 아니든 우리가 즐겁게 쓰는 말이면 모두 한국말인데, 왜 똑같은 한 가지를 놓고 ‘사진기·카메라’ 두 가지를 써야 할까요?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말을 제대로 못 쓰는 탓에 한국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는구나 싶습니다. 한자말을 한국말로 바꾸어야 하지는 않되, 스스로 슬기롭게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내가 쓰는 한국말은 가장 쉽고 정갈하면서 아름답게 가꾸는 몸짓’을 다스릴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물음 2. 그렇다면 한자말을 우리말로 바꾸면 무엇이 좋을까요?


  앞서 말했듯이 한자말을 한국말로 바꾼다고 해서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습니다. 한자말을 쓰는 사람은 그저 한자말을 쓸 뿐이고, 영어를 쓰는 사람은 그저 영어를 쓸 뿐입니다.


  자, 한번 더 생각해 봐요.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만한 낱말을 골라서 부드럽고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레 말할 적하고, 전문 지식이 있어야 알아들을 만한 낱말을 골라서 딱딱하게 가르치는 듯이 말할 적에 어떠한가요? “책을 읽을까?” 하고 말하면 될 텐데 굳이 “독서를 시도할까?”처럼 말해야 하지 않습니다. “공부를 하자”를 굳이 “스터디를 하자”처럼 말해야 하지 않아요.


  한국말에 ‘모임·동아리’가 있고, 한자말에 ‘회’가 있으며, 영어에 ‘클럽·서클’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말을 쓰나요? 우리는 여러 나라 말을 자꾸 섞어서 쓸까요?


  스스로 줏대가 튼튼하게 선다면 외국말을 함부로 안 씁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쓰는 말은 의사소통을 할 적에만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은 무엇보다 내 생각을 가꿀 적에 씁니다. 내가 나타내거나 그려서 보여주고 싶은 생각을 ‘말’로 짓기 때문에, 아무 말이나 함부로 쓸 수 없어요. 의사소통이 되기에 아무 말이나 함부로 쓴다면, 나는 내 생각을 가꾸거나 지을 적에 제대로 된 말을 쓰지 못합니다.


  말을 말답게 써야 하는 까닭은, 바로 내가 나를 스스로 곱고 슬기롭게 가꾸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막말이나 거친 말씨를 쓴다면 내가 나를 스스로 망가뜨리거나 무너뜨리거나 괴롭히는 짓입니다. 지식을 자랑하거나 뽐내려고 하는 말을 쓴다면, 내가 나를 스스로 겉치레나 껍데기에 휘둘리는 넋으로 나아가는 셈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은 언제나 내 얼굴이요 내 마음이며 내 숨결입니다.



물음 3. 요즘 쓰는 말 중 일본식 말투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달인, 수타, 야매 등 이러한 일본말이나 일본식 한자말들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본 한자말이든 중국 한자말이든, 또 그냥 일본말이든 중국말이든 영어이든 딱히 대수롭지 않습니다. 쓸 만한 자리라면 쓸 노릇이고, 쓸 만하지 않은 자리라면 안 쓰면 되어요. 그리고, 왜 외국말을 그냥 쓰려고 하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사람한테 알맞게 한국말로 번역하거나 창작하지 않고 외국말을 고스란히 쓰는 모습이나 까닭을 짚을 줄 알아야 합니다.


  막일을 하는 분들이 일본말을 매우 널리 씁니다. 막일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출판업계에서도 일본말을 매우 널리 씁니다. 디자인을 하는 분들도 일본말을 아무렇지 않게 씁니다. 한국 사회에서 좀 ‘전문가 집단’이라 할 만한 자리에서는 으레 일본말을 널리 씁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전문가 집단’에서는 일본말을 써야만 했고, 일본사람한테서 배웠으며, 한국사람을 제자나 일꾼으로 두었어도 일본말로 모든 일을 물려주었습니다. 이 흐름은 오늘날까지 하나도 안 바뀌었습니다.


  낱말 한두 마디를 외국말로 쓰는 모습은 그야말로 대수롭지 않습니다. 대수롭게 살필 대목은 ‘내 말이 아닌 외국말, 그러니까 내 말이 아닌 남 말’로 내 생각을 휘젓도록 내버려두거나 못 느끼는 모습입니다. 스스로 줏대가 없으니 외국말을 쓰고, 스스로 생각이 깊지 않으니 외국말을 씁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무 외국말이나 함부로 씁니다. 스스로 생각을 가꾸는 슬기가 자라지 못한 탓에 ‘내 말을 알차게 가꾸는 숨결’로 거듭나지 못하지요. 철들지 못했다고 할 만합니다.



물음 4. 어떤 사람들은 한자말이 더 전문적이고 뜻이 정확해 한자말을 더욱 많이 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일상 생활에서 글을 쓸 때도 한자말을 많이 쓰는 것이 옳을까요?


  일제강점기부터 전문가 집단이 일본 한자말을 썼으니, 이러한 일본 한자말을 써야 ‘전문적’이라 여기고 ‘뜻이 정확’하다고 여깁니다. 그럴 수밖에 없어요. 전문가 집단은 그들 스스로 익숙한 말을 써야 비로소 ‘전문 용어’라고 여깁니다. 쉬우면서 부드러운 말이라든지, 어린이도 알아들을 만한 여느 말은 ‘전문 용어’가 될 수 없다고 여겨요.


  그런데, 사회 한쪽에서는 일제 찌꺼기를 털어야 한다고 외칩니다. 이러면서 우리 삶과 사회를 이루는 밑바탕인 말을 놓고는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 일제 찌꺼기를 말에서 털려고 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바로 ‘전문가 집단’이 흔히 쓰는 ‘일제강점기 찌꺼기가 그대로 흐르는 일본 한자말’부터 털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말을 바로잡지 못하면서 사회나 삶을 어떻게 바로잡을까요? 말부터 바로잡고 바로세울 때에 비로소 사회와 삶을 바로잡으면서 바로세울 밑틀을 튼튼하게 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 집단은 ‘전문 활동’을 할 때뿐 아니라 여느 자리(일상 생활)에서도 바로 그 ‘전문 한자말’을 섞기 마련입니다. 저절로 스며 나오니까요. 여느 자리와 ‘전문 활동’에서도 참답고 슬기로우면서 정갈한 한국말로 제대로 ‘번역·창작’을 해서 올바로 쓸 수 있을 때에 비로소 한국사람이 한국사람다우면서 한국말이 한국말다울 수 있습니다.



물음 5.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한자말이 우리말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한자말이 많이 쓰였을까요?


  한자말이 한국말을 아슬아슬하게 흔든다기보다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쓰는 사람들 몸짓’이 바로 한국말을 흔들고 사회와 문화를 모두 흔듭니다.


  예부터 한국사람은 누구나 시골사람이었고, 손수 흙을 일구어서 밥과 옷과 집을 얻었습니다. 예부터 한국사람 가운데 정치인이나 지식인은 거의 없습니다. 1퍼센트조차 안 되었어요. 예부터 글을 쓰거나 글로 먹고사는 사람은 1퍼센트는커녕 0.1퍼센트조차 안 되었어요.


  한자말은 한자와 한문이라는 글로 이룬 권력입니다. 임금님과 신하와 사대부와 양반 계층이 바로 한자와 한문이라는 글로 권력을 이루었어요. 이와 맞서는 자리는 이 나라 거의 모두를 이룬 시골사람이지요.


  이 대목에서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권력자 집단은 중국에서 글과 말을 빌어서 썼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에서 글과 말을 받아들여서 썼고, 해방 뒤에는 미국에서 글과 말을 받아들여서 써요. 여느 한국사람은, 한 나라를 밑바탕에서 이루는 여느 한국사람은, 입으로 말을 하고 입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입으로 노래를 불렀어요. 삶을 이루는 모든 한국말은 바로 시골에서 손수 흙을 지어서 밥·옷·집을 지은 사람들이 갈고닦았습니다. 숲, 나무, 하늘, 땅, 별, 사람, 사랑, 그릇, 쌀, 꽃, 풀, 바다 같은 낱말이 바로 시골사람이 스스로 지어서 쓴 말이에요.


  권력자 집단이 흔히 쓰던 온갖 한자말은 개화기와 강점기와 해방을 지나는 동안 학교교육하고 사회와 정치와 문화와 예술과 경제와 문학에까지 모두 퍼졌습니다. 교과서를 거쳐서 퍼졌고, 신문하고 방송을 거쳐서 퍼졌습니다. 문학책이나 인문책을 거쳐서 퍼졌지요. 이와 달리 ‘책을 안 읽는 사람’이나 ‘학교를 안 다닌 사람’은 ‘권력자 집단이 사회와 학교와 문화로 퍼뜨리려 하던 한자말’에 드러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시골사람은 수수하고 쉬운 말을 무척 오랫동안 썼는데, 요새는 시골사람도 텔레비전을 늘 쳐다보기 때문에 시골말도 많이 어지러워졌습니다.


  아무튼, 따로 대단한 말을 찾아야 하지 않습니다. 삶을 이루는 바탕이 되는 말을 알맞고 슬기롭게 쓸 줄 알면 됩니다.



물음 6. 저희가 이오덕 선생님의 책을 읽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꾸 외국말을 쓰려는 이유는 유식한 척, 아는 척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랍니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꾸 외국말을 쓰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잘난 척하거나 아는 척하면서 외국말을 쓰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각이 얕기’ 때문이며, 생각이 얕아서 아직 스스로 튼튼하게 마음을 세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줏대(주체성)를 튼튼히 세운 사람은 아무 말이나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줏대를 튼튼히 세운 사람은 아무 일이나 덥석 맡아서 하지 않습니다. 생각을 바르게 세우고, 생각을 아름답게 가꾸며, 생각을 사랑스레 북돋울 줄 안다면, 어설픈 외국말은 안 쓰는 슬기로운 몸짓이 되겠지요.



물음 7. 선생님 책에서 사람들이 ‘똥오줌’은 더럽게 생각하면서 ‘대소변’은 품위를 지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왜 순수하고 참된 우리말을 오히려 천박하고 격낮은 말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정갈하고 참된 한국말을 제대로 모르는 까닭은, ‘생각이 없’거나 ‘생각하는 힘을 잃’거나 ‘생각하는 기쁨을 모르’거나 ‘생각하며 삶을 짓는 아름다움하고 동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똥오줌이든 대소변이든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어느 한 가지를 가리키는 말일 뿐입니다. 그런데, 시골사람은 예부터 한국말을 썼고, 지식 집단과 전문가 집단과 권력 집단은 한자말을 썼어요. ‘대소변’이라는 한자말을 쓴 사람은 바로 지식 집단과 전문가 집단과 권력 집단이지요.


  그러니, 지식과 전문가와 권력 집단은 여느 시골사람을 깔보거나 억누르는 몸짓이 되면서,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말을 깎아내리는 바보짓’을 한 셈입니다.



물음 8. 저희가 준비를 하면서 저희 또래 아이들의 글을 읽어 보았는데 많은 아이들이 글을 쓸 때 한자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때부터 벌써 한자말을 쓰는데 더 익숙해진 것이지요. 저희 같은 나이가 어린 학생들이 한자말에 익숙해지면 무엇이 안 좋을까요?


  교과서가 다 일본 한자말이나 중국 한자말입니다. 교과서에 지식을 담는 데에는 여러 뜻있는 어른들이 훌륭하다고 할 테지만, 지식을 어떤 말로 살피거나 다루어서 교과서를 엮어야 아름답거나 알찰까 하는 데까지 생각하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한자말을 쓰든 안 쓰든 대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한 가지’를 놓고 ‘이중언어(한국말과 한자말)’를 쓰는 몸짓이나 말투가 어릴 적부터 스며든다면, 여기에다가 ‘삼중언어(한국말과 한자말과 영어)’를 쓰는 몸짓이나 말투로 바뀌고 만다면, 그야말로 스스로 생각하는 슬기로운 삶하고 자꾸 멀어져요.


  한자말을 쓰기에 나쁘지 않고, 한자말을 안 쓰기에 좋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대목은, ‘모든 말은 생각을 일으키는 바탕’이기 때문에, 어떤 말을 쓰더라도 스스로 생각을 가꾸는 길을 씩씩하게 가야 합니다. 이중언어나 삼중언어를 쓰면서 제 넋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다면, 우리 청소년은 어릴 적부터 줏대 있게 홀로 서서 삶을 짓는 길로 나아가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슬기롭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려고 말을 배웁니다. 말을 배워서 쓰는 까닭을 살펴야 합니다. 한국말이냐 한자말이냐 영어냐 하는 금긋기가 아닙니다. 내 생각을 스스로 슬기롭게 다스리는 길이 어디에 있느냐를 살펴서 깨달아야 합니다.



물음 9. 그렇다면 우리말을 살리기 위해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 혹은 사회가 할 수 있는 일들엔 무엇이 있을까요?


  어른들이 하는 말을 무턱대고 받아들이거나 따르지 마셔요. 그리고, 스스로 배우셔요. 스스로 길을 찾으셔요. 내 생각을 내가 스스로 아름답고 사랑스레 가꾸려면 어떤 말을 스스로 배우고 찾아서 써야 하는가를 돌아보셔요.


  스스로 생각해야 하고, 스스로 배워야 합니다. 스스로 일어서야 하고, 스스로 웃고 노래하는 삶을 지어야 합니다. 입시지옥 흐름에 맞추어 대학입시만 바라보는 청소년이 아니라, 스스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생각해서 ‘대학에 가든 대학에 안 가든’ ‘내 길을 스스로 생각해서 찾는’ 씩씩하고 아름다운 청소년(젊은이)이 되자면, 어떤 말을 골라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같은 실마리는 스스로 풀 수 있습니다. 사회에 바라지 말고 스스로 해야지 싶어요. 아직 한국 사회는 경제성장에 너무 목을 매다느라 삶을 슬기롭게 다스리거나 아름답게 가꾸는 길하고 너무도 멀리 떨어졌거든요.



물음 10. 지금까지 저희 질문을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우리말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답해 주신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


  모든 나라에서 쓰는 모든 말은 저마다 아름답습니다. 한국말이 아름다운 까닭이라면, 우리가 바로 한국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사람은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일본말을 아름답게 가꾸면 우리한테 사랑스러운 이웃이 됩니다. 한국사람은 바로 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한국말을 아름답게 가꾸면 스스로 씩씩하고 튼튼할 뿐 아니라, 바깥 물결에 휩쓸리지 않습니다. 전라도에서는 전라말이 아름답고 경상도에서는 경상말이 아름답습니다. 서울에서는 서울말이 아름답고 부산에서는 부산말이 아름답습니다.


  제 뿌리(바탕)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뿌리가 제대로 내려야 나무가 우람하게 자랍니다. 뿌리가 없는 나무는 말라죽거나 쓰러지듯이, 뿌리를 배우거나 살피거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아무 삶을 못 짓습니다. 스스로 숲이 되는 사람이 되고, 스스로 숲과 같이 말을 하며, 스스로 숲바람을 일으키는 사랑스러운 숨결이 될 수 있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2015.9.3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말넋삶)


+ +


그동안 써낸 몇 가지 책을 곰곰이 돌아본다.

앞으로는 한결 재미나면서 즐거운 이야기가 흐르는

말 넋 삶 노래를 부르자고 생각한다.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최종규 저/숲노래 기획
철수와영희 | 2016년 06월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최종규 저/강우근 그림/숲노래 기획
철수와영희 | 2015년 10월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최종규 글/강우근 그림
철수와영희 | 2014년 03월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최종규 저
철수와영희 | 2012년 10월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최종규 저/호연 그림
철수와영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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