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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책
인문책시렁 271 채식주의자 | 문학책 2022-12-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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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채식주의자

한강 저
창비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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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2.17.

인문책시렁 271

 

《채식주의자》

 한강

 창비

 2007.10.30.

 

 

  《채식주의자》(한강, 창비, 2007)를 읽고서 몇 가지를 느꼈습니다. 첫째, ‘글쓰는 순이(여성)’가 돌이(남성) 마음을 섣불리 옮기려 하는구나 싶더군요. 예전부터 ‘글쓰는 돌이’도 순이가 어떤 마음인지 제대로 모르는 채 함부로 쓰는 버릇은 매한가지입니다. 그동안 숱한 글꽃(문학)이 ‘순이를 모르는 돌이 눈높이’로 휘갈겼다면, 거꾸로 ‘돌이를 모르는 순이 눈길’로 똑같이 휘갈긴다면, 그저 갈라치기나 싸움만 이룹니다.

 

  둘째, 영어를 한글로 옮긴 글인지, 영어로 옮기기 좋게 쓴 한글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글결은 우리말씨가 아닌 옮김말씨(번역체)입니다. 한글로 적는다고 해서 다 ‘우리글꽃(한국문학)’이라고 아우를 수 있을는지 아리송합니다. 2000년 무렵까지 웬만한 우리글꽃은 ‘무늬만 한글’이 아닌 ‘속살로 우리말’이라는 얼개를 다스리면서 글빛을 밝혔다면, 2000년을 넘어선 뒤부터는 ‘무늬도 한글 같지 않’은데다가 ‘속살마저 일본말씨에 옮김말씨가 범벅인 글멋을 부리는 길’로 확 기울었습니다.

 

  셋째, 풀밥이건 고기밥이건 맛없게 지으면 맛없고, 맛있게 지으면 맛있습니다. 풀밥차림이 맛없어야 할 까닭이 없고, 맛없지 않습니다. 오늘날 이 나라를 가볍게 비아냥대거나 나무라면서, 또 ‘채식주의’인 사람들까지 슬며시 비웃거나 타이르면서 ‘순이돌이하고 얽힌 서울살이 쇠사슬’을 옮기는 듯한 줄거리이기는 한데, 언제까지 ‘막장 연속극’ 같은 판을 깔아야 할까 아리송합니다. 2007년 아닌 2017년에도 ‘집안일 안 하는 돌이’가 많습니다만, 2007년뿐 아니라 1997년에도 ‘집안일을 하고 바깥일을 끊은 돌이’가 꽤 있었습니다. 글꽃(문학)은 우리 어떤 살림자리를 옮겨서 앞으로 어떤 살림꽃으로 피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을 노릇일까요? 글꽃이란 무엇일까요?

 

  사람들 스스로 차츰 바꾸어 나가는 터전입니다. 다만, 사람들 스스로 바꾸어 나가더라도 끝까지 안 바꾸려고 버티는 무리가 있어요. 글꽃은 ‘끝까지 안 바꾸려고 버티는 무리’를 쳐다보면서 그런 줄거리를 담는 삶일까요? 아니면, 글꽃은 먼저 스스럼없이 나서면서 바꾸어 나가는 삶하고 어깨동무하는 길일까요?

 

  끝까지 안 바꾸는 사람을 나무라기란 ‘매우 쉽’습니다. 이슬받이처럼 첫길을 열기란 ‘매우 어렵’겠지요. 우리글꽃은 매우 쉬운 길만 풀어놓으면 그냥그냥 읽히고 팔리는 판인가요? 우리글꽃은 첫길을 이슬빛으로 나아갈 만한 새글일 수는 없을까요?

 

  온누리를 아름답게 바꾸려면, 남이 아닌 나부터 아름답게 말·넋·삶을 바꿀 노릇입니다. 나라지기를 거꾸러뜨리거나 둘레(사회)만 바꾸더라도 나부터 안 바뀌었으면 늘 도루묵입니다. 나부터 바꾸어 나가기에 나라나 둘레가 어수선하더라도 우리 스스로 한 줄기 들풀로 돋아서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면서 천천히 바꾸어 냅니다.

 

ㅅㄴㄹ

 

그런데 이제 아내가 차려놓은 식탁은 무슨 꼴인가. 비스듬히 의자에 앉은 아내는 한눈에도 맛없어 보이는 미역국을 입에 떠넣고 있었다. 밥과 된장을 상추에 싸서 볼이 불룩하게 넣고 씹었다. (22쪽)

 

“뭐가 문제야?” “피곤해.” “그러니 고기를 먹으라고. 고기를 안 먹으니 힘이 없지. 전에는 이러지 않았잖아.” “사실은.” “뭐?” “…… 냄새가 나서 그래.” “냄새?” “고기냄새. 당신 몸에서 고기냄새가 나.” 나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방금 못 봤어? 나 샤워했어. 어디서 냄새가 난다는 거야?” 그녀의 대답은 진지했다. “…… 땀구멍 하나하나에서.” (24쪽)

 

다음 음식은 깐풍기였고, 그다음 음식은 참치회였다. 모두가 먹는 동안 아내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작은 도토리알 같은 유두를 블라우스 속에서 뚜렷이 내민 채, 거기 모인 사람들의 입술과 그 움직임을 샅샅이, 빨아들이듯 지켜보았다. (33쪽)

 

처형이 달려들어 장인의 허리를 안았으나, 아내의 입이 벌어진 순간 장인은 탕수육을 쑤셔넣었다. 처남이 그 서슬에 팔의 힘을 빼자, 으르렁거리며 아내가 탕수육을 뱉어냈다. 짐승 같은 비명이 그녀의 입에서 터졌다. “…… 비켜!” (5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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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습니다 203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 문학책 2022-12-2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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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장정일,한영인 저
안온북스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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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2.14.

읽었습니다 203

 

 

  누구나 처음부터 알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닫거나 눈을 감거나 귀를 막으면, 누구나 처음부터 ‘안 알려고 하는 몸짓’으로 기웁니다. 또한 누구나 처음부터 알고 느낀 대로 말하면서 나눌 노릇이지만, 자꾸 꾼(전문가·과학자)을 앞세워야 한다고 여기면서 그만 우리 스스로 ‘바보 수렁’에 갇힙니다.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를 처음 쥘 적에는 두 사람이 ‘참말로 글월을 주고받았나?’ 하고 여겼으나, 막상 두 사람은 ‘책으로 내려고 달책(잡지)에 글을 실었을 뿐’이고, 글을 다 쓰고서 책으로 엮은 셈이더군요. 둘이 주고받는 얼거리로 쓴 글은 맞되 ‘온마음을 털어놓는 글’하고는 먼, ‘처음부터 보여주려는 글’이다 보니 여러모로 허울스럽습니다. 입가리개가 덧없는 줄 말하지 못 한다면, 글(문학·평론)이 무슨 구실일까요? 미리맞기(예방주사·백신)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데에도 입을 다물고 글을 안 쓴다면, 제주섬을 오가는 둘은 어떤 삶인가요?

 

ㅅㄴㄹ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장정일·한영인 글, 안온북스, 2022.9.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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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56 이걸로 살아요 | 문학책 2022-11-2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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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걸로 살아요

무레 요코 저/이지수 역
더블북 |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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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1.24.

인문책시렁 256

 

《이걸로 살아요》

 무레 요코

 이지수 옮김

 더블북

 2022.4.20.

 

 

  《이걸로 살아요》(무레 요코/이지수 옮김, 더블북, 2022)를 읽다가 지우개를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글붓이나 그림붓을 쓴다면 지우개를 늘 곁에 두는데, ‘고무 지우개’는 거의 찾아볼 길이 없습니다. 온통 ‘플라스틱 지우개’예요. 우리나라에는 ‘고무신’이 있습니다만, 이제는 이름만 고무신일 뿐 막상 ‘플라스틱신’이에요.

 

  사람들이 입는 옷은 실로 짭니다만, 모시·삼·솜·누에실·양털로 얻은 실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짜는 옷이 넘쳐요. 값싸게 사고파는 지우개나 신이나 옷은 모조리 플라스틱입니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풀꽃나무한테서 얻은 밑감으로 지은 살림은 모두한테 이바지합니다. 이와 달리 플라스틱으로 뽑아내어 값싸게 사고팔거나 다루는 살림은 모두한테 쓰레기입니다.

 

  제가 글을 쓰는 살림살이는 나무입니다. 글붓도 종이도 나무이고, 글판(키보드)하고 다람이(마우스)도 나무예요. 나무 글판하고 나무 다람이를 찾아내기까지 만만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나무 글판이며 나무 다람이를 짓지 않더군요. 돈이 안 된다고 여기기 때문일 텐데, 가게에서 비닐자루를 쓰지 말라 하는 일 못지않게, 셈틀 껍데기·글판·다람이를 나무로 바꾸도록 나라에서 나서야지 싶어요. 손전화 뼈대도 나무로 짤 수 있어요. 길을 차지한 부릉이(자동차)도 속살림은 나무로 짤 만합니다.

 

  옷칸이며 잠자리를 나무로 짜면 모두한테 이바지합니다. 나무로 짠 살림은 손길을 탈수록 빛이 날 뿐 아니라 훨씬 오래 씁니다. 나무로 짠 살림이나 세간이 오래되어 닳거나 낡았다면 땔감으로 삼지요. 그러나 값싼 플라스틱은 모두 쓰레기일 뿐 아니라, 사람한테도 들숲바다한테도 나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스스로 바꿀까요? 나라가 앞장서야 할 일이 틀림없이 있기는 하지만, 나라가 등지거나 팔짱을 끼더라도, 저마다 보금자리에서 하나씩 바꿀 노릇입니다. 풀꽃나무를 곁에 두면서 시골살이로 거듭나고, 손전화가 아닌 종이책을 펴고, 부릉부릉 몰기보다는 두 다리로 걷고, 아이들을 배움터에 몰아넣기보다는 보금자리에서 함께 살림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지을 노릇이에요.

 

  하나를 더 헤아린다면, 밥옷집뿐 아니라, 말글살이를 숲빛으로 여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트로 지우개가 필요하다”가 아닌 “지우개를 함께 쓴다”로 가다듬을 말입니다. ‘에코백’이 아닌 ‘천바구니’를 쓸 일입니다. “이걸로 살아요”가 아닌 “이렇게 살아요”나 “이처럼 살아요” 하고 말하는 눈빛으로 가꾸어 갈 수 있기를 바라요.

 

ㅅㄴㄹ

 

연필을 쓰면 세트로 지우개가 필요하다. 여태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쭉 같은 제품을 썼는데, 그것이 플라스틱 지우개이고 이 역시 작아져서 새것을 살 시기가 되었기에 전통적인 고무 지우개를 동네 문방구에서 찾아봤더니 플라스틱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자 일본 제품은 한 개, 스페인 제품은 여러 개가 나왔다. (26쪽)

 

요즘은 에코백을 들고 다녀야 한다거나 포장을 간소화해야 한다는 의식이 사람들 사이에서 높아져서, 물건을 살 때 “그냥 주세요”라고 말하기 쉬워졌다. (46쪽)

 

분명 책은 책장에서 넘쳐났지만 딱히 그런 터무니없이 비싼 물건을 사지 않아도 지극히 평범한 책장으로 충분했다. 허세가 있는 엄마는 선생님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겠지. (120쪽)

 

#むれようこ #群ようこ #これで暮らす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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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습니다 169 연필로 쓰기 | 문학책 2022-08-2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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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연필로 쓰기

김훈 저
문학동네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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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8.17.

읽었습니다 169

 

 

  여름이면 부채질을 합니다. 잠든 아이 곁에서 가만히 자장노래를 부르며 부채질을 하고, 글을 쓰는 자리맡에 부채를 놓고서 손가락이며 등판으로 흐르는 땀을 식힙니다. 겨울에는 손가락을 호호 불면서 녹이고, 아이들 이불깃을 여밉니다. 요즈막 사람들은 집에 시원이(에어컨)를 으레 거느리느라 여름에 땀을 안 흘리고, 겨울에 깡똥바지차림으로 지내기 일쑤인데, 여름에 땀을 안 흘리고 겨울에 오들오들 안 떨면서 무슨 글을 쓰고 어떤 살림을 지을까요? 《연필로 쓰기》를 여러 해에 걸쳐 곰곰이 읽었습니다. ‘잘 쓴 글’을 ‘멋스러이 여민 책’이라고 느낍니다. 이따금 스스로 부딪히면서 헤아린 이야기를 쓰되, 냇물 건너에서 가만히 구경하는 눈망울로 엮었다고도 느낍니다. 바람을 가르는 자전거를 달려도 훌륭하되, 아이를 태우고서 들길을 달릴 수 있다면 사랑스럽습니다. 글님이 손수 걸레를 빨아 마루를 훔치고, 집살림을 도맡으며 아기를 돌본다면, 멋글 아닌 삶내음 나는 글을 쓰겠지요.

 

《연필로 쓰기》(김훈 글, 문학동네, 2019.3.27.)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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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습니다 168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 문학책 2022-08-2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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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이연희 저
봄날의책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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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8.16.

읽었습니다 168

 

 

  책을 또 와르르 무너뜨립니다. 건드리지 않아도 이따금 무너집니다. 읽고서 자리맡에 차곡차곡 놓다 보니 어느새 높다랗게 봉우리를 이루는데, 어른 두 사람이 누울 만한 칸에 봉우리가 열도 스물도 아닌 예순이나 여든쯤 되다 보니 책봉우리는 우르르 무너지면서 “넌 언제쯤 나를 갈무리해서 제자리를 잡아 줄 셈이니?” 하고 묻습니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을 읽었습니다. 대전에서 수원으로 건너가는 길에 읽었는데, 제가 살아가는 고흥 곁 장흥에서 보낸 나날을 어렴풋이 담았군요. 살고 보면 어디나 집이고, 떠나고 보면 어디나 옛터입니다. 지난날에 잘하거나 잘못한 일이란 없이, 모두 새록새록 겪은 하루요, 오늘날에 잘못하거나 잘하는 살림이란 없이, 늘 새삼스레 마주하는 아침저녁입니다. 글님은 오늘 전남 장흥에서 살까요, 서울에서 살까요? 숲으로 둘러싼 작은 보금자리에서 호젓이 흙을 만지며 장흥에 머문다면, 글도 빛꽃(사진)도 확 달랐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이연희, 봄날의책, 2022.3.2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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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습니다 151 위대한 일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 문학책 2022-07-1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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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위대한 일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김해자 저
한티재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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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7.12.

읽었습니다 151

 

 

  김해자 님이 쓰는 책을 꼬박꼬박 챙겨서 읽기에 《위대한 일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도 장만해서 읽었습니다만, 너무 글멋을 부리는구나 싶어서, 이 글멋이 가실 길이 없어 보이는구나 싶어서, 앞으로는 더 장만하지 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글이면 글인데, 이 글에 ‘문학’이나 ‘수필’이나 ‘시’라는 이름을 덧씌우면 울타리가 높습니다. 글을 글이 아닌 ‘문장’이나 ‘문해’라고 덧붙이면 담벼락이 단단합니다. 할머니하고 어깨동무하는 글이란 어떤 길일까요? 시골빛을 담아내면서 푸르게 영그는 글이란 어떤 빛일까요? 치레하기에 멋지지 않습니다. ‘놀랍다·대단하다·훌륭하다·거룩하다·뛰어나다·크다·높다’ 같은 우리말이 있습니다. ‘위대’를 찾지 않기를 바라요. 눈을 낮추고 흙하고 사귀는 글로 추스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해(文解) 수업에서, 이제 막 문맹에서 탈출 중인 어머니가 쓴 겁니다(8쪽)” 같은 치레글로는 놀라운 일도 아름다운 일도 사랑스러운 일도 없어요.

 

《위대한 일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김해자 글, 한티재, 2022.3.2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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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책 읽기 174 자연 낱말 수집 | 문학책 2022-05-26 06:27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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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연 낱말 수집

노인향 저
자연과생태 |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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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2022.5.26.

숲책 읽기 174

 

《자연 낱말 수집》

 노인향

 자연과생태

 2022.4.21.

 

 

  《자연 낱말 수집》(노인향, 자연과생태, 2022)을 가만히 읽었습니다. 저는 영어 ‘내추럴’도 한자말 ‘자연’도 아닌, 우리말 ‘숲’을 말하고 노래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영국이나 미국에서 안 태어났고, 중국이나 일본에서 안 태어났거든요. 그저 이 나라 조그마한 골목마을에서 조그맣게 태어나서 살았기에 조그마한 아이로서 둘레를 품을 풀빛이고 꽃빛이고 나무빛이 어우러진 숲빛인 말을 살핍니다.

 

  어릴 적에 날개꽃(우표)을 곧잘 모았습니다. 여덟아홉 살 어린이가 “날개꽃 모으기”를 한다고 말하면, 그무렵에는 아직 ‘날개꽃’이란 말을 몰라 “우표 모으기”라 말했습니다만, 둘레 어른들은 ‘고상한 한자말’을 끼워넣어 “우표 수집”이라고 일컬었습니다.

 

  모으기에 ‘모음·모으기’인데 예나 이제나 숱한 어른들은 우리말을 쓰기보다는 ‘수집’이나 ‘-집(集)’이란 일본스런 한자말씨에 스스로 갇힌다고 느껴요. 이제부터는 우리 스스로 우리 눈길을 틔워 우리 나름대로 우리 보금자리를 푸르게 사랑하는 살림길을 펴는 숲말을 헤아리면 스스로 즐겁고 아름다워 사랑으로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숲말을 짚는 《자연 낱말 수집》을 읽다 보면 “호랑이는 범이라고도 하지요(81쪽)” 같은 대목이 있는데, 그냥 틀렸습니다. “범을 한자로 구태여 옮겨 ‘호랑’으로 적은 먹물이 있었다”라 해야 올바릅니다. “감쪽은 감접에서 변한 말이라는 의견입니다 … 소리는 감접같다>감쩝같다>감쩍같다>감쪽같다로 변했다고 추측합니다(22, 23쪽)” 같은 대목에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숲말은 숲으로 수수하게 헤아리기를 바라요. ‘의견’이나 ‘추측’이 아닌 ‘생각’을 하면 어느새 저절로 누구나 실마리를 찾아냅니다. ‘쪽’이란 ‘켠’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조각’을 가리키기도 하고 ‘얼굴’이기도 하며, ‘곳’이나 ‘자리’도 가리키면서, ‘쪽빛 물들이기’처럼 ‘쪽’이라는 들풀이 따로 있기도 합니다.

 

  우리말은 우리말일 뿐이니, “우리말치고는 꽤 발음이 이국적이다 싶었는데(109쪽)” 같은 대목은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무녀리라는 말은 문을 연다는 뜻인 ‘문열이’에서 비롯했다는데(111쪽)” 같은 대목은 아쉽습니다. ‘문열이’라고 넘겨짚어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우리말 ‘물·무르다’하고 ‘여리다·가녀리다·가냘프다·얇다·엷다·옅다·어리다’를 가만히 짚으면 얼마든지 수수께끼를 풀어냅니다.

 

  그리고 “그런데 반전(?)은 살찌니가 살찐 고양이를 뜻하는 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부산 방언의 어원 연구’에서는 살찌니를 ‘삵+진(陳)+이’, 그러니까 ‘삵을 길들인 것’으로 풀이합니다(127쪽)” 같은 대목에서는 그만 책을 덮었습니다. 숲에서 태어나 숲에서 자라던 아스라한 옛사람은 임금이나 붓바치(지식인)처럼 한자로 장난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살림을 짓고 아이를 낳아 사랑하면서 저마다 사투리로 말꽃을 피웠어요. ‘살지다·살찌다’에서 ‘지다·찌다’가 얼마나 넓고 깊고 푸르게 우리 살림살이를 살살 어루만지는가를 들여다보기를 바라요. 낱말책(사전)에 숨은 낱말을 뒤적여도 안 나쁘지만, 이보다는 우리가 스스로 맨발에 맨손에 맨몸으로 숲에 깃들면 돌이며 바위에 나무에 냇물에 샘에 빗방울에 구름에 바다 같은, 또 바람하고 하늘 같은, 그냥그냥 아이어른 모두 쉽고 상냥하며 부드러이 쓰는 삶말(생활용어)이 어떻게 태어나서 우리 눈길을 깨웠는지 잘 알 만하리라 봅니다.

 

  자연을 안 봐도 돼요. 숲을 보면 돼요. 이뿐입니다.

 

ㅅㄴㄹ

 

큰 벌을 그저 큰 벌, 속껍질을 그냥 속껍질이라 부른다고 나쁠 건 하나 없습니다. 다만, 칭퉁이나 보늬 같은 우리말을 하나둘씩 알 때마다 아쉬웠습니다. (11쪽)

 

토로래, 도로랑이, 물개아지, 무송아지, 논두름망아지, 버버지, 개밥통, 가밥도둑, 하늘밥도둑. 모두 땅강아지를 이르는 말입니다. 비규범 표기로 사전에 오른 이름만 이만큼이고 사투리까지 더하면 훨씬 많습니다. (100쪽)

 

자연 낱말 찾기는 꼭 ‘숨은 사랑스러운 낱말 찾기’ 같습니다. (12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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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223 안개주의보 (김하늬) | 문학책 2022-04-0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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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광주의 문학정신과 그 뿌리를 찾아서

이승철 저
문학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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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팔아먹는

모든 '찌라시'가

걷히기를 바라며.

 

.

.

 

숲노래 노래책 2022.4.2.

노래책시렁 223

 

《안개주의보》

 김하늬

 호남문화사

 1980.3.25.

 

 

  1980년 5월을 앞둔 3월에 나온 《안개주의보》는 광주 불로동에서 찍었고, 이 노래책을 2021년 가을에 천안 헌책집에서 만났습니다. “굶주리고 헐벗고 가난했던” 같은 글자락이 보이지만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굶주리거나 헐벗거나 가난했는가를 그리지는 않습니다. “상냥한 女子처럼 다가와” 같은 글자락처럼 적어야 글(문학)이 된다고 여기는 티를 곳곳에서 엿볼 만합니다. 글에 담을 삶이란 무엇이요, 글을 쓰기 앞서 어떤 눈길이어야 하며, 글을 나눌 이웃을 누구라고 생각할까요? 글돌이 아닌 글순이였다면 “상냥한 男子처럼 다가와”처럼 써야 글(문학)이라고 여길는지요? 1980년에도 1960년에도 2000년이나 2020년에도 이 나라 글판은 어슷비슷하다고 느낍니다. 어린배움터나 푸른배움터만 마치고서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길이 없습니다. 배움터를 아예 안 다닌 사람은 글판에서 도무지 못 찾습니다. 어느 열린배움터(대학교)를 마쳤는지 따지고, 어느 고장에서 태어났는지 따지고, 누가 끌어올렸는지(추천·등단) 따져요. 예전에는 안개였다면 오늘날에는 먼지띠(스모그)입니다. 글을 쓰면서 ‘광주·전라도’를 팔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저 글을 쓰기를 바랍니다. 안개도 먼지띠도 거두어 낼 숲을 바라보고 품기를 바라요.

 

ㅅㄴㄹ

 

우리와 같이 / 굶주리고 헐벗고 가난했던 사람을 // 우리와 같이 / 못배우고 가냘프고 마음 약했던 사람을 (그대/23쪽)

 

그 안개가 이 이른 새벽에 또 흰가운을 / 입고 / 상냥한 女子처럼 다가와 // 우리들의 목덜미를 파고들며 / 면도질을 한다 // 우리들의 목덜미는 순간 배암처럼 / 싸늘해지고 // 우리들은 무서워서 마스크를 쓴다 (안개주의보/51∼52쪽)

 

 

 


'찌라시' 시인 책에

굳이 이 글을 걸치는 까닭을

이 출판사 일꾼이

이제라도 깨닫기를 빈다.

 

이태 앞서 전화를 해서 따졌는데

아직도 버젓이 이 책을 파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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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습니다 115 쇼리 | 문학책 2022-03-1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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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쇼리

옥타비아 버틀러 저/박설영 역
프시케의숲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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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3.11.

읽었습니다 115

 

 

  ‘잃어버린 나’를 찾아간다는데 ‘피를 빨아먹거나 몸뚱이를 뜯어먹어’야 하고, 피를 빨면서 언제나 살섞기를 해야 하고, 죽이고 죽는 다툼판이 끊이지 않는 줄거리로 짠 《쇼리》를 읽다가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이 푸른별에서 무슨무슨 ‘주의’를 내세우는 무리가 벌이는 짓을 ‘뱀파이어’로 빗대어 그렸다고도 할 테고, 정작 사람들이 사람다움을 잃고 싸우는 바보짓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도 할 텐데, 오히려 이런 줄거리하고 얼거리는 우리 생각·눈길·마음을 ‘피빨기·살섞기·죽이기·뜯어먹기’에 가둔다고 느낍니다. 이 푸른별이 온통 피를 빨아먹는 노닥질판이라고 여기면서 쳇바퀴를 돌 수 있고, 이러한 글을 쓸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저로서는 이 푸른별에서 시늉질을 끝내고 사랑빛을 펴는 길을 생각하고 이러한 길을 글로 쓰려고 합니다. ‘sf’나 ‘연속극’이라는 이름으로 메스꺼운 이야기밖에 쓸 수 없다면, 이곳에서는 아이가 태어나서 꿈을 꾸지 못합니다.

 

《쇼리》(옥타비아 버틀러 글/박설영 옮김, 프시케의숲, 2020.7.15.)

 

ㅅㄴㄹ

 

이 책은

안 보이는 구석 밑바닥에

처박아 놓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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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습니다 110 체공녀 강주룡 | 문학책 2022-02-2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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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체공녀 강주룡

박서련 저
한겨레출판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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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2.24.

읽었습니다 110

 

 

  평양 고무공장에서 일하던 강주룡 님은 낮은 일삯에 고단한 굴레를 뜯어고치기를 바라면서 온몸을 던져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목청껏 외친 사람은 강주룡 님만이 아닙니다만, 나라(정부)도 글바치(지식인)도 피끓는 목소리에 귀를 안 기울인 지난날입니다. 오늘날은 다를까요? 《체공녀 강주룡》은 몇 조각 없는 자취를 헤아려 엮은 ‘소설’입니다. 강주룡 님이 어떠한 삶을 보내었는지 찾기가 어려우니 ‘평전’이 아닌 ‘소설’로 쓸 만할 수 있습니다만, 그야말로 ‘소설’이네 싶어요. 나중에 누가 ‘영화’로 찍어 주기를 바라며 쓴 소설은 나쁘지는 않되, 연속극 같은 줄거리에 ‘투사’라는 이름을 내세우느라 바쁩니다. 그저 ‘사람’이요, ‘순이’요, ‘일꾼’이요, ‘살림꾼’이라는 눈썰미로 수수한 살림결을 그리고서 지난날 평양 한켠 고즈넉한 마을살이를 담아내었다면 사뭇 달랐겠지요. ‘위인’이 되려고 을밀대에 올라간 몸짓이 아닌, 사람들이 눈 좀 뜨라고 외쳤잖아요.

 

《체공녀 강주룡》(박서련 글, 한겨레출판, 2018.7.18.)

 

ㅅㄴㄹ

 

매우 아쉬운 책.

그저 소설이다.

소설로 소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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