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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81 한 권의 책 (최성일) | 인문책 2023-02-2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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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 권의 책

최성일 저
연암서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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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인문책 2023.2.18.

인문책시렁 281

 

《한 권의 책》

 최성일

 연암서가

 2011.10.25.

 

 

  《한 권의 책》(최성일, 연암서가, 2011)을 열 몇 해 만에 되읽다가 2011년에 이 책을 책집에서 서서 읽었을 뿐, 굳이 안 산 까닭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글님은 틀림없이 여러 갈래 책을 찬찬히 읽고서 느낌을 밝히는 듯하지만, 참말로 ‘여러 갈래’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안 읽는 책을 꽤 즐기는구나 싶어 마음도 눈도 안 갔더군요. 이 책이 첫머리에 다루는 《즐거운 불편》조차 글님 스스로 ‘즐겁게 서울살림(도시문명)을 끊고서 하나씩 차근차근 바꾸며 아이들하고 살림빛을 새롭게 짓는 하루’인 줄 느끼지 못 하는 채 서둘러 느낌글(서평)을 쓴 듯싶습니다. 그래도 최성일 님은 ‘잘난책’을 덜 읽는 듯싶으나 ‘작은책’으로까지 눈망울을 더 뻗지는 못 했다고 느껴요.

 

  꼭 어느 책을 읽고서 느낌글을 써야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숱한 글바치(작가·비평가)는 어린이책을 너무 안 읽고, 그림책·만화책·사진책은 아예 안 들여다보다시피 합니다. 그림책·만화책·사진책을 읽고서 느낌글을 쓰는 이들은 너무 어렵게 쓸 뿐 아니라, 하나같이 ‘서울내기 눈’으로 줄거리를 풀어낼 뿐입니다.

 

  온누리 아름다운 그림책·만화책·사진책을 여민 지음이 가운데 서울(도시)하고 등진 채 시골이며 숲에서 호젓하고 조용하게 살림을 짓는 분이 꽤 많습니다. ‘지은이가 시골이며 숲에서 호젓하고 조용하게 살림을 지으며 살기’에 ‘글바치(비평가)도 똑같이 시골이며 숲에서 살면서 글을 써야’ 하지는 않습니다만, ‘책을 지은 사람이 어떤 터전에서 날마다 무엇을 보고 느끼고 배우면서 글을 여미었는가’는 헤아릴 노릇입니다.

 

  후쿠오카 켄세이 님이 쓴 《즐거운 불편》을 못 읽어내는 눈이라면, 팀 윈튼 님이 쓴 《블루 백》이라든지, 다이애나 콜즈 님이 쓴 《영리한 공주》라든지, 엘사 베스코브 님이 지은 《펠레의 새 옷》이라든지, 윌리엄 스타이그 님이 지은 《슈렉》이나 《도미니크》도 못 읽어낸다고 느껴요. 아니, 이런 책을 읽을 엄두를 못 낸다고 해야겠지요. 블라지미르 메그레 님이 여민 《아나스타시아 1∼10》을 읽고서 느낌글을 찬찬히 써내려면 어떤 하루를 살아야 할까요? 머리(지식·정보)로는 이러한 책을 못 읽게 마련입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님이 쓴 《허울뿐인 세계화》를 잿집(아파트)에서 살며 읽는들 무엇을 바꿀 만할까요?

 

  다시 말하자면, 《즐거운 불편》을 읽을 적에 스스로 자전거를 달리면서 집이랑 일터를 오가는 살림으로 확 바꾸고서 다시 이 책을 읽어 볼 수 있다면, 우리가 쓸 느낌글은 너무도 다릅니다. 권정생 님이 쓴 《몽실 언니》나 《우리들의 하느님》을 읽었다면 ‘시민단체 뒷배가 아닌 작은이웃 어깨동무’라는 길을 생각하면서 살림을 바꿀 줄 알아야겠지요. 이오덕 님이 쓴 책을 읽었으면서 정작 일본말씨를 스스로 털어내지 않고서 ‘일본 천황제·군국주의’나 ‘일제강점기 친일파’를 나무라기만 한다면, 우리 스스로 두동진 꼴입니다.

 

  좋은책이나 나쁜책은 없습니다. 읽는 눈길·손길·마음길에 따라서 모든 책을 새롭게 헤아려 우리 삶에 스스로 밑거름으로 삼아 오늘 하루를 새록새록 가꿀 뿐입니다. 흙으로 돌아간 최성일 님이 부디 하늘누리에서 포근히 쉬면서 하늘빛을 읽는 꿈길을 가셨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ㅅㄴㄹ

 

하지만 김 교수가 사서의 전문적 자질에 대해 꾸준히 문제의식을 가진 점을 감안해도 이번 책에서 도서관인의 자기성찰보다 신분보장에 더 주의를 기울인 것은 약간 유감스럽다. (26쪽)

 

‘자화상’의 일부 내용은 친일로 매도될 여지마저 있다. 하지만 선생의 담담한 고백은, 전두환 장군 찬양 기사를 작성한 것에 대해 지금껏 따져 물어온 이가 없었다는 기자 출신 소설가의 떨떠름한 말투와 얼마나 다른가! (36쪽)

 

이태 전, 한 출판단체가 주관하는 추천도서 선정 모임에 참여하면서 우리나라 사람이 절반 넘게 아파트에 산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도서선정위원 주소록에 나타난 주거 형태가 아파트 일색이었다. (49쪽)

 

이에 비하면 환경운동에 대한 비판은 약간 물렁하다. “비판은 언제나 두렵고도 어려운 일”이지만, 자신이 속한 분야를 향한 비판은 더욱 그래서일 것이다. (9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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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습니다 214 인도양에서 출발하는 바다 이름 여행 | 인문책 2023-02-1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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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도양에서 출발하는 바다 이름 여행

조홍연 저
지성사 | 201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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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2.13.

읽었습니다 214

 

 

  바다란 어떤 곳일까 하고 헤아리는 곁책으로 삼을까 싶어 《인도양에서 출발하는 바다 이름 여행》을 읽었습니다만, 영어하고 한자로 붙인 이름을 들추다가 끝납니다. 정작 우리말 ‘바다’가 왜 ‘바다’인지는 조금도 못 짚어요. ‘거미’나 ‘개미’를 다루는 분은 ‘거미·개미’가 왜 이런 이름인가 궁금해 하면서 뿌리를 샅샅이 보더군요. 이와 달리 ‘새’나 ‘바다’나 ‘하늘’이나 ‘흙’을 다루는 분은 뜻밖에도 우리말이 어떤 밑뿌리인지 안 들여다봅니다. ‘바다’는 ‘바닥’하고 맞물리고 ‘바탕’하고 잇습니다. ‘밭·바깥’도 뿌리가 같고, ‘바람·밝다’도 뿌리가 같아요. ‘방울’이란 낱말도 말밑이 잇닿지요. 그래서 ‘밝다·맑다’가 얽히고 ‘바다·물’도 말밑이 닿습니다. 바다가 왜 바다인가를 깨닫는다면, ‘염해(鹽海)’는 ‘소금바다’로, ‘연해(沿海)’는 ‘곁바다’로, ‘천해(淺海)’는 ‘얕바다’로, ‘심해(深海)’는 ‘깊바다’로 고칠 만해요.

 

《인도양에서 출발하는 바다 이름 여행》(조홍연 글·그림, 지성사, 2014.7.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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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77 불편부당 1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 | 인문책 2023-02-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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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불편부당 1호 [2022]

불편부당 편집위원회 저
ㅁㅅㄴ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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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2.13.

인문책시렁 277

 

《불편부당 1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

 박가분 엮음

 ㅁㅅㄴ

 2022.3.15.

 

 

  《불편부당 1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박가분 엮음, ㅁㅅㄴ, 2022)를 읽으며 ‘불편부당’이라는 어려운 말씨를 돌아봅니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고 하는 뜻이라면, 우리말로 ‘바르다·곧다’나 ‘고르다·올바르다’라 하면 됩니다. 수수하게 ‘치우침없다·흔들림없다’라 할 수 있어요.

 

  어린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쓰는 이라면 ‘어른 아닌 늙은이’라고 느낍니다. 어린이가 외우도록 억지로 밀어붙이는 말을 쓰는 이라면 ‘어른 아닌 꼰대’이지 싶습니다. 바르게 살고 말하면 됩니다. 고르게 살아가며 얘기하면 됩니다.

 

  그리고 ‘중도·중용’이 아닌 ‘가운데·복판’에 서면 되어요. 우리 몸에서 가운데는 ‘가슴’이고, 가슴은 ‘마음’을 빗댑니다. 바르거나 고르게 살아가려는 길이라면, 겉모습(사실)이 아닌 속빛(진실)을 바라보려 하는 매무새입니다.

 

  첫째 이야기가 나오고서 둘째 이야기는 까마득한 《불편부당 1》인데, ‘이대남’이라는 이름으로 가리키는 젊은돌이는 고린틀(가부장제)을 손사래칩니다. 젊은순이도 젊은돌이도 고린틀을 거스르면서 새틀을 일구려 해요. 이 땅에 돌이(남성)란 몸을 입고 태어나기에 모든 돌이가 ‘잠재적 가해자’일 수 없고 ‘가해자’이지도 않습니다. 때린놈(가해자)은 힘꾼(권력자)일 뿐입니다. 이 대목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모든 목소리(주의주장·이즘)는 외곬로 치닫습니다.

 

  더 헤아리면, 오늘날 ‘민주주의 선거’도 지난날 ‘임금님’도 “고약한 고린틀”입니다. 힘꾼은 그들끼리 담벼락을 쌓고서 위아래를 갈랐어요. 위아래가 아닌 어깨동무로 나아가는 곳에는 늘 살림빛이 흘렀습니다. 지난날 ‘한문을 쓰던 힘꾼’이 ‘때린놈’이요, 오늘날 ‘일본말씨에 옮김말씨에 갖은 얄궂은 말씨를 쓰는 글바치’도 나란히 ‘때린놈’입니다.

 

  《불편부당 1》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귀기울일 만하면서 아쉽습니다. ‘때리지 않았어도 때린놈이라 손가락질을 받는 애꿎은 돌이’ 목소리를 담아내는 길은 귀기울일 만하되, ‘때린놈은 누구이며 왜 때렸는가?’를 파고들지 않는 대목은 아쉬워요. 힘을 거머쥐면 순이도 돌이도 나란히 힘꾼입니다. 겉모습(성별)만으로 ‘맞은놈·때린놈’을 가를 수 없습니다. ‘겉이 아닌 속으로 하는 짓’으로 살필 ‘때린놈’입니다.

 

  나라(정부)에서 아무리 ‘차별금지법’을 내놓는들 따돌림(차별)은 사라질 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를 눈에 불을 켜고 들여다보는 짓입니다. 그래서 늘 스스로 ‘차별’을 마음에 담지요.

 

  그러면 어떡해야 할까요? 나라에서라면 ‘어깨동무길·어울림길(화합법)’을 내놓을 노릇입니다. 배움터에서는 ‘어깨동무·어울림’을 어떻게 하는가를 보여주고 알려주고 함께할 노릇입니다. “이렇게 하면 따돌림이니 나쁘다”고 금을 그으면 “네 쪽 내 쪽”을 갈라치기하는 데로 치달아요. “이렇게 하며 어깨동무를 하고 어울린다”고 사랑으로 녹이는 길로 나아갈 적에 비로소 언제나 ‘사랑·어울림’을 마음에 심으면서 모든 고약하거나 낡거나 고리타분한 굴레를 씻어냅니다.

 

  매캐한 하늘입니다. 부릉이도 줄여야겠으나 비가 내려야 합니다. 비가 내리고 해가 드리워야 온누리가 새삼스레 맑습니다. 따지기(비평)는 나쁘지 않되, 따지기만 할 뿐, 새길(대안)을 사랑으로 들려주지 않는다면 《불편부당 1》라는 책도 똑같이 갈라치기를 하는 수렁에 잠기기 쉽습니다.

 

  ‘페미·반페미’가 아닌 ‘사랑자리(사랑으로 짓는 보금자리·살림자리)’를 함께 이야기하기를 바랍니다. 페미이든 아니든, 반페미이든 아니든, 아이 곁에서 사랑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함께할 적에 온누리를 부드럽고 즐겁고 아름답게 바꾸어 낼 수 있습니다.

 

ㅅㄴㄹ

 

반(反)페미가 된 20대 남성들은 여전히 전 세대 어떤 남성들에 비해서도 성평등 의식이 강하고 가부장제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는 점이다. (6쪽)

 

나는 죄인이 아니라고, 제발 이러지 말라고 사회를 향해 따졌더니 “네가 죄인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믿지? 죄인이 아니라면 그걸 너 스스로 입증해 보라!”는 핀잔만이 되돌아왔습니다. (37쪽)

 

여성계 또는 페미니스트들은 본인들의 존재가치를 창조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젊은 남성들을 악마화하고 검열해 왔다. (59쪽)

 

그들에게는 남성들에게만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은 “왜 산업재해 사상자는 대부분 남성인가?”, “왜 자살률은 남성이 높은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66쪽)

 

여성계가 통계를 습관적으로 왜곡하는 데는 여성의 곤경을 현실 이상으로 과장하고 공포심을 확신시키려는 동기가 놓여 있다. (125쪽)

 

여성 혐오주의자를 남성 루저로 상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집요하게 폭력적인 언행을 쏟아내고 저주하고 조리돌림하는 행태는 분명히 잘못됐다. (135쪽)

 

성차별을 하지 말자는 교육을 하면서 왜 나머지 절반을 억압과 가해의 동조자로 여기게 만드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인가? 그렇게나 예민함과 공감, 그리고 감수성을 주장하는 교사들이 학생(특히 남학생)들의 예민함을 고려하지 않는다. (15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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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78 나쁜 기업 | 인문책 2023-02-1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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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쁜 기업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공저/손주희 역/이상호 감수
프로메테우스 | 200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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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2.13.

인문책시렁 278

 

《나쁜 기업》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손주희 옮김

 프로메테우스

 2008.4.21.

 

 

  《나쁜 기업》(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손주희 옮김, 프로메테우스, 2008)을 곰곰이 되읽어 봅니다. 처음 나온 2008년 무렵에는 ‘화이자’ 같은 곳을 몰랐으나 2020년 무렵부터 ‘화이자’ 이름을 꽤 자주 들었습니다. 몇 해 동안 돌림앓이로 떼돈을 번 곳 가운데 하나일 텐데, 제약회사·병원·대학교는 나라(정부)하고 손잡고서 ‘돌봄장사’를 오래도록 해왔습니다. 이른바 ‘병의약학 커넥션’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숱한 나라는 ‘정부·기업·군대·전문지식인·언론문학인·학교’가 어깨동무를 하면서 사람들을 속이면서 떼돈을 거머쥐고 돌라먹기를 일삼았습니다. 《나쁜 기업》은 숨은 이음고리를 차근차근 파고듭니다. 두툼하면서 안 두툼한 책에 모든 뒷짓을 담을 수 없을 텐데, 이쯤이나마 우리가 알기는 해야 할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겠습니다.

 

  푸른별 거의 모든 나라는 서울(도시)을 키우고, 서울에 이름높은 배움터를 두고, 서울에 돈벌이가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서울에 값비싼 잿집(아파트)을 척척 올립니다. 서울 바깥에 뚝딱터(공장)를 세우고, 서울하고 먼 시골에 구경터(관광단지)를 닦고, 서울하고 아주 먼 데에 싸움터(군대)를 두고, 큰고장과 큰고장을 잇는 길을 끝없이 늘립니다. 모든 빠른길은 서울·큰고장을 이으면서 서울·큰고장 사이를 사람들이 안 쳐다보거나 못 들여다보도록 눈가림을 하는 얼거리입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서울·부산이나 서울·광주를 잇는 길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서울·인천이나 서울·수원이나 서울·의정부 사이를 전철로 빽빽하게 잇지요. 나라에서는 왜 이런 짓을 할까요? 어디에서나 오직 서울바라기를 하도록 내몰면서 ‘서울 아닌 마을’은 잊거나 등지도록 길들입니다. 이렇게 해야 나라가 새뜸(언론)하고 배움터(학교)를 바탕으로 펴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거든요.

 

  서울로 쏠리는 물결은 마을을 팽개치는 마음을 심습니다. ‘진보·보수 언론’ 모두 서울살림을 다룰 뿐, 시골살림은 안 다룹니다. 다들 서울사람을 만날 뿐, 시골사람은 안 만납니다. 사람들 스스로 풀꽃나무를 잊으면서 들숲바다하고 등돌리도록 가두는 얼개예요. 이렇게 해야 사람들 누구나 손수짓기(자급자족)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손수짓기하고 멀어져 가는 삶을 뿌리내리거든요.

 

  《나쁜 기업》을 읽으면 알 테고, 이 책을 안 읽어도 알 수 있는데, “나쁜 기업” 곁에는 “나쁜 나라(정부)”에 “나쁜 글바치(지식인·문학인·작가·기자)”에 “나쁜 싸움터(군대)”에 “나쁜 병원”에 “나쁜 배움터”가 줄줄이 잇습니다. 하나만 나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그 나쁜 곳”에 깃들어 달삯을 받는 일꾼으로 몸을 동여맵니다. 모든 “나쁜 무리”하고 “나쁜 우리들”은 아이들이 참모습에 눈뜨지 않도록 억누르거나 짓밟는 나날을 보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일터(기업·정부·학교·군대)’에 목매달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라는 이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하루’가 아닌 ‘하루빨리 회사원·공무원·노동자가 되도록 직업훈련을 시키는 굴레’에 가두려고 합니다.

 

  우리는 ‘지방자치’라는 눈먼 입발림에 속았습니다. 참말로 스스로(자치)라면 ‘지방자치’도 ‘마을자치’도 아닌 ‘보금살림’일 노릇입니다. 아이어른이 한집안에서 모든 살림을 스스로 짓고 누리는 길이어야 ‘스스로(자치)’입니다. 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는 ‘중앙권력’을 ‘지방자치’란 이름으로 자리만 옮길 뿐, 뒷돈을 빼돌리는 흐름은 매한가지입니다.

 

  그 많은 돈은 언제나 시골과 숲과 바다에서 우려냈고, 우리 땀방울에서 뽑아냈습니다. 이쪽이냐 저쪽이냐 갈라 보았자 둘 다 똑같습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나(아이 곁에 있는 우리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우리 보금자리’를 돌아보고 가꿀 때에 모든 나쁜 무리는 눈녹듯이 사라집니다.

 

ㅅㄴㄹ

 

유럽의 어느 나라도 지금껏 자국의 식민지 역사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았고, 보상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도덕성을 위해서 미디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때는 얼른 손을 쓴다. (42쪽)

 

앙골라는 하루에 1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앙골라 정부는 석유 수출로 해마다 20∼3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것은 국가경제 전체의 90%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이 수입으로 앙골라 대통령 주제 에두아르두 두스 산투스 정부는 25년 넘게 땅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민족분쟁의 자금을 지원했다. (191쪽)

 

의사들은 1997년과 1999년 사이에 콘체른으로부터 2만 5천 유로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고 한다. 뇌물 중에는 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대회 무료여행권과 컴퓨터장비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343쪽)

 

(삼성) 멕시코의 공장에서 여성들은 조직적으로 불법 임신 테스트를 받았다고 한다. 임신한 여성은 채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멕시코 법에서는 그런 형태의 성적 차별은 금지되어 있다. (그런 금지조항은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는 물론, 통용되고 있다) 여성은 성생활, 피임방법, 생리주기 같은 극히 사적인 질문들에 대해서도 답해야 하고 소변검사도 받아야 했다. 만전을 기하기 위해 하체검사까지 이뤄졌다. (388쪽)

 

화이자는 당시 새로운 항생제 트로바플록사신에 대해 허가를 받으려 준비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뇌막염 환자가 아주 드물어 콘체른 측은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의사단을 나이지리아로 보내 병든 어린이들을 실험용 모르모토로 이용했고, 그중 11명이 사망했다. (445쪽)

 

#DasNeueSchwarzbuchMarkenfirmen #HansWeiss #KlausWerner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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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습니다 212 자발적 방관육아 | 인문책 2023-02-1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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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발적 방관육아

최은아 저
쌤앤파커스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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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2.10.

읽었습니다 212

 

 

  눈이 맑고 마음이 밝아 사랑을 고이 품는 아이는 어렵게 말하지 않습니다. 어른도 매한가지라, 맑고 밝게 사랑이라면 쉬운 말을 등지지 않아요. 《자발적 방관육아》를 문득 읽고서 숨막혔습니다. 왜 이렇게 겉멋부리는 허울을 내세워야 할까요? 얼핏 “아이가 마음껏 놀며 자라도록 하자”는 줄거리 같으나, 정작 “아이가 영어도 글쓰기도 잘 해서 높은자리 차지하도록 이끌자”는 줄거리로 가득합니다. 한자말 ‘방관’은 ‘팔짱끼기·등돌리기’입니다. 한자말을 쓰더라도 ‘해방육아’일 때라야 “스스로 놀며 크는 길”입니다. ‘스스로’ 하는 길이 아닌 ‘자발적’이란 이름을 덧씌우는 굴레라면, 아이가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배움터’에 척척 붙이도록 길들여야 한다면, 우리 앞날은 무엇일까요? 혼자 놀며 자라게 마련입니다. 스스로 놀며 큽니다. 푸르게 숲빛으로 사랑하는 꿈을 마음에 심는 하루가 아닌, 뭔가 자꾸 아이가 이뤄내어 거머쥐도록 한다면, 아이는 얼마나 외롭고 아플까요.

 

ㅅㄴㄹ

 

《자발적 방관육아》(최은아 글, 쌤앤파커스, 2023.1.3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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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47 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 인문책 2023-02-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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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한스-에르하르트 레싱 저/장혜경 역
아날로그(글담)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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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2.7.

인문책시렁 247

 

《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한스 에르하르트 레싱

 장혜경 옮김

 아날로그

 2019.7.5.

 

 

  《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한스 에르하르트 레싱/장혜경 옮김, 아날로그, 2019)를 읽었습니다. 우리 삶을 바꿀 훌륭한 살림살이 가운데 하나인 달림이(자전거)일 텐데, 이 자전거를 곁에 두는 분들은 이 책을 얼마나 알아볼까요? 아직 자전거를 타지 않고 쇳덩이(자가용)를 모는 분들은 이 책을 읽고서 생각이나 마음을 바꿀 수 있을까요?

 

  가마를 타고 다니던 이 나라 옛 임금은 자전거를 쳐다볼 일이 없습니다. 옛날 옛적에는 자전거가 없었으니 안 쳐다볼밖에 없다고 여길 테지만, 옛날 옛적에 이 나라에 자전거가 있었다 한들 임금·벼슬아치·붓바치가 스스로 다리를 굴려 자전거를 탔을까요? 오늘날 모습을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나라지기(대통령)를 비롯해 꼭두머리에 선 이들은 하나같이 쇳덩이를 탑니다. 벼슬자리를 누리는 이도 하나같이 쇳덩이를 몰아요. 벼슬자리 아닌 수수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도 쇳덩이를 끌어요.

 

  걷거나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보금자리와 마을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에, 보금자리와 마을을 살필 뿐 아니라, 나라를 읽고 푸른별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서 천천히 집하고 일터 사이를 오가지 않는 이들은 하나같이 거짓말을 하거나 눈속임을 한다고 여길 만합니다. 안 걷고 자전거를 안 타면 이웃이나 동무를 만나지도 사귀지도 않아요. 안 걷고 자전거를 안 타면 풀꽃나무를 등질 뿐 아니라, 풀벌레랑 새가 사람 곁에서 어떤 몫을 하며 푸르게 어우러지는가를 알 턱이 없습니다.

 

  걷지도 않고 자전거를 타지도 않는 그분들더러 자전거를 타라고 목소리를 높일 마음은 없습니다. 저 스스로 호젓하게 타면서 삶을 누리고 살림을 가꾸면서 사랑을 지으면 즐겁습니다. 자전거를 안 타는 이웃더러 자전거를 타라고 부추길 마음은 없습니다. 해바람비를 마음 깊이 사랑하려고 한다면 저절로 자전거를 탈 테고, 해바람비를 품을 마음이 없다면 자전거를 안 탈 테지요.

 

  글을 글답게 쓰고 싶은 이웃이라면 쇳덩이(자가용)를 냉큼 버리고서 자전거를 타리라 생각합니다. 그림을 그림답게 그리고픈 이웃도 쇳덩이는 치우고서 자전거를 타거나 두 다리로 걸으리라 생각해요.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랑을 숲빛으로 나누면서 어깨동무하려는 마음이라면 누구나 자전거를 탈 테지요. 자전거는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나란히 탈 수 있습니다. 빨리 달려야 할 자전거가 아닙니다. 나란히 달리고 찬찬히 누리면서 온누리를 푸르고 조용히 가꾸는 살림살이로 곁에 두는 자전거일 뿐입니다.

 

ㅅㄴㄹ

 

그들은 회의장에 병기 전문가를 대동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말에게 먹일 귀리 값에 전전긍긍하는 사람들도 아니었기에 굳이 말 이외의 대안을 고민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26쪽)

 

실제로 자전거를 타는 수많은 사람들이 술집을 피했고, 그 바람에 술집 주인들은 매출 감소를 한탄했다. (151쪽)

 

오락 산업도 문제를 겪었다. 1896년이 되자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느라 극장에 가지 않았다. 젊은 사람들은 극장보다 자전거를 더 좋아했다. 가을은 물론이고 겨울에도 기온이 조금만 오르면 모두가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154쪽)

 

이와 같은 혼란의 시대에 자전거의 선구자가 된 사람 중에는 여교사들도 있었다. 시카고 훔볼트 학교의 지다 스티븐슨이 블루머를 입고 교실에 나타났다. 그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왔기 때문에 그 옷을 입고 수업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다. 당연히 그녀는 교장의 제재를 받았고, 이 사건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8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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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76 10대와 통하는 미디어 | 인문책 2023-02-0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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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0대와 통하는 미디어

손석춘> 글/김용민 그림
철수와영희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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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인문책 2023.1.31.

인문책시렁 276

 

《10대와 통하는 미디어》

 손석춘 글

 김용민 그림

 철수와영희

 2012.7.12.첫/2023.1.1.고침

 

 

  《10대와 통하는 미디어》(손석춘, 철수와영희, 2023)를 새롭게 읽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새뜸(언론)에 맞추어 2012년 이야기를 2023년에 새록새록 풀어내는 얼거리입니다. 열두 해 앞서 이 책을 읽을 적에도 ‘신문사·방송사·출판사’는 하나같이 서울·큰고장에만 있으면서 서울·큰고장 이야기만 다룬다고 느꼈습니다. 열두 해가 지난 오늘날에는 시골로 옮긴 작은 펴냄터가 여럿 있습니다만, 아직도 거의 모두라 할 ‘신문사·방송사·출판사’는 서울·큰고장에 우르르 몰렸습니다. 그래서 다들 서울·큰고장 이야기로 채우기 일쑤입니다.

 

  예전에 가난하게 살아 본 적이 있더라도 오늘 가난살림이 아니라면 가난을 모를 뿐 아니라, 굳이 가난살림 이야기를 다룰 마음이 없게 마련입니다. 예전에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더라도 오늘 시골에서 안 살 적에는 시골을 잊을 뿐 아니라, 구태여 시골 이야기를 쓸 마음이 없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글바치(신문기자·방송피디)만 시골에서 안 살고 서울에서 살지 않아요. 글바치가 아닌 사람들도 으레 서울에서 살고,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누리길(인스타·유투브)을 가득 채우지요. 서울이라면 으레 서울 이야기를 쓰고 읽는다면, 시골이어도 시골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려우니 못 읽게 마련이면서, 어느새 서울바라기에 젖어들어 ‘시골사람도 서울 이야기를 읽고 쓰는 판’입니다.

 

  오늘날 새뜸(언론) 가운데 ‘참(진실)’을 그리는 글바치는 드뭅니다. 거의 모두 ‘겉(사실)’을 그리면서 돈(광고비·홍보비)을 받습니다. ‘광고 없는 신문·방송’이 있나요? 없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조리 ‘광고주 눈치’를 보는데, 요즈음 ‘광고주’ 가운데 큰손은 나라(정부)이기까지 합니다. 몇몇 새뜸은 큰일터(대기업)를 나무라는 글을 다루지만, 으레 ‘큰일터에서 만들어서 파는 살림을 알리’면서 광고비·홍보비를 받습니다.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눈길을 차근차근 틔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뭇목소리를 다 다르면서 고르게 다룰 줄 아는 책도 곁에 두되, 먼저 마음을 활짝 틔우고서 풀꽃나무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펴기를 바라요. 해바람비하고도, 별님·해님·들숲바다하고도 마음으로 이야기를 펼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잘 보셔요. 오늘날 어느 새뜸도 ‘멧새가 바라는 길’을 글로 담은 적이 없습니다. ‘나비가 꿈꾸는 삶’이나 ‘풀벌레가 노래하는 숲’이나 ‘개구리가 사랑하는 마을’을 글그림으로 담는 새뜸이 있을까요? ‘바람이 알려주는 날씨’라든지 ‘빗물이 일깨우는 푸른별’을 마음으로 듣고서 글그림으로 여미는 새뜸조차 없습니다. ‘새뜸(언론·미디어)’은 ‘신문·방송·인터넷·블로그·유투브’가 끝이 아닙니다. 바람도 별빛도 빗물도 바다도 숲도 들꽃도 풀벌레도 벌나비도 ‘새뜸’입니다. 머리와 마음과 눈길과 숨결과 넋을 고루고루 틔우고 가꾸는 새뜸길을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문제는 모든 언론이 진실을 보도한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실제로 진실이 보도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81쪽)

 

사실 지상파 방송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소득은 단순히 중산층 수준에 머무는 게 아니라 이미 고소득층이거나 그에 가깝습니다. 빈곤층의 이야기를 담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지요. (137쪽)

 

우리가 여러 미디어를 통해 날마다 만나는 광고에 따르면 행복은 돈과 곧장 이어집니다. (171쪽)

 

프로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오늘의 시점에선 ‘3S’라는 말이 선뜻 다가오기 어려울 터입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끼리 직접 야구장을 찾거나 텔레비전 생중계로 프로야구를 즐기는 일 또한 여가생활이지요. 다만 스포츠와 섹스, 스크린이 적잖은 사람들에게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불러오고 주권 의식을 흐리게 한다는 사실 또한 염두에 둘 필요는 있겠지요. (212쪽)

 

문제는 미래에 신문이 살아남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좋은 신문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있겠지요. (251쪽)

 

마지막으로 기존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27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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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책시렁 277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 | 인문책 2023-02-0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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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

손주현,이광희 글/장선환 그림
책과함께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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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3.1.30.

맑은책시렁 277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

 손주현·이광희 글

 장선환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17.12.13.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손주현·이광희, 책과함께어린이, 2017)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던 무렵 저잣거리하고 나라살림을 엮어서 들려주려는 얼거리입니다. 고려가 어떤 나라였는지 얼핏 엿보려 하지만, 내내 조선이 새롭고 더 살기 좋다는 줄거리가 흐릅니다. 그러나 고려나 조선이나 오늘날 우리나라 어느 쪽이 더 살기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나라이름이 바뀌고, 나라지기가 바뀌고, 벼슬꾼이 바뀔 뿐입니다. 나라지기는 으레 그들 스스로 가장 낫거나 훌륭하다고 여깁니다. 나라지기나 벼슬꾼이라는 자리에 서면 그들은 ‘사람들 사이’에 안 섞입니다. 아니, 나라지기나 벼슬꾼은 처음부터 ‘사람들 사이’에 없다고 여길 만합니다.

 

  바쁘다든지 알아보는 사람이 많이서 성가시다든지 이러저러해서 ‘사람들 사이’에 아예 없는 나라지기나 벼슬꾼이 많아요. 붓바치(작가·예술가)도 매한가지요, 이름꾼(연예인·유명인·스포츠 스타)도 ‘사람들 사이’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사이에 없는 나라지기·벼슬꾼’이 나라틀을 짜고, ‘사람들이 맡을 몫이나 낼 낛(세금)’을 따지고 갈무리하고 거두어서 씁니다. 나라지기·벼슬꾼은 나라돈(예산)을 써서 나라일(행정)을 한다고들 하는데, 정작 ‘사람들 사이’에서 살지 않는 그들은 ‘사람들 살림새’를 모르는 터라, 나라돈을 함부로 쓰거나 빼돌려요. 고려이든 조선이든 오늘날이든 똑같습니다. 남녘·북녘도 똑같아요. 우두머리 자리에 있건 벼슬을 거머쥐었든 그들은 똑같이 ‘사람들 사이’가 아닌 ‘끼리끼리 담벼락을 쌓아서 못 넘보’도록 틀어막고 채찍을 휘두르지요.

 

  어린이한테 우리 옛자취를 들려주는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인데, 조선 무렵에 나리(양반)가 흙지기(농민)를 어떻게 괴롭히거나 들볶거나 업신여기거나 짓밟거나 가로채거나 우려먹거나 죽이거나 놀렸는지를 조금 더 차근차근 짚으면서 이 대목을 풀어내려고 했다면, 고려뿐 아니라 조선도 허울스러운 나라틀이라는 대목을 밝혔으리라 봅니다. 고려는 신라보다 낫지 않았고, 조선은 고려보다 낫지 않았으며, 오늘날 남북녘은 조선보다 낫지 않습니다. 모두 매한가지인 사슬이자 굴레입니다.

 

  우리가 돌아볼 옛자취하고 오늘자취는 ‘우두머리가 세운 나라틀’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 저마다 손수 짓는 보금자리 살림새’여야 슬기롭고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조선왕조실록은 이제 걷어치우고, ‘글로 안 남았으나 몸마음에 남은 수수한 사람들 살림빛’ 이야기를 다루는 어린이책하고 어른책이 태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ㅅㄴㄹ

 

“요즘 청의 간섭이 덜해져싸고 해도 도망친 포로 문제만은 길길이 뛰며 돌려보내라고 하니 조정도 어쩔 수 없다고 하오. 작년에 단체로 도망친 포로들을 모두 붙잡아 돌려보내지 않으면 또 쳐들어오겠다고 엄포를 놓으니 우린들 어쩌겠소.” (35쪽)

 

이렇게 한 푼 두 푼 모아 부자가 된 농민은 땅을 사들이며 떵떵거리며 산다. 반면 고향을 떠나야 하는 농민도 생겼다. 예전에는 죽으나 사나 태어난 곳에서 평생을 살았다는데 말이다. 이들은 농사일을 그만두고 도시에 나가 장사를 하거나 품을 팔아먹고 사는 노동자가 되었다. (77쪽)

 

이처럼 돈 주고 양반이 된 상민과 노비들이 많아지며 한때 조선 인구 절반을 차지하던 노비 수는 확 줄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양반의 권위는 툭 떨어졌다. 양반이라도 돈 없고 벼슬 얻지 못하면 양반 대우 못 받는다. (143쪽)

 

 

* 아쉬운 말씨 하나 (아쉬운 말씨는 많으나 하나만 골라서 손질해 놓는다)

그 도시 한가운데 자리잡은 시장 중앙통을 능숙하게 걸어가는 한 조선 소년이 있다

→ 그 고을 한가운데 자리잡은 저잣길을 슬슬 걸어가는 조선 아이가 있다

→ 그 고을 저잣길 한가운데를 요리조리 걸어가는 조선 아이가 있다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손주현·이광희, 책과함께어린이, 2017) 1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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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72 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 인문책 2023-02-0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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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저/이재호 역
살림출판사 | 2016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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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30.

인문책시렁 272

 

《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이재호 옮김

 김영사

 2004.11.1.

 

 

  《거래의 기술》(도널드 트럼프/이재호 옮김, 김영사, 2004)을 진작에 읽고 새겨 보았습니다. 미국 우두머리로 서기도 했던 분이 어떻게 밑바닥부터 맨손으로 치고 올라가서 스스로 금빛을 이루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곰곰이 살필 대목이 많습니다. “The Art of the Deal”을 “거래의 기술”로 옮겨야 했을까 아리송합니다만, 우리나라는 영어도 우리말도 아직 이만큼밖에 못 쓰는 굴레로 여길 노릇이겠지요.

 

  다시 말하자면,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는 눈’이라든지 ‘힐리리·오바마·바이든이 얽힌 군산의학복합체 커넥션을 보는 눈’에 따라서 ‘저쪽 먼나라 이야기’ 아닌 ‘바로 우리 이야기’를 가로지르는 길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장사꾼으로 일하던 트럼프는 언제나 민주당·공화당에 목돈을 뒷배(정치후원금)로 내놓았습니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려면 두 곳에 똑같이 뒷배를 안 하면 길을 열 수 없다고 합니다. 두 곳에 목돈을 주더라도 이 목돈을 껑충 뛰어넘는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미국은 어떤 나라이기에 민주당·공화당으로 스스로 갈려서 쌈박질을 할까요? 둘이 갈라서 쌈박질을 하기에 셋쨋길이나 새길을 열 틈바구니를 아예 틀어막는 얼거리이지는 않을까요? 그리고 둘로 갈라 쌈박질을 하는 얼개를 둘이 일부러 마련해 놓기에 미국사람 스스로 ‘우리 무리만 옳다’는 마음으로 밀어붙이면서 ‘나라(정부)가 시키는 대로 길드는 굴레’를 뒤집어쓰지는 않을까요?

 

  트럼프란 사람이 미국 우두머리이기 앞서 쓴 책을 읽는다면 몇 가지를 느낄 만합니다. 첫째, 미국 민낯뿐 아니라 우리 민낯을 새록새록 들여다볼 만합니다. 둘째, 숱한 새뜸(언론)이 눈속임으로 뒤집어씌우면서 우리 스스로 눈먼이로 갇히도록 하는 까닭도 엿볼 만합니다. 셋째, 배움터(학교)가 참말로 배움터 노릇을 하는지, 아니면 착한 종(노예)이 될 톱니바퀴를 똑같이 짜맞추는 노릇을 하면서 허울을 씌우는지도 살펴볼 만합니다.

 

  트럼프는 ‘Deal’을 할 줄 아는 사람이고, ‘Deal’을 한 사람입니다. 영어 ‘Deal’은 ‘돌림(돌리다)’입니다. 돈을 돌리고(움직이고), 삶을 돌리고(움직이고), 생각을 돌리고(움직이고), 마음을 돌리는(움직이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 실마리를 차곡차곡 풀어낸 《거래의 기술》입니다.

 

  우리는 생각하고, 보고, 찾고, 배우고, 새롭게 지을 줄 알아야 합니다. 쌈박질이나 갈라치기가 아닌 ‘마음에 꿈씨앗을 심고서 가꾸는 나날을 살아갈’ 노릇입니다. 겉(언론플레이)으로 드러나는 허울(언론보도)이 아닌, 눈을 고요히 감고서 마음으로 민낯(진실)을 알아보려고 하는 몸짓을 일으켜서 이 터전을 바라볼 일입니다. 바라기(팬덤)로는 아무것도 못 바꾸고 길든 채 종이 됩니다. 누구나 스스로 ‘나다운 나를 나부터 날갯짓하기’로 일어날 적에 비로소 ‘사람·어른·사랑’으로 솟아날 수 있습니다.

 

ㅅㄴㄹ

 

나의 9살 난 아들 도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몇 시쯤 집에 들어오겠느냐는 전화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아이들 전화는 항상 받는다. 도니 말고도 6살 난 이반카와 3살 난 에릭, 두 아이가 더 있다. 그 애들이 앞으로 나이를 먹게 되면 아빠 노릇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29쪽)

 

땅을 살 생각이 있으면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학교는 어떤지, 도둑은 없는지, 장보러 다니기는 편리한지 물어본다. 내가 사는 지방이 아닐 경우에는 택시를 집어탄 뒤 운전사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한다. 묻고 묻고 또 물어서 의문을 해결한 뒤에야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신통하게도 아무에게든 직접 물어서 얻게 되는 결론이 항상 자문회사의 조사 결과보다 유용했었다. (80쪽)

 

나는 아주 운이 좋아서 최고의 건물을 지으면서 최소의 비용을 들였다. 트럼프 타워의 단점을 선전으로 덮기도 했으나 결론은 최고의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90쪽)

 

또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회사의 경우 최고위층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단지 고용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고용인은 타인의 거래를 위해서 싸움을 하려 하지는 않는다. (162쪽)

 

내 어머니는 일생을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냈다. 그러나 나는 중요한 일자리에 여성들을 다수 고용했고 그들은 매우 일을 잘해냈다. 사실 그들은 주위 남자들보다 더 능력 있는 경우가 많았다. (21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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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64 터무늬있는 경성미술여행 | 인문책 2023-02-0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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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터무늬 있는 경성미술여행

정옥 저
메종인디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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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30.

인문책시렁 264

 

《터무늬있는 경성미술여행》

 정옥

 메종인디아

 2022.10.27.

 

 

  《터무늬있는 경성미술여행》(정옥, 메종인디아, 2022)을 읽었습니다. 72쪽에 나오는 ‘하얀빛’을 ‘한겨레빛’으로 덮어씌우는 보기를 들자면 ‘구본창’이 있어요. 일본에서는 구본창을 깍듯이 높이고, 일본에서 깍듯이 높이는 구본창은 이 나라에서도 힘이 셉니다.

 

  그런데 ‘하얀빛 = 한겨레빛’이기는 합니다. 다만, ‘하양·흼’이 왜 ‘한겨레’하고 맞물리는가를 제대로 읽고 살펴서 그리는 사람이 드물 뿐이고, ‘하얌 = 한겨레’라는 얼거리를 나라(정부)가 앞장서서 숨기려 할 뿐 아니라, 숱한 바치(전문가)는 이 대목을 모르거나 엉뚱한 길로 빠질 뿐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을 이룬 옛사람을 아울러 ‘한겨레’라 합니다. 고구려 백제 가야 신라 부여 옥저 발해 같은 나라이름이 아닌, 그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 누구나 ‘한겨레’입니다. 피붙이로 여기는 이름이 아닌 ‘한겨레’입니다. 왜 한겨레가 ‘한겨레’이냐 하면 ‘한 = 하늘·해’이거든요. “하늘에서 온 겨레”이기에 ‘한겨레’입니다.

 

  하늘은 ‘하나이면서 큰 우리(울타리·너와 나)’를 나타내는 낱말입니다. ‘한(하·하나) = 해’이기도 한데, 해는 하나이면서 크고 밝고 하얀빛으로 여깁니다. 해가 뜨고 질 적에는 다른 빛살로 바라보되, 바탕은 “하나 + 큼 + 밝음 + 하양 = 해”인 얼개입니다. 그래서 ‘한겨레·한나라·한누리·한사람’으로 맞물려서 헤아려야 알맞습니다. 우리 이름은 ‘한국’이 아닌 ‘한누리·한뉘’입니다.

 

  또는 ‘해누리·햇뉘’요 ‘해사람·해님’이라 할 만하지요. 이 땅에서 하얗게(밝고 크며 하나로 아우를 줄 아는 너른 마음이자 사랑인) 사람이기에, 누구나 ‘해님’입니다. 《터무늬있는 경성미술여행》을 읽으면 “야나기 무네요시도 조선의 미를 ‘비애(悲哀)의 미’로 정의함으로써 조선에 대한 나약한 관점을 추가했다고 할 수 있다(71쪽)”고 적는데, 야나기 무네요시 님이 모든 한빛(한겨레 빛)을 낱낱이 읽어내지는 못 했을는지 모르나, 적잖은 한빛을 밝혔고 들려주었고 첫머리를 열었습니다. 비록 야나기 무네요시 님이 더 나아가지 못 하기는 했되, 우리가 스스로 한빛인 해님인 줄 느끼고 살림살이를 사랑하는 실마리를 찾기를 바라는 ‘이야기씨앗’을 심어 주었어요. 이 이야기씨앗을 북돋우고 가꾸면서 숲을 이룰 몫까지 야나기 무네요시 님한테 바라며 아쉬워하기보다는, 우리가 새롭게 가꿀 일이요, 이분이 사납고 매몰찬 총칼나라(군국주의 식민지)에서 씩씩하게 내놓은 목소리는 귀여겨들을 일이라고 여깁니다.

 

  저는 전남 고흥이란 고장에서 살아가는데, 이 고흥을 돌아보면 ‘나혜석 발자취’도 ‘천경자 삶자취’도 깡그리 없습니다. 벼슬꾼(군수·공무원·지역예술가) 입맛에 안 맞거나 바른소리를 내면 몽땅 짓밟는 나리(양반)투성이입니다. 그러나 고흥 한 곳만 이러지 않아요. 다른 고장도 서울도 매한가지입니다. 밟히고 찢기고 얻어터지면서 고단하거나 지칠 만한데, 나혜석 님이든 천경자 님이든 밟히고 찢기고 얻어터지면서도 으레 붓을 들었어요.

 

  글붓이든 그림붓이든, 붓잡이는 벼슬이나 감투나 돈이나 이름이나 힘을 안 쳐다봅니다. 스스로 붓꾼으로 서는 길에는 온누리를 포근하게 감싸려는 마음을 일으켜 샘물빛으로 솟아나는 사랑으로 흐릅니다. ‘서울그림마실’을 하듯 나라 곳곳에서 저마다 푸른그림마실을 헤아리는 이웃이 하나둘 늘 수 있기를 바라요. 돈이 되는 글이나 그림을 움켜쥐려 하는 모든 허울이나 껍데기를 걷어치우거나 녹여낼 어진 글님하고 그림님을 기다립니다.

 

ㅅㄴㄹ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미술작품 감상은 매우 오래된 역사를 가지지만, 그것은 문인 취미를 지닌 사람들이나 서화를 소장한 사람들에 국한되었다. (66쪽)

 

1970년대 중반에 부상하여 현재까지 한국 미술계에서 강력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단색화의 권위도 일제가 한국의 미로 설정한 “백색”에 초점을 두고 일본에서 개최한 전시의 성공을 통해서 획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72쪽)

 

‘동양화’는 조선총독부가 조선미술전람회를 개최하면서 사용한 용어로서, 우리 미술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부정하려는 의도에서 유래한 것이다. (96쪽)

 

그러고 보면 미술계는 참 우스운 곳이다. 작가가 스스로 자기 작품이 아니라고 해도 그것을 구입한 미술관은 끝까지 진작(眞作)이라고 우기니 말이다. (111쪽)

 

하지만 가장 확실한 차별화 방법은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114쪽)

 

일제강점기에만 해당하는 현상이 아니다. 군부독재 시절에 예술의 피안으로 도피하여 관념적 정신성만을 추구한 일군의 작가들이 있었다. 그들은 민주화가 쟁취된 이후에 “침묵도 일종의 저항”이었다며 자신들을 변호한다. (19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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