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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268 동네에서 서점이 모두 사라진다면 | 책삶+글쓰기 2022-12-2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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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2.17.

인문책시렁 268

 

《동네에서 서점이 모두 사라진다면》

 김현우·윤자형

 화수분제작소

 2022.5.10.

 

 

  《동네에서 서점이 모두 사라진다면》(김현우·윤자형, 화수분제작소, 2022)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쓴 분들은 아직 책집마실을 즐기지 않는구나 싶더군요. 아직 책집이 어떤 터전인가를 읽는 눈이 아니로구나 싶고요. 책집마실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책집이 사라질 걱정’을 안 합니다. 그냥 책집으로 책마실을 갑니다. 책집마실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 ‘책집이 사라질 걱정’을 합니다.

 

  책집이 어떤 터전인가를 읽는 눈이라면, 책집마실을 할 적에 ‘아무 책이나 고르지 않’습니다. 책집이 마을에서 빛나는 길에 이바지할 책이란 무엇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면서 책을 고르고 장만할 줄 알기에 비로소 ‘책손’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아직 ‘책손’조차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래저래 잘 알려지거나 널리 팔리는 책을 ‘사들이는(소비하는)’ 사람은 ‘책손’이 아닌 ‘소비자’입니다.

 

  책집을 꾸리는 사람이 ‘책집지기’라는 이름을 스스로 쓰려면, ‘소비자한테 소비상품을 건네는 몫’을 넘어야겠지요. 책집지기는 늘 ‘팔리는 책을 팔아야 하느냐, 팔아야 할 책을 알려야 하느냐’를 놓고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책집지기라는 길이 ‘나라가 시키는 대로 졸졸 따라가는 허수아비가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널리 알려진 책을 자랑하듯 잘 보이는 자리에 쌓아두는 짓을 안 합니다. 이른바 ‘베스트셀러·스테디셀러 책시렁’을 놓거나 ‘베스트셀러 목록’을 붙이려 한다면, 아직 ‘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책집지기나 책손이라는 이름으로 만나려면, ‘읽고서 삶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이바지하는 책’을 이야기할 노릇입니다. ‘훌륭한 책이나 아름다운 책이나 놀라운 책이나 멋진 책’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읽으면서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스스로 배우면서, 오늘 하루를 사랑으로 살아낼 살림을 짓는 마음을 가꾸도록 북돋우는 책’을 이야기할 노릇입니다.

 

  삶을 노래하도록 북돋우는 책은 만화책일 수 있고 그림책일 수 있습니다. 사진책일 수 있고 노래책(시집)일 수 있습니다. 이름난 책일 수 있고, 묻혀버린 책일 수 있습니다.

 

  눈치를 보면서 사읽는 책이 아닌, 우리 마음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사읽을 책입니다. ‘눈치’란 무엇일까요? ‘이런 책을 읽어야 훌륭하다’는 눈치라든지 ‘다른 사람들이 이 책을 많이 읽던데’ 같은 눈치가 있습니다. ‘세계명작이나 고전’이라는 눈치가 있고, ‘한국 작가를 읽어야 한다’는 눈치가 있어요.

 

  책집을 말하는 책을 쓰고 싶다면, ‘적어도 열 해에 걸쳐서 책집마실을 꾸준히 다니되, 적어도 이레마다 책집마실을 하루쯤 꼭 하면서, 적어도 이레에 두어 자락쯤 책을 읽는 나날’을 보내기를 바랍니다. 제가 책집마실을 다니면서 책을 배울 적에 ‘책손’이라는 이름을 받고 싶다면 어떡해야 하는가 하고 알려준 ‘책어른’이 나라 곳곳에 꽤 있었습니다. 책어른이 알려주신 바로는, “‘책을 좀 본다’고 말하고 싶다면, ‘책집 손님’이라는 이름을 듣고 싶다면, 책집 한 곳을 스무 해는 다니고, 그 책집 한 곳에서만 사읽은 책이 3000 자락을 넘어야 하지 않을까?”입니다.

 

  우리 곁에 책집은 한 곳만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책손’이려면, 여러 책집을 두루 누릴 줄 아는 다리품을 팔 줄 알아야겠지요. 그리고 ‘숱한 책’을 두루 넓게 깊게 헤아리면서 ‘추천도서 목록이 아예 없는’ 책살림을 지을 줄 알아야 할 테고요.

 

ㅅㄴㄹ

 

‘책값은 결코 비싸지 않습니다.’ 캠페인이라도 하고 싶다. 필요한 일이다. (30쪽/산책)

 

재미있는 건, 헌책방의 기억이 있는 50∼60대 동네 분들은 꼭 책을 사간다는 것이다. (36쪽/산책)

 

전에 중국 여행을 갔을 때, 어느 동네에 갔는데 쉴 공간이 하나도 없었다. 들어가서 다리도 풀면서 차 한 잔 마실 곳이 없는 것이다. 결국 무더운 날씨에도 계속 걸을 수밖에 없었다. 주안동은 그런 동네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이 동네 정말 재미있다. 또 오고 싶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75쪽/딴뚬꽌뚬)

 

어떻게 보면 역설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책들을 팔고 싶은데,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은 안 팔리는 책이기도 하다. 안 팔리는 책을 사다가 판다는 건 어떻게 보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이 책방에 자기계발서나 베스트셀러만 갖다 놓을 수는 없다. (85쪽/딴뚬꽌뚬)

 

같은 책을 동네책방에서 정가를 내고 살 때는 본인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후생을 그만큼 포기하는 거다. 따라서 그만한 반대급부를 동네책방에서 제공해 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많은 동네책방들이 그런 고민을 많이 하지는 않는 것 같다. (116쪽/사각공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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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037 This Is the Way We Eat Our Lunch | 책삶+글쓰기 2022-09-1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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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9.13.

그림책시렁 1037

 

《This Is the Way We Eat Our Lunch》

 Edith Baer 글

 Steve Bjorkman 그림

 Scholastic

 1995.

 

 

  사람마다 밥을 먹는 손놀림이 다릅니다. 사람마다 즐기는 밥이 달라요. 나이가 같아도 나라·겨레마다 밥차림을 달리 누리고, 같은 마을·집·나라에 살더라도 몸결에 따라 받아들이는 밥이 다릅니다. 가장 낫거나 좋은 밥은 없어요. 다 다른 사람처럼 다 다른 밥입니다. 가장 어울리거나 맛난 밥도 없어요. 다 다른 자리·때·날에 따라 다 다르게 누리면서 몸하고 마음을 살리는 밥입니다. 《This Is the Way We Eat Our Lunch》는 푸른별에서 다 다른 나라 다 다른 어린이가 다 다르게 낮밥을 누리는 모습을 단출히 그림하고 글로 여미어 들려줍니다. 이렇게 먹는 나라가 있으면 저렇게 먹는 나라가 있어요. 이렇게 차리는 사람이 있으면 저렇게 다루는 나라가 있습니다. 다만 푸른별 어느 나라 어린이라 해도 모두 똑같은 모습이며 몸짓은 하나 있습니다. 조출히 차린 밥그릇을 앞에 놓고 둘러앉은 아이들은 도란도란 두런두런 수런수런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밥을 먹으려고 이야기할 수 있고, 또 이야기를 하고 싶어 밥을 차렸을 수 있는데, 어찌 되었든 우리 삶은 서로 마음을 나누는 말 한 마디가 부드러이 오고가는 사이에 한결 느긋하면서 즐겁게 피어납니다. 잔칫밥도 풀밥도 고기밥도 아니어도 됩니다. 이야기밥에 소꿉밥이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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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부터 사라진 날씨 ‘구름 영상‘ .. | 책삶+글쓰기 2022-09-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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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네이버 날씨'에서 "구름 영상"을 볼 수 있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아니, 없앴다고 해야겠지. 우리나라 기상청에서조차 '구름 영상'을 안 올린다. 그러나 일본이며 세계 여러 나라를 뒤지면 '구름 영상'을 쉽게 찾아볼 뿐 아니라, 어제오늘 지나가는 돌개바람(태풍)을 놓고도 '틀림없는 흐름자국'을 미리 읽거나 엿볼 수 있는 '구름 영상'이 수두룩하다. 

 

나무가 뽑히기도 할 테고, 자동차가 뒤집어지기도 할 테고, 너울이 치기도 하겠지. 그러나 그런 모습만 보여주면서 사람들한테 두려운 마음을 심으려는 언론통제가 지난 몇 해 사이에 너무 불거졌다.

 

전남 고흥에서 살아가는 나로서는, 돌개바람이 친다는 어제랑 오늘 새벽에도, 풀벌레가 노래하고 개구리가 노래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무 일이 없겠다고 느꼈다.

 

우리나라 기상청이 몇 해 앞서 '중국 슈퍼컴퓨터'를 목돈으로 들였다고 하는데, 왜 그랬을까? 구름 영상을 보고도 날씨를 못 읽는다면, 하늘과 땅을 보고도 날씨를 못 읽겠지.

 

기상청은 없어도 되고, 날씨방송도 덧없다. 스스로 하늘과 땅을 보면 되고, 정 궁금하면 '구름 영상'을 이웃나라 누리집에서 찾아보면 된다.

 

우리나라에는 쓸데없는 공무원이 너무 많아, 돈이 엄청나게 샌다.

 

https://www.windy.com

 

https://www.ventusky.com

 

https://www.accuweather.com/en/jp/national/satellite

 

https://zoom.earth

 

#숲노래 #기상청 #언론통제 #국가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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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꽃 2022.8.7. | 책삶+글쓰기 2022-08-0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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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꽃

2022.8.7.

 

애써서 찍을 까닭이란 없다. 그저 찍으면 된다. 힘들여서 찍으면 어깨힘도 손힘도 눈힘도 죄다 너무 들어가서 딱딱하다. 힘을 들이기보다는 마음을 들여서 찍으면 된다. 글로 옮기든 그림으로 옮기든 빛꽃(사진)으로 옮기든, 우리는 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하루를 사랑하며 살림하는 삶을 짓는 마음을 고스란히 옮길 뿐이니까.

 

오늘 새로 마실길을 거쳐

고흥으로 돌아간다.

수원을 거치기로 했다.

이제 짐을 꾸려서 지기 앞서

오늘을 새기는 글 한 줄을

마무리로 여민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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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채에서 2 머리카락 | 책삶+글쓰기 2022-08-0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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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꽃 2022.8.7.

나그네채에서 2 머리카락

 

 

  나그네채에 머물면, 맨 먼저 모든 짐을 내려놓는다. 등에 맨 책짐, 어깨에 가로지른 글붓짐, 찰칵이(사진기)를 담은 짐인데, 글붓하고 글종이(수첩)을 담은 짐은 셋이다. 때로는 손에 책짐을 따로 쥐기도 한다. 책을 워낙 많이 장만하느라 끈으로 책을 묶어서 안거나 들고 다니기도 한다. 도무지 안거나 들고 다닐 만큼 책짐이 넘치면, 책숲마실을 누린 마을책집에 여쭈어 우리 시골집으로 부쳐 달라고 여쭌다.

 

  이렇게 짐을 다 풀고 나면 손낯을 오래오래 씻는다. 시골집에서는 참 자주 손낯을 씻는다. 글을 쓰면, 글을 쓰느라 손에서 배어난 손기름을 씻는다. 집살림을 하면, 집살림이란 내내 물을 만지는 일이다. 그러나 나그네가 되어 시골집을 떠나 머나먼 서울이나 큰고장(도시)을 돌아다닐 적에는 손낯을 씻을 데가 드물고, 애써 손낯을 씻을 데를 찾아도 시골집처럼 맑거나 차갑거나 살아숨쉬는 물이 아니다. 그렇더라도 “이 고맙고 아름다운 물이여!” 하고 읊으며 한참 손낯을 씻는다.

 

  이러고서 고무신을 빨지. 하루 내내 걸어서 돌아다녀 주느라 애쓴 발바닥하고 고무신을 오래오래 빨래하고 씻는다. 이다음에는 머리를 감으면서 서울·큰고장에서 묻은 때를 씻기고, 비로소 몸을 씻어서 땀내음을 털어낸다.

 

  이래저래 씻고 빨래를 하노라면 머리카락 몇 올이 빠지는데, 내 머리카락이 나그네채 씻는칸에 안 남도록 찬찬히 훑는다. 모든 나그네채에서는 치움이(청소부)가 있으나, 치움이 손길이 미처 못 닿는 데가 있게 마련이다. 적잖은 나그네는 앞선 나그네가 남긴 머리카락을 찾아내고서 “여긴 왜 이렇게 지저분해!” 하면서 나그네채를 마구마구 나무라기도 한다. 치움이를 나무라기 앞서 우리가 살뜰히 치워 놓고 나그네채를 떠나면 된다.

 

  그래서 나그네채를 떠돌 적마다 늘 생각하는데, 나그네채에 빗자루하고 쓰레받기가 있기를 바란다. 나그네가 스스로 바닥을 슥슥 쓸어서 애벌치움을 해놓도록 하면 얼마나 즐거울까. 나그네로서도 짐을 풀기 앞서 바닥부터 슥 쓸고 싶다. 난 맨발로 지내고 싶으니 더더욱 바닥이 깨끗하기를 바라고, 손수 바닥쓸기를 하고서 맨발로 나그네채에서 짐을 풀고서 쉬며 새아침을 맞고 싶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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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채에서 1 ‘나그네채’라니? | 책삶+글쓰기 2022-08-0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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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꽃 2022.8.7.

나그네채에서 1 ‘나그네채’라니?

 

 

  우리 터전을 보면, 예전에는 중국을 섬기느라 한문을 써야 거룩하거나 훌륭하다고 여겼다. 일본이 총칼로 쳐들어와서 서른 해 넘게 윽박지르는 사이에, 숱한 사람들은 이제 이 나라는 일본 그늘에서 못 벗어난다고 여겼고, 이 마음은 일본스런 한자말을 써야 뛰어나거나 똑똑하다는 쪽으로 흘렀다.

 

  일본이 무너질 줄 모른 일본바라기(친일부역자)가 수두룩하다. 이들은 일본이 무너졌어도 일본 한자말을 붙들었다. 1945년 8월 16일부터 새뜸(신문·언론)에는 “우리말 도로찾기를 하자”는 목소리하고 “일본 한자말도 마흔 해 가까이 썼으니 우리말이다” 같은 목소리가 자주 부딪혔다. 우리나라는 일본바라기(친일부역자)를 하던 이들이 벼슬자리(공무원)를 아주 잡아먹었고, 배움터(학교)도 거의 잡아먹은데다가, 글밭(문단·언론계)도 거의 다 일본바라기였다.

 

  이런 슬픈 민낯이기에, 1945년 8월이 지난 뒤에도 “일본하고 싸운(독립운동) 이들이 낸 우리말 도로찾기”라는 목소리보다는 “‘일본바라기로 힘·이름·돈을 거머쥔 이들이 외친 일본 한자말 그냥쓰기”라는 목소리가 온나라를 집어삼켰다. 애써 배움책(교과서) 말씨를 우리말로 손질해서 새로 엮었으나, 1950년부터 불거진 한겨레싸움(한국전쟁)이 끝난 뒤로는, 또 이승만이 우두머리(대통령)로 이어가고, 1961년부터 박정희가 새 우두머리로 서슬이 퍼런 동안, “일본하고 싸우며 우리말을 되찾으려던 목소리”는 거의 목아지가 잘렸다.

 

  앞소리가 길었다. 지난날에는 ‘여인숙’이나 ‘여관’이란 한자말을 썼다. 이러다가 ‘모텔’이란 영어가 들어서면서 ‘여인숙·여관’처럼 한자말로 지은 이름은 값싸거나 낮거나 허름한 곳으로 바라보는 물결이 퍼졌다. ‘호텔’은 예전에도 있기는 했으나 비싼 곳이란 이름이 높았다면, 요새는 여관이나 모텔조차 다 ‘호텔’이란 이름을 붙인다.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며 나라 곳곳 마을책집을 찾아다니는 사람으로서 우리말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여행객·관광객’이 아닌 ‘길손’이라서 ‘길손집·길손채’란 이름을 지어 봤다. ‘나그네집·나그네채’나 ‘손님집·손님채’란 이름도 지어 보았는데, 이 가운데 ‘나그네채’를 쓰기로 한다. ‘채’는 집을 세는 이름이기도 하고, 따로 두어 머무는 작은 칸을 가리키기도 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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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채에서 0 가난하기 때문에 | 책삶+글쓰기 2022-08-0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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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꽃 2022.8.7.

나그네채에서 0 가난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은 예나 이제나 똑같이 있다. 스스로 애쓰지 않아서 가난할 수 있고, 나라·무리(조직·단체)나 우두머리·힘꾼(권력자)한테 미운털이 박혀서 가난할 수 있고, 땀흘린 보람을 거의 제대로 받지 못하는 얼개라서 가난할 수 있고, 애써도 자꾸 쓴맛을 보느라 가난할 수 있고, 나라·마을이 팔짱을 낄 뿐 모둠살이라는 품을 헤아리지 않기에 가난할 수 있다.

 

  나는 일 때문에 바깥마실을 한다. 서울이나 인천이나 광주나 부산이나 대구나 대전처럼 커다란 고장에서 산다면, 일 때문에 바깥마실을 하는 날이 적을 만하리라. 아니, 어쩌면 더 있을 수 있겠지. 시골에서 살며 여러 고장을 찾아다니기에, 전남 고흥부터 전남 순천이나 광주를 다녀오는 길조차 하루로는 빠듯하다.

 

  부릉이(자동차)를 모는 이라면 고흥부터 순천이나 광주쯤 아무렇지 않게 오갈 텐데, 시외버스로 오가는 이라면 이 길이 얼마나 멀고 길삯이 드는가를 알리라.

 

  나는 부릉이를 안 몬다. 푸른배움터(고등학교)를 마치는 1994년 2월까지, 그러니까 배움수렁(입시지옥)을 마친다는 셈겨룸(시험)을 치룬 1993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배움터에서는 아무것도 안 가르쳤다. 그냥 꼬박꼬박 나가야 했다. 이때 푸른배움터에서는 ‘운전면허 따러 학원에 간다’고 하면 안 나와도 받아들이더라. 나는 길잡이(교사)한테 “이제 이곳은 학교가 아니라, 시간때우기를 하는 곳이니, 저는 스스로 책집을 다니면서 하루 내내 책읽기만 하겠습니다.” 하고 밝혔는데, ‘운전면허 따러 학원에 갈 적에는 결석 처리가 아니’지만 ‘스스로 배우려고 책집을 간다고 하면 결석 처리를 하겠다’고 하더라.

 

  푸른배움터 길잡이가 꼰대질을 보여주었기에 “그러면 전 앞으로도 자동차 따위는 안 몰 생각입니다.” 하고 대꾸했다. 낮 네 시 무렵 겨우 배움터에서 풀려나면, 인천 배다리 책집거리로 달려가서(말 그대로 달려갔다. 버스삯조차 아깝고, 책집이 닫을 때까지 더 읽을 생각으로 달렸다) 땀범벅인 채로 저녁 늦게까지 책읽기를 했다.

 

  아무튼 2022년 8월 6일에 찾아간 대전 마을책집 〈우분투북스〉에서 《우리는 군겐도에 삽니다》란 책을 장만했고, 대전에서 서울로 기차를 달리는 길에 다 읽었다. 이 책을 쓴 분은 “가난했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는 일로 첫걸음을 떼었다 하고, 가난했기에 할 수밖에 없던 일이 오히려 나중에 그분한테 빛나는 새 일거리로 자리잡았고, 두멧시골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아름다운 일판까지 꾸릴 수 있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이 책은 1/4까지는 재미있었고, 그 뒤는 ‘자랑(나 이렇게 성공해서 돈 잘 벌고, 일꾼도 많이 거느리거든?)’만 늘어놓은 듯해서 따분했다.

 

  나는 가난하기 때문에 나그네채를 잡을 적에 언제나 이모저모 살핀다. 2022년으로 치면, 여느날(평일)에는 4∼6만 원 사이를, 쇠날·흙날·해날(금요일·토요일·일요일)이라면 5∼7만 원 사이를 어림해서 잡는다. 하룻밤 묵는 삯을 10만 원이 넘어도 아무렇지 않게 쓸 만한 살림이라면 나그네채를 잡는 일이 수월하겠지. 또한 구시렁대는 일조차 없으리라.

 

  그러나 가난하기 때문에 더 싼 나그네채를 알아보며 살아왔고, 혼자 움직일 적에는 가장 싼 곳에서 묵었다. 곁님을 만나기 앞서인 2008년까지는 하루 5000∼1만 원인 나그네채를 용케 알아내어 묵었고, 둘이 움직일 적에는 삯을 조금 더 들이는 데를 찾았고, 큰아이가 태어난 뒤에는 삯을 더 들이는 데를 보아야 했고, 작은아이가 태어난 뒤에는 더더 삯을 들이는 데를 찾아본다.

 

  마흔 살에 이르기까지 ‘가난하기 때문에’란 말을 곧잘 썼으나, 이제는 이 말을 안 쓴다. 마흔 살로 넘어선 뒤부터는 ‘시골사람 눈으로’라든지 ‘숲빛 마음으로’라든지 ‘살람하는 어버이 손길로’라든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같은 말을 쓴다.

 

  모두 사랑으로 바라보고 싶다. 뻔히 보이는 바가지를 씌워서 5000원이나 1만 원을 더 챙기려는 나그네채 일꾼도, 고무신을 꿴 내 발을 딱딱한 구둣발로 질끈 밟고 지나가면서 아무 말도 없는 서울 젊은이도, “요즘도 책 사러 서점 가요?” 하는 철없는 말을 읊으며 ‘밀리의 서재’에서 얼굴을 파는 김영하 같은 글쟁이도, 그저 사랑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난 모든 풀꽃나무하고 풀벌레하고 헤엄이한테 다 다르게 이름을 붙이면서 살아간다. 모두를 사랑하려니까. 오롯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그네채 이야기를 한 올씩 풀어내려고 한다. 이제는 쓸 만한 때에 이른 듯하다. 나그네채를 1994년부터 다녔구나.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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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꽃 2022.8.6. | 책삶+글쓰기 2022-08-0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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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실꽃

2022.8.6.

 

대전 은평쉼터 어귀를 걷다가 풀벌레 주검을 보았다. 곧 알을 낳을 암메뚜기가 자전거랑 사람들한테 밟히고 또 밟혀서 납작한데 이틀이나 사흘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곳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싶더라. 혀를 끌끌 차면서 “걱정 마. 넌 몸을 내려놓았으나 아름다운 곳으로 떠나서 새롭게 빛을 얻어 태어난단다.” 하고 마음으로 말을 건넨다. “그런데, 내 몸은 그냥 버려두고 지나가게?” 하는 마음소리를 듣는다. “끙!” 오늘 하루는 때를 맞춰서 바삐 움직여야 하는데 걷다가 멈춘다. 풀벌레 주검한테 돌아간다. 납작이가 된 풀벌레를 길바닥에서 거두어야 하니, 얇은 종이를 하나 챙겨서 바닥을 살살 훑는다. 얼마나 밟히고 또 밟혔을까? 사람들은 이녁 구둣발이나 신발로 메뚜기 주검을 자꾸자꾸 밟은 줄 모를까? 암메뚜기 주검을 나무 곁으로 옮겨 주었다. “자, 네 몸도 나무 곁에 놓았으니 이제 그만 아쉬운 티끌은 다 털어내 주렴.”

 

암메뚜기 주검을 옮기고서 호젓한 길을

부릉부릉 소리 아닌

매미노래를 들으며 걸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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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집 언저리 : 가회동과 배용준·대장금 | 책삶+글쓰기 2021-11-1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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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1.11.17.

헌책집 언저리 : 가회동과 배용준·대장금

 

 

  나라 곳곳이 구경터(관광지)로 바뀌기 앞서 마을책집은 마을빛을 건사하면서 아늑한 쉼터였습니다. 온나라 오래집이 구경터로 바뀌면서 오랜 마을책집은 구경꾼 발걸음에 빛을 잃다가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곤 했습니다. 서울 가회동에 중앙고등학교가 있고, 배움터 어귀에 조그맣게 오랜 헌책집 〈합서점〉이 있었습니다. 책집지기이던 아저씨가 일찍 저승길로 가면서 새 헌책을 들이기 어려워 조금씩 기운 살림이었지만, 조용조용 골목길을 비질하면서 정갈하게 돌보았어요. “우리는 이제 책집이라 하기에도 부끄러워요. 그래도 이곳이 우리 살림집이니까 예전부터 하던 대로 집 앞도 가게 앞도 쓸고, 쓸다 보면 학교 앞도 쓸고, 옆가게 앞도 쓸고 그래요.” 500살이 넘는다는 은행나무는 책집하고 바로 붙어서 자라고 그늘을 드리우고 잎을 날립니다. 둘은 떼놓을 수 없는 사이입니다. 배움터 어귀 책집도 매한가지예요. 책집하고 마주보는 글붓집(문방구)도 그렇습니다. 모두 수수하게 배움이(학생)를 마주하며 지냈습니다. 이러다가 ‘겨울연가’가 갑자기 확 뜨면서 글붓집은 ‘배용준 얼굴그림’을 큼지막하게 내놓고 일본 손님한테 팝니다. ‘대장금’하고 얽혀 ‘이영애 얼굴그림’도 나란히 내걸어 일본 손님한테 팔고요. 우리는 저마다 다르게 태어난 이 몸으로 나아갈 즐거울 길을 찾아나서기 어려울까요? 가회동과 중앙고등학교와 마을책집은 제 빛을 잃고서 ‘배용준·이영애’판으로 범벅을 해야 할까요. 가회동 작은 마을헌책집 〈합서점〉에 들러 아주머니를 뵌 어느 날 “나는 아무리 부끄러워도 헌책을 놓고 싶은데, 젊은 예술가들이 와서 자리를 빌려 달라고 빌어. 하도 빌어서 어떻게 해. 책을 치우고 그 사람들이 가지고 온 그릇을 놓았지. 그런데 그런 그릇은 다른 가게에도 많으니, 여기까지 오는 일본 손님한테 우리나라 책을 보여주어도 좋을 텐데…….” 이제 가회동 〈합서점〉은 그곳에 없습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주워 책갈피로 삼을 책집은 그곳을 떠났습니다. 햇빛은 그대로이고 바람도 그대로이지만.

 

ㅅㄴㄹ

 

* 사진 : 서울 합서점.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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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집 언저리 : 대나무 | 책삶+글쓰기 2021-11-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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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1.11.17.

헌책집 언저리 : 대나무

 

 

  책을 훔치는 이는 도둑이 아니라는 말이 있지만, 책까지 훔치면 그만 책을 잊어버리지 싶습니다. 책을 장만할 돈이 없어서 훔칠 수 있을까요? 책을 장만할 돈이 없다면 날마다 책집에 찾아가서 조용히 서서 읽을 노릇입니다. 또는 다른 일을 해서 책값을 넉넉히 장만해야지요. 한 자락만 훔치고서 손을 씻는 책도둑은 얼마나 될까요? 책을 훔쳐서 얻은 앎(지식)은 책도둑한테 얼마나 이바지할까요? 모든 훔침질은 똑같습니다. 땀방울을 가로채는 짓입니다. 모든 훔침짓은 사랑하고 등집니다. 그러나 훔치고 나서 뉘우칠 줄 안다면 확 달라요. 훔치는 짓을 뉘우치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다시는 이웃 땀방울을 함부로 안 건드립니다. 훔치는 짓을 안 뉘우치고 눈물이 없는 사람은 책뿐 아니라 땅도 집도 나라까지도 훔치기 마련입니다. 부산 보수동에 깃든 작은 헌책집지기는 책집을 살짝 비우고서 볼일을 보실 적에 자물쇠로 걸어 잠그지 않습니다. 굵고 기다란 대나무를 척 걸칩니다. 제주섬에 ‘정낭’이 있어요. 헌책집에는 ‘책집 정낭’이 있습니다. 마음을 보라는 나무입니다. 이웃을 생각하라는 나무입니다. 스스로 숨빛을 읽으라는 나무입니다.

 

ㅅㄴㄹ

 

* 사진 : 부산 보수동 알파서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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