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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166 읽는 눈길 | 책 언저리 2023-02-2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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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6 읽는 눈길

 

 

  살아온 숨결대로 읽고, 살아가려는 숨빛대로 읽습니다. 이제껏 살아온 걸음을 돌아보면서 읽고, 앞으로 살아갈 걸음을 헤아리면서 읽습니다. ‘꾼글(전문가 비평)’은 거의 ‘이웃나라 눈길(서양 이론)’에 맞추어 재거나 따집니다. 꾼글에는 “읽는 눈길”이 없다시피 합니다. 모든 사람은 삶이 다르고 살림이 새롭게 마련이지만, 꾼글에는 꾼 스스로 다르면서 새롭게 살아가거나 살림하는 마음이 흐르지 않더군요.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라면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 눈”으로 읽고 쓰고 말하면 됩니다. 아이는 없이 즐거이 살아가는 어른이라면 “아이 없이 즐거이 사는 어른 눈”으로 읽고 쓰고 말하면 돼요. 서울에서는 서울 눈길로, 시골에서는 시골 눈길로 읽을 노릇입니다. 인천은 인천 눈길로, 대전은 대전 눈길로 읽으면 넉넉해요. “내 마음대로 읽으면 안 되지 않나요?” 하고 걱정하는 분이 참 많습니다만, “저마다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즐겁게 읽을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내 마음대로”가 아닌 “사랑이라는 내 마음으로” 읽습니다. “그냥 내 멋대로”가 아닌 “즐겁게 사랑하는 내 멋으로” 읽어요. 아이는 읽고, 어른은 어른으로서, 어버이는 어버이로서 읽습니다. 우리는 우리 눈빛을 밝힐 적에 스스로 눈부십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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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165 읽는 마음 | 책 언저리 2023-02-2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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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5 읽는 마음

 

 

  모든 사람은 다릅니다. 똑같은 사람뿐이라면 글을 쓰거나 말을 할 까닭이 없고, 책을 내거나 읽거나 옮길 까닭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르니, ‘똑같은 책을 나란히 읽더라’도 ‘모든 사람이 다 다르게 바라보고 느끼고 받아들입’니다. 모든 사람이 어느 책 하나를 똑같이 읽고 받아들이고 생각해야 할까요? 다 똑같이 ‘울컥(감동)’해야 한다고 여기면, 이는 짓밟기(폭력)라고 여깁니다. 푸름이(청소년)한테 똑같은 머리카락·옷차림을 시키는 짓은 하나도 어른스럽지 않습니다. 깡똥치마를 두르든 깡똥바지를 꿰든 긴치마나 긴바지를 입든 푸름이 스스로 고를 노릇입니다. 사람하고 사람으로서 겉모습이나 옷차림이 아닌 마음빛으로 마주하고 바라보면서 만날 노릇입니다. ‘읽는 눈길’은 누구나 틀림없이 다르지만 ‘읽는 마음’은 외려 똑같습니다. 왜 똑같을까요? ‘글쓴이(책쓴이)가 남기거나 들려주려는 사랑을 읽으려는 마음’이 똑같습니다. 다만, 글쓴이가 들려주는 사랑은 ‘누구나 다 다르게 읽’되 ‘사랑을 읽으려는 마음이 같다’는 소리입니다.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르게 살아가다가 어느 날 문득 ‘똑같은 책’에 눈이 꽂혀서 즐겁게 읽은 뒤에 나눌 말이란 ‘똑같’을 수 없습니다. ‘읽는 삶’이 다르니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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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164 김연경 남진 사진 | 책 언저리 2023-02-08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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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 2023.1.31.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4 김연경 남진 사진

 

2023년 1월 30일, 난데없는 글(신문기사)이 떴습니다. ‘배구선수 김연경’하고 ‘노래하는 남진’ 두 사람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김기현’하고 꽃다발을 든 채 함께 찰칵 찍은 탓이라는데, 오늘날은 지난날하고 달라 고작 하루가 지나지 않아 민낯이 환하게 드러납니다. 지난날이라면 며칠 아닌 몇 달이나 몇 해 동안 거짓글에 속아 ‘김연경·남진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요. 김연경 님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온누리 으뜸별(최고선수)입니다. 누리집(인스타) 벗만 160만이 훌쩍 넘지만, 길에서 문득 스치는 사랑이(팬)가 있어도 기꺼이 찰칵 찍히면서 ‘엄지척’을 해준다고 널리 알려졌습니다. 김연경 님은 지난 스무 해 동안 따로 ‘벼슬길(정치색)’을 밝힌 적이 없이 오롯이 배구만 판 삶입니다. 왼오른이 없이 한길을 파는 사람한테 “이쪽이냐 저쪽이냐 갈라치기”를 하려 든다면, 시커먼 꿍꿍이를 노리는 무리이거나, 시컴둥이한테서 뒷돈을 받은 놈일 테지요. 글꾼(작가)도 읽님(독자)이 책에 손글씨(사인)를 적어 달라면 누구라도 다 적어 주고 함께 찰칵 찍습니다. 읽님이 왼오른이든 따질 일이 없어요. 우리는 모두 다른 숨빛인 사람이거든요. 허울은 눈가림·거짓말로 터지고, 참빛은 살림·나눔으로 피어납니다.

.

ㅅㄴㄹ

.

숲노래 씨는 ‘이름글꾼(유명작가)’은 아니나

책하고 사전을 몇 써낸 사람으로서

숲노래 책과 사전을 사읽은 분이 누구이든

다 손글씨랑 동시를 적어서 건네고

사진도 함께 찍는다.

 

‘김연경·남진 사진’은

김기현이란 놈팡이가 거짓장난을 친

민낯이 드러나기는 했되,

 

정치성향이 이러하든 저러하든

어느 쪽을 밀든 말든

그저 ‘다 다른 사람’으로 바라보면서

우리 스스로 ‘다 다른 한길’을

즐겁게 걸어가면서

이 푸른별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온마음과 온사랑을 쏟을 노릇 아닐까?

 

‘다음 사이트 덧글’을 보고서

이렇게 깜깜이가 많나 싶어

조금 놀랐으나

우리 눈높이를 고스란히 드러냈을 뿐이라고

느낀다.

 

그래도

민낯이 다 드러난 1월 31일 저녁부터는

깜깜이로 김연경 선수를 깎아내리던 덧글이

모조리 사라진 듯싶다.

 

김연경 선수는

소속구단 흥국생명이 막질을 벌였어도

학교폭력 칼둥이 자매가 막짓을 일삼았어도

모든 민낯이 드러날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고 연습·운동만 하면서

꽃등이라는 자리를 가꾸어 왔다.

 

2004년부터 2023년 오늘까지

김연경 선수 경기를 거의 다 본 사람으로서

글 한 조각 남긴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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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162 아줌마 눈길 | 책 언저리 2023-02-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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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2 아줌마 눈길

 

 

  지난날 글바치는 우리말을 안 쓰고 우리글에 담지 않았습니다. 예전 글바치는 중국말을 하면서 중국글을 썼고, 조선이 무너질 즈음에는 일본말을 하면서 일본글을 썼어요. 1945년 뒤에도 이 글결은 그리 안 바뀌다가 영어가 스며들었고 옮김말씨(번역체)가 섞였습니다. 이제는 거의 모두 한글로 글을 쓰지만, 막상 ‘무늬만 한글’이되 ‘우리말·우리글’로 마음과 삶과 넋을 밝히는 글을 쓰는 분은 드뭅니다. 이제는 사라졌다 싶은 ‘필자(筆者)’라는 한자말을 우리말로 옮기면 ‘붓꾼·붓바치’입니다. 요새는 ‘작가(作家)’란 한자말이 널리 퍼지는데 우리말로 옮기면 ‘지음이(짓는이)·쓰는이(글쓴이)’입니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빛꽃(사진)을 찍든 스스로 ‘필자·작가·예술가’로 여기면 겉치레나 꾸밈새로 기울어요. 스스로 ‘삶·사랑·숲’을 품는 ‘사람’으로 여겨야 비로소 ‘지음이·쓰는이’로 섭니다. 글순이라면 “아줌마 눈길”로, 글돌이라면 “아저씨 눈길”로 살림을 오순도순 짓는 보금자리숲 이야기를 담을 적에 스스로 빛나는 지음길·글길·그림길·빛꽃길을 이루리라 생각합니다. ‘작가로서 창작과 예술과 비평’을 하려 들면 허울스럽습니다. 살림지기로서 숲빛을 담아 이야기를 짓기에 사랑스럽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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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161 십진분류법 | 책 언저리 2023-02-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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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1 십진분류법

 

 

듀이 십진분류법 : 000 컴퓨터 과학 정보 총류, 100 철학, 심리학 200 종교, 300 사회 과학, 400 언어, 500 과학, 600 기술, 700 예술 레크리에이션, 800 문학, 900 역사, 지리

 

일본 십진분류법 : 0류 총기(總記), 1류 철학, 2류 역사, 3류 사회과학, 4류 자연과학, 5류 기술 공학 공업, 6류 산업, 7류 예술, 8류 언어, 9류 문학

 

한국 십진분류법 : 000 총류, 100, 철학, 200 종교, 300 사회과학, 400 자연과학, 500 기술과학, 600 예술, 700 언어, 800 문학, 900 역사

 

  곰곰 보면 ‘서양 책숲길(도서관학)’을 옮긴 ‘일본 십진분류법’을 일본이 이 나라에 심었고 여태 고스란히 흐릅니다. 낱말책을 쓰느라 모든 갈래 책을 두루 읽으며 헤아리자니, 어느 책갈래(십진분류법)이든 우리 책빛·책길·책결에는 안 어울리는구나 싶어요. 저는 제가 읽고 건사해서 책마루숲(서재도서관)에 놓는 책을 새롭게 나눕니다.

 

숲노래 책갈래 : ㄱ모둠, ㄴ삶책, ㄷ살림책, ㄹ사랑책, ㅁ숲책, ㅂ사람책, ㅅ이야기책, ㅇ노래책, ㅈ빛책, ㅊ낱말책

 

숲노래 책가름 : 사진책, 그림책, 만화책, 배움책, 어린이책, 손바닥책, 오래책, 노래책(시집), 얘기책(산문·소설), 삶책(인문), 숲책(환경), 낱말책, 순이책(여성), 어른책(빛나는 어른 책칸), 살림책(문화), 책책(책을 말하는 책), 믿음책

.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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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160 자퇴 | 책 언저리 2023-02-0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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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60 자퇴

 

 

  1982∼1987년을 다닌 어린배움터에서는 날마다 길잡이한테 두들겨맞고 꾸지람을 들었으며, 때로는 또래나 언니한테 얻어맞고 돈을 빼앗겼지만, 이럭저럭 다닐 만했습니다. 푸른배움터로 들어간 1988년은 불구덩이가 바로 이런 모습이로구나 싶어 그만두고 싶었는데 우리 언니가 “국졸로 어떻게 빌어먹으려고?” 하고 꾸짖어서 세 해를 꾹 참았습니다. 1991년에 들어간 새 푸름배움터는 그나마 나았어도 매한가지여서 또 그만두고 싶었으니 우리 언니가 “우리 집안에서 대학교 갈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뭘 그만둬!” 하고 나무라서 다시 견뎠습니다. 1994년에 열린배움터에 들어가서 첫 여섯 달을 보내며 “아, 이곳은 배움터가 아니라 노닥터잖아! 배움삯(등록금)이 너무 아깝다!” 소리가 날마다 튀어나왔습니다. 이제서야 우리 언니는 “너도 할 만큼 했으니 네가 알아서 할 때야.” 하더군요. 우리 언니도 집안에서 맏이란 이름으로 온갖 가시밭을 말없이 받아들였겠지요. 다섯 철(학기)을 억지로 버틴 그곳에서 얻은 몇 가지를 꼽아 봅니다. 첫째, 우리나라 배움터는 불구덩이나 노닥터이다. 둘째, 그 돈·품·틈이면 새길을 짓는다. 셋째, 배우고 싶으면 혼자 스스로 배우자. 넷째, 한국외대는 문익환 님을 기리는 노래 ‘꽃씨’가 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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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159 불빛 | 책 언저리 2023-01-2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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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9 불빛

 

 

  옛사람이 집을 지을 적에는 먼저 스무 해 남짓 터를 살폈습니다. 스무 해 남짓 터를 살피면서 스무 해 남짓 나무(베어서 쓸 나무)를 살펴요. 그리고 나무를 심어요. 스무 해 남짓 뒤에 나무를 베어서 쓰면 그만큼 숲이 비는 터라, 나무를 베어난 자리에 새롭게 나무가 자라게끔 스무 해쯤 앞서부터 나무를 심어 놓습니다. 오늘날은 나무로 집을 안 짓고 잿더미(시멘트)로 뚝딱 올려세웁니다. 이 잿집은 기껏 쉰 해를 버티지도 않기에, 쉰 해쯤 뒤에는 그냥 잿쓰레기예요. 오늘날은 터도 숲도 땅도 안 살필 뿐 아니라, 쓰레기를 얼마나 내놓는지조차 헤아리지 않아요. 나라 곳곳에서 새로짓기(재개발)를 한다면서 마을을 통째로 밀어내기 일쑤입니다. 나라가 어리석으니 마을불빛을 잠재우는 꼴인데, 나라지기·벼슬꾼에 앞서 우리 스스로 어리석기에 나라지기·벼슬꾼이 바보짓을 하도록 풀어놓았습니다. 옛사람은 쓰레기를 남기지 않으면서 집·밥·옷 살림을 일구었는데, 오늘 우리는 쓰레기만 잔뜩 물려주면서 돈을 벌기만 합니다. 별빛을 잃은 불빛으로 흐르는 서울살림을 붙잡으면서 책만 읽는다고 안 바뀔 나라요, 책조차 안 읽으면 더 망가질 나라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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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158 벼락비 | 책 언저리 2023-01-2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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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8 벼락비

 

 

  비가 퍼붓는 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시원하고 맑은가 하고 생각합니다. 몇 달씩 가뭄이 들 적에는 바람이 슥 지나가기만 해도 얼마나 하늘이며 들을 정갈하게 털어내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고요히 숲에 깃들며 아이들하고 살림을 지을 적에는 빗날은 빗방울로 살고, 해날(쨍쨍 볕이 내리쬘 적)에는 햇살로 살아갑니다. 문득 귀를 열어 둘레 목소리를 듣노라면, 갈수록 숱한 사람들은 “비가 오는 날은 밀려서 길이 막히잖아!” 하고 투덜댑니다. 이러다 비가 오래도록 안 오면 “가물어 타들어 가잖아!” 하고 투덜거려요. 비는 비대로, 볕은 볕대로, 모두 사랑스러우면서 고마이 맞아들이려는 목소리는 가뭇없이 사라졌을까요? 날씨새뜸(일기예보)에 길들면서 하늘읽기하고 바람읽기를 잊고, 흙읽기하고 풀꽃읽기하고 등져요. 글읽기나 책읽기를 하더라도 정작 숲읽기를 놓치면서, ‘눈앞에 펼친 숲을 보며 스스로 숲을 읽기’보다는 ‘눈앞에 펼친 숲을 책에는 어떻게 담았는가’를 따지느라 바쁩니다. 책숲·책집(도서관·서점)이 커야 나라가 아름답지 않고, 책을 많이 읽어야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글줄에 깃든 속내를 읽는 눈빛으로 우리 터전을 스스로 슬기로이 읽고 맞아들이며 나누기에 사람·마을·숲을 고이 품는 하루를 짓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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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157 자 | 책 언저리 2023-01-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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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3.1.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7 자

 

 

  스스로 잘났다고 여겨 사람들 앞에서 내세우려 할 적에는 ‘자랑’입니다. 스스로 차곡차곡 배우고 익혀서 어제와 다르게 새롭게 피어난다고 할 적에는 ‘자람’입니다. 말끝 하나로 ‘자랑책’으로 콧대가 높을 수 있고, ‘자람책’으로 밑자락을 받치는 어깨동무로 갈 수 있습니다. 말 한 마디는 ‘빚(천 냥 빚)’이 될 때가 있으나, ‘빛(천 냥 꽃돈)’이 될 때가 있습니다. 왜 읽느냐고 묻는다면 “나날이 다시 배우면서 새롭게 깨닫는 하루를 누리려고 합니다.” 하고 여쭙니다. 왜 쓰느냐고 묻는다면 “언제나 다시 쓰면서 새롭게 짓는 살림을 가꾸려고 합니다.” 하고 얘기해요. 잣나무·잣나물은 들숲에서 젖(살림물) 노릇을 합니다. 잣도 자랑도 자람도 ‘자’가 바탕입니다. 길이나 높이를 살피는 ‘잣대(자)’일 텐데, 겉으로 드러내어 앞세우면 ‘자랑’이고, 속으로 추스르며 마음을 보면 ‘사랑’으로 가면서 ‘자라납’니다. 자라며 사랑하려고 쓰고 읽는 오늘입니다. 밤새 꿈밭을 누비려고 ‘잠’자리에 들면서 마음을 달래고 밝힙니다. ‘작게’ 속삭입니다. ‘잘’ 해내기보다는 살림살이를 손수 ‘다잡’으면서 돌보려고 합니다. 곁에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노래합니다. “자, 우리 함께 이 길을 춤추면서 걸어가 볼까?”

 

ㅅㄴㄹ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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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하루, 책과 사귀다 156 몇 갈래 책 | 책 언저리 2023-01-0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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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3.1.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6 몇 갈래 책

 

 

  우리가 장만해서 곁에 두는 책은 몇 갈래로 바라볼 만하다고 느껴요. 곧바로 읽을 책, 나중에 읽을 책, 두고두고 읽을 책, 꾸준히 되읽을 책, 틈틈이 읽을 책, 아이하고 읽을 책, 아이한테 물려줄 책, 이웃한테 건넬 책, 내가 나한테 사랑으로 베풀 책, 여기에 스스로 살아낸 하루를 스스로 갈무리하면서 스스로 쓴 책, 이렇게 말이지요. ‘인문책·문학책·예술책·자기계발서·치유도서·참고서’ 같은 허울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책을 책대로 바라보는 눈썰미’를 누구나 스스로 틔울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사장·대표·씨이오’나 ‘유명인·연예인·작가’나 ‘대통령·정치인·군수·시장’ 같은 허울에 사로잡히면 그들도 우리도 마음으로 마주하면서 사랑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길이 가뭇없이 사라집니다. 하늘은 ‘하늘’일 뿐, ‘창공·허공·공중·스카이’가 아닙니다. 비는 비인데, ‘빗물·빗방울’이 아닌 ‘강수량·강우량’을 따진다면, 빗빛을 잃다가 놓칩니다. 줄거리를 읽고 이야기를 읽으며 이름빛하고 마음빛을 읽을 책입니다. 허울이나 껍데기나 겉모습이나 겉치레에 얽매일 책이 아닙니다. 눈을 감고서 마음을 보아야, 눈을 뜨고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눈을 틔워 별빛을 보아야, 눈을 밝혀 숨빛을 저마다 깨닫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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