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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고흥집 123. 집 가까이에 (2016.10.6.) | 고흥집 2016-10-0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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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23. 집 가까이에 (2016.10.6.)



  집 가까이에 멧골이 있고, 멧골에는 골짜기가 있다. 이 멧골하고 골짜기하고 숲을 사랑하려고 되도록 자주 찾아가려 한다. 집이 아예 멧골이나 숲에 있으면 가장 좋을 테니, 앞으로는 그러한 보금자리를 꿈꾼다. 집 가까이에 있는 멧골하고 골짜기를 누릴 수 있고 누리려는 마음이 있으면 날마다 새롭게 배우면서 웃음을 짓는 살림이 되리라 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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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22. 배우러 가는 길 (2016.10.2.) | 고흥집 2016-10-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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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22. 배우러 가는 길 (2016.10.2.)



  학교에서는 아마 신주머니로 쓰겠지? 그렇지만 우리는 그냥 가방이야. 책 한 권 공책 한 권 연필 지우개를 넣는 제법 괜찮은 가방이야. 이 가방을 한 손에 들고 가을 들길을 거닐며 우리 도서관학교에 배우러 가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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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21. 꽃을 줍다 (2016.9.30.) | 고흥집 2016-10-0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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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21. 꽃을 줍다 (2016.9.30.)



  들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마다 아이들이 꽃을 줍는다. 논둑에서 자라다가 뽑힌 꽃무릇인데, 줍고 또 주워서 밥상맡에 올려놓는다. 이가 나가서 안 쓰는 물잔에 물을 받아서 꽃을 꽂는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갈아 주기도 한다. 며칠 동안 꽃내음을 나누어 주는 꽃무릇을 바라본다. 아이들 마음은 언제나 꽃마음이로구나 싶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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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20. 가을이야 (2016.9.18.) | 고흥집 2016-09-2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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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20. 가을이야 (2016.9.18.)



  가을이야. 어때? 가을바람 기운이? 들내음은 어떠하니? 구름빛은 어떤 결일까? 논둑에는 고들빼기가 꽃을 터뜨리네. 바람소리를 빼고는, 바람이 구름을 이끄는 소리 말고는, 이 들길에서 다른 소리를 찾기는 힘들지만, 우리가 이 길을 거닐거나 달리며 내는 소리가 새삼스레 가슴으로 젖어드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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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9. 바람을 가르는 걸음 (2016.7.20.) | 고흥집 2016-08-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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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9. 바람을 가르는 걸음 (2016.7.20.)



  나는 아이들 발걸음에서 늘 한 가지를 느낀다. 이 가벼운 발걸음이 바로 바람을 가르는구나 하고. 다른 것은 따지지 않고 신나게 달릴 줄 아는 발길이기에 즐겁게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바람하고 춤추고, 바람하고 놀며, 바람이랑 어깨동무를 하자면 참말로 바람과 같은 숨결이 되어야 한다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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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8. 바람을 쐬는 곳 (2016.6.24.) | 고흥집 2016-08-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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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8. 바람을 쐬는 곳 (2016.6.24.)


  바람을 쐰다. 홀가분하게 바람을 쐰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누나도 없어도 된다. 바람이 곁에 있으면 된다. 고샅길 한쪽에 조용히 앉아서 바람을 얌전히 부른다. 바람이 풀잎을 건드리며 찾아오면 가만히 노래를 부르면서 저녁을 맞이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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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7. 반짝반짝 씨옥수수 (2016.7.30.) | 고흥집 2016-08-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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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7. 반짝반짝 씨옥수수 (2016.7.30.)



  먹을 옥수수는 먹는다. 건사할 옥수수는 건사한다. 먹는 옥수수는 밥이 되고, 건사할 옥수수는 씨앗이 된다. 새로운 열매는 새로운 씨앗으로 처마 밑에 걸리고, 우리 보금자리에 조그맣게 걸린 씨앗은 이듬해 봄에 새롭게 심어서 이듬해 여름에 새로운 웃음을 피울 즐거운 숨결로 고이 잠든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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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5. 눕는 마당 (2016.5.23.) | 고흥집 2016-07-2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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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5. 눕는 마당 (2016.5.23.)



  마당에 눕는다. 그냥 좋아서 마당에 눕는다. 놀다가 눕는다. 누워서 다시 놀고, 따끈따끈한 마당 기운을 느끼면서 하늘을 새삼스레 올려다본다. 날이 저무는 구름을 바라보고, 천천히 드리우는 어스름을 누린다. 조용히 저녁이 찾아온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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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5. 아버지 보여줄래 (2016.6.27.) | 고흥집 2016-07-1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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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5. 아버지 보여줄래 (2016.6.27.)



  흙을 뭉쳐서 이쁘게 노는 아이가 문득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아버지 보여줄래!” 하고 외치면서 달려온다. 네 자랑은 네 기쁨이고, 네 몸짓은 네 웃음일 테지. 네가 신나게 빚어서 즐겁게 이루었으니 누나한테뿐 아니라 아버지랑 어머니한테 두루 보여주고 싶지? 바람한테도 보여주고 해님한테도 보여주렴.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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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4. 네 고운 손길로 (2016.6.3.) | 고흥집 2016-07-1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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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14. 네 고운 손길로 (2016.6.3.)


  네 고운 손길로 이 고운 열매를 따렴. 네 고운 마음으로 이 고운 밥을 먹으렴. 네 고운 눈으로 이 고운 숨결을 보렴. 네 고운 사랑으로 이 고운 꿈을 맞이하렴. 그러면 너는 하늘 같은 바람이 되어 파랗게 파랗게 빛나면서 훨훨 날아다니는 놀이를 누릴 테니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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