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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고흥 군내버스 032. 노란물결 안고서 | 고흥 군내버스 2016-04-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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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32. 노란물결 안고서



  노란물결을 안고, 봄내음을 안는다. 언제 보아도 봄꽃 가득한 들길을 달리는 군내버스는 곱다. 멀거니 이 버스를 지켜보아도, 또 이 군내버스를 타고 읍내를 다녀와도, 봄꽃바람을 가르는 길은 즐겁다. 마을에서 가만히 밭흙을 만지다가 바라보아도, 논둑길을 걷다가 바라보아도, 이 봄에는 무엇이든 싱그럽구나 하고 느낀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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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31. 어느덧 다시 빈들에 | 고흥 군내버스 2015-11-12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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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31. 어느덧 다시 빈들에



  어느덧 다시 빈들이 된다. 이 가을날 빈들 곁을 군내버스가 달린다. 비가 내려 빈들을 적시고, 못에 살짝이나마 물이 차고, 숲마다 나무가 기쁨노래를 부른다. 까마귀가 무리를 지어 날다가 한두 마리씩 따로 날고, 까치도 이제 질세라 무리를 지어 까마귀하고 맞서곤 한다. 시골 빈들은 이제부터 다시 새들이 차지하려 한다. 빈들에 농약을 뿌리는 사람은 없으니, 비로소 들새와 멧새한테는 빈들이 아름다운 삶터가 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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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30. 네 뒤로 지나간다 | 고흥 군내버스 2015-11-0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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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30. 네 뒤로 지나간다



  들길걷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부르릉 소리가 나며 군내버스가 마을 앞으로 지나간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시골돌이는 버스 소리를 못 듣고 앞만 보고 달린다. 억새풀 한 포기를 들고 달리며 놀 때에 훨씬 재미있기에 버스 소리를 못 들었나 보네. 두 시간에 한 번 지나가는 버스를 물끄러미 지켜보며 노는 아이가 훨씬 재미난 놀잇감을 한손에 쥐고 온몸으로 구슬땀을 내는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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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9. 집으로 데려다주었지 | 고흥 군내버스 2015-10-0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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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9. 집으로 데려다주었지



  읍내에서 우리를 태우고 집으로 데려다준 버스에서 내린다. 두 아이 모두 졸립다. 작은아이는 내 품에 안기고, 큰아이는 무척 졸리면서도 애써 일어나서 스스로 씩씩하게 내려 준다. 작은아이를 품에 안은 채 군내버스를 바라본다. 천천히 멀어지면서 저물녘 어스름빛을 안고 떠나는 버스 꽁무니를 바라본다. 고마워. 다음에 또 태워 주렴. 버스에서 잠들어서 안고 내린 작은아이인데, 집에 거의 다 닿아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히죽히죽 웃다가 내 품에서 내려서 고샅을 달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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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8. 여름은 저물었다 | 고흥 군내버스 2015-09-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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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8. 여름은 저물었다



  여름은 저물었다. 시골버스를 모는 일꾼도 이 기운을 알아차리겠지. 아니면 시골버스라 하더라도 앞만 보고 달리느라 못 알아차리려나. 시골버스를 타는 할매와 할배는 버스에서 “어매, 여는 벌써 나락이 익는구마잉.” 하고 말하면서 다른 마을 논은 어떠한가를 찬찬히 살핀다. 시골사람은 시골버스에서 시골들을 살핀다. 시골사람은 시골버스에서 시골들 바람을 듬뿍 쐬면서 시골내음을 누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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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7. 여름 들길을 | 고흥 군내버스 2015-08-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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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7. 여름 들길을



  여름 들길을 가로지르며 군내버스가 달린다. 시골길을 달리는 군내버스는 에어컨을 틀지 말고 창문을 열면 좋을 텐데, 여름 내내 군내버스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야 했다. 이제 여름이 천천히 저무니, 에어컨 바람도 곧 끝날 테지. 들길을 달리면서 창문을 열어 들바람을 쐴 수 있을 때에 군내버스는 더욱 싱그러우면서 재미나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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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6. 마을 할매 마실길 | 고흥 군내버스 2015-07-23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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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6. 마을 할매 마실길



  두 아이하고 마실을 가려고 길을 나서는데, 마을 할매들이 마실을 가시려고 길을 나서려고 하신다. 마을 어귀에서 뵙는다. 마실길에 나서는 할매는 누구나 옷을 곱게 차려입으신다. 여느 때하고 옷차림도 얼굴도 다르니, 때로는 못 알아보기도 한다. 우리는 할매들이 먼저 타신 뒤에 천천히 버스에 오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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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5. 여름 마을 어귀를 | 고흥 군내버스 2015-07-1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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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5. 여름 마을 어귀를



  여름날 마을 어귀를 군내버스가 지나간다. 두어 시간에 한 번 지나가는 군내버스인데, 우리 아이들이 이 길을 달리면서 놀 적에 지나간다. 버스도 경운기도 다른 자동차도 거의 없어서 찻길 한복판을 달리던 아이들은 길가에 붙고, 군내버스는 빵빵 하고 울리면서 지나간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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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4. 새봄 유채밭 버스 | 고흥 군내버스 2015-04-1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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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4. 새봄 유채밭 버스



  새봄이 되어 들판이 유채밭으로 차츰 바뀐다. 곧 샛노랗게 빛나는 유채밭이 되리라. 꽃바람을 타고 군내버스가 천천히 지나간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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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3. 억새와 버스 | 고흥 군내버스 2014-12-0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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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3. 억새와 버스



  제주섬처럼 억새가 물결치는 고흥은 아니다. 제주섬에는 오름이 온통 억새물결이지만, 고흥은 어디이든 들이니까, 논둑 언저리에 조금조금 억새가 있다. 흐드러지는 억새는 아니나, 조금 살랑이는 억새 옆을 군내버스가 스치고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버스를 모는 사람과 버스에 탄 사람은 억새물결을 살짝살짝 느낄까. 가을에도 창문을 열고 버스를 달리면 억새내음을 맡을 수 있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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