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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4 - 호박밭 꽃밭 | 시골노래 2016-07-0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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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밭 꽃밭



  노랗게 꽃밭물결이 됩니다. 너른 호박밭에 소담스레 커다란 노란 꽃송이가 물결칩니다. 앞에서는 바닷바람이 불고 뒤에서는 멧바람이 붑니다. 노란 꽃은 두 바람을 기쁘게 맞으면서 햇볕을 냠냠 먹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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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3 - 새봄에 | 시골노래 2016-04-05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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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3 - 새봄에



  새봄이 새롭게 무르익는다. 해마다 봄은 똑같이 찾아오되 해마다 시골은 똑같은 모습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이 봄에 비탈밭이 있던 멧기슭에 햇볕전지판이 잔뜩 들어섰다. 우리 집 나무는 해마다 무럭무럭 큰다. 앞으로 열 해나 스무 해 즈음 지나면, 이 마을은 어떤 결하고 빛깔로 거듭날까 하고 헤아려 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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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2 - 환한 물결 | 시골노래 2016-03-11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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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2 - 환한 물결



  한가을은 마을마다 길바닥에 나락을 펼치는 나날. 아침에 나락을 펼치고 저녁에 나락을 거둔다. 이렇게 되풀이하고 되풀이하면서 바싹 말리면 이듬해에 누릴 기쁜 열매를 갈무리할 수 있다. 나락을 펼친 길바닥에는 나락내음이 번지면서 온마을을 휘감는다. 눈부신 볕을 받으면서 나락은 한결 환하고, 따사로운 숨결을 받으면서 마을은 한껏 싱그럽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사진/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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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1 - 풀덩굴 얽힌 고인돌 | 시골노래 2016-03-11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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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1 - 풀덩굴 얽힌 고인돌



  풀덩굴 얽힌 고인돌을 본다. 아이들하고 때때로 이 고인돌에 찾아가서 올라타기도 하고, 가만히 귀를 대기도 하며, 이 돌에 올라앉아서 하늘바라기를 하기도 한다. 언제 누가 왜 이 자리에 이 돌을 놓았을까 하고 헤아리다가, 오늘 내가 선 곳에서 두 다리를 어떻게 디디는가를 생각한다. 밭 귀퉁이를 넓게 차지하니 성가실 수 있는 돌이지만, 달리 보면 밭 귀퉁이에 좋은 쉼터가 있는 셈이기도 하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사진/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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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0 - 읍내 가게 시나브로 | 시골노래 2016-01-0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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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10 - 읍내 가게 시나브로



  가게에 붙이는 이름은 가게를 꾸리는 사람이 품는 꿈을 드러낸다. 가게를 드나드는 사람은 가게에 붙은 이름을 한 번 올려다보면서 이 가게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둘 쌓는다. 가게에 이름을 붙인 일꾼은 가게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넌지시 드러낸다. 가게 앞을 지나가는 사람은 가게마다 다 다르게 붙는 이름을 바라보면서 이 가게에서 일하며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는 사람이 누리는 하루를 헤아린다. 고흥 읍내에 조그맣게 있는 가게 ‘시나브로’를 지나가다가 살짝 걸음을 멈춘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시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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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9 - 꽃길 가르는 경운기 | 시골노래 2015-12-2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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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9 - 꽃길 가르는 경운기



  나락이 익고 가을꽃이 한들거리는 들길을 경운기가 달린다. 탕탕탕탕 우렁찬 소리를 내는 경운기가 천천히 꽃길을 가른다. 경운기가 내는 커다란 소리는 바람노래를 잠재울 만하지만 꽃내음이나 꽃빛까지 가리지 못한다. 옛날에는 이 길을 소가 끄는 수레가 더 찬찬히 오갔을 테지. 가을길을 사람하고 함께 달렸을 소는 가을꽃을 보며 무엇을 생각했을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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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8 - 시골을 살리는 길 | 시골노래 2015-11-08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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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8 - 시골을 살리는 길


  전남 신안에 있는 어느 폐교 운동장을 바라보니 봄마다 꽃나무가 흐드러진다. 운동장에는 풀이 알맞게 자라고, 운동장 가장자리에는 그동안 심은 나무가 저희 스스로 씩씩하게 뻗으면서 고운 숨결을 베푼다. 시골 작은 학교가 무척 많이 문을 닫았고, 아직도 문을 닫는 시골 작은 학교가 많다. 그만큼 시골은 어른도 아이도 빠르게 도시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시골을 살리는 길이란, 시골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기 좋은 곳인가를 사람들이 알도록 하는 길이겠지. 이 아름다운 숨결을 즐겁고 넉넉히 나누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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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7 - 시골 할매 손끝 | 시골노래 2015-11-0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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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7 - 시골 할매 손끝



  이 가을에 ‘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이를테면 ‘국정 교과서’ 이야기 따위는 하나도 알지도 듣지도 못하지만, 바지런히 가심(벼베기)을 하고는 햇볕에 말리려고 아침저녁으로 바쁜 시골 할매를 생각한다. 대통령도 시골 할매도 모두 밥 한 그릇을 먹고, 이 밥 한 그릇은 언제나 시골지기 손끝에서 태어난다. 역사란 어디에 있을까? 문화란, 교육이란, 사회란, 정치란 어디에 있을까?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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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6 - 하늘과 땅은 가을로 | 시골노래 2015-10-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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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6 - 하늘과 땅은 가을로



  하늘과 땅은 가을이 깊다. 땅에서 흙을 짓는 사람은 석 달 남짓 볕과 비와 바람으로 무르익은 노란 열매를 거둬들여 새삼스레 해바라기와 바람바라기를 시킨다. 하늘은 땅에서 사는 사람들한테 볕과 바람을 베풀 뿐 아니라 고즈넉한 빛과 숨을 나누어 준다. 온통 가을로 맑은 하루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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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5 - 억새 논길 | 시골노래 2015-10-0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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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노래 5 - 억새 논길



  가을이 되면 억새잔치를 하는 고장이 많다. 바람 따라 한들거리는 ‘하얀 억새 씨앗’이 무척 고즈넉해 보이면서 멋스럽게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억새풀 줄기 끝이 하얗게 보일 적에는 꽃이 아닌 씨앗이 퍼지려 한다. 억새풀에 꽃이 맺힐 적에는 짙붉은 꽃대에 노란 꽃이 어우러진다. 꽃은 짧고 씨앗은 길다. 이런 억새가 나풀거리는 들길은 그야말로 가을스럽다. 논마다 노란 빛이 퍼지면 더욱 가을스러울 테고, 논마다 벼베기가 끝나면 살짝 겨울스러울 테지. 이런 들길을 사람들이 휴가나 여행이나 관광이 아니라 날마다 늘 걷는다면 삶이 얼마나 달라질까 하고 헤아려 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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