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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은 아직, 세오 마이코 | BOOK Review 2022-08-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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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걸작은 아직

세오 마이코 저/권일영 역
에디터 | 2022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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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하룻밤을 보낸 미쓰키에게 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게 된 가가노.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는 걸 기뻐하지 않는 사람에겐 아빠가 될 권리가 없다면서 미쓰키는 가가노에게 경제적 지원만을 요구하고, 아이와 미쓰키 두 사람을 모두 책임질 생각도 각오도 없던 가가노는 이에 동의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매달 아이의 양육비인 10만 엔과, '10만 엔 받았습니다'하는 편지와 아이의 사진 한 장이 담긴 봉투를 교환하게 된다.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그들의 유일한 교류는 끝이 나는데, 그로부터 몇 년 후 특별할 것 없는 10월 10일 수요일에 사진으로만 보던 아들 도모가 잠시만 머물게 해달라며 갑작스레 가가노의 집에 찾아온다. 

 

매일같이 방을 벗어나지 않고 글을 쓰며, 출판사와의 약속 등을 제외하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외출하는 것이 생활의 전부인 아버지 가가노. 일도 잘하고 넉살 좋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틈틈이 아저씨를 놀리기도 하며 가가노의 사회화(?)를 돕는 아들 도모. 별다를 일이 없이 두 사람이 함께 지내는 시간은 순식간에 쌓이기 시작하고 두 사람은 한 달가량의 동거를 그럭저럭 평화롭게 유지해나간다.

 


 

이웃과의 교류를 끊고 살아봤더니 별다를 문제는 없더라, 하며 관계 맺기에 무심하고 무던하게 지내오던 가가노의 좁은 세계가 도모에 의해 유연하고 부드럽게 조금씩 넓혀져가는 게 재미있었다. 인풋을 넣어주는 대로 반응하고 받아들이는 주제에 주변에 널려있던 것을 직접 주워들지는 않았던 가가노의 캐릭터가 오히려 도모에 비해 아이 같다고 느껴졌다. 

 

소설과 소설 쓰기만이 생활의 전부였던 가가노는 도모와의 관계를 받아들이거나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생각할 때 무의식적으로 현실과 소설을 비교하곤 한다. 갑자기 찾아온 도모에게 어떤 사연이 있을지, 소설이었다면 어땠을 것 같냐는 질문에 신이 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장면이 인상 깊다. 도모가 어른스럽게 그 모든 답변에 웃으며 현실적인 반박을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슴속에 간직한, 진실 돌아보고 싶지 않은 과거, 마음속 어딘가에 있는 소망. 산다는 건, 나란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아무도 그런 질문을 굳이 입에 올리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나누는 대화는 더 현실적이다. 그렇지만 그런 대화가 겹쳐지면서 그 안에서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더라도 토모가 잘 자랐음을 쉽게 알 수 있듯이.

 

용기를 내어 작심하고 움직여도 이야기가 소설처럼 드라마틱하게 풀리지는 않는다. 현실은 우스꽝스럽고 답답하다.

(본문 중 200p, 251p)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매력적이어서 이야기가 더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주인공인 가가노가 가장 허술하고 꼴불견인 게 참 재밌었고, 상대적으로 유들유들한 주위 인물들에게 쉽게 휘둘리고 놀림당하며 밝은 쪽으로 변화하는 서툰 주인공의 시도와 노력들이 제법 귀여웠다. 도모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판타지 같은 인물인 줄 알았는데 가장 현실적이며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인물이었고, 도모의 어머니인 미쓰키라는 인물이야말로 판타지가 아니었나 싶다. 

 

 

작가가 그려내는 가족 이야기. 평범하지 않지만 신파나 결핍으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지 않으면 뭐 어때, 하는 대범함과 유쾌함이 있었다. 가족이 아니어도 사람으로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기쁨도 소소하게 이야기한다. 가가노와 도모 두 사람만의 만남과 이야기가 아니라 서서히 그 반경을 넓혀가고 유연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라 좋았다. 아주 조그만 단서들은 있지만 뒤에서 빵빵 터지는 여러 반전들에 놀라고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며 읽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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