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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날로그 | 기본 카테고리 2017-08-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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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랑은 아날로그

김화진 저
오렌지연필 | 2017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반전의 인물 천랑성 노인은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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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차근차근 로맨스 작가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고 있는 김화진 작가의 신작 ‘사랑은 아날로그’가 출간되었다. 지난번 작품 ‘연리지연’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도 다연 출판사와 같이 했는데 이름이 오렌지연필로 바뀌었다. 다연에서 로맨스 전문 임프린트로 오렌지연필을 만들었으니 아마도 김화진 작가의 ‘사랑은 아날로그’는 오렌지연필의 대표선수로 등판하게 된 것 같다.

 

스마트 폰으로 로맨스 시장에 불이 붙으면서 정말 다양한 로맨스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19금 로맨스에도 급이 있어서 거의 야설에 가까운 수준부터 일반적인 로맨스에 19금 장면을 몇 개 덧입힌 수준까지 각양각색이다. 독자는 많고 그 독자의 취향에 따라 하드코어 로맨스부터 일상을 평이하게 그린 잔잔물이라 이름 붙은 로맨스까지 다양하니 내 취향대로 골라 읽으면 그만이다.

 

김화진 작가의 로맨스는 그 다양한 로맨스 부류 중에 가장 고급진 로맨스 취향을 가진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어휘의 선택이 고급지고 문장의 조탁이 뛰어나서 연재 할 때 독자들이 다는 댓글 중 가장 많은 말이 종이책으로 읽고 싶어요다. 로맨스 좀 읽어 본 사람은 알고 있다. 이 바닥에서 종이책으로 읽고 싶다는 말은 가장 큰 찬사라는 것을. 로맨스는 진입장벽이 없다.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구나 비용이 들지 않는 전자책을 낼 수 있다. 그래서 하루에도 수십 권의 신작이 쏟아져 나오고 그 무한 경쟁 속에서 독자의 간택을 받은 책만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종이책은 다르다.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자책과 다르게 진입 장벽이 있다. 독자들은 김화진 작가의 소설에 대해 비용을 들여 종이책으로 만들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로맨스라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까다로운 독자님들이 왜 그런 댓글을 다는지 말이다. (로맨스 소설의 독자들은 심각한 이야기는 싫어하고 가독성을 중요시 여기지만 은근히 까다로워서 댓글을 통해 팩트 폭력도 장난 아니다. 그 비위를 다 맞추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은 아날로그’는 그러니까 지금까지 말했듯이 로맨스다. 사랑이야기다.

 

사랑은 무지개다.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막상 가까이 다가가면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 그걸 알면서도 현혹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사랑은 무지개다 라고 말하는 남자 도지태와 사랑은 벼락같은 순간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맞닥뜨릴지 모른다는 우연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삶의 지축을 뒤흔드는 변동성에 있어서 사랑은 벼락같은 순간이다 라고 말하는 안아록의 사랑이야기다.

 

태블릿을 손에서 놓지 않는 디지털 도시남자 도지태와 스마트폰조차 없는 아날로그 형 인물인 안아록의 만남, 두 사람은 멀쩡한 척 살고 있지만 내면에 커다란 상처를 가지고 있다. 상처를 회복시키지 못한 채 그저 감추기에 급급했던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망설이며 한발 짝씩 그야말로 물들듯 사부작사부작 가까워진다.

 

두 사람이 텅 빈 실버 영화관에서 로마의 휴일을 보는 장면이라든지 아록의 집에서 술 취한 지태가 깨어나 아록의 할머니와 맞닥트리는 장면은 이 로맨스가 지향하는 점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막장스런 갈등 따위 기대하지 마시라. 주인공을 괴롭히는 시어머니도 헤어지라고 압박하는 재벌 아버지도 없다. 대신 작가는 반전을 좋아한다. 두 사람을 헤어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상처를 수습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마지막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 하신다.

 

로맨스에서 무슨 반전이냐고? 그래서 로맨스가 취향저격 장르인거다. 로맨스를 읽으면서도 김화진 작가는 너무 밋밋하게 수동적인 독서를 하기 원하지 않는다. 화룡점정, 당신의 뒤통수를 칠 로맨스 속의 반전을 기대하시라.

 

휴가철이다. 번잡한 도시를 떠나 휴양지로 향하는 그대 손에 이런 예쁘장한 로맨스 한 권 들려 있다면 조금 더 간지가 살 것이다. 표지 또한 더위를 식혀줄만한 시원한 느낌이 살아 있으니 보기만 해도 촉촉해지는 기분이다. 푸른색 반다나 하나 머리에 하고 깔맞춰 들고 있기 딱 좋은 색감이다. 바닷가 선베드에서 읽을 책으로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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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 | 기본 카테고리 2017-06-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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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3.67

찬호께이 저/강초아> 역
한스미디어 | 2015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13과 67이 단단하게 맞물리는 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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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케이의 추리 소설 ‘13.67’은 소설책 한 권의 힘을 절감하게 만든 이야기였다. 익숙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관심도 없던 홍콩에 대해 이처럼 자세하게 알게 해주는 소설이라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잘 키운 소설가 한 명 열 외교관 부럽지 않다가 아니라 백 명의 외교관도 부럽지 않다가 맞는 것 같다. 이래서 문화가 중요한 것이다.

 

홍콩에서 쓴다는 광둥어는 낯설기가 그지없는데 특히 사람 이름이 어렵다. 작가 이름 찬호께이도 어렵지만 주인공인 관줜더와 뤄샤오밍도 어렵고 중간에 범인으로 등장하는 스번텐은 정말 헷갈렸다. 나는 스번텐을 스텐번으로 읽지 않느라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했다. 이름과 지명에 익숙해질 때쯤 되면 이야기는 탄력을 받고 마지막에 뒤통수를 한 대 제대로 얻어 맞는다.

 

추리 소설이 으레 그렇듯 반전을 가지기 마련이지만 ‘13.67’의 반전은 그 의미가 아주 색다르다. 총 6개의 단편 에피소드를 엮어 장편으로 만든 이 책은 출발은 단순한 추리 소설로 시작하지만 점차 눈덩이처럼 이야기의 부피를 불려 나간다. 영국 조차 지역이었던 홍콩의 특수성과 그 특수성으로 인해 빚어지는 사회

갈등 그중에서도 경찰 조직의 갈등이 추리 소설에 녹아들어 이야기는 점차 사회성을 짙게 띄게 된다.

 

제목 ‘13.67’은 1장의 배경이 2013년이고 마지막 6장 빌려온 시간의 배경이 1967년에서 유래했다. 소설은 2013년에 시작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2,3장은 90년대, 4장은 80년대, 5장은 70년대 그리고 6장이 1967년이 배경이 된다. 그런데 이 소설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제목에서 나오는데 제목은 그냥 단순히 13년에서 시작해 67년으로 끝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야기 구조는 6장 67년의 이야기가 되돌아가서 2013년의 이야기를 꽉 잡아 맞물리는 형태다. 그 아귀를 어찌나 기가 막히게 맞추었는지 탄복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정말 기막힌 구조다. 이런 구조의 이야기를 읽으면 결국 다시 한 번 읽어야 한다. 다시 읽어야 겨우 작가가 뿌려놓은 떡밥들을 제대로 수거할 수 있으니 말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홍콩 경찰인 뤄 샤오밍 독찰과 1장 흑과 백 사이의 진실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관줜둬 경사다. 천재 탐정으로 알려진 관줜둬 경사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퇴직 후에도 홍콩 경찰에 고문으로 근무하며 후배들을 도왔다. 특히 뤄 샤오밍은 관줜둬를 사부라 부르며 자식이 없는 관줜둬에게 사랑을 받았다.

 

1장에서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관줜둬에 대해 뤄 샤오밍이 이렇게 말한다.

 

‘재치 넘치고 노련하면서 고결하고 세속에 휩쓸리지 않는, 그리고 돈 몇 푼도 세세하게 따지는, 이렇게 독특하고 괴상한 인물인 관전둬는 1960년대의 좌파폭동을 겪었고, 1970년대의 경찰과 염정공서의 분쟁을 버텨냈으며, 1980년대의 강력범죄에 대항했고, 1990년대의 홍콩 주권 반환을 목도했으며, 2000년대의 사회변화를 증언하고 있다. 수십 년간 묵묵히 수백 건의 사건을 해결하며 홍콩경찰의 역사에 빛나는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이다.’

 

소설의 내용은 바로 뤄 샤오밍이 권전둬에 대해 기술한 이 내용을 배경으로 사건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갈수록 관전둬는 점점 젊어지고 뤄 샤오밍은 점점 애송이가 되어 4장 이후로는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 1967에서 화자는 독자의 뒤통수를 한 번 가격한다. 6장을 읽고 나서야 책 뒷장 표지에 ‘정교한 추리와 홍콩 사회에 대한 치밀한 관찰 그리고 한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거대한 아이러니!’ 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재미있다. 그리고 유익하다.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소설을 왜 읽어야 하는지 깨우침을 준다. 매일 똑같은 리듬대로 움직이고 있는 우리 삶에 번쩍이는 순간을 만들어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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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 기본 카테고리 2017-05-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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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컨택트

드니 빌뇌브
미국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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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음

 

내가 k에게 물었다.

 

만약 당신이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직 그 사람과 사랑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어떤 설정적인 기적으로 (한마디로 영화나 소설처럼) 미래를 알게 되었다고 치자. 그 사람을 무척 사랑하게 되지만 내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고 비참하게 견딜 수 없이 비참하게 헤어지게 된다면 당신은 그 사랑을 시작하겠는가?

 

k는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대답했다.

 

어찌되었든 간에 우리는 지금을 사는 거고 중요한건 지금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거지. 현재를 살아야지.

 

그렇지 현재를 살아야지. 생각해보면 우리는 다 죽는다. 죽음을 피할 길 없는데도 그리고 그 죽음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도 우린 그 사실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현재를 산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한다고 다 결혼하지 않는다. 시니컬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결혼도 그다지 해피엔딩은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욜로 You Only Live Once 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현재 자신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욜로는 소비 생활에 중점을 둔 좀 속이 보이는 슬로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결국 미래의 기억을 가져와 다가올 고통을 제거한다면 현재의 행복도 잃을 수 있다. 지금 행복이 미래의 고통에 씨앗이라고 그 씨앗을 틔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드니 발뇌브 감독의 ‘컨택트’는 미래를 기억하게 된 언어학자가 결국 고통의 씨앗을 품는 이야기다. 그 고통이 줄 행복이 무엇인지 또한 알기에 그녀는 거부할 수 없었다.

 

테드 창의 원작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는 대단한 SF 소설이다. 너무 대단해서 나는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뭔가 알기는 알겠는데 도표가 나오고 페르마의 정리가 나오고 하는데 거의 뇌가 멈춰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요즘 아이들 하는 말로 수학고자인 나는 일단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눈은 글씨를 읽고 있지만 영혼이 빠져 나간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자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리기 쉬워졌다. 물론 소설보다 온도를 높이고 멜로 드라마적 요소를 증대시켜 이야기의 흡입력도 대단히 높아졌다.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서 흡족한 경우가 거의 없는데 ( 내가 기억하는 한 소설보다 나은 영화는 딱 하나 있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애니메이션은 소설보다 훨씬 좋다.) 이 영화는 소설보다 좋았다. 어쩌겠는가. 소설은 진짜 너무 어려운 것을 -_-;;; 페르마의 정리뿐만 아니라 어의문자에 대한 설명 또한 어렵다.

 

갑작스럽게 지구에 온 외계인 그 외계인과 소통을 위해 동원된 언어학자 루이스는 물리학자 이안과 함께 체경 앞에 선다. 다리가 7개인 문어처럼 생긴 그 외계인을 이들은 햅타포드라고 부른다. 햅타포드는 7족 생물이라는 뜻이다.

 

영화와 소설은 같은 구조로 현재 루이스가 외계인과 소통을 시도하며 그들의 언어를 익히느 것과 같이 루이스의 딸 이야기가 전개된다. 관객은 그 딸의 이야기가 루이스의 과거 기억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루이스가 햅타포드의 어의문자를 어느 정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알게된다. 루이스의 딸 이야기는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미래의 기억이다.

 

햅타포드의 언어는 시간을 통과하는 기능이 있고 그걸 익힌 루이스는 자신의 미래를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기억의 내용이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몹시 행복했던 아이와의 추억은 엄청난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루이스는 미래를 기억한다고 미래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그녀는 동료 물리학자 이안의 손을 잡는다.

 

그러한 루이스의 심경을 책에서는 페르마의 정리로 설명한다.

 

‘광선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선택하기도 전에 자신의 최종 목적지를 결정해야 한다.’

 

최종목적지는 정해져 있다. 루이스 인생의 빛이자 희망이던 그 딸이 무참히 죽을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남편이 아이를 갖고 싶냐고 물었을 때 고개를 끄덕인다. 딸을 사랑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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