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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믿어 (글쓰기)
[우리 신화로 풀어보는 글쓰기] 그날이 오기 전에 | 리뷰를 믿어 (글쓰기) 2019-01-2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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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 신화로 풀어보는 글쓰기

최성철 저
책읽는귀족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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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것이 언제부터일까. 리뷰어클럽님께서 당첨시켜 주지 않는 책은 나한테 맞지 않는 책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 리뷰어클럽님께서 당첨시켜 주는 책들은 왠지 나한테 잘 맞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 때면, 리뷰어클럽님이 우리들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를 알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나는 그런 리뷰어클럽님의 혜안을 거역하고 책을 하나 구입했으니, 『우리 신화로 풀어보는 글쓰기』아니, 너무너무 보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가 되는데, 이렇게 빨리 구입해 버릴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 아아~ 역시 나를 선택해 주지 않은 리뷰어클럽님의 선택이 옳았어! 라고 말하면서 책을 읽어가는데, 그것은 나의 우려이었음을 밝힌다. 끝까지 다 읽고 난 후의 나의 반응은? 역시, 사길 잘 했어! 이다. 나와 맞지 않을 것 같던, 책의 내용이 글의 전개를 더해가면서 흥미진진, 스릴만점의 난투극으로 변해가고 있었으니, 그 스릴만점의 정점이 신화이야기 비틀기. 헐, 꼴딱, 꿀꺽. 음냐.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군. 냐옹!

 

 

2.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라고?

평범한 사람들이 이야기라고?

물론 나도 알고 있어

평범한 것이 편안한 것이고 그것에 기대고 싶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어.

그렇게들 얘기하고 싶겠지

그러나 이 세상이 다 그런 곳일까.

바람이 멈추면 무엇이 될까.

파도가 멈추면 무엇이 될까.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그런 것들이

세상 이야기 전부라고?

- 최성철 -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가 전부인 소설들, 그 소설들을 만들 수 있는 옛날 이야기들. 우리는 과거가 있기에 현재를 살아갈 수 있고, 현재가 있기에, 미래 또한 살아갈 수 있다. 그 다양한 얘기들 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저마다의 가치는 다르며, 신화 역시, 그 다양함 속에 감추어진 진실은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우리는 신화 속에서 또 다른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 신비한 능력으로 나라를 세운 사람들과, 사랑 앞에서 어찌해야 좋을지 당황스러운 삶들에서 우리 고전 신화에서의 신이란 존재는 그리 강하지 않다. 신적인 존재인 사람들, 그저 사람들보다 약간 더 많은 능력을 가진 인간에 불과할 뿐. 그래서, 신화를 읽는 것은 재미도 재미지만, 우리에게 더 큰 의미를 부여해 준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보다 더 나아지도록 할 수 있는 영웅적인 존재를 항상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러한 영웅이 과연 우리에게 언제쯤 나타날까.

 

 

3.

 

우리는 '나 자신'을 찾아야 한다. 나를 찾으려면 나를 알아야 한다. 글쓰기는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잃어버려는지조차 모르는 그것을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을까? 내 자아는 지금 어디 낯선 곳에서 방황하고 있을까? 지금의 '나'는 누구일까?

내가 누군지, 그리고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그 누구에게나 예외일 수가 없다. 그것을 모르고는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글을 쓰면서 나를 찾아간다는 것은 허공에 들뜬 고무풍선처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쇠로 된 신발을 신고 지상에 내려오는 과정일 수도 있다. 나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 현실과 투쟁도 하고, 또 수용도 하면서 살아가는 나를 찾아본다는 것은 우리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 pp.133~134

 

그 영웅은 바로 자기자신이 될 지도 모른다. 글을 쓰면서 나를 찾아가는 여행 중에 내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짜릿한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나는 좀더 나은 나가 되어가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 물론, 나는 지금 다른 사람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다른 영웅이 아닌 자기 자신을 영웅으로 만드는 힘. 그것이 글쓰기의 힘이고, 신화를 읽어가는 나의 마음에 움트는 새싹 같은 것 아니겠는가.

 

평범한 인생도 글로 써서 남겨두었다가 후손들이 읽어본다면,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된다. 이것이 또한 글이 주는 묘미이다.

- p.157

 

영웅이 되는 거, 생각보다 쉽다. 오늘 나의 일상을, 나의 폄범함을 글로 남겨 놓는 것. 남겨진 글들 때문에 나는 후손들로부터 영웅의 칭호를 얻게 될 수 있기에,『우리 신화로 풀어보는 글쓰기』는 나의 글쓰기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켜 주는 소중한 존재가 된다.

 

4.

이렇게 끝나면 아쉬우니까, 책 소개를 좀 하지! 우선, 이 책은 신화이야기와 맞춤법, 그리고 신화를 비틀어서 얘기해보기와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철학을 담아놓은 네가지 파트가 하나의 챕터 안에 들어있고, 총 열 챕터, 그러니까 열 개의 신화로 구성되어 있지. 맞춤법을 소개하는 란에서는 우리가 흔히 헷갈리는 단어들을 비교하면서 실어놓았는데, 그 중 하나만 소개할게!

 

'귀걸이'와 '귀거리', '귀고리'

 

발음하기와 쓰기에서 종종 헷갈리는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은 여자들이 멋을 내기 위하여 귀에다 매는 액세서리를 떠올리게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귀걸이'나 '귀고리' 다 쓸 수 있다. 또한, '귀걸이'라는 단어에는 귀가 시리지 않게 귀를 덮도록 만든 헝겊이나 가죽이라는 뜻도 있다. '귀거리'는 틀린 말이다.

반면에, '목걸이'가 맞는 말이고, '목고리'니ㅏ '목거리'는 틀린 말이다. '목고리'라는 말은 없고, '목거리'는 목이 붓고 아픈 병을 말하기도 한다.

- p.286

 

어때, 모르는 거 많지? 다 안다고? 그럼 다시 한번 잘 이 책을 살펴봐. 나는 다 안다고 자부했는데, 모르는 게 조금 있더라구. 물론, 이 책에 나온 단어가 전부는 아니니, 글을 쓰기 위한  단어공부는 따로 하기로 하자고! 다음엔 이 열 개의 이야기, 그 중 하나인 처용설화의 한 부분을 볼까.

 

어느 날, 왕은 동해 바닷가로 놀이를 나갔는데, 궁으로 돌아오려고 할때, 갑자기 바다에서 먹구름이 솟아오르더니 주변은 온통 어둠에 휩싸였다. 이는 동해 용왕의 조화에 의한 것임을 안 왕은 용왕을 위하여 절을 세우도록 하였고, 이에 먹구름이 금세 사라졌으니, 구름이 사라졌다고 하여 이곳을 개운포(開雲浦)라고 불렀다. 이에 용왕이 기뻐하여 일곱 아들을 데리고 나타나 왕 앞에서 춤을 추었다. 용왕은 그 아들 중 한 명을 궁궐로 보내어 나랏일을 돕도록 해는데, 그가 바로 처용이었다. 처용은 왕의 정사를 돕는 능력이 뚜어나서 왕은 그를 붙잡아두기 위하여 큰 벼슬을 내리고,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삼게 해 주었다.

- p.3444

 

처용 설화는 이미 유명하니,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 그런데 왜 처용이 집에 돌아온 후의 중요한 그 사건을 얘기 안 하냐고? 다 알 것 같아서. 그리고 모르는 분들이 있으면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5.

기왕 처용 얘기를 했으니, 이 얘기를 비틀어서 이야깃거리가 생긴다는 작법을 선물하고 있는 최성철 작가의 새로운 창작노트를 하나 볼까.

 

역신이 처용의 아내를 데리고 사라져 버렸다면?

 

현실적으로는 이럴 확률이 가장 높다. 왜 역신이 처용이 올 때까지 그 방에 누워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신답지 못한 멍청한 행동이다. 그가 오기 전에 역신이 아내를 데리고 잽싸게 어디론가 사라졌든가 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어느 날 밤, 홀연히 사라진 아내, 그 이유를 모르고 있는 처용, 처용은 처용가를 만들어 부를 수가 없을 것이다. 가랑이가 넷이 아니라, 한 개도 없으니 어찌 이런 노래를 부르겠는가.

그는 아내를 찾느라고 허둥지둥 댈 것인데, 워낙 차분하고 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므로 당황한 내색은 하지 않고, 조용히 사건의 재구성에 몰두할 것 같다. 나중에 역신의 짓이라고 판명이 나든, 아니든, 그 멋진 <처용가>와 <처용무>는 탄생하지 아니할 것 같아, 국문학사적으로, 민속 설화적으로 매우 불행한 일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 P.364

 

내가 책에 있는 내용을 필타하기 힘들어서 가장 내용이 짧은 걸 올려봤어. 이것보다 다른 내용들이 더 재미있지. 아, 나는 이런 비틀기 장면이 제일 재미났거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를 만들면서도, 그 이야기가 개연성 있게 전개되고, 그러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 모든 작가지망생의 소망이 아닐까. 그렇지? 안 그래도, 그렇다고 말하기를 강요함!

 

 

6.

그럼 마지막으로 "내 영혼을 살찌우는 글쓰기"란 제목의 저자의 견해를 인용해 볼게.

 

작가가 되기 위해서 글을 쓴다? 글을 쓰다 보니, 작가가 되었다?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을 가끔 하게 되는데, 여기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렇게들 이야기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우선은 그 목적의식이 명확하고 뚜렷해야 한다고, 그래야 성공하는 삶이 되고, 멋진 인생이 된다고. 그 결과, 남으로부터 인정도 받고, 나 스스로 떳떳하고 만족스러운 삶이 되느 것이라고……  백 번 천 번 옳고 지당한 말씀이다. 이 세상에 어느 누가 그러한 목적의식도 없이 살아가고 있겠는가?

비단 글만이 아니다. 우리 인생이라는 게 그런 것이다. 글도 쓰다 보면 작가도 되고, 소설가도 되고, 수필가도 된다. 저명한 칼럼니스타도 될 수 있다. 물론,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그렇게 한다면 당연히 바람직하고 좋을 것이다.

 

…중략…

 

글을 써서 내 삶의 보람과 즐거움이 늘어나고, 나아가 그 글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이 크든 작든 감동을 받고, 그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 그들의 인생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렇게 하는 그가 바로 작가이며, 소설가이고, 시인이고, 칼럼니스트인 것이다. 글을 써서 부와 명예를 얻어 보겠다는 생각도 결코 틀린 것은 아니다.

- PP.292~293

 

그러므로, 나에게 작가라고 불러줄래. 크든 작든 나는 이미 많은 분들이 나의 글을 봐 주시고 있으며, 나는 그분들께 나의 글이 분명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거든! 물론, 글을 써서 먹고 살 만한 여건이 된다면 더 없이 좋겠지. 물론, 나는 그날이 꼭 올 거라 믿어. 그러나 그날이 오기 전에 먼저 내 글이 성장해야 되고, 나의 자아가 먼저 성장해야곘지. 글쓰기를 하고 싶어 안달하는데 막상 쓰기를 주저하고 있는 그대가 있다면, 일단 도전해 보는 게 어때. 아무렇게나 말이야. 오늘은 『우리 신화로 풀어보는 글쓰기 』에 대해서 알아봤어. 어때, 글쓰기 막 하고 싶어지지 않아? 아니라고, 내 글을 더 보고 싶다고? 고마우이!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 하나도 없더라도, 나는 내 글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라고 우겨볼게! 어때? 자극되지? 그럼, 빨리 글쓰기에 도전해 봐. 시간은 우리를 결코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말이야!

 

- 이 리뷰는 리뷰어클럽에서 받은 도서가 아닌,

개인구매를 통해 받은 도서로 작성하였습니다.

왠지 이렇게 써야 할 것만 같은 이 분위기! 어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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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독서/문유석] 여행은 숙제가 아니다. | 리뷰를 믿어 (글쓰기) 2019-01-0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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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쾌락독서

문유석 저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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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찍부터 책 읽기의 재미에 빠져든다는 건 삶에 몇 가지 변화를 가져오는 일이다. 중독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 특히 초기에는 강박적으로 몰입하기 마련이어서 중독된 대상 이외의 것들에는 무관심해진다.

- p.27

 

문유석 판사의 모든 작품을 다 읽었다. 『판사유감』『개인주의자 선언』『미스 함부라비』까지. 그 모든 작품들에 내 돈 주고 산 것은 없었다. 세 권은 모두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으며, 『쾌락독서』는 누가 내게 사 주셨다. 그리고 나는 문유석 판사의 책을 모두 "작품"이라고 보고 있으며,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무료"구독으로는 얻을 수 없는, 그 너머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무료로 그 책들을 모두 보았지만, 내게 무료의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더라며, 과감하게 나의 돈을 투자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나는 문유석 판사, 아니 문유석 작가의 팬이 되어 버렸다. 혹시, 내가 안 읽은, 문유석 작가의 책이 또 숨어 있는 건 아니겠지? 이번에는 『쾌락독서』다. 이름만 들어도 신이 난다. 나도 독서하는 데에서 쾌락을 느낀다. 근데, 그 쾌락이 좋은 의미인 거여, 나쁜 의미인 거여?

 

 

2.

결국 어찌어찌 낸 결론이 '우리끼리 걍 수업하자'였따. 그런데 불똥이 가만있는 내게 튀었다. 일등인 니가 당분간 수업을 해보라는 거다. 나쁜 눔들. 폼은 반장이 다 잡고 미움 살 짓은 내게 떠넘기다니.

- p.95

 

풋ㅋㅋㅋ. 문유석판사의 맛깔나는 문장선택에 웃음이 나온다. 그러니까, 이 글의 요지를 말하자면, 야간자율학습이 싫어서 선생님께 반항을 한 반장 때문에 선생님은 수업거부. 이런 영 어색한 상황 속에서 자기들끼리 수업을 하자는 거다. 선생님 없이. 참, 고운 반항이다. 그래서, 문유석 학생이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성적이 올랐다는 기막힌 상황. 이문열의『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떠올리면서 떠올린 이 상황. 『쾌락독서』에는 문유석 판사에게 일어났떤 에피소드와 그가 읽었던 책, 그리고 문유석 작가가 생각했던 사유의 과정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래서 『쾌락독서』는 재미없을 틈이 없다. 책을 읽는 쾌락에 나를 맡기게 되니까.

 

 

3.

나는 늘 누구에게도 폐 안 끼치고 살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존재 자체가 누군가에게 폐가 될 수도 있는 거였다. 우연히 단지 공부 하나는 잘하게 태어나서 상대적으로 노력을 덜하고도 좋은 성적은 얻는 자의 존재란 죽을 만큼 노력하고도 좌절을 반복하는 이에게는 상처와 절망을 줄 수 있는 것이었다. 내가 아무런 악의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말이다.

- p.126

 

『쾌락독서』를 읽는 쾌락에 나를 맡기지만, 그저, 순간의 향유에 내맡기고 이후에는 나 몰라라 하는 일회성 쾌락과는 다르다. 그의 생각을 통해서 나의 상황을 생각해 볼 수도 있으며, 사고의 확장이 가능하다. 나는 이 글을 보면서, 혹시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아닌 "질투"나 혹은 "좌절"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 글이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지만, 나의 이 글을 보면서도 그러한 좌절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내가 더욱 더 겸손해져야 한다는 생각 (물론, 겸손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 말이긴 하지만..그래도!) 을 한다. 그러나 다음의 이 말은 나의 긴장을 풀리게 한다.

 

"하여튼 너란 놈은 반성을 해도 참 재수없게도 한다. 공부를 너무 잘한 탓에 존재 자체만으로 누군가에게 폐가 된다는 걸 돈오돈수로 깨쳤다니 그게 무슨 원효 해골 물 마시는 소리야?"

"아니, 그게 그런 소리가 아니……"

"됐어. 니가 무슨 기특한 생각을 했든 말았든 이 얘기 자체가 재수없어."

"그건 너무 억울한데……"

"억울할 건 또 뭐야. 그 순간에 깨달았다는 게 바로 이런 거 아냐?"

 

쳇.

- p.129

ㅋㅋㅋ. 귀여운 쳇이다. 겸손이고 뭐고 웃긴 건 웃긴 거다. 근데, 나 정말 겸손해 야 되는 거야?

 

 

4.

그러던 어느 날, 기적을 보고 놀란 나머지 메모까지 해둔 일이 있다. 노량진에서 종합운동장 가는 9호선 안이었는데, 책 읽는 이가 무려 아홉 명이나 있었던 것이다! 키위새나 갈라파코스땅거북을 떼로 만난 느낌이었다. 여덟 명이 사십대 정도의 양복 입은 남성이고 한 명은 영어회화책 보는 여학생. 책 제목은 『아프리카의 별』『대장정』『기업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등인데 객차 사이 통로에 서서 하루키의『언더그라운드』를 읽는 신사가 이채롭다. 아니 그거 지하철에 사린가스 살포하하는 얘기……

- p.251

 

아니, 웃기긴 한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얘기다. 생각의 확장은 지하철 참사가 일어났던 지난 날이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아홉 명이나 된다는 얘기.... 나도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은 기껏해야 나 외에 한명 있는 게 최고였는데? 『쾌락독서』와 함께한 새벽.

 

나의 오늘도 쾌락적 감각으로 즐겁게 흘러가길 바란다. 당신의 출근길과 퇴근길도 독서의 쾌락이 함께 하길 바란다. 출근길과 퇴근길이 주어지지 않은 당신에게도 쾌락의 독서가 함께하길 바란다. 쾌락의 독서가 당신의 미래를 꿋꿋하게 열어주길 바란다. 나의 미래도 당신의 『쾌락독서』와 함께 탄탄하게 열리길 바란다. 우리가 소망하는 그 모든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그 모든 바람에 당신의 꿈을 담길 바란다. 나는 지금, 우리의 미래가 독서로 열리는 꿈을 꾼다.

 

"나는 호모 루덴스이고 싶다. 놀 줄 알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놀기 위해서 세상에 태어났다. 놀면서 이 세상에 살아 있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놀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

그제야 깨달았다. 여행은 숙제가 아니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지 무슨 거창한 목표 완수가 여행의 목적이 아니다. 아마 인생도 그럴 것이다.

- p.235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인생이란 숙제에서 벗어나고

오늘의 즐거움에 몸을 맡겨보는 한해가 되시기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 복 많이 드시고,

받은 복 많이많이 베푸시는

2019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신통한 다이어리 드림(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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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기술/유시민, 정훈이]가장 좋은 표현의 기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 리뷰를 믿어 (글쓰기) 2018-12-21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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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표현의 기술

유시민 저/정훈이 그림
생각의길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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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누구인가? 이것은 인문학의 중심을 꿰뚫는 질문입니다. 제대로 살아가려면 끊임없이 내가 누구인지 물어야 하고,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어떤 대답을 찾아야 합니다.

- p.108

 

나는 글을 써서 책을 내고 싶어하는 작가지망생이다. 내가 쓰는 글은 다양하며, 그 어떤 글이든 책으로 낼 만한 가치가 있다면 어딘가에는 투고할 예정이다. 물론, 책이 출판되리라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글이 누군가에게 관심을 일으키고 사랑받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왜 글을 써서 책으로 내고 싶은 것일까? 처음에 나의 대답은 단순했다. 글쓰는 게 그냥 좋으니까, 이 일만 평생하고 싶어서. 너무 간단한 나 스스로에 대한 답은 내적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나만 좋자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내가 가야할 글의 방향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불어 글쓰는 또 한가지의 이유를 발견했다. 제대로 살기 위해서. 적어도, 나 혼자서만 생각하고 내 안의 분노를 표출하는 어떤 한정된 글쓰기가 아닌, 누군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제대로 된 글을,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해서.

 

 

2.

 

돈을 벌려고 글 쓰는 게 뭐 어때서요? 그게 왜 민망하고 구차한 일이라는 거죠? 저는 글을 써서 돈을 버는 것을 자연스럽고 떳떳한 일로 여깁니다. 작가라고 뭐 특별한 사람인가요? 일을 해서 쌀독을 채우는 것은 만민의 의무입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가 아들딸들이 부모 재산 덕분에 이 의무를 면제받기도 하는데, 그거야말로 민망하고 구차한 일 아닌가요? 어떤 직업을 가졌든, 자기 노력으로 쌀독을 채우는 것은 당당하게 인생을 사는 방법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 P.025

 

물론, 나도 그렇다. 내 책이 출판되어서 세상에 널리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 마음을 품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나는 위선자에 불과할 것이다. 때론, 내가 쓴 글이 형편없어서 아무데서도 출판하겠다는 곳이 없다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런 걱정들을 잠시 뒤로 미뤄둘 수 있는 것이, 바로 내가 소통하고 있는 이곳이다. 출판하지 않았어도, 내 글을 소비하고 있는 여러분들이 있으니. 언젠가 나의 이름이 널리널리 알려질 그날을 꿈꾸면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 이제는 부끄럽지 않다. 유시민 작가가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했으니, 나도 당당하게.

 

 

3.

 

악플은 근원적으로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내 글이 없으면 답글도 없습니다. 선플을 기대하다가 악플이 올라오니 괴로워하는 것은 과욕 때문입니다. 누구나 선플만 쓰지 않으며 세상은 내 생각을 온전히 품어 주지 않습니다. 논밭에는 잡초가 생깁니다. 아무리 부지런한 농부도 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눈·코·귀는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제멋대로 반응을 합니다. 악플도 내 맘속에 둥지를 틀면 내쫓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나를 가꾸지 않아서 잡초만 무성하게 키우는 꼴이지요! 우리는 남들이 주는 것을 안 받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물건은 주고받을 때 요리조리 살펴서 받는데 그냥 덥석 받고 맙니다. 마음도 살펴서 받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 PP.082~083

 

아직까지 이뤄질지 안 이뤄질지도 모르지만, 꼭 받드시 이루어질 현실처럼 미래의 유명인이 되면 나는 어떤 악플에 시달리게 될까 걱정을 해 본 적도 있다. 즐거운 상상이면서, 조금은 아픈 상상이기도. 이럴 때 악플 대처방법을 알려주는 『표현의 기술』. 그 대처방법이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정신무장에 관한 것이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가 내가 쓸 책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 악플이 무섭다고 글을 쓰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예스24블로그에서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면서는 악플에 시달리지 않아서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네이버에도 블로그가 있지만, 그곳은 대부분 홍보용 댓글이 많아서 답글을 아예 달지 않는다. 또한, 나의 네이버 블로그는 거의 활성화되지 않아서 별로 방문자도 없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방문자 수가 많았다면, 나도 목연 선생님처럼 악플에 시달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번 해 보았다. 아직까지, 멘탈이 을인 나로서는 아직은 악플이 버겁다. 그래서 예스24블로그에서 열심히 활동하게 된다. 악플에 시달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어어, 악플 달아야겠다고요..? 장난치지 마요...저 아직 정신무장이 안 되었다구요...) 하기 때문이다.

 

 

4.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더러워진 골목길 네가 치울 거냐

- P.145

 

이쯤에서 책에 대한 얘기도 좀 해야겠다. 여태까지 내 얘기만 계속 했던 것은 내 나름대로의『표현의 기술』을 한번 익혀보고자 했던 이유도 있다. 『표현의 기술』은 창작의 고통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이야기한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악플, 표절, 비평 등, 조금은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을 유시민 작가의 특유의 문장력으로 흡입력 있게 쓴 인문글쓰기기 작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유시민의 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씨네21에서 영화관련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저 유명한 만화가 정훈이의 만화도 같이 실려 있고, 정훈이의 『표현의 기술』에 관한 만화도 같이 실려 있다. 유시민의 책은 또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고, 기대를 100%이상 충족시켰다. 다만, 출판된지 2년이 넘었네. 2년 전에 나는 책을 그다지 열심히 읽지 않았으니, 늦은 독서 도전기. 이제부터 나만의 『표현의 기술』을 익혀야 할 때다.

 

 

5

 

여러분은 이 세상을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이 세상에 살러 온 존재입니다. 사람마다 가지고 태어난 특성과 환경은 다르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의미 있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노력하고 분투하고 즐기면서, 각자 자기답게 살아가기를. 그런 삶을 누릴 기회가 여러분 모두에게 찾아들기를. 그리고 살아가면서 하는 생각과 느끼는 감정을 글로 자유롭게 표현하며 살아가기를 아버지의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 PP.250~251

 

아이들에게 하는 메시지이지만, 이 말은 지금의 나에게 지금의 우리에게 하는 메시지로 들린다.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글이라는 매개체에 기대어 본다.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는 삶. 내가 감동하고 감동받고 또 진심을 다한다면 나의 무심코 한 어떤 행동조차 누군가에겐 감동으로 다가올 지도 모른다. 그래서, 정훈이의 『표현의 기술』에서 본 마지막 메시지는 더욱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한 장의 그림으로 사람을 웃게 하든,

한 줄의 글로 사람을 울게 하든,

한 마디 말로 감동을 주든,

그냥 무심코 한 행동이든 간에

 

가장 좋은

표현의 기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 P.360

 

- 지금 내 마음이 움직이듯, 제 글을 읽는 누군가의 마음도 움직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그 움직임은 아주 사소한 것이어도 좋습니다. 약간의 움직임이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경험, 경험했을 수도 있고, 어딘가에서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조금의 움직임이 저를 어둠 속에서 벗어나게 했듯이, 제가 쓰는 사소한 글이 누군가의 어둠을 걷히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글을 쓰는 많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제 글에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작은 소망입니다. 너무 낯간지러운 말이었나요? 악플 쓸 준비는 하지 마시고, 그냥 이해해 주시길. 작은 정성 모아 소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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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글쓰기]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희망. | 리뷰를 믿어 (글쓰기) 2018-11-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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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강원국의 글쓰기

강원국 저
메디치미디어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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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길고 긴 시간이 걸렸다. 『강원국의 글쓰기』를 다 읽어내기까지는. 오래 전에, 너무 보고 싶어 나름 비장한 마음을 먹고 구입을 해놓고는 책장 속에서 잠자던 이 책은 드디어 나라는 사람의 눈에 들어왔고, 읽어달라고 아우성치던 그 소원을 비로소 이루어 주었다. 그러니까, 『강원국의 글쓰기』는 내게 읽혀지고 싶다는 소원을 비로소 이루었다. 하하, 내가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진실이 어찌되었든, 상상하는 건 자유, 난 어떤 이의 소원을 이루어준 사람. 대단한 사람이다!  (나 지금...뭐하는 거징!)

 

 

 

2.

감동? 재미? 논리? 이런 것은 그다음 문제다. 여력이 있을 때 신경 써도 늦지 않다. 오직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만 생각한다. 하나의 주제에 몰입한다. 하나에만 집중하면 욕심이 사라진다.

주제가 실종되는 경우도 욕심이 앞설 때다. 찾아놓은 자료에 멋있는 표현과 좋은 내용을 많이 욱여넣을 때, 모호함을 심오함으로 착각해서 관념적·피상적으로 흐를 때, 잘 써 보려는 욕심에 수사법과 수식어를 과하게 쓸 때 애초 생각했던 길을 잃고 미로를 헤맨다.

- PP.25~26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글들. 이 노하우를 요약 정리한다는 것도 불가능하고, 이 노하우에 대한 느낌을 모두 공유한다는 것도 힘든 일이다. 그래서 나는 딱 한가지에 대해서만 집중하기로 전략을 짠다. 마침, 하나에만 집중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그렇다, 이것저것 모든 걸 담기보다는 하나만 담자. 그렇게 하나만 건졌어도, 『강원국의 글쓰기』란 책이 바라는 소원은 이루어진 거다. 이 녀석의 소원은 내가 하나라도 새롭게 알게 되기를, 하나라도 이 녀석의 말을 듣고 실천해 주기를 바랄 테니까.

 

3.

보고서나 언론 기사도 과거에는 정보를 담았지만, 이제는 이야기를 쓰라고 한다. 정보는 재미와 감동이 없다. 재미와 감동이 있는 것이 이야기이고, 재미와 감동이 클수록 좋은 이야기다. 잘 쓴 내러티브 기사는 감동이 있다. 지금은 정보 시대를 넘어 이야기 시대이며, 글을 잘 쓴다는 것은 후륭한 이야기꾼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 P.247

 

이야기꾼이 된다는 것. 이 녀석이 원하는 바다. 한가지에  집중하여 몰입하다 보면, 그 하나에 대한 전문가가 될 거다. 그리고 그 한 가지에 관한 한 누구도 따르지 못할 이야기꾼이 된다. 그 이야기꾼이 되기 위해, 오늘도 "몰입"에 내 몸과 마음을 맡겨 본다. 몰입의 경험, 쉽지 않다. 그러나, 한번 몰입을 경험하고 나면 몰입에 중독된다. 몰입하는 나 자신에 만족해하고 몰입하는 나 자신이 뿌듯하다. 그 몰입이란 것이 그토록 훌륭한 녀석이라는 것을 경험가호 나면 알게 된다. 그래서 나는 또 한가지에 몰입해 본다. 오직 하나만을 생각하며, 오직 한 길만을 가 본다. 그 하나의 길에 나 있는 수많은 지름길과 수많은 샛길과 수많은 보도븕럭. 그 모든 길을 포용하는 한 길을 걸어본다. 글쓰기에 지름길이 있다면, 그것은 몰입의 경험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몰입을 통해서 이야기꾼이 되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강원국의 글쓰기』를 읽는 시간은 길고 길었지만, 모두 읽고 난 후의 경험은 몰입을 몇 번 한 것만큼 내게 의미를 준다. 그 의미가 시가 되고 소설이 되고 에세이가 된다.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희망, 글을 제대로 쓸 수 있다는 안심, 글을 유익하게 쓸 수 있다는 다짐, 몰임을 경험함으로서 하게 된 이 세가지가 나를 미래로 이끈다. 그 미래에 나는 분명 웃고 있는 모습일 거다. 비록, 하루하루 아등바등하며 겨우겨우 살고 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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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스크랩 기술/최상희] 조금은 달라질 꿈으로 | 리뷰를 믿어 (글쓰기) 2018-10-3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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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신문 스크랩 기술

최상희 저
넥서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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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읽다 보니, 어떻게 하면 스크랩을 잘 할 수 있을까 궁금해 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였다. 다만, 지금 절판되어 이북으로만 판매하고 있다. 간단히 이 책을 요약하자면, 내가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요약한 것에다가 +알파 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핵심파악하여, 스크랩할 때 분류별로 정돈하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지금 하고 있는 나의 스크랩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 알려준 지침서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여기서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내용 하나만 살펴보려고 한다.

 

신문 스크랩을 잘하려면

첫째, 스크랩하려는 목적과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둘째 가치 있는 정보를 찾기 위한 시각을 키워야 한다.

셋째. 자신에게 맞는 효율적인 분류와 정리 방법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

넷째, 정보를 활용하려는 능동적인 태도, 즉 정보가공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다섯째, 의제를 설정하고 창출하려는 숙련된 방법을 익혀 실천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

 

 

물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은 이미 실천하고 알고 있는 것들이라, 실제적으로 큰 도움은 되지 못한 것 같다. 물론, "큰 도움"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은 도움"은 되었다는 말이라는 반증이다. 정보의 확대를 위해서, 다른 자료도 찾아보라는 말, 그래서 그 정보를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어 나의 목표를 위해 활용하라는 말. 이 모든것이 머리속에서 맴돌기만 할 뿐이었는데, 정확하게 그 지침을 따를 수 있게 되었다는 데에서 "작은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신문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는 나의 삶도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되었으니, 종이신문의 위력은 정말, 함부로 볼 것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벽을 깨우는 신문소리에 나의 오늘은 또 맑다. 조금은 달라진 내일을 "여전히" 꿈 꾸며 나는 오늘도 신문을 읽고 미래의 나를 만들어갈 스크랩을 꾸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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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랑한 세계 명작의 첫문장] 첫문장과 함꼐 시작되는 발걸음 | 리뷰를 믿어 (글쓰기) 2018-10-1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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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국인이 사랑한 세계 명작의 첫 문장

김규회 편
끌리는책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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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세계 명작의 첫문장을 소개하는 책이다. 소설의 첫 문장들, 그 첫 문장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소설의 줄거리와 작가소개. 그렇게 소개되는 많은 책들이 있다. 나에게 와 닿는 몇 구절만 소개해도 되련만, 사실 그러지 못하겠다. 이미 발췌하고 발췌한 문장이므로, 와 닿지 않는 구절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책의 소개를 위하여,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예시로 들기로 하자.

 

2.

아침, 새로운 태양이 잔물결 이는 잔잔한 바다에서 금빛으로 빛났다.

It was morning, and the new sun sprkled gold across the ripples of a gentle sea.

 

- 소설의 첫 문장이 소개되어 있고, 그 밑에 원문을 실어 놓았다. 그리고 이 원문은 정말로 원문이다. 영어로 번역한 글이 아니다.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를 원문까지 실려 있어서 해독 불가. 타자 불가라, 영어원문으로 된 걸 골랐다. 아 정말 첫 문장,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첫 문장에 이어 작품에 대한 해설이 나오는데,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하고 여기서는 부분만 발췌해본다.

 

작품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

1970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신의 영역에 도전한 '오만의 죄로 가득한 작품'이라는 성직자들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출간되자마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조나단 리빙스턴은 단지 먹이를 구하기 위해 하늘을 나는 갈매기가 아니다. 비행 그 자체를 사랑하는 갈매기다. 조나단은 진정한 자유와 자아실현을 위해 고단한 비상을 꿈꾼다. (이하 생략)

 

- 그리고 나서는 본문 중에서 나오는 구절이나, 또는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의 첫 문장을 실었다. 여기서는 본문 중에 나오는 한 구절이 실려 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The gull sees farthest who flies highest.

 

- 이 말은 현대에서 많이 패러디 되고 있는 구절인데? 가장 가까이 나는 새가 가장 자세히 본다. 가장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가장 빨리 잡아먹힌다. 등등등. 정말 유명한 말들도 들어있고, 정말 빛나고 아름다운 말들이 들어있어서 순식간에 나는 이 책을 독파해 버렸고, 앞으로도 자주 꺼내서 읽어볼 것 같다. 마치, 문장 사전처럼.

 

그럼, 한 챕터의 마지막에 나오는 작가소개. 여기서는 리처드 바크에 대해서 알아볼까.

 

리처드 바크 (Richard Bach, 1936)

미국의 일리노이 주 오크파크에서 태어나 롱비치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1958년부터 자유기고라서 활약했음,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비행기 잡자의 편집 일에 종사했다. 1963년 처녀작 《스트레인저 투 더 그라운드(Strange to the Ground)》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변신을 꾀했다. 1966년 두 번째 작품 《바이플레인(Biplane)》을 출간했다. 《갈매기의 꿈》은 밤 바닷가를 산책하던 중 이상한 소리를 듣고 강한 영감을 받아 집필했다고 알려져 있다.

 

3.

쓰다 보니, 책에 대한 홍보를 내가 해 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난, 단지 책이 좋아서 소개를 해 줬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즉, 나는 적절한 리뷰를 썼다는 말(?) 뭐, 그렇다고! 설마, 내게 여기 나온 모든 첫문장을 나열해 주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겠지? ㅎㅎㅎㅎ... ! 물론,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타자치는 기계가 아니어서 그럴 수 없으니, 양해해 주시길! 세계명작의 첫 문장을 발췌하여, 그 책에 대한 줄거리를 보여주는 것도 좋았지만, 마지막에는 노벨상을 수상한 책의 모든 첫 문장을 실어놓았다. 아, 설레는 첫 문장. 이 첫 문장이 책을 읽게 하고, 비로소 누군가의 삶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 삶을 들여다보기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된다. 굳이 한국인이라고 한정짓지 않아도, 세계 어느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첫 문장에 나의 삶도 한층 더 밝아진다. 내 삶의 발걸음이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불안하지만 편안한 첫 걸음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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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을 몰라도 현대시작법/박진성] 그 희망,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 리뷰를 믿어 (글쓰기) 2018-10-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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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김소월을 몰라도 현대시작법

박진성 저
미디어샘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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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종아리는 햇빛을 좋아해서 계속 걷는다

 

이 문장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겨울이고, 추운데, 나는 산책을 한다,

이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 문장에

가벼운 철학을 얹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나의 종아리는 허기를 좋아해서 계속 걷는다

 

"햇빛"을 허기로 바꿨습니다.

 

이 문장의 배경은

인간의 허기, 사는 일의 배고픔

그 자체가 됩니다.

 

앞 문장이나 뒤의 문장에

겨울이라는 배경이 있으면

"햇빛"을 품습니다.

 

pp.030~031

『김소월을 몰라도 현대시작법』은 시를 쓰는데 있어 아주 기본적인 자세와 기술을 알려준다. 기술이라 함도 역시 시를 쓰는 철학적인 자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시인이 저자인 만큼, 작법을 설명하는 글들도 모두 시처럼 여운이 느껴진다. 쓰지 않아 더 아름다운 시의 맛, 그 시의 맛을 이 작법서에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복잡한 스킬을 복잡하게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아주 기본적인 시작법을 쉽게 그리고 핵심만 담아 내었다. 그런데, 그 핵심이 내게는 촌철살인의 명문으로 다가온다. 이 짧은 설명에 모든 것을 담아내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2.

 

 

잘 쓴 '낯설게 하기'는 우선,

자신을 행복하게 합니다.

 

(와, 내게도 이런 감각이 있었다니!)

 

그렇게, 잘 쓴 '낯설게 하기'의 언어는

어딘가로 전달이 되어서 다시,

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와,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어쩌면 여기에

'낯설게 하기'의 핵심이 있겠습니다.

 

- p.043

 

낯설게 하기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말, 아 그렇겠구나! 하고 감탄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낯설게 하기란 그냥 낯설게 하기로만 알았던 나에게 낯설게 하기에서 찾은 행복은 어쩌면, 시를 읽으면서 습작을 하고 있는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말이 아닐까.

 

3.

 

 

"나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이 문장이 순전히 '나'의 입장에서

세계와 대상을 바라보는 문장이라면

 

"고양이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나를 보고 있다"

이 문장은 고양이의 입장에서 세계를

'다르게' '다시'바라보는 문장입니다.

대상과 세계의 입장에서 문장을 쓸 때,

바로 그 자리에서 '타자'의 자리가 발생합니다.

- p.118

 

시를 쓰는 것은 내가 아닌 타인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 그리고 타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타자의 자리란 내가 아닌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는 것. 그래서, 감정이입도 하고 곰감도 하고, 그랬을 때 시는 진정성을 띄고 가치가 있는 것이 되겠지.

 

 

4.

박진성 작가의 시 같은 현대시작법을 읽으며, 내겐 할 수 있다는 도전의식이 다시 생겨났다 정말, 김소월을 몰라도 시작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맞는 말로 내게 다가온다. 끝머리에 시를 쓰시려는 분들께 당부하는 말을 실어놓았는데, 이는 더더욱 나의 공감을 끌어냈다.

 

 

1. 스승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2. 사전을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3. 산문을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4. 시의 상태를 유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의 시인을 정해 그 시인의 모든 시집을 완독하고 자주 꺼내볼 것. 나만의 노트를 만들어 거기에 내게 떠오른 단어든,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것이든 적어놓고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둘 것. 시와 산문의 차이점을 알기 위해 산문을 쓸 것. 그리고, 매일 시 한편 이상을 볼 여유는 가질 것 등이다. 이 조언이 내게 아주 큰 힘이 되어 가겠다. 시 쓰기를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중 만난 반가운 작법이다. 희망이란 이렇게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는 순간에 온다. 그 희망,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오늘도 책에서 희망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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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이라는 공간에, 그리고 미래의 시간에게 | 리뷰를 믿어 (글쓰기) 2018-09-2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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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선정 신간 10 리뷰 대회 참여

[도서]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정유정,지승호 공저
은행나무 | 201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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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리뷰를 준비하다 깨달은 점은, 글을 쓰는 사람은 어떤 형식으로 쓰든, 글에 자신의 철학 혹은 사상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그 사상이 글에 온전히 드러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글은 암묵적으로, 의도가 보이지 않게 하면서, 은연 중에 독자가 깨달을 수 있게 장치를 해 놓는다. 그것은 소설이든, 시든, 칼럼이든, 리뷰든 마찬가지다. 『정유정, 이야기를 이이갸히다』의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준비하면서,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또는 내가 생각하고자 하는 바와 다른 방향의 글은 최대한 배제하려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하여, 나의 리뷰는 온전히 나의 주관적인 감상이지, 객관적인 평가는 아니라는 한계점이 생기게 되었다. 그 한계점을 구태여 깨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유는, 리뷰를 쓰면서 나 자신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글을 써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알아야 하고, 그리고 내가 원하는 글을 써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내가 『이야기를 이야기하다』를 읽으면서 얻게 된 온전한 나의 깨달음이다.

 

 

1.

심리학은 생물학과는 반대 지점에 있다. 누군가의 말에 따르면, 심리학은 우리의 양쪽 귀 사이에 걸린 둥근 구조물(다른 말로 머리통이라고도 부른다) 안을 조망한다. 우리 안의 우리, 우리가 영혼이라 믿는 정신세계, 철학은 생각과 개념을 정리하고 깊이를 부여해준다. 언뜻 이런 학문들이 문학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그런 걸 어느 세월에 다 읽고 글을 쓰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직접경험은 한계가 분명하고, 그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는 게 독서다. 인간을 모르면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는 없는 거다.

- P.19

 

『이야기를 이야기하다』는 정유정과의 인터뷰를 기록한 책이다. 정유정에  관한 개인사를 정리해놓은 인터뷰가 아니라, 정유정이 쓰는 소설들에 대한 작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에 나온대로 그야말로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책에서, 정유정이 처음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 책을 읽으라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은 소설쓰기의 첫 단계에서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선행되지 않을 때, 어쩌다 책을 냈거나, 혹 운이 좋아 어느 출판사의 신인등용문에 이름을 올렸을지라도, 그 사람의 이야기는 즉시 한계를 드러내어 단명하고 말 것이다.

 

2.

가장 중요한 일은 가장 말하기 어렵다.

부끄러워서 말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말이 그것들을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책을 쥐고 일어났다. 집으로 돌아와 창문 밑에 쪼그러 앉았다. 밤을 꼬박 새우며 그 책을 읽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무렵엔 확신하고 있었다. 그가 나의 신이 되리라는 걸. 그의 '강림'은 내게 '작자'같은 건 까맣게 잊어버릴 만한 충격이었다. 소설을 이렇게 쓰는 사람이 있다니......과연 나는 개나 소였구나. '이야기꾼'을 꿈꾸던 그 엣날의 시골소녀가 다시 책상 앞으로 불려나왔다. 그녀는 내게 속삭거렸다. 자, 다시 시작해보자고.

나는 처음으로 돌아갔다. 문법부터 새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 P.31

 

무언가를 하는 것은, 그것도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책을 읽는 것은, 신선한 충격을 줄 수도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을 때 좋은 점은, 어느 장소에서 어떤 책이 있더라도 그 책을 집어들 수 있다는 것이고, 그랬을 때, 내가 알지 못헀던, 또는 내가 알더라도 독특한 자극을 주는 글을 만날지도 모른다. 정유정이 '스탠 바이 미'라는 소설을 보고 다시 시작해보자는 다짐을 했던 것처럼.

 

3.

할 말이 없는 작가는 쓸 말도 없다. 할 말이 있어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면 쓸 수 없다. 어떻게 써야 할지 알아도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나 같다.

우선, 할 말이 무언지 알려면, 자신의 독서취향을 분석해보는 방법이 있다. 대개 좋아하는 장르의 책들이 자신의 테마와 관련있는 경우가 많다. 또렷하게 의식하지 못할 뿐이지 무의식의 욕망은 무엇을 쓰고 싶은지 이미 알고 있는 셈이다.

두 번째, 작가에겐 '무엇을 쓸까'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쓸까'도 중요하다. '무엇'만 있고 '어떻게'가 없으면 글이 조악해진다. '무엇'은 없고 '어떻게'만 있으면 글이 허무해진다. '무엇'을 이야기로 쓰려면 이를 논리적으로 증명할 방식이 준비되어야 한다. 말이 돼야 하는 거다. 그것도 독창적 방식으로 말이 돼야 한다. 스토리텔링의 핵심이다.

'어떻게'로 가는 첫걸음은 자신의 장르라고 짐작되는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그냥 읽는 게 아니라, 분석하면서, 해부학을 공부하듯 하나하나 읽어야 한다. 노트를 마련하고, 장르,구조, 플롯, 상징, 인물의 성격, 문장 등을 세세하게 기록하면서 연구해야 한다. 특히 본인에게 재미있거나 인상 깊었던 소설이라면 책장이 너덜너덜할 정로도 공부하길 권한다 (내 경우, 스티븐 킹의 <<미저리>>와 <사계>가 그랬다.) 하다 보면 어떤 패턴을 볼 수 있게 된다. 이야기의 형식을 장악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

- P.68~69

 

나의 책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하지만, 내 것이라 짐작되는 분야의 책은 많이 읽어야 한다. 분석하면서, 해부학을 공부하듯.

정유정이 말하는 소설쓰기의 기본을 보면서, 나는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절대로, 이렇게, 소설을 해부하듯 공부를 해 본 적이 없다. 소설 읽은 감상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적당히 얼버무려 비판을 하거나 한 적은 있지만, 마치 공부를 하듯 심도있게 파고들어 공부를 해 본 적은 없다. 그렇구나. 내가 여태껏 소설쓰기를 온전히 해내지 못했던 것이 이런 이유였구나.

 

★에필로그★

 

실수는 할 수 있다. 다만, 실수를 깨닫는 순간, 즉시 바로잡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우리 공사가 커도 망설이거나 회피해서는 안 된다.

'뭐 어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잖아. 라고 자신을 기만해서도 안 된다. 그건 해결책이 아니라 망하는 길이다.

- P.224

 

그동안 나는 리뷰를 쓰는 데도 너무 안일했다. 이 정도쯤이야 하고 넘어가는 일이 너무 잦았다. 『이야기를 이야기하다』는 그런 나에게 따끔한 종을 쳐준다. 그래서 다짐한다. 앞으로는 리뷰를 대충 쓰지 않겠다. 성의있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수정해 가면서 쓰겠다. 이 다짐이 어디까지 지켜질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러한 노력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해보려 한다.

리뷰를 쓰다가 실수를 한 적이 있다. 리뷰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때, 대충 얼버무려 적당히 때우면서. 소설을 쓰다가도 잘 되지 않으면 적당히 때우면서, 대략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포기한 적이 많다. 그 모두가 내가 나를 기만한 것이었음을 처절히 깨닫는다.

『이야기를 이야기하다』를 통해 얻은 최상의 기쁨은, 내가 앞으로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어떻게 소설이라는 것을 써내려갈 수 있을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글을 쓸 때에, 안일했던 나를 반성하며, 적당히 얼버무렸던 나를 또한 되돌아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이라는 공간에, 그리고 미래의 시간에게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대한 세계관을 정립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세계관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입장을 가져야 한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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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공감필법] 행복한 순간의 글쓰기 | 리뷰를 믿어 (글쓰기) 2018-07-2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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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유시민의 공감필법共感筆法

유시민 저
창비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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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만치 않은 장문이 이어지니, 이 글을 끝까지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각오하셔야 합니다-

 - by 신통한 다이어리

 

과학책을 읽을 때는 과학적 사실과 정보를 습득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어요. 글쓴이가 그 정보를 손에 넣었을 때 느꼇을, 그것을 해석하고 활용하고 서술하면서 문자 텍스트에 담으려고 했던 감정을 함께 읽어내야 공부가 재미있습니다. 그런 재미를 느껴야 남이 읽으면서 재미를 느끼도록 글을 쓸 수 있어요. 책을 쓴 사람과 읽는 나 사이에, 그리고 내가 쓴 글을 읽는 독자와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을 만들어 공감을 주고받게 된다는 겁니다. 저는 이럴 때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는 글쓴이와 거리를 두지 말고 감정을 이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비판적으로 텍스트를 독해하려면 거리감을 두지 말고 글쓴이게에게 감정을 이입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과학이든 인문학이든 책은 다 마찬가지로 그렇게 읽어야 합니다.

- p.39

 

문득, 책을 읽는 진짜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 본다. 내가 작가가 되고 싶어서? 내가 글을 쓰고 싶어서? 내가 뭔가가 되기 위해? 결론은 모두 다 아니다다. 책을 읽는 진짜 이유는 책을 읽는 게 행복하기 때문이다. 책 읽는 순간이 행복하고,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문을 적어내려가는 게 행복하고, 책에서 얻은 공감된 감정들에 들뜨는 게 행복하기 때문이다. 『유시민의 공감필법』을 읽으면서도 내내 행복한 기분에 휩싸였고, 그 행복을 『공감필법』을 오롯이 전해준다. 그래, 글을 쓰기 위한 목적 역시,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글쓰는게 행복하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행복하기 위해서다.

 

저는 '위인전 인생관'을 버렸습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답게 사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는 데 격려를 준 문장을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이렇게 사는 건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다르게 사는 건 안 될까?' 고민할 때 도움이 된 글입니다. 춘추천국시대 굴원이라는 사람이 쓴 「어부사(漁父辭)」의 문장인데요, 굴원은 왕과 세상에 대한 원망을 담은 「이소(離騷)」라는 글로도 유명합니다. 굴원은 백성과 국가를 위해서 충성을 다했는데 어리석은 왕이 알아주지 않았어요. 굴원은 억울하게 삭탈관직당하고 내쫓겼을 때 「이소」를 썼고, 죽으러 가는 길에「어부사」를 남겼습니다.「어부사」에서 굴원은 길을 가다 우연히 만난 어부한테서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고 써놓았습니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라.

 

세상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세상에 맞춰 살라는 것이죠. 흙탕물에는 발을 씻어야지 갓끈을 씻으면 안 되잖아요? 물이 맑으면 얼굴을 씼고 물이 탁하면 발을 씻으면서 살면 되지, '왜 이렇게 물이 탁해!' 비관할 필요 뭐 있냐고 한 겁니다. 굴원은 이 말을 어부가 한 것처럼 적었습니다. 그리고 삶을 비관한 사람이 한강 다리에서 떨어지듯 멱라수에 몸을 던져 죽어버렸습니다. 어렸을 때는 이 이야기에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렇잖아요? 그렇게 세상에 맞추어 사는 것도 선택할 수 있는 인생이잖아요!

- PP.66~67

 

사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행복"이란 말을 언제부턴가 아끼게 되었다. 너무 자주 "행복"이란 말을 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나 자신을 반성해 본다. 결국은 나는 "행복"하려고 글을 쓰는데, 그것을 함부로 아끼다니, 하는 자책. 세상에 맞추어 사는 것도 선택할 수 있는 인생. 그러므로, 내가 "행복"이란 단어를 마구 쓰는 것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행복한 선택인 거다.

 

책을 찾아보면 이쪽이든 저쪽이든 듣고 싶은 얘기가 다 있습니다. 저는 굴원의 「어부사」에 기대어 정치를 그만두었습니다. 대중이 나를 원하면 정치를 하고 대중이 원치 않으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겠구나, 생각한 거죠. 선거에서 세번 떨어졌으니까 사람들이 저를 원하지 않는 게 확실했습니다. 제가 잘났든 못났든, 제 눈에는 창랑의 물이 탁해 보여서 발을 씻고 제가 가고 싶은 길을 떠났습니다. 책임 회피라고 볼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오만하기 그지없는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동 있겠지만, 저는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생행로를 변경하려고 할 때 누군가의 글에서 용기를 얻는 것도 공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PP~66~68

 

이렇게 나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 이어 『유시민의 공감필법』에서도 "용기"라는 걸 얻게 된다.

 

되풀이해 말하지만, 공부는 인간으로서 최대한 의미있게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학위를 따려고, 시험에 합격하려고, 취직을 하려고 공부를 할 때도 있지만 공부의 근본은 인생의 의미를 만들고 찾는 데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할 때는 내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결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인쇄된 책이 기독교 성경이라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누구나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거기에서 찾을 수 있거든요.

- P.74

 

고리타분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정석적인 삶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주 의미있는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삶의 태도에 대해서, 성경은 어쩌면 가장 흔한 독서의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성경은 가장 많이 읽힌 책이 되었겠지. 중요한 것은, 하나님,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성경만은 읽어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성경을 읽으면서 많은 용기를 얻기도 한다.

 

일, 놀이, 사랑과 같이 자기중심적인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사람은 그렇게 살고,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타인을 위해서 자기의 서적 자원을 기꺼이 내주는 연대활동을 병행해야만 삶의 의미를 느끼는 사람은 그것도 하고, 크게 연대할 역량이 있으면 크게 연대하고, 작게 할 역량밖에 없으면 또 할 수 있는 만큼 작게 연대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을 어디까지 할지는 각자 판단할 수밖에 없어요.

- P.124

 

그리고, 나답게 사는 것이란? 결국,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아닐까. 누군가를 위해서, 나를 희생하는 삶이, 그것이 내 삶이 아니라면, 나는 지금 나를 위한 행복을, 작은 역량만으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행복하기에 그렇게 하는 것이 나다운 것이기에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구태여, 거창한 "희생"이나 "봉사정신" "거룩"한 삶, 이런 걸 내세우기엔, 내 역량이 너무 작기에,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소심한 행복. 작게 행복한 삶. 그리고  가장 하고 싶은 글쓰기를 내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책에서 위로밥고 싶다면 위로받을 준비를 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스스로 책에서 위로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준비가 된 사람만 위로받을 수 있어요.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제가 직업 정치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부사」가 눈에 들어온 거죠. 정치에 계속 미련이 있고, 낙선한 게 분하고, 다음에는 꼭 당선되고야 말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었다면 그 문장이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 살마은 「어부사」가 아니라『손자병법』을 읽어야 합니다. 다음에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겠다, 그런 희망을 찾아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죠. 결국 책 속에서 위로를 발견하는 건 책을 읽는 사람 자신이에요.

야박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진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너무 자주 위로받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함부로 남을 위로하려고 하지도 마시고요. 삶은 원래 고독한 것이고, 외로움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견딜 만큼 뎐뎌보고, 도저히 혼자서 못 견뎌낼 때 위로를 구하는 게 좋은데, 요즘은 다들 위로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는 그런 게 좀 못마땅합니다. 청년단체 같은 데서 강연 요청하면 꼭 '힘들게 사는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러거든요. 그러면 저는 '죄송합니다. 강연 못 합니다' 그래요. 남에게 위로를 구하기보다는 책과 더불어 스스로 위로하는 능력을 기르는 쪽이 낫다고 저는 믿습니다.

- P.130

 

그러고 보면, 언제부부터인가 책이 나의 위로자가 되었다. 내가 힘들 때 나를 끌어주고, 나를 위로해주고, 나를 안아주고, 나를 보살펴주는 건,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모두 책이었다. 책을 통해서 글을 나누고, 책을 통해서 소통을 하고, 책과 함께 하다 보니, 어느 덧 내가 힘들 때는, 책을 찾게 된다.

 

어쩌면, 글이 두서없게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이런 모습이 내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관성 있게 흘러가는 많은 훌륭한 분들도 있지만, 때로는 앞뒤가 없는, 그래서 일관성이란 찾아볼 수 없는, 그래서 글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나같은 천덕꾸러기도 있는 것이 좋은 것 아닐까, 라는 자존감을 한번 발휘해 본다. 그리고 나는 또 한번 "행복"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다. 글쓰는 이 순간이 너무도 행복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는 게 행복했고, 책에서 감동받은 순간들을 옮기는 게 행복했고, 그리고 또 써야 할 말이 자꾸 생각나는 게 행복했다. 그 행복의 순간순간들이 땀이 주구장창 나는 손가락들을 멈추지 못하게 했다. 이 더위도 행복하다고 느낄 만큼 행복하고 이 행복의 순간이 멈추는 순간 남아있는 여운들도 행복할 것이다. 앞으로도 이 "행복한 순간의 글쓰기"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행복한 순간의 책읽기와 더불어. 오늘 나는 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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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생활/이유미] 뚜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 | 리뷰를 믿어 (글쓰기) 2018-06-0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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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장 수집 생활

이유미 저
21세기북스 | 201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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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 - 이유미

 

1.

 

『용서의 나라』를 다 읽기 전, 문장수집생활을 먼저 끝냈다. 서평 책들에 밀리기도 했었고, 서평도서가 뚝 끊어진 후에는 빠르게 탐독할 수 있는 다른 도서들을 먼저 읽었다. 『문장 수집 생활』도 한달은 넘게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부분부분 읽어 나갈 때마다, 내 글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해 보다가 빨리 못 읽은 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짬짬이" 읽기에 너무도 좋은 책이라 그렇게 읽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2.

 


바닥과 발이 닿는 접접에 ○○○

낯선 곳을 밟을 땐 내 발에 익숙한 ○○○ 를 신는다


 

신선한 표현을 열심히 고민해서 이런 카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짧은 시간에 문장을 뽑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평소에 문장 수집을 해두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카피에서 짚어볼 포인트가 하나 더 있는데 그건 바로 '여행'을 '낯선 곳을 밟는 것'이라고 풀어 쓴 점이다.

그냥 '여행'이라고 했으면 다른 카피와 별다른 차이를 못 느꼈을 테지만, 이렇게 새롭게 해석해주니 뭔가 신선한 느낌을 주는 카피가 되었다. 이처럼 단어를 있는 그대로 쓰기보다 풀어서 써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탄다'는 '페달을 힘껏 돌려 앞으로 나간다'처럼 풀어 쓰는 연습을 해보자

- p. 90

 

『문장 수집 생활』엔 신선한 표현들이 많다. 그 표현들을 표현하는 노하우를 알려준다고나 할까.  카피를 쓰는 사람만이 아니라, 소설을 쓰는 사람에게도 적용될 것만 같은 카피 작법. 여기에서의 설명처럼 글쓰기에서도 "구체적인 묘사"가 보기에 좋다. 혹시, 소설작법을 카피에 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3.

 


계속 적겠습니다.

1월의 다짐이 1월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구정 연휴가 지나면 규칙적인 패턴을 잃어가면서 의욕도 사라지고, 어딘가 무기력해지기 시작해 다이어리 정리에도 소홀해진다. 늘 갖고 다니며 쓰려고 작은 다이어리를 골랐지만 그마저도 부담스러워 집에 놓고 다니기 일쑤다.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는 카피는 '~하세요'라는 식이 대부분이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거다. 꾸준히 잘 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카피 말이다. 돌이켜 보면 1월에서 끝난 다이어리가 얼마나 많았던가! 다음번 다이어리는 12얼 마지막 장까지 보기 좋은 손때가 타길 바라며 꾸준히 써보자. 기록을 멈추지 않는 다이어리는 한 사람의 1년치 역사다.

- p.106

 

1년 동안 꾸준히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와신상담 100일만』에 나만의 일기를 매일 적고 있는데, 가끔 빠뜨릴 때가 있어 곤혹스럽다. 그만큼 매일 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1월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이라는 저 카피는 정말 나의 마음에 쏙 박힌다.  계속 적겠습니다, 라는 다짐이 1월에 갇혀 있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또 해본다. 나태해질 때마다, 저 카피를 기억 속에서 꺼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예, 프린터로 크게 출력을 해서 어딘가에 붙여 놓고 매일 다짐하는 방법도 좋겠다.

 

4.

같은 상품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카피를 쓸 때 나는 그 물건이 놓일 상황과 분위기를, 그것을 쓰는 사람의 감성과 취향을 고려한다. 때론 카피가 주는 그 느낌에 이끌려 지갑을 여는 이가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 p.209

 

소설도, 시도, 에세이도 모든 독자를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때로는 필요에 따라, 독자층이 정해지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책의 제목이 주는 향기는 무시하지 못한다. 그러나 향기만 난다고 그 작품이 잘 팔리지는 않듯이, 카피도 좋고 내용도 좋아야 상품도 잘 팔리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여기에서는 한 가지를 더 강조한다. 내용 좋은 건 기본이고, 물건에 가치를 부여하는 일. 책에다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카피.

 

 


'그때'가 보이는 밑줄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들춰본다.

밑줄이 그어진 문장들을 새로 읽는다.

그때 내 고민과 질문과 생각들이

깃털처럼 얇은 볼펜이 지나간 자리에 남아 있다.

 


 

 

5.

 

한 문장에 여러 의미를 담으려다 보면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려울 뿐더러 비문이 되기 쉽다. 여러 문장이 중첩되는 복문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 거꾸로 보는 페이지 15쪽

 

『문장 수집 생활』은 카피를 "제대로" 쓰기 위한 조언들이 있고, 그 조언들을 위한 "카피"가 있고 그에 대한 "저자의 경험"이 담겨 있다. 그 경험들이 글을 쓰기 위한 멋진 조언으로 탄생한다. 마지막 부분은 거꾸로 보는 페이지로  기술적인 조언들을 실었다. 무엇보다 내게 콕 박힌 조언.

 

자잘한 행동들도 놓치지 말고 끊임없이 되새겨보고 또 적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귀찮아서 기록을 미루게 될 때마다 '뚜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 자국이 낫다" 는 말을 명심하자.

- 거꾸로 보는 페이지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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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9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