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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맨』끔찍한 살인자의 정체는? | 책읽기(2018년) 2018-11-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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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블러드맨

로버트 포비 저/문희경 역
비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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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읽는 재미는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과 함께 호흡하는 데 있다. 주인공에게 강하게 이입되어 왜 살인을 저질렀는가, 무작위인가 아니면 원한 관계에 있는가가 관건이다. 하지만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이유를 찾지 못할 때 답답하다. 대개는 독자는 살인자를 알지만 살인범을 찾는 형사나 탐정은 모르는 경우도 있고, 미묘하게 살인자를 감춰 독자를 더 긴장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작가의 첫소설이라는 이 작품에서는 살인자가 누구인지 쉽게 추리하지 못하는 장치를 두었다. 혹시나 하고 의심을 했지만 결말은 처참하다.

 

삼십여 년만에 찾아온 아버지 집. 알츠하이머인 아버지 제이콥 콜리지는 집에 불을 질렀고 화가로서 그림을 그릴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 정리되어 있지 않은 작업실과 침실은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문을 닫아 걸었고, 아버지는 핏빛이 만연한 회색의 그림자를 그려두었다. 그리고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한 여성과 아이로 보이는 시체가 발견되었다. 산 채로 살가죽이 벗겨진 처참한 광경이었다. FBI 특별수사관 제이크 콜은 직관적 기억력이 뛰어나 사진처럼 완벽하게 기억한다. 사건 현장을 보면 범인이 남긴 미세한 특징을 잡아내고 그들의 시그니처를 해독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살인 현장에서 맞딱드린 광경은 처참했다. 과거 삼십여 년전의 사건을 떠올렸다. 자신의 어머니 또한 같은 방법으로 살해되었다. 살갗을 도려내어 그저 한때 사람이었던 핏빛 물체가 된 처참한 광경이었다. 살인자의 말이 들리는 듯 했다. 그 놈이 나타나 머릿속을 헤집었다.

 

아버지는 왜 불을 질렀을까. 그가 삼십여 년동안 그린 그림은 어머니를 죽인 '그 놈'의 얼굴을 가리켰다. 사람의 형체를 지녔으나 얼굴이 없는 그림이었다. 아버지와 말을 하지 않고 지냈지만 그가 왜 그 그림을 그렸는지 알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답답한 것은 아버지는 왜 제이크에게 쪽지나 편지로 말하지 않았는가 이다. 수수께끼 안에 수수께끼를 감춰 둔 형국이랄까.

 

 

 

블러드맨이라는 존재는 제이크의 아들에게도 나타난다. 마룻바닥의 남자가 되어 자신과 관계되는 사람들을 죽여 나간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그가 안타까워 아내인 케이와 아들이 찾아와 그 놈이 자기의 아들과 아내에게도 해를 가할까봐 두렵다. 그리고 몬탁 섬에는 1938년도에 찾아왔던 허리케인 딜런이 당도할 예정이었다. 허리케인의 눈이 몬탁을 향하고 있었고, 몬탁 주민들은 내륙으로 거의 대피한 상황이었다.

 

블러드맨은 누구를 죽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연습삼아 죽였던가.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병원의 간호사와 그를 위해 픽셀단위로 그려진 그림 사진을 동영상으로 보고 퍼즐을 맞추어낸 소녀와 그 엄마까지도 살해당했다. 블러드맨은 제이크를 옥죄어 오고 있었다. 아버지는 누구를 그리려고 했던가.

 

소설이 결말을 향해 갈수록 추악한 진실이 드러난다. 그러고보면 소설 곳곳에 독자들이 눈치챌 수도 있는 장치를 심어 두었다. 깊이 생각해보면 알수도 있는 단서를 놓치는 수가 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진실을 마주할 수 있다.

 

이윽고 드러나는 진실은 추악하다.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소설의 소개처럼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사이코 패스적 성향을 지닌 살인범, 그를 가리키는 수많은 단서들. 드러난 충격적인 진실은 그저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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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손톱과 밤』고양이 눈으로 본 밤의 풍경 | 책읽기(2018년) 2018-11-1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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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고양이 손톱과 밤

마치다 나오코 저/장선정 역
비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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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고양이에게, 개를 키우는 사람은 개에 관한 글에 매료되기 마련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밖에서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할 때 그들의 이야기를 하는게 이해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내가 그렇다. 고양이의 행동 하나, 울음소리에도 반응을 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상대방은 조금쯤 지겨워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림책을 받아들고 기쁜 마음에 책장을 넘겨 보았다. 유치원생들이 봐도 좋을 몇 문장 되지 않은 책이다. 그림 또한 아주 단순하며 스토리 또한 짧다. 한 달에 한 번씩 고양이 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수많은 고양이들이 어두운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린다. 드디어 구름이 걷히고 드러난 건 하늘의 조각달이다. 사람에게는 조각달, 수많은 고양이들에게는 밤하늘에 떠 있는 그들의 손톱모양이다. 조각달의 모습을 그들의 손톱 모양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자기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본다.

 

 

 

 

고양이를 직접 키우는 작가는 고양이 모습을 그대로 그렸다. 마치 사진처럼 선명한 그림이다. 고양이의 동작 하나도 그저 반갑다. 발톱을 혀로 핥는 모습을 사진 찍으려고 했더니 벌써 다른 행동을 하는 고양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만이 느끼는 즐거움일지도 모른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길고양이들에게도 관심이 간다. 이 추운 겨울날을 어찌 버틸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날이 추워지면 고양이는 방금 들어온 차량의 본네트 위에 앉았다가 열이 남아있는 엔진 쪽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모르고 차량을 출발했다가 차량 밑에서 죽은 고양이를 발견한다고도 한다. 안쓰러울 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키워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안타깝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하늘에 떠 있는 조각 달의 모습을 그들의 손톱 모양으로 보는 작가의 시선에 동감을 표한다. 나이가 들수록 잠이 늘어나 늘 누워있다가 어슬렁 거리며 다가와 자기의 꼬리를 사람에게 치는 행동을 하는 고양이. 겨울철 극세사 잠옷을 입고 극세사 이불에 누워있으면 사람의 몸에 올라와 끊임없이 꾹꾹이를 하는 모습에서 더한 애정과 어미 젖을 빨던 습관적인 행동에 애잔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꾹꾹이를 하는 고양이. 침대 발치에 가로로 대자로 누워 우리의 잠을 설치게 하는 고양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낸다. 사랑스러운 고양이 그림책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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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대답하면 안돼, 문을 열어줘서도 안돼! | 책읽기(2018년) 2018-11-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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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보기왕이 온다

사와무라 이치 저/이선희 역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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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에 누군가가 있다고 상상해 보라. 끔찍한 무엇이. 만약 문을 열어주었을 때 자기를 잡아갈지도 모를 존재가 문 밖에 있다면. 자기에게 말을 걸고, 가족의 이름을 부르면서 있냐고 물어본다면, 문을 열어 줘야 하는가, 아니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도 없는 척 해야 하는가.

 

중학교 교복을 입고 할머니 집에 갔을때 찾아왔던 낯선 존재, 그것. 그것을 사람들은 보기왕이라고 불렀다. 다하라 히데키. 가나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졌을때 회사로 찾아왔던 그것 때문에 직원은 아프기 시작해서 소리소문없이 회사를 그만두었고, 그 존재가 자신이 어렸을때 할머니 집에서 보았던 그것임을 알았다. 그때 그것이 말한 이름이 아내 뱃속에 있던 아이 '치사'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이 문제다. 히데키는 민속학을 전공한 친구에게 보기왕의 존재를 물었고, 그것이 할머니가 살던 근처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자기의 집을 찾아왔다. 치사 씨, 있나요? 라고 물었다.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오컬트를 쓰는 기자를 찾아냈고, 그로부터 영매사 마코토를 소개 받는다. 마코토가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무서운 존재인 그것은 아마추어 영매사를 물어 죽게 만들었고, 유명한 퇴마사 스님이 오기로 했지만 자신이 상대할 만한 존재가 아니라며 도망쳐 버렸다.

 

소설 속에서 히데키는 무척 가족적인 남자로 비춰진다. 물론 제1부가 히데키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소설이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원래 인간이란 자신을 좋게 포장하기 마련이니까. 가족으로부터 아내에게 잘하라는 말에도 자신은 충분히 육아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퇴근을 하고 다른 약속을 정하지 않고 집으로 가 아이와 놀아주고, 아내의 짐을 덜어주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내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아내 가나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남편 히데키는 타인들에게 보이기 위한 행동만 한다는 것이다.

 

 

 

가족을 보호하려고 했던 남편 히데키가 끔찍하게 죽은후 아내인 가나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가나의 시점에서 보면 남편은 가족적인 남자가 아니었다. 자기가 육아에 전념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생각했겠지만 그것은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 육아 생활을 즐긴다고 해야 할까. 실제로 아내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육아 블로그를 한다던가, 그들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만족한 사람이었다. 가나는 그런 남편을 서운하게 생각했고, 결국엔 포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남편이 아이 치사와 가나를 위해 죽었다는 것을 안다.

 

타인에게는 행복한 가정으로 비춰져도 그 가족만이 느끼는 감정들이 있다. 자기를 무시하는 남편의 태도에서 서운함을 느끼다가 결국엔 그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미움의 단계에 까지 이른다. 여기에서 가족에게 하나의 틈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마음의 틈이라 부른다. 모든 가족의 불행이 이 마음의 틈에서 나오지 않는가. 공포스러운 존재 보기왕이 이 가족의 틈에 찾아온 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른다. 모든 불행의 씨앗은 이 마음의 틈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가족에게 생기는 마음의 틈을 공포의 존재를 배치해 두려움을 자아냈다. 공포의 존재가 마음의 틈을 파고들어 그들의 가족에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것은 가족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한다. 그것이 찾아 왔을 때 대답을 하거나 문을 열게 되면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어 피로 물들게 된다.

 

두번째가 가나의 시점에서 남편과 보기왕의 존재를 받아들였다면, 세번째는 오컬트 기사를 쓰는 기자의 시점으로 보기왕의 존재를 드러낸다. 여기에서 보기왕의 존재는 인간의 좀더 근원적인 면을 나타낸다. 입을 덜고자 가족을 산으로 보냈던 오래전의 우리나라 전설 고려장을 떠올리게 되어 씁쓸하다. 호러소설임에도 그다지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보기왕의 존재가 태어나게 된 배경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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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 독살사건』독살로 바라 본 조선의 역사 | 책읽기(2018년) 2018-11-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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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 왕 독살사건 1

이덕일 저
다산초당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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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시선이 어떤 쪽을 향하느냐에 따라 역사적 시각도 달라진다. 수많은 역사서 중에서 정조가 정순왕후에 의해 독살되었다고 주장한 학자들이 있는가 하면, 독살되지 않았고 사도세자의 죽음을 바라 본 홧병이 그를 죽음으로 이끌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역사서를 읽는 독자들은 정조 독살설이 유력하다고 믿는다. 정조가 죽었을때 정순왕후가 보인 행보에서 충분히 예상할만하지 않는가.

 

이러한 시각을 조선 왕조의 독살 사건으로 바라본 역사서가 바로 이 작품이다. 조선의 근간을 마련했던 태조와 형제의 난을 일으켜 왕이 되었던 태종의 피의 전쟁이 있었기에 세종은 문화 중흥의 시대를 열어갔을 것이다. 세종의 업적 중 많은 것들은 세자 시절의 문종이 함께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을 이어 왕위를 이어받은 문종의 독살설에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저자가 바라본 시각에 의해서겠지만, 이미 수양대군 시절의 세조가 자기 세력을 모았고, 문종 시절에서부터 독살에 관여했다고 보았다.

 

누군가가 죽임을 당했을때 가장 이익을 본 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독살설의 배후를 짐작할 수 있다. 많은 사료에서 세조가 즉위했을 때 문종의 종기에 맞지 않은 음식을 처방했던 의원이 승승장구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왕이 즉위를 하게 되면 소위 공신들을 정하기 마련인데, 1등 공신세력들 중에서 문종 시절의 의원 이름이 있는 건 이미 그때부터 왕위에 대한 욕망이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독살설로 유명한 왕이 정조와 인조의 질투를 산 소현세자일 것이다. 소현세자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로도 나타났지만, 청나라의 심양에서 볼모로 잡혀가 있으면서 세계의 정세를 익혔던 소현을 민심이 그에게 가 있다는 이유로 독살했을 것이라는 설이 있었다. 사료들에서, 소현세자의 독살설을 주장하는 글들에서 거의 확신으로 바뀌게 된다.

 

수많은 가정을 할 수 있다. 소현세자가 죽지 않고 왕이 되었더라면 우리나라는 지금과는 다른 조선이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문종이 일찍 죽지 않고 오래도록 왕위를 이어갔다면 조선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알수 없는 일이다.

 

또한 정조의 손자이자 순조의 아들인 효명 세자의 독살설도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물론 저자의 시선으로 따라가다보면 그가 주장하는 모든 것이 정설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이끌었던 노론 벽파가 정조의 죽음 이후 다시 정권을 잡은 경우는 그 의심을 더하게 된다. 아직 연치가 어려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가 순조의 수렴청정을 하게 되었는데, 순조는 일찌감치 효명세자에게 대리청정을 하게 했다. 어린 시절부터 영특했던 효명세자가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효명세자가 제대로 정치를 펼쳐보기도 전에 생을 달리했다. 이는 순조와 달리 노론 벽파인 안동 김씨의 세력에 반격을 가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신의 정적들을 과감하게 제거해 권력을 유지하고자 했던 것이다.  

 

 

 

조선은 왕조의 나라임과 동시에 신하의 나라이기도 했다. 왕이 모든 권력을 갖고 있을 것 같지만 왕이 하고자 하는 일에 신하들이 무조건 따라주지는 않았다. 왕의 의중을 알고 있으면서도 당파가 내세우는 의견에 동조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에 해가 되는 왕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광해군을 몰아내 인조 반정을 일으킨 것도, 폐주 연산군을 몰아내 중종반정을 일으킨 것도 신하들이었다.

 

권력을 가지려는 자와 유지하려는 자의 싸움이 바로 당파간의 전쟁이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권력 유지를 위해 당파가 나뉘게 되고 왕의 죽음까지도 불사한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일을 도모하고 만약 그들이 내세웠던 새로운 왕이 탄생하면 바로 그들의 세상이 되는 것임을 알기에 그랬을 것이다. 어떤 세상을 추구하느냐 보다 자신들이 이익이 더 컸던 자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글이었다.

 

마치 소설처럼 흥미롭게 읽힌 역사서이다. 역사서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가 의문스러울 정도로 왕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과 그에 대한 결과를 제시했다. 수많은 역사 소설과 드라마 혹은 영화로 제작되어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다채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면 우리의 역사에 직접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우리의 미래도 예견할 수 있다.

 

조선 왕의 독살이란 코드로 바라보는 조선의 역사를 제대로 짚어낸 역사서이다. 역사에 관심이 없거나 어렵다고 여긴 독자들도 충분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누누이 말했지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자기들의 권력에 도움이 될 왕을 내세웠던 자들의 기록이므로 사실과 다르게 기록되었을 수도 있다. 기록된 역사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역사서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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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양』누군가의 그림자로 산다는 것 | 책읽기(2018년) 2018-11-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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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희생양

대프니 듀 모리에 저/이상원 역
현대문학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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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된 게 『레베카』였다. 그 작품을 읽고는 작가의 이름을 머릿속에 각인시켰고,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고딕 소설을 좋아하는데, 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은 고딕 스릴러라고 해야겠다.

 

『레베카』가 동명의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 뮤지컬로 제작되었을 때 다시한번 그의 작품은 재조명되었고, 이어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내가 읽지 않은 작가의 작품들을 읽어보고자 두 권의 전자책을 구매했는데, 이 책이 그 중의 한 권이다.

 

희생양이라고 검색했을때 살펴보면 '희생이 되어 제물로 바쳐지는 양'으로 나오는데, 그 뜻은 오래전 제사장들이 하나님을 위해 제사음식으로 바쳤던 것이 양이었다. 그걸 가리켜 희생양이라고 일컫는데, 이 소설 속 주인공 존은 장 드게의 희생양이 되어 그가 도망쳐버린 성의 가족들을 위해 애쓴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존은 영국에서 프랑스 역사를 가르친다. 프랑스 여행중 자기와 모든 것이 똑같은 장 드게 라는 남자를 만났다. 마치 거울을 보는 듯 똑같은 모습에 둘은 르망의 한 호텔에서 술을 마셨다. 이튿날 깨어나보니 장은 자신의 모든 것을 가지고 사라졌고 한 장의 쪽지가 있었을 뿐이었다. 성에서 찾아온 운전사에게 자기는 장 드게가 아니라고 우겨도 듣지 않는다. 생질 성으로 가 장 드게의 어머니, 아내 프랑수아즈, 남동생 폴, 폴의 아내 르네, 누나를 만났으나 그 어느 누구도 존이 장이 아니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가족 사업인 유리 공장의 계약 때문에 프랑스로 출장을 갔던 장 드게가 가족들과 공장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사라져버린 것으로 보였다. 장의 가방을 살펴보니 계약서는 무효화되었고, 유리 공장은 희생가능성이 없어졌다. 자유분방했던 장이 자신의 모든 삶이 지겨워졌을지도 몰랐다.

 

소설을 읽는데, 아무리 체격이나 얼굴 등 모든 것이 똑같다고 해도 가족이 어찌 몰라볼 수 있나 의문이 들었다. 아빠를 좋아했던 딸도 그렇고, 아들을 낳아야 하는 임신한 아내도 그를 몰라봤던 것이다. 다만 그가 계약서를 작성하러가기 전보다 조금 달라졌다고만 생각했다는 점이다. 목소리, 손짓 등 모든 것이 그처럼 닮았던가. 쌍둥이들도 조금은 다르지 않나. 이렇게 모든 사람이 쉽게 속아 넘어가는가 의문이 들었다.  

 

장과 달리 존은 소심하기는 하지만 좀더 좋은 사람이었다. 공장 일을 하다가 다친 직원을 보았을 때도 그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았으면 했다. 파산에 직면해 있는 장에게 아내가 지참금으로 가지고 온 유산은 아들을 낳았을 경우에만 장이 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확인했다.

 

고작 일주일을 생질에서 지냈을 뿐인데, 아빠의 사랑을 원하는 딸도, 15년 동안 말도 하지 않았던 누이도, 모르핀이 있어야 잠들었던 할머니도 모두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고자 했다.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누군가를 죽일 각오까지 했던 것이다.

 

서스펜스물이라고 해야 하지만 보다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킨 소설이었다. 아무리 다른 사람의 그림자로 살아도 그들과 함께 있다보면 저절로 애정이 가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진짜 장 드게가 찾아 왔을때 제자리를 찾는 게 옳은 것인지, 존이 장 드게의 역할을 하는 게 나은 것인지 여러모로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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