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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일상에서 결핍된 어떤 것을 찾아 떠나는 것 | 책읽기(2019년) 2019-04-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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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행의 이유

김영하 저
문학동네 | 2019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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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김영하 작가의 실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예스24에서 주관한 행사였는데, 지방에서 먼 서울까지 가서 귀한 강의를 접했다. TV에서 간간이 보던 모습과 일치했고, 유려한 말솜씨에 새삼 반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후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제대로 된 말솜씨를 발휘했다. 그렇잖아도 인기 많은 작가인데 더한 인기를 얻은 작가가 되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후 작가의 신작이 나오게 되면 다 구입해 읽게 되었고, 이 책 또한 그렇게 해서 예판때 구매하게 된 책이다. 이 책의 홍보를 위해 나온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작가의 말솜씨를 다시한번 듣게 되었고,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책을 읽게 되면 같은 분야를 연이어 읽게 되는데, 최근 여행 에세이가 그랬다. 이다혜 작가의 일본 교토 에세이, 야고보의 고행길을 일컫는 대성당과 대성당을 잇는 에세이, 김영하 작가의 보다 근원적인 여행에 대한 사유였다. 일반 작가와 소설가의 여행 에세이가 다른 점은 뭐랄까. 보았던 장면과 그에 따른 생각과 감정 들을 다룬 글에 비해 소설가의 여행에 대한 사유는 철학적에 가깝다. 소설과 여행에 대한 연관성, 여행에 대한 깊은 사유가 남다르다. 만약 소설가가 작품을 쓴다면 여행지에서 더 잘 써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여행을 다녀와서 그 장면들을 생각하며 쓴다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에세이의  시작은 집필을 위해 몇 달 간의 중국 체류를 계획하고 떠났던 중국 여행에서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 추방된 이야기에서부터다. 이 이야기는 라디오에서도 자세히 한 바 있는데, 말로 듣는 것과 글로 읽는 것의 차이는 크다. 더군다나 작가이고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관계가 꽤 돈독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비자가 없다고 강제 추방하다니, 이해할 수 없었던 경험을 시작으로 그의 여행에 대한 사유가 시작되었다.

 

다양한 여행에 대한 경험이 짤막하게 수록되어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주제를 정하여 꽤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소설과 여행에 대한 차이점 혹은 공통점을 이야기하는데 저절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김영하 작가는 여행자로 사는 것 같다. 소설가 김영하,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면 아마 여행자가 아닐까. 뉴욕에서 몇 년, 캐나다에서 몇 년, 부산에서 3년 간을 살았고, 현재는 서울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뉴욕에서 3년을 살았다고 하는데, 그러므로 우리가 보기엔 충분히 뉴욕을 여행중이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여행하고  싶다'라는 아내의 말을 옮겼다. 몇 년간 지내다 보면, 생활인이 되고 만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여행자라고 할 만하지 않는가.  

 

 

 

인생이라는 여행은 먼저 도착한 이들의 어마어마한 환대에 의해서만 겨우 시작될 수 있다. (중략) 충분히 성장하면 인간은 지구에 새로 도착한 여행자들을 환대함으로써 자신이 받은 것을 갚는다. (138페이지)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에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일종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된다. 낯선 곳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먹을 것과 잘 것을 확보하고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오직 현재만이 중요하고 의미를 가지게 된다. (109~110페이지)

 

발췌 문장에서처럼 '환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다. 이기호 작가의 소설에서도 환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환대란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한다는 뜻을 가졌다. 사람들은 여행자들에게 관대한 편이다. 지갑을 잃어버린 여행자에게 버스비를 내주는 것, 이십 년 전 발리를 여행하는 저자에게 현지인 남성이 베풀어 준 친절. 이 모든 것이 환대다. 환대해 준 사람에게 갚기 보다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게 또한 환대라고 했다. 여행의 묘미는 이러한 신뢰와 환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겠는가.

 

여행은 일상에서 결핍된 어떤 것을 찾으러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여행지에서 아무도 아닌 존재가 되어 나를 되돌아보는 것. 내가 누구라고 말할 수 있는 곳에서 벗어나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것. 비로소 나의 내면과 가까이 하는 것이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난 주말에 1박 2일간의 짧은 여행을 다녀와서 다시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그 시간들이 즐거운 이유, 여행이 주는 즐거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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