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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깊이』화가 강요배의 삶과 예술 그리고 생각들을 마주하다 | 책읽기(2020년) 2020-10-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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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풍경의 깊이

강요배 저
돌베개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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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풍경을 좋아한다. 산호빛 바다, 검은 돌들을 스치는 파도, 스치는 바람에 얼굴을 내놓고 그 시간을 음미하게 된다. 제주를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한다. 어떻게 하다보니 제주가 그리운 곳이 되었다. 일년이면 서너 번은 가서 제주의 풍경을 보고 와야 그 그리움이 가시는 듯하다. 올해도 그렇게 몇 번을 다녀왔다. 아마 동백꽃이 필무렵 다시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붉게 물든 동백꽃이 그저 아름답다고만 여겼으나  『풍경의 깊이』를 읽고 제주 4.3 항쟁에서 스러진 사람들을 가리킨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그러니 그 붉은 빛을 발하던 동백꽃들이 슬픔이었음을 깨닫는다. 여태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알게 된 제주 4.3 항쟁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되고 제주 사람으로서 느껴야 했던 아픔을 깊이 새기게 되었다. 




화가 강요배는 제주에서 나고 자랐으며 1988년 <한겨레> 신문 창간을 기념해 소설가 현기영의 『바람타는 섬』 연재에 그림을 싣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주목받았다. <제주 민중 항쟁사>라는 연작 그림을 그려 제주 4.3 항쟁  화가로 불리게 되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그가 바라본 4.3 항쟁은 남달랐을 것 같다. 그 항쟁의 기록들을 그림으로 만드는 작업 또한 쉽지 않았을 듯하다. 그러나 그 그림을 그렸던 화가가 있었기에 그 기록들을 살피는 우리들이 있을 것이다. 잊힐 수도 있는 항쟁을 그림으로 살려내었다. 



이 책은 2,000 점의 그림을 그린 화가로서 45년간의 생각들을 말한 예술 산문이다. 글은 날카롭고 칠순을 바라보는 화가답게 고요한 시선과 통찰이 깊게 배어있는 글의 모음이었다. 미술로서의 그림, 그림이 가진 가치,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는 민중 항쟁의 글을 수려하게 표현해 내었다.  


(중향성, 2019)


영혼이 맑고 예민한 친구들은 순수한 영감을 받아 그 무엇을 그리거나 썼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내게 그림은 이 세계와의 싸움인 동시에 나와의 싸움, 즉 내 속에 무수한 인격들, 내 속의 이질적인 체험들, 내 속의 모순적인 가치 체계들의 싸움일 뿐이다. 그 팽팽한 긴장과 격렬한 싸움을 통해 내가 미처 모르는 '나'를 찾는 것, 내가 형성해야 할 '나'를 찾는 과정일 뿐이다. (14페이지)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화가의 예술 산문이라하여 그의 생각들이 응축된 글만 있는 게 아니라 그가 그려온 그림들이 굉장히 많이 수록되어 있다. 그것을 보는 즐거움이 컸다. 책 속에 들어 있는 그림들을 세 번쯤 훑어 보았는데 다시 보아도 역시 좋은 그림이었다. 그림을 볼 때마다 작가의 마음에 들어가고자 했으며 그 생각들을 알 수 있기를 바랐다. 그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여도 근처에만 머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림은 화가의 사유다. 또한 그림을 바라보는 이의 사유이기도 하다. 그림을 보므로써 그림의 세계가 가진 정서를 느낄 수 있다. 화가가 마음으로 표현해 낸 것들에서 우리는 그의 자화상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림이 가진 슬픔, 기쁨, 기억들이 차곡차곡 마음속에 쟁여진다. 강요배 화가의 그림을 직접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많이 들어보았던 화가였다. 아마 내가 전부터 검색하였던 제주 4.3 항쟁에 따라 익숙할 수도 있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좀 어눌해지고 어설퍼지고 잘 잊어버리고 실수도 많이 하면서 생각이 좀 단순해진다. 젊은 시절에는 온갖 화려한 기법을 동원하는 게 좋았지만, 점점 어수룩하고 소박한 것이 좋아지고 세밀한 것에 대한 집착을 많이 놓게 된다. 추사 김정희도 일흔 살이 넘어서야 어린아이처럼 서툰 듯한 글씨체가 나온 거다. 그렇게 보면, 그림은 그린다는 것은 일생 자기 자신을 형성시키는 과정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나 역시 아직인 미완인,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있는 거다. 예술은 상당히 장기적인 것이다. (82페이지)


(팽나무와 까마귀, 1996)


책의 뒷편의 사진가 노순택과의 대화에서 처음 강요배의 그림을 접하게 된 사연이 언급되는데 비록 엽서크기였지만 몇 장의 그림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한다. 그로 인한 인연과 전시회에서 다시 본 그림은 그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화가 강요배의 그림 또한 날카로움에서 나이가 들며 점점 뭉특한 붓질 즉 경계가 모호한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그림에 대하여 잘 알지는 못하지만 수록된 그림에서 보는 강요배의 그림은 힘찼고 그림 바깥을 향해 뻗어 나갈 것만 같은 기개가 있었다. 그런 그림들에서 제주의 바닷가, 세찬 파도 등을 떠올렸다. 즉 분출하는 힘을 느꼈다고 해야겠다. 


(명주바다, 2012)


미술이란 세계의 표현이기 전에 세계의 실현이다. 미술은 삶의 추상화가 아니라 삶의 구체화다. 미술은 세계의 그림자가 아니라 세계 그 자체인 역동체다. 미술은 삶이란 사건들이며 또 그것들이 일어나는 장이지, 그 구성 물건이거나 표현물이거나 그 구조만도 아니다. 미술은 세계로부터 분리가 아니라 세계와의 통합이며 나아가 조화의 실현이다. 그것은 사람끼리의 분리가 아니라 만남이며, 삶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삶의 복판에서 실천하는 것이며, 바람직한 삶의 상황을 꾸려 가는 일이다. 그러므로 미술은 시간적으로 현재의 것이며, 공간적으로 실험실같이 분리된 공간의 것이 아니라 삶의 공간에 있는 것이며, 또한 삶의 구성물들이 아니라 그것들을 꿰뚫고 오고 가는 정신체이고 행동이며, 감동의 시공이다. 감동인 것이 아니라면 천만금의 작품도 수십 년 경륜의 결실도 미술일 수가 없다. (261페이지)



화가의 그림들을, 글을 내가 어떻게 평할 수 있으랴. 나는 그저 강요배의 그림에 감동했다. 역사적 진실을 내포하는 그림을 보며 우리가 잊고 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떠올렸고, 그 사건이 가진 아픔에 깊이 공감했다. 이러한 것만으로도 누군가는 계속 역사적 진실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강요배의 그림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 그림 속에서 흘러나오는 생각들에 귀기울이고 그림만이 줄 수 있는 그 깊은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 




덧. BTS(방탄소년단)를 좋아하는 여동생 덕에 그들의 노래와 그들이 하는 프로그램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들의 일상을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하루종일 그림에 매달리는 RM을 만날 수 있었다. 점으로만 구성된 그림 작업을 완료후 보여진 그림에서 이상한 감동을 느꼈었다. 이 책은 RM이 추천한 책이기도 하다. 그것을 떠나서도 꼭 소장해야 할 멋진 작품이었다. 



*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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