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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렌지』 가족이라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다 | 책읽기(2022년) 2022-05-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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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제의 오렌지

후지오카 요코 저/박우주 역
달로와 | 2022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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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피를 나누었다고 해서 그 관계가 더 돈독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가족이 아닌 관계에서 진짜 가족보다 더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가족의 탄생>이 먼저 떠오른다. 다르게 보면, 뒤죽박죽인데도 더 낫다. 만날 때마다 싸우는 가족보다 만날 때마다 즐거운 새롭게 만들어가는 가족이 더 낫지 않겠는가.

 

서른세 살의 청년 사사모토 료가. 도쿄에서 직장 다니고 있는 그는 위의 상태가 좋지 않아 내시경 검사를 했다. 조직검사 결과, 암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앞이 깜깜해진 그는 누구한테라도 전화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지쳐 잠들었다가 동생 교헤이에게 전화했다. 오래전 열다섯 살 겨울에 아빠랑 교헤이와 함께 나기 산을 올랐던 기억이 꿈에 나타났다. 그때 료가와 교헤이는 등산 도중 소변을 보러 갔다가 설비를 밟아 추락했다. 위를 올려다보아도 눈이 내리고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아버지가 챙겨 준 등산 가방에 비상시에 대비한 침낭과 텐트가 있어 그걸로 하룻밤을 보냈다.

 

 

 

그때 료가와 교헤이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모에게 유서 같은 편지를 남겼다. 그 편지에 무슨 내용이 담겼을까. 소설의 결말에 가서야 그 내용이 나타나는데, 료가의 암 투병과 더불어 가족의 관계와 그 소중함을 일깨우는 글이다. 암 투병 시 가족의 존재가 확연히 드러난다. 가족뿐만 아니라 의외의 인물이 곁에서 힘을 내어준다. 이것은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최근에 읽었던 에세이의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암 선고는 고통을 수반한다. 착하게 살고 있는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자문을 해보지만 이미 암이 선고되었다. 때로는 절망으로 삶을 포기하고 싶다. 곁에서 나를 바라봐주는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삶에 희망을 갖게 된다. 살고 싶다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그 마음만으로도 질병을 이겨낼 수 있고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하루하루를 정성껏 살아간다는 건, 잡초를 뽑는 일하고 똑같아. 잡초가 모든 정원에 자라나는 것처럼 가정家庭이라는 정원에도 자라나거든. 그래서 엄마는 매일 이렇게 잡초를 뽑는 거야. 가족 모두의 마음에 언제나 깨끗한 정원이 있게끔. (234페이지)

 

료가네 가족은 비밀을 안고 있었다.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차별 없이 대하고 싶었고 또 좋다고 여겼다. 료가도, 교헤이도, 부모도 가족 모두를 사랑했고, 가족이 네 명이어서 얼마나 좋은지 알았다.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서로를 챙겨주고 보살피는 모습에서 이처럼 서로를 위한다면 이 가족에게 비극은 없으리라 여겼다.

 

실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작가답게 환자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그들의 감정을 표현했다. 가족에게 못한 말들을 간호사에게는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환자들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자만이 갖는 감정들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병원은 늘 죽음이 공존하는 장소다. 원하지 않아도 죽음을 접하게 되고, 그 감정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환자와 그 가족들을 지켜보는 의료진들의 노고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나답게 살아온 것이다. 아등바등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주위 사람들과 진실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리모컨 5번 버튼에 난 조그마한 돌기. 그것이 자신의 역할이었다. ‘다들 의지했었다는 말은 야다의 빈말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자신에게는 분명히 마음 둘 곳이 있었다.

엄마, 나 태어나길 잘한 것 같아.” (336페이지)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찰나의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을 제대로 보아야 느껴지는 건. 그 감정은 전혀 알 수 없다가 어느 순간에 알게 되며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 끝까지 버텨주기를 바라는 마음. 곁에 누군가의 온기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 우리가 지키고 싶은 소중한 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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