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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시간여행 안내서 | 책읽기(2022년) 2022-07-0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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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트래비스 엘버러 저/성소희 역
한겨레출판 | 202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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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와 지구 환경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나 하나가 조심한다고 지구가 변하겠느냐는 말을 들었다. 일회용품, 세제 사용을 자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구 환경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나부터 실천한다면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트래버스 엘버러의 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는 특별한 책이다. 고대 도시를 비롯해 잊힌 땅, 사그라지는 곳, 위협받는 세계 편으로 구성된 책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진, 사라져가는, 사라질 장소들의 지도책이다. 역사적인 사실의 기록, 지도, 가장 최근의 사진까지 수록해 새로운 지식을 쌓게 된 느낌이다.

 


 

 

우리가 지구를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때문에 사라진, 사라질 장소들이 많다는 것에 위기감을 느꼈다. 가까운 일본도 자유로울 수 없는 자연재해를 늘 안고 있지 않은가. 후지산의 화산 폭발과 해일, 지진 때문에 늘 두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홋카이도 최북단에 위치했던 에산베하나키타코지마는 아무도 모르는 새에 사라져버린 섬이다.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어서 아무도 살지 않은 섬이라 사라진 것도 몰랐다. 격렬한 오호츠크해 아래로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고대 도시의 붕괴는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교한 배수 시설과 공중목욕탕을 갖춘 모헨조다로는 파키스탄의 고대 도시다. 유골 44구가 발견된 도시에서 유골의 사망 원인을 알 수는 없다. 사람들은 인더스강의 물길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도시가 쇠퇴했을 거라 믿는다. 알렉산드리아는 로마의 속주로 있던 이집트의 중요한 도시였다. 파로스 섬에 지어진 유명한 등대는 선박을 인도할 목적으로 세운 세계 최초의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그 등대가 어떠한 이유로 종말을 맞았는지 알 수 없고, 새로운 지식의 빛을 비추는 학문이 등대인 도서관의 번성과 방대한 자료는 지진으로 버티지 못했고 영원히 바닷물 속에 잠겼다.

 


 

 

이미 사라진 장소들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그라지는 장소와 사라질 장소는 더 안타깝다. 세계문화유산은 말 그대로 인류가 지켜야 할 유산이다. 다뉴브강은 세르비아와 노비사드에서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토 폭격으로 주저앉았다. 현재는 EU가 자금을 지원하여 배가 다뉴브강 전체를 막힘없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강의 동쪽 끝이 생태 재앙으로 위협받고 있다. 저수지와 폐공장에서 중금속과 유독성 폐기물로 가득찬 웅덩이가 발견되어 오염물질이 수로로 누출되었다. 강 유역 전체가 파괴될 수 있다고 한다. 기억과 역사를 품고 있는 다뉴브강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죽음의 바다로 일컬어진 사해 또한 요르단강 상류와 야르무크강의 물길이 바뀌어 걱정스러운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 사해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싱크홀이 많이 생겨났다. 호수를 가득 채우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미래에 벌어질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한다. 지키고 가꾸어야 한다는 것.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태평양을 막는 제방에서 바닷물이 경작지를 침입해 들어오는 내용이 있었다. 사그라지는 곳 중의 하나로 미국의 에버글레이즈를 말하였다. 에버글레이즈도 바닷물이 침입해 들어오면서 늪지가 점점 후퇴하고 있어 습지대 전체를 집어삼킬 기세라고 했다. 그것을 가리켜 '죽음의 행진'이라고 표현했고, 절멸 직전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에버글레이즈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용감하게 보호하려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가 지켜내고 보호해야 할 행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토요일 저녁, 심한 가뭄으로 잎이 말라가고 있는 수국에 지하수를 뿌려주면서 여동생이 했던 말이 지금까지 머릿속을 부유하고 있다. 수국이 물을 많이 먹는 식물이라며 환경에 좋지 않다고 했던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식물을 살리기 위해 물을 이렇게 줘도 되는가 낭비하게 되는가, 순간 고민에 빠졌다. 멕시코와 미국을 가로 짓는 치와와 사막 부분을 읽으면서 새로운 감정에 휩싸였다. 아보카도 한 알을 얻기 위해 주변의 물 320L가 필요하고 아보카드를 재배하는 장소는 심한 가뭄을 일으킨다는 말을 듣고 아보카도 섭취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기온의 상승으로 빗물이나 저수지의 귀한 물이 증발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대로 황량한 땅이 되고 말 치와와 사막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무엇이 옳은 일인지 물었다.

 

어쨌거나 날씨는 스카라브레를 늘 위협한다. 수년 전 강풍은 순식간에 스카라브레 유적을 드러냈다. 이제는 기후 변화 탓에 점점 높아지는 해수면과 갈수록 격렬해지는 폭풍이 그만큼 빠르게 유적을 쓸어버릴 수도 있다. (189페이지)

 


 

 

바다 위에 세워진 도시 베네치아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의 도시다. 물에 둘러싸인 만큼 역사적으로도 자주 침수된 장소다. 수록된 지도에서 베네치아는 운하 벽이 상당히 손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매해 침수가 일어난 지역이 많은 이곳은 지난 세기에 10센티미터 정도 가라앉았다. 이에 따라 해수면도 점점 높아지고 홍수도 잦아지고 있다. 앞으로 30년 안에 베네치아는 완전히 물에 잠겨서 살 수 없는 곳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진다. 우리가 가봐야 할 장소가 더 늘어나고 있다. 해수면에 모든 것이 사라지기 전에 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비록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전 세계가 뜨겁다. 우리나라도 7월 초인데도 8월 초 날씨처럼 덥다. 어느 나라는 폭설이, 다른 나라는 폭염이, 홍수와 해일, 지진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빙하가 사라지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바다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지구에서 바닷물에 잠길 나라가 늘어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아무렇지 않게 행하는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가 모여 지구에 치명적인 해를 가한다. 나 하나쯤이야 했다가 우리 미래 세대에 지구의 푸르름을 물려줄 수 없을지도 모를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가 보존해야 할 유산과 지키는 법, 우리가 해야 할 일, 기후 위기에 맞서 지구 환경을 지키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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