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3력이라는 문제집을 조카 친구의 어머님으로부터 소개를 받았습니다. 조카가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인연으로 종종 연락하고 지내다가 중학교 입학하고서는 연락을 통 못 드리고 있었는데 친구 어머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셨더라고요. 중학교 1학년 때는 자율 학기제로 중간, 기말고사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2학년부터는 그렇지 못하니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이런 제 맘을 어찌 아시고 문제집과 공부 팁 그리고 역사 강의로 도움이 되는 유튜브 채널도 알려 주셨습니다. 그중에 어머님께서 추천해 준 문제집이 <매3력 어휘력 독서력 국어력> 줄여서 매3력이 되겠습니다. 매일 3가지 역량을 키울 수 있어서 매3력이라는 이름을 붙였나 봅니다.
제가 이 문제집을 몰랐던 이유가 교과서 중심의 문제집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저는 중학교 2학년 1학기 국어 문제집 같은 키워드로만 문제집을 찾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매3력의 경우에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뽑은 내신, 수능, 공무원, NCS, 교양필수 어휘와 일반상식으로 문제를 출제했답니다. 그러니, 제가 소개를 안 받았다면 이 문제집의 존재도 까맣게 모를 뻔했지 뭡니까. 다시 한번 문제집을 소개해 주신 어머님께 감사드려요!
여기까지 쓰고 책 사진 찍고 편집한답시고 딴짓하고 있으니 조카가 슬그머니 자리를 옮기네요. 방금까지 제 뒤에서 무슨 글을 쓰나 싶어서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광고글 쓰냐?" 이러면서 가버렸습니다. ㅋㅋㅋㅋ 니가 뒤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니 이야길 쓰겠니 ㅋㅋㅋ이제부터는 맘 놓고 조카의 뒷담화 시작입니다요!
제가 팔랑귀에, 모든 걸 흡수하는 스펀지 눈깔이긴 하지만 매3력이라는 문제집을 단순히 추천받았다고만 해서 구매를 한 것은 아닙니다. 사건의 발단은 며칠 전이었죠. 조카가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봅니다. "친동생은 친한 동생의 줄임말 아냐?" 그 말을 들은 저는 약 3초간 웃어야 할지, 한숨을 내쉬어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웃긴 건 웃긴 거죠. ㅋㅋㅋㅋㅋ 너 어디 가서 친동생 있다고 말했어??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거든요. ㅋㅋ 어휘력은 딸려도 눈치는 살아있는지 냉큼 아니라고 말하는 조카에게 낄낄거리며 대답했습니다. 친한 동생이 아니고 진짜 동생이 친동생이지, 그랬더니 그럼 가짜 동생도 있냐며 되묻습니다. 마냥 웃으며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저는 최대한 사전적 의미를 떠올리며 엄마, 아빠가 같은 동생이라고 말해줬습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다음 질문도 있을 걸 당연히 예상을 하고 있었죠. 아니나 다를까 조카가 묻습니다. 엄마, 아빠가 다른 동생도 있어? 응, 이혼한 엄마나 아빠가 따로 재혼해서 동생이 생기면 의붓동생, 그중에서도 아빠가 재혼해서 새엄마가 아기를 낳으면 이복동생이 생기는 거야. 아악, 복잡해!! 그러게나 말이다. ㅋㅋ 조카도 훗날엔 그러한 동생들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어서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 줬거든요. 친동생 사건은 유치원 때의 배신자 사건 이후로 저에게 또 하나의 충격이었습니다.
배신자 사건은 조카가 유치원 때 키즈카페에서 열심히 노닥거릴 때로 거슬러갑니다. 키즈카페 이용 시간이 다 되어서 조카는 신을 갈아 신고 집에 갈 준비를 하는데 키즈카페에 미련을 못 버린 친구가 조카에게 "배신자!!"라며 버럭 소릴 지르더라고요. ㅋㅋ 하지만 우리 조카님은 해맑게 응, 안녕! 하고 저랑 같이 집에 왔습니다. 그때가 무한도전인지, 런닝맨 때문인지 배신자라는 단어가 많이 나올 때였거든요. 그런데 조카는 배신자가 무슨 뜻인지 몰랐기 때문에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았던 겁니다. 그러나 그 모습을 지켜본 제 맘은 어떻겠습니까!! 억장이 무너지죠 ㅋㅋㅋ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와 시간을 최대한 많이 보내야겠다고 결심한 게요. 그렇지만 저의 즈질체력은 조카의 활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함께 보는 시간만 늘어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친동생 발언 같은 사단이 일어나게 된 것이겠지요. 모든 게 제 불찰입니다. 흑흑;;
친동생 사건으로 10여 년 전의 배신자 사건까지 떠올린 저는 매3력이라는 문제집의 존재를 알게 되자마자 주문을 했습니다. 문제집을 새해 선물이랍시고 조카에게 들이밀자 치를 떨더라고요. ㅋㅋㅋ 안 그래도 학원 숙제로 국어 문법 문제집을 풀고 있는데 또 문제집을 풀어야 하냐며 투덜거렸지요. 하지만 그 반응도 이미 제 예상범위 안이지 않겠어요? 저는 딱 한마디 했습니다. 어디 가서 친동생 있단 말 "또" 안 하려면 열심히 풀어라 ㅋㅋㅋㅋ 조카는 그제야 문제집을 받아들고 꾸역꾸역 문제들을 풀어봅니다.
사실, 조카에게는 문제집의 문제들이 벅찬 면이 있기도 합니다. 첫날 문제를 풀어보자마자 그걸 느꼈죠. 단어 자체는 쉬웠어요. "경시"라는 단어가 어떻게 쓰이는지 조금은 긴 문장으로 알려주고, 한자어를 활용해서 간단하게 뜻도 알려주거든요. 그런데 문제 훈련 부분에서 막히더라고요. 저도 답을 확인하고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정도였어요. 답을 확인한 조카가 다시 묻습니다. 경시와 바꿔쓸 수 없는 말이 "왜" 질시냐고요. 그러게요. 이 문제집의 단점이기도 한데 풀이 설명이 없어요. 오로지 답만 알려주는데 그것도 문제와 같은 페이지에 답이 쓰여 있어서 저는 답 부분을 포스트잇으로 가려뒀습니다.
조카의 질문에 답해주기 위해서 '질시'의 사전적 의미를 인터넷으로 얼른 찾아봤더니 '질투와 시기'라는 뜻이랍니다. 조카는 '질시'의 사전적 의미를 확인하고도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별 수 있겠습니까, 무대를 짜야죠. 등장인물은 사스케와 나루토입니다. 사스케는 자신보다 실력이 못한 나루토를 경시, 멸시, 천시, 무시, 등한시하고 깔보고 얕보며, 업신여기기까지 해. 여기까진 인정?? 조카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근데 나루토가 선인 모드가 되고 구미까지 컨트롤하게 되면서 사스케보다 실력이 좋아지지? 그럼 그때부터 사스케가 나루토를 경시하거나 깔볼 수 있을까? 그때부턴 사스케가 나루토를 질시하게 되는 거야. 그니까 경시는 나보다 못하다 생각하는 사람에게 하는 나쁜 행동이고, 질시는 나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하는 나쁜 행동이야. 오케이??
이 외에도 '간과'와 '묵과'의 차이에 대해서도 열띤 대화를 나눴었는데요. 제가 컴퓨터로 뭘 그리 오래 쓰고 있는지 조카가 슬슬 궁금해하기 때문에 얼른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암튼 간에 매3력을 풀면서 조카뿐 아니라 저까지도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다는 결론입니다. 누가 뭐라해도 이 글은 매3력 문제집 리뷰이니까요.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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