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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없는 세대_ 우리는 그렇게 견디어 내는 것이다 | 나의 서재 2018-11-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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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별없는 세대

볼프강 보르헤르트 저/김주연 역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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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처, 끔찍한 두려움과 간난의 그림자를 희망으로 위무하는 고전 중의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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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삶, 비루한 시대를 자신의 삶으로 증명한 천재 작가의 문학적 정수!

전쟁의 상처, 끔찍한 두려움과 간난의 그림자를 희망으로 위무하는 고전 중의 고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의 실존, 이념의 대립에 대한 주제들을 담은 다양한 소재의 문학 작품들이 양산되었다. 이른바 전쟁문학이다. 우리에게 <수난이대>와 <오발탄>과 같은 작품이 그러하듯 제2차 세계대전에 징집되어 혹독한 전쟁을 치른 볼프강 보르헤르트는 감옥과 전장을 오갔던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증명하기 위해 대표작 <민들레>, <문밖에서> 등 여러 편의 단편소설과 시를 쏟아냈다. 그것도 전쟁이 끝나고 자신에게 주어진 고작 2년이라는 시간 안에. 이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생전에 경험했던 전쟁이라는 공포의 상흔들을 문학이라는 힘을 빌려 남기려 했던 그의 의지만으로도 우리가 충분히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밤의 나날들을 견뎌내지

 

 

   <이별 없는 세대>는 스물여섯 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볼프강 보르헤르트가 죽음을 앞둔 2년 남짓의 기간 동안 쓴 스물다섯 편의 단편과 열네 편의 시를 선별해 엮은 작품집이다. 볼프강 보르헤르트는 한창 자신의 꿈을 펼쳐야 할 젊은 나이에 제2차 세계대전에 강제 징집된 것으로도 모자라 자해 혐의로 인해 감옥에 투옥되고, 또 프랑스군의 포로가 되어 수용소로 이송되던 중에 탈주를 시도하는 등 비극과 상처로 점철된 격동의 시간들을 보냈다.

 

 

 

   마침내 전쟁은 끝이 났지만 곧바로 병을 얻어 병상에서 생의 마지막 나날들을 보내야했던 그는 꺼져가는 불씨를 마지막으로 불태우려는 듯 생의 역작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파멸과 죽음,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오갔던 자신의 삶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곧, 스스로를 자신의 문학적 토대로 삼았던 것이다. 덕분에 전쟁이 남긴 지독한 상처와 고독, 어떤 무자비한 감각 같은 것이 폐허처럼 스산하게 펼쳐져있는 그의 작품을 읽고 있노라면 그 어떤 서사보다 강렬하고 맹렬한 고통이 살갗을 파고드는 느낌이 든다. 젊지만 늙어버린 몸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마지막까지 글을 쓰려던 작가의 필사적인 마음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전후 세대의 참상을 담은 그의 단편들은 여러 사람의 눈과 입을 통해서 그것이 누구에게나 가혹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마치 미치지 않으면 이 순간을 견뎌낼 수 없을 거라고 말하려는 것처럼, 전쟁에 징집된 젊은 청년들이 낯선 러시아 땅에서 시한폭탄 같은 극한의 공포와 추위에 맞서 싸우며 읊조리는 대화가 인상적인 <적설>, '우리가 실크 속치마나 밤꾀꼬리의 신음 소리에 빠져 우리 자신의 삶을 잊는다 해도, 어느새 두려움이 우리를 사로잡거든. 그 순간, 두려움은 어디에나 기침을 하고 있어. 두려움이 우리를 엄습하면 철모도 소용이 없어. 그러면 집도 여자도 술도 철모도 아무 소용이 없는 거야.' 라는 말과 함께 초소 밖에서 스스로 목숨을 꺾은 팀을 통해 전쟁의 두려움은 그 무엇으로도 위로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밤꾀꼬리가 노래한다>, 누군가의 명령이 떨어지면 일면식도 없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쏘아대야 하는 군인의 가혹한 처지를 다룬 <볼링 레인>이 특히 그러하다.

 

 

 

여기에는 눈이 참 많기도 해. 어이, 웃지 말라니까. 말해두는데 이게 사람을 미치게 한단 말이야. 자네는 이제 겨우 이틀째 여기 있지. 하지만 우리는 벌써 몇 주째 눈 속에 앉아 있다네. 숨소리도 없이. 아무 소리도 없이. 이게 사람을 미치게 하지. 사방이 온통 고요해.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몇 주 동안이나. 그런데 점차로 성탄절 노래가 들린단 말이야, 응. 웃지 마. 그런데 자네를 보자마자 갑자기 노랫소리가 사라져버렸어. 아이고, 사람을 미치게 하는군. 이 영원한 정적이. 이 영원한. / '적설' 중에서 15p

 

 

 

   전쟁의 상처는 군인들에게만 가혹한 것은 아닐 것이다. 갈 곳을 잃은 채 오늘도 잘 곳을 찾지 못하고 어둠 속에 옹송거리고, 비루한 삶에 맥이 풀려 떠도는 이들의 현실을 까마귀보다도 못한 데에 비유한 작품 <까마귀도 밤이면 집을 찾는데……>, 폭격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사내가 2시 30분에 멈춘 부엌 시계를 보며 늦은 밤에 집으로 돌아와 따끈한 빵을 준비해주던 어머니를 떠올리고, 이젠 그 천국 같은 시간을 추억으로 묻어둬야만 하는 <부엌 시계> 등에서 우리는 전후 세대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고통들을 체감하게 된다.

 

  

거기 그렇게 그들은 웅크리고 있었다. 유혹적이고도 비루한 삶에 맥이 풀려 늘어져서. 부두와 돌길 귀퉁이에 반쯤 누운 듯 웅크리고 있었다. 방파제와 움푹 팬 지하창고 계단에, 교각과 부교 위에, 잿빛 먼지 쌓인 거리 인생의 나뒹구는 낙엽과 은박지 사이에 반쯤 누운 듯 웅크리고 있었다. 까마귀들이? 아니, 인간들이! 내 말 들리는가? 인간들 말이다! / '까마귀도 밤이면 집을 찾는데……' 중에서 49p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작품이 의미 있는 것은 역시 현실을 인정하고 희망을 끌어안고 나아가는 데 있다. 감옥 안에서 피어난 민들레를 보며 무언가 살아 있는 것을 갖고 싶은 동경만으로도 삶은 살아지게 마련이라는 듯한 작품 <민들레>, 비록 끔찍한 커피지만 그래도 뜨겁다는 게, 여기 이렇게 함께 모여 커피를 마시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하는 듯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커피 맛>, 폭격으로 무너진 집 속에 있을 동생의 시체를 쥐로부터 지키기 위해 밤새 집 앞을 떠나지 못하는 소년 위르겐을 향해 한 사내가 밤에는 쥐들도 자니 돌아가도 괜찮다고, 네게도 내가 키우는 토끼 한 마리를 줄 수도 있겠다고 말하며 불투명하지만 그럼에도 아이의 절망을 희망으로 위무하는 작품 <밤에는 쥐들도 잠을 잔다>를 통해 우리는 희망과 믿음을 엿본다.

 

 

 

우리 믿음 없는 자들은, 속고 밟히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체념한 자들은, 그리고 신과 선과 사랑에 실망한, 쓴맛을 아는 우리는, 그래 우리는 매일 밤 태양을 기다리지. 거짓을 접할 때마다 다시 진실을 기다리지. 우리는, 밤에 매번 새로운 맹세를 믿어, 우리 밤의 인간들은 말이야. 우리는 3월을 믿어, 11월의 한가운데에서 3월을 믿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육신을, 이 기계를 믿으며, 이 기계가 아침에 아직은 존재한다는 것을, 아침에 아직은 제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믿지. 우리는 눈보라 속에서 열기를 내뿜는 뜨거운 태양을 믿어. 삶을 믿어, 죽음 한가운데서도 말이야. 이게 바로 우리야. 우리는 환상이 없는 자들이면서도 머릿속에는 불가능한 큰 꿈을 품고 있지. / '지붕 위의 대화' 중에서 62p

 

 

우리는 이 세상에서 만나 서로 함께 지낸다. 그런 다음 슬그머니 도망친다. 우리에게는 만남도 없고, 머무름도 없고, 이별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다. 마음이 내지르는 비명을 두려워하며 도둑처럼 슬그머니 도망친다. 우리는 귀향 없는 세대다. 우리에게는 돌아갈 곳도 없고 마음 줄 이도 없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 귀향 없는 세대가 되었다. / '이별 없는 세대' 중에서 97p

 

 

그러자 야행객이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인생이란 빗속을 달리고 문고리를 붙잡는 것 그 이상이에요. 서로 얼굴을 스쳐 지나가고 냄새를 기억해내는 것 이상입니다. 인생은 말이에요,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이에요. 기쁨도 가지죠. 기차에 깔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기차에 깔리지 않았다는 기쁨. 계속 걸어갈 수 있다는 기쁨이지요. / '도시' 중에서 182p

 

 

 

 

 

 

   볼프강 보르헤르트는 표제작 <이별 없는 세대>를 통해 '우리는 이별 없는 세대이나 우리는 새로운 태양 아래, 새로운 마음에 다다르는 도착의 세대이기도 하다'는 믿음이야 말로 삶을 살아가게 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넌지시 일러준다. 비록 자신의 삶은 너무나 가혹한 운명에 시달려야 했지만 이러한 믿음이 여전히 우리를 이끌어주고 있음을 보여주려 했던 그의 성찰과 문학적 가치를 우리 역시 믿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것이 고전을 읽는 이유고 또 계속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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