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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_ 취향을 매만질 때 나의 하루는 단단해진다 | 나의 서재 2020-04-0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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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신미경 저
상상출판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소유하지 않아도 소유하는 방식으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취향 실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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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 나를 위한 것을 알아야 비로소 내 삶에 균형이 찾아온다!

소유하지 않아도 소유하는 방식으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취향 실천법!

 

 

   얼마 전에 히로세 유코의 『가다듬기』를 읽으면서 지금의 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나를 가다듬는 과정’으로 삼아보자고 마음먹었다. 불안하고 두려울수록 ‘지금, 여기’ 주어진 일에 정성을 다하고 주변을 편안한 상태로 만들며, 그렇게 정리하고 가다듬는 것만으로도 답답했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거창한 계획과 일상을 뒤바꾸지 않고 필요한 것만 골라서 일상을 꾸리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이와 관련된 책들에 저절로 눈길이 간다.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가 그렇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는 일은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행복이자 흔들리는 나를 지탱하는 힘이다’라는 표지글이 단박에 나를 책으로 이끈다.

 

 

 

 

 

 

미니멀리스트 생활자의 적게 가지고 바르게 생활하기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는 적지만 바르게, 그리고 단단하게 꾸린 일상을 지향함으로써 삶의 균형을 찾고자하는 신미경 작가의 에세이다. 그녀는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모른 채 필요 이상으로 물건에 집착하고 남들이 욕망하는 모든 것에 관심을 드러내는데 에너지를 빼앗겼던 지난날을 회고한다. 그러면서 불만족스러웠던 나의 많은 면을 지우고, 최소한의 규모로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 나다운 것에 집중하면서 살기로 한다. 그렇게 물건보다는 경험을, 경험보다는 배움과 깨달음을 얻으며 충만함을 느끼는 일상의 즐거움을 우리에게 하나하나 소개한다. 여기에 마음이 이끄는 방향을 따라 차곡차곡 쌓아온 그녀의 취향도 소박하게 담겨 있다. 분명 나와 다른 면이 있긴 하지만, 이럴 땐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 저절로 알아가는 시간을 얻게 되기도 한다.

 

 

볕을 쬐며 간단히 식사를 할 때면 지금을 살고 있다는 자각을 한다. 나를 찾고, 내면의 평화를 찾아 멀리 떠날 필요가 없어진 건 지금 누리는 시간이 흡족해서다. 몸은 여기 있는데 정신은 유체 이탈한 듯 어딘가에 팔렸었던 공상가는 사라졌다. 이제 현실에서 열심히 밥을 짓고 생선을 굽는다. 가끔 행복이라는 모호한 희망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소박한 찬에 볕이 드는 자리에서 밥 먹는 순간에 느끼는 이 감정이 행복 아닐까 싶다가도 왜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걸까 궁금해진다. 부족한 면만 쫓다 보니 알 수 없었던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의 무게. / 22p

 

 

  책에는 식사와 편안한 잠자리, 옷에 대한 태도, 운동과 건강, 일과 직업관, 배움에 대한 갈망,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어울리는 방식 등 담백한 미니멀리스트 생활자로서의 모습이 채워져 있다. 채소 찜의 매력에 빠진 그녀는 오늘도 어떤 채소를 쪄볼지 궁리하고, 그림을 좋아하지만 오리지널 그림이나 판화로 집을 꾸밀 여력은 없어 그림엽서를 잠깐 욕망한다. 실제 물건을 모으지 않으면서도 만족할 수 있는 수집 방식이랄까. 살림 역시 확고한 1인분의 체계를 갖추며 한때 빠져 있던 과감한 스타일 실험은 추억으로 남기고 구속 없이 마음마저 편해지는 옷과 친해지려 한다.

 

 

 

   그 중 현관을 깨끗이 치우는 것으로 의식처럼 마음을 다스리려는 모습이 재미있다. 이른바, ‘현관 효과’. 집 안 곳곳을 먼지 하나 없이 관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래도 집에서 하나의 장소를 마치 성역이라도 된 듯 관리하면 자신만의 마음 다스리기 의식이 된다고. 현관 효과와 비슷한 원리로 수도꼭지를 관리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한다. 물과 돈은 흐른다는 의미에서 막힘이 없어야 하므로 풍수에서는 물 나오는 곳을 깨끗하게 관리하면 금전운이 향상된다고 하니 말이다. 행운은 좋은 습관이 불러들인 결과이고 깨끗한 장소의 정돈된 느낌은 내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기에, 미신적 의미여도 마음을 의욕적으로 만들어주다 보면 결국 사람의 행동은 변한다. 흠, 나는 그럼 무엇을 마음 다스리기의 의식으로 삼아볼까. 켜켜이 먼지가 쌓여 있는 묵은 책들에 어디 관심을 가져볼까. 혹시 모르지, 책이 내게 감동이라도 하여 지적 능력이라도 조금 향상시켜줄지(?).

 

 

 

내게 맞는 삶의 규모를 여전히 찾아가고 있다. 최소를 지향하는 방향은 있지만, 끝은 없다. 다만 이제야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속박되었다는 기분이 없는 하루를 마주한다. (중략) 내가 전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며 살기 시작한 지 이제 7년. 날 때부터 이런 성향의 사람인 것처럼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듯 이런 흐름이 당연해졌다. 찻잔은 세트로 사지 않아도 되고, 용도별로 모든 물건을 완벽히 갖추고 살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은 삶. 결국, 무엇에 더 마음이 편안한지에 달렸다. / 50p

 

 

남들은 신경 쓰지 않는 나만 아는 약점, 나의 연약한 구석을 인지하고 있기에 가끔 자만심이 솟아나면 약점을 떠올리며 억누른다. 약점을 안고 살아가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무조건 숨기기보다 조금은 미화시켜서 드러내는 편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때가 있다. 감추려만 들면 어두운 그늘 하나가 생겨버린 기분이고 내뱉지 않으면 움츠러들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 이유로, 지나가는 말로 “스카프를 참 좋아하시네요” 하는 사람들에게 “네, 좋아해요(저만의 슈퍼히어로 슈트거든요)”라고 짧게 긍정할 수 있다. 좋아한다는 말을 반복할 때면 스카프로 살짝 가린 나의 흉터를 긍정하고, 좋아하게 되는 착각이 든다. / 76p

 

 

 

 

 

 

   어릴 적부터 가족은 물론 친척과 동네 이웃들의 기대까지 떠안으며 자란 나는 ‘무엇이든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잘 하지 못하는 듯싶으면 도전보다는 포기를 먼저 했고, 못하는 것엔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어디 나뿐일까.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그녀 역시 과대포장 없이, 자기연민 없이 담담하게 살기 위해 얀테 마을의 일원이 될 것을 선언한다. 그녀는 스칸디나비아 문화권의 신념 중 얀테의 법칙(Law of Jante)을 소개한다. 덴마크 출신 노르웨이 작가 악셀 산데모세의 소설 『도망자, 그의 지난 발자취를 따라서 건너다』(1933)에 등장하는 이 가상의 마을 얀테에서는 잘난 사람이 대우받지 못한다고 한다. 북유럽에서 보편적이고 일상에 녹아 있다는 이 사회 법칙은 나는 남들보다 좋은 사람이 아니며, 더 똑똑하거나 더 많이 알지 않고, 더 중요한 사람이 아니고, 모든 것을 잘한다고 생각지 말라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나 잘난 사람들만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누구도 특별하지 않고 더 낫지도 부족하지도 않다는 개념이 받아들여질리 없겠지만, 이 법칙을 상기하며 나는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특별해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다독임으로써 마음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지 않을까.

 

 

 

하나를 배우면 그다음 날에는 두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다. 배우기만 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기 어렵지만 배울 노력조차 안 하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으니 무엇이든 배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더욱더 많이 보고 배우고 흡수해야 하고. 그건 지겨운 의무의 일종이라기보다 고도의 지적 생명체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재미다. 그러니 오늘도 요리법, 청소법, 컴퓨터 기술 등 무엇이든 하나라고 가볍게 배워둔다. 어느 날 요긴하게 쓰이는 날이 올 게 분명하고 그렇게 내 생활력은 ‘만렙’으로 향한다. / 230p

 

 

   저자는 자신이 ‘서적병(Book Disease)’에 걸렸노라 고백한다. 유치원 때부터 조금씩 면역력이 약해지다 초등학교 3학년 무렵 본격적으로 병을 알았다고 한다. 활자 벌레 감염은 잠복기를 거쳐 아는 단어가 많아지고 용돈이 오르고 돈을 벌수록 증세는 점점 악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마침내 ‘비블리오바이불리’가 되었는데, 그리스어의 책을 뜻하는 비블리오(Biblio)와 라틴어 어원으로 취한다는 의미의 바이불리(Bibuli)의 합성어로 지나치게 많이 읽는 책 중독자를 뜻한다고 한다. 허세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 첫째 아이가 세 살이 되었을 무렵부터 책을 병처럼 읽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알고 싶은 목마름보다는 아이와 집안일을 돌보는 데 내 시간을 다 쓰지 않겠다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심 ‘자기계발하지 않는 할 일 없는 여자’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던 마음도 있으리라. 언젠가는 이 열병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질 테지만, 지금 내 마음의 방향에 충실하라던 저자의 글처럼 일단은 지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좋아할 수 있는 이것에 충실하려 한다.

 

 

 

 

 

 

   책을 덮으며 소유하지 않아도 소유하는 방식으로 산다던 그녀의 말이 유독 마음에 남는다. 내가 가진 대부분의 고민은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것에서 비롯되었음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쉽게 떨칠 수 없었던 까닭이다.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사느라 아등바등하기보다 나답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식대로 소유하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그러다보면 나도 최소 취향으로 최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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