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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엔지니어들_ 공학적 사고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 | 나의 서재 2016-07-2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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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맨발의 엔지니어들

구루 마드하반 저/유정식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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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사고를 강조하는 시대에 파고든 공학적 사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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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학은 무엇일까. 과학과 기술의 또 다른 이름인가. 과학이라는 큰 범주 안에 속한 일부 속성의 전문 분야일까. 오늘날 인문학적 사고는 각종 매체에서 과할 정도로 다루다시피 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공학은 그렇지 않다. 문명의 혜택은 곧 공학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나 ‘공학’이라는 분야는 어쩐지 낯설고 어렵다.

 

 

   도서 <맨발의 엔지니어들>을 접한 것도 내겐 꽤 낯선 경험이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창조한 공학적 사고 속으로 떠나는 여행!’ 이라는 광고 문구는 꽤 경쾌하지만 말이다. 오랫동안 습관처럼 접해온 인문학적 사고가 아닌 공학적 사고에 접근한다는 것은 어쩐지 내가 모르는 낯선 세계에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공학 용어는 물론이거니와 공학적 사고 역시 온통 복잡한 수치와 방정식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공학적 사고는 따로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누구나 습득할 수 있으며 어디에나 적용 가능한 다기능 툴킷과 같다. 스탠퍼드대학 공대 학장이었던 짐 플러머는 “엔지니어들은 다양한 종류의 지식을 한데 모아 하나의 아이디어로 결합하는 통합자들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 19P

 

과학의 핵심이 ‘발견’이라면, 공학의 정수는 ‘창조’다. 인간 역사의 뿌리로 거슬러 올라가보라. 우리는 ‘발견자’이기 전에 도구 ‘제작자’로서 문명을 일구어냈다. 사실 공학의 많은 도구들이 더 나은 과학을 추구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켜왔다. / 42P

 

 

   이 책에 도전하는 나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저자는 공학에 대해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가볍게 위무한다. 저자는 엔지니어들이야 말로 “새로운 대안, 편리함 그리고 안락함을 제공하는 가능성의 집합, 즉 우리 삶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해법 공간을 창출”하는 이들로, 무언가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적 스킬보다 일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을 돕는 이들임을 강조하며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에 주목한다. 익히 알고 있는 토머스 에디슨의 전화기,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는 물론 현금자동입출금기, 디지털 카메라, 일회용 기저귀 등의 탄생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꽤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여러 엔지니어들의 사례 중 인상적이었던 이는 페니실린의 대량생산에 성공한 마거릿 허친슨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MIT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최초의 여성으로서 배려심 깊은 아내이자 어머니이기도 했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항생제인 페니실린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위대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그녀는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페니실린을 처음으로 발견한 플레밍과 그것을 추출해낸 언스트 체인과 하워드 플로리는 노벨상 수상의 업적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최초의 발견자가 아닌, 그녀는 일종의 각색자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왜 독창적인 각색자들을 무시하는 것일까?

 

 

비록 창작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각색은 뛰어난 창작의 일종이다. 역사학자 존 레이는 이렇게 말했다. “각색하고 개선하고 응용하는 것은 최초의 창조보다 덜 화려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응용 기법은 본래의 아이디어나 발명에 비해 본질적으로 훨씬 창의적일 수 있어요.” / 127P

 

 

   각색하고 개선하고 응용하는 것 또한 공학적 사고의 주요 요소임을 언급하는 중요한 사례였다. 이외에도 제약조건을 뛰어넘어 문제 해법을 찾아 나선 매우 위대한 사례도 있었다. “머리칼이 검을 때 일을 시작했는데 백발이 성성해진 지금도 여전히 갠지스 강 정화를 위해 일하고 있죠” 라고 말한 비르 바드라 미슈라의 이야기였다. 세계보건기구는 갠지스 강이 고대부터 콜레라의 진원지였다고 밝혔을 정도로 갠지스 강의 분변계 대장균 수준은 허용치보다 무려 3000배나 높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수 배출 시스템 개선에의 의지가 없는 정부나 구원을 의미한다하여 갠지스 강으로 시체를 흘려보내는 장례 문화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미슈라와 재단의 노력은 그가 죽어 아들에게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 한다.

 

 

전통을 지키면서 무언가를 탈바꿈하는 방법과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방법을 아는 자가 엔지니어입니다”라고 비시왐바는 말했다. / 162P

 

 

   제약조건이 진화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공학적 사고야 말고 위대한 도전이 아닐까. 새삼 도전을 받아들이고 저항에 맞선 세상의 엔지니어들이 위대하게 느껴졌다. 또한 딸을 잃고 공공안전 시스템을 이 사회에 구축하기 위해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기득권자들로 넘쳐나는 정치가들을 끝끝내 설득해 안전망을 설계한 산업공학자 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정치인들이 의견 차이를 조율해나갈 때나 선거에서 이기려 할 때, 엔지니어들은 큰 그림을 보고 새로운 시너지를 찾으려 한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많은 공학자들이 정치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필요성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부분이었다.

 

 

   이렇듯 위대한 엔지니어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또 다른 엔지니어들의 활약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변화하고 또 변화하는 세상의 중심에 엔지니어들이 존재함으로.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이런 엔지니어들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공학적 사고로 ‘타인에게 배우기’ 즉 아이디어란 곧 사람을 통해 얻어지는 것임을 강조한다. 일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시스템 개발이든 환경보존 노력이든 공학 분야 종사자들은 반드시 전통적인 ‘분석의 덫’을 뛰어넘어야 하고 사회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파트너로서 문화인류학과 같은 학문을 수용해야 한다. 인류학의 지혜는 우리의 상호의존성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데 공학이 더욱 현명한 접근방식을 취하도록 도울 수 있다. 수많은 학문들이 교차하는 곳, 편리한 안전지대를 훌쩍 뛰어넘는 곳에서 혁신이 불타오르고 확산된다. / 235P

 

 

   아마도 저자는 기술적 사고에만 사로잡힌 공학자들은 변화를 꿈꿀 수 없음을 제기하는 듯했다. 복잡한 이 세계란 결국 수많은 학문들이 교차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사고가 얽혀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이러한 공학적 사고가 엔지니어를 꿈꾸는 자들에게 필요한 것만은 아닌 듯하다.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운명의 디자인한다는 측면에서 모두 엔지니어임으로.

 

 

사람들은 각자의 운명을 디자인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모두 엔지니어다. 그것이 바로 공학이 가야 할 길, 즉 새로운 절충주의 시대를 일으키는 일이 엔지니어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인 이유다. / 2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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