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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_ 너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 | 나의 서재 2017-02-0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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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

장자자 저/정세경 역
은행나무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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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것이 아니나 나의 것이기도 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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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세계를 지나쳤던 사소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나의 것이 아니나 나의 것이기도 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

 

  ‘나는 어떤 사람들의 세계를 지나쳐 왔고, 어떤 사람들은 내 세계를 지나쳐 왔다.’

   세상은 수많은 ‘나’와 수많은 ‘너’로 이루어진 교집합이다. 첫사랑, 고백, 추억, 다툼 등의 수많은 사연들은 나의 세계와 너의 세계가 스치고, 머물렀던 자리들이 남긴 흔적들이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겪을 이야기, 누군가는 겪지 않아도 나는 겪을지 모르는 이야기. 나의 것이 아니나 결국 나의 것이기도 했던 이야기,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

 

 

 

나의 것이 아니나 결국은 나의 것이기도 했던 그 많은 이야기들

 

 

   중국이 주목하는 젊은 작가, 장자자의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는 작가 자신이 블로그에 올린 ‘잠자리에 들기 전 읽는 이야기’ 시리즈를 하나로 묶은 단편집이다. ‘첫사랑, 고백, 집착, 따뜻함, 다툼, 포기, 추억, 탄생’ 이라는 여덟 개 주제 속에 47편의 연애담을 담아냈다. 마치 긴긴밤 저마다의 사연들로 채워지는 라디오를 듣는 것 같다. 술자리에서 해소했던 이별의 아픈 상흔들, 치기 어린 고백과 거짓말 같은 인생의 실수들, 그저 스쳐지나간 줄로만 알았는데 내 안에서 질기게도 떠나지 않는 사람들의 기억들을 대화체의 글로 가만가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것이 매우 감각적이고 이채롭다. 때로는 명랑하다 못해 발랄해서 키득키득 웃게 되다가도, 잊었거나 혹은 잊은 척 했던 지난 기억의 한 페이지를 끄집어내 울컥거리게 하여 내 안의 많은 감성과 마주치게 한다. 무엇보다 의미 없다고 여겼던 사소한 우리네 이야기가 그의 따뜻한 시선으로 재해석되어 탄생한 구절들을 읽고 있노라면 깊은 위로와 진한 여운을 느끼게 된다.

 

 

 

너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

 

   책은 일종의 연애 소설을 표방하는 만큼, 남녀 사이의 연애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년시절의 풋사랑과 나의 모든 것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았던 첫사랑, 떨리는 고백 등을 비롯하여 푸른 바다 속을 부유하는 두 남녀를 그린 표지의 일러스트처럼 닿을 듯 닿지 않는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절절하고 애절하게 다가온다. 표제작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는 한 때 두 사람만의 추억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공간이 어느새 모래 도시처럼 황량하게 변해버린 기억과 이별 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낙타의 여자」에는 음식을 태워먹는 재주가 뛰어난 여인을 사랑했던 별명이 낙타인 남자가 등장한다. 그는 남들이 그녀의 음식을 처참하게 여겨도 꿋꿋이 다 먹으며 눈물겨운 노력을 보인 끝에 결혼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녀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세상을 떠나고, 그녀의 손맛을 기억하기 위해 남자는 끊임없이 그녀의 쓴맛 레시피를 연구하며 그녀가 남겨 놓은 추억과 그리움을 붙잡고 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남자의 애틋한 사연은 그 자체로도 이미 슬프지만, 여기에 더해지는 작가의 감성적인 글은 상대와 이를 공감하는 독자로 하여금 잔잔한 위로가 되어준다.

 

 

 

이 세상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맑은 날에는 꽃과 나무가 만발하고, 비 오는 날에는 호수에 잔잔한 물결이 생기고, 햇빛이 비치면 온 도시를 뒤덮고, 가벼운 바람이 불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간다. 밤이 깊으면 모든 라디오에서 사랑 노래가 흘러나오고, 각각의 산길을 따라 그림자가 펼쳐진다. 이 모두가 신이 무심코 쓴 한 글자 한 글자, 내게 남겨 해마다 낭독하게 하는구나. 이 세상은 당신이 남긴 유언장이요, 나는 당신의 하나뿐인 유품이다. / 374p

 

 

 

  「뱃사공」은 사랑하는 사람의 주위를 맴돌며 그림자만 끌어 앉은 채 살던 샤오위가 자신은 그저 배를 건네주는 뱃사공이었다고, 스스로를 뱃사공에 비유하며 담담하게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위안신이라는 남학생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그에게 맞춘 삶을 살기만 했던 후이쯔의 이야기 「열등생」역시 그의 아이를 가지고서 맞이한 이별을 담담하게 극복하고, 아이와 그녀를 묵묵하게 지지해주었던 다른 동창 친구와의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늘 스스로를 열등생이라 여겼던 그녀는 우등생이라고, 자신만의 색깔대로 쭉 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응원하는 작가의 메시지는 사랑에 아파하고 절망하는 청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인생이 비록 오자투성이라 할지라도 ‘너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돌아 돌아도 결국 ‘마지막은 나’였으면 하는 누군가가 당신을 기다리며 앞길을 밝힐 이정표가 되어줄 테니 아파하지 말라고.

 

 

 

세상에 대해 절망하기는 쉽지만 세상을 사랑하기란 어렵지. 이렇게 험난한 세상에서 앞으로 나아가려면, 내 주위를 막아서는 사람들의 물결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대로 쭉 한 방향으로 가야만 해. / 354p

 

너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 이 산속 아침처럼 밝고 상쾌한 사람, 달리는 옛길 위에 쏟아지는 햇살 같은 사람, 따뜻하지만 뜨겁지 않게 나를 감싸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처음부터 지금까지 언제 어디서나 모든 문제의 답은 간단했어. 너 같은 사람이 있어서 내 인생의 앞길을 밝혀주는 이정표가 되어주면 좋겠어. / 82p

 

 

평범하지만 특별한

 

   47편의 연애담을 담고 있지만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 외에도 「내 딸 메시, 생일 축하해」, 「오래된 연애편지」, 「누나」, 「건포도 한 봉지만 가져다줘요」등과 같이 반려견과 가족 간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도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살아 있는 새우의 사랑」이나 「먹거리 전쟁」,「누가 여자는 논리를 모른다고 한 거야?」, 「여행에 필요한 멍청이」의 경우는 젊은 작가 특유의 참신한 재치와 위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작가는 자신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보편적인 이야기들을 매우 특별하게 만들어내는 재주를 지녔다. 장자자라는 작가의 주변인들은 어쩌면 행복한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어라, 내 이야기가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할 정도로 작품 하나하나에서 주인공들을 향한 작가의 애정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 소설이라고 하면 중국적 색채와 사상이 많이 담겨져 있는 책들만 봐왔기에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 참신하고 젊은 작가 덕분에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책 속 이야기를 각색해 영화화한 <파도인>,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 외에도 촬영 예정 작품이 10여 편에 이른다 하니 앞으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그의 작품이 많아질 것 같아 기대된다. 무엇보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사랑이 위대하지는 않아도 좋은 사랑이길 응원하는 그의 마음을 많은 독자들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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