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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외계인 | 기본 카테고리 2020-09-2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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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참여
요즘은 주변에서 자기계발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책이든 여행이든 배움이든 자기만의 방식으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한다. 나는 철인 3종 경기라던지, 국토종주라던지 주기적으로 무언가에 도전하며 나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곤 하는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겨내는 일련의 과정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키고 성숙하게 한다고 느낀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롤모델 혹은 존경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와- 할 정도로 멋진 인물과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 한때 나도 멋들어지고 싶은 마음에 롤 모델을 찾으려 애쓴 적이 있다. 그러나 모든 인생사가 그렇듯 억지로 끼워 맞추는 퍼즐은 제 자리를 찾을리 만무하다. 결국 돌고 돌아 찾은 나의 답은 너무 흔하고 평범해서 피하고 싶었던 단어 중 하나였고, 그 식상함은 잠시 내 자신에게 실망스러움으로 다가왔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있어요?”
“네, 우리 엄마요.”
“아, 그렇죠. 근데 왜요?”
     
모두가 아는 위인에는 굳이 붙지 않는 의문사가 나의 대답 뒤에 따라붙는다. 나의 대답에 왜냐고 물으면 이유는 많다. 다만 나와 엄마 사이에 알 수 없는 이 진한 감정을 한 마디로 담아내기엔 엄마의 역사가 너무 길 뿐이다. 
 
 사실 멋있다기엔 너무나 평범한 우리 엄마다. 누구보다 멋(?)있게 살고 싶어 애쓰는 내가 ‘평범한’ 우리 엄마를 존경한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개 따르고 싶은 혹은 삶의 모티브가 되는 사람들은 모두가 인정할 법할 업적과 멋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처럼 그녀의 삶을 정의하기엔 그 삶은 물에 젖은 일기장처럼 흐릿했다. 모질게도 그녀의 삶에 그녀는 없었다. 그렇다면 그녀의 삶은 무엇인걸까. 나는 그녀의 무엇에서 존경을 느꼈던 것일까.
     
 65년 2월, 충북 보은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여쁜 나이 스물다섯에 사랑하는 남자와 평생을 약속했다. 사랑이었을지 혹은 책임이었을지 모르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는 항상 바빴고, 나란히 걷고 싶었던 그녀에게 그의 보폭은 언제나 크고 넓었다. 그리고 조금은 천천히 마주하고 싶던 ‘엄마’라는 이름표는 어느새 그녀의 치마폭에 달려 있었다. 그의 회사가 거듭 무너지면서, 현실이라는 바람은 그녀를 더욱 세차게 몰았고, 그녀는 온몸으로 맞서 버텨야만 했다. 
     
 세 아이의 엄마로서 ‘00엄마’라는 새 이름표를 단지도 이십여 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채 그녀의 삶마저 잃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이제는 연민이 느껴지는 그녀의 동반자는 매일 아침, 아직 펼쳐지지 않았다는 그의 삶을 도약하고자 묵묵히 같은 길을 나선다.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 아이는 어느덧 그녀만큼이나 자라서는 제법 그 길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각자의 삶에 자신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써내려 가느라 바쁜 식구들을 보며, 그녀는 흐뭇하다가도 외롭기도, 허탈하기도 할테다. 때때로 나의 삶은 무얼까 중얼거리면서... 
     
 나는 몰랐다. 어쩌면 그녀도 모를 것이다. 그녀의 삶에서 그녀가 지워질수록 나에겐, 우리들에겐 그녀가 더욱 선명하게 심어지고 있었다. 내가 나의 삶을 확인하고 싶을수록 그녀의 존재는 더욱 짙게 배어있었다. 그동안 그녀가 눈물로 뿌린 삶의 씨앗이 깊이, 더 깊이 심어져서는 이제야 열매 맺고 있는 것이었다. ‘희생’, 그것이 그녀가 살아가는 방법이자 터득한 삶의 방식이었다. 


 
 엄마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마음, 나는 그렇게 살 수 없을 거야 라는 마음들이 나를 자극한다. 이 숭고함을 승부욕으로 받아들이는 내 자신이 졸렬하기 그지없다. 그 ‘희생’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진정 ‘사랑’이 있어야만 가능함을 알기에...
 
 나는 그렇게 누군가를, 그리고 인생을 열혈하게 사랑할 수 있을까. 어쩌면 엄마는 정말 축복받은 고귀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고개를 떨군다. 내일 아침 나는 똑같이 가방 한 구석에 책 한권을 들고 출근하겠만, 내일 아침만큼은 책을 펴는 것 대신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야겠다. 존경하는 우리 엄마, 정말 많이 고맙고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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