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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그림의 말들 | 한 줄 평 2022-09-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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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친근하게 다가와 친구가 될수 있겠다는 느낌과 기쁨을 주는 멋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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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선배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그림이 내 일상으로 들어온다 | 그외 서평단 2022-09-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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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림의 말들

태지원 저
클랩북스 | 2022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그림을 친근하게 옆에 두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멋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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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의 블로그 이웃인 나는 이 책의 제목 선정부터 관심을 갖고 참여해 왔다. 제목을 정하고 책이 출간되기까지 거의 2달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시를 읽고 아름다운 것에 관심이 많아져서 그림에 도전해 보리라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 시작이 이 책의 서평단에 응모하는 것이었고, 운 좋게도 선정이 되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낯설지만 좋은 친구를 소개받는 자리에 나가는 설렘으로 책을 맞는다.

 

저자 태지원은 10년간 중고등학교에서 경제, 사회문화, 역사 등의 과목을 가르치다가 남편을 따라 5년간 중동에서 살다가 귀국했다.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고 지식의 부스러기를 모아 글로 엮어내는 걸 즐기는 사람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서 명화를 주제로 연재한 매거진이 대상을 받아 첫 책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을 출간했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장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알아야 할 것들’에서는 그림을 통해 인생을 더 다채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담았고, 2장 ‘나 자신과 잘 지내고 싶다면’에서는 명화를 통해 나를 이해하고, 내 마음을 돌보는 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3장 ‘적당한 거리가 관계를 아름답게 만든다’에서는 사람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풀어가는 해법을 찾아본다. 4장 ‘지치고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는 법’에서는 인생의 힘겨운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다독여 다시 일어나 나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풀리지 않는 질문들이 숨 막히게 할 때 내게도 그림이 걸어오는 말들이 들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냥 봐도 명화 같은 표지의 그림으로 시선을 주며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재능을 의심받던 시기도 있었으나, 단순히 주변의 평판에 굴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새로운 재능을 구현하며 살아간 예술가였다.(p23 알폰스 무하)

1860년에 모라비아(현재의 체코 동쪽에 있는 지역)에서 태어나 스물일곱 살에 프라하 조형예술 아카데미에 지원했으나 돈을 벌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보라는 말과 함께 불합격한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극장 무대배경 그리기, 초상화나 장식 미술 작업을 계속 이어나간다. 그러던 중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일이 파리의 유명 배우가 공연하는 <지스몽다>의 포스트를 그리게 된다. 이 그림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포스터를 예술의 경지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의 삶을 통해 보면 처음 아카데미에서 불합격했을 때 일반 사람들처럼 좌절하고 포기했더라면 그의 작품은 나올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창작이라는 것에 마음을 두는 사람들은 재능이라는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 봤을 것이다. ‘내게는 정말 티끌만 한 재능도 없는 것일까?, 이건 그만두고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으로부터 자유로운 창작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내 생각을 글로 쓰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있지만, 재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정말 티끌만 한 재능이라도 있다면 계속하게 해달라고 아무도 모르게 기도할 때도 많다. 그런 질문들 속에서 만난 알폰스 무하의 그림은 많은 의미를 담고 다가왔다. 밝고 따뜻하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주는 슬라브 서사시 연작 No.20:슬라브 찬가, 인류를 위한 슬라브인들>을 보면 그가 단순히 재능이 없다는 평가를 뛰어넘은 것에서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재능 그 이상, 자신만의 미술 세계를 창조해 낸 것이다. 재능을 하나의 잣대로 규정하거나 담을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당당하게 답하는 알폰스 무하의 그림이 호감 가는 첫인상으로 눈인사를 보내는 경험을 한다.


 

한 인간이 특정한 욕구에 진정으로 연연하지 않는다면, 대게 그 대상을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다른 생각에 몰두해 있거나 관심이 없다면, 그것을 떠올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p159 쿠엔틴 마시스)

쿠엔틴 마시스가 활동하던 안트베르펜은 국제무역이 번성한 도시였으며, 유럽 여러 나라 상인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문제는 그 상인들이 자국의 화폐로 물건값을 지불하는 바람에 환전 상이 꼭 필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환전 상이나 돈에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천대 시 하는 풍조가 강했다. 성경의 세리를 사람들이 사람 취급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런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마시스는 자신의 그림<대부업자와 그의 아내>라는 그림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 마음속 욕구와 이를 경계하는 이성 사이의 간극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그림에는 남편은 돈을 들여다보고 있고, 아내는 기도서를 펼쳐 놓고 다른 손과 눈은 남편이 만지고 있는 돈을 보고 있다. 이 상반된 행위를 통해 욕구와 이성의 간극을 말하면서 모순적인 사람들에게 작가만의 풍자를 던지고 있다. 고상하게 이성으로 욕구를 감추고 있지만, 인간은 모두 속물적인 욕망이 있다는 듯이.

이 그림을 보여 주면서 저자는 자신이 원고료를 받기 위해 애썼던 경험 하나를 이야기한다. 돈에 별로 관심 없다고 자주 말하는 사람은 실은 돈에 아주 관심이 많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위의 이야기를 한다. 그러고 보니 나 자신도 솔직하다는 것을 가장하면서 돈에 관심 없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 같다. 그때는 왜 이런 식의 생각을 해보지 못했을까? 정작 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마는 이 그림을 통해 솔직히 돈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인간은 모순투성이고, 감추고 숨겨서 자신을 멋지게 포장하고 싶어 하니까.


 

행복과 설렘이 비축되어야 새로운 일을 시작할 의지도 용기도 솟아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볼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p268 조지 프레드릭 와츠)

자신의 삶이 구차하다고 느껴질 때 보는 그림으로 조지 프레드릭 와츠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제목은 희망이지만 그림은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녀의 모습이 정말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그림의 설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찬찬히 그림을 본다. 그러다 간신히 깨닫는다. 희망은 절박함 가운데 빛나는 단 하나의 빛 같은 것이라고. 소녀의 눈을 가린 팔에는 줄이 끊어진 하프가 들려 있다. 자세히 보면 하프의 한 줄만이 이어져 있다. 그 한 줄을 통해 희망을 보고 삶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우리 삶이지 않을까? 너무 쉽게 많이 노출된 타인의 삶 속에서 그들은 화려하게 빛난다. sns 속의 타인의 삶은 아름답고 행복하게 연출된 그림처럼 생경하지만 그래서 더 내 삶을 비참하게 만든다. 사회 분위기와 문화가 과장되게 연출된 좋은 장면만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지리멸렬하게 이어지는 내 일상이 구차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하기에 한 줄의 끊어지지 않은 하프 줄 같은 희망을 붙들고 오늘도 나를 일으켜 세운다. 내게만 유독 가혹한 현실이 아님을 그림을 통해 본다. 그 시대에 살던 작가도 이 그림을 희망이라 이름 지었으니.

작가에게는 한 줄의 끊어지지 않는 하프 줄이 희망이 되었던 것처럼 나의 끊어지지 않은 하프 줄 같은 희망은 무엇인가? 그림은 나만의 희망을 찾아보라고 조용히 말하는 것 같다.


 

모르는 그림들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시를 읽을 때 뻔뻔하리만치 나만의 느낌을 따랐던 나는 그 경험으로 그림들도 두려움이나 어려움 없이 마주했다. 간혹 자신의 무지함이 크게 덮치듯이 몰려왔지만 시작이니 괜찮다고 다독이며 읽었다. 그림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연결시키는 저자의 글 솜씨가 부러웠고, 작가들의 삶과 생활들을 알고 보는 그림은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현재에 충실하라는 메시지의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할 수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모으라>는 여성들의 아름다움과 하늘거리는 원피스의 느낌도 아름답게 다가왔다. 가면 화가라 불리는 엔소르의 <가면에 둘러싸인 자화상>에서는 그림 속 작가의 시선이 많은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지독한 비평에 시달렸던 페레 보렐 델 카소의 <비평으로부터의 탈출>은 급박함이 느껴지는 소년의 역동성이 저자의 고뇌를 말해 주는 것 같았다. 예술이라는 틀을 깬 마르셀 뒤샹의 변기도 기억에 남는다. 디에고 디베라의 민중들의 삶의 고뇌와 고통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꽃을 파는 여자>는 노란 카라의 화려함이 더 꽃바구니를 메고 있는 여자를 돋보이게 한다. 조르주 드 라투르의 <카드놀이 사기꾼>은 그림을 통해 그 상황을 묘사한 탁월함으로 인해 웃음 짓게 해주었다. 많은 작가들의 그림과 설명, 저자의 경험들과 이야기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책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과는 전혀 친하지 않았지만 늦게라도 그림과 친구할 수 있는 좋은 길라잡이를 만난 느낌이다. 또 그림을 보면서 잘 모르더라도 오래 보면 예쁘다던 시처럼 자주 오래 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림과 나 친하지 않았던 시간만큼은 아니더라도 그에 비하는 시간들을 천천히 주고 사귀면 저자가 느낀 것처럼 그림들이 각자의 말들을 내게 들려줄 것이라는 한 줄의 끊어지지 않는 하프 줄 같은 희망도 품어 보았다. 삶에서 많은 말들과 관계들에 지칠 때, 누군가의 위로의 말조차도 힘이 들 때 조용히 침묵으로 말을 건네며 위로하는 그림을 만나 보길 권한다. 비록 바로 마음을 열고 친해지지는 않을지라도 오래 두고 깊은 관계를 이어가는 좋은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지금 바로 반짝이며 당신을 기다리는 그림들 속으로 떠나보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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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 | 한 줄 평 2022-09-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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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만 모를 뿐, 세상이 그대를 몰래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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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당신을 은밀히 사랑해요 | 서평단 리뷰 2022-09-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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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

후이 저/최인애 역
미디어숲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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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만 모를 뿐 세상은 그대를 몰래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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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내가 꼭 읽어야 할 것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이번의 책이 그랬다. 서평단이 잘 뽑히지 않아서 그냥 기다리는 즐거움을 위해 신청했다. 날마다 새로운 책들이 올라오면 책 소개와 제목을 보고 신청을 했다. 하루 루틴처럼 당첨자를 확인하다가 내 아이디에 화들짝 놀랐다. ‘내가 이 책을 신청했었나?’ 왠지 책이 나를 보고 꼭 읽어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제목처럼 내가 모르는 비밀이 하나뿐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봤다.

 

저자 후이구냥(본명-뤼후이) 1983년생 중국인 여성으로 인터넷 시대 신여성의 대변인으로 불린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은 듣고 또 듣기라고 하며 저서로는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결국 모든 것이 가장 잘 된 일>, <괜찮아, 상관없어>, <시간이 너를 증명한다>등이 있다. 그중 <결국 모든 것이 가장 잘 된 일>은 올해의 명언으로 선정되었으며 100여 명의 명사를 통해 인용되고 드라마가 2017년에 제작되었다.

옮긴이 최인애는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고 번역 에이전시 엔더스 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책에서는 그녀의 변역이 돋보이는 부분이 많아 저자가 다른 나라 사람임을 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삶의 분투 속에서 소소하지만 작은 위로의 말들을 건네고 있다. 어느 부분을 펼쳐서 읽어도 잔잔히 미소 짓거나 크게 고개를 끄덕거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시집 같기도 한 책은 소녀감성을 불러일으키며 자신을 읽어줄 것을 은근히 권하는 모습이다. 그 모습에 씩 웃으며 분홍색의 목차를 넘어 저자의 이야기 속으로 수줍은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그러려면 나와 모든 면에서 대등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래야 받을 수도 있고, 줄 수도 있다.(p28)

계속 결혼에 실패하는 자신의 친구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83년생 저자 또래의 아가씨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답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 중의 하나가 결혼이나 배우자 찾기 일 것이다.

결혼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자신이 없어서 지는 일방적인 맞추어줌을 경계한다. 보편적인 일반화의 논리 속에 갇혀 있던 사고를 확장시키는 문장이 되었다. 모든 면에서 대등한 사람을 만나야 줄 수도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제야 많이 늦은 결혼에 대해 생각을 해 봤다. 되돌릴 수도 물릴 수도 없는 지점에서. 결혼을 생각하고 사람을 선택할 때 너무 순진했던 것은 아닐까? 나름대로 자신도 있었고, 분명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만만치 않았다. 신데렐라가 왕비가 된 후의 이야기를 알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결혼 이후의 생활을 잘 알지도 못하고 지식도 없다. 기껏해야 자신의 부모의 모습이거나 혹은 드라마나 영화의 이상적인 부부 모습을 갖고 있다. 이런 것들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경우가 많다. 생활은 생각만큼 아름답거나 달콤하지 않을 때가 훨씬 많다. 그 생활 가운데 이어온 결혼이라는 것이 아무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딸아이들에게는 결혼에 대해 공부를 좀 해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사람을 만날 때도 상대와 대등한 내가 될 수 있도록 자신을 더 사랑하라는 말도 꼭 해주고 싶다.

 

애당초 어떤 욕망은 훌륭하고 어떤 욕망은 천박하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백번 양보해서 훌륭한 욕망과 천박한 욕망을 나눈다고 해도 훌륭한 욕망을 위해 하찮은 욕망을 무조건 희생해야 할 이유는 없다.(p70)

욕망이라는 단어는 약간은 부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마치 욕심내면 안 되는 어떤 물건 같은 느낌. 금기시하는 단어의 느낌이 강했다. 이것이 나만의 느낌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직도 욕망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이 부자연스럽다. 그러나 감정의 좋고 나쁨이 없듯이 단어에도 그러하리라. 어떤 욕망은 훌륭하고 어떤 욕망은 천박한가? 애당초 말이 안 되는 것이지만 우리는 권력자(힘을 가진 자)에 의해 욕망까지도 판단 받고 살아온 것 같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나 어른들, 학교 선생님들. 성장해서는 권력을 가진 자에 의해 욕망까지도 판단 받으며 살아온 것은 아닐까? 그로 인해 욕망이라는 단어는 약간은 부정적인 느낌과 천박한 느낌이 동시에 드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욕망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욕망과 함께 취향까지도 함께 생각해 보는 문장이 되었다. 취향도 고상한 취향과 저급한 취향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취향이라는 것에 이런 분류는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가난의 가장 아픈 점은 근본적으로 원하거나 원하지 않을 권리가 없다는 거야. 눈앞에는 그저 한 갈래 길뿐이지. ‘원하지 말 것.’(p101)

현재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나는 돈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을 읽고 혼자 찔리거나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자신의 경제권이 없는 사람들의 당당하지 못함과 불편함, 부족함들이 느껴져서 나를 돌아 보기도 했다. 일을 하지 않음으로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기쁨이 있다. 일단은 스트레스가 많이 줄고, 내 시간을 내 맘대로 쓰며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보낼 수도 있다. 물론 그 하고 싶은 일이 돈이 들어가는 것을 때는 제약이 따른다.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나는 합리화를 시키며 성경까지 덜 먹였다. 자족하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가 하면서. 그러나 그 자족도 부족함과 결핍을 자족으로 포장하면 안 되는 것이다. 돈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일해야 되는 필요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돌아보니 원하지 않을 권리를 갖고 살아올 수 있었던 것도 은혜였음을 깨달았다. 물론 풍족해서 남들이 하는 것들을 모두 다 해보고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원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단순히 밥을 먹기 위해 일하지 않았으며, 월급이 작다고 내 일을 의미 없이 대충 하지도 않았다. 물론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남편의 힘이 컸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우리 아이들이 원하지 말 것이 많아진 것은 아닌지 아픈 마음이 되었다.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세상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때에 마주치게 되는 따스함과 온기가, 비참하고 어둡게만 보이던 인생을 조금씩 바꾸는 용기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대만 모를 뿐, 세상이 그대를 몰래 사랑하고 있다.(p207)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의 내용이며, 이 책의 핵심 내용 이자 제목의 근거가 되는 문장이다. 이 책을 읽고 이런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마음이 되었다. 오랜만에 시원한 날씨에 낮에 등산을 다녀왔는데, 그 등산로가 깔끔하고 안전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순간 ‘아, 이런 느낌이구나, 책에서 말한 세상이 몰래 사랑하고 있다는 말이’ 하고 깨달아졌다. 물론 그 등산로는 나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뭐 어떤가 내가 그렇게 느꼈고 그렇게 감사하기로 했으면 그만인 것을. 혼자 고군분투하듯 타향에서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큰 딸아이에게도 이 얘기를 해준다. 대놓고 세상이 너를 몰래 사랑하고 있어 하고 말하지는 않지만 격려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실어 이야기를 건넨다. 책을 읽었는데 말이야 하면서. 누군가의 온전한 선의가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고 눈부시게 만드는가? 그 선의를 조용히 이어가는 것이 한 인간으로 세상 속에서 존엄하게 산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면서. 행복하고 기분 좋은 문장이 되었다.

 

책은 소녀 감성이 물씬 풍긴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고 적절하게 줄타기를 하면서 꼭 필요한 말들을 기분 나쁘지 않게 던진다. 잔소리는 꼭 맞는 말을 기분 나쁘게 하는 말이라는 정의가 있는데,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젊은 여성들에게 따뜻하면서 사랑과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잔소리가 아니라 필요한 말들을 하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그로 인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인터넷 시대 신여성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겠지.

가끔은 시 같기도 하고, 실린 그림도 일러스트레이션 같은 것도 있고, 실물 사진도 있고, 무엇보다 색감이 밝고 이쁘다. 세상이 나에게 주는 선물을 곱고 정성스럽게 포장한 느낌이다. 책의 표지와 그림들과 구성들이 모두 정성 들인 사랑이 느껴진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 보아도 위로와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런 느낌들로 인해 딸아이에게 꼭 읽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이 불안하고 자신이 사랑스럽지도 당당하지도 않은 청춘들에게 권한다. 특히 세상에서 늘 약자의 자리에 놓이기 쉬운 20대 여성 청춘들에게 강력하게 권한다. 세상에 그대만 모르게 그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나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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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마음 아플 때 읽는 역사책』 | 스크렙 2022-09-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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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아플 때 읽는 역사책

박은봉 저
서유재 | 2022년 09월

 

모집인원 : 20명
신청기간 : 9월 28일 까지
발표일자 : 9월 29일

 

 

마음 아플 때 읽는 역사책

 

“이런 역사책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않을까?”
밀리언셀러 『한국사 편지』의 저자 박은봉의
특별한 역사 이야기


한국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 400만 부 이상 나간 밀리언셀러, 국정 사회과 교과서 발간 이래 최초의 참고도서, 어린이 역사책 부문에서 10년 이상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책, 백상출판문화상 수상……. 2002년 초판 발간 이후,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한국사 편지』가 세운 기록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사를 전공한 역사가이자, 2000년대 대중 역사책 시장을 이끌었던 박은봉 작가가 『한국사 편지』를 쓰게 된 배경은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딸에게 들려주기 위해서였다. 『마음 아플 때 읽는 역사책』은 『한국사 편지』를 읽고 자란 독자들과 오늘도 자녀와 함께 읽고 있을 부모 세대에게 역사를 매개 삼아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이다. “역사를 알면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이 책 『마음 아플 때 읽는 역사책』을 두고 말한다. “이런 역사책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않을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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