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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마지막 서점 | 기본 카테고리 2022-05-0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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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런던의 마지막 서점

매들린 마틴 저/김미선 역
문학서재 | 2022년 04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책이 주는 따뜻한 격려와 위로,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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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만나는 그레이스와 나 <런던의 마지막 서점>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살아남은 런던의 마지막 서점이 세상에 보내는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라는 소개 글을 읽고 서평단에 응모했다.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보지도 않고 신청을 했는데 뽑혀서 책을 받게 되었다. 최근 소설을 읽지 않았으니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면서 서점이 세상에 어떻게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보내는지 궁금해하며 책을 펼친다.

 

작가 메들린 마틴은 역사 소설가이자 USA투데이 베스트셀러인 스코틀랜드 역사 로맨스 시리즈의 작가이다. 현재 플로리다 잭슨빌에 살고 있으며 반전과 모험, 열정적인 로맨스로 가득한 자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옮긴이는 중앙대학교 사학과 졸업 후 미국 마켓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석사학위를 받은 김미선이다. 현재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 <디즈니 알라딘 소설:파 프롬 아그라 바이>, <아홉시에 뜨는 달>이 있다.

책의 내용은 그레이스와 비브가 런던에 정착하며 생활하던 중 세계제 2차 대전이 일어난다. 그 일로 함께 지내는 그레이스 어머니의 친구 아들이 군대에 징집되고 비브도 자원하여 여군에 입대한다. 그레이스는 웨더포드 부인(어머니 친구분)과 함께 생활하며 서점에서 일하게 되고, 전쟁 중에도 서점을 지켜 내는 이야기가 아름답고 잔잔하게, 때론 치열하고 강렬하게 펼쳐진다.

 

그녀는 끝없는 아이들의 행렬을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아이들은 끈 달린 방독면을 옆구리에 끼고 자신의 정보를 재킷과 소지품 가방에 편으로 꽂은 채 줄지어 가고 있었다.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을 예정인데 가방이 저리 작다니, 아이들이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그 누가 알까?

전쟁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런던의 아이들을 안전한 시골로 보내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전쟁 때를 생각해 보았다. 물론 비교하는 것이 말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우린 늘 약자였던 아이들을 영국에는 가장 먼저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길에 버려지고, 혼자 남은 아이들의 수가 엄청났다는 우리나라의 전쟁이 현실이라면 이 소설 속 전쟁은 영화 같다.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미리 손을 쓰고 대비를 한 탓일까? 그 아이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그레이스의 마음이 전해진다.

 

“마치 기차나 배를 타지 않고 어디론가 가는 것 같아요. 새롭고 놀라운 세상이 펼쳐지는 거죠. 당신이 태어나지 않은 곳에서 살아 보는 것이고, 다른 누군가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색칠한 것을 볼 기회가 되기도 해요. 실제로 실패를 겪지 않고 배울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도요”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 모두가, 무언가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어떤 빈 공간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말하는 그 무언가란 책이고 책이 권하는 경험들이랍니다.”

책을 읽지도 좋아하지도 않던 그레이스가 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만남과 대화이다. 프림로즈 힐 서점의 점원이 된 그레이스와 서점의 단골손님으로 오던 조지 엔더슨과의 대화에서 독서에 관한 부분이다. 조지는 처음 만났을 때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추천했지만 그레이스는 읽지 않았다. 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화들을 통해서 독서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기 시작하고 조지에게도 관심을 갖게 된다. 대화에서 나오는 말들을 찬찬히 읽어 본다. 정말 독서는 그런 것 같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런던에서 그레이스와 함께 서점 일을 하고 런던의 거리를 걷는 경험을 한다. 세계 2차 대전에 런던의 야간 공습도 경험하고 책이 줄 수 있는 혜택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책 속이 문장들은 학교에서 읽었던 것처럼 무미건조한 수학식이나 단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설명하는 문장구조 같은 류가 아니었다. 아니야. 이 책은. 과연 제대로 집중하고 나니 그레이스가 도저히 벗어날 틈을 주지 않았다.  

음에는 비난으로 시작하다가 배반으로 소용돌이쳤고, 종국엔 엄청난 배신으로 고꾸라졌다. 단어에 단어를 거듭할수록 페이지를 하나하나 넘길수록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곳으로 자꾸 빨려 들어갔고, 한 번도 간 적이 없는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조지와 호감의 관계를 이어가던 중 갑작스럽게 조지는 전쟁터로 나가게 된다. 그가 떠나면서 자신의 책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그레이스에게 선물하게 되는데 이 장면은 그레이스가 그 책을 읽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레이스는 독서에 새롭게 눈뜨게 되고 관제등화로 불을 켤 수 없는 밤에는 손전등 불빛에 의지하여 이불을 뒤집어쓰고 책을 읽는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독서의 길로 인도했던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떠올랐다. 대략적인 줄거리만 겨우 기억나지만 초등학교 5학년에 처음 읽은 책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너무 기발하고 재미있었으며, 그레이스처럼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그 책 이후 도서관의 책들이 달리 보이고 책 안에 무슨 내용이 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때의 강렬했던 경험이 지금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그때는 멋모르고 읽었지만 지금도 좋은 책으로 읽히고 있는 책을 읽었다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또 그레이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책을 구하기 위해 누군가가 희생을 했다는 말씀이세요?”

“여기에는 히틀러가 잠재우고자 하는 많은 목소리가 있어. 특히 유대인의 책이 그래”

“이것은 남은 다른 세상이 지어야 할 의무야. 절대 침묵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전쟁 중에 책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고자 했던 히틀러에 대항해 책을 지킨 사람들의 희생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다. 피 묻은 책을 보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금서들이 떠올랐다. 불온서를 읽거나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 가던 시절이. 책은 책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읽은 사람들을 변화 시키고, 사회를 변화 시키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책을 지켜내고 읽은 사람들이 현재의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날씨는 참 신기할 정도로 좋았다. 물론 그걸 알아차린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레이스는 이렇게 아름다운 5월을 본 적이 없었다. 햇빛이 밝게 비치고 하늘은 맑고 청명한 파란색이었다. 정원은 또 어떤가. 새싹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고개를 내밀고 넓게 퍼진 나뭇잎과 꽃들은 머지않아 열매를 맺으리라 약속했다.

관제 등화, 야간 폭격, 아이들과의 이별, 남자들의 군대 징집 등 전쟁의 한가운데 있었지만 날씨를 느끼는 그레이스가 묘사된다. 전쟁이 한창인 때에 계절과 날씨의 아름다움이 이상하리만치 대조적이고, 현실성이 없다. 마치 전쟁을 치르는 당사자만 힘들고 다른 사람들은 시청자인 것처럼. 그래서 더 전쟁의 실상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아이러니를 느낀다.

 

하지만 분노가 상처를 감추기 위한 도구라는 말은 맞았다. 특히 상처가 약하기 그지없는 감정이라면 말이다.

서점 주인이자 그레이스에게는 아버지 같은 에번스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자신의 삼촌을 이해하는 부분이다. 자신을 힘들게 했던 삼촌을 분노가 아니라 연민으로 느끼게 된다. 책의 후반 후에 나오는 내용으로 그레이스는 그동안의 탄탄한 독서 덕분에 더 단단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었다. 처음부터도 용기 있는 사람이었지만, 책과 함께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더 도와주기 위해 애쓰고,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레이스의 내면의 성장에도 주목하면서 보면 더욱 재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프림로즈 힐 서점이 없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언제나 책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그러면 용기와 긍정적인 마음을 항상 지니게 될 것입니다.”

그레이스가 폭격을 맞은 프림로즈 힐 서점에서 마지막 낭독을 하면서 하는 말이다. 이 대사가 이 책 전체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전쟁 중에서도, 밤마다 방공호로 피신을 다니면서도 그레이스의 낭독은 이어졌다. 특히 고전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다 알지 못해서 함께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쉬웠다.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고전들을 꼭 읽어 보고 그레이스의 마음을 함께 공감해 보고 싶다.

 

책에 관심이 없던 한 소녀가 책을 통해 세상의 구성원이 되는 내용이다. 그 배경이 전쟁 중이라 고난과 역경이 많았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의 사랑으로 이겨내는 모습이 아름답다. 특히 웨더포드 아주머니의 사랑과 보살핌은 그레이스와 비브를 성장하게 했으며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자신의 상황과 여건에서 물러섬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그레이스의 모습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처럼 힘이 있다. 전쟁 시작 연도가 나왔을 때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는 것 같았지만 몬테크리스토 백작에 집중한 그레이스처럼 집중하여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하는 힘이 있다. 극적이거나 빠른 전개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시종일관 따뜻하고 부드러운 흐름으로 이어져 마음속이 알 수 없이 따뜻해진다. 우리말 옷을 입은 듯한 번역도 자연스럽고 훌륭하다. 누군가에게 책을 읽을 것을 강요하지 말고 소리 없이 조용히 미소 띠며 건 내 줄 책이다. 그레이스를 변화 시켰듯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변화시켜 줄 것이다. 오늘은 각자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에게 빠져보자. 그레이스처럼...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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