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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갈라파고스 특별 인터뷰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2020-11-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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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를(출판사도) 살렸다'의 첫 책으로 선정되었다. 소감 한마디.

 

나를(출판사도) 살리는 책이 아니라 인류를 살리자는 책인데……. 저와 출판사까지 살리는 책이 되었다. (웃음) 첫 책으로 선정해주셔서 영광이다.

 

인문/사회책을 대상으로 한 기획전으로 기획명이 다소 가볍다는 걱정도 든다. 코너명을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가벼운 제목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살아있음’이 갖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혹시 살아있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최근 우리 출판사에서 나온 김산하 영장류박사의 『살아있다는 건』이라는 책이 있는데 이 틈을 타 추천해드리고 싶다. (광고 맞습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현재까지 판매 부수가 궁금하다.

 

몇 부쯤 나갔을 것 같은가? (웃음). 이 책이 10만 부쯤 나갔을 때 주변에서 50만 부는 나간 것 아니냐는 얘길 들었다. 소문이 조금 부풀려진 감이 있다. 현재 50만 부 정도 나갔으며 지금도 꾸준하게 많은 독자와 만나고 있다.

 

제3세계의 빈곤이라는 소재가 한국에서 그리 주목을 많이 하는 주제는 아니다. 이 책을 낼 때, 지금과 같은 반응을 예상했나? 책이 나올 당시, 2007년 3월의 이야기를 들려달라.

 

이렇게까지 나갈 거라고 예상하진 못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꾸준히 읽힐 거란 예상은 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출간될 2007년 당시 김혜자 씨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한비야 씨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등이 베스트셀러로 자리하고 있었다. 두 권 모두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현장과 사람들에 관한 책이었다. 신자유주의에 관한 논쟁 또한 한창이던 시기였다.

 

제목이 다소 세다. 실제로 절반이 굶주리는 건 아니지 않나. 많은 편집자들이 책 제목을 지을 때, 많이 고민한다. 이 책의 제목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나.

 

이 책의 프랑스어 원제는 ‘아들에게 들려준 세계의 기아 이야기’다. 장 지글러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불어뿐만 아니라 독일어로도 집필하여 증보판을 출간했는데, 독일어판의 제목은 ‘기아는 왜 존재하는가’다. 우리는 너무 딱딱하지 않은 제목, 독자에게 좀 더 직관적으로 가 닿기를 원했기에 지금의 제목이 나오게 됐다.

 

제목과 관련한 것보다는 표지에 얽힌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어 이야기하고 싶다. 2007년 처음 이 책의 표지로 완성된 디자인은 현재와 달랐다. 처음에는 표지에 독일 예술가인 케테 콜비츠의 그림이 들어가 있었다. 나는 그 표지가 어딘가 완전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완성되었고 인쇄를 앞둔 참이었다.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마친 직후 팔레스타인으로 2주간의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디자이너가 한국으로 돌아온 바로 그 날, 그가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혹시 아직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인쇄가 들어가지 않았다면 표지 디자인을 다시 하고 싶다는 거였다. 그가 팔레스타인 여행에서 어떤 영감을 얻어왔던 걸까. 그런데 마침맞게 우리는 어떤 사정으로 책을 인쇄하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다. 이렇게 몇 겹의 우연과 디자이너의 영감이 겹쳐져 현재의 표지가 나오게 됐다.

 

 

 

갈라파고스에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은 어떤 의미를 갖나.

 

“자연과 인간의 공존, 인간과 인간의 공존을 희망하는 글터”가 갈라파고스의 모토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갈라파고스가 이 지향점을 바로 보고 꾸준히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를 잡아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책을 펴내야 할지 고민할 때 스스로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자, 길을 벗어나지 않도록 도와주는 미끄럼방지 테이프다.

 

독자들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 갈라파고스도 사니까. (웃음) 지금 독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주로 ‘나’인 것 같다. 그래서 나다움을 찾고 나를 잘 돌보는 일을 도와주는 책도 아주 많다. 그렇지만 내가 아닌 내 옆 사람, 나를 둘러싼 타인을 바라볼 때만 알 수 있고, 바로 세울 수 있는 ‘나’도 있다. 그것을 도와줄 책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일 것 같다. 

 

현재 판매중인 개정증보판의 서문이 인상적이다. 거의 내용이 변한 게 없다, 빈곤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숫자만이 증가했을 뿐, 이라는 표현. 그런데 어떻게 보면, 『팩트풀니스』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 책은 지구상에서 빈곤이 줄어들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대표님이 생각하기에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어디까지나 관점의 차이다. 진실은 아직도 여전히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물론 물질적 풍요로 기아에 관한 통계의 숫자 자체는 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그 수치가 조금 낮아지는 것이 어떤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는가. 중요한 것은 빈곤과 기아가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구조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현실이다.

 

책 속에서 가장 기억나는 대목은? 혹은 좋아하는 부분은?

 

장 지글러의 한국어판 서문 마지막 문장을 인용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 

 

갈라파고스는 장 지글러의 다른 책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 『인간 섬』이 나오기도 했고. 장 지글러의 매력, 더 읽어야 하는 책을 알려주신다면?

 

장 지글러는 인류애가 넘치는 사람이다. 오랜 세월 기아와 난민 현장에서 직접 활동해온 그의 글에는 그 열정의 생동감, 현장성이 담겨있다. 지글러의 다른 책으로는 『인간의 길을 가다』를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어떤 사상이 장 지글러를 실천적 사회학자로 살아가게 했는지, 지글러가 탐독했던 볼테르, 마르크스, 부르디외 등이 어떻게 그의 지적 토양이 되었는지 보여준다. 지글러를 좋아하신다면 단연 흥미롭게 보실 수 있는 책이다. 

 

수많은 책이 나온다. 10년이라는 세월을 견딜 수 있는 책을 내기 위해 필요한 출판사/편집자의 안목에는 어떤 게 있을까.

 

출판 인생 30년이 됐으나 아직도 잘 모르겠다. (웃음) 세월을 견딜 수 있는 책들의 하나의 특징만 이야기하면 향심, 그러니까 진정성일 것이다. 어떤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 또한 중요하다. 오랫동안 걸어가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을 잘 잡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출판사든 개인이든 마찬가지다. 

 

갈라파고스에서 관심을 두는 소재, 앞으로 나올 책을 소개해주신다면?

 

우리가 관심을 두는 주제는 언제나 “잘 먹고 잘사는 것”이다. 다만 혼자가 아니라 모두 함께.

 

곧 출간될 책으로는 세계를 움직이는 광물 자원, 희귀 금속 희토류에 관한 책이 있다. ‘새로운 석유’로 불리는 희귀 금속은 재생에너지에 필수적인 천연자원이며 효율도 높아 우리의 석탄의존도를 낮춰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고 그린 뉴딜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최고의 대체 자원이다. 그러나 희귀 금속은 과연 어떻게 채굴되고 거래되고 있을까? 우리는 희귀 금속 의존에 따르는 환경, 경제, 지정학적 비용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녹색 기술에 필수 요소인 희귀 금속은 채굴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있고, 더불어 희귀 금속을 둘러싼 미·중 패권 다툼과 여러 국가의 갈등 또한 점점 더 격화되고 있다. 희귀 금속의 미래 지정학과 이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이 책만큼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은 드물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저/유영미 역
갈라파고스 | 2016년 03월

* 질문에 대해 갈라파고스 임병삼 대표님이 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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