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향기님과 여러 블친님들이 읽는 모습을 보면서 따라쟁이처럼 구입한 책.
1/26(화) 화려하게 웃는 날(?). 다시 펼쳐 봅니다.
----- 그동안 잘 살았다 고맙다
서대문구 홍은동
홍은1동 13구역 산동네. 북한산 바로 아래 호박골이라 불리던 마을은 재개발을 앞두고 그나마 남아있던 사람들마저 모두 떠났다.
지난 여름 무등슈퍼 앞 평상에서 마을 주민 몇 분을 만났다. 64쪽
쓸쓸한 동네를 떠나 포방터시장 쪽으로 내려온다. 홍은8지역 주택조합추진위원회 간판이 달린 작은 단층집 맞은편으로 공사를 막 끈낸 재개발 아파트가 근사해 보인다. (...) 주택조합 사무실 옆 세탁소 사장님은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가게 앞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다. 세상은 끝없이 변하고 있지만 소소한 일상은 변함없이 지속된다.
(...) 하지만 그 영상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등슈퍼 주인아주머니가 그동안 정들었던 집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그동안 잘 살았다. 고맙다." 내 집도 아닌데 괜히 눈물이 '찔끔' 나왔다. 68-71쪽
그다음 장은
'어떻게든 모여 산다
성동구 금호동', 이야기네요. 내일이나 다른 날 읽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10월1일 이후에 구입한 책을 위주로 작성하는 '오늘 읽은 책' 이벤트 덕분에 (또는 때문에) 책의 귀함과 책구입을 잠시 멈춰야 하는 이유가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 한 번 읽었다고 모두 다 제 머릿속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때의 감동을 재현하는 것이 좋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내돈내산 이 책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기다려줬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물론 블친님들의 이벤트로 만난 책들 역시 귀를 쫑긋,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제 책방에서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부자의우주님, 저도 펼쳐봐주세요. 이러시면 곤란해요.'라고...... 저 이래뵈도 인기있는 사람이었습니다. ^^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은 재개발은 악(惡)일까요? 응팔에서 마을을 떠나는 모습이 아쉽기는 했지만 일산과 다른 곳으로 이사가는 희망이 보였었는데 ... 홍은동 주민들은 지금 어디에 계실까요? 한 번 궁금증이 일어나니 꼬리에 꼬리를 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