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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네요 | 살아가는 이야기 2019-03-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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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사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꽃샘추위의 매서움이 옷깃을 부여잡게 만들어도

어느덧  우리곁에 봄은 오고 꽃은 핍니다.

 

삶이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그속에 봄날의 희망과 기쁨은 있습니다.

 

우리가 어느곳에 시선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눈에 들어오는 것이 달라질 뿐이죠.

 

해마다 봄은 오고 꽃은 핍니다.

그러니 유난떨지 마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봄과 작년의 봄은 다르고

올해의 봄과 내년의 봄은 다를것입니다.

 

그러니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순간, 이자리에서

내곁에 온 봄날을 만끽하며 즐기는 것이지요.

 

오늘도 봄날의 자연속에서 또 한가지를 배웁니다.

이렇듯 단순한 것을 우린 너무 복잡하게 살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이곳 남도에는 봄이 한창입니다.

여기저기 봄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에

차가운 꽃바람도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봄입니다.

사무실 근처에도 봄의 전령이 이렇듯 다가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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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인생을 바꾼다? | 사회 2019-02-09 16:30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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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어른의 독서

한기석 저
성안북스 | 2019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어느 직장인의 치열한 독서이력이다. 이 책은 책을 읽으면 삶이 바뀔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질적인 증거이자 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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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년 전이던가. 이 책의 저자와의 첫 만남이. 그때 우린 김미경 아트스피치의 카리스마 과정 동기였다. 웬만한 직장인 한 달 급여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급하고 등록한 우리는 13주간 이어지는 교육과정 내내 열의가 넘쳤고, 호흡이 잘맞았다. 과정이 끝나는 날. 그동안의 수고들을 위로하며 가진 뒤풀이 자리에서 모두가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그래서 내가 제안을 했다. 모임을 만들자고. 우물이 마르지 않기 위해서는 어디선가 수원이 있어 물이 계속 공급되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가 남 앞에서 스피치를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소재들이 우리 속에 있어야 한다고. 그런 소재를 계속 제공받는 데는 독서만한 것이 없다고. 그러니 독서모임을 만들자고. 모두가 찬성했다. 기억을 되돌려 보니 아마 그때 동기생 30명중에 타 지역에서 오신분과 일정이 맞지 않는 분을 제외하고는 약 20명 정도가 동의를 했다.

 

   첫 모임 때 예스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유와 제안을 했다는 이유로 내가 모임의 회장을 맞기로 했다.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첫 모임 때 참석한 이들에게 숙제를 냈다. 참석한 거의 모든 이들이 책을 읽는 습관이 들어있지 않기에 독서 습관을 들이는게 중요하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날마다 3시간의 독서시간을 확보할 것과 100일에 35권 읽기를 시작하자고. 100일에 35권은 전에 읽었던 책에 나와 있는 방법이기도 했지만, 하루에 3시간의 독서시간이 확보가 되고 3일에 9시간이면 책 한권은 거뜬히 읽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거기에 주말에는 온전히 책읽기에 시간을 할여할 수 있으니 주말 시간까지 포함해서 35권의 목표를 정한 것이다. 모두가 굳은 다짐으로 모임을 시작했다.

 

   20명이 시작한 독서모임은 한 달에 한 번씩 만났다. 모임 때마다 자신이 그동안 읽은 책의 리스트를 애기하고, 그 중에 감명 깊은 책 한권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는 동안 책을 읽지 못하거나 일정이 맞지 않는 몇몇 인원은 탈락하고 약 10명 정도만 남았다. 100일이 지났다. 10여명의 회원 중 35권의 목표를 달성한 사람은 3사람뿐이었다. 그 세분은 그걸 계기로 삶이 바뀌었으며, 지금도 열심히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의 저자도 그중 한명이었다. 그 모임은 내가 회사를 옮기느라 서울에서 광주로 내려오기 전인 3년 전까지 계속 유지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말수가 적었다. 모임에서 두드러지거나, 자신의 애기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다. 자신의 발표순서에 자신의 내용만 애기할 뿐. 남의 애기를 열심히 듣는 쪽이었다. 모임 후에 있던 뒤풀이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헌데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그가 이렇듯 치열하게 책을 읽었다는 것을. 가끔 자신의 직장인 POSCO에서 책에 대한 강의를 한다든지, 사내 방송에 출현했다 던지 하는 애기들을 지나가듯 애기할 뿐이었다. 헌데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하루에 3시간, 100일에 35권을 달성하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당기고, 자가용을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고, 주말에는 온전히 책을 읽기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다는 것을.   

 

   이 책에는 그가 책을 읽게 된 동기, 100일에 35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책을 읽었는지, 책이 그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어떤 기회들이 주었는지, 책을 통해서 변화된 그의 삶의 세세한 여정이 담겨있다. 거기에 그가 체험을 통해 체득한 다양한 독서방법과 자신이 읽은 수 백 권의 책 중 감명 깊었던 책의 목록까지 소개되어 있다.

 

   흔히 듣는 질문이 있다. “책을 읽으면 삶이 바뀌나요?” 라고. 그럴 때마다 난 애기한다. 책을 읽으면 삶이 바뀐다고. 그러니 책을 읽으라고. 그러면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공한 이들의 애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 그들에겐 이미 성공한 이들의 결과만 보일뿐, 그들의 과정은 보이지 않기에. 하지만 여기에 그 증거가 있다. 이 책의 저자가 삶을 바꾸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책을 읽었으며, 그 과정을 통해 본인의 삶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자신의 삶을 비쳐 보이며 증명한다. 일상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아가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삶을 회사가 끝까지 책임져 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살아간다. 하지만 조직은 내가 조직의 구성원일 때만 의미가 있을 뿐, 조직에서 벗어나는 순간 남보다 더 못한 관계가 된다. 하지만 우린 착각한다. 언제까지 조직이 내 삶을 책임져 줄거라고,

 

   나이가 되다보니 많은 지인들이 직장에서 정년을 맞거나, 명퇴로 인해 조직을 떠난다. 그리고 망망대해와 같은 세상에 나와 자신이 나아갈 바를 모르고, 헤매는 이들이 주위에 많다. 조직에서 벗어났을 때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도 같은 불안을 가졌다. 자신이 조직을 떠나는 순간 자신이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그는 그 방안으로 독서를 택했다. 그리고 치열하게 책을 읽었다. 그 결과 조직속의 하나의 구성원에 불과하던 그가 전 직원을 상대로 책읽기에 대한 강연을 하고, 회사 내에서 대표 지식인으로 선발되고, 사내 잡지의 표지모델이 되고, 관계회사에 가서 강연을 하고, 신문에 기고를 하고, 이제는 계열사 임원으로 성공적으로 이직도 했다. 어디 그것뿐인가? 웬만한 이들의 버킷리스트에 꼭 들어가지만 이루기 어려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까지 출간했다. 그는 책읽기로 자신의 인생을 바꾼 것이다.

 

   그의 성공은 간절함꾸준함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그가 얼마나 간절하게 삶을 바꾸고 싶어 했으며, 그 간절함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꾸준히 책을 읽었는지에 대한 살아있는 기록이다. 책을 읽으면 인생이 바뀐다고 하는데 정말이냐고 의심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는 하나의 샘플이고 귀감이며 본이다. 이제 나는 책을 읽으면 삶이 바뀌냐는 어리석은 질문에 웃음으로 화답하며 이 책을 소개하겠다. 책으로 인생을 바꾼 사람이 여기 있다고, 책으로 인해 변화된 한 사람의 살아있는 여정이 여기 있다고. 처음 출간하는 책이라, 앞에서 했던 애기가 뒤에서 반복되는 되돌이 문장이 보이기도 하지만 이 책은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독서만한 것이 없음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이다. 저자가 얼마나 치열하게 책을 읽고 자신의 인생을 바꿨는지를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들여다보았으면 한다. 이 책은 그 한가지만으로도 대단한 증거이자 그 존재가치가 크다.

 

   지난 연말을 며칠 앞둔 날.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난시간의 안부와 더불어 수줍듯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이 곧 출간된다는 소식을 알렸다. 감사의 인사와 함께. 그의 소식을 듣고 난 가슴이 뛰었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낸 것보다 더 기뻤다. 기쁨에 난 그날 밤 잠을 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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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의 네비게이션 | 인문 2019-01-31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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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책 먹는 법

김이경 저
유유 | 2015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거나 이제 책읽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꼭 봐야할 책.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 책읽기의 노하우가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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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일이다. 평소에 자주 가는 곳이 있다.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톨게이트를 지나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약 한 시간 이십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자주 가는 곳이기에 기억에 의존해서 다녀도 될 익숙한 길이다. 그곳에 갈일이 생겼다. 도로가 붐볐다. 약속에 늦을지 몰라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보려고 평소와 다르게 네비게이션을 켰다. 헌데 네비는 내가 아는 길이 아닌 전혀 다른 길을 안내했다. 우잉~~~ 평소에는 잘 아는 길이기에 습관적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네비는 전혀 생소한 길을 알려주었다. 예상도착시간도 한 시간이 채 안 걸렸다. 속는 셈치고 네비가 알려주는 길을 찾아 운전대를 돌렸다. 도착해보니 네비가 알려준 대로였다. 거리도, 시간도 훨씬 짧았다. 국도를 이용하는 도로였기에 통행료도 없었다. 어이가 없었다. 그동안 난 습관적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거라 생각하고 아는 길을 이용했다. 헌데 지도를 통해 확인해보니 난 국도를 이용한 지름길이 있는 줄을 모르고, 한참을 돌아서 다녔던 거다. 시간과 돈과 기름을 낭비하면서...

 

   혹자는 말한다. 그렇게 많은 책을 봤으면서 아직도 독서법에 관련된 책을 보냐고. 하지만 위의 경우처럼 내가 맞다고 생각하고 타성에 젖어 일상적으로 행하는 방법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의 관념에 사로잡혀 그 길이 잘못된 길인지 아닌지 확인도 안하고 직진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이유로 지금도 가끔 나의 책 읽는 방법에 대한 점검을 타인의 길을 통해 확인해 본다. 누군가의 독서법이 내겐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는 네비게이션이 될 수도 있으니. 아니면 내가 가는 길이 바른 길인지 아닌지 점검하는 차원일수도 있다. 누군가의 시선으로 인정받는다면 그 또한 내가 가는 길이 맞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이 책은 예스에서 지명도가 있는 분의 추천도서이기도 하다. 그러니 더더욱 신뢰가 가는 책이다. 이 책에는 오랜 독서강연과 독서모임을 지도한 저자의 경험이 온전히 녹아있다. 이제 막 책을 읽기 시작하는 이들부터 오랫동안 책을 읽어온 이들에게 도움이 될 조언이 가득하다. 저자가 책을 읽게 된 계기가 된 어린 시절의 기억부터 다양한 책 읽는 방법과 다독하는 법, 정독하는 법, 고전 읽는 법, 문학작품 읽는 법 등 다양한 책 읽는 방법들이 소개가 되어 있다. 저자의 오랜 경험을 기반으로 독서모임을 구성하고 지도하는 법까지 망라되어 있다. 경험을 기반으로 쓴 책이라 설득력이 있다. 처음 이 책을 만나고선 그 조그마한 사이즈와 얇은 두께에 놀랐다. 필요 없는 지방은 다 빼버리고 잘 관리된 몸매를 마주 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습관적으로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을 점검해보고, 타성에 젖지 않기 위해서는 최고의 책이다. 책읽기의 네비게이션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가 책읽기를 권하고, 이렇게 독서법에 관한 책까지 쓴 이유는 자신의 무지와 부족을 아는 데 책만 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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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지만 지루한... | 영화이야기 2019-01-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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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글래스

M. 나이트 샤말란
미국 | 2019년 01월

영화     구매하기

 

 

  이런 영화를 보면 경이감에 소름이 돋는다. 이렇게 영화를 기획하고 스토리를 쓰고, 제작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은 우리와 어떻게 다르길래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시리즈로 이야기를 풀어내는지 말이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살길래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세계를 그려내는지 말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알다시피 이 영화는 M 나이트 사먈란 감독의 작품이다. 샤말란 감독은 그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엄청난 반전을 안겼던 식스 센스싸인이 그의 대표작이다. 2000년에 제작된 언브레이커블’, 2017년의 ‘23아이덴티티에 이어 2019글래스3부작으로 완성되는 영화다. 이 세편의 영화는 반지의 제왕이나 헤리포터시리즈처럼 미리 예고된 연작이 아니라, 전혀 별개의 영화가 이어져 3부작이 된 것이다. 2000년에 제작된 언브레이커블 때만 해도 이 영화가 시리즈의 시작일거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못했다. 이 시리즈의 2편격인 23아이덴티티의 마지막 스폿에 등장한 부르스 윌리스를 본 관객만이 이 영화가 연작으로 제작될거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헌데 이 영화도 하나의 시리즈 종결이 아니다. 어쩌면 영화속 대사처럼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일 수도 있다.

 

 

 

 

  글래스는 불친절한 영화이다. 일단 3부작의 전작인 언 브레이커블‘23아이덴티티를 보지않은 관객은 이 영화 속 독특한 세계관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다. 등장인물들의 관계도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부분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그저 관객이 알아서 해석하라는 듯 툭툭 메세지를 던질 뿐이다. 설령 전작을 보고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해도 기존의 헐리우드 영화에 중독된 관객들은 서두의 지루함을 피하기 어려워 졸기 십상이다. 샤말란 감독의 특징인 영화 말미의 극적인 반전도 그의 전작인 식스 센스비하면 약하다. 시도도 약하고 논리도 약하다. 그런 허점을 감독도 인지했을까? 친절하게도 극중 글래스의 역을 맡은 사무엘 젝슨의 대사를 통해 설명해준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사족처럼 느껴진다. 마치 초등학생들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교훈을 정리해 전달해주는 선생님 같은 역할이라고나 할까? 하기사 어쩌면 그런 대사가 없었다면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관객은 얼마나 될까? 이렇듯 이 영화는 대중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특정 매니아만을 위한 영화다.

 

통제 불가능한 24번째 인격 비스트를 깨운 케빈, 강철같은 신체능력을 가진 의문의 남자 던, 천제적인 두뇌를 가진 미스터리한 설계자 미스터 글래스. 인위적으로 이 셋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고 그로 인해 의문의 사건이 벌어진다. 영화 속 어떤 한 대목도 언급을 하면 그건 바로 스포일러가 될 정도로 스토리는 탄탄하다. 등장하는 배우들이 다 유명하지만 그중 특히 케빈의 역할을 한 제임스 맥어보이는 혼자서 24개의 인격체를 소화하는 대단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23아이덴티티에서도 놀라웠지만 이 영화 속에서 24번째 인격체인 비스트의 연기는 소름을 돋게 만든다. 표정만 바뀌는게 아니라, 몸 자체가 바뀐다.

 

 

 

 

  이 영화를 보러가실 분들은 가능하면 전작을 보고 가시는게 영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최소한 ‘23아이덴티티는 봐야 영화 속 상황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라도 할수 있다. 거기에 영화를 보기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가실 것을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화 상영 중 지루함과 난해함을 견디지 못하고 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테니까.

 

   감독은 이 영화가 주고자하는 메시지를 영화 속 글래스의 대사와 마지막 반전을 통해 우리에게 자세히 설명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우리 개개인은 모두 다 슈퍼 히어로가 될 자격이 있다고. 그렇지 못한 이유는 우리가 우리스스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그만큼 우리 자신은 위대한 존재라고. 하지만 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이야기의 전개는 많이 어색하다.  어쩌면 소문난 잔치에 초대되어 갔는데, 상에 차려진 음식이 너무도 낯설어 선듯 젓가락이 안가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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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을 보내며 | 살아가는 이야기 2018-12-3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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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가 저물어간다. 한 살의 나이를 더한다. 이제는 워낙 많이 먹은 탓인지 나이 한 살 더하는 거에 대한 별다른 감흥이 없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내가 태어난 날부터 얼마나 멀어져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거나, 공적인 자리에서 서열을 정할 때 외에는 어떤 의미도 없는 숫자에 불가할 뿐이다. 학창시절에는 한해의 마지막 날에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어울려 날을 새서 애기를 나누다, 11일에는 다함께 무등산에 올라 해돋이를 보며 서로간의 우의를 다졌다. 젊은 시절에는 서해안으로 차를 몰아 한해를 마무리하는 낙조를 보고, 밤을 도와 동해안으로 달려가 새해 첫 일출을 마주하는 무박 2일의 강행군도 서슴지 않았지만, 먹어버린 나이 탓에 열정이 식어버린 건지, 아니면 새로울 것이 없는 매일 매일의 삶에 순응해 버린 것인지 그마저도 식상해진지 오래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시작하는 시간이지만, 그저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 또 다른 하루일 뿐이다.

 

   한해의 시작에 품는 원대한 계획보다는 하루하루 온가족이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것. 크고 원대한 목표와 계획보다는 어제와 같은 평범한 하루가 오늘도 이어지고, 내일도 이어지는 평이함이 삶에서 누리는 가장 큰 행복임을 알아버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수없이 만난 인문학 서적들이 준 교훈이다. 그래서였을까? 책읽기에도 가장 소홀한 해가 올해였다. 새로운 책을 접하기보단 많이 생각하고, 일상의 평이함을 받아들이려고 애를 썼다.

 

   5개월 전에 어머니께서 소천하셨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언제나처럼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실 것 같은데 이제는 옛이야기가 되었다. 생전에 어머니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모상 앞에서 매일 세 번씩 정해진 시간에 서너 시간씩 자식들을 위한 기도를 올리셨다. 당신의 존재 이유가 마치 자식을 위한 기도인양 정성을 다하셨다. 어머니가 정성껏 기도를 올리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래서였던가? 어머니가 투병으로 기도를 멈추신 때부터 풀리는 일이 없었다. 그동안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었던 것이 어머니의 기도때문이란 것을 모른 것은 아니었지만 돌아가신 후 더 가슴 저리게 다가왔다. 이제는 누가 나를 위해 그렇듯 기도 해줄까?

 

   대학 졸업반인 아들은 연초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본인이 원했던 대기업에 취업이 됐기 때문이다. 축하한다는 전화를 수도 없이 받았지만 정작 최종합격 소식을 듣고 기뻤던 것은 한순간,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25이라는 어린 나이에 전쟁터 같은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것과 아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이 못내 섭섭하고 안타까웠다. 이제는 아들이 직장을 바꾸거나 내가 이사하기 전에는 계속 떨어져 살 수밖에 없다. 아들은 재수도 않고, 군대도 제대로 맞춰서 다녀오고, 졸업도 휴학없이 정석대로 다녔다. 아쉬운 마음에 아들에게 대학원을 권해봤지만, 아들은 대학원을 졸업한 선배들도 자신과 똑같이 이력서 쓰고, 면접 보러 다닌다면서 그냥 취업하겠다고 했다. 힘들던 취업과정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보름 전 아들의 집을 구하고 돌아오는 길, 내 표정이 밝지 않은 것을 본 아들이 농담 삼아 아빠 돈 많이 쓰게 해서 미안한데라고 했다. 하지만 내 표정이 밝지 않은 것은 자신을 떠나 보내야하는 것 때문이었는데 아들이 보기엔 그리 생각이 들었던 듯하다. 그러고 보면 자식은 부모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는 듯하다. 나도 자식일 때 아마도 그랬으리라.

 

   명리학에서는 자식과 부모는 상극이라고 했다. 자식이 만 20세가 넘어서면 홀로서기를 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자식이 자신의 운대로 살 수 있다고. 자식이 장성해도 부모가 끼고 살면 자식의 운이 풀리지 않아 잘되기가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자식과 떨어질 날이 다가올수록 섭섭함과 아쉬움은 갈수록 더 커져만 간다. 3년 전 딸이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는 그 힘든 직장생활을 어떻게 30년 이상 했냐고 물었다. 물론 3년이 지난 지금은 잘 적응해서 나름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것 같지만, 초기에는 나름 힘들었던 듯하다. 하기사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세계에 발을 디딘다는 것은 설레임과 더불어 막연한 불안이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적응할 때까지 힘든 것은 기정사실이다.

 

   딸은 대학시절부터 가족과 떨어져 지냈고, 아들은 이제 집을 떠나고,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셨다. 이제는 달랑 우리 부부만 남았다. 어떻게 보면 막 결혼했던 신혼으로 돌아간 것이다. 삶이란 돌고 돈다는 말처럼 다시 수십년 전의 과거로 회귀한 것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세월이 그만큼 흘렀다는 것일 뿐.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그리운 이들과 이별할 날들이 가까워진다는 의미는 아닐까. 최근 들어 문득문득 아이들이 어렸을 때 추억들이 자주 소환된다.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이다. 소중한 시간들, 그때는 깨닫지 못했던,

 

   어제 저녁 무심히 채널을 돌리다 영화 맘마미아를 봤다. 이전에 수십번을 본 영화이지만 어제 밤의 감흥은 달랐다. 막 채널을 돌렸을 때가 결혼식을 앞두고 전야 축제를 하는 장면. 모두가 흥겨운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추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삶이란 저렇듯 흥겨운 축제 같은 것이 라고. 축제에는 참여한 모든 이가 흥겹게 즐기며 춤추며 논다. 땀을 흘리고, 열정을 불사르고, 몸을 던져 그 즐거움을 만끽한다.그 순간에는 돈도 지위도 아무것도 중요치 않다. 그저 열정만이 필요할 뿐. 하지만 아무리 즐겁고 흥겨운 축제라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 삶에서 추구해야 할 것은 저런 즐거움과 행복이 아닐까. 축제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내가 가진 모든 열정을 던져 추구해야 할 것은 바로 그런 즐거움이 아닐까. 어느 순간 축제가 끝나 내가 퇴장할 때가 오면 어떤 미련도 남지 않게끔 모든 열정을 쏟아 그 축제를 즐기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 아닐까.

 

   한때는 한 살의 세월을 더한 만큼 나아가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하곤 했는데, 그것도 부질없다. 지난 시간을 별탈없이 지낸 것에 감사할 뿐이다. 아무렇지 않은 시간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것에 감사하게 된 걸 보니 이제 마음공부가 웬만큼은 된 것인가. 가족 모두가 아침에 나갔던 모습으로 귀가하고, 다 같이 얼굴을 마주하고 한 그릇의 찌개에 서로의 숟가락을 담그며 함께하는 저녁식사가 우리가 매일처럼 누리는 최고의 행복은 아닐지. 그런 행복 외에 주어지는 예상치 못한 즐거움은 마치 연말 보너스 같은 덤은 아닐지. 누군가는 그랬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그래서 하나님은 평범함을 추구하는 이들을 가장 사랑하신다.

 

   한해가 가고 또 새로운 시간의 흐름이 시작된다. 우주의 기나긴 시간의 흐름에서 보면 찰나에 불과한 순간이지만, 그래도 시간의 흐름에 마디를 긋고, 시작과 끝을 구분하는 것은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시간에 대한 계획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가지라는 의미는 아닐지. 그래서 학창시절 국어책의 한 구절처럼 새해는 어린아이 잇몸에 새 이가 돋듯 그렇게 희망을 걸어본다. 이루지 못한 꿈, 이루지 못한 일들을 성취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그리고 좀 더 나아가는 한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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