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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신입사원 빨간 머리 앤의 초상 | 일상 2020-12-2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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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참여

미친놈

 

 조용한 방에서 갑자기 욕이 들려온다. 불쑥 들려오는 욕은 뭔가 싶겠지만, 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입에서 나온 소리이다. 나조차도 놀라게 만드는 습관은 근래 들어 심해지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수록, 습관도 나날이 잦아지고 있다.

 

 취업 전의 나는 친구들이 재밌어하는 친구였다. 내가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이 친구들에겐 다소 엉뚱해보였는지 4차원이라는 말을 듣곤 했다. 친구들도 나도 별명을 미워하지 않았다. 되려 특별한 사람이 듯한 기분도 느꼈다. 사실 엉뚱함이라는 것은 혼자만의 공상에 잠겨 있을 나타나곤 했다. 어떠한 현상에 상상을 덧대어 다른 것을 보고 말하는 ,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엉뚱함이다. 소설 가장 엉뚱한 사람은 빨간 머리 이다. 앤은 공상에 잠겨 있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다른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빨간 머리 앤을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하고 있다. 앤의 엉뚱함을 높이 까닭이다.

 

 하지만 앤이 한국에서 문과 출신으로 간신히 취업한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함께 있으면 행복해지는 다이애나 대신 나를 살살 올리는 같은 직장 동료, 한없이 따뜻한 매슈 아저씨 대신 타인을 깎아내리는 방법만 연구한 듯한 상사로 둘러싸인 회사에서의 빨간 머리 앤은 어떨까.

 

 정해진 기한 안에 주어진 업무를 수행해야하는 회사에서의 엉뚱함이란 죄악이다.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기 보다는 상급자의 입맛에 맞게 업무를 수행하거나 기존 프로세스대로 진행하는 것만이 정답이기 때문이다. 특유의 엉뚱함과 재치로 사랑 받는 빨간 머리 이었던 내가 회사에 와서는 같은 이유로 미움과 질책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인지한 이후부터는 항상 경계 태세를 놓지않고 있다.

 

 나름대로 경계를 한다고 해도, 오랜 기간 함께 해왔던 빨간 머리 성향은 의도치 않게 나오곤 한다. 가령, 회사에서 회의를 하는데 어떤 사안에 대해 나를 제외한 회의실 사람들이 동일한 의견을 낸다. 그렇다면 나는 틀린사람이 것이다. 틀린 사람은 상사와 동료로부터 질책과 비난을 받는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는 아니다.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하지 못하는 자신이 싫어지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혼자 중얼거리는 습관이 시작됐다.

 

하아, 그래 진짜.”

오늘 회의에서 뱉었던 말을 후회할 나오는 소리.

살지.”

만들어 성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나오는 소리.

 

 취업 전에는 나만의 공상이 전부였지만, 입사 머릿속에는 온통 회사에서 있었던 일로 가득해졌다. 대화 상대는 물론 자신에게도 집중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친구들과 재밌게 얘기를 하다가도 회사에서의 기억이 지나가면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 영문을 모르는 친구들은 자신이 상황을 불편하게 만들었거나 어딘가 몸이 좋지않아진 것으로 생각했다. 외부의 자극이 없는 집에서는 내부 자극이 한층 격렬히 일어난다. 밥을 먹다가도, 이를 닦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스스로를 향한 비난을 하는 것이다. 번은 동생이랑 조용히 밥을 먹다가 욕을 중얼거려서 미친 사람을 보는듯한 시선을 받은 적도 있다(원래 나를 비정상으로 간주해왔던 동생이라 아주 낯설진 않았다).

 

 나는 내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대화에서 느낄 있는 재미와 엄마가 정성스레 차려준 음식, 잠옷을 입고 편안히 독서하는 시간의 행복함을 놓치는 자신이. 그런 행복 속에서 타인의 기준을 잣대로 자신을 질책하는 자신이. 앞으로의 나에게는 똑똑히 일러주고 싶다. 옳고 그름이 없는 문제도 있고, 설사 틀린 문제였더라도 오답을 정리하자고. 좋은 순간이든 나쁜 순간이든 순간에만 집중해야한다는 것을 새기고 싶다.

 

 다시 생각해보니 빨간 머리 앤이 나와 같은 상황이었더라도 회사를 벗어난 이후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과의 타협을 이뤄낸 현명한 앤이 되지 않았을까.


여느 때와 같이 힘들었던 오늘, 스스로를 향한 다짐을 했다.

 

약속해줘. ‘현재 집중하겠다고. ‘ 집중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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