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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세이 여성들이 삶 속에서 써내려간 이야기, 조남주 소설집 『우리가 쓴 것』 | 소설 에세이 2021-06-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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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쓴 것

조남주 저
민음사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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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 서사를 다룬 수많은 소설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여성 서사들이 쏟아져 나온 시점이 꽤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여자들의 삶. 무엇이 이렇게 많은 여성들의 삶을 만들어냈는가. 왜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아지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가.

나는 조남주 작가의 신작 소설집 『우리가 쓴 것』에서 바로 그 해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이 82년생을 중심으로 한 여성들의 이야기였다면 『우리가 쓴 것』은 10대부터 7,80년대까지의 여성들의 삶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총 8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에서 가장 큰 특징은 단 한 세대의 여성이 아닌 삼 세대의 여성의 삶이 그려진 단편소설이 많다는 소설이다. 《오로라의 밤》 과 《여자아이는 자라서》는 다루는 주제는 다소 다르지만 삼대의 이야기를 통해 각 세대의 여성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다.

《오로라의 밤》에서는 학교 교감으로 일하며 정년을 7년 정도 남겨둔 나, 아들을 잃고 며느리와 단둘이 살고 있는 80대 시어머니, 그리고 워킹맘으로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지친 딸 지혜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일을 하는 자신을 위해 당연히 엄마와 할머니가 육아를 도와주기 원하는 딸 지혜.

딸을 아끼지만 여전히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자신의 삶을 살고 싶은 50대의 나.

그리고 손녀를 맡아 키웠고 며느리의 일을 도왔지만 며느리의 성공이 마냥 달갑지 않았던 80대 어머니.

이 세 명의 여성에게는 하고 싶은 일들이 있었다. 딸 지혜는 일과 육아 잘 해나가고 싶고 50대의 나는 어린 시절의 꿈이었던 오로라를 꼭 보고 싶다. 그리고 어머니 또한 늦게나마 자신이 원하는 걸 해 나가고 싶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꿈을 이뤄가기에는 여성이라는, 엄마라는, 돌봄이라는 이름으로 수없이 미뤄져간다.

하지만 계속 '언젠가'에 머물렀다.

아직 학생이었다가, 돈이 없다가, 아이가 생겼다가, 아이가 어렸다가,

모든 문제가 해결된 후에는 시간이 없었다.

 

한없이 자신을 희생할 것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삶. 늙어서 자식들이 결혼한 후에도 돌봄 대상의 주체로 여겨지며 소모되는 여성들의 삶이 《매화나무 아래》와 《오로라의 밤》 그리고 《여자아이는 자라서》에서도 드문드문 드러난다. 육아의 비주체인 남성에 비해 여성은 현실을 더 버티기 위해 발을 동동거리고 사람을 써야 하며 모든 마음의 짐을 감당해야만 했다. 이 모든 육아의 부담은 세대가 지나도 할머니에게서 엄마에게 그리고 딸에게 그대로 전이된다. 하지만 사회는 그저 여성의 몫이라며 당연하게 책임을 전가한다.

 

어머니는, 어쩌면 가족들 모두 내가 무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아무도 말리거나 돕지 않았다.

감수해야 한다고 여기는 듯했다.

우스운 것은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남성에 비해 육아라는 짐을 떠맡은 상태에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이 《오로라의 밤》은 잘 드러내준다. 잘 해내고 싶지만 한 발짝 나아가기 힘든 여성의 이야기가 잘 드러난다. 개인적으로는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양가 어머니가 내게 "아이는 못 키워준다"며 선을 긋던 말씀이 떠올랐고 아이들을 키우며 일을 하기가 여전히 녹록지 않은 현실이 떠올라 많은 공감을 했던 소설이다.

조남주 작가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이 불리한 환경에서도 서로 이해하기를 멈추지 않고 조금씩 나아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 여자아이는 자라서 》는 학교에서 딸 친구 은비가 당한 몰래카메라를 계기로 이 일에 대한 세 모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자아이들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 남자 아이들의 만행을 찍어 학폭위에 고소한 딸 은비와 조력자 딸 주하, 그 주하를 안절부절 바라보며 성폭력 등에 분개했던 20대의 자신 또한 기득권과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는 40대의 나, 그리고 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하다 손녀 주하를 키우기 위해 일을 그만 두었던 친정 어머니 등 이들은 세대가 다른 만큼 서로 이해의 폭이 다르다. 딸은 남학생의 부모와 같이 생각하는 엄마에게 실망하고 엄마는 자신에게 말해주지 않는 딸에게 속상하다. 딸이 괜한 일에 휩쓸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이들은 끝까지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학폭위 고소 사건이 여자 아이들의 반격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우리는 확신할 수 있다. <여자아이는 자라서> 분명 할머니가 성폭력 상담소를 열어서 다른 여성을 도왔듯, 40대의 엄마가 20대에 성교육 캠프에 다니며 책 모임을 만들었듯 이 여자 아이들은 자라서 또 다른 여성을 도울 것이다.

가정 폭력의 상처를 커서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지, 가정을 위해 자신을 소진하다 생을 마감하는 80대 할머니의 이야기도, 코로나로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사랑하기도 쉽지 않은 요즘의 십대 이야기도 마냥 해피엔딩을 그려내지는 않다. 하지만 이 소설의 글대로 한 명 한 명의 여성들의 삶은 그대로 쓰여져 이 책의 제목대로 《우리가 쓴 것》이 된다. 비록 상황은 많이 변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쓴 것들이 하나씩 모여 천천히 변화를 이루어간다.

밑줄 친 문장들을 다 소개할 수 없음이 안타까운 소설집이다. 읽는 내내 너무 공감이 된 나머지 숨을 고르며 읽었던 작품이다. 아직도 힘든 우리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계속 써 내려가주라고. 계속 나아가 주라고. 힘내주라고. 결국 우리는 나아질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책을 모든 여성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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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전체주의 《친절한 독재다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 | 인문 2021-06-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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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친절한 독재자,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

한중섭 저
웨일북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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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 이미 거대한 권력이 된 사실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자신이 검색한 정보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사람들은 알고 있다. 초록색 창에 '운동기구'만을 검색만 해도 디지털은 '운동기구'에 해당하는 온갖 광고들을 수없이 노출시킨다. 단지 궁금했을 뿐이고 더 이상 관심이 없는데도 디지털은 여전히 팝업창을 만들어내며 사용자를 유인한다.

쇼핑몰에 가도 또는 넷플릭스를 보아도 내가 본 사이트 위주로 알고리즘했다며 상품 또는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때론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듯해 섬뜩하기도 한다.

《친절한 독재다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의 저자 한중섭씨는 이 디지털 세력을 '21세기 전체주의'라고 명명한다. 디지털빅브라더가 어떻게 우리를 이용하는지, 우리의 정보를 이용해서 어떻게 그들의 이익을 취하고 조종하는지 들여다본다. 그리고 이 위험을 인지하고 디지털의 노예가 되는 길을 방지할 수 있도록 경종을 울리는 글이다.

먼저 저자는 인터넷기업들의 자발적 감시를 경고한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세를 불리고 광고주에게 팔거나 다른 상품 개발에 이용한다. '감시가 돈이 되는 비즈니스다'라는 점을 이용하여 고객의 취향을 고려했다는 그럴싸한 변명을 하며 대놓고 감시를 한다. 그래서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의 인터넷기업들을 '디지털 빅브라더'라 말한다.

앞서 말했듯, 고객들은 자신의 데이터가 다른 누군가에게 팔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인터넷을 이용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처음에는 경악했지만 이제는 다른 곳에 넘어갔어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예전처럼 놀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이 위험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저자가 말하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쉽게 자각하지 못하는 듯하다.

"네이버에게 물어봐"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사람들은 이제 예전처럼 사전을 찾거나 책을 찾으며 정보를 검색하지 않는다. 학생 시절에는 공부한답시고 두꺼운 영어사전을 들고 다녔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검색만 하면 영어는 물론 중국어, 불어 등 온갖 외국어가 다 나오는데 누가 그런 수고를 하겠는가. 그냥 인터넷이 떠먹여주는 얕은 지식만 받다 보니 앎의 깊이가 없어진다. 저자가 말한 대로 바보가 되어 간다. 알고 있음에도 알지 못한 상태가 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우려한느 사람은 별로 없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이 디지털빅브라더 시대가 어떻게 민주주의에 역이용되는 결과를 우려한다. 아랍 민주화 시위를 일으킨 '아랍의 봄'은 SNS가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 일으켰다. 초기에는 민중들이 국경 없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지원을 요청하고 시위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제 역으로 지도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국민들을 호도한다. 저자는 예를 들어 트럼프와 힐러리 대통령 선거전에서 트럼프가 어떻게 인터넷기업을 이용했는지 설명해준다. 유권자를 분석해 혐오하는 메시지를 인터넷에 유포시키고 세뇌시켜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주는 이 현상은 단지 미국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한국에서도 있던 '댓글부대' 또한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민중들이 SNS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키워 갔다면 이제는 지도자들에 의해 이용되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 위험을 우리가 인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함을 저자는 강조한다.

《친절한 독재다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는 사실 새로운 이야기를 말하는 책은 아니다. 디지털 사회가 주는 경고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다만 인터넷이 민주주의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은 다른 책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듯하다. 하지만 ;디지털빅브라더'에 대한 경고로만 그친다는 점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만약 저자가 이 경고와 함께 어떤 제안 또는 해결책을 제시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해결은 문제 인식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인터넷 사회가 준 문제점들을 앎에도 너무 둔감되어 있다. 이 책이 해결책을 주지는 못해도 경종은 울릴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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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은 어떻게 정치를 이해하였나. 《처음 읽는 정치철학사》 | 인문 2021-06-1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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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처음 읽는 정치철학사

그레임 개러드,제임스 버나드 머피 저/김세정 역
다산초당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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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사라니. 일반 철학사는 종종 보지만 정치철학사는 다소 생소하다. 제목 그대로 《처음 읽는 정치철학사》이다. 정치학 교수이자 이 책의 저자인 그레임 개러드와 제임스 버나드 머피는 철학자들이 갖고 있는 정치에 관한 이론을 중점적으로 해석하며 과연 어떤 정치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처음 읽는 정치철학사》에는 고대, 중세, 근대 세 부류로 나뉘어 30명의 철학자들의 정치철학을 소개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대의 공자부터 다소 생소한 현대의 아르네 네스까지 현인들이 생각하는 정치철학을 배울 수 있다. 먼저 처음 소개되는 철학자는 우리에게도 유명한 공자이다. 공자가 주장한 군자와 성인의 차이점, 그리고 인과 덕으로 정치를 해야 함을 강조한 공자의 철학이 소개된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공자의 윤리와의 비교 대상이 서양의 예수의 윤리와 가깝다는 작가의 시점이다. '행동'보다 '존재' '인격'에 더 우위를 두는 공자의 철학이 예수의 철학과 유사하다고 하는 점은 다소 의아함을 자아낸다.

 

우리는 이 책에서 페미니즘의 선구자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를 만나볼 수 있다. 페미니즘이 과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환경이었는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삶을 통해 알 수 있다.

 

책에 소개된 페미니즘은 프랑스혁명이다. 루이 16세가 단두대 앞에서 사라지고 프랑스가 혁명의 물결로 들끓을 때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또한 여성의 권리를 위해 주장한다. 페미니즘의 슬로건인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뜻이 이 때에도 이미 존재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정치적 권리를 주장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주장은 그 당시에는 매우 혁명적인 운동이었다.

 


 

책에 소개된 철학자들 중 가장 인상깊은 철학자를 꼽으라면 '심층생태학'의 창시자이자 녹색당 운동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아르네 네스이다. 자연 전체의 공통선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장한 심층생태학의 창시자인 아르네 네스는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물체에게도 권리가 있음을 강조한다. 모든 생물체의 살 권리를 위해 세계화, 관광업, 세계시민주의를 반대한 그의 가르침은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있는 현대와 역행하는 철학이다.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인간의 권리, 인간에 한정지어 철학을 논한다면 아르네 네스는 인간 외에 모든 자연을 하나의 사회로 보고 모두의 권리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는 점은 환경파괴가 심해지는 요즘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한다.

《처음 읽는 정치철학사》는 많은 정치철학자의 철학을 소개하다보니 핵심만을 간추려 말해준다. 동,서양의 철학을 비교대상으로 삼아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다소 아쉽다. 하지만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처한 환경에서 내린 정치철학이 그 당시에 어떤 역할을 했는가. 그리고 지금 그들의 철학이 현재에도 적용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져준다는 점이다. 공자의 철학을 존종하지만 '인'과 '덕'을 강조한 공자의 철학대로 다스려지지 않는 중국의 예만 해도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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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 | 기본 카테고리 2021-06-14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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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

안병진 저
메디치미디어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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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대선에 패하고 바이든 시대가 왔다. 바이든 취임 후, 과연 미국은, 그리고 세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여러가지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친환경주의, 북한에 우호적인 한반도 정책, 복지 혜택 등 긍정적인 예측도 많지만 아직까지는 취임 초인만큼 단언하기 힘들다. 『미국은 (우리가 알던) 그 미국이 아니다』 역시 미국을 예측하는 글이다. 단 이 책은 바이든이 중심이 아닌 우리가 잘 알지 못한 미국의 속살과 그들이 변화시킬 미국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알다시피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지배하는 양당주의다. 서로 팽팽하게 견제하며 미국의 민주주의를 이끌어간다라고 알고 있다. 『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는 세대의 변화에 따라 점차 세분화되어가는 미국의 정치 세력을 이야기한다. 코로나19로 뉴노멀시대라고 불리듯 미국의 정치 세력도 기존의 양당정치가 아닌 '탈정령' (dealignment)의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 안병진박사가 새롭게 정의한 미국의 정치 세력은 누구일까?

저자는 세 가지 분류로 정의한다.

 

토크빌주의자

헌팅턴주의자

데브스주의자이다.

 

 

저자가 설명하는 이 세 가지 정치세력은 모두 낯설다. 이 낯선 단어들 속에 저자는 정치 세력의 토대가 되는 미국의 특징부터 차근차근 설명해간다. 가령 토크빌주의자는 공화주의적 자유주의자라고 일컬으면서 미국인들에게 '헌법'이 어떤 의미인지 강조하며 건국 초 '헌법' 정신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세력이 토크빌주의자이다.

이 토크빌주의하에 성장할 수 있었던 미국의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헌팅턴주의는 파이트 클럽이라고 말할 만큼 우리는 이 세력이 어떤 세력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헌팅턴주의의 대표자가 트럼프라는 사실에서도 굳이 이 세력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건 이들의 파이트가 바로 불안과 절망의 에토스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부분이다. 백인혈통이 히스패닉 등에 의해 오염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그들 깊숙이 자리잡아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대표적인 다인종주의 미국에서 아직도 뿌리 깊이 박혀 있는 백인 우월주의자. 이들의 불안감을 통해 왜 아직도 흑인 차별 또는 아시아 차별이 횡행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마지막 세력인 데브스주의자는 좌파 정치세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자본주의에 비판적이며 모두에게 복지를 지향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지향하는 데브스주의는 미국의 기득권과 보수 세력에 강력한 대항마가 될 듯 하다.

 

저자는 문재인 정권이 취임 초반과 다르게 의미가 퇴색되어가듯, 이 세 가지 정치세력 또한 변화할 것임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그동안의 매뉴얼로 보는 것보다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미국은 그 미국이 아니다』는 현재 미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정치인들을 예로 들며 설명을 해 주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사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힌트를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가령 바이든과 함께 하는 카멀라 해리스를 그동안 단지 흑인 여성 부통령만으로 알아 왔지만 그 전에 헌법정신이 깊게 스며든 토크빌주의자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토크빌주의가 무엇인지 모른다면 우리가 카멀라 해리스가 과연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제대로 알 수 없을 것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하듯, 한반도의 정치외교에서도 그들의 사상과 믿음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해 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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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함께 비를 맞는 것,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꿈의 아이』l | 소설 에세이 2021-06-1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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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꿈의 아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저
내로라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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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우리에게 <빨간 머리 앤>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발랄하면서도 톡톡 튀는 매력의 캐릭터 <빨간 머리 앤>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루시 모드 몽고메리에게 다른 작품이 있다는 걸 아는 독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월간 내로라'에서는 매달 짧은 고전을 엄선하여 영한 대역 문고를 출간한다. 지난 4월에는 페미니즘의 고전 '누런 벽지'를 소개한 데 이어 5월에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단편 『꿈의 아이』를 출간하였다.

 

『꿈의 아이』의 첫 장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명언이다. 그리고 이 말은 『꿈의 아이』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소설 속 주인공 데이비드와 조세핀은 서로 사랑하여 결혼을 한다. 서로 사랑하기에 그들의 결혼 생활은 늘 충만하다. 하지만 하늘이 이들의 사랑을 시기해서일까.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는 20개월 후 갑작스런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아이를 잃는 고통. 부모들 특히 엄마들은 잠시 뱃속에 품은 아기라도 떠나보낸 아이들은 영원히 잊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큰 아픔으로 마음 속에 각인된다. 소설 속 조세핀 또한 마찬가지였다. 밤마다 아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이끌려 밤바다를 헤맨다. 아기 소리에 밤바다를 정처없이 걷는 조세핀의 곁에는 항상 남편 데이비드가 있다.

 

어쩌면 나 혼자서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랑은 그만큼 강력하니까.

분명한 것은, 어떤 상황에도 아내를 어디론가 보내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가련한 아내의 행동을 제재하는 것은,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손이 유일해야 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의사는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길 권유해도 데이비드는 그의 아내 조세핀의 곁을 지킨다. 그리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우산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남편 데이비드는 아내 조세핀에게 우산을 씌워주기보다 함께 비를 맞는 걸 택한다. 그것이 그가 아내에게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 표현이었다. 사랑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걸 데이비드는 행동으로 실천하였다.

『꿈의 아이』는 데이비드와 조세핀에게 또다른 축복이 찾아오는 내용으로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내게 이 소설은 아이를 잃은 조세핀의 고통보다, 해피엔딩 결말보다 가장 인상깊은 건 끝까지 아내의 손을 놓지 않는 데이비드의 태도이다. 누가 뭐래도 아내의 곁을 지키며 비난하지 않고 함께 하는 데이비드. 그의 사랑이 또 다른 신의 축복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설사 이들 부부에게 축복이 오지 않았더라도 남편 데이비드는 끝까지 아내와 함께 비를 맞았으리라고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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