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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 작가의 소설 [할매가 돌아왔다] | 소설 에세이 2019-10-3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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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할매가 돌아왔다

김범 저
다산책방 | 2019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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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던 할머니가 살아서 돌아온다면 어떨까?

그것도 지지리 궁상인 인생에 갑자기 60억을 들고 나타난다면?  

김범 작가의 소설《할매가 돌아왔다》는 염병으로 죽은 줄 알있던 할머니가 돌아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텔레비젼에서 보는 부모와 자식간의 상봉은 그저 텔레비전에서만 가능할 뿐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상봉은 차갑기 이를 데 없다. 

일제 시대 때 일본 현병과 바람나 아버지를 밀고하고 자식들을 두고 일본으로 가 버린 할머니를 반길 사람은 드물다. 아무리 부모라고 하더라도 보고 싶은 마음보다 원망이 더 큰 건 당연한 감정이다. 

가족을 배신한 대역죄인인 할머니의 한 마디에 온 가족의 분위기가 반전된다. 


"일본에서 택시 회사를 했다. 이번에 정리했더니 한국 돈으로 한 60억 되는구나. 


너희들에게 물려주면 세금을 제하고도 거의 40억은 된다고 하더라."  


60억. 평생 허리띠 졸라매도 1억을 벌기 힘든데 하물며 60억이라니! 이 60억에 할머니에게 원망을 퍼붓고 자식이기를 거부한 가족들은 할머니의 환심을 사기에 급급하다. 

그리고 저자는 이 할머니가 정말 60억이 있는지 뒤를 캐는 가족들의 행보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들과 할머니의 잊혀진 67년의 세월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펼쳐나간다. 


가족들이 할머니와 떨어져 있던 시간은 상관없이 할머니의 돈에만 관심을 갖고 만년 백수인 동석은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갖으며 할머니가 왜 떠날 수 밖에 없었는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밑에 이 일제 시대 가장 이용되기 쉬웠던 피해자가 바로 여자였음을 그려진다. 그 과거에서 시작된 폭력과 상처가 또 다른 이름으로 현재까지 반복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67년이나 지났지만 시대는 여전히 그 피해자인 여성들을 용서하지 않고 있으며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들어려 하지 않는다. 그것이 또 다른 폭력임을 가해자들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 폭력의 굴레를 뚫고 자신의 생을 되찾기까지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저자는 할머니의 생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폭력은 못 배우고 힘없는 할머니뿐만이 아니다. 대학전임강사이자 이혼 후 건물을 받아 건물주가 된 여동생 동주의 삶에도, 동석의 첫사랑이지만 배신하고 절친 상우와 결혼한 첫사랑 현애의 삶에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폭력이 가해지고 있다. 오직 가해자만 몰랐을 뿐. 


똥이 무서우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는 말이 있다. 더럽기 때문에 피한다는 말은 또 하나의 비겁함이 될 수 있고 회피가 될 수 있다.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부딪히며 이 시대의 편견과 거짓을 향해 나아갈 때 진정 길이 열릴 수 있음을 밝혀주는 할머니는 이 시대의 만연한 폭력들에 대하여 더 이상 피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준다. 




이 무거운 소재를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지 않고 재치있게 이끌어가는 저자의 필력이 참 놀랍다. 저자는 시종일관 유머와 감동을 잘 버물린 양념처럼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첫 출간된 지 7년이 넘어 재출간할 수 있게 된 힘은 바로 이 두 마리의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우리 삶 속에 감추어져 있는 숨은 폭력과 피해자들이 많음을 말하는 이 소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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