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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포식자들의 속삭임, 소설 《0 영 ZERO 零》 | 소설 에세이 2019-12-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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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0 영 ZERO 零

김사과 저
작가정신 | 2019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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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 작가의 소설을 《0 영 ZERO 零》 을 통해 처음 접했다.

뭐랄까.. 이 책을 처음 접한 내 느낌을 표현한다면 매우 도발적이라고 할까?

나는 주로 등장 인물들의 삶을 통해 현 사회를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작품들을 좋아한다.

그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나를 바라보고 이웃을 바라본다. 그리고 주로 그런 종류의 소설은 '갑'보다는 '을'의 입장에서 쓰여진 소설일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장강명 작가의 《산 자들》과 같은 철저한 '을'들을 대변하는 소설을 들 수 있겠다.

반면 이 소설은 내가 알던 소설과 달리 '갑'의 마음을 표현하며 이 사회의 잔혹함을 더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 같다.

소설 초반부터 등장하는 남자친구 성연우가 나를 향해 비난 폭격을 하며 이별 선언을 하는데도 놀라지 않고 태연하게 대응하며 이별을 받아들이는 나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어진 나의 독일 생활과 친구 명훈과의 추억과 자살 이야기, 부모님 이야기, 애제자인 세영 그리고 다시 남자친구 성연우의 이야기가 하나씩 그려진다.

소설 속 나는 자신이 나쁜 사람임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이민희는 대외적인 이미지와 달리 사실 질투심이 많고 기생충 수준으로 의존적인 인간이었는데 내가 처음부터 그녀의 그런 면을 꿰뚫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어떻게 그녀의 은밀하고 감춰진 추악한 모습을 꿰뚫어 볼 수가 있느냐고?

그야 물론 내가 바로 그런 인간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추악한 인물임을 초반부터 밝히는 나는 이 작품 내내 먹이감을 찾아다닌다.

자신의 수업에 강의를 듣는 애제자 박세영, 부모님, 그리고 남자친구까지.. 누군가를 잡아먹으면서 나에게 먹힌 사람들은 비난을 퍼붓지만 오히려 나는 묻는다.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는 한가?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종 또는 식인 상어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소설 속 나의 모습을 통해 이 사회야말로 온갖 신인종이 들끊는 사회라고 이야기한다.

누군가를 잡아먹지 않으면 내가 잡아먹힐 수 있는 사회. 우리는 어쩜 학창시절부터 그 사실을 각인받으며 자라왔다.

함께 하기보다는 누군가를 경쟁 상대로 정해주고 그 경쟁자를 물리쳐야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가르침 속에 새뇌되며 그 가르침에 충실히 이 세상을 살아왔다. 어린 시절부터 식인종이 되길 훈련받는 사회.

그 사회 속에서 나는 잡아 먹히지 않으려고 먼저 잡아먹히는 것 뿐이다.

어머니 몰래 아버지의 재산을 자신의 명의로 빼돌리고

제자 세영의 재능을 짓밟으며

애인 성연우를 이용해도 전혀 거리낌 없는 건 바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정당방어인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성공한 식인종으로서, 예비 식인종들에게 해줄 말, 나누어줄 지혜 같은 것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할까?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머리를 굴리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게 전부예요, 여러분.


이 소설의 '나'는 끊임없이 내가 나쁜 게 아니라 잡아먹힌 사람들이 무식하다고 자신을 비호한다.

이용당하는 게 무식한 거라며 자신은 살아남을 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자신 뿐만 아니라 지인들조차도 누군가를 이용하며 잡아먹는 포식자들을 언급한다.

가령 나의 선배인 김지영의 남편 패트릭이 전 일본 여자친구를 배신하고 김지영 선배를 택하고 그 처가의 도움으로 카페를 꾸려 살아가면서도 카페 직원과 바람이 난 패트릭의 삶 또한 자신이 살아 남기 위한 포식자들의 방식일 뿐이다.

소설 내내 그런 식인종의 모습이 그려진 후 저자는 마지막 부분에 앞의 모든 걸 뒤엎는 반전을 보여준다.

세상 속에 식인종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도시가 어떻게 포식자들로 넘쳐나게 되는지 저자는 소설의 '나'의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 포식자는 선천적이라기보다 만들어지는 모습이 서늘함과 함께 이겼다라고 말하는 나의 고백과 함께 이어진다.

결국 이 세상은 살아남고 이기는 것만이 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마치 당하지 않으려면 영악해지라는 어른들의 가르침을 떠올리게 한다. 착하면 안 된다고, 사람은 영악해질 필요도 있다고 말하는 사회의 가르침 또한 이 세상의 포식자들의 논리가 엄연히 존재함을 보여주며 더 나아가 읽는 나 또한 한 명의 포식자이지 않느냐고 묻고 있는 소설 속 나의 질문에 미처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 나를 바라본다.

처음 접한 김사과 작가의 소설은 이처럼 내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올해 내게 가장 충격적인 소설 한 권을 말하라고 한다면 바로 이 작품 《0 영 ZERO 零》을 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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