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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가 들려주는 여성들의 이야기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 | 인문 2020-09-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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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

이정아 저
영진닷컴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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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의 인물들은 남자보다 여자가 많다. 왜 그럴까? 왜 화가들은 남성보다 여성을 더 많이 그렸을까? 화가들은 여성을 그리면서 어떻게 인식했을까? 그들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그리고 그림 속의 여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는 여인의 초상화 속 인물과 사회상을 비교하여 숨겨진 여자들의 이야기를 말하는 미술책이다.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는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으로 저자 이정아씨는 전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미술 칼럼을 기고했다. 저자는 먼저 이 책에서 그림이 그려진 시대상을 비추며 그 작품 속에 그려진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과연 어떠한 배경 속에 여성들이 그려졌을까?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모나리자> 및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 잘 알려진 다수의 작품 등도 수록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화가가 그린 여인상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거나 미술사에 큰 영향을 준 의미 깊은 작품들도 수록되어 있다. 그 중 한 작품을 고른다면 단연 프란시스코 고야의 『옷을 벗은 마하』 이다.


이 작품에 대한 지식이 있기 전, 단순히 한 여인의 누드화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작품이 종교 재판소까지 끌려갈만한 논란이 되었던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면 우리는 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 그림이 그려진 16~17세기 스페인 여성들은 모든 기회를 박탈당하고 아내와 어머니로만 살기를 강요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한 시대에 여성이 자신의 욕망을 갖는 건 시대를 거스르며 음란한 여자라는 오명을 감당해야했다.

이 그림을 그린 이후 자신이 쌓아 온 명성이 사라지고 "마하가 내 인생을 바꿨다"라고 탄식을 자아냈던 화가는 왜 시대를 거스르는 이 그림을 그렸을까? 저자는 그 이유가 현실의 모순에 대한 저항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현실 저항과 함께 이 여인의 욕망을 그대로 인정해주고자 하는 존중과 사랑이 아니였을까?

사랑이 없다면 그 종교적 압박을 견뎌내고 이런 파격적인 그림을 그려내고 그림 속의 여인은 행복한 모습을 지을 수 있었을까?



수록된 많은 명화들이 남성화가가 여성을 그린 경우가 많다면 이번에는 여성 화가가 수잔 발라동의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다. 학벌도 없고 18세의 나이에 미혼모가 되며 어깨너머로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운 발라동은 자신의 모습을 주력하여 그렸다. 왜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줄기차게 그렸을까?


저자는 19세기의 이 비천한 출신의 화가가 받았던 차별과 좌절, 그리고 멸시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음을 말한다. 자신을 그리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지, 얼마나 많은 다짐을 했을지 상상해본다. 사람들의 시선을 딛고 '당돌한 여성'이라는 말을 들으며 작품 세계를 해 나갈 수 있기가 결코 쉽지 않았음을 짐작케한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했다. 이 사실은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평범한 여성으로 보이는 여성들의 모습이 저자가 알려주는 시대상과 스토리텔링에 의해 한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갖고 그림을 바라보게 한다. 이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화가와 교감하게 되며 그림을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비록 그림에 문외한인 나이지만 《그림 속 여자가 말하다》를 통해 여성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미처 우리가 듣지 못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화가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준다. 남성에 의해 비춰진 여성의 모습도 있고 수잔 발라동처럼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여성의 모습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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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해치는가 《타인에 대한 연민》 | 인문 2020-09-2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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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타인에 대한 연민

마사 누스바움 저/임현경 역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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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힐러리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공개적으로 여성 혐오를 이야기하고 미국인만을 강조하는 트럼프가 당선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빗나갔다. 많은 미국인들은 분노했고 좌절했다.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인 미국의 마사 누스바움 또한 일본에서 상을 받기 위해 참석해 있었지만 그 허탈감과 공허감을 감추지 못했고 그 마음을 써내려갔다. 그리고 그 글의 형태가 이 책 《타인에 대한 연민》으로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타인에 대한 연민》의 저자 마사 누스바움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지성에 두 차례나 선정되었던 철학자이자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이다. 저자는 이 《타인에 대한 연민》에서 미국 시민들이 트럼프를 대통령이 되게 한 원동력과 현재 미국 사회에서 만연되어 있는 두려움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저해하는가를 이 책을 통해 풀어낸다.


이 책은 '두려움'으로부터 시작한다. 먼저 저자는 인간이 태어나서 아기가 겪는 두려움에서부터 시작한다. 생존을 위한 두려움에 자기 중심적인 태아 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성장해 갈수록 두려움을 벗어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 사회는 온갖 두려움을 조장해낸다. 그 두려움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저자는 잘못된 정보와 해석이 두려움을 만들어냄을 강조한다. 가령 미국 사회에서 무슬림에 대한 편견과 혐오등은 일부 과격 무슬림의 행동을 보고 전체화 시켜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오류를 조장하는 사람들은 정치인들이다.


나르시스즘, 두려움은 타인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내가 힘든 탓이 남 때문이라고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며 타인에게 공격한다. 두려움은 분노를 유발하고 공격하고 시기와 혐오를 만들어낸다. 이 책에 서술된 여성혐오, 무슬림혐오, 분노 등은 미국을 기준으로 썼지만 이 일이 단지 미국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알 수 있다. 무조건적인 공격, 세월호에서 가까스레 살아 남은 학생들에게 대입 시험에 무임승차한다는 출처 없는 정보와 비난, 짧은 스커트를 국회에서 입었다는 이유로 비난받는 여성 혐오, 바로 한국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왜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비난하는가? 평등과 존중의 관계를 갖추어야 할 민주주의가 왜 이렇게 무너져가는가?

바로 두려움 때문이다. 우리의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거짓말과 잘못된 정보들이 사람들을 휘감는다.

다른 두려움들도 비슷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상상하는가?

두려움의 대상은 얼마나 정확하며 얼마나 명확한 정보를 근거로 하는가?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마틴 루터 킹의 전략이 인상 깊다. 분노를 단지 시위, 공격적인 형태가 아닌 해법을 찾아가는 형태로 나아가게 만드는 마틴 루터 킹을 설명하며 올바른 분노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를 파괴하는 저항의 행태가 아닌 그 행위 자체에 대해서만 분노하고 저항할 것을 말하는 마틴 루터는 결코 분노에 휩쓸리지 않았다.

해법을 찾아가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보복 대신 해결책을 제시해 가며 그 길만을 향해 나아갔다.


정치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제 중 하나는

두려움이 우리를 분노로 이끌지 않도록 경계하며

단호한 자세로 해법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이 두려움이 열매를 맺어 성차별주의와 여성 혐오, 난민 혐오 등 온갖 사회 분열의 밑거름이 된다. 상호 호혜가 되어야 할 민주주의가 무너져내릴 수 있음을 저자는 철학적으로 설명해간다. 앞으로도 사회는 두려움을 조장해갈 것이다. 과연 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들이 다양성을 체험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비록 풍족한 백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자신과는 다른 형편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한 경험으로 인해 다른 삶을 알 수 있었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그 경험이 없었다면 저자는 아버지와 같이 편협된 사고를 가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서로의 삶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며 이해하려는 노력이 전제하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타인에 대한 연민》은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여러 상황을 인문학적 시선에서 설명해간다. 그리고 독자에게 제발 두려움에 휩싸이지 않고 서로를 돌아보아야 함을 강조한다.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한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 한 명이라도 두려움에 맞설 때 다른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음을 말한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 혼자라도 나설 수 있을 때 우리는 두려움을 이길 수 있다. 서로를 돌볼 수 있고 이 사회를 지켜나갈 수 있다. 민주주의는 결국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가 지켜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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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에겐 '함께' 하는 삶이 필요하다. 《두 번째 산》 | 인문 2020-09-2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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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두 번째 산

데이비드 브룩스 저/이경식 역
부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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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개인의 시대다. 혼밥, 혼술 등 혼자의 용어가 늘어난다. 일인가구가 늘어나고 남들과의 관계를 부담스러워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언택트 시대로 접어들며 개인주의 추세는 더욱 거세져간다. 고독사가 늘어나고 외로운 이는 더 외로워가는 팬데믹은 우리의 이웃을 더 소외시켜간다. 코로나 확진이 개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확진자에게 혐오와 비난이 가해지고 각종 혐오가 더해진다. 이 사회는 과연 대안이 있을까?

《두 번째 산》은 바로 개인주의 시대가 만들어낸 이 시대를 극복해내기 위한 대안으로 '함께'라는 단어로 회귀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의 인생관, 자아 성취와 부와 물질성취에 대한 인생관에서 헌신, 진정한 기쁨, 함께라는 산을 오를 것을 요구한다. 첫번째 산이 성공이라는 개념이라면 두 번째 산은 자신을 내려놓고 함께 걷는 것을 뜻한다.


대게 많은 사람이 첫 번째 산을 동경한다. 부와 명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첫 번째 산을 오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다. 하지만 이 첫 번째 산에 오래 거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두 한 번씩은 위기를 겪으며 전환점을 맞기도 한다.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는 바로 이 첫번째 산에서의 위기를 계곡에서 떨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시련과 고통이 두 번째 산으로 나아갈 수 있는 관문이고 나아갈 때라고 강조한다.

앞에서 말했듯 첫 번째 산은 개인주의, 나만의 성공이 중요한 사회이다. 예전,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외치던 "나만 아니면 돼" 라는 구절은 이 개인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말이 바로 현 사회를 보여준다. 무조건 첫 번째 산을 오르기에 바빴던 지금 우리의 모습을 통해 저자는 텔로스telos (목적)위기라고 말한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목적이 없이 무작정 걷거나 잠자는 상태로 사람들은 살아가는 이 위기는 외로움, 불신, 의미, 부족주의 위기를 불러 일으킨다.


이 위기 속에서 저자는 인생의 목적을 재정립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먼저 첫 번째 산, 개인주의가 만들어낸 성공의 목적은 이미 효과가 없음이 입증되었다. 자살이 늘어나고 공동체가 단절되었다. 그렇다면 대안은 바로 두 번째 산을 옮겨가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을 타인에게 양보하고 자신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열린 상태로 만들어 헌신할 수 있게 만드는 '함께'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두 번째 산이란 스스로 법적 또는 서약으로 책임의 구속 안에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가령 결혼에 대해서도 혼인신고를 통해 서로에게 책임을 다하겠다는 서약과 함께 책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회사에서 주고 받는 계약의 관계가 아닌 책임을 약속하는 구속으로 스스로를 헌신의 길로 밀어넣는 삶을 뜻한다.

이 헌신에 대해 저자는 직업, 결혼, 철학과 신앙, 그리고 공동체 네 가지 헌신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가 이 네 가지 분야에서 말하는 헌신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이들을 목적이 아닌 관계의 대상으로 접근성이다. 가령 첫 번째 산의 개인주의는 서로의 목적이 되기 위하여 결혼한다. 하지만 개인과 개인으로는 둘이 되지 못한다. 저자는 역으로 자기를 버리고 초월할 때 결혼 생활이 지속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기쁨으로 시작된 결혼이 결국 둘이 하나가 되어 가는 배움의 현장임을 알아가며 끊임없이 서로를 위해 재결단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부부 사이의 재결단이 필요함을 강조하는데 전문가들이 부부 사이의 궁극적인 해결책이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말라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완전한 해결책은 없다. 다만 부부가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재결단은 시작된다.


재결단을 하는 방법에서 전문가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그것은 바로, 결혼 생활에서 커다란 의견 불일치가 있을 때

이 문제를 말끔하게 풀어 줄 어떤 궁극적인 해결책이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재결단은"우리 오후에 함께 산책할까?" "당신은 쉬어. 청소는 내가 할게"

와 같은 실천을 할 시간이다.


공동체의 위기는 이미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돌봄 또는 공동체의 많은 일들이 이미 시장에 넘겨져 이익 대상이 되었다. 예전 아이를 돌아가며 돌보아주던 육아는 순전힌 엄마 또는 어린이집의 영역으로 넘어갔고 노인 돌봄 또한 요양원이 대신해 주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개인주의가 미국의 총기 난사 주범의 주요 원인임을 지적한다.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서 저자는 개개인을 주력하기보다 이웃 단위의 변화를 추구할 것을 제안한다. 마을 전체를 바꿀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길은 개인 단위가 아닌 이웃 단위로 복원을 시도해야 한다. 또한 공동체 복원의 시작이 이 사회의 가장 소수인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로부터 시작됨은 지금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공동체는

구성원들 가운데서 가장 소수인 사람들

(어린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장애가 있는 사람들 또는 슬픔에 짓눌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규정된다.


《두 번째 산》은 자신을 내어줌으로 '함께'하는 삶을 얻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제 두 번째 산을 오른 사람들의 예시와 그들의 사는 방법을 통해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초개인주의 절정을 달리는 지금, 이 시대는 어쩌면 역행하는 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개인주의가 초래한 많은 외로움과 문제들을 보아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다른 대안이 되어 줄 수 있다.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변화를 낳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독자들도 헌신을 통해 더 큰 유익과 공동체를 낳을 수 있다고 초청하는 책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우리에겐 더 높은 차원의 목적이 필요하다. 팬더믹 시대에 우리에겐 서로에 대한 헌신이 필요하다. 혐오를 이겨나갈 수 있고 더 큰 외로움을 막아낼 수 있다. '함께' 하는 두 번째 산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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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조용한 전쟁의 역사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 | 인문 2020-09-1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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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

자오타오,류후이 공저/박찬철 역
위즈덤하우스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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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로 무장한 물리적인 전쟁 못지 않게 세계의 흐름을 좌우하는 전쟁이 있습니다. 바로 무역전쟁입니다. 전쟁의 역사만큼, 무역전쟁 또한 나라의 탄생이후 끊임없이 계속되었고 한 나라 또는 세계의 흐름을 좌우해 왔습니다. 비록 총 칼을 들지 않았고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사람들의 삶을 바꾸어놓는 대단한 위력이 있었습니다 .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은 역사상의 수많은 무역전쟁 중 현대사를 이루기까지 의미가 깊은 15번의 무역전쟁을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책입니다.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의 저자 자오타오와 류후이는 중국에서 기업 경영컨설팅 및 경제와 조직관리 분야에 여러 책을 저술하는 전문가입니다. 공저자들이 중국인인만큼 이 책의 흐름 또한 중국을 중심으로 기록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책은 1부, 2부 3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에서는 왕조의 흥망을 좌우한 무역전쟁입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로 거슬러 시작되는 이 역사는 먼저 제나라의 관중의 계략 '경중지술'을 설명해 줍니다. 비록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리적인 불리함을 딛고 승리할 수 있었던 역사에는 물건의 가치와 돈의 경중의 이치 즉 "천하를 다스리려는 자는 반드시 중한 흐름을 신중하게 지켜 천하에 흩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라는 이론에 따른 관중의 지혜가 있었습니다.

본국의 핵심 물자는 지키되 타국의 핵심 물자를 무역으로 흡수하는 전략은 결국 노나라와 초나라의 흥망을 좌우했습니다.


제나라 관중의 예는 무역이 결국 교환인 만큼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내주냐가 본질임을 깨닫게 합니다. 관중은 노나라와 양나라의 노호(방직물)을 만들게 하고 농업을 소홀히 해 식량의 빈곤화를 가져오는 전략을 추구했습니다. 이 관중을 보며 한국이 자동차 산업만을 중요시하며 농업에 대해서는 가볍게 여기고 점차 침투해 오는 농산물 수입의 경우가 떠올랐습니다. 한국이 바로 이 중국의 역사로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2부에서는 나폴레옹으로부터 시작하는 '전 세계 패권을 뒤흔든 무역전쟁'입니다. 이 때부터 바로 지금의 무역을 이루는 봉쇄, 또는 불매운동과 같은 무역사의 흐름이 나타납니다. 유럽을 봉쇄한 나폴레옹의 정책으로 프랑스 뿐만 아닌 유럽 전체를 뒤흔든 봉쇄 정책은 비록 실패로 끝이 났지만 미국의 남북 전쟁은 링컨의 해상봉쇄로 남부를 차단하여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무역은 무엇을 가지고 거래하느냐 또한 중요하지만 교환의 수단 또한 중요합니다. 이 무역은 은으로 거래하던 중국의 은본위제를 포기하게 만들어 화폐수단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아편으로 중국 국민을 중독의 늪에 빠뜨리며 중국을 위험하게 만든 역사 또한 무역이 만들어 놓은 역사입니다.


3부에서는 오늘날의 무역전쟁이 소개됩니다. 일본의 저가 공세에 떠밀려 러스트 벨트가 된 미국 지역의 현실, 무역적자를 극복하고 승기를 잡고자 하나 좁혀지지 않는 이 미국의 대일적자는 왜 트럼프가 이토록 자국보호무역을 주장하는지 흐름을 이해하게 해 줍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중국봉쇄로 줄타기를 하는 일본의 모습은 힘의 논리에 의해 울며 겨자먹기로 교역을 중단하며 줄타기를 하는 모습 등은 우리 나라 또한 비슷해 씁쓸함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나라가 취하는 관세, 덤핑 등의 규제조치가 가해지며 변해가는 힘의 흐름 또한 무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은 무역만으로 초나라를 멸망시키고 소련을 멸망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는지 시대별로 잘 보여줍니다. 중국의 불매운동을 통해 최근 한국에서 일본 물품 불매운동을 연상하게 하고 중국 관중의 전략 물자를 보며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한국을 몰아가려는 일본을 떠올리게 합니다. 비록 시대는 변했지만 수단이 변화했을 뿐 더욱 치열해지는 무역전쟁의 흐름을 이 책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반복되는 무역전쟁을 통해 앞으로 더 강해져가는 보호무역에 어떻게 맞서야 할지 가이드를 줄 수 얻을 수 있습니다.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는 우리가 무엇을 지키고 양보해야 할 것부터 분석하는 게 시작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각 국가의 역사를 발판으로 타국의 전략을 간파하는 지혜가 필요함을 알려줍니다. 역사 속의 무역전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올바르게 대처함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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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닌 토론할 때이다. 《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 | 인문 2020-09-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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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

이일영,이인미,이재경,도이,황인혁 저
지식공작소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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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이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 나는 '시민'에 나를 대입했다.

나름 페미니즘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게 '박원순의 성폭행 사건'은 혼란 그 자체였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진보인사들 사이에도 박원순 사건은 양측으로 갈라졌다.

비록 그의 마지막 행보가 매우 실망스럽긴 하나 그의 죽음에 대한 추모가 먼저라는 입장과 '피해자와 연대합니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속히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피해자 연대 측의 주장은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그 혼돈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했고 입장을 내세우면 다른 쪽의 강한 비판에 직면해야했다. 이 상황 속에서 나를 포함한 많은 시민들이 생각을 말하기보다 침묵을 택했다.

『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 은 멈춰 버린 진실에 대한 토론의 장을 열고 생각을 나누며 그대로 멈춰 서지 말고 한 발짝 더 나아가고자 하는 기획으로 제작되었다. 처음 이 책은 <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 일지>부터 가장 최근의 진행상황부터 시작하여 역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박원순 -> 문단계 미투 -> 안희정 -> 스포츠 -> 문화계 등 사건의 발생과 진행 상황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되어 한국 내에서 이 사건이 어떻게 발달되어 있는지 독자의 이해를 돕게 해 준다.



이 책의 기획의도에 동의하고 참석한 이일영, 이인미, 이재경, 도이, 황인혁 다섯 명의 인사들로 이루어진 이 토론에서는 이 다섯 명 이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초대되었으나 거부한 사람도 있음을 밝힌다. 참석한 이 분들 또한 주변의 만류와 많은 고심 끝에 참여했음을 말하며 쉽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왜 이 사건에 대해 토론자들은 고심해야 했으며 지인들은 왜 굳이 나가고자 했을까?

바로 박원순이라는 상징성과 죽음 때문이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나쁜 인간이었다면 이 사건은 입장을 쉽게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칭 '남성 페미니스트'라고 칭하며 여성 문제에 대한 인권변호사이기도 했던 박원순의 진실과 죽음 앞에서 그를 옹호하는 측과 비판하는 측 그리고 침묵을 지키는 쪽으로 갈라졌다. 한 쪽이 이야기를 하면 다른 한 쪽이 맞받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침묵했다. 박원순의 죽음과 침묵 앞에서 이 사건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에서 모인 다섯 명의 토론자들 또한 이 부담감과 그래도 말해야 한다는 의무감 앞에 무거운 발걸음을 하고 토론에 응했다.

하지만 이 다섯 명의 토론자들은 해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그리고 이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분량 속에 이들의 토론은 앞부분만을 차지할 뿐이다. 다만 토론자들은 박원순 사건으로 갈라진 현 상황과 왜 진보라고 칭하는 정치인들 사이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주목한다.

예명을 쓰며 참석한 도이씨는 비서실에 근무했던 경험을 통해 안희정, 박원순 비서실에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그 위계의 무거움을 토로하며 왜 말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을 변호한다. 또 다른 연사는 처음에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박원순 전 시장이 정치의 옷을 입은 후 달라져가는 권위적인 모습을 비추어간다.

무엇보다 정의를 위해 헌신했지만 젠더 평등에 대해서는 무심했던 진보 정치인들의 괴리 또한 연달아 발생하는 이 사건의 이면을 짚어 준다.

토론자들은 이 박원순 성추행 사건의 진실의 양분화를 가장 우려한다.

박원순의 죽음 앞에 갑자기 멈춰버린 이 진실은 진실 추구를 주장하는 측을 매정하다고 비판하고 추모하는 쪽은 진실을 외면한다고 비판받는다. 서로 날카롭게 비판하는 이들의 논쟁만 있을 뿐 토론은 멈춰버렸다. 이에 대한 토론 없이 절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걱정하며 극복하기 위해 어렵게 토론을 이어나간다.

이 문제가 복잡한 이유가

죽음이라는 너무 큰 장벽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잖아 라는 논리 앞에서

이야기는 멈춰버린다.

떼어놓고 보고 싶은데,

미투 사건은 미투 사건이고 공을 추모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


『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에서는 이 진실에 반응하는 세대간의 차이, 그리고 그 차이의 이면에 드러난 사회혐오 등이 있음을 밝혀준다. 결코 이 사건이 젠더 사건으로만 묻히는 것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박원순 사건을 시작으로 안희정 사건과 여러 미투 사건의 진실과 법정 판결문을 함께 기록하는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철저히 보여준다. 『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은 답을 말하지 않는다. 참여한 다섯 명의 토론자들 또한 답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 앞에 보여지는 이 진실을 뛰어 넘자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서로 마음을 열어 놓고 토론하자고 이야기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 진실을 제대로 들여다 보자고 이야기한다. 침묵을 깨자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침묵 상태만을 고수할 수 없다. 말해야 하고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씩 바꿔나가야 한다. 이 책의 기획 또한 많은 시민들의 침묵 상태를 깨고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한 이유이다. 지금 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침묵이 아니고 비판을 위한 토론이 아닌 개선을 위한 토론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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