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봄부신 날
http://blog.yes24.com/invention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생글
시인 동화작가 요나단의 봄부신 날, 독서운동가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7월 스타지수 : 별3,159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함
작가 블로그
전체보기
[월간 이태훈]
(가제)숨기고 싶은 책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밑줄 긋기
생각 쪼가리
가까운 자연
여행 그리고 음식
시인의 방
삐욜라숲의 고양이들
낙서장/이벤트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신앙서적
동화읽기
청소년소설
자기계발
상담-복지
일반문학
비소설
인문-사회-철학
즐거운 영화
즐거운 음악
유익한 건강
자연-모험-환경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함께쓰는 블로그
기본 카테고리
태그
200독 독서근육 200권독서 죽음보다두려운것 부력체 사랑이라는부력체 이태훈시인 빨간모델 존재로부터의자유 이태훈컬럼
2019년 7월 3 post
2019년 6월 1 post
2019년 3월 1 post
2019년 1월 1 post
2018년 12월 5 post
2018년 11월 8 post
2018년 10월 3 post
2018년 9월 8 post
2018년 8월 7 post
2018년 7월 5 post
2018년 6월 3 post
2018년 5월 5 post
2018년 4월 8 post
2018년 3월 12 post
2018년 2월 13 post
2018년 1월 3 post
2017년 12월 16 post
2017년 11월 5 post
2017년 10월 5 post
2017년 9월 7 post
2017년 8월 18 post
2017년 7월 21 post
2017년 6월 12 post
2017년 5월 2 post
2017년 3월 2 post
2017년 1월 1 post
2016년 10월 1 post
2016년 9월 3 post
2016년 8월 3 post
2016년 7월 1 post
2016년 6월 3 post
2016년 5월 1 post
2015년 11월 2 post
2015년 10월 2 post
2014년 12월 1 post
2014년 10월 3 post
2014년 4월 2 post
2012년 4월 1 post
2012년 2월 2 post
2012년 1월 5 post
2011년 12월 6 post
2011년 11월 2 post
2011년 8월 2 post
2011년 7월 7 post
2011년 6월 3 post
2011년 3월 9 post
2011년 2월 6 post
2011년 1월 2 post
2010년 12월 4 post
2010년 10월 8 post
2010년 9월 6 post
2010년 8월 4 post
2010년 7월 5 post
2010년 6월 3 post
2010년 5월 1 post
2010년 3월 5 post
2010년 2월 36 post
2010년 1월 3 post
2009년 12월 9 post
2009년 11월 14 post
2009년 10월 10 post
2009년 9월 28 post
2009년 8월 37 post
2009년 7월 13 post
2009년 6월 7 post
2009년 5월 12 post
2009년 4월 9 post
2009년 3월 46 post
2009년 2월 39 post
2009년 1월 41 post
2008년 12월 46 post
2008년 11월 21 post
2008년 10월 40 post
2008년 9월 32 post
2008년 8월 43 post
2008년 7월 12 post
2008년 6월 29 post
2008년 5월 7 post
2008년 4월 39 post
2008년 3월 14 post
2008년 2월 15 post
2008년 1월 24 post
2007년 12월 39 post
2007년 11월 19 post
2007년 10월 25 post
2007년 9월 3 post
2007년 3월 3 post
2007년 1월 1 post
2006년 12월 8 post
2006년 11월 14 post
2006년 10월 16 post
2006년 9월 16 post
2006년 8월 6 post
2006년 7월 1 post
2006년 2월 6 post
2005년 10월 2 post
2005년 9월 2 post
2005년 8월 5 post
2005년 7월 4 post
2005년 5월 9 post
2005년 4월 10 post
2005년 3월 19 post
2005년 2월 28 post
2005년 1월 20 post
2004년 12월 56 post
2004년 11월 67 post
2004년 10월 49 post
2004년 9월 21 post
2004년 8월 6 post
2004년 7월 18 post
2004년 6월 29 post
2004년 5월 40 post
2004년 4월 26 post
2004년 3월 59 post
2004년 2월 31 post
2004년 1월 64 post
2003년 12월 60 post
2003년 7월 2 post
2000년 3월 2 post
1999년 11월 1 post
달력보기
최근 댓글
잘 보고 갑니다 
아름답고 아픈 책입니.. 
늘 흐르는 강물이지만.. 
책 소개 잘 받았습니.. 
이 리뷰를 읽으니 저.. 
스크랩이 많은 글
내용이 없습니다.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전체보기
후설과 하이데거의 같지만 다른 현상학 | 인문-사회-철학 2019-07-17 19:37
http://blog.yes24.com/document/11473749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후설 & 하이데거

박승억 저
김영사 | 2007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후설 & 하이데거>

- 현상학, 철학의 위기를 돌파하라


후설과 하이데거의 같지만 다른 현상학

 

내가 현상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공부를 하면서 논문을 준비할 때였다. 논문 지도교수님으로부터 논문을 작성하는 방법론 중의 하나로 후설의 현상학을 소개받았다. 철학이 무엇인지 개념조차 없는 단계에서 현상학의 아버지, 후설의 현상학이라니.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그런 단계 없이 갑자기 꼬리에서 다리로 바뀌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성과는 있었다. 후설이 주창한 현상학이 어떤 것인지 개념을 희미하게 이해했지만 현상학이라는 새로운 시각은 나의 뇌리에 깊게 박혔다. 사물이나 사상을 이해할 때 배경을 모두 버리고 초월적인 관점에서 진리를 찾아가야 한다는 이론은 내 마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김영사 출판사 부스를 지나다  지식인마을시리즈물을 발견했다. 전시된 모든 책이 마음에 들었지만, 두 권에 9,900원이란 파격적인 할인가 앞에 단 두 권만을 선택해야 하는 아픔을 느끼게 해준 이벤트였다. 그렇게 해서 단 두 권 중 하나로 선택된 후설과 하이데거였다.

 

어떻게 후설과 하이데거의 현상학을 200쪽도 안 되는 분량 안에 다 담을 수 있겠는가. 어차피 하이데거를 이해하려면 그의 위대한 저작 존재와 시간을 읽어보아야 하고, 후설을 이해하려면 그의 논리학 연구를 읽어보아야 한다. 하지만 아마 그 책들을 읽어보아도 제대로 두 사람의 이론을 이해할 수 없다면 오히려 지식인마을시리즈인 이 책으로 그 물꼬를 트는 것은 매우 현명한 시작이 될 것이다.

 

현상학을 만든 후설과 그의 수제자 하이데거. 후설은 1928년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교수직을 내려놓으며 후임으로 그의 수제자인 하이데거를 천거한다. 그런데 하이데거는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정교수로 취임한 이후 후설의 현상학의 계보를 이어가지만 후설과는 명백하게 선을 긋고 자신만의 철학세계를 펼친다. 이로써 후설과 하이데거의 좋은 관계는 끝이 난다. 후설은 하이데거의 저작을 읽었지만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심리학의 등장과 실증과학의 약진으로 철학이 학문의 왕좌에서 위협을 받고 있었다. 철학은 2천년 동안 같은 주제로 계속 논쟁만 하고 있었는데,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의 삶을 계속해서 변화시켰다. 이후 실증주의 바람이 불면서 우리가 지식이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실제로 경험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심리학주의는 그런 실증주의의 바람을 타고 혜성같이 나타나 철학의 후광을 가로챘다. 후설의 사명은 철학이 다시 모든 학문의 근거가 되는 가장 엄밀하면서도 근원적인 학문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는 것이었다.

 

후설이 주창한 현상학의 관점은 이런 것이다. 우리가 하나의 대상을 인식할 때 그 대상이 관찰자의 관점이나 주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변화 가능하다는 사실의 인지 아래에서 문제의 대상을 바라볼 때 참된 의미의 객관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대상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발견하는 것이 후설의 현상학이다. ‘무전제성의 원리가 바로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철학이 되는 것이다. 과연 사태 자체’ ‘있는 그대로의 현상으로 사물을 바라본다는 것이 가능한가. 후설도 그렇게 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관점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후설의 입장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판단 중지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의 시선이 자꾸 바뀌는 자유 변경과정 속에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 바로 그 본질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본질 직관이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자유 변경의 주체인 를 옭아매고 있는 제약, 의식에서 풀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나에 대한 선험적’ ‘초월적태도가 필요하다. 내가 자연스럽게 믿고 있는 그 믿음에서 자연스러움을 제거하여 판단 중지단계가 되어야 한다. 물론 어렵지만 그 과정을 지속적으로 수렴해나갈 때 우리는 본질적인 진리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이데거는 일단 존재존재자를 구분했다. 후설이 탐구하고자 했던 어떤 사물은 존재자이다. 이미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이다. ‘존재는 그 존재자들이 존재하게 되는 근거에 해당한다. 즉 존재는 존재자가 존재자이게끔 하는 그 무엇이다. 하이데거는 기존의 형이상학이 존재존재자처럼 다루는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하였다. 하이데거는 특히 인간에 주목했는데, 인간은 여타 존재자들과 다른 존재자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존재의 의미를 물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이데거는 그의 저작 존재와 시간에서 존재론을 설명하면서 사실 인간을 분석한다고 한다.

 

다소 어려워보이는 후설과 하이데거의 철학 이론과 그들의 관계가 얇은 책 속에 결코 얇지 않은 두께로 서술되어 있다.

 

현상학을 처음 접해보려는 사람에게 딱 좋은 입문서다. 이 책을 읽고 후설과 하이데거의 개별 저작으로 확장해 나간다면 보다 깊이 있는 책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막힌 곳에서 희망을 살다-아포리아 내일의 바람 | 일반문학 2019-07-12 19:36
http://blog.yes24.com/document/11460595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아포리아 - 내일의 바람

이토 미쿠 저/시시도 기요타카 사진/고향옥 역
사계절 | 2019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막힌 곳에서 희망을 살다



아포리아는 그리스어 apori? 통로가 없는 것’, ‘길이 막힌 것을 뜻한다. 우리는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의 엄청난 재난을 알고 있다. 바닷물이 몰려와 도시를 삼켜버리는 무시무시한 일이, 영화에서나 봄직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다. 우리나라도 최근 경주 지진을 경험했다. 실제로 지진을 경험한 사람들은 조금만 땅이 흔들려도 공포에 빠진다고 한다. 그만큼 지진의 공포는 실제를 능가한다.

 

이 책은 2011년 리히터 9.0 규모의 동일본대지진 이후 24년이 지난 가상의 2035년을 무대로 하고 있다. 도쿄만의 작은 마을 시오우라는 2011년 이후 일본은 지진과 쓰나미에 대비하여 인공 언덕 위에 방재센터를 구축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인간의 노력이란 게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건지, 지진에 이어 쓰나미가 덮치자 도시는 다시 바닷물에 잠기고 만다.

 

이 책은 재난문학에 속하는 것으로, 구드룬 파우제방의 유명한 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을 연상케 한다. 이 책이 사계절에서 출판된 사실로 알 수 있듯이 청소년 문학에 속하는 책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영상심의등급이 ‘12세 이상 관람가라면 12세 이상 누구나 볼 수 있듯이 이 책 역시 청소년만 보는 책이 아니라 청소년 정도면 이해가 가능한 책으로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뛰어난 문학작품이다.

 

외톨이 은둔형으로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만 쳐박혀 있는 중학생 2학년 이치야가 주인공이다. 3학년으로 올라가기 전 교사가 엄마와의 상담을 잡아 놓은 날이었다. 혼자 방에서 은둔하던 그는 지진이 일어나자 엄마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엄마!’라고 소리친다. 암흑이 찾아오고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자 창문에 옆집 담이 넘어와 있고, 욕실도 사라지고 2층 방이 무너져 부엌을 덮어버린 상태였다.

 

잔해 앞에서 엄마를 찾던 그는 쓰나미 경보 속에서 가타기리라는 청년에게 떠밀려 집을 탈출하게 된다. 갇혀 있는 엄마를 놔둔 채 떠밀려 생존자가 된 그는 방재센터로 가지 못한 채 남아있는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어색한 생존을 하게 된다. 하루 식사는 건빵 여덟 개. 그들은 구조될 수 있을까.

 

거대 서사의 재난문학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생존자들의 내면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주인공 이치야가 어머니를 구출하지 못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것처럼, 이치야를 구해준 가타기리, 어린 소년 소타, 간호사 출신 나카니시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나미 이전에 가족을 잃으며 생긴 생채기를 가슴에 안고 속으로 흐느끼고 있다.

 

이야기는 이들 개별 구성원들과의 내면적 심리 갈등과 개인 대 개인의 충돌, 재난 상황에서 음식을 두고 벌어지는 개인 이기주의 등의 다양한 갈등이 수면 위로 표출되며 긴장의 끈을 조인다.

 

가타기리는 건물 바깥에서 함석 지붕 위에 쓰러져 있는 여학생을 발견하고 위험을 무릅쓰며 구해오는데 그 과정에서 죽을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재난이라면 우리는 세월호라는 국가적 트라우마를 경험한 바 있다. 또다시 그런 재난이 닥친다면 우리는 우왕좌왕하지 않고 지난 아픔을 반면교사 삼아 침착하게 잘 감당해낼 수 있을까?

 

여기서부터는 지탱해 줄 벽이 없다. 힘을 빼, 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길게 숨을 내뱉었다.

밖으로 나오자 회청색 구름 사이로 빼꼼 나온 해가 부드럽게 뺨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 따스함에 잠시 긴장이 풀렸다. 하지만 건물 주위에 쌓인 파손된 자동차며 다다미며 방충망, 목재, 원형을 알 수 없는 철골, 물 위에 잔뜩 떠다니는 나뭇조각이며 패트병, 천 조각 등을 보자 와락 공포가 밀려들었다. (67)

 

 

자신을 지탱해 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우리는 살아나기 위해 오히려 힘을 빼야 한다. 가능할까?

 

책은 대지진과 쓰나미라는 거대한 재난을 다루면서도 개인의 내면 묘사와 인간 본성의 충돌을 깊이 있게 다루며 독자에게 사유의 공간을 확장시켜 준다. 재난 앞에서 모두 저마다의 패배감과 죄책감으로 협력보다는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커진다. 자기중심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삶에의 패배감이라고 해야 할까. 온 도시가 물에 잠긴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그들은 어떤 구조의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사람들은 희망의 끈보다 패배의 쓴잔을 먼저 삼킨다.

 

그러나 작가는 주인공의 입을 빌려 독자에게 말한다. 다리에 힘을 꽉 주라고.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다만, 나는 살아 있다.

살아 있다는 사실이 전부다.

그래서 살아간다. 살아가야 한다, 똑바로. 다리에 힘을 꽉 주고.

고맙다. 나는 이렇게 살아 있어.”

이치야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는 살아가려고 한다.”

가타기리 아저씨

 

이치야는 얼굴을 들고 가타기리를 보았다.

살아갈게요. 저도. 여기서. 지금부터.”

(221, 마지막 문장)

 

 

인간에게 생존이란 무엇일까. 또 가족도 없이 모든 것을 다 잃은 상태에서 산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살아낼 의욕이 있을까. 실제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고서 어찌 감히 그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을까. 어림도 없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라. 다시 이르기를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라.”(에스겔 16:6) 과연 우리는 피투성이가 되어서라도 살아야 하는 걸까. 그것은 자명하다. 살아나지 못한 사람들의 몫을, 살아남은 자들은 더 질기게 살아낼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것이 피투성이가 되어서라도 살아내야 할 이유이다. 이치야가 이를 악물고 살아내야 하는 이유는, 아직 찾지 못한, 엄마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 생명은 자신의 것이지만, 삶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기에.

꼭 살아내길, 누구나 가슴에는 지우지 못할 상처가 있는 법.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서평]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 비소설 2019-07-03 20:17
http://blog.yes24.com/document/11438560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이소영 저
홍익출판사 | 201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나이가 50대 목을 뚝 꺾어 가파르게 기울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든다. 생계를 위해 언제까지 돈을 벌어야 하는지 계산해보면, 평생 어려워했던 수학처럼 답이 없다. 암담함이 나이듦의 기울기에 비례해 끝모르게 추락한다. 과연 내 노년은 어떤 색깔의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노란 바탕의 책 표지가 눈에 확 띄었다.




주인공은 모지스 할머니다. 언젠가 신문 기사에서든지 아니면 책 소개에서든지 그녀의 이름과 이력을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난다.

 

75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1세까지 1,600여 점의 그림을 남긴 할머니.

그녀는 1860년 미국 뉴욕에서 10남매 중 3녀의 농부 딸로 태어난다. 남편은 그녀가 67세가 되던 해에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그녀는 남편이 죽고 나서 8년이 되는 해에 붓을 들었다. 물론 50대에도 탁자나 덮개에 가족들의 모습을 그리거나 풍경을 수로 놓긴 했다.

 

할머니는 75세에 본격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지역 박람회에 출품해보지만 주목을 받지 못한다. 동네 사람들이 한두 장 사주었다. 78세가 되던 해, 미술품 수집가인 루이스 칼더가 동네 약국에 들렀다가 벽에 걸린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발견한다. 그림에 감탄한 그는 할머니를 유명한 화가로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한다. 할머니는 처음으로 전문 미술가용 물감과 캔버스를 그로부터 선물받는다.

 

그러나 칼더가 접촉한 미술품 중개상으로부터 79세 노인의 그림은 거부당하고 전시할 공간을 찾지 못한다. 1940, 그녀가 80세가 되던 해 기적적으로 그림의 가치를 알아 본 뉴욕 에티엔 미술관 소유주가 할머니의 그림을 전시한다. 12월에는 김벨스 백화점이 추수감사절 축제에 그녀의 작품을 전시하고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는다.

 

아트메신저라 자처하는 작가 이소영 씨는 남몰래 모아오던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책은 할머니가 살아온 삶의 여정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책 뒤에 적힌 할머니의 연보를 읽어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도록처럼 할머니의 작품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설명이나 해석을 부연하는 책도 아니다. 물론 이 책에는 할머니의 매우 많은 작품이 컬러로 실려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녀의 미술작품을 논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이야기 책이고 사유의 책이다. 할머니의 삶의 궤적과 저자의 사유의 궤적이 그림과 공간 사이에서 만나는 책이다. 할머니의 그림을 보며 저자가 어떤 생각을 떠올렸는지, 할머니의 그림은 저자에게 어떤 감정을 가져다 주었고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할머니의 그림이 얼마나 따뜻한지, 어떤 온도를 지닌 그림인지, 얼마나 많은 풍경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깨알같이 작은 창문 뒤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지, 그래서 그 시절, 할머니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과거의 한 장면이 하나하나 얼마나 정겨운지 얘기하는 책이다.

 

이제 세상을 떠난 그녀를 만날 수 없으니 그녀와의 대화를 바라는 건 꿈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만나면 다른 건 몰라도 한 가지 반드시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녀의 그림은 늘 비슷한 속도와 밀도로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가 권태기 따위는 절대 없는 화가로 느껴졌다. 정말 그런지 물어보고 싶었다. (중략) 그녀는 힘든 순간마다 그림을 그리며 지내왔기 때문에 내가 궁금해했던 질문 자체가 모순이었다. 마음이 황량할 때, 처량해질 때, 누군가가 그리울 때그녀가 그럴 때마다 그린 그림들이었다. 힘든 순간마다 파노라마처럼 떠오른 기억들이 그녀의 손끝에서 다정한 작품으로 살아난 것이다. (97)

 

할머니의 그림은 눈으로 가득한 하얀 겨울 풍경을 그리고 있어도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왔다. 그것은 그림이 시각적으로만 이미지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원 작품에서 축소된 책자 그림으로)을 통해, 시간(1800년대 과거에서 2019년 현재로)을 초월해, 할머니의 붓 끝에 남겨진 손길이 우리에게 온기를 전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차에 따뜻한 온도가 존재한다면 화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그림에도 온기가 존재한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단 한 부분도 놓치는 곳 없이 캔버스 구석구석에 온돌방을 깔아 놓은 듯하다. 누룽지 차처럼 고소한 차 맛이 나는 그림이다. (119)

 

이 세상 삶이 너무 아름다웠노라고, 소풍 잘 다녀간다고, 할머니는 그림으로 말하려 했던 건 아닐까? 그녀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기 위해, 기억을 버리지 않기 위해 그림을 그렸던 것은 아닐까.

 

나도 75세의 인생 변곡을 위해, 슬펐던 마음을 살짝 내려놓는다. 이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만 하다 죽지는 않을 것이다. 내 안에 온기 한 자락 그림처럼 간직할 일이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여전히 희망진행형인 GM폐쇄도시 [제인스빌 이야기] | 비소설 2019-06-22 13:42
http://blog.yes24.com/document/11405897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제인스빌 이야기

에이미 골드스타인 저/이세영 역
세종서적 | 201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여전히 희망진행형인 GM폐쇄도시 [제인스빌 이야기]

 


벌써 작년 일이네요. 20183월부터 6월까지 군산의 한 기업체에 매주 출장을 다니며 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회사는 바다와 관련된 일을 하는 회사여서 군산의 한국GM과는 직접 상관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두어 번 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기업체 임원은, 여기 거리를 보라고, 식당들을 보라고 손으로 이곳저곳을 가리켰습니다. 수십 년 일했던 식당들이 계속 문을 닫고 있다고 했습니다. “임대붙은 가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였습니다. 그는 이런 곳이 사방에 수두룩하다며 혀를 찼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휑한 새만금만큼이나 도로도, 사람도, 모두 연기처럼 조금씩 그러나 갑자기 증발하듯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한국GM20184월 한국에 있는 군산공장을 폐업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수천 명의 직원과 1, 2차 하청업체들과 그 모든 가족들의 숫자를 합친다면 직접 연관된 사람들 숫자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산업이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어서, 그 모든 사람들에게 맛난 음식을 제공하던 수많은 식당들이며, 마트며, 편의점이며, 다양한 가게들이 모두 동반자살하듯 함께 문을 닫을 처지가 되었습니다. 사실, 그들만의 비극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큰 공동체의 재앙이었습니다.

 

제인스빌 이야기는 그보다 훨씬 오래 전에 미국에서 일어난 GM의 자동차 공장 폐쇄에 따른 제인스빌 도시와 그곳에서 살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기자의 끈질긴 추적은 제인스빌 도시에서 살던 수많은 사람들이 GM 공장의 폐쇄로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소설처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루이틀 작성한 게 아니라, 일이년 작성한 게 아니라, 7년 동안 도시를 관찰하고, 가족을 관찰하고, 사람을 관찰하며 쓴 글입니다. 사람들이 소설처럼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자 출신인 저자지만 소설책을 무지하게 읽고 글을 써서 책을 읽는 우리들은 참 편하게 제인스빌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한국의 군산 공장이 문을 닫기 10년 전, 2008년 작은 소도시인 제인스빌은 9천 명의 노동자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는 재앙에 직면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경기침체에도 GM에 속해있다는 사실만으로 흔들리지 않고 평화로움을 이어가던 작은 도시, 버락 오바마도 방문하여 자동차 산업의 미래와 함께 가족의 평화를 약속했던 그 작은 도시. 그러나 제인스빌은 거대한 자본주의의 토네이도 앞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이 책은 퓰리처상을 받았던 에이미 골드스타인 기자가 7년 동안 심층 취재를 하며, 제인스빌이라는 작은 소도시가 그 충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버티고, 어떻게 무너지고, 어떻게 다시 일어서려는 노력을 하는지, 그들의 가족들이 자신들이 더 이상 쌀을 구입할 수 없고, 세제를 구입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을 눈물을 훔치며 인정하는지, 세밀하고 정교하게 글로 다듬은 책입니다.

 

그들이 받아온 최상의 급여와 휴가 수당은 다른 노동자들에게 질시받는 대상이었다. 그런 갈등이 있었지만 GM은 지역에 반드시 있어야 할 사업장으로 받아들여졌다. GM 공장이 없다면 다른 일자리들이 존재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GM 공장이 문을 닫자 도시 전역에서 일자리들이 빠르게 증발했다. 크리스마스 이틀 전, GM과 리어가 공장 가동을 중단할 때 로지스틱 서비스 주식회사에서 일하던 159명도 일자리를 잃었다.”

 

우리나라도 그랬죠. 대기업 노동자들에게는 황제라는 별칭도 붙여주었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있음으로 인해 도시에 생기가 생기고 다른 일자리가 생기고 함께 살아가게 된 것도 맞습니다. 그러했기에, 그들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고구마 줄기가 딸려나오듯 연관된 모든 직종과 사람들이 주루룩 끌려나와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실직의 아픔, 실직의 스트레스가 어떠한지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한 심리전문가의 진단에 의하면, 실직의 스트레스는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2007년 하반기부터 2년 동안 제인스빌에서 파산신청을 한 주민 수는 거의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주택담보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해 집을 내놓은 곳이 늘어났습니다. 저 역시 겪었던 일이기에 실직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눈물을 흘려야 하는지, 직장이라는 벽이 얼마나 튼튼한 울타리였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신빈곤층이라는 이름으로 곧바로 중산층에서 파산자로, 빈곤층으로 전락했습니다. 신용카드 한도는 초과했으며, 살던 집에서 나와 친척집에 얹혀 살거나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야 했습니다. 그들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새로운 궁핍함과 불안함의 세계로 들어섰습니다. 학교들은 사상 처음으로 교사들을 해고했습니다. 그리고 가장의 추락한 자존감과 죄의식 그리고 가족에게 아무 쓸모도 없는 사람으로 전락했다는 심리적 패배감은 무엇으로도 다시 끌어올리기가 어려웠습니다.

 

멧은 죄책감도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다시 혼자서 집안일과 아이들 양육을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멧은 가족을 위해 요리도 못 하고,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거나 딸들의 숙제를 도와줄 수도 없다. 병원 진료 시간에 맞춰 가족들을 데려갈 수도 없다. 그는 자신이 가족에게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낀다.” (257)

 

제인스빌은 우리나라 군산시보다 훨씬 도시 공동체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뜻한 도시였습니다. 옛날 우리나라가 옆집 숟가락 개수도 알고 지냈다고 말하던 것처럼, 제인스빌도 얼추 비슷하게 그런 경지의 소도시였습니다.

 

이 책은 슬픔을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무너져가는 거대한 공동체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시 일으켜 세우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힘을 모으는 개미같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7년이 지나도 그 상흔은 여전히 불타버린 잿더미 속 빨간 불씨처럼 남아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직업훈련학교는 재빨리 정부지원금을 최대한 받아내고 실직자들에게 재취업을 위한 실무 교육강좌를 개설했습니다. GM 실직자들은 전력공사에 취직하기 위해 전신주 타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2년의 학위 과정을 다 마치고 실제 취직한 사람은 두어 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들을 덮치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거대한 두려움입니다.

 

졸업을 사흘 앞둔 날, 마지막 시험을 막 끝내고 주차장에 세워둔 트럭을 향해 걸어가는 마이크에게 거대한 의문 하나가 밀려온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직업학교에서 교정학과를 상위 성적으로 자랑스럽게 이수하고 제인스빌의 성공적인 모델로 신문에 소개된 GM 실직자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몇 년 뒤 자살로 삶을 마감합니다. 실직자 자녀들은 샴푸가 없어 머리를 감지 못합니다. 유능한 심리교사 에이미는 학생들을 살펴 눈치껏 벽장으로 데려갔습니다. 벽장문을 열면 서로 돕기 위해 누군가 갖다놓은 많은 생필품들이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마음껏 가져가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런 환경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서 샴푸를 아야 하는 삶을 살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추락한 자기 삶을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슬프고 분하고 수치스럽고 무엇보다 다른 아이들이 알까봐 두렵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죄책감을 느낍니다. 곧 대학에 가야하는데, 대학 학비를 부모에게 부담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파커고등학교에 부임한 이래 그녀는 벽장의 도움을 받는 아이들이 열두어 명이던 첫 해부터 200명에 육박하는 지금까지 데리를 도와 벽장 일을 함께해 왔다. 최근까지도 매년 20여 명의 아이들을 벽장으로 인도했다. 이런 생필품을 받으면 아이들은 자기 삶을 완전히 다른 면에서 이해하게 된다. 바로 궁핍함이다. 한 여자아이는 자기 가족은 도움 같은 건 필요 없다고 화를 내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부모가 이혼한 남자아이 역시 처음에는 도움을 거부했다.”

 

군산 지역에 대한 신문기사를 검색해봅니다. 세금도 감면해준다는 기사도 있고, 가장 최근에는 군산지역 중소자동차 제조업 활성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도 합니다. 폐쇄된 군산공장을 자동차 부품업체 콘소시엄에서 인수한다는 글도 있습니다. 제인스빌과 마찬가지로 군산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합니다.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우리도 희망을 잃지 않는 작은 도시였으면 좋겠다고. 작년 이후 다시 군산을 가보지 않아 그곳 분위기가 어떤지 이제는 잘 모릅니다. 따스한 날, 출장가면 꼭 들렀던 한가한 돼지국밥집이 떠오릅니다. 손님은 우리밖에 없었는데, 고기를 산처럼 넣어주던 그 식당. 그 식당은 아직 여전히 문을 열고 있을까요?

 

이 책은 제인스빌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말해줍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부러웠습니다. 한 기자가 생업을 포기하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해 준 후원자들. 그래서 제인스빌은 여전히 아름다운 공동체, 희망의 공동체였습니다. 우리 군산도 그러했으면 합니다. 그냥 무너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모두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너의 아픔은 곧 나의 아픔입니다.

 

나에게, 너에게, 우리에게 말해봅니다. 우리, 포기하지 맙시다. 다시 일어섭시다. 너와 나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당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인스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군산시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가족, 우리 형제 자매의 이야기니까요.

 

 

"장미 한 송이가 정원이 될 수 있듯,

한 명의 친구는 세계의 전부가 될 수 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제대로의 날 것, 4285킬로미터의 홀로 걷기 | 비소설 2019-03-11 23:26
http://blog.yes24.com/document/11143457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와일드

셰릴 스트레이드 저/우진하 역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제대로의 날 것, 4285킬로미터의 홀로 걷기 [와일드]


 

낡아빠진 채 곧 주저 앉아버릴 것 같은 황토색 신발이 강렬하게 독자를 응시한다. 빨간 신발끈은 끌러진 채 아무렇게 걸쳐져 있다. 4285km라는 숫자는 도대체 그 숫자가 얼마만큼의 거리를 뜻하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어 허상에 놓인 누각처럼 느껴진다. 그저 wild, 와일드,라는 책 제목에서, 희망의 기록이다,라는 부제에서 이 책이 가지는 무게와 거침을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책을 구비해 놓은 지는 꽤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책꽂이에 계속 꽂혀 있었다. 다만 이번에 걷기를 하면서 같이 읽음으로써 그때 읽지 않고 오히려 지금 읽게 된 것이 더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기를 할 생각도 전혀 없었던 그때 읽었더라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한 권의 책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걷는다]를 읽었을 때처럼, , 이 저자가 열심히 걸었구나. 나도 언젠가는 시도해 봐야지. 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겠다고 사진을 올렸을 때, 이 책을 읽으면 걷고 싶은 마음이 폭발할 거라며, 봉주아 님이 댓글을 달아주셨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설날을 코 앞에 둔 21일부터 읽기 시작했다. 책이 너무 무거워 들고 다니며 읽을 수가 없다는 판단으로 회사에 두고 점심시간마다 읽었다.

 

545, 책 두께 검지 두 마디. 저자가 걸어간 거리 4285킬로미터, 걸린 시간 3개월.



 

당시 그녀의 나이 26.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남편과는 얼마 전 이혼한 상태.

이런 상황이었다고 해서 누구나 3개월간 미친 듯이 홀로 4천킬로미터 이상을 걷진 않는다. 그녀도 그랬다. 어떤 독한 마음을 품고 그 결심을 했던 건 아니었다. 어쩌다 눈에 뜨인 안내 책자를 보고 살짝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여행의 출발점에서 막상 이 여정을 시작하려고 하니 내가 지금 하려는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깨달음이 몰려들었다. 문득 나는 여기서 멈추고 싶었다. 이 일은 너무 터무니없고 특별한 의미도 없었으며 게다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말도 안 될 정도로 벅찼다. 나는 아직 이 일을 할 준비가 완벽하게 안 되었던 것이다. (21)

 

시작은 그랬다. 출발도 어설펐다. 등산을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그녀처럼 그렇게 20킬로그램을 넘는 배낭을 준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게 처음이었던 그녀는 이것도 있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있어야 할 것 같아 모든 걸 배낭에 넣었다. 짐을 다 꾸리고 어깨에 멨으나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그녀의 시작은 시작되었다.

 

시작도 어설펐지만 과정은 시작보다 더 힘겨웠고 시간시간 고통과 불안은 더 커져만 갔다. 급기야 산꼭대기에서 그녀는 신발을 벗다 신발을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고 만다. 이미 발톱은 썩어 네 개나 빠져버린 뒤였다.

 

정말 이 책은 2월 걷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내게 단비처럼 안겨왔다. 비록 4200킬로미터의 긴 여정의 걷기가 아닐지라도 나는 내 여정, 지하철 한 코스 걷기에서 두 코스로 늘리고 다시 세 코스로 늘려 저녁 퇴근길만 6킬로미터 넘게 걷게 된 것은 이 책의 힘이 컸다. 그녀도 힘든 날은 10킬로미터밖에 걷지 못했다고 했다. 10킬로미터면 내가 하루 걷는 거리와 비슷할 때도 있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내려 사무실까지 1킬로미터, 점심 먹고 3킬로미터 정도를 걷고, 퇴근길에 6킬로미터를 걸으면 얼추 10킬로미터의 거리가 되는 셈이니, 그렇게 계산하며 그녀의 하루 일정과 비교해보기도 했다.

 

걷는 이야기만 나오는 책. 물론 중간에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친해지고, 텐트를 같이 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삶의 다양한 퍼즐 속에서 그녀는 기쁨을 느끼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런 이야기들의 결합은 한 편의 소설보다 더 재미가 있었다. 그녀의 걷기를 훔쳐보는 즐거움은 매우 컸다. 그녀의 발톱이 빠져나가는 것을 세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녀는 3개월의 트래킹 기간 동안 열 개의 발가락에서 여섯 개의 발톱을 뽑아냈다.

 

마침내 그녀가 그 긴 여정을 끝내고 다시 도시의 소음 속으로 들어오던 날, 나도 너무 기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살아있음에 대한 기쁨, 모든 과정을 통과했다는 성취감, 그런 감정들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이되었다.

 

나도 살아있고 싶었다. 나도 과정 속에 있고 싶었다. 걷기를 할 때 걷기 관련 책을 함께 읽으면서 하면 정말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을 실감했다. 내 걷기도 꾸준히 좋아졌다. 그녀처럼 근육이 아프다고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내 몸은 더 좋아졌다. 경고와 위험 수준에서 날 위협했던 각종 건강 지표들이 단 몇 달의 걷기를 통해 표준 상태로 돌아왔다. 허리도 줄어 바지가 헐렁해지는 걸 느낀다.

 

2월에 읽은 책 중에 단연코 내게 별 다섯 개를 받은 이 책. 그녀는 4200킬로미터 트래킹을 한 뒤, 이혼을 아픔을 딛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이 커서 엄마가 이랬단다 하며 15년 뒤에서야 그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15년 전의 경험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그 긴 세월 동안 모든 감정, 모든 동선, 모든 이야기를 하나도 잊지 않고 재현해 낸 그녀가 놀라웠다. 그리고 자녀들 앞에, 새 남편 앞에 자신의 과거를 솔직하게 책 속에서 밝히는 모습도 신선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오프라에게 극찬을 받은 책이라고 했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결국 자신의 이야기로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누구나 가슴에 자신의 자서전 한 권씩은 품고 있을 것이다. 걷기를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다시 용기를 내기를, 꿈을 품고 있다면 이 책을 읽고 그 꿈을 함께 성취해내기를. 실패하고 주저앉아 있다면 이 책을 읽고 다시 일어서기를.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



누구나 한 번은 길을 잃고

누구나 한 번은 길을 만든다.

(속표지 글에서)

 

 

반전은 마지막에 나왔다. 독서후기를 다 쓰고, 다시 책의 처음으로 돌아가 밑줄 그은 부분들을 워드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15쪽에 밑줄 그은 부분에 눈이 머물렀다.

 

그동안 걸어온 남쪽도 쳐다보았다. 나를 가르치고 깨우쳐준 거친 야생의 땅이었다. (15)

 

제목으로 붙인 [와일드, WILD]는 사실 교묘한 트릭이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긴 이중 스파이였다.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제목의 와일드를 생각하며 읽었다. 야생의 저 거친 땅, 4285킬로미터가,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며 도도하게 눈으로 덮인 채 홀로 서 있는 그 산맥이, 곰이 나타나고 방울뱀이 도처에서 위협하고, 발을 부르트게 하고 발톱이 빠지게 하느 그 땅이 야생이라고 생각했다. 그 거친 땅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하루에 30킬로미터씩 걸어나가는 살인적인 일정이 야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야생의 땅은 거친 PCT 트래킹 길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그랬다. 야생의 땅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타인을 밟고 올라가야만 자신의 생존이 보장되는 도시,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바로 그 땅이었다. 우리의 신념과 가치관과 우주관을 붙잡고 있는 과거의 모든 것이 바로 야생이었다. 우리의 삶이, 생존현장이 바로 거친 땅이었다. 그녀는 야생의 땅을 거쳐 다시 야생의 도시로 들어갔다.


그녀는 자신의 엄마가 돌아가시던 날, 신의 존재에 대해 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신은 엄마의 죽음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화를 냈다. 그때는 스물여섯 살이었고 아이의 엄마가 되어보지 못한 때였다. 이제는 그 마음이 조금은 바뀌었기를 기대해본다. PCT 이후 진짜 신을 만났기를 소망해본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서평) 테이크 미 위드 유 - 2019 최고 도서 후보작 | 일반문학 2019-01-03 23:16
http://blog.yes24.com/document/10963751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테이크 미 위드 유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저/이은숙 역
세종서적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독서후기 - [테이크 미 위드 유]

 

저자 :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역자 : 이은숙

출판사 : 세종서적




 

베스트셀러 트레버의 작가,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가 또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가 펼쳐내는 광대한 서사에 함몰되어 출근길 지하철역을 놓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 퇴근길에는 다른 책을 읽어야 하는 나만의 규칙을 깨고 이 책을 또 꺼내들기도 몇 번.

 

520쪽의 두꺼운 책은, 며칠 만에 나의 감성에 오롯이 달라붙어 낱낱이 해부되고 말았다. 나에게 흡수되고 혈액 속에서 녹아진 채, 책의 주인공이 열아홉 살 아들의 재를 차에 싣고 옐로스톤을 돌아다니는 모든 여정을 따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같이 돌아다니며 또 다른 에너지로 나에게서 방출되었다.

 

작가에 대한 특징적인 한 마디는 이 책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준다.

 

평범한 사람들의 우연한 만남이 어떤 선한 결과물을 만드는지 이야기하는 작가

 

소설은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따뜻하다. 너무 따뜻해서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예상치 못한 타인이 내 삶의 일부를 침범해 들어올 때, 내면의 자아는 방어기제를 펼친다. 하지만 침범하면서 나의 약점을 교묘히 이용하여 협상을 시도할 때, 그리고 그 협상의 내용이 매우 좋아서 달리 다른 선택권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때, 우리 인생은 다른 길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갈 때 우리는 당황하고 낯설어하고 불편해한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아들의 재를 뿌리기 위해 긴 여행을 하고 있는 과학교사 주인공 오거스트 슈뢰더는 자동차가 고장 나 잠깐 정비소에 들르게 되는데, 그곳에서 정비 비용을 지출할 경우 여행 일정이 어그러지게 된다. 그때 정비소 주인이 묘한 제안을 한다. 자기 두 아이를 당신의 여행에 동행시켜 주면 정비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매우 예민한 상태로 슬픔을 감춘 채 여행하고 있는 주인공으로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두 아이를 맡아 함께 여행한다는 것이 말도 되지 않는 제안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망설인다. 잠시 개와 놀고 온 두 아이들은 주인공을 무척 따르게 된다.

 

아이의 아버지는 감옥으로 들어가고, 두 아이는 아저씨와 함께 어색하고 불편하기 그지없는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세 사람에게 놀라운 변화가 찾아온다. 가진 자였던 과학교사와 짐짝처럼 얹힌 채 따라다녀야 했던, 그리고 실어증처럼 말도 하지 않던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그리고 아저씨의 삶을 바꾸어 나가는지 우리는 책을 읽으며 전율한다. 그리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끝날 즈음, 전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감동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삶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계속 이어지는 것이니까.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강렬한 이야기로, 세 사람의 인생을 바꾼 여행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는 출판사의 책 소개가 결코 거짓이 아님을, 우리는 첫 장을 펼치면서 깨닫게 될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책에 빠져 들었고, 아직 2019년도에 많은 책을 읽어야 하지만, 2019년 내가 읽은 최고의 책 후보로 거침없이 올린다.

 

이 책은 2019년 내가 읽은 최고의 책 후보작이다.

강렬한 감동의 교향곡이 주인공이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갔던 그랜드캐년의 웅장한 폭포만큼이나 거침없이 가슴에 떨어져 깊게 패일 것이다. 책을 읽은 지 꽤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의 감동이 심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독서후기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 인문-사회-철학 2018-12-17 11:29
http://blog.yes24.com/document/10917378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저/이선종 편역
미래타임즈 | 2018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독서후기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서양 문학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단테의 신곡. 두툼한 지옥편을 사 놓고 책꽂이에 꽂아놓기만 한 채 세월은 마냥 지나가고 있었다. 완역본은 아니지만 커다란 판형에 화려한 명화들이 글 중간중간에 배치된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이 나와 일단 이 책부터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신곡]은 잘 알다시피 단테가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주인공으로 하여 시인 베르길리우스, 첫사랑의 연인 베아트리체의 도움과 인도로 지옥, 연옥, 천국을 차례로 둘러보는 이야기로 채워진다.

 

단테 일리기에리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1265년에 태어나 1321년에 사망했다. 12965월부터 9월까지는 100인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1300년에는 6월부터 8월까지 피렌체 통령을 지냈다.



 

그의 정치적인 활동보다는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베아트리체의 인연이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일찍 부모를 여의고 가장이 된 단테가 열 살 때 처음 보고 반해버린 상대가 바로 베아트리체이다. 그러나 부모의 약정으로 서로 다른 상대와 결혼을 하게 되었고 9년 뒤 단테는 길에서 우연히 베아트리체를 만나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게 된다. 단테는 그 때부터 베아트리체를 위한 사랑의 시를 쓰기 시작했고, 1290년 갑자기 세상을 떠난 베아트리체를 그리며 1295년 시집 [새로운 인생]을 펴낸다.

 

지옥은 역피라미드 모습으로 9층의 계단식 모습을 하고 있는데, 베아트리체의 부친이 베아트리체를 돈 많은 금융업자에게 결혼시킨 것을 복수하듯 당시의 부조리와 부패함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 수많은 사람들을 실명으로 지옥에서 재현시킨다.

  

단테의 신곡은 서사시로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은 초보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설명체로 잘 풀어서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자어 神曲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제는 “La Divina Commedia”이다. 유추할 수 있겠지만 Divina 는 성스럽다는 뜻이고, Commedia는 희극이라는 뜻이다. 단테는 원래 Commedia로만 제목을 달았는데 1555년 로도비코 돌체 출판업자가 새롭게 책을 내면서 붙인 이름이 지금의 책 이름이 되었고, 신곡이란 한자어는 이 작품이 일본에 들어오면서 붙여진 번역 제목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쓰면서 굳어졌다.

 



단테가 서사시의 제목을 희극이라 한 이유를 들어보면, 희극이란 어떤 추한 것에서 시작되지만 내용면에서는 즐겁게 끝을 맺기 때문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지옥에서 출발하여 연옥을 지나 광명의 천국에서 끝을 맺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신곡은 지옥(이탈리아어: Inferno), 연옥(이탈리아어: Purgatorio), 천국(이탈리아어: Paradiso) 의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편은 서른 세 편의 절로 이루어져 모두 99개절로 만들어져 있고, 처음 도입부에 하나의 시를 소개하는 절이 있어 총 100개의 절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서사시 구도가 아니라 이야기 체로 풀어져 있어 그런 문학적인 느낌으로 책을 읽을 수는 없다.

 

컬러로 들어간 이 책의 명화들은 대부분 윌리엄 블레이크의 그림과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 그림을 주로 하고 있으며, 그 외 화가를 밝히지 않은 다수의 그림들이 같이 삽입되어 이야기의 전개를 돕는다.

 

아쉬운 점은 명화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단지 이야기 줄거리로서의 보조 역할만 하고 있기에 그 이상의 깊이 있는 접근은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명화를 통해 단테의 신곡을 이해하려 한다면 또 다른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명화는 철저하게 존재론적인 의미 외에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테의 신곡을 당시 시대 화가들의 그림과 함께 보는 것은 책을 읽는 재미의 증가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신과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당시의 종교관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바로미터로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그 외에도 부족한 상상력으로 인해 책을 읽고도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그림으로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장점. 말 그대로 단테에게 지옥과 연옥과 천국을 안내하는 시인 베리길리우스와 같은 길잡이의 기능도 얻을 수 있다.

 

온갖 비명으로 가득찬 동굴 속의 죄인들은 그러나 사실은 우리의 모습이지 않은가. 지옥에 떨어져 신음하는 실존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에게 가해지는 형벌들이 정말 적나라하다. 지옥이 정말 저렇게 되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지만 당시의 중세의 사회상과 종교관을 사후세계라는 상상력을 이용하여 보여주는 단테의 신곡. 현대의 기독교는 연옥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이 책에 소개된 중세의 기독교는 개신교와 분리되기 전의 기독교 즉 지금의 카톨릭 교리에 더 가깝다.

 

그러나 기독교이거나 천주교이거나 하는 종교적 의미를 떠나 인문학적으로 보더라도 죽음 이후의 세계를 통해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통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단테는 각 지역을 지날 때마다 그 곳에서 수백 명의 역사상 인물과 신화 속의 인물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 기독교적인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어 죄와 벌이라는 궁극적인 기초와 함께 구원에 대한 심오한 고찰을 하게 한다. 그밖에 그리스 신화와 우주관, 세계관, 윤리관, 철학관 등 다양한 사상적 체계를 심오하게 다루고 있어 서양 중세 문학의 최고봉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이 책을 통해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다시 한번 완역판으로 도전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뒷부분 부록으로 들어있는 자료도 큰 도움이 된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서평]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 인문-사회-철학 2018-12-07 21:03
http://blog.yes24.com/document/10894834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안광복 저
사계절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독서후기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부제 : 인류를 사로잡은 32가지 이즘

저자 :안광복

출판사 : 사계절

 

출판사를 보면 이 책이 어떤 종류의 책인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건지를 대략 눈대중으로 알아차릴 때가 있다. 사계절 출판사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책을 내는 곳이다. 그런데 이렇게 묵직한 책을 내놓다니. 이거이거 내가 주소를 잘못 찾은 건 아냐? 하는 걱정이 슬 들었다. 왜냐하면 사계절 출판사라는 걸 알았기에 제목은 저렇게 달았어도 약간은 쉬운? 책일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은 맞는 말이다. 저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철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며 이 책 역시 청소년을 대상으로 가르쳤던 사상들을 책으로 펴낸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대중성을 위해 지금의 제목으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처음 나왔을 때는 교과서에서 만나는 사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책이었다.

 

그러니까 중고등학생들이 교과서를 통해 공부하는 사상들을 정리하여 한 권으로 낸 것인데, 알다시피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이 좀 어려운가. 좋은 성적을 받으려먼 암기왕이 되어 달달 외워야 하는데, 이 책에 나오는 서른두 가지의 사상을 외우고 시험을 치루었을 과거의 우리, 또는 지금의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교과서를 외우지 말고, 이야기처럼 되어 있는 이런 책을 읽으면 쉽게 이해가 되고 저절로 암기도 될 텐데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왜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야 학창시절에 억지로 외웠던 것들을 재밌다며 다시 책으로 읽는 것일까.

 

어쨌든 이 책을 읽으니 그때 아무것도 모른 채 달달 외웠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속속 머리에 쉽게 들어오고 이해가 된다. 그래서 철이 들어야 하나보다. 철이 들고 나서 공부를 하면 성적이 훨씬 잘 나오리라.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아는 정치적인 사상부터 철학, 예술, 국가, 경제, 사회에 이르는 다양한 주의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것도 주의였어? 라는 의문이 생기는 대동아 공영권’ ‘프런티어 정신’ ‘기업가 정신’ ‘개발 독재같은 제목도 있어 신선했다.

 

34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었지만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것처럼 구석구석 밑줄을 그으며 공부하듯, 그러나 절대 공부가 아닌, 즐거움으로 유익하고 즐겁게 읽었다.

 

머리가 이 세상의 이치를 좀더 깨친 것 같았고, 그래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진 것 같다. 각 장마다 저자가 주제로 내세운, 이상적인 권력, 행복하게 살기, 좋은 나라, 풍요로움, 더 나은 일상,이라는 다섯 개 항목이 아직도 절실하다.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며, 이문재 시인이 사막에는 모래보다 모래와 모래 사이가 더 많다고 지적한 그 사이를 생각하며,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또 다른 이즘을 기다려본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마음의 위치를 찾아가는 뇌인지 심리학 교양서적-마음의 비밀 | 인문-사회-철학 2018-12-05 21:11
http://blog.yes24.com/document/10888669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대니얼 리처드슨 저/박선령 역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독서후기

 

<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저자인 대니얼 리처드슨은 소개된 대로 밝히자면, 약간 괴짜 교수이다. 그는 영국 런던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데 우수 교수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고 한다. 교수법이 심리를 꿰뚫어보기 때문이 아닐까? 심리학자이면서 영국 코미디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박물관, 술집, 공연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악 공연과 생생 실험쇼를 즉석에서 펼친다고 하니 실험을 토안 심리의 대중화를 힘쓰는 사람으로 보인다.

 

제목만 보면 심리학의 숨겨진 뒷 얘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보이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심리학보다는 뇌과학쪽에 더 가까워보인다. 그래서 뇌심리학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다. 이 책을 정의내려 본다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마음의 위치를 찾아가는 뇌인지 심리학 교양서적.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이 심리학 모든 분야를 두루 돌아다니는 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의 전공분야인 인간의 생각과 행동방식에서 드러나는 이상한, 놀라운 특징들에 대한 책이다. 그 특징들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 책은 결국 그 생각이, 그 행동이 어디에서 나왔느냐를 탐구하고, 그 끝에 이르면,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라는 것이 결국 어디에서 나왔느냐 하는 것을 찾아가는 길이 된다.

 

판단하고 선택하는 생각과 행동의 기저에는 인간이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합리성을 바탕에 두고 있는데, 정말 그 합리성은 합리적인 것일까를 따져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당연히 우리가 기본적으로 믿고 있는 당연성의 믿음들이 사실은 심리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의 믿음들은 많은 경우, 자신의 선입견, 추정, 편향에 의해 만들어져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져 온 우리들의 믿음들로 이 세상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려는 것이다.

 

잘 알고 있는 심리학 또는 뇌과학 실험 이야기들이 조금 나온다. 다수의 심리학이나 뇌인지학 같은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겹치는 내용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은 교양심리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다. “, 이 얘기 아는 건데.” (이제 작가들은 정말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글들을 가져와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이다.)

 

마음의 비밀,이라고 해서 심리학의 숨겨진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나름 많은 책을 읽어 좀 알고 있다고 생각한 뇌인지 분야를 많이 다루고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책 제목을 다시 보니, 저자는 정확했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의 비밀이란 것이 내용적인 측면이 아니라 위치적인 측면이라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는가.

 

저자는 우리 인간의 눈이 얼마나 멍청한지, 뇌가 얼마나 이 멍청함을 잘 가려주는지를 이야기해준다. 이 뇌인지학 분야는 심리학이나 과학으로서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어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았다.

 

눈이 색깔을 인지하는 오류에 대한 글이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었다고 하는 드레스 색깔에 대한 내용은 아는 바가 없었고, 책에도 사진이 실려있지 않아 인터넷을 검색하여 찾아보았다.


 

(이 사진의 드레스가 무슨 색으로 보이는가?)

같은 사진인데 사람에 따라 두 가지의 색으로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고,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바쳤다. 저자는 그 이유를 책에 밝히고 있는데, 나는 이 책이 조금이라도 더 팔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 답을 적지는 않겠다. 다만,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낸 사실에 의하면, 70%의 사람은 이 드레스를 금색과 흰색의 옷으로 보고, 나머지 사람들은 짙푸른색과 검은색으로 보인다고 한다.

 

뇌는 사물을 별도의 절대값으로 인식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추측한다.

(122)

 

따라서 색에 대한 판단도 상황에 따라 추측할 수 있고, 그 추측이나 해석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호메로스의 저작물에서 와인처럼 짙은 색 바다라는 표현을 가지고 옛날에는 파랗다라는 색깔이 없었다고 말한다. 고대 언어학자들이 토라나 구약성서 기타 고대 문헌을 찾아본 결과, 파란색이라는 단어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는데 이는 그 당시에는 그런 색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저자는 우리가 보는 파란색이 물리학, 생화학, 그리고 개인의 경험에 의한 결과물로 나타난 색이라고 말한다. (믿어지시는지.)

 

5, 언어는 생각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가장 재미있었고 신선했다. 호메로스는 파란색을 가리키는 단어가 없었던 반면, 이누이트족 언어에는 (snow)’과 관련된 단어가 약 30~200개 정도 있고, 중국인은 만약이라는 추론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는 언어를 이용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표현할 단어가 있는 대상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다.

(132)

 

하지만 이런 가설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이유는 권위자가 말한 얘기는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그대로 믿으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누이트 족에게는 흩날리는 눈(qanik)와 땅에 내려앉은 눈(aput) 두 종류 밖에 없으며, 오히려 영어에 진눈깨비(sleet), 진창이 된 눈(slush), 눈사태, 싸락눈(hail), 단단히 뭉친 눈(hardpack), 가루눈, 눈발(flurry), 가볍게 뿌리는 눈(dusting) 등이 있다. 중국인 이야기는 처음 질문을 던진 학자가 중국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우리는 자신에게 생소하거나 낯선 집단에 관한 이야기는

뭐든지 믿을 준비가 되어 있다.

(139)

 

글을 쓰다보니 책 이야기를 너무 많이 적었다.

암튼, 제목만 보고 책을 읽다 다소 실망한 부분이 있지만, 책 속에는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소고기 국밥을 먹을 때 올라오는 건더기처럼 풍성했다. 따끈했고 시원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개에게서 배우는 것 | 밑줄 긋기 2018-12-01 15:19
http://blog.yes24.com/document/10874376 복사 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우리 개처럼 멍청한 개로부터도 사람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말리는 매일매일을 끝없는 즐거움으로 채우는 것도 가르쳐주었고순간을 즐기는 것도 가르쳐주었으며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도 가르쳐주었다
  
또한 일상의 단순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숲속의 산책첫눈 오는 날희미한 겨울 햇빛 속의 낮잠나이가 들고 쇠약해지는 과정에서 말리는 어려움 앞에서도 낙관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무엇보다도 말리는 우정과 헌신변함없는 충성심을 가르쳐주었다.
(말리와 함께 한 4745, 393)
  
이 책의 저자의 말리의 주인이었던 존 그로건은 위에 적은 많은 것들을 말리가 죽고 나서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한다그는 고백하기를말리는 자신의 스승이자 길잡이였다고 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우정과 헌신충성 같은 고차원적인 것들을 바보스럽고 천방지축인 개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나도 책을 통해말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그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말썽꾸러기요 방을 어지럽히고 물건을 못 쓰게 만드는 녀석으로 보였겠지만그에게는 지금 여기에서 행복과 자유함을 누릴 줄 아는 진정한 용기가 있었다그리고 나에게는 그것이 필요했다.
  
한 달 앞당겨 월간 이태훈을 시작하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는 바로 말리였다일상에서 느낀 감정들이 모두 소리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까웠다누군가 나누고 싶었다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삶을 진정 누리고 싶었다시간이 없고 피곤하고 바쁘고 해서 계속 밀리는 그 우선순위를 바로 잡고 싶었다. 급한 일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중요한 일부터 하기 위해스스로에게 사기꾼이 되지 않기 위해 말리의 힘을 빌려와야 했다.
  
우리는 누구나 개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때로는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줄 멋진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배운다는 것은 결국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다른 사람이 가르쳐주는 것을 주입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우리나라 교육 현실과 같다내가 배워야 하는 것이다상대가 비록 가르쳐줄 의사가 없었다 할지라도 우리는 누구에게서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오늘 하루나는 누구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가르쳐줄 사람을 찾지 말고그냥 내가 배우자.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포스트를 | 추천 0        
1 2 3 4 5 6 7 8 9 10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오늘 26 | 전체 500554
2003-12-11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