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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테이크 미 위드 유 - 2019 최고 도서 후보작 | 일반문학 2019-01-0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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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테이크 미 위드 유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저/이은숙 역
세종서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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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 [테이크 미 위드 유]

 

저자 :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

역자 : 이은숙

출판사 : 세종서적




 

베스트셀러 트레버의 작가,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가 또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가 펼쳐내는 광대한 서사에 함몰되어 출근길 지하철역을 놓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 퇴근길에는 다른 책을 읽어야 하는 나만의 규칙을 깨고 이 책을 또 꺼내들기도 몇 번.

 

520쪽의 두꺼운 책은, 며칠 만에 나의 감성에 오롯이 달라붙어 낱낱이 해부되고 말았다. 나에게 흡수되고 혈액 속에서 녹아진 채, 책의 주인공이 열아홉 살 아들의 재를 차에 싣고 옐로스톤을 돌아다니는 모든 여정을 따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같이 돌아다니며 또 다른 에너지로 나에게서 방출되었다.

 

작가에 대한 특징적인 한 마디는 이 책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준다.

 

평범한 사람들의 우연한 만남이 어떤 선한 결과물을 만드는지 이야기하는 작가

 

소설은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따뜻하다. 너무 따뜻해서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예상치 못한 타인이 내 삶의 일부를 침범해 들어올 때, 내면의 자아는 방어기제를 펼친다. 하지만 침범하면서 나의 약점을 교묘히 이용하여 협상을 시도할 때, 그리고 그 협상의 내용이 매우 좋아서 달리 다른 선택권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때, 우리 인생은 다른 길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갈 때 우리는 당황하고 낯설어하고 불편해한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아들의 재를 뿌리기 위해 긴 여행을 하고 있는 과학교사 주인공 오거스트 슈뢰더는 자동차가 고장 나 잠깐 정비소에 들르게 되는데, 그곳에서 정비 비용을 지출할 경우 여행 일정이 어그러지게 된다. 그때 정비소 주인이 묘한 제안을 한다. 자기 두 아이를 당신의 여행에 동행시켜 주면 정비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매우 예민한 상태로 슬픔을 감춘 채 여행하고 있는 주인공으로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두 아이를 맡아 함께 여행한다는 것이 말도 되지 않는 제안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망설인다. 잠시 개와 놀고 온 두 아이들은 주인공을 무척 따르게 된다.

 

아이의 아버지는 감옥으로 들어가고, 두 아이는 아저씨와 함께 어색하고 불편하기 그지없는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세 사람에게 놀라운 변화가 찾아온다. 가진 자였던 과학교사와 짐짝처럼 얹힌 채 따라다녀야 했던, 그리고 실어증처럼 말도 하지 않던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그리고 아저씨의 삶을 바꾸어 나가는지 우리는 책을 읽으며 전율한다. 그리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끝날 즈음, 전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감동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삶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계속 이어지는 것이니까.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강렬한 이야기로, 세 사람의 인생을 바꾼 여행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는 출판사의 책 소개가 결코 거짓이 아님을, 우리는 첫 장을 펼치면서 깨닫게 될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책에 빠져 들었고, 아직 2019년도에 많은 책을 읽어야 하지만, 2019년 내가 읽은 최고의 책 후보로 거침없이 올린다.

 

이 책은 2019년 내가 읽은 최고의 책 후보작이다.

강렬한 감동의 교향곡이 주인공이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갔던 그랜드캐년의 웅장한 폭포만큼이나 거침없이 가슴에 떨어져 깊게 패일 것이다. 책을 읽은 지 꽤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의 감동이 심장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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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 인문-사회-철학 2018-12-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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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저/이선종 편역
미래타임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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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서양 문학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단테의 신곡. 두툼한 지옥편을 사 놓고 책꽂이에 꽂아놓기만 한 채 세월은 마냥 지나가고 있었다. 완역본은 아니지만 커다란 판형에 화려한 명화들이 글 중간중간에 배치된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이 나와 일단 이 책부터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신곡]은 잘 알다시피 단테가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주인공으로 하여 시인 베르길리우스, 첫사랑의 연인 베아트리체의 도움과 인도로 지옥, 연옥, 천국을 차례로 둘러보는 이야기로 채워진다.

 

단테 일리기에리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1265년에 태어나 1321년에 사망했다. 12965월부터 9월까지는 100인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1300년에는 6월부터 8월까지 피렌체 통령을 지냈다.



 

그의 정치적인 활동보다는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베아트리체의 인연이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일찍 부모를 여의고 가장이 된 단테가 열 살 때 처음 보고 반해버린 상대가 바로 베아트리체이다. 그러나 부모의 약정으로 서로 다른 상대와 결혼을 하게 되었고 9년 뒤 단테는 길에서 우연히 베아트리체를 만나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게 된다. 단테는 그 때부터 베아트리체를 위한 사랑의 시를 쓰기 시작했고, 1290년 갑자기 세상을 떠난 베아트리체를 그리며 1295년 시집 [새로운 인생]을 펴낸다.

 

지옥은 역피라미드 모습으로 9층의 계단식 모습을 하고 있는데, 베아트리체의 부친이 베아트리체를 돈 많은 금융업자에게 결혼시킨 것을 복수하듯 당시의 부조리와 부패함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 수많은 사람들을 실명으로 지옥에서 재현시킨다.

  

단테의 신곡은 서사시로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은 초보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설명체로 잘 풀어서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자어 神曲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제는 “La Divina Commedia”이다. 유추할 수 있겠지만 Divina 는 성스럽다는 뜻이고, Commedia는 희극이라는 뜻이다. 단테는 원래 Commedia로만 제목을 달았는데 1555년 로도비코 돌체 출판업자가 새롭게 책을 내면서 붙인 이름이 지금의 책 이름이 되었고, 신곡이란 한자어는 이 작품이 일본에 들어오면서 붙여진 번역 제목을 우리가 그대로 받아쓰면서 굳어졌다.

 



단테가 서사시의 제목을 희극이라 한 이유를 들어보면, 희극이란 어떤 추한 것에서 시작되지만 내용면에서는 즐겁게 끝을 맺기 때문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지옥에서 출발하여 연옥을 지나 광명의 천국에서 끝을 맺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신곡은 지옥(이탈리아어: Inferno), 연옥(이탈리아어: Purgatorio), 천국(이탈리아어: Paradiso) 의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편은 서른 세 편의 절로 이루어져 모두 99개절로 만들어져 있고, 처음 도입부에 하나의 시를 소개하는 절이 있어 총 100개의 절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서사시 구도가 아니라 이야기 체로 풀어져 있어 그런 문학적인 느낌으로 책을 읽을 수는 없다.

 

컬러로 들어간 이 책의 명화들은 대부분 윌리엄 블레이크의 그림과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 그림을 주로 하고 있으며, 그 외 화가를 밝히지 않은 다수의 그림들이 같이 삽입되어 이야기의 전개를 돕는다.

 

아쉬운 점은 명화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단지 이야기 줄거리로서의 보조 역할만 하고 있기에 그 이상의 깊이 있는 접근은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명화를 통해 단테의 신곡을 이해하려 한다면 또 다른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명화는 철저하게 존재론적인 의미 외에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테의 신곡을 당시 시대 화가들의 그림과 함께 보는 것은 책을 읽는 재미의 증가뿐만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신과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당시의 종교관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바로미터로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그 외에도 부족한 상상력으로 인해 책을 읽고도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그림으로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장점. 말 그대로 단테에게 지옥과 연옥과 천국을 안내하는 시인 베리길리우스와 같은 길잡이의 기능도 얻을 수 있다.

 

온갖 비명으로 가득찬 동굴 속의 죄인들은 그러나 사실은 우리의 모습이지 않은가. 지옥에 떨어져 신음하는 실존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에게 가해지는 형벌들이 정말 적나라하다. 지옥이 정말 저렇게 되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지만 당시의 중세의 사회상과 종교관을 사후세계라는 상상력을 이용하여 보여주는 단테의 신곡. 현대의 기독교는 연옥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이 책에 소개된 중세의 기독교는 개신교와 분리되기 전의 기독교 즉 지금의 카톨릭 교리에 더 가깝다.

 

그러나 기독교이거나 천주교이거나 하는 종교적 의미를 떠나 인문학적으로 보더라도 죽음 이후의 세계를 통해 현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통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단테는 각 지역을 지날 때마다 그 곳에서 수백 명의 역사상 인물과 신화 속의 인물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 기독교적인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어 죄와 벌이라는 궁극적인 기초와 함께 구원에 대한 심오한 고찰을 하게 한다. 그밖에 그리스 신화와 우주관, 세계관, 윤리관, 철학관 등 다양한 사상적 체계를 심오하게 다루고 있어 서양 중세 문학의 최고봉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이 책을 통해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다시 한번 완역판으로 도전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뒷부분 부록으로 들어있는 자료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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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 인문-사회-철학 2018-12-0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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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안광복 저
사계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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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부제 : 인류를 사로잡은 32가지 이즘

저자 :안광복

출판사 : 사계절

 

출판사를 보면 이 책이 어떤 종류의 책인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건지를 대략 눈대중으로 알아차릴 때가 있다. 사계절 출판사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책을 내는 곳이다. 그런데 이렇게 묵직한 책을 내놓다니. 이거이거 내가 주소를 잘못 찾은 건 아냐? 하는 걱정이 슬 들었다. 왜냐하면 사계절 출판사라는 걸 알았기에 제목은 저렇게 달았어도 약간은 쉬운? 책일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은 맞는 말이다. 저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철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며 이 책 역시 청소년을 대상으로 가르쳤던 사상들을 책으로 펴낸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대중성을 위해 지금의 제목으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처음 나왔을 때는 교과서에서 만나는 사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책이었다.

 

그러니까 중고등학생들이 교과서를 통해 공부하는 사상들을 정리하여 한 권으로 낸 것인데, 알다시피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이 좀 어려운가. 좋은 성적을 받으려먼 암기왕이 되어 달달 외워야 하는데, 이 책에 나오는 서른두 가지의 사상을 외우고 시험을 치루었을 과거의 우리, 또는 지금의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교과서를 외우지 말고, 이야기처럼 되어 있는 이런 책을 읽으면 쉽게 이해가 되고 저절로 암기도 될 텐데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왜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야 학창시절에 억지로 외웠던 것들을 재밌다며 다시 책으로 읽는 것일까.

 

어쨌든 이 책을 읽으니 그때 아무것도 모른 채 달달 외웠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속속 머리에 쉽게 들어오고 이해가 된다. 그래서 철이 들어야 하나보다. 철이 들고 나서 공부를 하면 성적이 훨씬 잘 나오리라.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아는 정치적인 사상부터 철학, 예술, 국가, 경제, 사회에 이르는 다양한 주의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것도 주의였어? 라는 의문이 생기는 대동아 공영권’ ‘프런티어 정신’ ‘기업가 정신’ ‘개발 독재같은 제목도 있어 신선했다.

 

34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었지만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것처럼 구석구석 밑줄을 그으며 공부하듯, 그러나 절대 공부가 아닌, 즐거움으로 유익하고 즐겁게 읽었다.

 

머리가 이 세상의 이치를 좀더 깨친 것 같았고, 그래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진 것 같다. 각 장마다 저자가 주제로 내세운, 이상적인 권력, 행복하게 살기, 좋은 나라, 풍요로움, 더 나은 일상,이라는 다섯 개 항목이 아직도 절실하다.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며, 이문재 시인이 사막에는 모래보다 모래와 모래 사이가 더 많다고 지적한 그 사이를 생각하며,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또 다른 이즘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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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위치를 찾아가는 뇌인지 심리학 교양서적-마음의 비밀 | 인문-사회-철학 2018-12-0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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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대니얼 리처드슨 저/박선령 역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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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저자인 대니얼 리처드슨은 소개된 대로 밝히자면, 약간 괴짜 교수이다. 그는 영국 런던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데 우수 교수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고 한다. 교수법이 심리를 꿰뚫어보기 때문이 아닐까? 심리학자이면서 영국 코미디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박물관, 술집, 공연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악 공연과 생생 실험쇼를 즉석에서 펼친다고 하니 실험을 토안 심리의 대중화를 힘쓰는 사람으로 보인다.

 

제목만 보면 심리학의 숨겨진 뒷 얘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보이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심리학보다는 뇌과학쪽에 더 가까워보인다. 그래서 뇌심리학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다. 이 책을 정의내려 본다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마음의 위치를 찾아가는 뇌인지 심리학 교양서적.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이 심리학 모든 분야를 두루 돌아다니는 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의 전공분야인 인간의 생각과 행동방식에서 드러나는 이상한, 놀라운 특징들에 대한 책이다. 그 특징들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 책은 결국 그 생각이, 그 행동이 어디에서 나왔느냐를 탐구하고, 그 끝에 이르면,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라는 것이 결국 어디에서 나왔느냐 하는 것을 찾아가는 길이 된다.

 

판단하고 선택하는 생각과 행동의 기저에는 인간이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합리성을 바탕에 두고 있는데, 정말 그 합리성은 합리적인 것일까를 따져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당연히 우리가 기본적으로 믿고 있는 당연성의 믿음들이 사실은 심리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의 믿음들은 많은 경우, 자신의 선입견, 추정, 편향에 의해 만들어져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져 온 우리들의 믿음들로 이 세상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려는 것이다.

 

잘 알고 있는 심리학 또는 뇌과학 실험 이야기들이 조금 나온다. 다수의 심리학이나 뇌인지학 같은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겹치는 내용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은 교양심리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다. “, 이 얘기 아는 건데.” (이제 작가들은 정말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글들을 가져와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이다.)

 

마음의 비밀,이라고 해서 심리학의 숨겨진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나름 많은 책을 읽어 좀 알고 있다고 생각한 뇌인지 분야를 많이 다루고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책 제목을 다시 보니, 저자는 정확했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의 비밀이란 것이 내용적인 측면이 아니라 위치적인 측면이라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는가.

 

저자는 우리 인간의 눈이 얼마나 멍청한지, 뇌가 얼마나 이 멍청함을 잘 가려주는지를 이야기해준다. 이 뇌인지학 분야는 심리학이나 과학으로서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어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았다.

 

눈이 색깔을 인지하는 오류에 대한 글이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었다고 하는 드레스 색깔에 대한 내용은 아는 바가 없었고, 책에도 사진이 실려있지 않아 인터넷을 검색하여 찾아보았다.


 

(이 사진의 드레스가 무슨 색으로 보이는가?)

같은 사진인데 사람에 따라 두 가지의 색으로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고,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바쳤다. 저자는 그 이유를 책에 밝히고 있는데, 나는 이 책이 조금이라도 더 팔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 답을 적지는 않겠다. 다만,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낸 사실에 의하면, 70%의 사람은 이 드레스를 금색과 흰색의 옷으로 보고, 나머지 사람들은 짙푸른색과 검은색으로 보인다고 한다.

 

뇌는 사물을 별도의 절대값으로 인식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추측한다.

(122)

 

따라서 색에 대한 판단도 상황에 따라 추측할 수 있고, 그 추측이나 해석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호메로스의 저작물에서 와인처럼 짙은 색 바다라는 표현을 가지고 옛날에는 파랗다라는 색깔이 없었다고 말한다. 고대 언어학자들이 토라나 구약성서 기타 고대 문헌을 찾아본 결과, 파란색이라는 단어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는데 이는 그 당시에는 그런 색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저자는 우리가 보는 파란색이 물리학, 생화학, 그리고 개인의 경험에 의한 결과물로 나타난 색이라고 말한다. (믿어지시는지.)

 

5, 언어는 생각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가장 재미있었고 신선했다. 호메로스는 파란색을 가리키는 단어가 없었던 반면, 이누이트족 언어에는 (snow)’과 관련된 단어가 약 30~200개 정도 있고, 중국인은 만약이라는 추론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는 언어를 이용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표현할 단어가 있는 대상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다.

(132)

 

하지만 이런 가설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이유는 권위자가 말한 얘기는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그대로 믿으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누이트 족에게는 흩날리는 눈(qanik)와 땅에 내려앉은 눈(aput) 두 종류 밖에 없으며, 오히려 영어에 진눈깨비(sleet), 진창이 된 눈(slush), 눈사태, 싸락눈(hail), 단단히 뭉친 눈(hardpack), 가루눈, 눈발(flurry), 가볍게 뿌리는 눈(dusting) 등이 있다. 중국인 이야기는 처음 질문을 던진 학자가 중국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우리는 자신에게 생소하거나 낯선 집단에 관한 이야기는

뭐든지 믿을 준비가 되어 있다.

(139)

 

글을 쓰다보니 책 이야기를 너무 많이 적었다.

암튼, 제목만 보고 책을 읽다 다소 실망한 부분이 있지만, 책 속에는 관심을 끌만한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소고기 국밥을 먹을 때 올라오는 건더기처럼 풍성했다. 따끈했고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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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개는 없다-[서평] 말리와 함께 한 4745일 | 비소설 2018-11-2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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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말리와 함께한 4745일

존 그로건 저/이창희 역
저스트북스(justBooks)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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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말리와 함께 한 4745]

 

이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저자인 존 그로건과 말리를 검색하면 말리와 함께 한 4745외에도 꽤 여러 권의 책이 나온다. 말리와 나」 「안 돼 말리」 「말리와 말썽꾼들」 「온가족이 함께 읽는 말리와 나. 저자는 말리 이야기로 꽤 유명세를 탔나보다. 아마도 추측하건대 이번 말리와 함께 한 4745은 기존 책들을 모두 합친 합본 성격의 책이 아닌가 싶다. 436쪽이니 래브라도레트리버 종의 말리만큼이나 묵직하다.

 

마지막 말리가 이 땅과 하직할 때는 나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존 그로건과 그의 가족들에게 충성스럽게 사랑받았던 사고뭉치 말리였는데,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큰 개였는데, 나는 부끄럽게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내심 부러워하였다.

 

혈통을 자랑하는 개지만, 말리는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는 막무가내 말썽꾸러기 개였다. 집에 있는 모든 것을 집어 삼켰고, 모든 것을 물어 뜯었으며, 침을 계속 흘렸고, 불안정했다. 래브라도레트리버는 사냥견으로 유명하다지만 말리는 비가 오거나 천둥이 치면 심각한 정서불안 증세로 온 문짝을 피가 나도록 다 뜯어버린다.



 

그가 저지른 수많은 만행과 기행은 책을 읽고 직접 수위를 느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말리가 하도 요란스럽게 삶을 즐기는 바람에 녀석이 지나간 곳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같았다. 말리는 내가 아는 개들 중에서 훈련소에서 쫓겨난 유일한 개다. 말리는 소파를 질겅질겅 씹었고, 방충망을 찢었으며, 침을 질질 흘렸고, 쓰레기통을 엎는데 선수였다. 지능으로 말하자면 죽는 날까지 제 꼬리를 물려고 뱅뱅 도는 수준이었다. 마치 개의 역사에서 새 장을 열려고 작심한 개 같았다. (, 392)

 

저자는 이런 개와 13년을 함께 보낸다. 그 사이에 세 아이가 태어나고 세 아이도 말리와 함께 자란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으며, 감당할 수 없는 개였지만 말리는 온 가족의 사랑을 받았다. 그 사랑의 이야기들이 430쪽 책에 가득히 적혀 있다. 그의 사랑 이야기 역시 책을 읽고 직접 수위를 느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말리에게 들어간 비용과 말리가 망가뜨린 것을 복구하는 비용을 다 합치면 작은 요트라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간에서 하루 종일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요트가 과연 몇 척이나 되겠는가?

... 말리는 가족으로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변덕스럽지만 사랑받는 아저씨처럼 말리는 그냥 말리였다. (, 317)

 

개의 1년은 인간으로 비교하면 7년과 같다고 한다. 말리가 존 그로건 가족과 13년을 보냈으니 7을 곱하면 91세가 된다. 말리는 늙었다. 마음은 청춘이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개가 되었다.

 

이런 일은 밤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일어났다. 부엌 식탁에서 신문을 읽다가 커피를 따르려고 일어서서 방을 가로질러 가면, 발치에 엎드린 채로 있던 말리는 내가 눈앞에 뻔히 보이고 곧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통을 참으려 일어나 나를 따라왔다. 커피포트 옆의 내 발치에 편안히 엎드리자마자 내가 식탁으로 돌아가면 또 병든 몸을 질질 끌며 따라왔다. 몇 분 후에 오디오를 켜러 거실로 들어가면 힘들어하면서도 여전히 쫓아왔고, 내 주변을 맴돌다가 거실에서 나가려는 순간 신음 소리와 함께 픽 쓰러지기도 했다. (, 340)

 

늙는 일은 사람이나 개나 마찬가지로 고약하고 힘들고 품위가 떨어지는 일이다. 저자는 말리의 천진난만함을 보면서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게 좋은지, 짧은 인생을,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인생을 배운다.

 

이제 병원에는 저자와 말리만 남았다. 말리는 곧 죽을 것이다.

 

우리가 항상 너에 대해 무슨 얘길 했는지 알아?” 내가 속삭였다. “골칫덩어리라고? 전혀 아니야. 한순간이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마, 말리.” 말리는 이것을 알아야 했다. 그리고 알아야 할 것이 더 있었다. 이제까지 말리에게 한 번도 해주지 않은 이야기, 그 누구도 해주지 않은 이야기 말이다. 나는 말리가 죽기 전에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말리, 넌 훌륭한 개야.” (380)

 

우리는 인생의 마지막에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이 세상의 그 어떤 사랑보다도 더 아름답고 가슴 따뜻한 천방지축 말리의 이야기를 만난 건 내게 축복이고 행운이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동물을 아직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말썽꾸러기가 주변에 가득한 사람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을 펼치는 순간, 즉시 말리와 사랑에 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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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의 [휴전] – 전쟁은 끝나고, 고향은 멀다. | 일반문학 2018-11-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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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휴전

프리모 레비 저/이소영 역
돌베개 | 201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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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휴전>

 

프리모 레비 전쟁은 끝나고, 고향은 멀다.

 



1937년 토리노 대학 화학과에 입학한 프리모는 1941년 최우등으로 졸업한다. 그러나 이때 이미 파시즘은 미친 듯 날뛰고 있었다. 프리모가 대학에 들어간 이듬해 파시스트 정부는 인종법을 공포하는데 유대인은 공립학교에 다니는 것이 법으로 금지된다. 다행히 대학생은 그 법에서 예외가 되었는데, 1941년 최우등으로 졸업한 프리모 레비는 유대인이라고 적힌 졸업장을 받는다.

 

1943년 파시스트 정권이 몰락하고 무솔리니가 체포되었으며, 바돌리오 정부가 휴전을 선언했지만, 독일 무장군이 이탈리아를 점령하며 전쟁은 계속 이어졌다. 반파시트 운동에 가담했던 프리모는 1943년 체포되어 카르피-포솔리 수용소로 보내지는데, 19442월부터 이 수용소는 독일군의 감독을 받게 된다. 독일군은 포로를 포함하여 남녀, 노인, 어린이를 가리지 않고 이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아우슈비츠로 보내게 된다.

 

프리모 레비는 독가스로 600만 명이 죽임을 당한 아우슈비츠에서 몇 안 되는 생존자로 살아난다. 19451월 독일군은 남아있는 사람들 중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은 데리고 가서 총살시키고 병이 들어 누워 있는 사람들은 그냥 둔 채 수용소를 떠난다. 때마침 그는 병을 얻어 누워 있었고, 그는 수용소에서 러시아 군인들에게 인계되어 이탈리아 고향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책은 프리모 레비가 19451월부터 10월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귀향하는 과정을 담은 글이다. 책 뒤편에 실린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너 광야에서 40년을 헤매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처럼, 프리모 레비는 직선거리로 치자면 얼마 되지 않는 곳을 빙빙 둘러 끝날 것 같지 않는 험난한 여정을 거쳐 이탈리아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의 첫 작품 이것이 인간인가를 읽고 나면 뒤이어 이 휴전을 읽어도 좋고, “주기율표를 읽고 휴전을 읽어도 좋다. 프리모 레비는 이것이 인간인가이후 15년 뒤에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페인트 공장에서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 집필하였는데, 그는 치밀하게 언어의 과학화를 시도하였다. 각 쪽의 단어 수를 조사하고, 단어의 빈도를 계산하고, 첫 작품인 이것이 인간인가와 비교하며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것이 인간인가작품이 감정에 이끌려 쓴 작품이라면, 이번 휴전은 철저하게 생각하고 계산한, 의도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전작과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것이 인간인가가 어둡고 무거운 바위와 같다면, 이 작품은 맑은 샘 아래에서 서로 부딪치며 즐겁게 노래 부르는 작은 돌멩이들처럼 느껴진다.

 

길고 긴 여정이라는 점에서는 다소 무거울 수 있으나, 라거라고 불리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폭력집단에 비해, 러시아 군인들은 자유로웠고 이미 독일의 손을 벗어난 수용소 사람들 역시 군인들만큼이나 자유로운 상태였다. 긴 여행길에 있었고 임시 수용소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누구든지 그 곳을 떠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팠다. 육체가 아팠고 마음이 아팠다.

 

자유의 순간은 우리의 마음을 괴로움으로 가득 채웠다. ... 인간의 정의가 상처를 없애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상처는 마르지 않는 악의 샘이다. 그것은 가라앉은 자들의 몸과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고 그들을 비굴하게 만들고 영혼의 빛을 꺼뜨린다.

 

상처는 압제자들에게는 악명으로 되돌아가고 생존자들 속에서는 증오로 영속한다.

(휴전, 20)

 

, 프리모 레비에게 박힌 이 상처의 흔적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에게 상처는 증오로 영속하는 존재다. 현길언 작가의 육이오의 아픔을 다룬 동화 못자국에 나타나는 것처럼, 나무에 박힌 못은 나중에 못을 뽑아내어 버리더라도 영원히 흔적을 나무에 남겨 놓는다. 상처는 지울 수가 없다.

 

전쟁은 끝이 났고, 작가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왜 책 제목이 휴전일까. 그 의아함은 상처를 끌어안고 있는 저자의 마음에서 잘 드러난다. 그에게 전쟁은 영속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잠시 휴전 상태일 뿐.

 

우리는 육이오 전쟁을 통해, 휴전 상태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모든 것에 앞서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첫 번째가 신발이고 두 번째가 식량이다.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듯 순서를 바꾸면 안 된다. 왜냐하면 신발이 있는 사람은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닐 수 있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77)

 

하지만 전쟁은 끝났잖아요.” 나는 반박했다. 그 몇 개월의 휴전 기간을 살았던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나는 오늘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보편적인 의미에서 전쟁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쟁은 늘 있는 거야.”

모르도 나훔의 잊을 수 없는 대답이었다. (78)

 

책은 17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낙관적이고 귀향하는 과정의 신기한 경험들이 가득해서 책은 쉽게 읽힌다. 이 책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아득한 고향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진 것은 프리모 레비가 죽고 나서 10년이 지난 뒤였다. 는 진정한 고향에 들어갔을까. 그의 전쟁은 끝이 났을까. 프리모 레비의 여정을 따라갔던 재일작가 서경식의 후기가 들어 있어 더 값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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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자기증후군이라 명명된 사람들에 대하여 | 상담-복지 2018-11-2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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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오카다 다카시 저/최용우 역
세종서적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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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내 주위에는 왜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과대자기증후군이라 명명된 사람들에 대하여.



 

사람을 잘 만나야 된다고들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 일이 힘든 것보다 사람이 힘든 거라고.

일이 힘든 건 참을 수 있지만 사람이 힘든 건 참을 수 없다고.

 

어느새 30년 가까이 사회생활을 해본 경험으로 본다면, 반은 맞는 말이다.

일이 너무 힘들어서 회사 생활이 힘들 수도 있지만, 일이 힘든 것보다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회사생활이 더 힘든 것도 많다. 만약 그 사람이 정말 감당하기 힘든 유형의 성격을 가진 경우라면 그의 사회생활은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을 것이다.

 

나는 30여년의 사회생활 중 직장을 옮기는 경험을 나름 꽤 여러 번 했다. 8, 7, 7년 그리고 현재까지 6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졌는지는 세어볼 수도 없다. 다혈질인 상사도 있었고, 글로 표현하기 힘든 독특하고 괴팍한 성격을 가져서 부서마다 쫓겨난 사람도 있었고, 갑질에 갑질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가 최고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하여튼 각양각색이었다. 같은 부서에 있던 동료 한 명은 직장 상사의 앞뒤 가리지 않는 불같은 성격 때문에 원형탈모증이 생겼다며 나에게 머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상담을 통해 다른 부서로 옮겨갔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내가 아주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역시 잘못된 기준점을 가지고 내린 것이어서 솔직히 곧이곧대로 다른 사람에게도 그 기준을 같이 적용할 수가 없다.

 

참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지만 요즘은 무서운 사회를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트하다가 헤어졌다고 사람을 죽여버리는 뉴스가 너무 자주 나오다보니 딸 가진 아빠로서 모든 게 다 걱정이 된다.

 

이 책은 갑자기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 듯한 사회를 바라보면서, 일본의 정신의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오카다 다카시 교수가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내놓은 정신분석 심리교양서다.

 

저자는 그런 사람들을 총칭하여 과대자기증후군이라 이름을 붙였다. 과거에는 없다가 갑자기 ADHD증후군 질병이 늘어난 것처럼, 과대자기증후군 역시 과거에는 특별히 발견되지 않던 신종 정신질병의 하나로 판단하였다.

 

과대자기증후군은 흉악한 범죄자 및 위험한 지도자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바로 우리 주변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정신 병리이며,

마음속에 공허함이나 불만을 지닌 사람일수록 이 증후군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

과대자기증후군에 대한 고찰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현대사회가 내포한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 (왜 내 주위에는 욱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중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과대자기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사례와 특성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판타지가 우위에 있는 경향, 미숙한 전능감 및 자기과시성, 타인에 대한 비공감적 태도, 자신 생각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격렬한 분노, 쉽게 상처받으며 또 받은 상처에 오래 사로잡혀 있는 것 등을 공통적인 특성으로 꼽았다.

 

그는 갑질 횡포, 집단적인 따돌림, 데이트 폭력, 아동학대 등이 모두 이러한 과대자기증후군의 기저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았다. 너무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가 모두 과대자기증후군이라는 정신 질병의 원인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공통된 기저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심각한 범죄로 나타나는 이러한 사회적 병리 현상에 대해 우리가 개인적으로 무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만, 이 책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이해하게 하고, 미시적인 부분에서 우리의 대처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2005년에 일본에서 초판 발행된 책이므로, 이러한 사회적 병리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오래 전에 나타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갑자기 이런 사람들이 왜 많아졌는지 이해하고 이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우주 공동체적인 마음으로 이러한 사회가 되지 않도록 자신부터 이웃을 대하는 마음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좀 충격적인 사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우리 사회를 냉정하게 바라보게 해 준다. 우리는 이런 사회에 살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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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지역 출판사의 행복한 생존기-부산의 “산지니” 출판사 | 비소설 2018-11-2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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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강수걸,권경옥,권문경,양아름,윤은미,문호영,박지민,정선재 공저
산지니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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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지역 출판사의 행복한 생존기-부산의 산지니출판사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부끄럽게도 어줍잖게 한 2년 출판사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출판사를 운영했다고 하면 무슨 거창한 출판사를 차린 것으로 오해할 수 있겠습니다만, 사실은 제 책을 출판해주는 곳이 없어서 제가 출판사를 차려 책을 펴내어 보려고 차린 것입니다. 돈이 없으니 종이책은 출판할 수 없고, 전자책이라도 출판해보자 하고 마음을 먹었던 것입니다. 집주소를 사업장으로 두고 행복한 풀잎으로 등록하였습니다. 달마다 한 권씩 출판한다고 보고하고 첫 책은 오래 전에 써두고 출판하지 못했던 단편동화 숲속의 엉터리 왕을 전자출판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 “행복한 풀잎으로 검색하면 딱 한 권이 나옵니다. 물론 유페이퍼 전자책 출판사를 통해 다수의 단편동화와 장편동화를 출판했지만 여전히 출판사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딱 눈에 들어와 누가 가져가기 전에 얼른 채 온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산지니>라는 부산 출판사의 10년 생존기입니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저는 한 권의 책을 꽤 오랜 기간에 걸쳐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집으로 오는 길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해 다른 책들과 섞어 읽으면서도 4일만에 완독하고 말았습니다.

 

저자가 산지니 출판사의 대표인 강수걸 단독으로 되어 있지 않고 강수걸 외로 되어 있는 까닭은 이 책이 산지니 출판사의 대표인 강수걸 씨를 포함해 총 8명의 출판사 직원들이 모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은 출판사의 자유롭고 가족같은 분위기를 잘 전달해줍니다.



 

생존기라고 표현은 했지만 여느 가정집을 훔쳐보는 것처럼 출판사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다양한 구성원들의 입을 통해 읽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산지니라는 부산 지역 출판사를 지금까지 살아있게 하고 10년 동안 수백 권의 책을 낼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강수걸 대표도 밝혔듯이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부산에서 출판사를 한다고 했을 때 모두 두 손 들고 말렸던 출판사. 특히 지방 출판사. 대부분 문인들이 자신들의 문학 작품을 출판하기 위해 운영하는 수준이던 지방 출판사 사이에서 산지니는 모름지기 모든 방면의 책을 골고루 출판하며 다양한 수상작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참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대신 행복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재밌는 글을 읽으면서 얼굴 가득 함박 웃음을 지으며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 이렇게 잘 성공했구나. 물론 밝히지 않은 행간의 아픔과 고통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하지만 이렇게 웃을 수 있는 건 성공이라고 봐야겠죠.

 

책에는 다양한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들이 아기자기하게 알콩달콩하게 버무러져 있습니다. 막노동 현장에서부터 영화 촬영장으로의 변신까지. 또 일본 독자가 찾아온 흐뭇한 미담까지 두루두루 깨알 같은 재미가 가득했습니다.



 

사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산지니에서 낸 수백 종의 책 가운데 제가 읽은 책이 단 한 권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충격이었습니다. 매년 200권씩 읽는다 하면서도 어찌 그 유명한 산지니가 생소한 출판사였을까. 혹시나 하여 인터넷으로 산지니의 출판물을 거듭 확인해 보았지만 눈에 익은 몇 권의 책이 눈에 들어온 걸 제외하고는 모두 생소한 책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책에서 책을 출판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나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복기한 내용들을 읽으며, 산지니 출판사가 참으로 제 취향의 출판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브라질 책을 소개한 글도 좋았고, 한나 아렌트와 하이데거의 연애를 다룬 이야기도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홍콩의 본토주의나 중국의 흩어진 모래도 관심이 갔구요. 산지니가 그 유명한 오늘의 문예비평계간지를 펴내는 곳이었다니, 충격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닙니다.

 

부산에서 자란 저로서는 산지니 출판사가 더 소중하고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앞으로 산지니의 책을 차근차근 구해봐야겠습니다.

 

일단은 가볍게 소설 한 권을 구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좋은 출판사를 알게 된 기쁨, 또 좋은 책들을 알게 된 기쁨, 겹으로 행복한 시간들을 만끽했습니다. 산지니가 부산에서 영원히 좋은 출판사로 대를 이어 뿌리를 내리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300년이라는 브라질의 긴 노예제 기간 동안 흑인들은 그들의 노동력, 쓸모라는 단 하나의 척도로 평가되며 인간이 아닌 상품으로 거래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부모와 자식은 헤어져야 했고,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아프리카 각지에서 온 흑인들은 그들을 가축으로 부리는 백인들의 감시 하에 살아야 했습니다. (76, 브라질 흑인의 역사와 문화소개하는 글에서)

 

이정표가 남는 글이 생기면 사유의 지도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인 공부방식을 거부하는 이유는 좌표를 찾아가는 방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 글쓰기란 거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입니다. ... 글쓰는 행위를 저는 사상한다라는 동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글쓰기는 자기 자신을 분열 상태로 내모는 행위입니다. (208, 윤여일 작가와의 만남)

 

내 글은 솔직한 글은 아닙니다. ... 글 쓰는 행위 또한 읽어주는 사람을 향해 있습니다. 실제 글을 쓸 때도 솔직하게 글을 썼지만, 읽힐 것을 염두에 두었기에 솔직하게 쓰지 못했습니다. (209, 윤여일 작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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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수학의 감각 | 인문-사회-철학 2018-11-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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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수학의 감각

박병하 저
행성B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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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수학의 감각]

 

자칭 문과 출신 성분자를 위한 철학적 수학 인문서가 나왔다.

수학의 감각 - 지극히 인문학적인 수학 이야기



 

수학의 감각이라니제목부터가 수상하고 뭔가 형이상학적이다감각이란 형이하학적인 영역의 언어다감각은 피부의 다섯 가지 지각 구성원으로부터 직접적인 자극을 통해 받아들이는 느낌을 말한다.

 

그런데 수학의 감각이라고 하면 수학을 통해 뭔가를 받아들이는 느낌이 있다는 말인데수학은 느낌을 논하는 학문이 아니다계산을 통해 정확한 사실을 밝히고 증명하는 학문이다느낌 따위로 포장할  있는 학문이 아닌 것이다그럼에도 감각이라는 형이하학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느낌이나 자극을 강조한 것은 아마도 자칭 문과 출신이라 여기는  같은 사람 수포자(수학 포기자) 위한 배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그런 면에서   새롭게 지은 제목 '수학의 감각' 탁월하다뭔가 원시적인 자극이 있을 것만 같다.

 

 책은 원래 2009년에 ‘수학 읽는 CEO’라는 책으로 출간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출판사도 바뀌면서 제목도 표지도 갈아 입었다. ‘수학 읽는 CEO’라는 제목을 보면 저자가 경영학을 전공했기에 수학과 경영을 접목하려 했다는 느낌이 든다하지만  책의 대상이 굳이 CEO  필요는 없다아무리 읽어봐도 CEO 경영과 연결 지을 내용은 거의 없다.

 

후기를 쓰고 있는 필자는 학창시절 ‘국어를 가장 잘하고 수학을 가장 못하면서도 어처구니없이 기계공학과에 입학  4 동안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한 사람이다수학이라면 아예  눈을 질끈 감아버릴 정도로 수학을 무서워하는 수학 포비아다얼마나 수학을 두려워했는지는 차마 가슴이 아파 여기에 적지를 못하겠다.

 

그러나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학문을 접하면서 수학이야말로 철학의 기본임을 알게 되었다우리가 수학을 어렵게 배워서 그렇지 철학자들은 대부분 수학을 공부하면서 철학과 연결시켰고철학의 많은 사상들은 수학의 개념에서 출발한다는 사실들도 알게 되었다.

 

책은 수학 공포증을 가진 나를 조심스레 다독거리며 수학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스토리텔링으로 소개하며 조금씩 지경을 넓히며 나갔다저자는 경영학을 전공한  대학원 공부를 하다 수학에 빠져 러시아로 가서 수학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학논리학을 전공한 부분을 살려 매우 논리적으로 수학의 인문학적인 부분들을 증명해 나간다증명한다고 해서 ‘공리’  공공적으로 시인된 것을 다루는 딱딱한 책이 아니다저자의 이야기는 하나의 소설처럼 과거에서부터 현대로 이어지며 매우 다양한 수학의 개념들을 풀어헤친다.

 

저자는 처음에 경영학을 했으니 인문학과 공학의 중간 지점에 걸친 학문을  셈인데이러한 그의 이력은 그가 논리수학을 전공한 이유를  대변해준다그는 수학을 접하면서 0-7 개념에 의문을 품었다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일곱을   있단 말인가나누기는  어떤가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는 연암 박지원의 "알고 싶은 대상 자체를 너무 가까이서 보지 말고 사심 없이 적당한 거리로 물러서 주위까지 고루 보며 낱낱이 살려라' 글을 읽으며 수학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점과 직선평면의 기본 개념부터 흔들기 시작한 그의 인문학적 수학 탐구는 충분히 흥미로웠고 읽는 재미를 넘어서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안내자의 역할까지 무리없이 소화했다.

 

오래 전에 0 얼마나 위대한 발명인가 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책에서도  부분을 상세하게 다룬다아마 인류의 발전은 0 발명과 함께  차원이 업그레이드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그리고 한용운 시의 [복종] 0 특징으로 빗댄 그의 인문학적 접근은 탄성을 지를 만하다.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없는 까닭입니다.

(한용운복종전문)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은 부분은 바로 절대 기하학유클리드 기하학의 ‘평행선 공리 허무는 수많은 시도와 그로 인해 탄생한 로바쳅스키 시스템이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평행선 공리는, ' 평행선은 절대로 만날  없다'라는 것인데과연 그럴까 하는 의심의 출발이 로바쳅스키의 시선이었다 동안 알고 있던 직선과 평면에 대한 개념이 단박에 무너졌다.

 

평면은 평평하고 직선은 반듯하다" 보는 의심 없는 암기 지식에 번쩍 하고 섬광이 가해졌고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 눈이 열렸다암흑의 터널을 지나 갑자기 광명의 세상으로 나온 것만 같았다마침 수행하고 있던 특허청 과제에 있어서도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은 바다를 이동하는 선박의 항해경로는  지구 밖에서 지구를 볼 때 지구가 둥근 구형이라고 보아서  유클리드 기하학의 직선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로바쳅스키 이론 개념을 적용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얘기는 해보았지만 물론 적용되지는 않았다.



 

저자는 수학이라는 학문은 가능한 모든 증명을 의심하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아무리 해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패러다임 자체를 의심하라고 조언한다책의 소제목들을 보면  흐름을   있다.

 

때로는 시스템을 뒤집어 엎어라.

멀리서 보아야 전체가 보인다.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문제 형식을 고민하라.

 틀리면  좋다.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

 

아무리 해도 어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시스템 자체의 결함에서 기인한 것일  있다그것을 직시하고 과감하게 껴안아야 한다. ... 시스템 자체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기만 하다. (수학의 감각, 93)

 

저자는 숫자도형기하학미적분 개념수와 직선의 만남수와 공간의 만남들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있게 인문학적 개념으로철학적 접근으로  연결시킴으로써 독자들이 수학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폭을 넓히고 깊이있게 이해할  있도록 시야를 넓히고 사고의 지경을 넓혀주었다.

 

근본 뿌리는 그렇다고 쳐도 역시 가공된수식 위주의 수학은 어려웠다뒤로 가면서  복잡한 숫자들소수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나타난 행렬과 비슷한 0 1 이루어진 이진법의 배열들이 나왔다솔직히 말한다면뒷부분으로 가면서 조금씩 난이도가 높아져 수포자인 나로서는 흐응흐응 하며 느낌만 감각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개인의 수학적 지식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수준에서는 약간 슬럼프에 빠지는 부분이었다

 



어쩌면 그래서(수포자라서), 좀더 편하게 수학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책이 그 수학에 대한 두려움의 뿌리에서 나를  해방시켜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부분에 대해서 결론을 말한다면매우 그렇다그렇다보통그렇지 않다매우 그렇지 않다, 5 척도의 질문에 “그렇다 4 정도를   있겠다.

 

기대치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저자가 실수의 장점을 이야기하면서 일전에 읽었던 적이 있는  포퍼의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에서 주장한 "오류와  수정이 과학의 진보와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글귀를 인용했기 때문이었다.  얼른 책장에 꽃혀 있던 책을 찾아 쓰다듬고 펼쳐 보았다밑줄 그어놓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다시 한번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까운 곳에 두었다.



 

실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삶의 본원적인 것이기도 하다.

실수 없이 사는 것은 사는  아닌 것이다.

실수 없이는 삶의 진화도 없기 때문이다.

실수는 삶의 주춧돌이다.

가장 끔찍한 것은 실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있다.

실수는 배우고 발전할 좋은 기회다.

...

틀려도 좋다.

아니 틀리면  좋다.

(수학의 감각에서)

 

평소 수학이 어려워 접근을  못하던 수학을 수학이 아닌 인문학적으로 만나고 싶은 수학을 감각적으로 만나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기원후 400 전후에 생존했던 것으로 알려진 최초의 여성 수학자로 히파티아의 아버지 테론이 그녀에게 전해주었다고 전해지는 글은  책의 정체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너에게는 생각할 권리가 있다.

 권리를 지켜 내라.

틀리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수학의 감각,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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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보통씨의 짜-ㄴ한 일상분투기-괜찮아yo | 비소설 2018-11-1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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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괜찮아yo

버내노 저
세종서적 |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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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씨의 짜-한 일상 분투기.



 

 

사실 안 괜찮지만,

괜찮다고 말하며 사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

 

보통씨라고 표현을 했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스스로는 유별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내 기준으로 보더라도 보통이라는 기준은 넘어선다피어싱과 문신을 서너 개 붙이고 있는 여자라니감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고 있노라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그녀의 정체성에 보통씨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왜냐하면 그녀의 생각과 삶이 바로 내 생각과 내 행동과 무척 닮아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내 생각과 내 행동은 어쩌면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행동이다.

 

우리는 곧 특별한 사람이 아닌 보통 사람들남자 사람이거나 여자 사람인대부분 철저한 의 정체성으로 험난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살아가는 우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주인공인 특이한 책이다그러니까 각 에피소드의 모든 주인공은 작가 자신인 경우가 95%이고 나머지는 작가의 어머니나 애인친구 들로 채워진다철저하게 자기를 기준으로 이야기를 엮어낸다.

 

지나치게 살아있는 날 것이어서 키득키득 웃거나 울거나 한다.

 


 

이 책은 KT올레마켓이란 곳에서 웹툰으로 5년 이상 연재한 버내노의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라 한다이렇게 촌스러운 이름이 있을까 싶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KT올레마켓은 2016년에 케이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케이툰을 검색해 들어가보니 온갖 웹툰만화웹소설소설 들이 잘 차려진 한정식처럼아니 분식집처럼 좌악 펼쳐진다이곳에서 버내노는 자신만의 캐릭터로 5년 동안 장수하며 자신의 삶을 해학과 풍자로 그려내며 살아왔다.

 

그러니까 이 책은 웹툰을 인쇄한 책이다웹툰과 만화가 서로 다른 장르로 구분되어 있는 걸 보니 이 책을 만화책이라 부르기는 조금 모호한 면이 있다그녀의 블로그도 검색이 되길래 들어가 보았다총 180개의 글이 있는데 2018년 1월 이후에 글이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아마 많이 바쁜가 보다.

 

그림에서 보듯이 괜찮아yo 캐릭터는 지나치게 단순하다솔직히 말하면이거 초등학생이 그린 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에는 웹툰을 책으로 펴낸 것이라 하여 대학생이 갓 된 둘째 딸에게 책을 건네주었다함 읽어봐그랬는데 좀 유치하다면서 그닥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래그럼 아빠가 읽을 게하고 다시 건네받았다.

 

사실 이런저런 일이 겹쳐 머리가 많이 무거웠고 숨 돌릴 틈 없이 옥죄는 업무 스트레스가 턱 밑에까지 차올라 있어 긴장과 불안은 최고조에 달해 있던 상태였다전날인 토요일도 아침부터 일터에 나가 밤 아홉시가 넘어 집에 돌아왔으니 그 엉망진창인 기분과 체력은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가 될 것이다.

 

어쩌면 그런 심리상태가 작용을 했을지도 모르겠다머리도 띵한데 조금 보며 머리를 식혀야 겠다생각을 하고 한 장 두 장 넘기며 읽기 시작했는데손이 가요 손이 가하는 광고음악처럼옆에 무심코 놓아 둔 과자처럼 손이 계속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급기야는 오늘 이걸 다 읽어야겠다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혼자 주인공 버내노의 보통 일상을 함께 웃으며마음 아파하며고개 끄덕이며 길게 길게 동행하고 말았다.

 

월급을 꼬박 받는 직장인에서 프리랜서로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마음 먹고 나오는 장면은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 대부분의 직장인에게서 통쾌한 대리 카타르시스를 주기에 충분했다물론 그 과정의 심리적 묘사가 탁월했고 물론 그 이후의 비참하거나 힘들거나 아픈 삶이 주는 실질적인 묘사 역시 또 다른 위안을 준다그것은 직장 안이거나 직장 밖이거나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과그런 시간과 삶이 하루하루 모여 자기의 인생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보통씨의 일상이기에 놀라운 일도드라마 같은 일도 없다그럼에도 그녀에게 고백한 세 살 연하 남친의 이야기는 따뜻하게 드라마틱해서 눈물이 찔끔했고,

 


 

연재라는 일정의 압박이 주는 무리로 인해 갑상선 암을 치료받는 이야기도 짠해서 눈물이 찔끔났다안구건조증인데완전히 말라버리진 않았나 보다.

 



타인의 삶을 훔쳐보는 책이지만내 삶을 훔쳐보는 것 같았고그래서 우리는 하나가 된 것 같았다묘한 치유가 일어났다.

 

웹툰 하나 보고 치유라니안 믿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이야기는 치유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너와 나만이 아는 비밀이다.

이 책이 그랬다.

 

사실 안 괜찮지만,

괜찮다고 말하며 사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월요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투명하게 비추어준 버내노에게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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