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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 용기 없는 범죄 고발 | 영화 리뷰 2013-04-2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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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노리개(디지털)

최승호
한국 | 2013년 04월

영화     구매하기

 

<노리개> 장자연 사건을 직접적으로 영화로 옮긴 작품이란 점에서 기대를 갖게 했다. 마치 영화 <도가니>처럼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켜 그녀가 죽음으로 고발하였음에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치부를 다시 드러내며 정의는 살아있다는 진리를 목격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영화 시작과 함께 사라졌다. 실제 사건과 관련이 없는 가공한 이야기라고 말하면서 용기 없는 범죄를 고발하는 이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었을까?

 

한 명의 젊은이가 이 사회의 불합리한 사회적 시스템에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예계에 암암리에 퍼져있던 성 상납을 폭로하고 노예와 같은 계약에 대한 불합리한 문제점을 고발하고자 안타까운 죽음을 선택했다. 아쉽게도 그것은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었다. 힘없고 돈도 없으며 인맥까지 없는 젊은이가 거대 권력의 틈 속에서 살아 도망갈 수 있는 길은 그 방법뿐이라는 점이 분노를 일으켰지만 그녀의 죽음 마저도 오히려 진실을 드러내지 못했고 관련된 권력자들은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우리 사회에는 드러낼 수 없는 진실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 상황에서 <노리개>는 과연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을까 의심스럽다. 우리 연예 사회의 문제점일까 아니면 법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기득권층에 막강한 권력일까? 그도 저도 아니면 그깟 일로 목숨을 끊는 우리 젊은이의 나약함일까? 도무지 영화를 보고서는 핵심을 찾기 어렵다. 어차피 영화라는 점을 이용해 말하고는 싶지만 하기 어려운 말들을 영상의 힘으로 쏟아 냈어야 했다. 작가 공지영은 <도가니>를 통해 글로 우리 사회의 치부를 고발했었지만 영화로 옮겨져 커다란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낸 것처럼 영상의 힘은 막강하다. 그 막강한 힘을 처음부터 사건과 무방함을 스스로 인정하며 핵심을 흐린 채 문제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흐린 것은 이 영화가 갖는 가장 큰 약점이다.

 

이것은 마치 대중이 관심을 가질 사건을 소재로 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하고자 만든 얄팍한 상술이란 불명예도 감수해야 할 듯 하다. <노리개>는 장자연 사건을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시작부터 재판으로 몰아간다. 관객을 배심원처럼 재판에 참여시켜 신인 여배우의 죽음이 어떤 식으로 묻혀가고 은폐되어 가는지를 보여 주려 한다. 그러나 애초 이 사건의 개요마저 충분한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시작되는 재판이다 보니 마지막 순간 공판의 허무한 판결에서 분노하고 분개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단지 신인 여배우가 거대 권력 집단에 스스로 몸을 팔 수 밖에 없게 되는 상황과 그로 인해 참혹하게 짓밟히는 과정을 변태적 성행위로 드러낸다지만 그것만으로는 갑자기 공분을 끌어낼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매끄럽지 못한 연출은 불필요한 카메라 무빙에서도 드러난다. 인물간 이동을 쇼트로 분리하지 않고 좌우로 빨리 움직임으로 눈의 피로를 가중시킨다. 필요 이상의 클로우즈 업 또한 피로도를 가중시킨다. 이와 같은 형식의 문제와 함께 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화의 완성도를 낮추는데 한 몫 한다. 특정인 누구의 연기가 어떠했다는 말 보다 각자가 맡은 배역에 연기자가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부터가 적절한 표현일 듯 하다. 어색한 표정과 불필요하게 과장된 감정 연기, 책을 읽는 듯한 대사처리나 장난 같은 리액션들은 집중력을 현저히 떨어트린다.

 

애초에 자신이 없는 고발이라면 차라리 극 일부를 상상으로 변화시켜 현실과 다르게 만들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진실을 고발할 용기 없이 문제들만 언급하고 공분을 바랬다면 영화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아직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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