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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나무들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 | 여중재리뷰(음악/노래/영화) 2022-09-2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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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궁궐의 우리 나무

박상진 저
눌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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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바쁘게 살고 있지만, 주변을 조금만 돌아보면 나무와 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도로에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나무들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져 평소에는 그저 무심하게 지켜보지만, 도심에 오랫동안 심어져 있던 가로수들은 주로 은행나무를 비롯해 종류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는 의도적으로 지역적 특색이 있는 나무들을 선택하거나, 자연 환경이나 시각적인 면모를 고려해서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을 가로수로 활용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평소에는 도심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들을 관찰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농학박사로 오랫동안 식물을 연구해 온 저자가 서울의 궁궐에 있는 우리 나무들에 대해서 사진과 함께, 해당 나무의 특징들에 대해서 소개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아마도 궁궐을 대상으로 한 것은 그곳에 심어진 나무들은 잘 보존되고, 다양한 종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궁궐의 나무들을 선정한 이유를 우선 우리와 가까이 있어야 하고 개발이라는 이름이 아무리 거세어도 항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으며, 한 곳에 가능한 많은 우리 나무가 모여 있는 곳으로 적당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비록 일제 강점기에 그 원형을 대부분 잃었으나’, 그 이후 복원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나무를 심어 지금은 궁궐에서 우리 나라의 숲을 대표할 수 있는 나무의 대부분을 궁궐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서울의 5대 궁궐, 즉 경복궁과 창덕궁을 비롯하여 창경궁과 종묘 그리고 덕수궁을 돌아보며 그곳에 있는 나무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돌아본 궁궐에 있는 나무들은 참나무 무리를 포함하여 모두 98종의 나무들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고, 보충해설이 들어간 비슷한 나무까지 포함하면 약 250여 종이 되는 셈이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사진과 함께 전문용어가 아닌 이해하기 쉬운 용어들로 설명을 하고 있기에, 이 책에 소개된 나무들의 경우 독자들도 주변에서 찾아 그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궁궐의 나무들을 살펴 보면서, ‘일제 강점기에 고의적으로 궁궐의 격을 떨어뜨리기 위하여 일본 원산의 나무를 심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광복 후에도 아무런 검증 없이 심어진 나무들이 적지 않기에, 이러한 것들은 가까운 시기에 반드시 제거되어야 나무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궁궐의 나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여기에 소개된 나무들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기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나 역시 이 책을 읽는 동안 길을 걸으면서 주변의 나무들을 꼼꼼하게 관찰하면서, 나무에 관한 나의 지식을 넓혀갈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지금도 주위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나무를 소개하는 표찰이 붙어있다면 자세히 읽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니까 나 자신이 식물들과 조금씩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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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는 법을 제시하다! | 여중재리뷰(독서/글쓰기/인문학) 2022-09-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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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권아혜 저
시공사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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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다양해질수록, 그에 비례해서 고민거리가 많아지는 것은 일견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때로는 자그마한 오해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서 심각한 갈등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자신의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 만큼의 무게로 다가오기도 한다. 분명 문제의 원인은 존재하는데 해결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때는 자포자기의 심정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다양한 환자들과의 임상 사례를 소개하면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전문의를 찾아 상담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마음의 셰르파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혼자서 고민하기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전히 정신과병원을 찾는다는 것이 다른 이들에게 선입견을 안겨줄 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앞이 캄캄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마음이 복잡할 땐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단순해질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돌아보는 일이며, 그럼에도 고민이 끝내 풀리지 않을 때는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라고 제안한다. ‘우리가 편안해지고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다 해보라고 권장하는 이유라고 하겠다.

 

간혹 자신에게 닥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사람들은 흔히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탓하곤 한다. 저자는 이러한 생각이 들 때, 가장 먼저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문제의 원인을 더듬어볼 것을 제안한다. 그리하여 나로 인해 힘든 사람들이 있지 않은지, 혹은 상대방인 너로 인해 힘든 사람들가운데 내가 포함되어 있는지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이처럼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방법을 모색하면서, 스스로에게 이젠 괜찮아지기로 했다는 다짐과 함께 나름의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물론 그러한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기에,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면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을 권장하는 것으로 유도하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갈등을 겪을 때 그 원인을 상대에게만 돌리는 것도 반드시 옳다고 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자신을 책망하기만 하는 것도 현명한 일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자신의 상황을 냉철하게 돌아보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만 문제의 해결에 다가설 수 있는 길이라고 하겠다. 그 과정에서 지나친 자기비하를 피하고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중효하며,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의 실체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임상 경력을 토대로 각자에게 닥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면서,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것을 권유한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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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국가의 개념을 설명하다! | 여중재리뷰(문예이론/사회학/경제학) 2022-09-2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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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근대국가

김준석 저
책세상 | 201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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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국가라는 용어는 일단 고대 혹은 중세와 구별되는 근대라는 시간과 국가라는 개념을 포괄하고 있다고 하겠다. ‘근대라는 개념은 역사학에서 중세를 지나 현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근대현대와 동일시하는 경우도 발견할 수 있다. 나아가 국가는 영토와 주권을 가지면서 구성원들을 다스리는 법적 체계를 지닌 정치체를 일컫는다. 이 책은 개념사를 정리하는 시리즈의 하나로 출간되었는데, ‘들어가는 말을 통해서 근대 국가는 서구의 발명품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시작되고 있다. 즉 서양에서 중세가 해체되면서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근대 국가의 존재 양식은 세계 여타 지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양 각국의 정치체제와 법 제도가 다양하듯이, ‘근대 국가는 일정한 모습으로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러한 국가의 체제를 이루는 공통 특질을 추출하여 설명할 수는 있으나, 그 가운데 어떤 것만이 근대 국가의 전형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국가의 성격과 의미를 조망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영국과 미국의 정치제도나 법률 체계가 서로 다르게 나타난 것도 각국의 상황에 따른 제도가 정비되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이 책을 일단 1장에서 근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을 통해, 국가를 이루는 요소로 폭력전쟁그리고 주권자본주의등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논하고 있다. 먼저 근대국가는 상비군, 관료제, 조세 제도 등의 수단을 통해 일정한 지역 내에서 중앙 집권화된 권력을 행사함으로써 대내적으로는 사회 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대외적으로는 다른 국가들과 경쟁하면서 이들로부터 배타적인 독립성을 주장하는 정치 조직 또는 정치 제도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근대 국가의 질서 유지 기능을 폭력의 독점이라고 규정한 막스 베버의 관점을 받아들여, 사법적 제재 수단으로서의 폭력의 성격과 의미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각 국가는 생존을 보장받고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권리를 가지는데, 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폭력적인 수단이 전쟁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또한 국가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서로 생존할 권리를 인정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규칙과 규범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주권의 원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근대국가 체제를 정비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자본주의 체제라는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서방 각국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을 적절한 사례로 들 수 있다고 여겨진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근대 국가의 기원이라는 제목으로, 유럽에서 시작된 근대 국가의 체제가 영국과 미국에서 다른 형태로 정비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고 있다. 나아가 19세기와 20세기를 거쳐 근대 국가의 진화과정을 3장에서 설명하고 있으며, 4장에서는 근대 국가의 전망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다. 정치학 교과서에서는 국가의 형태와 성격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그것 또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추출한 일반론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나오는 말에서 근대 국가는 변화한다라는 규정하고 있는데, 결국 해당 국가의 구성원들에 의해 국가의 형태나 성격이 바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하겠다. 국가의 이상적인 형태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고 이해되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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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전을 통해 조선시대 사법제도의 허상을 밝히다! | 여중재리뷰(에세이/한국문화/한국사) 2022-09-2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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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짜 남편 만들기, 1564년 백씨 부인의 생존전략

강명관 저
푸른역사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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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전소설 <유연전>의 내용을 토대로 그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진실을 추론하는 내용의 책들을 거듭 읽을 기회가 있었다. 하나는 역사를 전공하는 이가 쓴 것으로, 그 사건의 실체를 조선시대 상속제도의 변화에서 찾고자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억울하게 죽은 유연이란 인물과 주변 사람들, 특히 사라진 형의 부인이 시동생을 무고했지만 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일한 자료를 다루면서, 서로 다른 시각에서 사건에 접근하는 시도가 나에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리하여 두 권을 다 읽고 나서, 고전소설 <유연전>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실화에 바탕을 둔 고전소설 <유연전>은 집안 사정으로 결혼한 이후 갑자기 가출한 유유를 자처하면서, ‘가짜 유유가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갑자기 나타난 형이 가짜임을 눈치 챈 동생 유연이 관아에 고발하자, 당황한 가짜 유유는 일종의 가석방의 상태에서 사라진다. 이후 형수인 백씨가 시동생 유연유유를 살인한 죄로 고발하자, 이 사건을 윤리를 어긴 강상죄(綱常罪)’로 인식하여 지방 관아를 넘어 중앙 조정에서 유연이 재판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유가적 이념을 중시하던 조선에서는 특히 윤리에 관계되는 강상죄를 매우 엄하게 다루었으며, 그 과정에서 형수 백씨의 무고만을 받아들여 아무런 증거도 없이 고문으로 자백한 유연과 하인 두 사람을 사형시키는 것으로 결론을 맺었다. ‘처벌을 미루고 형이 실재했는지를 조사하자는 유연의 마지막 제안조차 고문으로 인한 자백에 밀려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고 하겠다.

 

남편이 죄가 없다는 것을 믿은 유연의 아내 이씨는 친정으로 돌아와, 그 억울한 사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호소하면서 사건의 전말을 기록으로 ㄴ마겼다. 유연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호소가 점차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기 시작하고 가출했던 형 유유가 실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가짜 유유사건이 재조사되고 가짜 노릇을 하던 채응규가 잡혀서 호송되는 과정에서 자살을 하게 된다. 이후 재판은 당사자가 죽은 상태에서 채응규의 부인 춘수의 진술에 의해, 유연의 자형인 왕족 이제가 처가 재산을 노려 사주한 것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이제는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하다가 고문으로 숨지고, 춘수 역시 유연을 무고한 공범자로 처벌을 받는 것으로 결론을 맺는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고전소설 <유연전>은 물론, 이제의 아들들이 부친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남긴 <이생송원록>이라는 기록을 함께 다루면서 사건의 실체에 다가서고 있다. ‘유연의 죽음은 결국 당시 증거도 없이 자백에 의해서 판결을 내린 당시 재판 제도의 허술함이 일차적인 원인이며, 제사를 지내는 모든 자식들에게 동일하게 재산을 상속했던 균분상속제 하에서 남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유유의 처 백씨의 무고가 주된 사유라고 추정한다. 그리고 상속자로서 유리한 위치에 있던 형 유유가 가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자식을 낳을 수 없는 성 불구자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형수 백씨가 가짜인 채응규와 밀약을 맺어 유연을 죽음으로 이끌었다고 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두 번에 걸친 재판은 각각 유연이제라는 인물들이 억울한 죽음을 맞는 것으로 귀결되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두 번째 재판에서 시동생을 무고한 형수 백씨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이유로, 당대 지배계급인 양반들의 치부라 할 수 있는 사족 남성의 성불구라는 민감한 문제가 공론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재판 과정에서 백씨의 심문이 배제되었을 것이라고 추론하고 있다. 즉 단순히 조선시대의 상속문제만이 아니라, 지배계급 남성들의 치부가 공론화되어 드러나는 것을 꺼렸던 남성중심적 사고에 기인한다고 추정을 했던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 역시 추정이기에 진실이 무엇인지는 지금의 시점에서 정확하게 논할 수 없지만, 다양한 기록과 당대의 제도를 근거로 추론한 이러한 결론에 설득력을 갖추었다고 여겨진다. 그리하여 저자는 그 사건을 ‘1564년 백씨 부인의 생존전략이라는 부제로 정리하고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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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노동의 현실과 의미를 진지하게 따져 묻다! | 여중재리뷰(교육/여성학) 2022-09-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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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기획/메이 편/김영옥,메이,이지은,전희경 저
봄날의책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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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 자취를 하거나 혹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힘들고 서러운 순간을 꼽으라면 대부분 아플 때라고 대답을 한다. 몸이 아파 움직이기조차 쉽지 않을 때 혼자서 견디어 내야만 하는 시간은 그야말로 고통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도 상대에 대한 사랑과 정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힘들기는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질병, 돌봄, 노년에 대한 다른 이야기라는 부제의 이 책은 돌봄노동에 대해서 시종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내용이다. 더욱이 가족들 중에 아픈 사람이 있을 때 환자에 대한 돌봄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역할이 대부분 여성들에게 전가된다는 현실을 저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모든 돌봄을 여성에게 미뤄두고 나 몰라라 하는 이 사회에 어떤 식으로든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저자들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지금 아픈 이들,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이들, 나이 들어가며 혹은 아니 들어가는 가까운 이를 보며 불안하고 겁나는 이들, 자신이 지나온 악몽 같은 시간을 삶의 일부로 끌어안으려 애쓰는 이들에게 이 책이 약상자였으면 한다는 바람은 그래서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 아픈 몸을 견딜 수 없어 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어 있는 한밤중, 혹은 그러한 환자를 돌보느라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통을 함께 하는 시간을 새벽 세 시라는 표현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하겠다. 질병에 걸린 당사자는 물론 그를 돌봐야 하는 보호자 또한 고통을 견뎌내야만 하는 새벽 세 시의 상황이 힘겨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두 4명의 저자가 참여한 이 기획은 아마도 짧지 않은 기간 동안의 강좌와 행사를 토대로 마련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제는 그만큼 돌봄노동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시민으로서 돌보고 돌봄 받기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돌봄노동이 너무도 힘들고 가혹하기에 가족에게는 맞지 않은 일이라고 단언하면서, 그것이 우리 사회의 복지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보호자라는 자리가 여전히 가족에게만 허용될 때, 정작 보호자가 없는 혹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지 않은 환자들이 겪는 고통의 문제를 환기하기도 한다. 나이가 든 환자의 경우 돌봄의 문제가 공론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젊고 아픈 사람의 시간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논의가 깊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한다.

 

물론 젊고 아픈 사람의 경우 비교적 환자로서 치료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수 있지만, 오랜 기간 혹은 평생을 병을 지니고 살아야만 하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이 역시 돌봄노동의 몫을 가족에게 전가하는 것이 과연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밖에도 병자 클럽의 독서라는 글에서는 돌봄노동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책을 함께 읽고 견뎌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치매,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통해서, 치매 환자의 입장에서 삶의 문제를 진지하게 짚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짧지 않은 기간 질병을 안고 살아야만 하는 이들에게, 마지막에 수록된 시간과 노니는 몸들의 인생 이야기는 스스로의 처지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다고 하겠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아플 때를 경험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복한 이후에 그것을 그다지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누군가의 돌봄을 받으며 지내야만 하는 경우, ‘돌봄노동은 진지한 탐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가족에게 맡겨진 이 문제를 이제는 우리 사회의 현실로 인식하고, 앞으로 제도적인 정책으로 정착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욱이 이 책의 저자들은 돌봄노동의 대상이거나 혹은 보호자로서의 경험을 지니고 있기에, 더욱 진지하게 그 대안을 마련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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