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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토로하다! | 여중재리뷰(만화) 2021-01-2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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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무대에 서지 않지만 배우입니다 2

윤수훈 저
현암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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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라는 자신의 꿈을 간직하고 살았던 저자의 경험을 닮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미국의 시인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제목의 시가 생각났다. "노란 숲속에 두갈래 길 나 있어, /  나는 둘 다 가지 못하고 하나의 길만 / 걷는 것 아쉬워 수풀 속으로 굽어 / 사라지는 길 하나 / 멀리멀리 한참 서서 바라보았지." 이렇게 시작하는 시는, 화자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길을 갔더라면 지금의 자신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는 미련을 담고 있다. 그리고 작품의 결말은 "숲속에 두 갈래 길 나 있었다고. / 그리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덜 지난 길 택하였고 /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노라고."라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즉 화자의 선택에 따라 경험하지 못한 다른 인생의 가능성을 숲속에 난 두 개의 오솔길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하면서 배우로서 무대에 섰던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웹툰으로 구성한 것이다. 지금은 만화가로 살고 있지만, 늘 배우의 꿈을 가슴에 간직하면서 지내고 있음을 고백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발을 디뎌보았지만, 끝내 완전히 가지 못했던 배우의 길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 있다. 2권에서는 저자가 배우로 올랐던 공연 하나와 연출자로서 참여했던 졸업 공연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아내고 있다. 예수의 삶을 형상화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라는 연극에서 저자는 주인공인 지저스 역을 맡았다고 한다. 배역에 빠져들기 위해 저자가 기존 공연의 배역들에 대해 연구하고, 성격을 탐독하는 등 적지 않은 준비를 하는 과정이 잘 그려지고 있다. 아마도 그만큼 열정을 기울였던 듯, 이 에피소드의 분량은 이전과는 다르게 상당하고 내용도 짜임새가 있다고 느껴졌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저자가 연출로 참여했던 졸업공연을 다루고 있다. 배우는 자신의 역할에만 몰두하면 되지만, 연출은 무대에서부터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가지 파악해야 하는 역할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우들과의 갈등이나 불가피하게 배역의 교체가 이뤄지기도 하고, 무대를 준비하면서 쏟았던 정성들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공연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지도교수의 통보를 받고 조바심을 겪으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공연을 끝마쳤을 때의 기분은 대단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저자가 연출을 맡았던 공연의 제목은 알려주지 않는다. 작품에 언뜻 비추는 단서나 무대 배경으로 보아,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닐까 짐작된다.

 

그리고 '에필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과거 경험들을 들추어 무대에 올랐던 당시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자신이 감정들을 토로하고 있다. 한때 자신의 열정을 불사르면서 배우로서 살았던 기억은 앞으로 저자의 삶에 깊게 각인될 것이라고 하겠다. 누구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이 '가지 않은 길'이기에 더 큰 아쉬움과 미련이 남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종종 과거로 돌아간다면 언제로 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아마도 다양한 답변을 했겠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대답을 한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시절의 나의 실패나 부끄러움마저도 감사 안으면서, 그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아마 이제 과거가 되어버린 자신의 꿈을 만화를 그리는 저자의 심정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 짐작된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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