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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홍수에서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면! | 여중재리뷰(자연과학/서양문화) 2022-01-2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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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10주년 개정증보판)

니콜라스 카 저/최지향 역
청림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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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정보를 활용하고 그로 인해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이처럼 쏟아지는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이 저자가 이 책을 기획하게 된 동기라고 이해된다.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라는 부제는 저자의 이러한 의도를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얄팍함이나 얕음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The Shallows>인데,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하는 능력이 더욱 얄팍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번역서의 제목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붙였을 것이라 여겨진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1960년대에 출간된 맥루한의 저서 <미디어의 이해>의 내용을 소개하고, 새로운 매체는 지식 체계에 있어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자동으로 이 미디어가 전하는 정보, 즉 콘텐츠에 빠져든다는 내용을 거론하면서, 그로부터 60여년의 시간이 흘러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일상적으로 활용되면서 과거와는 다른 정보의 유통이 일어나고 있음을 다각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규명하기 위해 저자는 목차를 크게 두 개의 항목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먼저 1부는 문자 혁명과 인간 사고의 확장이라는 제목으로 전통적인 지식습득의 수단이었던 문자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의지하면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경고하면서, ‘인터넷은 단순한 정보의 유통 수단이 아니고 오히려 그로 인해서 생각하는 능력을 감소시켜 뇌를 잃어버리는 지경에 처해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사실을 논증하기 위해 인간의 뇌가 지닌 능력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과거 인류가 문자를 만들어 새로운 사고의 도구로 활용했음을 밝히고 있다. 문자의 활용으로 인해 깊이 읽기가 가능해졌으며, 특히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지식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음을 강조하였다. 물론 고려시대의 금속활자가 세계 최초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강조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단지 새로운 기술의 발명이라는 측면에서 지식의 대중화에는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쿠텐베르크의 활자는 그보다 뒤늦게 만들어졌지만, 지식의 보급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지식체계의 문제를 서술한 이후, 2부에서는 인터넷, 생각을 넘어 뇌 구조까지 바꾸다라는 제목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문제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미 정보의 소통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인터넷은 가장 보편적인 특징을 지닌 매체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그로 인해 우리의 뇌를 사용하는 방법도 과거와는 확실하게 달라졌음을 논증하고 있다.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전자책의 등장으로 인해 우리의 지식 습득 체계는 물론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디지털 기술에서는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덧붙여지면서, 이제 사람들은 깊이 읽기보다는 연관 검색으로 이동하는 패턴에 익숙해져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한 결과 인터넷이 우리를 망각에 익숙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적시하면서, 우리의 기억조차 인터넷에 아웃소싱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 역시 이 책을 쓰기 위해 오랫동안 편리한 인터넷과 결별한 채, 각종 정보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조합하고 체계화하는 과정을 새롭게 거쳤다고 고백하고 있다컴퓨터와 인터넷이 지배하는 조건에서 인간의 지적 능력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지만, 결국 개개인이 그것을 얼마나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저자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기에, 그 편리함을 벗어던지기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서 이러한 기숧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는 인간적인 요소들을 거론하고 있으나, 기술의 유혹은 거부하기 어렵고또한 정보 시대에서 속도와 효율성이 주는 이득은 그야말로 꼭 필요한 가치라는 생각때문에 그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역설하기도 한다.

 

정보기술의 최종적인 목표가 인공지능(AI)의 실현이라고 할 때,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컴퓨터에 의존하게 되면서 인공지능으로 변해버리는 것은 바로 우리의 지능이라는 사실을 환기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사실 이미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든 인터넷의 편리함을 외면하는 것은 쉽지도 않으며, 어찌 보면 그러한 행동은 자칫 어리석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편리함을 위해서 우리는 나 자신의 주체성을 온통 저당잡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디지털이 지배적인 시대에도 필요한 아날로그 방식이 있음을 주지하고, 개개인이 주체로 살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을 체득하는 것이 정녕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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