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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다! | 여중재리뷰(자연과학/서양문화) 2022-07-0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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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저/노승영 역
문학동네 | 2022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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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수식이 등장하고 뭔가 증명을 해야만 하는 과학이론들이 여전히 나에게 낯설저만, 과학을 소재로 한 글들은 이제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과학사의 주요 사건들을 소설처럼 다룬 이 책의 내용들이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 같다. 저자 자신은 이 책의 성격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허구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과학사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생애를 저자의 상상력에 의해 재구성한 팩션(faction)’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주지하듯이 팩션이란 사실(fact)과 허구(fiction)가 결합된 합성어로,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의 일대기에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이야기를 꾸며낸 것을 일컫는다.

 

모두 5작품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다보면, 과학이론과 과학자들의 생애를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과학자의 이름과 그들의 행적이 소개되고, 자신의 연구에 무섭게 집착하는 그들의 행동이 지닌 의미를 깊이 고민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저자는 과학을 소재로 한 이 작품들을 쓰기 위해 자료조사를 치밀하게 진행하고, 이미 알려진 사실의 바탕 위에 자신의 상상력을 덧붙여 구성했음을 밝히고 있다.

 

첫 번째에 수록된 작품인 프러시안 블루는 과학적 성과가 인류에게 긍정적인 작용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재앙을 초래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프러시안 블루는 미술사에서 가장 뛰어난 안료로 활용되었지만, 그것이 전쟁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을 일시에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는 화학전의 소재가 되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식물생장에 필수 요소인 질소를 공기 중에서 채취하는 법을 알아냈던 과학자 프리츠 하버의 기술은 1차 세계대전에서 화약과 폭탄을 제조하는 것으로 전용되어, 끝내 하버 자신을 전쟁 범죄자로 규정하도록 만들었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소개하고 있다.

 

슈바르츠실트 특이점이라는 제목의 두 번째 작품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해를 전쟁터에서 찾아낸 과학자의 사례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그의 발견은 뒤이은 과학사에서 블랙홀 이론으로 증명되었다고 한다. 참혹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참호 속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화학전의 후유증으로 피부병에 걸려 죽어가면서도, 상대성 이론의 해법을 찾기 위해 고투했던 과학자 슈바르츠 실트의 업적을 토대로 하고 있다. 세 번째 작품인 심장의 심장은 수학자들에 대한 일화를 다루고 있으며, 표제로 활용된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는 이제는 보편적인 학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양자역학의 정립 과정을 실감나게 형상화하고 있다. 마지막 작품인 밤의 정원사는 과학적 사고가 때로는 인류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조용히 정원에서 식물을 키우는 과학자의 상황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비록 저자의 상상력이 더해지기는 했지만, 이 책을 통해서 과학적 사고와 우리의 삶에 대해서 조금은 진지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기술의 발전에 의한 인류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급속한 과학 발전이 부정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역사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과학에 대한 맹신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주고 있다고 하겠다. 과학자들의 생애와 그들의 업적을 일방적으로 칭송하지도 않고, 또한 과학의 진보와 그것이 초래할 파국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른 조금은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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