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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9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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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학의 거장인 멜빌의 진면목을 접하다! | 여중재리뷰(문학사/현대문학/소설) 2022-10-0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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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비딕

허먼 멜빌 저/레이먼드 비숍 그림/이종인 역
현대지성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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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축약본으로 접했던 흰 고래라는 뜻의 <백경(白鯨)>의 내용만을 떠올렸다가, 완역본을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은 작품의 줄거리에 불과하고, 작품의 의미와 작가의 사상을 이해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정보였음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이 책의 해제]에서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의 의미를 제시하고 있듯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작품의 제목과 등장인물들의 이름 그리고 작품 곳곳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는 일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충분한 긴장과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거대한 고래 모비 딕에게 다리를 잃고 포경선을 이끄는 선장 에이헤브의 광기에 가까운 집착, 작품을 이끌어가는 서술자인 이슈메일, 그리고 포경선 피쿼드호에 승선한 다양한 선원들은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한 캐릭터들이었다. ‘해제에서 번역자는 거대한 고래 모비 딕에 대해서 다양한 측면에서 그 의미를 제시해놓고 있지만, 어쩌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이루고자 하는 어떤 목표를 비유한 것이라 보아도 될 것이다. 포경선인 피쿼드호의 목표는 더 많은 향유고래를 잡아서 선원들과 선주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는 것이지만, 선장인 에이해브는 그보다 더 큰 목표를 설정하면서 출항을 한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자신의 발을 불구로 만든 흰 고래를 악마로 설정하고, 그것을 잡아서 복수를 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현실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1차적인 목표가 이뤄지면, 더 큰 목표를 세우고 그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외치면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막상 그것이 이뤄지면 또 다른 목표를 세우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채워질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이 작품은 에이해브와 모비 딕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그러한 면모를 형상화한 것이라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끝내 모비 딕의 사냥에 실패하고 서술자인 이슈메일을 제외한 모든 선원들이 배와 함께 바다에 잠기는 결말은 결코 만족할 줄 모르고 파멸의 길로 치닫는 인간의 욕망을 풍자한 것이 아닐까? 이슈메일만이 사아남는다는 설정 역시 피쿼드호에서 유일하게 에이해브 선장의 집착과 거리를 두고 관찰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작품의 서술자로서 그의 존재다 필수적이라는 점도 작용했다고 하겠다.  

 

기독교도만을 배에 태울 수 있다는 원칙을 세우지만, 실재로는 이교도와 무신론자들을 제외한다면 출항조차 할 수 없다는 현실도 원칙과 현실의 어긋남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화소라고 이해된다. 이것을 백인 기독교들이 주도하는 미국사회의 현실과 모든 사람의 평등을 외치는 미국사회의 이상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는 허상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의 전편에 지속적으로 성경의 구절이 소개되고, 피쿼드호 선원들이 그에 맞추어 자신들의 상황을 꿰어 맞추는 언술들이 제시되기도 한다. 때로는 서술자인 이슈메일이 사라지고,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여 마치 극처럼 이끌어가는 대목들도 등장한다 작품에서 쏟아내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서술자인 이슈메일이 알 수 없는 내용들이기에, 작가가 선택한 서술전략으로 이해할 수도 잇을 것이다, 

 

해제에서는 이러한 면모를 세익스피어의 영향에서 찾는 한편, 그것을 당시의 일반적인 소설 기법과는 다른 멜빌만의 모더니즘 기법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인 멜빌이 가장 비중을 두었던 내용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줄거리 상으로는 분명 모비 딕을 향한 에이해브 선장의 복수와 그에 따른 서사라고 할 수 있겠으나, 오히려 당시 포경산업과 향유고래에 대한 생태 등이 작가가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 핵심 내용은 아니었을까 여겨졌다. 서술자인 이슈메일의 언급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소개되는 고래와 포경업에 대한 백과전서식의 서술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700면에 가까운 작품에서 에이해브 선장과 피쿼드호 선원들에 관한 이야기보다 고래의 생태와 당시의 포경산업에 대한 진술 분량이 압도하고 있다. 그리하여 소설적 흥미를 갖추기 위해 에이해브 선장과 모비 딕의 대결이라는 설정을 했지만, 작가인 멜빌에게는 당시 미국 산업을 이끌었던 포경산업을 소개하려는 목적이 더 클 수도 있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작가 자신이 포경선 선원으로 근무하고, 해군이 되어 바다를 항해했던 경험에 의거했을 것이라고 이해된다해제에서는 이 작품의 내용과 등장인물들에 대해서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으나, 그러한 시대적 배경에 어두운 나로서는 그보다 나만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등장인물인 에이해브 선장을 비롯해 서술자 이슈메일 등의 이름들도 성경의 등장인물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내용을 접했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 나로서는 그저 철저히 독자의 입장에 짐중하여 감상을 풀어내기로 했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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