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더불어 사는 이들과 함께 -여중재(與衆齋)
http://blog.yes24.com/iseeman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iseeman
차니와 선이의 블로그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17기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2월 스타지수 : 별8,224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여중재 일지
선이와 함께
시 이야기
영화 이야기
음악 이야기
책 이야기
리뷰 선정 도서
나의 리뷰
여중재리뷰(고전문학/한국고전)
여중재 리뷰(동양고전/동양사)
여중재리뷰(현대시/시집)
여중재리뷰(문학사/현대문학/소설)
여중재리뷰(문예이론/사회학/경제학)
여중재리뷰(독서/글쓰기/인문학)
여중재리뷰(에세이/한국문화/한국사)
여중재리뷰(음악/노래/영화)
여중재리뷰(술/음식문화/여행)
여중재리뷰(교육/여성학)
여중재리뷰(건축/인테리어/미술)
여중재리뷰(만화)
여중재리뷰(자연과학/서양문화)
여중재 리뷰(기타)
선이의 리뷰
가은이 리뷰
한줄평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어른의무게 2인조 1일1수대학에서인생의한수를배우다 2020년11월 13권 뮤지엄오브로스트아트 식물에게배우는네글자 불어라평화바람 비즈니스엘리트를위한서양미술사 그래서라디오
2020 / 1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나의 친구들2
책 만드는 곳
예스24블로그
최근 댓글
리뷰 잘 읽었습니다. ..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추억책방님이 전해주.. 
축하드립니다. 좋은 .. 
새로운 글
오늘 171 | 전체 128724
2007-01-19 개설

선이의 리뷰
[어린이책과 삶-12]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의 현실이 문제다 | 선이의 리뷰 2018-10-01 10:55
http://blog.yes24.com/document/10721965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수일이와 수일이

김우경 글/권사우 그림
우리교육 | 2001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린이책과 삶-12]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의 현실이 문제다

『수일이와 수일이』/ 김우경 글, 권사우 그림 / 우리교육

 

어린이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만들어 가는 존재다. 어린이책은 영혼의 성장을 돕는 하나의 매개체로서 어린이책 작가의 올바른 가치관과 소명의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가가 어린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에 따라 작품에 그려지는 삶의 모습이 다르게 표현되고,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판타지는 작가들에게 아이들과의 접속을 위한 유혹적인 형식인 것 같다. 함께 살고 싶은 세상,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현실이 아닌 또다른 세계의 모습으로 형상화됨으로써 아이들의 말랑말랑한 무의식 속으로 스며든다. 그러나, 동식물의 입을 통해 옳고 그름을 가리고 행동 강령을 제시하는 우화가 그렇듯이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현실 세계의 법칙을 깨뜨리고 넘어서지 못할 때, 그 가치가 아무리 고귀하고 소중한 것이라도 문학으로서의 위로와 힘이 아니라 어른들의 잔소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임 속 세상에서는 ‘수일이’가 주인이어서 모든 일을 수일이가 정한다. 그러나 컴퓨터 바깥세상은 수일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세상이다. 수일이는 방학동안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학원만 왔다 갔다 하다가 자신을 하나 더 만들어 대신 학원에 보내고 마음껏 놀고 싶어 한다. 컴퓨터 오락도 좀 마음 놓고 하고 밖에 나가서 아이들하고 공도 차며 실컷 놀고 싶어 한다. 수일이의 이런 마음을 덕실이가 <손톱 먹은 쥐> 이야기를 하며 꾀어서 가짜 수일이를 만들도록 부추긴다.

누구나 한 번쯤 수일이같은 생각을 해 봤을 거다. 아이들이 학원 대신 마음껏 놀고 싶은 소망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학원을 다니느라 방학조차 놀지 못한다면 학원을 다녀야 하는 현실이 문제이지 놀고 싶은 마음이나 가짜 수일이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잘못된 소망은 아니다. 그런데 가짜 수일이를 만들고 겨우 삼일 만에 수일이는 가짜 수일이를 만든 걸 후회하고 가짜 수일이를 없애는 것이 이야기의 중심 내용이다.

판타지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판타지 세계를 통해 주인공이 어려움을 이기고 소망을 이루거나 이룰 수 있는 힘을 키운다. 그러나 수일이와 가짜 수일이의 갈등은 마치 수일이가 가짜 수일이를 소망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게 한다. 가짜 수일이는 학원과 학교를 반복하는 생활이 좋다면서 수일이를 쫓아낸다. 이런 일상을 못 견디고 피하려고 한 수일이가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가짜 수일이는 왜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그 생활을 하고 싶어 할까?

한편 가짜 수일이를 학원에 보내고 수일이는 친구들과 공을 차며 논다. 그런데 노는 모습이 아주 즐겁고 행복하게 보이질 않는다. 티격태격 다투어도 친구랑 노는 건 즐겁다. 그런데 골키퍼를 서로 안하려고 가위바위보를 하는 장면부터 한 골 먹히고 전반전을 끝내는 장면까지 신나고 즐겁다기보다 뭔가 아쉽다. 게다가 놀다가 학원을 가야하는 친구들이 아쉬워하는 게 아니라 남은 수일이가 애처로워 보인다. 학원 안가고 마음껏 놀고 싶어 한 수일이에게 노는 게 생각만큼 신나는 일만은 아니라고 하는 듯하다.

수일이가 가짜 수일이를 만들 만큼 힘든 현실은 엄마하고 말이 통하지 않아서다. 덕실이가 말을 한다고 했을 때 엄마는 학원가기 싫어서 엉뚱한 소리를 한다고 말한다. 가짜 수일이 이야기를 해도 그런다고 학원을 쉬게 해주진 않는다. 엄마 때문에 수일이는 힘들어 하지만 엄마는 변하지 않는다. 가짜 수일이의 등장은 엄마를 변화시켜 수일이의 삶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전혀 없다. 오히려 여름 휴가도 못가고 땀흘리며 일해야 하는 아버지의 고단한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모님을 원망하는 수일이의 모습과는 반대로, 어려운 가정 형편을 생각하며 축구 선수가 되려는 꿈을 바꾸는 도형이 이야기를 배치시킴으로서 부모의 고단한 삶에 대한 철없는 행동을 반성하게 한다.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은 수일이는 이제 더이상 가짜 수일이가 필요 없다. 그러나 부모님과 여름 휴가를 다녀 온 이후, 더이상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달라진 가짜 수일이의 태도는 진짜 수일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거기에 더해 아기를 가진 엄마는 수일이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다. 아기를 가진 엄마가 잘못될까봐 수일이가 전전긍긍하는 상황은 수일이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엄마의 문제가 아니라, 수일이의 잘못이었음을 강조한다. 엄마에게 당당히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해결해 나가기는커녕 엄마에게 더 잘하고 엄마에게 맞춰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아기를 가진 엄마 앞에서 수일이가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는 것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가짜 수일이가 진짜 수일이에게 맞설수록 수일이가 가짜 수일이를 만들어서 제 멋대로 하려고 했던 소망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었는가를 말해주는 것 같다.

『수일이와 수일이』는 얼핏 방학에도 학원을 가야하는 아이들의 현실이 문제라고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짜 수일이를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이 잘못이라고 나무라고 있다. 가짜 수일이와의 갈등은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순식간에 읽게 만들었지만 수일이의 원래 문제가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한다. 가짜 수일이를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이 문제일 수 없다. 가짜 수일이를 바랄만큼 힘든 아이들의 현실이 문제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선이)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3        
[어린이책과 삶-11] 아이들은 ‘마법의 설탕 두 조각’ 을 꿈꾸며 자란다 | 선이의 리뷰 2018-09-27 10:43
http://blog.yes24.com/document/1070906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마법의 설탕 두 조각

미하엘 엔데 저/진드라 케펙 그림/유혜자 역
소년한길 | 2001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린이책과 삶-11] 아이들은 ‘마법의 설탕 두 조각’ 을 꿈꾸며 자란다

『마법의 설탕 두 조각』/ 미하엘 엔데 글, 진드라 차페크 그림 / 유혜자 옮김 / 소년한길


 

  
 


렝켄은 엄마, 아빠가 다정하게 대해주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엄마, 아빠가 그렇게 해주는 일은 거의 없다. 계속 참고 지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 렝켄은 요정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는다.

“엄마와 아빠를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모르겠어요. 내 말을 도대체 들어주지 않거든요…”
“상대가 한 사람이 아니라서… 나 혼자 두 사람을 상대하려니까 너무 힘들어요.”
“더구나 나보다 키도 훨씬 커요.”
“나보다 키가 작으면, 둘이라도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지는 않을 텐데.”

고민하던 요정은 렝켄에게 부모님이 렝켄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원래의 키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준다.

마법의 설탕 조각을 먹게 된 엄마, 아빠는 렝켄을 평소처럼 대하다가 점점 줄어들어 결국 11.5, 10.5센티미터가 되버린다. “이게 다 엄마, 아빠가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얘기하지만 화를 내고, 부모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무시한다며 오히려 경멸한다. 이대로라면 더 줄어들어 엄마, 아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때로는 화난 목소리로 때로는 다정한 말투로 자기 말에 반대하지 말라고 설득도 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휴지를 걸쳐야 할 만큼 작아진 엄마 아빠는 천둥치는 밤 위로가 되지도 못하고, 다친 손가락을 치료해주는데도 힘겨워 보인다. 또 친구가 데려 온 고양이에게 쫒겨 다니는 약한 존재가 되었다. 이제 렝켄도 엄마, 아빠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고 싶지만 방법은 없다. 설상가상으로 늦게까지 놀다가 집에 돌아오니 문은 잠겨버렸고, 작아진 부모님은 그 문을 열어줄 수 없다.

어둠속에서 집 앞에 앉아 울던 렝켄은 어디선가 날아온 요정의 편지를 받는다. 렝켄은 다시 요정을 찾아가 상황을 되돌릴 방법을 묻는다. 결국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버리거나 그대로 둘 수도 없다면서 요정이 제시한 방법은 렝켄 자신이 마법의 설탕을 먹어 없애는 것. 꿈처럼 다시 현실로 돌아온 렝켄.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의 효과를 알고 있는 렝켄은 키가 줄지 않기 위해 순종적인 아이가 된다. 그러나 렝켄의 갑작스런 변화에 고민하는 아빠, 엄마에게 결국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하게 되고, 그 말을 들은 아빠는 마법의 설탕이 이미 몸 속에서 소화되어 없으므로 마법의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 렝켄을 설득한다. 아빠 말대로 재주를 넘어 보라는 아빠의 말에 반대해도 몸이 그대로다. 렝켄과 엄마, 아빠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뻐한다.

아이들이라면 렝켄의 고민에 공감하면서 이 상황을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렝켄이 불만스러워하는 상황들에 선뜻 동의가 되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서 돈을 달라고 하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배 아프다”고 하고, 운동화 좀 빨아 달라는 부탁에 “너도 이제 다 컸으니 네가 해”라고 하는 엄마 말에 더 수긍이 간다.

그런데 렝켄의 고민 해결을 위한 소원을 들어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단순히 제 입장에 반대하는 상대방이 미운게 아니다. 바다로 휴가를 가고 싶다고 하면 굳이 산으로 가겠다고 하는 반대 입장을 가진 상대가 늘 ‘둘 씩이나’ 되는 불평등한 상태에 대한 불만이다. 더군다나 제 입장과 다른 두 사람이 키도 훨씬 커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는 호소다. 부모라면 ‘무조건 내 말을 들어주어야 해’라는 억지가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의견을 말하고 인정받고 싶다는 간절함이다. 오죽하면 마법을 꿈꿨을까? 부모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넘.사.벽’임은 분명해 보이고,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꿈꾸며 그 끝없는 높은 벽을 향해 그래도 부딪쳐보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후…렝켄은 부모님의 말씀을, 부모님은 렝켄의 말을 무턱대고 반대하지 않고 꼭 필요할 때만 그렇게 했습니다’로 이야기가 끝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했던가?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서로 이해하면 갈등이 줄어든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꼭 필요한 때’에 대한 서로 판단이 다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는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은 아이들 입장에서 그 꼭 필요한 때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서로 인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아이들과 부모의 입장 차이에서 오는 갈등은 늘 존재할 수밖에 없고, 우리의 고민은 아이들과의 갈등을 없애는 방법이 무엇일까?가 아니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어떻게 갈등을 조정하며 관계를 맺어갈 것인가에 있다. 특히, 부모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울며 겨자먹기로 먹어야하고, 이후 렝켄이 “예”라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던 마음을 생각해보면 부모 보다는 아이들에게 훨씬 가혹한 결론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 스스로가 아이들에게 육체적이건 상황이건 넘사벽임을 인정할 때, 적어도 상대에게만 역지사지를 요구하지는 않게 될 것이다.

몸이 점점 줄어드는 당황스런 상황이 렝켄이 찻잔에 몰래 넣은 마법의 설탕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엄마가 했던 “넌 부끄럽지도 않니? 정신이 제대로 박힌 아이라면 감히 이런 짓을 하겠어?”라는 말을 부모로서 나에게 해본다. 일방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랑, 관심, 배려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존중하지 못했던 일들이 얼마나 아이의 마음을 쫄게 했을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다.(선이)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어린이책과 삶-10]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봐야 하는 이유 | 선이의 리뷰 2018-09-19 13:47
http://blog.yes24.com/document/10692759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제랄다와 거인

토미 웅거러 글,그림/김경연 역
비룡소 | 2000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린이책과 삶-10]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봐야 하는 이유

『제랄다와 거인』/ 토미 웅거러 글, 그림 / 김경연 옮김 / 비룡소


 

  
 

울뚝불뚝한 모습의 무시무시한 큰 칼을 든 사내와 그의 품에 안긴 순진한 얼굴의 어린 여자 아이.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 상황 조금 당황스럽다. 웃고 있는 소녀의 얼굴을 보니 위험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기발한 생각으로 웃음과 재미를 주는 엽기 컨셉도 아니고, 시쳇말로 유행하는 ‘짤’도 아니다. 그림책 『제랄다와 거인』표지다.

사람을 잡아먹는 거인이 혼자 외로이 살고 있다. 거인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아침밥으로 어린 아이를 잡아 먹는 것. 거인은 날마다 마을에서 아이들을 잡아갔고, 아이들은 모두 컴컴한 지하실, 궤짝이나 통에 숨었다. 제랄다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골짜기, 숲 속 한가운데서 아버지와 같이 사는 아이다. 거인에 대해선 들어본 적 없는, 음식 만들기를 아주 좋아하고 조리법도 잘 아는 아이다.

어느 날, 제랄다는 당나귀가 끄는 수레에 짐을 싣고 길을 떠난다.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일 년 농사지은 것을 팔러 장에 가는 길이다. 마을에서 아이들이 사라지자 음식이 마땅찮아 불퉁불퉁 투덜대며 지내던 거인은, 어슬렁거리다가 제랄다의 냄새를 맡고 잡아먹으려고 기다린다. 하지만 오래 굶은 터라 허둥거리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제랄다는 자기 앞에 뻗어버린 배고픈 거인에게 장에 나가 팔려고 한 재료들로 맛난 음식을 만들어준다. 생전 처음 맛보는 음식맛에 흠뻑 빠진 거인은 제랄다에게 성에서 자기를 위해 요리해 줄 것을 제안하고, 그 후로 제랄다는 아버지를 모셔와 함께 성에서 살게 된다. 이제 거인은 아이들을 잡아먹지 않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다시 옛날처럼 살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아름다운 처녀가 된 제랄다와 거인은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결혼하여 아이들도 여러 명 낳고 아주 행복하게 살았다.

아이들이 보는 책, 그것도 시각적 효과가 있는 그림책에 시뻘건 피가 묻은 칼과 어린 아이를 잡아먹는 거인이 나오다니, 이런 잔인하고 흉측스러운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되나? 하고 의아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엄마를 잡아먹는 호랑이의 잔인함이 나오고, 못된 늑대를 혼내주기 위해 뱃속을 가르고 다시 꿰매는 이야기에서처럼 ‘옛날 옛날에~’로 시작되는 재미난 이야기에 푹 빠져 읽다보면 현재의 우리 사고로는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깊이의 통찰력과 예리함에 정신이 번쩍 들 때가 많다. 이 책 역시 우리가 종종 쉽게 빠지기도 하고, 가질 수밖에 없는 선입견, 고정관념, 편견 같은 틀들이 우리 삶을 얼마나 좁게 하는가 하는 고민을 갖게 한다. 그리고 또 그것을 극복해 나갈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다.

거인과 제랄다의 만남은 서로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한다. 객관적인 상황으로만 본다면 덩치로 보나 어린 아이를 잡아 먹는다는 소문으로 보나 제랄다 앞에 나타난 거인은 공포 그 자체다. 다행히(?) 거인의 목표가 실행되지는 못했지만, 제랄다가 처한 상황이 일촉즉발의 위험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끙끙거리면서도 어린 아이 요리를 먹을 생각을 놓지 않고 있는 거인 앞에서 제랄다의 첫 마디는 “어머나! 불쌍해라!”다. 제랄다 눈 앞에 있는 거인은 상처 입고 몹시 배가 고픈 한 사람일 뿐이다. 소문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선입견이 없음으로 두려움도 없다. 두려움이 없으니 당당할 수 있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요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제랄다의 도움으로 다시 정신이 돌아 온 거인 역시 제랄다가 정성껏 요리한 음식을 맛보면서 낯선 맛의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낯선 경험은 어린 아이를 먹고 싶은 생각을 싹 사라지게 만들어 버린다. 잔치에 초대된 이웃에 사는 거인들 역시 제랄다의 요리를 맛보고 “하늘나라의 맛이야”라고 감탄하며 그때부터 아이들을 먹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시게 된다. 마을의 폭력적이고 무서운 위험은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왔다.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낯선 경험에서 선입견없이 상대를 대한 제랄다의 삶의 태도는 거인에게 익숙한 것을 다시 보게 하는 경험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삶의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에게는 늘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회적 역사적으로 어쩔 수 없이 갖게 된 편견과 고정관념이 언제 튀어나올런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가를 바라보는 뒷짐 진 아이 손에 들린 나이프와 포크가 그것일지도 모르겠다.(선이)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어린이책과 삶-9] 소통을 막는 것이 폭력이다 | 선이의 리뷰 2018-09-06 10:34
http://blog.yes24.com/document/10662507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 글/이형진 그림/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추천
이마주 | 2017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린이책과 삶-9] 소통을 막는 것이 폭력이다

『나쁜 어린이표』/ 황선미 글, 권사우 그림 / 웅진닷컴

 

 

선생님이 정한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나쁜 어린이표’를 한 장 받는다. 건우는 '착한 어린이 표'를 받으려고 노력하지만, 번번이 '나쁜 어린이표'를 받게 된다. 건우는 결과만 보는 선생님이 야속할 뿐이다.

  
 

『나쁜 어린이표』에서 건우는 반장 선거하는 날 반장 후보로 나선다. 하지만 7표만 얻어서 반장이 되지 못한다. 선생님이 후보자가 자기 이름을 쓰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건우는 자신이 반장이 되고 싶어서 후보로 나섰는데 자신의 이름을 쓰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자기 이름을 쓴다. 그럼에도 반장이 되지 못해서 몹시 속상하다. 청소시간에 반장이 된 아이들이 선생님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마치 그들만 중요한 사람이 된 듯해 의기소침해진다.

 

그때 친구가 와서 반장이 안 돼서 속상하냐며 아이들이 아직 널 몰라서 그럴거라고 위로해준다. 건우도 기분이 풀리고 좋아진다. 친구가 ‘2학기때는 꼭 반장이 되길.’ 외치자 건우도 들고 있던 대걸레를 들고 ‘꼭 반장이 되길.’하고 외치려는데 뒤에서 누군가 확 달려들었다. 건우는 대걸레를 든 채 바닥에 엎어졌고 창가에 있던 화분이 대걸레에 맞아 퍽석 깨졌다. “세상에 이게 무슨 짓이니?” 선생님이 화나서 소리쳤다. 건우는 자기가 한 게 아니라고 말하는데 모두 자기만 쳐다보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선생님은 ‘우물거리는 소리를 더 듣지 않으시고’ 건우한테 자기 잘못을 남한테 떠넘기려 한다고 나쁜 어린이표를 준다.

 

건우가 넘어졌을 때 선생님은 건우를 걱정하기 보다는 화분 깨진 것에 더 화를 낸다. 건우는 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당황스럽고 게다가 화분까지 깬 사람으로 몰려 억울하다. 그 억울함을 풀어 줄 친구들까지 진실을 밝히지 않고 외면하는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 선생님이 만약 괜찮냐고 건우 걱정부터 했다면 친구들도 누군가는 미안하다고 나설 것이고 다들 건우 안부부터 챙길 것인데, 선생님이 화를 내면서 공포분위기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아무도 나설 수 없고 말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런 경우는 가정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예기치 않게 벌어진 상황에 대해 “넌 도대체 왜 그러니?” 하고 화를 내는 순간 아이는 자신이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죄인이 되거나 늘 그런 아이라는 낙인으로 주눅이 들고 만다. 그래서 벌어진 상황을 이야기하지 못하게 되고 자신의 행동에대해 성찰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 피시방에서 동네 형에게 계속 돈을 갖다 바치는 아이 이야기를 언론에서 본 적이 있다. “너 피시방 온 거 너네 엄마한테 이른다”고 협박하여 갈취했다는 것이다. 엄마에게 상의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 두려운 존재였던 것이다.

 

세상에는 끔찍한 일이 많지만 가장 끔찍한 것은 아이가 부모나 선생님을 두려워 하는 것입니다.
그들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대신 겁내는 것입니다.
『야누슈 코르착의 아이들』(양철북) 중에서

 

이야기하지 못하게 하는 것, 협박하고 윽박지르는 것이 곧 폭력이다.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리는 것은 스스로도 자신을 속이게 하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 판단하지 못하게 한다. 이런 상황에 익숙해지면 자신이 스스로 판단한 것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지고 누군가에게 협박당하고 윽박지름을 당하는 것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어떤 이유로도 협박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중단시켜야 하는데 자신이 뭔가 잘못 된 사람인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협박이나 윽박지름으로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것이다. 자신이 위축 당했던 것만큼 누군가를 괴롭히면서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협박과 폭력, 윽박지름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폭력이란 관계가 단절되거나 왜곡되는 것이다.(선이)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어린이책과 삶-8] 온 생명과 더불어 사는 삶에서 배운다 | 선이의 리뷰 2018-09-01 12:11
http://blog.yes24.com/document/10648804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검정소금 붉은도깨비 1~3 세트

김우경 글/장순일 그림
고인돌 | 2012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어린이책과 삶-8] 온 생명과 더불어 사는 삶에서 배운다
『검정소금 붉은 도깨비』 / 김우경 글, 장순일 그림 / 고인돌

 

별장지기 아버지와 달팽이산 아래서 단둘이 사는 ‘소금’이는 주변에 있는 나무, 동물들과 대화를 한다. 서로 말을 주고 받을 뿐만 아니라, 생각을 나누면서 각자 개성과 특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고 부르면서 관계를 맺고 알아 간다. 소금이는 원래 '남이룸'인데 이름을 잘못 올리는 바람에 '남이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아이다. 이름이 맘에 들지 않았던 차에 한참 신나게 놀고 난 후의 몸에 생기는 소금 맛을 본 고라니가 '소금 소금' 그래서 소금이가 되었다. 비가 많이 오던 날 아버지 고무신을 가지고 놀던 소금이는 물에 떠내려간 신발을 잡으러 갔다가 함지골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물이 다 쏟아진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소금이는 푸른머리호수와 잔별늪에 사는 물고기들이 걱정돼 달팽이 왼돌이, 옴개구리 팥떡이와 함께 땅 밑으로 물꼬대왕을 만나러 길을 떠나게 된다. ‘소금이와 달팽이산’(1권), ‘붉은도깨비와 산신령’(2권), ‘잔별늪과 물꼬대왕’(3권)이라는 부제를 달고 21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이 동화는 주인공 소금이와 동물 친구들이 땅 밑에서 물꼬대왕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모험과 힘을 합쳐 달팽이산 개발을 막는다는 이야기다.

 

달팽이산 숲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현실 세계와 구별할 필요없이 자연스럽다. 이 세계는 자연과 동물, 인간이 조화로운 하나의 생명체로 살아가는 세계다. 책을 읽어갈수록 낯설고 황당하던 세계가 점차 익숙하게 다가온다. 나무 스스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동식물과 말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판타지 동화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의 탐욕과 이익을 위해 개발되는 온천 개발과 골프장 건설 현장이 함께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연과 소통하는 ‘소금이’의 눈으로 그 세계를 그리고 있다는 것일 뿐.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 자기중심적 사고를 벗어나 자연의 일부로서 동물, 식물 등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평화와 공존의 세계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하려는 현대의 교육이라는 것이 그 가능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 1권-12~13쪽

 

“참나, 얘는 어려서 그렇다 치고, 남씨는 왜 그래요? 아이 앞날은 생각 안해요? 초등학교도 안 나오고 어떻게 세상을 살라고 그래?”

“너무 많이 배우면 사, 사람이 때가 잘 묻어서 못써요.”  아버지가 말했다.
...

“장관님 아들은 다른 나라에서 학교 다니지? 똑똑해?”

“본 적은 없지만 똑똑할 거야. 그러니까 외국까지 배우러 갔겠지.”

“뭘 배우러?”

“뭐든.”

“다 배워?”

“어, 아마......그런데 보리수나무랑 어떻게 말하는지, 사향노루랑 어떻게 사귀는지, 새알은 어떻게 다루는지 그런 것은 안 배우지. 못 배워.”

“그건 내가 선생님이야.”


어느 날 이름이네가 관리하는 별장의 주인인 환경부 장관의 남편이 찾아와 아버지를 한심하다는 듯 나무라는 장면이다. 부모로서 아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진심어린 충고다. 그러나 아버지의 어눌하지만 분명한 대답은 학교에서의 배움이 사람을 ‘못’쓰게 한단다. 아버지의 대답은 인간을 병들게 하는 도시를 벗어나 다시 돌아 온 숲 속에서, 기존의 질서 속에 편입되는 것을 거부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가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수학, 과학이 아니라 조화롭게 살아가는 자연을 배우고 제 몫을 하는 ‘소금이’를 통해 더 분명해진다.

이름이는 학교에 안 다니지만 산은 친구들 천지고, 놀고 배울 것 투성이다. 시간이 흐르며 이름이는 점점 숲 속의 동물들 나무들과 더욱 가까워지며 숲 속의 한 구성원으로서 ‘소금’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고, 숲 속 친구들을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된다. 그런데 그 과정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단지 소금이가 살고 있는 잔별늪을 지키는 일 뿐만 아니라, 땅 속 세계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을 보호하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같이 길을 떠나는 과정, 그 길 위에서 소금이는 새로운 생명들을 만나 친구가 되고, 모두에게 관심이 생기면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특히 문제의 원인이 사람한테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친구들과 힘을 합쳐 자연의 파괴를 막아보려는 작전을 짜게 된다. 숲속 동물들과 식물들, 산신령과 물꼬대왕, 그리고 도깨비 아저씨들까지 모두 나서 제 역할을 함으로서 별장주인은 결국 온천과 골프장 개발 계획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소금이가 친구들과 힘을 합쳐 달팽이산 개발을 막아내는 모험 이야기는 단지 상상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 세계와 맞닿아 있다. 개발 이익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해치는 일이 우리 삶과 자연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숲에서 살아있는 생명들과 하나되는 별장지기 아버지와 소금이의 소박하지만 여유있는 삶을 통해 무엇이 가치있는 삶인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거기에 결국 숲으로 다시 돌아온 엄마와 함께 곰실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될 소금이네 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저절로 웃음이 난다.(선이)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1        
1 2 3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