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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9 개설

시 이야기
[시 읽기]매미 | 시 이야기 2020-10-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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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참여

모과나무 우듬지에 매미 하나 붙어 운다.

끝나지 않을 오포(午砲) 소리같이 캄캄하다.

 

길게 자지러지는 아이 울음 뒤로

살색 흰 여자가 떠나고

눈을 훔치는 손등에도 땡볕 캄캄하다.

 

굴속 같던 울음이 찌르찌르 개자

잠시 세상이 밝아진다.

 

더위에 지친 머위잎들도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저물기를 기다린다.

 

어두운 부뚜막과

생솔가지 매운 연기의

멀건 호박풀때의 저녁이

천천히 그 위로 내리곤 했다.

<김사인의 매미전문>

 

이 시를 읽으면서 오포(午砲)’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는데, 시계가 귀하던 시절 사람들에게 낮 12시에 대포를 쏘아 시간을 알려주던 것이 바로 오포이다.

점차 대포에서 싸이렌으로 바뀌었지만,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서 시인의 기억이 먼 과거로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여름에 들리는 매미 소리는 정말이지 끈질기게 느껴진다.

모과나무 우듬지에 붙어서 우는 매미 소리를 시인은 끝나지 않을 오포 소리같이 캄캄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아마도 어머니인 듯한 ‘살색 흰 여자의 손에 이끌려 ‘길게 자지러지는 아이’를 목격한 이후, 화자는 땀이 흐르는 눈을 훔치는 손등으로 인해 강렬한 해가 내리쬐는 땡볕'조차도 '캄캄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잠시 눈을 훔치던 손등으로 인해 굴속 같던 울음이 찌르찌르울리는 매미 소리를 들으며, ‘잠시 세상이 밝아지는 것처럼 여겨진다.

여름 한낮 더위에 지친 머위잎들도 다시 정신을 차리고 / 저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다시 밥을 짓기 위해 어두운 부뚜막불이 잘 붙지 않는 생솔가지 매운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연출되곤 하였을 것이다.

저녁 밥상에는 멀건 호박풀때가 올려지던 그 시절의 회상, 시인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여름철의 모습이라고 이해된다.(차니)

 

어린 당나귀 곁에서

김사인 저
창비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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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나는 춤추는 중 | 시 이야기 2020-10-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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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참여

기쁨은 흐릿하게 오고

슬픔은 명랑하게 온다

 

바람의 혀가 투명한 빛 속에

산다, 산다, 산다, 할 때

 

나 혼자 노는 날

나의 머리칼과 숨이

온 담장을 허물면서 세계에 다가왔다

 

나는 춤추는 중

얼굴을 어느 낯선 들판의 어깨에 기대고

낯선 별에 유괴당한 것처럼

<허수경의 나는 춤추는 중전문>

 

이란 인간의 육체를 움직여 어떤 동작을 만들어내는 행위를 일컫는다.

대개는 음악에 맞춰 흥겨운 몸짓으로 표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딱히 예술적으로 뛰어난 기교가 수반되지 않더라도, 그저 지신의 감정에 따라 자유롭게 추는 이른바 막춤도 당사자에게는 흥겹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시의 화자가 추는 춤은 그러한 즐거움의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

기쁨은 흐릿하게 오고 / 슬픔은 명랑하게 온다는 표현을 통해서, 화자의 춤이 어쩌면 슬픔의 표현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맑고 투명한 날, 화자에게 살아야한다는 절실한 자각이 일어났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 화자는 절망감에 휩싸여 있었던 것일까?

그리하여 나 혼자 노는 날 / 나의 머리칼과 숨이 / 온 담장을 허물면서 세계에 다가온 결과가 바로 화자의 춤이었을 것이다.

드디어 화자는 나는 춤추는 중이라고 밝히지만, 그것은 얼굴을 어느 낯선 들판의 어깨에 걸치고 / 낯선 별에 유괴당한 것처럼추는 것이라고 묘사된다.

마치 유괴당한 사람이라면, 그가 추는 춤은 결코 흥겨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춤추는 행위마저 외로움이 짙게 드러나는 시인의 심정을 담고 있다고 이해된다.(차니)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허수경 저
문학과지성사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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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벌교 장 | 시 이야기 2020-10-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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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습관 캠페인 참여

수수팥떡을 파는 할머니가 있었다

고향이 어디세요 물으니 만주 용정촌이라고 한다

할머니 몸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으니

오래전 들른 일송정과 해란강 냄새가 났다

동주를 아세요? 물으니 아무렴 수수팥떡 한 덩이를 주신다

<곽재구의 '벌교 장' 전문>

 

벌교는 시인이 사는 순천과 가까운 곳이다.

벌교의 '5일장'이 서는 날은 내 4일과 9일이다.

아마도 시인은 벌교 장이 서는 날 그곳을 찾았던 것 같다.

시의 내용은 '만주 용정촌'이 고향인 '수수팥떡을 파는 할머니'와의 문답이 전부이다.

나도 다녀온 적이 있었던 만주(길림/지린) 용정은 시인 윤동주의 고향이다.

아마도 시인은 할머니의 고향이 용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을 흐르던 해란강과 언덕 위에 우뚝 서있던 일송정이 떠올랐던 모양이다.

그러나 용정은 뭐니뭐니해도 윤동주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기에, '동주를 아세요?'하고 물어보았을 것이다.

너무도 당연히 '아무렴'이라는 대답과 함께 할머니는 '수수팥떡 한 덩이'를 시인에게 내주었다.

쉽게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기억하는 이에 대한 환대의 의미였을 것이다.

짧지만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나 역시 국문학을 전공하면서, 용정에 가서 가장 먼저 찾았던 곳이 바로 윤동주와 관련된 장소들이었다.

더욱이 시인은 윤동주의 시집을 보고 시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차니)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

곽재구 저
문학동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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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베낀 | 시 이야기 2020-10-1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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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베낀 달

달을 베낀 과일

과일을 베낀 아릿한 태양

태양을 베껴 뜨겁게 저물어가던 저녁의 여린 날개

그 날개를 베끼며 날아가던 새들

어제의 옥수수는 오늘의 옥수수를 베꼈다

초록은 그늘을 베껴 어두운 붉음 속으로 들어갔다

내일의 호박은 작년 호박잎을 따던 사람의 손을 베꼈다

별은 사랑을 베끼고

별에 대한 이미지는 나의 어린 시절을 베꼈다

이제는 헤어지는 역에서 한없이 흔들던 그의 손이

영원한 이별을 베꼈다

오늘 아침 국 속의 붉은 혁명의 역사는

인간을 베끼면서 초라해졌다

눈동자를 베낀 깊은 물

물에 든 고요를 베낀 밤하늘

밤하늘을 베낀

<허수경의 베낀전문>

 

베끼다의 사전적 의미는 그대로 옮겨 쓰다라고 풀이할 수 있다.

문학 비평 용어로 미메시스(mimesis)가 모방 혹은 현실의 재현을 의미한다고 할 때, 시인이 시를 창작하는 것은 바로 무엇인가를 베낀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변의 사물들을 바라보면서, 시인은 서로가 베낀 결과물로 현존하고 있다고 인식한 것이리라.

시인의 인식은 급기야 별에 대한 이미지는 나의 어린 시절을 베꼈다고 진술하면서, 누군가와의 이별까지도 역시 베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전날밤의 과음으로 인한 숙취를 해결하기 위해 끓인 듯한 오늘 아침 국 속에서 붉은 혁명의 역사는 / 인간을 베끼면서 초라해졌다고 말하고 있다.

자연의 사물들은 서로 베끼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인간을 베끼면서 초라해졌을까?

그것은 아마도 시인의 인간에 대한 신뢰가 깊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급기야 꿈을 베끼는 것을 통해서, ‘너를 베끼던 사랑은 누구인가라고 묻는다.

하지만 이내 나를 자꾸 베끼는 불가능을 토로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어찌할 수 없다는 고백을 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문학 특히 시에 대한 시인의 독특한 해석을 담아내고 있다고 여겨진다.(차니)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허수경 저
문학과지성사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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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사바 | 시 이야기 2020-10-17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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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올해도 작별이구나.

 

풀들도 주섬주섬 좌판을 거두는 외진 길섶

어린 연둣빛 귀뚜리 하나를(생후 며칠이나!)

늙은 개미가 온 힘을 다해 끌고 간다.

가는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아직 산 놈이면 봐주는 게 어떻겠는가, 하자

한사코 죽은 놈이라 우긴다.

 

놓지 않는다.

<김사인의 '사바(娑婆)' 전문>

 

시의 제목이기도 한 사바(娑婆)’는 온갖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하는 인간세계를 뜻하는 불교 용어이다.

아마도 시의 배경은 늦가을이라고 짐작된다,

풀들도 주섬주섬 좌판을 거두는것은 누렇게 시들어 가는 모습을 비유한 표현이다.

그래서 시인은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시점에서 이것으로 올해도 작별이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시점에 화자는 외진 길섶에서 어린 연둣빛 귀뚜리 하나를 / 늙은 개미가 온 힘을 다해 끌고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개미의 가는 팔다리와 비록 어리지만 귀뚜라미의 커다란 몸집이 대비되어 형상화되고 있다.

아직 산 놈이면 봐주는 게 어떻겠는가라는 말은 그저 시인의 생각일 뿐이다.

악착같이 커다란 귀뚜라미를 끌고 가는 개미에게는 그것이 그저 죽은 놈일 뿐이다.

개미에게는 그것은 한 겨울을 날 수 있는 식량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놓지 않고 끌고 가는 것이다.

시인은 미물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러한 생존경쟁의 모습을 통해서, 냉혹한 인간 세계의 모습이 연상되었을 것이다.

그 모습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사바세계이듯이, 우리는 사바세계를 벗어나 살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차니)

 

어린 당나귀 곁에서

김사인 저
창비 | 2015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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