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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9 개설

여중재리뷰(문학사/현대문학/소설)
가상의 상황에 그려진 암울한 미래의 형상화! | 여중재리뷰(문학사/현대문학/소설) 2021-09-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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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회색 인간

김동식 저
요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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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의 내용도 형식도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가상의 공간을 설정해서 스토리를 전개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작품의 배경은 주로 기술문명이 발달한 미래의 세계나 사후 세계를 상정하고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문명의 발달이 가져다 줄 혜택을 기대하고, 그로 인해서 밝은 미래가 전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왔다. 기존의 세계와는 달리 행복한 삶만이 존재하는 그러한 공간을 우리는 유토피아라고 명명하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그러한 세상은 가까워질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유토피아(utopia)’는 그리스어로 없다(ou)’는 의미와 장소(topos)’를 뜻하는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곳을 뜻한다. 오히려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삶이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디스토피아(Dystopia)의 세계가 펼쳐질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주지하듯이 디스토피아는 이상적인 세계인 유토피아의 반대 개념으로서, 현대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가상사회를 일컫는다. 김동식의 소설은 극도로 발달한 기술문명이 초래할 미래 사회가 결국 디스토피아로 귀결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에 기대고 있다. 실상 기존의 소설 문법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그의 작품은 소설이라기보다 어쩌면 콩트나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한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에 연재되어 읽었던 이들의 호응을 받으며, 마침내 작품집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고 소개되고 있다. 개별 작품들이 흥미롭다고 여겨지지만,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기술문명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그러한 비관적 결말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자기중심주의가 극단화되어 가는 것에 기초해 있으며, 물질만능과 경제 중심의 사고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 책의 첫 번째 수록 작품(회색인간)을 읽었을 때는 낯설면서도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해서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스토리의 전개가 예상되고 그 결말 또한 기대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독자들이 이러한 작품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기존의 사회와 기성세대에게 느끼는 비판적 인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즉 각종 기사나 기성세대의 입에서는 희망적인 미래를 전망하고 있지만, 실재 우리들의 삶에서 그러한 희망을 느끼기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젊은 세대의 심리를 절묘하게 포착하고 있기 때문에, 유토피아를 추구했던 인간들이 결국 디스토피아로 귀결된다는 이 작가의 작품 세계에 빠져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의 작품에서는 미래의 가상 세계가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그 내용들은 어쩌면 지극히 더 사실적으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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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 | 여중재리뷰(문학사/현대문학/소설) 2021-09-0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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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피프티 피플

정세랑 저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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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흥미롭고, 또 그 내용과 형식 또한 파격적인 소설이다. 앞부분을 읽을 때는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 모음집이라고 생각했지만, 표지에는 분명히 '장편소설'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목차에는 그저 사람의 이름이 나열되고 있으며, 각각의 항목들은 해당 인물에 관한 에피소드들이 여느 단편보다 짧게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계속 읽다보면, 앞에 소개되었던 인물들과 나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고 있었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마치 퍼즐처럼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다른 인물들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전 인물들의 성격이나 특징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었다. 즉 해당 인물을 소개한 부분에서는 알 수 없는 정보들이 다른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상세히 설명되기도 한다.

 

서울 근교 도시의 종합병원에서 시작되는 등장인물과 그에 관한 에피소드는 이렇게 저렇게 연결되어, 새로운 인물들과 사연들을 불어오는 형식이 흥미롭게 여겨졌다. 종합병원의 응급실과 여러 병동에서 활동하는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병원의 다양한 직역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이 이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들과 연결된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로 인해서 작품의 배경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의 다양한 면모들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100시간에 가까운 노동을 하는 종합병원 응급실의 의사들, 비정규직과 동성애자 등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의 형상들이 소개되기도 한다. 아파트 층간 소음에 시달리는 가족들의 면모가 등장하는가 하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무기로 사회적 약자를 찍어누르려고 하는 군상들도 작가의 시각에서 조명되고 있다.

 

작품을 다 읽고 책의 말미에 수록된 '작가의 말'을 통해서, 이 작품의 성격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주인공이 없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혹은 '모두가 주인공이라 주인공이 50명쯤 되는 소설'을 쓰고 싶어 시작했다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작품의 제목도 50명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로 붙였을 것이다. 저자는 이 작품을 연재하면서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50명의 얼굴이 아는 사람의 얼굴처럼 선명해졌'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인 나로서도 등장인물들의 관계나 전체적인 내용이 하나씩 또렷하게 윤곽을 갖춰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좀처럼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식을 통해, 다중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장편소설'로 만들어낸 작가의 시험적인 시도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처음에는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점차 작품에 빠져드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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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과 화가들의 관계를 통해 근대 예술사를 새롭게 읽다! | 여중재리뷰(문학사/현대문학/소설) 2021-07-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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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인과 화가

윤범모 저
다할미디어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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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한국의 근대예술사의 다양한 면모를 문인과 화가와의 인연이라는 고리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문학은 언어를 사용하여 작품을 완성하고, 미술은 구체적인 모습으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예술이다. 분명 서로 다른 매체를 활용하고 있지만, 문학과 미술은 통하는 점이 많다. 아마도 문학에 관심을 가졌던 이라면 학창 시절 시에 그림을 그려 전시하는 시화전을 준비하거나 관람했던 경험이 있을 법하다. 유명한 시인 혹은 자신이 창작한 시에 어떠한 그림이 어울릴까를 생각하고, 시의 내용에 걸맞은 그림을 그려 전시하는 행사가 바로 시화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한국의 현대 예술사의 문인과 화가들이 어울려 활동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저자 자신이 미술인으로서 문인들과 어울렸던 경험이 적지 않고, 그들 사이에 밀접한 관계로 연결된 경우가 자주 발견된다는 점이 기획 의도로 작용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모두 17개의 항목을 통해서 서술되는 문인과 화가의 관계는 아주 흥미롭고, 때로는 지금껏 알려진 통설과 전혀 다른 사실을 밝히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현대사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해당 인물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가장 앞부분에는 소설가이자 화가로 활동했던 나혜석과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녀의 약혼자 최승구와의 애틋한 사연이 소개되어 있다. 주지하듯이 나혜석은 남성 중심의 습속이 팽배했던 당시에 '취미정조론'을 주장하고, 후에 결혼한 남편과 이혼하고 신문에 <이혼 고백서>를 연재해 주목받았던 인물이었다. 저자는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일본 유학 시절 시를 남겼던 최승구를 시인으로서 평가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면서, 두 사람의 예술 활동과 연애담을 풀어내고 있다.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특별한 시인으로 평가되는 이상을 시인이자 화가라는 위치에서 조망하면서, 화가 구본웅과의 관계는 물론 후에 김환기 화백과 재혼한 이상의 부인 변동림(김향안)과의 사연도 서술하고 있다. 저자 자신이 변동림을 직접 만나 증언을 듣고, 그동안 이상과 변동림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사실들에 대해서 바로잡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은 자연스럽게 김환기와 다양한 문인들을 조망한 항목과 연결되고 있으며, 성북동에 있었던 늙은 감나무가 있던 노시산방의 주인이었던 김용준과 김환기의 인연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확인했던 내용들을 이 책의 곳곳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은 해당 인물들의 연구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시인 정지용과 화가 정종여의 신문 연재를 위한 남해 여행이 1950년 벌어진 한국전쟁으로 인해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하고, 당시의 여행 중에 벌어진 다양한 에피소드를 흥미로운 필치로 서술하고 있다. 나아가 조각가 김세중과 시인 김남조 부부의 연연과 예술 활동에 대한 사연 역시 저자가 겪은 바를 상세히 풀어놓기도 하였다.

 

조각가 김복진을 소개하면서 일제 강점기 이념을 토대로 활동했던 예술단체인 카프의 활동 양상과 당시 예술계의 흐름을 서술하고, 100세가 넘어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병기를 통해서 이상과 백석 등의 문인과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 백석과 화가 정현웅과의 사연을 물론, 윤동주와 더불어 저항시인으로 평가를 받는 시인 이상화와 그의 고향인 대구 미술계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문인과 화가와의 관계에 있어서 직접적인 교류는 없었지만 시인 윤동주와 화가 한낙연은 중국의 연변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노래 <고향의 봄>의 작사가인 이원수가 노래의 배경으로 삼은 곳이 바로 조각가 김종영의 창원 생가라는 흥미로운 사실을 밝히고 있다. 또한 40세의 나이로 등단한 소설가 박완서의 작품 <나목>이 화가 박수근을 모델로 했다는 것, 그리고 소설가 오영수와 화가 오윤 부자에 얽힌 이야기 등 그야말로 한국 현대예술사의 주요 인물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이 지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독한 가난으로 가족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가족을 그리워하며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은 사후에 가장 비싸게 팔니는 화가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소개하기도 한다. 특히 손에 담배를 놓지 않아서 호마저도 꽁초(공초)라고 지었던 오상순과 화가 하인두의 인연 역시 흥미롭게 다가왔던 내용이었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소설 <갯마을>의 작가 오영수와 그의 아들인 판화가 오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에 대한 사연도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에는 저자 자신과 함께 동인으로 활동했던 오윤의 삶과 예술세계를 서술하면서, 시인 김지하와 오윤의 인연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이상 개략적으로 살펴보았지만 이 책에는 단순히 해당 인물에 얽힌 이야기만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인물들이 활동했던 당시의 시대 상황까지 조망하고 있어 예술사의 흐름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한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여겨진다. 미술인인 저자의 시각을 통해서 해당 인물들의 예술세계를 논하고 있어, 문학사 혹은 미술사 연구에 있어서도 이 책의 내용들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근대 예술사에서 잘못 알려진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이 책을 통해서 바로잡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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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우정을 그리다! | 여중재리뷰(문학사/현대문학/소설) 2021-06-1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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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밀 소원

김다노 글/이윤희 그림
사계절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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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내용으로, '나다움 창작 공모대상'의 수상작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린 시절 남들에게 쉽게 하지 못할 비밀스런 소원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남들이 그것을 안다고 해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을 터이지만, 당시에는 그러한 비밀을 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었었다. 이 작품은 초등학생인 등장인물들이 남들에게 쉽게 얘기하지 못하는 소원을 간진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의 오해와 갈등이 드러나기도 하고, 우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 잘 나타나고 있다.

 

부모가 사고로 죽고 외할머니와 미혼의 이모랑 살고 있는 미래, 그리고 단짝 친구인 이랑이는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이다. 미래는 늘 생일잔치를 함께 맞이했던 이랑이와의 얼마 남지 않은 11번째 생일을 기다린다. 그러나 이랑이가 요즘 태권도 학원에 다니면서, 미래는 자신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서운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랑이가 학원에 다니는 언니와 친해졌다는 사실을 알고, 그것에 대해서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랑이 부모의 별거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태권도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래는 이랑이가 다시 부모들과 함께 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초등학생들의 소원을 소개해주는 <소원이 주렁주렁>이라는 TV 프로그램이 미래의 학교에서 촬영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싼 아이들 사이의 관심이 작품 후반주의 주요 내용이다. 배우가 꿈인 김현욱이 그 방송에 엑스트라로 출연하기 때문에, 미래와 이랑은 자신들이 출연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다. 현욱이 내건 조건은 자신의 팬클럽을 만들어달라는 것이고, 둘은 팬클럽 사이트를 만들고 회원으로 가입한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을 제외한 두 명이 새롭게 팬클럽에 가입하면서, 댓글을 통한 갈등이 벌어진다. 한 명은 현욱이를 응원하는 아버지이고, 다른 한명은 현욱을 아이돌로 오해해서 가입한 사람이다.

 

드디어 쵤영 전날 TV 출연을 위해 학급회의를 하지만, 촬영은 희망하는 학생 모두 소원을 말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누군가의 소원은 방송이 되고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있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의 하나로 남게 되었던 것이다. 드디어 11살 생일에 한강에서 생일잔치를 하는 미래와 이랑, 그리고 현욱도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합류한다. 그 자리에서 이랑이 아버지를 따라 이민을 간다는 소식을 전하고, 미래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생일잔치에서 '절친클럽'을 만드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비록 주변의 여건이 힘들더라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나다움 어린이책'의 수상작으로 결정되었을 것이라 여겨졌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어른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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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의 의미를 생각하다! | 여중재리뷰(문학사/현대문학/소설) 2021-06-1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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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5번 레인

은소홀 글/노인경 그림
문학동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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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수영부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 출판사에서 주관한 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다. 수영대회에서 예선을 치른 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남긴 선수가 4번 레인을 차지하고, 그 옆인 5번 레인은 두 번째의 기록을 지닌 사람이 서게 된다. 그래서 소설의 제목인 <5번 레인>1등을 하지 못한 아이의 마음을 담아낸 것이라 이해된다. 소설의 등장인물인 강나루는 수영대회에서 항상 1등을 차지했었지만, 언제부턴가 더 잘하는 선수가 등장하면서 매번 5번 레인에서 출발하게 된다. 자신보다 실력이 뒤떨어졌던 누군가가 1등을 차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상황과 그것을 견뎌내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목차의 항목들은 수영 시합에서 마주치는 상황, '스타트'''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터치'를 한다는 것을 소제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합에서 '경쟁'도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작자는 그러한 생각들을 작품을 통해서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나루는 체육중학교에 진학한 언니 강버들과 함께 어려서부터 수영을 했다. 그러나 언니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수영 대신에 다이빙으로 종목을 바꾸고, 나루는 그러한 언니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나루의 옆에는 유치원 때부터 함께 붙어다니던 승남이가 있고, 이외에도 같은 수영부인 사랑이와 동희 그리고 세찬이 등 친구들이 있다. 다른 학교에 다니지만, 늦게 시작한 수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김초희는 매번 1등을 차지하면서 나루에게 패배감을 안겨주는 대상이다. 그리고 수영이 하고싶어 나루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전학을 온 태양이 등이 엮어내는 이야기이다. 시간을 다투는 종목인 수영을 통해서 이들이 서로 경쟁하고 또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들이 펼쳐진다.

 

중학교 진학을 앞둔 한강초 수영부에는 6학년 선수들이 모두 5명이다. 비록 시합마다 2등을 차지하지만, 나루는 수영부의 에이스로서 수영을 계속하기 위해서 체육중학교에 진학하기를 꿈꾼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은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수영을 계속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리고 수영이 하고 싶어 전학을 온 태양이 수영부에 합류하면서, 나루는 태양이와 사귀는 관계로 발전한다. 여름에 열리는 대회에 대비하기 위해 학교 밖의 수영장에서 연습을 시작하는데, 하필이면 그곳이 나루의 라이벌인 초희네 학교도 훈련장으로 이용된다. 초희의 수영복으로 인해 기록 단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의심하던 나루는 혼자 남은 샤워장에서 근처에 있는 초희의 가방을 보고 수영복을 꺼재보는데, 갑자기 들어오는 아이들이 오해할까봐 초희의 수영복을 급히 자신의 수영가방에 넣고 수영장을 나선다. 

 

이후 잃어버린 초희의 수영복을 찾아주다가, 유치원때부터 나루와 친구로 지내던 승남이가 초희와 사귀는 사이로 발전한다. 초희가 수영복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책을 느낀 나루는 초희 학교로 찾아가 편지와 함께 수영복을 건넨다. 친구들 사이의 갈등과 우정이 엇갈리는 내용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는데, 그러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역량이 충분히 느껴지고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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