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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재리뷰(문예이론/사회학/경제학)
가난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다! | 여중재리뷰(문예이론/사회학/경제학) 2021-08-0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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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가난, 아이들이 묻다

유타 바우어 글/카타리나 하이네스 그림/장혜경 역
니케주니어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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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란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수입이나 재산이 적어서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함'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그러나 '수입이나 재산이' 적다고 모든 사람들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것도 아니며, 때로는 그것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규정되기도 한다는 것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가난과 유사한 단어로 '빈곤'을 들 수 있는데, 이 역시 사전적으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물적 자원이 부족한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라고 풀이되어 있다. 아울러 그 개념에는 '절대적 빈곤''상대적 빈곤'이라는 하위 분류를 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가난'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다고 여겨진다.

 

흥미로운 제목의 이 책은 독일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가난'에 대해 던진 질문에 대해서, 다양한 인물들이 자신의 생각을 대답해 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에 유럽에서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가 바로 독일이었는데, 그들이 독일 사회에 유입되면서 '가난'이라는 문제가 더욱 부각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전쟁이나 빈곤 등 다양한 이유로 자신의 모국에서 머물 수 없게 되어, 살던 곳을 떠나 다른 나라에 가서 난민으로 사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독일의 아이들이 주변에서 난민들의 생활을 접하면서, 가난에 대한 의미와 현상들에 대래 궁금증을 갖고 던지는 질문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이 책에는 별도의 목차가 제시되어 있지 않고, 아이들의 질문을 제시하고 그에 관한 다양한 사람들의 답변을 나란히 수록하고 있다. '가난이 무엇일까요?'라는 항목에 이어, '그렇다면 부자란 무엇인가요?' 혹은 '왜 가난한 사람이 있고 부자가 있는 것일까요?' 등 가장 원론적인 질문들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아마도 질문한 아이를 이해시킬 수 있는 답변을 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학자와 종교인 등 다양한 사람들의 답변이 제시되어 있지만, 대체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누군가의 답변 중에 있는 표현처럼 이러한 원론적인 질문에는 '정말 많은 답이 있'으며, 아이들은 대체로 자신이 생각하는 구체적인 상황을 염두에 두고 질문을 하기 때문에 그런 답변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발을 몇 켤레나 가지고 있나요?'라는 질문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는데, 실상 아이들에게 '가난'이라는 문제는 지극히 추상적이지만 당장 신을 수 있는 신발의 수는 아마도 아이들이 생각하는 부의 척도로 가늠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제시된 '어쩌다 가난해졌나요?''왜 집이 없어요?'와 같은 질문들은 노숙자 등 현재 상황에서 가난을 체감하는 이들에게 던진 질문이라고 하겠고, 그에 대한 답변 역시 그들의 현실 생활에 대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간단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으며, 오히려 추상적인 내용보다 아이들에게 훨씬 더 실감나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가난을 겪었던 사람들이 적지 않겠지만, 그것을 극복한 사람들은 과거의 가난을 하나의 추억거리로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절대적이든 상대적이든 '가난'의 상태에 놓여 있는 이들이 적지 않으며, 그들의 처지는 단지 개인적 능력 때문이 아닌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서 아이들이 가난의 문제를 보다 깊이 고민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생각되며, 그 해결책 역시 개인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고민하면서 풀어가야 할 문제임을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이라는 현상은 이미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를 잡았기에, 그에 관한 해결책을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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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모습과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다! | 여중재리뷰(문예이론/사회학/경제학) 2021-08-0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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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살에 대하여

사이먼 크리츨리 저/변진경 역/하미나 해제
돌베개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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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삶을 마감하는 행동을 일컫는 '자살'이라는 주제는 매우 논쟁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주제로 인식되지만, 자살은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행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살' 역시 죽음의 한 형태이고, 또한 자실을 선택한 이들이 지닌 다양한 상황과 사연에 주목한다면 마냥 비난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때로는 오죽 했으면하는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사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행위에 비난을 퍼붓기는 쉽지만,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의 절박한 심정을 조금이라도 경청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물론 그의 죽음과 함께 남아있는 이들이 겪어야할 고통의 무게 또한 우리는 고려할 필요가 있을 터이다.

 

'죽음을 생각하는 철학자의 오후'라는 부제를 지닌 이 책은, 오랫동안 '자실'이라는 주제에 천착해온 저자의 고심의 기록이라고 이해된다. '자살'이라는 행위는 마냥 비난받아서도 안 되지만, 또한 전적으로 옹호되어야만 하는 권리도 아니라고 하겠다. 저자는 '자살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가능한 풍부한 사회학적 데이터와 함께, 적어도 역사적 문화적으로 최대한 넓은 범위에 걸쳐 자살행동에 대해 오랫동안 폭넓은 관점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덕적인 관점에서 비난을 퍼붓거나, 혹은 상황 논리에 맞추어 그것을 옹호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자살'이라는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에 도달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서양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자신의 살에 지배권을 행사하고 오직 하느님만이 소유하고 있는 권력'에 어긋나는 행위이기에 '자살이 죄가 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물론 이에 대한 반대 논거도 적절히 제시하고 있으며, 인간이 신의 부속물처럼 여겨지는 그런 관점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는 철학적 입장도 제시되어 있다. 자살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접근하기 조심스러운 이유가 이 책의 목차에서 잘 드러나 있다고 보는데, 일단 저자는 '우리에게는 자살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할 언어가 없다'고 첫 번째 항목의 제목을 통해서 밝히고 있다.

 

그야말로 자살을 선택하는 이들에게는 그 숫자만큼의 다양한 사연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렇기에 그에 관해서 일률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유래한 '베르테르 효과'라는 용어가 말해주듯, 자신이 추종하는 유명인이 자살을 했을 때 그 대상을 모방하여 자살하는 행위가 문제시되기는 한다. 그래서 최근 유명인의 자살을 다룬 기사들은 시시콜콜한 흥미 위주의 사연이 아닌, 비교적 간단한 사실 위주의 정보만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리고 기사 말미에 우을증 상담과 같은 내용을 첨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자살은 왜 비도덕적이라 여겨지는가' 라는 두번째 항목에서, 저자는 기독교적 문화에서 자살을 죄악시하는 관념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에 대항하는 철학적 논의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첨부된 데이비드 흄의 '자살에 대하여'가 주로 다뤄지고 있다. 세번째 항목에서는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남긴 '자살 유서'들을 분석하고, 저자 자신이 행했던 '자살 유서 쓰기 수업'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한다. 마지막 항목에서는 '자살자들'이 지니는 심리 상태에 대해서 접근하면서, '자살'을 도덕적 단죄의 대상이 아닌 현실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분석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자살'에 대한 저자의 논의는 매우 조심스럽다고 여겨지는데, 그것은 누구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마냥 옹호할 수는 없을 터이지만, '자살' 역시 인간의 '죽음' 가운데 하나로 보다 진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에 공감한다. 자살이라는 행위 자체에 비난을 퍼붓기보다는 그러한 선택을 했던 이들의 삶의 모습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행복하게 살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여겨지는데, 아마도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쉽게 극단적 선택의 유혹을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주위 사람 누군가 그들에게 좀더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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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의 흐름과 특징을 이해하다! | 여중재리뷰(문예이론/사회학/경제학) 2021-07-1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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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처음 읽는 정치철학사

그레임 개러드,제임스 버나드 머피 저/김세정 역
다산초당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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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계사를 대표하는 철학자 3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첫걸음'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제는 '정치철학'이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지만, 어찌 보면 정치와 철학은 그 목표와 지향점이 정반대로 향하고 있는 분야이다. 즉 정치는 현실에서 정권을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대부분 최선을 추구하기보다 촤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철학은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고 이상적인 상황을 그려내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철학은 이렇듯 서로 다른 지향을 지닌 영역이 얽혀있는 분야인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정치든 철학이든 대체로 자신이 발딛고 서있는 환경을 전제하면서 그 대안을 추구하기에, 시대와 상황이 다른 조건에서는 일견 부조리함이나 때로는 모순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도시국가라는 현실에서 싹튼 그리스의 철핛이나 정치적 상황은 글로벌한 면모를 반영하는 21세기의 상황에 곧바로 적용시킬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다루는 정치철학의 주제들은 해당 이론가가 발딛고 서있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후에 그 내용을 면밀히 이애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즉 모든 사상은 이론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태동하게 된 현실과 환경을 고루 고려해야만 적절한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는 우리의 일상과 큰 관련이 없다고 믿으며, 정치인들의 갈등을 보면서 때로는 그 상황을 '진흙탕'에 비유하며 일정한 거리를 두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삶을 지배하는 모든 정책이 정치의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기에, 그것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딜레마의 상황도 고려해야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자는 '역사상 가장 지혜로운 정치 연구자 30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정치를 제대로 알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이 책은 정치사상가라 할 수 있는 이들이 면모를 역사적 흐름에 따라 소개하고 있다. 먼저 1부의 '고대'에는 공자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아우구스티누스 등 모두 4명의 사상과 그들이 처했던 정치 현실을 다루고 있다. 주지하듯이 공자는 동양에서 성인으로 추앙되었던 존재로서, 유학의 창시자로 평가되고 있다. 각자의 패권을 다투며 전쟁과 갈등이 지배적이었던 중국의 춘추시대에 활동했던 인물로, 공자는 '()'에 기반한 자신의 철학을 설파하기 위해 중국 천하를 떠돌았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지극히 이상적이었던 공자의 사상을 받아들여주는 권력자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중국 천하를 주유하면서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를 철저하게 체험해야만 했었다. 흥미롭게도 공자의 사상은 중국의 통일제국이 출현했던 한나라의 무제에 의해 정책으로 받아들여졌다. 즉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펼쳤던 공자의 사상은 춘추시대에는 외면당했지만, 강력한 왕권을 성립한 시대에는 안정적인 통치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던 것이다.

 

이 책에는 공자를 비롯한 이슬람의 정치철학자들도 소개되고 있는데, 저자는 '만약 100년 전에 썼다면' 이들이 포함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밝히고 있다. 즉 자본주의화가 진행되면서 중국의 힘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공자가 소환되고 있으며, 최근 이슬람 세력과의 갈등으로 인해서 그들의 사상을 파악할 필요에 의해서 선정되었다는 의미라고 이해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플라톤과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철학사에서 늘 앞자리에 놓인다는 것을 이 책의 목차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서양에 기독교가 정치권력에 막강한 힘을 밣뤼하던 시기에 등장한 아우구스티누스는 '기독교 신앙의 수호자'로서, 정치를 인간의 죄악을 통제하기 위한 필요악으로 여겼다고 강조하고 있다.

 

2'중세' 편에서는 이슬람 철학을 정립한 알 파라비와 유대교 신학자 마이모니데스, 그리고 중세의 교부철학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그들이 현실 정치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중세를 암흑시대라 칭하는 이유가 바로 정치와 종교가 결탁해서 개인의 삶을 비재할 정도로 위력을 발휘했다는 점일 터인데, 특히 서양에서는 현실정치와 종교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종교와 권력이 결탁했던 서양의 중세는 사상사에서도 암흑의 시대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개혁과 사상의 자유가 만개한 르네상스로부터 시작된 근대는 이전과는 다른 철학의 풍토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3부의 '근대'에서 다루는 사상가들은 모두 15명으로, 그 수효는 이 책에 소개된 이들의 절반에 해당한다. <군주론>을 저술하면서 그로 인해 '냉철한 현실주의자'로 일컬어지는 마키아벨리와 사회계약론을 제출하여 근대 정치철학의 토대를 닦았다고 평가되는 토마스 홉스, 계몽철학의 시대를 연 존 로크와 인간 본성을 탐구했던 데이비드 흄 등의 정치철학이 이 부분에서 소개되고 있다.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지주로 평가되는 장 자크 루소를 비롯하여 에드먼드 버크와 페미니즘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근대 철학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칸트와 미국 독립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토머스 페인 등의 이론과 그들이 현실 정치에 끼친 영향이 서술되고 있다.

 

근대 편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은 여전히 서양철학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헤겔과 제임스 매디슨은 물론 토크빌과 밀 그리고 마르크스와 니체에 이르기까지 그 면면은 독자들로 하여금 주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철학 이론에서는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지만, 그들의 사상이 정치에 어떻게 결부되고 어떤 성과를 도출했는가를 따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즉 이상적인 상황을 목표로 이론을 펼치는 철학이 갈등이 난무하는 현실 정치에 접목되기는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 '현대' 편에서는 비폭력으로 동양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간디와 이슬람 원리주의를 고양시킨 쿠틉, 그리고 나치의 2인자로 군림했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악의 평범성'을 제기했던 한나 아렌트와 중국식 사회주의의 토대를 닦은 마오쩌둥 등 모두 8명의 사상이 다뤄지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하이에크와 존 롤스, 마사 누스바움과 아르네 네스 등이 현대 정치철학자로서 저자에 의해 선택된 인물들이다. 이들은 모두 사상적으로는 탁월한 이론을 제출했지만, 관점에 따라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컨대 <정의론>을 통해서 현대사회에서 정의의 관점을 제기한 롤스의 사상은 무한경쟁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관점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상태주의자인 아르네 네스의 '심층생태학' 역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생태주의를 극단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아마도 이러한 문제들은 현실 혹은 이상적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그럼 점에서 철학과 정치의 결합이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인물들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각각에 대해서 1권 이상의 분량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들의 사상에 대해서 간략하게 요약하면서도, 그 사상적 특징에 대해서 핵심을 짚어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저자는 '나오는 글'에서 '정치를 그저 진흙탕으로 내바려 두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치를 둘러싼 철학적 고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비록 정치철학적 주제들이 현실정치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할지라도,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것은 소중한 일이라고 하겠다. 정치인들의 어리석은 주장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치철학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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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다! | 여중재리뷰(문예이론/사회학/경제학) 2021-05-0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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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이 괴물 희생자

주원규 저
해리북스 |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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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언론을 통해서 가출청소년들의 비행을 다루는 기사를 접해본 적이 있지만, 그들의 생활과 의식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를 통해 바라본 그들은 아이이자 때로는 괴물로 인식되면서 간혹 희생자라는 이미지가 덧붙여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집을 떠나 거리에서 생활하는 이른바 '가출 청소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자 했던 저자의 경험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적지 않은 '가출 청소년'들이 있지만, 그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지극히 미약한 수준이라고 한다. 곳곳에 그들을 위한 청소년 쉼터가 있으나, 거리의 청소년들은 가급적 그곳을 찾지 않는다고 한다. '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을 '선도 대상'으로만 여기고, 가르치려고만 두는 '어른'들이 대부분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그들의 상황을 먼저 정확히 인식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살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이 책에는 저자의 인터뷰를 통해 여섯 명의 아이들이 거리를 떠돌 수밖에 없는 사연들이 제시되고 있다.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부모들의 방조는 기본적이고, 때로는 폭력과 성적 학대로 이어지는 일상을 버티지 못하고 아이들은 집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누군가의 '아이'로 태어났지만, 다른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체로 부모들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싫어하지만 미워하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표현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리고 강남의 부유층에 속하면서도 강압적인 집안 분위기 때문에 가끔 '전략적 가출'을 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도 자신의 태도에 책임을 느껴야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부모로서의 자격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졌다.

 

가족들의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거리로 뛰쳐나온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하루하루를 견딜 수 있는 장소와 경제력이었을 것이다. 그들을 위해 마련된 쉼터도 그러한 역할을 하지만, 미성년자인 그들에게는 반드시 법적인 보호자의 역할을 요구하기도 한다. 쉼터에서 안정을 취하던 한 아이는 '아빠'에게 연락했다는 시설 관계자의 말을 듣고, 자신에게 성적 학대를 하던 기억을 떠울리며 무작정 시설을 뛰어나왔다고 한다. 아이를 보호해야 할 역할을 맡은 부모가 오히려 학대의 대상이기 때문에 가출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관계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라고 하겠다. 그러면서 결국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을 찾다보니 '성매매'에 빠져들게 되고, 그로 인해 소년원에 수감되는 일이 반복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렇게 거리의 아이들은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괴물'로 변해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가슴이 아팠던 내용은 처음 청소년 쉼터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아이들이, 시설 책임자가 부모들에게 연락을 하면서 그곳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현실이다. 시설 책임자로서는 심리적인 안정을 취한 후에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가족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이 공포로 다가올 수도 있음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 저자가 만난 아이들이 대부분 그러했고, 쉼터를 떠난 아이들은 일상을 버티기 위해서 범죄의 세계에 몸담고 다시 '괴물'로 변해간다고 한다. 저자와의 인터뷰 과정에서도 자신의 생활이 그릇되었음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단지 마땅한 대안이 없어 그러한 현실을 벗어날 수 없음을 토로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들을 '우리 곁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제로 표현했을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룬 여섯 아이들의 현재는 비극적이다. 누군가는 범죄에 연루되어 교도소 혹은 소년원에 갇히고, 여전히 어두운 생활을 청산하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 또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의 삶을 포기한 아이들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만나는 동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지만, 그들의 삶을 바꿀 수는 없었다고 자책을 하고 있다. 아마도 오랫동안의 만남을 통해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저자가 느꼈던 심정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하여 저자는 '그들은 나에게 무시무시한 괴물보다는 가혹한 운명의 희생자로 보일 때가 더 많다'고 말한다. 탄생 자체를, 아니 부모 자체를 선택할 수가 없었던 아이들이 마주쳤던 가혹한 현실의 탓이라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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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논리가 판치는 정치 현실을 비판하다! | 여중재리뷰(문예이론/사회학/경제학) 2021-04-1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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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유창선 저
인물과사상사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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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의 정치 현실이 단순한 이분법이 판치는 듯이 느껴져, 정치 관련 기사나 정치 평론은 제목만 보고 거의 읽지 않는다. 더 이상 언론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 돌아가는 정치판 역시 그다지 긍정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간혹 지인들과의 만남 자리에서도 '정치와 종교' 관련 주제는 피하자고 먼저 말을 꺼내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즐겨 보던 뉴스도 보지 않고구독하는 신문이나 포털의 기사 제목을 읽는 것으로 대신한다. 뉴스나 정치 관련 기사를 주의 깊게 보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그만큼 우리의 정치 현실에 너무도 뻔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한때 열광하며 접하던 정치평론을 읽지 않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는데도, 이 책을 손에 잡은 저자의 글에 대한 나의 신뢰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극단과 광기의 정치'라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에서는 최근의 비정상적인 정치 행태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던지고 있다. 저자는 자신을 일컬어 '인생에서 오랜 시간을 한쪽 진영의 울타리 안에서 살았'던 사람으로 소개하면서, '이제는 가슴을 태울 수 없는 회색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고백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한때 '직접 몸담았던', 그리고 '오랫동안 내가 속했던 진영의 논리와 모습을 비판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일부 야당 정치인에 대한 그릇된 행태를 비판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의 대부분은 문재인 정권과 그들의 '진영'에 속한 이들이 행한 행태와 논리에 대한 문제점들을 아프게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저자의 이러한 비판이 타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재의 비정상적인 정치 상황에 대해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비판과 조언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현실 정치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진영 논리'가 형성되었고, 그들의 그릇된 행태에 대해 합리적인 비판조차 허용하지 않는 환경이 되었음을 인식하고 있다.

 

현재의 비정상적인 정치 행태들이 형성되어온 과정에 뒤틀린 언론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은 강조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정치 현실에 대한 저자의 비판에 대해서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지만, 다만 한 가지 현재의 '진영 논리'를 구축하고 이를 광범위하게 조장해온 언론에 대한 문제점을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대놓고 특징 '진영'의 나팔수를 자처하는 언론들의 행태는 바람직한 공론의 형성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미 언론인으로서의 균형감을 상실한 언론사와 기자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기레기라는 조롱을 받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하겠다. 아울러 '그 시대의 정치는 정확히 그 시대 사람들의 수준을 반영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정치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정치의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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