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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재리뷰(독서/글쓰기/인문학)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다! | 여중재리뷰(독서/글쓰기/인문학) 2021-08-2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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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잊지 않음

박민정 저
작가정신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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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그 성격이 어떠하든, 글쓴이의 삶을 반영해야만 그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리뷰를 한 편 쓰더라도 글쓴이의 생각이 보이지 않으면, 나에게는 무미건조하게 느껴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의 생각과 삶이 충분하게 느껴지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고 여겨졌다.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한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는 소설가이지만, 나에게는 무척 생소한 이름이었다.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이라는 부제가 의미 있게 다가왔고, 책을 읽는 내내 소설가로서의 저자의 자의식이 강하게 느껴졌다. 여성 문인으로서 활동하면서 느꼈던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은 물론,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저자는 그의 산문들에서 아주 진중하게 토로하고 있었다.

 

소설가인 저자에게 '산문집이라는 형식은 정말로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라는 다짐과 함께, 하지만 '지금이 아니라면 쓸 수도 톱아볼 수도 없는 글들을 모아'서 엮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1부의 맨 앞에 수록된 '여성시라는 장르 규칙'이라는 글에서 시인 박서원의 작품을 인용하면서, 한국에서 여성이 문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무게와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소설가로 자리를 잡게 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여러 경험들과 생각들, 또는 다른 작가들에 대한 상념들과 까마득한 어린 시절의 기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들이 1부의 글들에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글들을 읽으면서, 글쓰기에 대해서 매우 진중하게 생각하는 저자의 태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때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의 가치를 삶 속에서 증명하고 싶다'는 말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이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과거에 이혼한 작은 아버지의 두 딸이 외국에 입양되었고 수소문 끝에 만났던 경험을 풀어놓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지는 글들은 대체로 여성으로서의 자의식과 페미니즘에 입각한 저자의 생각과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에 대한 독후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의 유년과 청소년기를 관통했던 1990년대를 '알지 못했던 세계'라고 칭하며 돌아보기도 하고, 우리 사회에서 일상화된 '여성 혐오'의 현상들에 대해서 강하게 문제 제기를 던지기도 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월북작가이자 임화의 부인으로만 평가되는 소설가 지하련의 <체향초>라는 작품에 대한 여성주의적 독법을 다룬 내용이었다. 아마도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지하련을 비롯한 여성 작가들에 대한 평가가 새롭게 내려지고 있다고 하니, 작품과 함께 새로운 해석에 대한 글들을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3부에 수록된 글들은 대체로 저자가 소설을 쓰면서 소재로 취했던 주변 사람의 삶과 그에 대한 자신의 창작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때로는 소설 속의 등장인물을 작가와 동일시하는 시선에서 움추러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소설가로서의 자신의 작업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내용들이었다. 짧지만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글은 저자가 글쓰기에서 '필드워크의 스승'을 언급한 내용 중에, 최근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소설가 전성태의 이름을 발견한 부분이었다. 대학생 시절 '빨간 펜을 들고 교정자의 자세'로 작품을 손봐주면서 '그동안 관습적으로 써왔던 잘못된 표현들을 수정'했던 그를 글쓰기의 스승으로 여긴다고 고백하고 있다. 며칠 전 그와 함께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어 전성태 선생에게 이 내용을 넌지시 전했다. 한참 동안 저자의 대학 시절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대화 주제로 삼았는데, 지인을 통해 듣는 저자의 면모가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 책에 발문을 쓴 소설가 최은영의 '나의 오랜 친구 민정이'라는 글 역시 저자를 이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겠다. 그동안 저자의 작품을 읽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생각나지 않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자의 작품을 꼼꼼하게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산문이라고 그저 가볍지 않고, 자신의 글과 작품에 대해 진지하게 토로하는 내용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저자의 글을 통해 그가 살아왔던 삶의 내역은 물론, 소설가로서의 자신의 생각을 펼쳐내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었다. 그저 일상을 펼쳐놓고 아름답게만 꾸미려고만 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중심으로 글을 써내려가는 저자의 자세가 더욱 견고하게 느껴졌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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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전업작가로 살아가기! | 여중재리뷰(독서/글쓰기/인문학) 2021-08-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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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쓰는 사람, 이은정

이은정 저
포르체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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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학인의 생활기록'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전업 작가로 살기로 작정을 하고, 바닷가 마을에 집필실을 마련하여 문학과 글로서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자전적 기록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문학인으로 살겠다."라는 저자의 다짐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한국에서 전업 작가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 원고료와 인세 등으로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채 10%도 되지 않으며, 대부분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서 글쓰기는 취미 혹은 부업으로 해야만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업작가로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은 저자의 결심은 대단한 것이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글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고, 어떻게 하면 작가가 될 수 있는가 이끌어주는 사람도 없었고, 전업 작가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늦었어도 괜찮아. 계속 느려도 괜찮아.'라고 다짐하면서 스스로의 선택을 꾸준히 밀고 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스스로를 '쓰는 사람'이라고 밝힌 저자는 '소설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시나리오도 쓴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상 나로서는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글을 처음 만났다. 그렇게 본다면 '쓰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책의 제목이 적절하다고 여겨졌다. 앞으로 저자의 글을 다시 읽을 수 있을 지는 장담하기 힘들지만, '쓰는 사람'으로서 한 사람의 작가 '이은정'이라는 이름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비록 쉽지 않은 길이지만 전업 작가로 살겠다는 저자의 선택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독자의 한 사람으로 응원할 따름이다.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당신이 나를 읽어준다면리나는 제목의 프롤로그를 통해, 독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자 한다. 아울러 전업작가로 살기 힘든 현실에 대하여 논하면서도,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첫 번째 항목인 당신과 온기를 나눈다는 것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풀어놓고 있다. 시골 생활에서 마주친 사람들과 자연들, 그것을 통해 얻어진 생각들의 편린들을 엮어 에세이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하겠다. ‘나의 오늘에 충실할 것이라는 두 번째 항목의 제목은 아마도 저자 자신의 삶의 철학을 드러내고 있다고 이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자신의 선택을 믿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저자의 삶의 모습이 독자들의 머릿속에 그려질 듯하다.

 

나에게 말을 건 생각들이라는 세 번째 항목의 글들은 살아가면서 마주친 존재들과 상황들이 결국 저자 자신의 글감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매번 청탁을 기다리거나, 혹은 투고를 통해 글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쓰는 사람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내용은 슬픔을 딛고 다시 삶으로라는 마지막 항목에 잘 드러나 있다. 여기에서 저자는 자신의 이린 시절 이야기로부터 가족들과의 관계, 그리고 지금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진솔한 자기 고백을 플어내고 있다. 비록 힘겨운 삶을 꾸려나가고 있지만, 저자는 끝까지 작가로 살겠다라는 제목의 글을 책의 마지막에 배치하고 있다. 저자에게 글쓰기라는 작업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전업 작가로 살기를 결심한 이유 등이 잘 드러나 있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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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친화의 삶을 살았던 소로의 행적을 접하다! | 여중재리뷰(독서/글쓰기/인문학) 2021-07-3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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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초판본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저/전행선 역
더스토리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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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전의 반열에 올라선 소로의 저작 <월든>은 급속히 발전하는 기계문명을 거부하고, 자연에 거처하며 손수 오두막을 짓고 자급자족을 하며 살았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소로는 20대 후반인 1845년 친구인 에머슨이 소유한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약 22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인간 사회와 최소한의 관계만 유지하면서 자급자족하며 지내는 자발적 고립을 택해 그 기간 동안의 생활과 성찰의 흔적을 담아 <월든>이라는 책으로 출간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친형과 함께 사립학교를 운영한 적도 있으나, 시간제로 일하고 지내면서 그의 삶은 대부분 산책과 독서 그리고 글쓰기로 소일했다고 한다.

 

스스로 "내 직업은, 그것을 직업이라고 불러도 좋다면, 자신을 가장 훌륭한 상태로 유지하고 하늘과 땅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언제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로는 천성적으로 기술문명에 반하는 기질을 지니고 있었으며, 자연에 머물며 자연과 더불어 조화로운 삶을 사는 것을 추구했던 것이다. 그는 이 시기에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는 의미로 인두세 납두를 거부해, 체포되어 잠시 감옥에 갇히기도 했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시민 불복종이라는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고 한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그동안 소로의 사상이나 경력 그리고 그의 자연주의적 삶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월든>의 전문을 읽어본 적은 없다. 이번 기회에 그의 책을 읽으면서 비유와 고전의 인용이 적지 않은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으나, 친절한 주석이 달려있어 내용 파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책에 수록된 각각의 항목들은 독립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또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여겨졌다. 서문조차도 없이, 곧바로 자신이 인간사회를 벗어나 월든 호숫가에 정착하며 살게 된 계기와 생각들을 정리한 '생활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의 글이 가장 앞에 수록되어 있다. 당시 소로는 '매사추세스주 콩코드의 월든 호숫가 숲속에서 홀로 살았'으며, 그곳은 '가장 가까운 마을과 무려 1.6킬로미터나 떨어졌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당시에도 그의 선택과 삶에 대해서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인지, 소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사람에 관해서도 소박하고 진실한 글을 써야 한다'는 믿음에서 이 글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무엇이든 여유롭게 갖춰놓고 사는 것을 추구하는 삶 대신에 '적은 것에 만족하는 법'을 전제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 항목에서는 비교적 상세한 내용으로 자신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서술하고, 집을 짓는 과정과 그에 소요되었던 경비 내역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한다. 월든 호숫가에 집을 짓는데 당시 학생들의 1년 기숙사비에 해당하는 정도의 경비가 소요되었으며, 농사를 짓고 작물을 팔아 생긴 수입이나 식량이나 종자를 구입하는데 든 비용 등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 이처럼 정착의 과정과 생활의 내역들을 상세하게 밝히는 것은 자급자족하는 생활만으로도 얼마든지 생존할 수 있으며, 비록 '자발적 고립'을 택해서 살고 있지만 그것 또한 '자기만의 삶의 방식'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라 이해된다.

 

책의 서두에서 이러한 내용을 상세히 밝힘으로써, 자신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후에는 각각의 항목에 걸맞은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월든 호숫가에서의 생활과 그 속에서 얻어진 자신의 철학을 하나씩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삶의 경험과 얻어진 성찰의 결과들을 소박하지만 진지하게 풀어낸 내용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월든 호수를 바라보는 곳에 오두막을 짓고, 순수 농사를 지으며 간소한 생활을 영위한 소로의 삶을 기록한 <월든>'맺는 말'을 제외하고 모두 17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각자가 독립된 에세이이면서, 또한 그 내용은 기술문명을 거부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다양한 방향에서 기록하여 서로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

 

먼저 서두에서 월든 호숫가에서 정착하기까지의 과정과 자신의 자연친화적인 생각을 털어놓은 '생활의 경제학'이라는 항목은 일종의 총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어지는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에서는 자연에서 살아가기 위한 자세와 구체적인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각각의 항목들은 그 제목에서부터 주제를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예컨대 '독서'는 농사를 지으면서도 틈틈이 어떤 책들을 읽었는가를 보고하고 있다. 홀로 생활하면서 주변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들'에 대해 느낌을 토로하는가 하면, 방문객이 없는 생활속에서도 '고독'을 즐기는 방법이나 간간이 자신을 찾은 '방문객들'의 면면을 소개하기도 한다. 씨앗을 심고 자연농법으로 길러 자급자족으로 삼았던 '콩밭'의 상황도 드러나고, 인근 '마을'에 왕래하며 그곳의 주민들과 교류하던 내용들을 전하고 있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월든 호수 이외에 플린트와 화이트라는 이름을 가진 '호수들'의 특징을 소개하는가 하면, 산책길에 자주 마주치는 '베이커 농장'의 농법을 소개하면서 자급자족하는 자신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새로운 금욕을 실천하여, 정신이 다시 육체 속으로 내려가 타락한 몸을 구원하게 하는' 태도를 일컬어 '더 높은 법칙'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월든 호숫가에서 자주 마주치는 '동물 이웃들'과 겨울철을 지내려면 최소한의 '난방'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보고하고, '이전 거주민들과 거울 방문객들'의 면모와 겨울철에 자주 볼 수 있는 '겨울 동물들''겨울의 호수'를 관찰한 상세한 기록과 그에 대한 느낌을 털어놓고 있다.

 

마지막 월든 호숫가의 ''이 오는 모습을 제시하면서 소로가 '숲에서 보낸 첫 해의 삶'을 보고하고 있는데, 1년 동안의 삶의 모습을 기록하는데서 그친 것은 '두 번째 해도 이와 많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금부터 약 180여 년 전에 물질문화를 거부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택했던 소로의 방법은 아마도 21세기에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소로의 경우처럼 누군가 자신의 땅을 무단 점유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아가겠다는 이를 그대로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고, 이미 기술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소로가 처음 월든 호숫가를 찾아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고자 했던 것은 경제적 이익을 좇아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세속적인 삶에 대한 회의로부터 비롯되었고, 그 대안으로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자!'라는 절실한 다짐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비록 2년 남짓의 대안적 삶에 그치고 말았지만, 소로우의 실험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적지 않은 울림을 던져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부동산 문제나 가상화폐에 대한 집착은 결국 물질만능적인 인간의 욕망에 휘둘린 결과의 한 단면이라고 할 것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영혼을 바꿀 수 있다는 그릇된 신념을 버리고, 스스로의 삶에 대한 가치를 찾기 위한 자세를 정립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태도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월든 호숫가에서 자발적 고립을 택하며 살았던 소로의 자연친화적인 삶에서 배워야 하는 본질적인 의미라고 하겠다.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며 자본의 욕망에 휘둘린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의 태도를 정립하고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선택한 삶을 이끌어 나가는 소로의 정신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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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인물들을 통해 동양철학의 면모를 엿보다! | 여중재리뷰(독서/글쓰기/인문학) 2021-07-1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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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왜 지금 동양철학을 만나야 할까?

박병기,강수정 공저
인간사랑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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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개념과 인물로 만나는 동양철학'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주요 사상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제기한 사상의 핵심 개념을 위주로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실상 동양철학은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사상'을 예로 들 수 있듯이, 그 시작은 대단히 다기한 분야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사상가(제자)와 그들의 다양한 사상(백가)을 뜻하는 제자백가(諸子百家)’라는 용어가 그것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고 권력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기반을 갖추게 되면서, 특정 이념 즉 주로 불교 혹은 유가의 이념이 주류 사상을 형성하는 모습이 발현되게 된다. 간혹 그러한 주류 사상에서 조금은 결이 다른 이론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그 역시 주류 사상의 한 분파로서 비교의 대상으로 차이점과 동질성을 논하는 것에 그치고 마는 경향이 있다.

 

주요 인물을 통해 '동양철학'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의 목차에서도 그러한 문제가 그대로 노정되고 있다고 이해된다. 목차 가운데 '동양철학의 스승들'이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동양 사상의 주류인 이른바 '유불도' 사상을 정립한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가 사상의 대표 인물들인 노자와 장자, 불교를 창시한 석가모니, 그리고 유가의 비조라 일컫는 공자 등 모두 4명의 사상이 여기에서 소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아울러 도가사상이라고 일컫고 있지만, 실제 그들이 펼쳐내는 내용들은 상당한 차이가 있기에 두 사람을 나란히 소개한 것이라 이해된다. 도가사상이 주류로 인정되지는 못했지만, 당대의 지식인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이론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2부에서는 '중국의 유교사상가들'만을 다루고 있는데, 이는 통일제국을 건설한 한나라 이래 유가 사상이 주류를 형성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즉 중국 사상사에서 불교와 도가 사상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지만, 주류인 유가 사상에 밀려 주변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이해된다. 그 가운데에서도 성선설과 성악설을 제시했던 맹자와 순자, 유가 사상을 정리하여 성리학을 완성시킨 주희, 그리고 극단적인 유심주의라고 평가되는 양명학의 왕수인 등의 사상과 주요 개념들이 다뤄지고 있다. 다양한 세력들이 할거하던 춘추전국시대에는 이른바 제자백가의 사상들이 저마다의 특징을 드러내면서 통용되었지만, 후대에는 역시 유가와 그에 영향을 받은 사상들만이 주류를 차지했음을 이러한 목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부와 4부는 모두 한국의 사상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제목은 각각 '한국의 유교사상가들''한국의 불교사상가들'이다. 즉 중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고려 말 이전에는 불교 사상이 주류를 차지했고, 그 이후에 비로소 유가의 한 분파인 성리학이 통치이념으로 받아들여졌던 역사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 이해된다. 중국의 경우와 같이 한국에서도 도가사상의 흐름은 비주류의 차원에서 머물고 주류 사상에는 접근하지 못했기에 역시 주요 인물들 가운데 도가사상을 펼친 이들이 제외되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한국의 유교사상가들'에서는 당연히 조선시대의 인물들에 초점이 맞춰지고, 이황과 조식을 비롯하여 이이와 정제두 그리고 정약용 등 5명의 사상과 핵심 개념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 양명학을 받아들였던 정제두를 제외하면, 나머지 인물들은 모두 조선시대 주류 사상이었던 유가의 성리학자들이다. 마지막 4부의 '한국의 불교사상가들'에서는 신라시대의 고승인 원효와 고려시대의 선사 지눌, 그리고 조선시대의 휴정 등 3인의 사상과 그 핵심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들이 중국과 한국 철학에서 주요 인물들로 거론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사상만으로 한국철학의 흐름을 모두 포괄할 수는 없다는 것도 당연하다고 하겠다. 아마도 저자들은 동양철학의 초심자들에게 이들의 사상과 핵심 개념들을 통해서, 그 대체적인 내용을 인지시킬 수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인물들의 사상과 핵심 개념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지만, 동양철학의 흐름을 온전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 소개된 사상가들의 진면모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주장한 핵심 개념을 통해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다 깊이 있는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심도 있는 연구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요구된다. 기본적으로 주요 사상가들의 사상을 요약적이고 개략적으로 접할 수 있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하는 내용이 보완되었다면 더 좋은 기획이 되었을 것이라고 여겨졌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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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의 본질을 파악하는 법! | 여중재리뷰(독서/글쓰기/인문학) 2021-06-1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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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개소리에 대하여

해리 G. 프랭크퍼트 저
필로소픽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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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헛소리' 혹은 '아무말 대잔치'로 표현되는 말들을 일컬어 '개소리'라고 규정하면서, 왜 그러한 현상이 지속되는가 하는 점에 대해 탐구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대체로 '개소리'로 치부되는 말들은 누군가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얼토당토 내용으로 지껄여지고 있다고 이해된다. 그래서 아마도 '개소리'를 자주 토해내는 부류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그들의 '개소리'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 누군가는 그러한 '개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 사실이 아닌 말을 함부로 지껄이는 일부 유튜버들도 '개소리'를 즐기는 부류에 속할 것이다. 이 역시 단지 재미있다는 이유로 그들이 올린 영상을 클릭하는 대중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주제를 탐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일단 흥미롭게 여겨진다.

 

누군가의 허무맹랑한 말을 개소리로 치부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왜 그것이 개소리인지 규정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어쩌면 개소리라는 것은 논리적인 설명 이전에 감정적으로 그렇게 규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논리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유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개소리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의 폐해를 절감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진짜'로 믿고 추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른바 '팩트체크'를 통해서 그 문제점을 상세히 지적한다고 해도, 그것을 추종하는 이들은 그러한 반론이 '팩트체크'가 아닌 '비난'일 뿐이라고 단정해버린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저자가 개소리에 대해서 연구하면서, 그것의 의미를 파헤치고자 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앞 부분에서 개소리와 가장 흡사한 의미를 지닌 '협잡'의 사전적 정의를 제시하면서, 그것과 서로 같고 다른 점을 설명하고 있다. 즉 사전적으로 다른 단어를 통해서는 개소리가 지닌 함의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이 표현을 사용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개소리가 가장 널리 통용되는 분야가 바로 광고와 정치분야이며, 이들 분야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개소리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세련된 장인'들이 있음을 지적한다. 하지만 문제는 대중들이 이들 '개소리쟁이'들의 말에 대해서 신뢰를 보낸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상대에게 자신의 의중을 들키지 않기 위해 화려하게 말로 치장을 하고, 혹여 들키더라도 너무도 뻔뻔하게 대응하는 것이 개소리쟁이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개소리라고 치부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직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저자는 개소리가 상대적인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을 비트겐슈타인과 그녀의 러시아어 개인 교사인 파스칼의 대화를 통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여기에 덧붙여 옥스포드 영어사전에서 '개소리(bullshit)' 항목과 관련된 다양한 예증을 통해서, 그것의 본질에 대해서 탐구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개소리야!'라는 한마디에 의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의 의도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감정을 논리적으로 규명하려고 하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내용이라고 여겨진다. 때로 개소리는 거짓말일 수도 있지만, 저자는 그것보다 오히려 허세 부리기에 가깝다고 강조한다. 실제 가짜뉴스나 정치인들의 발언들을 통해서 보다라도, 그것은 자신의 이익 혹은 대외적 이름을 알리기 위한 허세라고 파악할 수 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개소리는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허세를 담아내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때 사람들 사이에 자신이 지닌 순수한 마음을 표하기 위해서 자신의 말에 '진정성'이 담겨있음을 강조하곤 했다. 하지만 저자는 아무리 진정성이 있다고 해서 그 말이 사실일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진정성''확정성'에 기초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 사실이 아닌 것을 진정성만으로 표출하는 것은 오히려 개소리라고 단언한다. 즉 사실이 아닌 것들을 모호하게 표혐함으로써 오히려 본질을 흐리는 수단으로 '진정성'을 내세운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나, 개소리를 하는 사람은 사실인지의 여부는 밝히지 않으면서 자신의 말에 진정성이 담겨있다고 강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대중들은 '진정성'이라는 표현에 혹하여 개소리를 마치 진실인 것처럼 인지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개소리가 무차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현실을 지금 가짜뉴스와 정치인들의 허황된 말들 속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개소리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의 말이 얼마나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을 면밀히 따지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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